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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후의 세계 -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인터넷의 미래
제프리 스티벨 지음, 이영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 리뷰의 제목 '인터넷은 뇌다'라는 문장은 이 책 서문의 제목과 같다.  그리고 이 책을 덮으면서 남는 한 마디이기도 하다. 

책의 한글명에 나오는 '구글'은 단지 한국 독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단어 선택일 뿐이고 실제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핵심은 바로 그것이다. 인터넷은 뇌라는 것. 


사람의 '뇌'에 대한 연구와 지식은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적지 않게 알아낸 결과들이 있다.  뇌의 구성, 특정 상황이나 문제에 대해서 뇌의 특정 부위가 반응한다는 것, 여러 신경세포들이 그물망처럼(인터넷과 같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태아와 유아기때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성인이 된 후에는 서서히 세포가 소멸하지만 지혜(통찰력?)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등등이 그것이다. 

이 책이 말하는 인터넷의 성장사가 그렇다. 초기에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지금도 여전히!) 결국은 성장에 한계가 오겠지만 그것이 곧 쇠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미래에는 일종의 살아있는 사람처럼 감정이 존재하는 듯한 그런 존재가 될 수도 있음도 암시한다.  

인터넷이 뇌라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지식이 많은 뇌가 될것이다. 결국 인터넷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더 현명하게 제공하게 될것이며 이러한 가운데 기회가 있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바다.


한편,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가 생각이 났다. 너무 오래전에, 그것도 별 사전정보 없이 본것이라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여자 주인공 쿠사나기 소령이 결국 물리적인 신체를 버리고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인물(물체? 영혼? 존재?)이 되는 걸로 마무리가 된걸로 기억한다. 

딱 그 모양이다. 지금 함께 읽고 있는 '기술의 충격'의 내용과 뒤섞여서 영화 'AI'의 마지막 처럼 고도로 발달한 기계 생명(?)체들만이 남아있는 미래가 떠오른다. 약간 디스토피아적이기는 한데 저자는 미래에 대한 기대로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신나게 떠든다.  

 

난 이 책을 좀 어수선하게 읽었다. 오랜 기간 분할해 읽은 탓도 있지만 책의 내용도 좀 어수선한 느낌이다. 개인적인 느낌이니 정확한 건 아니고, 다만 원서가 2년전 내용이니 실제 내용은 2~3년 전 내용일수밖에 없고 사실, 아이디어나 사례가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 인터넷이 그렇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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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마인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퓨처 마인드
리처드 왓슨 지음, 이진원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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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서 받은 가장 감명 깊은 문구다. 

   
  일 하지 마라!  
   

 

평생 듣고 싶은, 그러나 평생 들을 일 없는 말.  하지만 이런 허무한 감상은 계속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 하지 말라는 건 두 배 세 배로 일하기 위한 잠시 동안의 충전을 의미할 뿐이니까. 

 

미래학자, 스크린세대를 말하다.
이 책은 디지털과 SNS, 모바일로 그 특징이 축약되는 세대의 특징과 현상에 주목하면서 문제점은 무엇이고, 대책은 무엇인지, (자신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양상은 어떠할지에 대해 넖고 얕게 훓어본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디지털 문화의 영향은 두뇌활동의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깊고 진지하고 시간이 걸리는 사고 방식은 외면받고 사람들이 단순하고 가볍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데에만 집중하게 된다고 말한다.  소위 멀티태스킹을 한다는 것인데, 이 멀티태스킹이라는게 일부 단순한 일 외에는 진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답을 구하기 어려운 방식이라는 점도 지적한다. (음악을 들으며 전화하면서 운전을 하는 경우가 멀티태스킹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회의들은 정말로 많은 생각들을 양산했지만 대부분 매우 피상적인 것들에 불과했다. 영양가 있는 생각을 하려면 동료나 친구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가는 것이 더 낫다.  p.163

빠르고 효율중심으로 일하다보면 제대로된 답을 구하기 힘들며, 천천히 생각하고 종종 직관에 좀 더 의존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본문에서도 잠깐 언급되는데 니콜라스 카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피력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미래
그러한 이야기 중에 전자책에 대한 언급도 나오는데,  독자들에게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종이책으로 독서할 것을 권하고 있으며 또한  (최소한)회사의 중요문서는 미래에도 종이로 보관될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자적인 정보는 깊은 감상을 방해하고 주의력를 약화시키기도 한다고...    

이 점은 나도 깊이 동의한다. 우리가 뭔가 암기할때 손으로 쓰고 밑줄쳐가며 하는 것도 아마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고. 우리는 오로지 시각과 두뇌할동만으로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모든 감각으로 하는 것일 터, 종이책은 어쨌거나 끝까지 그 중요성을 잃지 않을듯하다. 

 

일 하지 마라
포스트잇, 해리포터이야기, 핵연쇄반응이론 등등, 그냥 다른 일을 하다가 떠오른 생각들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낸 사례들이 등장한다. 한 번에 여러가지를 붙잡고(멀티태스킹), 잠도 줄여가면서 일에만 파고든다고 문제가 풀리거나 창의적인 발상이 나오는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듯한 내용이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일목요연하게 권고사항과 미래예측을 정리한 내용은 한번 쯤 읽어볼만하다.

그 중에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사항은 '슬로씽킹'운동이 일어날것이라는 예측이다.  슬로푸드는 들어봤지만 슬로씽킹은 처음이다. 천천히 생각하자는 것.  야근과 과로에 지친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참으로 솔깃한 이야기리라.  그러나 현실은 이 짧은 글을 쓰는 동안 휴대전화와 말걸기로 십수번의 중단후 재개를 겪을만큼 녹녹치 않다. 잠은 하루 평균 5시간밖에 못자면서도 말이다.(그래서 그런지 품질이 영... 아니올씨다다.)

일 좀 그만 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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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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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의 전작 <블랙 스완>에 대해서는 대강 소문만 들어본 적이 있을 뿐  제대로 알고 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블랙 스완>에 대한 후기쯤 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읽어나가면서 조금 분주한 기분이 들었다.  본편을 모르니 후기를 이해하려면 차근차근 곱씹어 봐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랙 스완> O장에서 다룬 내용을 보면..."  식의 내용이 많다. 아니 많다는 정도로는 부족할것 같다.  거의 전체가 이런 식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독립적인 주장을 가지고 있는 책이 아니라 책 <블랙 스완>의 후기이자 해설서 또는 부록 정도에 해당하는 내용을 싣고 있을 뿐이다.
전작을 읽지 못했던 독자들에게는 아주 불리한 상황에 빠졌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책 앞머리에 기자회견등의 내용을 요약한 구체적인 저자의 주장이 수십페이지에 걸쳐 소개가 되고 있어(읽으면서 '뭔데 이렇게 서론이 길어?'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보니 전작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꼭 전작을 봐야만 하는 정도는 아니긴 하다. 

책 후반부로 가면 '바벨 전략'이니 '블랙스완에 대비하기 위한 지침'이니 하는 것들이 소개되기는 하는데, 추측컨대  전작 <블랙 스완>의 내용과 중복되는 내용일 것 같다.  계속 자신의 히트작을 부연 설명하다가 뜬금없이 대응 전략이라고 뭔가를 내 놓으니 그럴밖에.  


책 전체에 걸쳐 드러나는 저자의 자부심과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듯 하다. 몇 몇 지인을 뺀 나머지(특히 오바바를 위시한 미국 정부와 금융권력)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 취급을 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책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 불현듯 떠올랐다.  내용이 아니라 책 제목이.   실실 비웃음을 날리며 (자신을 무시했던) 세상의 바보들에게 화를 내고 있는 책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세상의 바보'축에도 들지 못하는 이 독자는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바보같은 경제학자들의 숫자 놀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자연앞에 선 인간의 오만에 대한
비판은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하던 터라 <블랙 스완>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에 대한 평가는 '글쎄올시다...'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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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보았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 버트런드 러셀의 실천적 삶, 시대의 기록
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박병철 해설 / 비아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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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미터 미인'이라는 말이 있다. 장점만 보였던 대상을 자세히 보니 흠이 보인다는 뜻이다.  '제1권력'이라는 책을 보면 러셀에 대한 짧은 언급이 나오는데 거기에 나온 레셀이 바로 100미터 미인같은 존재였다.  엄청난 저서와 다방면의 천재적이며 왕성한 활동은 일종의 '영웅'같은 이력를 보여주지만 영국같은 열강의 아시아/아프리카 식민지 지배에 대해서는 찬동하였기에 나에게는 100미터 미인에 불과해 보였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엔 100미터 밖에서도 바라볼 일 없긴했지만.

 식민지 경영 찬성론자라는 말을 반신반의했으나 러셀의 이 책을 읽고나서 그러한 내용이 사실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무슨 의도였는지 공공연히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그의 글이 베스트 모음집이라는 이 책에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인 통치자들이 아프리카인의 운명을 개선하기 위해.....(중략)....  아프리카인들이 행정적인 훈련을 받고 책임감 있는 습관을 기르기 전에 갑자기 자유를 획득하게 되면 백인들이 아프리카에 이식한 문명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p.37)

- 변화하는 세계의 새로운 희망. (1951)

미개한 사람들은 스스로 질서를 유지할수 없으니 자신들이 개입해야한다는 그런 뉘앙스의 이야기들...  바로 조선을 강점한 일본제국주의의 신봉자들이 했던 그런 이야기다.  소위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과거의 행적을 미화할때나 쓰던 논리가 러셀의 베스트중 하나라니 참 씁쓸한 일이 아닐수 없다.

 100미터 미인이라는 말이 좀 억울할수는 있겠다. 러셀이 살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야하니까. 우리가 세종대왕을 반천을 구분한 인권파괴자에,  남녀차별을 당연시한 마초로 부르지 않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의 논리가 인종주의적이며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가져온 주장과 동일선상에 있다는것만으로도 '미인'의 한 꺼풀은 벗겨주는게 옳을듯 싶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니 뛰어난 사회활동과 반핵운동을 펼치기는 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만큼 결함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사실 알고보면 위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할것이다.) 

 사람은 그렇다치고, 이 책은 어떠한지 한 번 볼까?  이 책은 기존 러셀의 40권의 저서와 10여 편의 연설문 등에서 추려 뽑아낸 베스트라고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그렇게 됐겠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은 없고 주로 한 쪽 미만의 짧은 글조각들이 책 전체를 채우고 있다. 이 글 속에서 러셀은 시종일관 기존 사회의 불합리한 통념과 가식을 꼬집고 조소한다.  특히 종교(주로 기독교)에 대한 내용이 적지 않은데 기독교에 대한 러셀의 인식을 한마디로 표현한면 이렇다  

"말이 안된다" 

 베스트 선집 편집자는 이러한 러셀의 종교관에 대해 무신론자가 아니라 불가지론자라고 변호(?)한다.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지만 마찬가지로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으므로 러셀의 입장은 불가지론자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종교인의 허위와 모순된 성경해석 등에 대한 비판을 지겨울 정도로 반복했던 것으로 보아서는 최소한 기독교에 관해서는 신은 없거나, 있다해도 성경을 통해 우러러 보았던 그런 존재는 아닌것으로 본듯하다. 

 책 내용은 그닥 베스트다운 특별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음식으로 치자면 좀 싱겁다고나 해야할까? 가끔 통쾌한 이야기도 있고 따분한 이야기도 있고 신선한 발상도 있고, 지금은 상식이 된 이야기도 있다. 그런 글들이 이것 저것 섞여 있어서 전체적인 인상은 아주 아주 평범한 글모음집이 되어버렸다.  
 이 책으로는 러셀의 대강만을 느끼고 책 머리에서 권하듯 원출처로 제시된 40권의 책 중에서 관심가는 책을 골라 읽는 것이 이 책의 좋은 활용 방법이 아닌가 싶다.  도저히 이 책으로는 러셀이 뭘 봤는지 모르겠다.  실은 저 식민지 옹호 입장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좀 꺼림칙할 정도니까.

 

사족.  책 목차를 보면 각 장 제목 아래에 주저리 주저리 글씨가 많다. 처음엔 해당 장에 대한 개요쯤인가 해서 열심히 읽었는데 알고보니 그냥 그 장 본문 내용중 일부를 중복 게재한 것에 불과했다.  그럴꺼면 목차는 그냥 목차를 알아 보는데 충실할수 있게 단순화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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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계선에서 - 오래된 믿음에 대한 낯선 통찰
레베카 코스타 지음, 장세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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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거시적인 안목과 통찰은 신선하고 놀랍다. 책 소개글에 있듯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말콤 글래드웰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대체 무슨 경계선인가? 

바로 인류 문명 쇠락(멸망?)의 경계선에 우리가 서있다는 인식이다. 저자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문명들, 그러니까 로마나 마야, 크메르(앙코르와트로 유명한)문명 등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게 된 요인을 분석하면서 현재의 인류 문명도 비슷한 상황에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 비슷한 상황이란 바로 아래와 같은 사회다. 

믿음이 지식을 대체하는 사회 

사회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여러가지 주변 일들의 원리나 상관관계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알기 어렵게 되었다. 자동차나 컴퓨터, 휴대폰, 내비게이션, 교통신호체계 등등 일상에서 아무 생각없이도 (단지 된다는 믿음만 있으면) 복잡하고 정교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사회를 말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절감하겠지만 도시를 유지시키는 인프라는 상당히 복잡하고 필수적인 것이지만(전기나 수도, 교통, 치안 등등) 그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음에도 우리는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잘 돌아갈꺼라고 믿기만 하면 되니까.  과거에 사라진 문명들은 이런 식으로 믿음이 지식을 대신하면서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임시방편으로 문명의 수명을 연장하다가 결국 최후를 맞았다는 분석인데  현재의 세계가 기후변화나 에너지 고갈같은 위험신호를 알면서도(지식) 무관심이나 잘 될것이라는 막연한 낙관(믿음)에 매달리며 임시대응으로 일관한다고 지적한다. 

이 책에서는 인류를 위협하는 위험한 믿음들을 슈퍼밈이라고 칭하고 몇가지로 범주화하여 하나씩  그 사례들과 문제점을 소개하고 있다. 깨뜨려야만 인류가 지속될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나는 저자의 통찰에 놀라움과 반가움, 그리고 호기심을 느꼈고 즐겁게 책을 읽어나갔다. 결론은 거의 뻔해보였지만 상세한 내용으로부터 많은 지적자극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곳곳에 저자의 편견과 그 적절성이 의심스러운 사례가 등장하여 나의 기대는 점차 오그라들고 말았다.  그러한 사례를 몇가지 정리해본다, 

1. 슈퍼밈을 극복한 사례의 하나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실제 주인공 이야기가 거론된다. 16세의 나이에 23개국을 돌아다니며 사기행각을 벌인 프랭크 애버그네일은 결국 감옥에 가게되었으나 그의 실력을 범죄수사에 활용하자는 FBI직원의 아이디어로 인해 조기 석방된 후 범죄 수사에 많은 공헌을 세운다.  범죄자는 응분의 벌을 받아야 한다는 강력하며 지배적인 상식(이른바 슈퍼밈) 을 깨트리고 더 많은 공익을 창출한 사례로 이 책에는 소개된다.  

재미있는 내용이긴한데 이게 슈퍼밈을 극복한 사례로 보기에는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범죄자에게 공범을 자백하면 형량을 줄여주는 수사방식은 흔한 사례로써, 범죄자를 역이용하는 발상 자체가 특이한것이 아니다.

2. 슈퍼밈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사례로는 이라크전 반전시위가 거론된다. 저자는 TV에서 어느 기자가 시위하는 시민에게 "그렇다면 어떻게 철수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하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된 후 철수계획도 없이 반전시위를 하는 것을 '무조건 반대'라는 슈퍼밈에 사로잡혀 일을 그르치는 하나의 예로써 소개한다.

하지만 이런 지적은 난센스다. 왜냐하면 시민이 요구했던 것이 바로 철수계획을 마련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사문제는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 내용이 많은 부문이기 때문에 시민을 향한 대책마련 주장은 좀 뜬금없다. (손가락질 할 곳은 시위대가 아니라 기자였던 것이다.)

3.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에게 책임전가하는 사례로 2008년 금융위기시 일어난 몇가지 사건을 들고 있다. 파산으로 구제금융을 받은 AIG의 임원들이 거액의 보너스를 받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은 일과 GM파산의 책임을 지고 CEO를 사임시킨 오바마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전자의 경우 구제금융의 규모와 비교할때 보너스는 하찮은 수준이고 게다가 파산 전에 계약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해가 안가는 지적이다. 보너스는 좋은 경영에 대한 댓가이어야 하지 파산에 대한 댓가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문제없음을 따지는 것은 책의 의도와도 전혀 상관없는 관점이다. 후자의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한데, 시스템상의 문제를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옳지 않다면서도 (책의 전반부부터 일관되게) 오바마 대통령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자기 모순이다. 

4. 거짓상관관계에 대한 사례로는 위키피디아가 거론된다. 저자는 위키피디아의 유지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누구나 입력하고 편집할수 있는 사전이라니! 그렇다면 진실도 합의로 결정된다는 말인가?" 이게 지적의 핵심이다.  사실은 이미 실험으로 위키피디아는 브리태니커 못지않은 정확성을 갖고 있으며 그 이상의 오류자정능력까지 갖춘것으로 드러났다. 그것만으로도 의구심에 대한 해명은 충분할듯한데,  그게 아니더라도 기존의 백과사전 자체도 결국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 절대진리인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저자가 갖고있는 인식의 치명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뉴턴은 아인슈타인에의해 대체됐고 아인슈타인은 양자물리학에의해 입지가 좁아졌다. 고도의 전문가가 주장했다고 해서 절대진리는 아닌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린스펀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일갈한다. "당신들 멋대로 하지마!"     사실 2008년 금융위기의 책임자중 하나인 그린스펀의 말에 과연 어떤 권위를 줄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나같는 독자는 좀 허탈한 느낌이 든다. 

 

책의 결론부까지 본 것은 아니나 현재까지의 흐름으로도 남은 부분은 짐작할만하다. 상당히 보수적이고 부분적으로 모순된 내용이 등장한다. 저자는 우리나라로치면  공병호박사 스타일의 인물인것으로 보인다. (물론 공방사가 이정도 수준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렇듯 미국 보수주의 경향에 경도된 내용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책임에는 분명하다. 사례제시가 맘에 안든다고 새로운 시선과 문제의식이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일독을 권한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읽기를 유난히 강조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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