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은 일이라는 건 J가 나를 번쩍 들어 올려 한참을 허공중에 올려놓고 깔깔 웃게 한다든지, 그런 때에 낯선 높이에 아찔해하며 그의 어깨에 미친 듯 매달리는 일 같은 것인데 요즘은 나의 매일 매일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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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4-04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매일 매일이?!!

rainer 2011-04-0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 지나 갈때까지는 매일! ^_^

시월의 아침 2011-04-0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Real 함이란 조금은 슬푼 그림자가 뒷곁에 있는것이지요....
매력이란 보여지는 것은 빙산에 일각인데도 빛나는 것이지요....
멋집니다. 견디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죠^^;

rainer 2011-04-0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나요? 나는 잘 지냅니다.
 

 

아이들을 보내놓고 무심히 손에 잡힌 우주의 구조를 몇 페이지 읽었는데 출근도 관두고 창가에 앉아 햇볕 쪼이며 종일 우주의 구조를 파헤쳤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치약을 듬뿍 짜 버렸네. 샤워기를 트니 우주는 사라지고 바닥의 머리카락과 물의 얼룩만 선명해서 우주의 한 근원, 한 분자, 찬 물줄기를 세차게 뿌리고 수세미로 벅벅 문질렀네. 아침은 그런 것. 마신 커피 잔을 개수대에 넣고 뒤 한번 돌아보고 출근하네. 빈 집에서 햇살과 먼지 사이로 가끔씩, 저희만 남은 까불이 책들이 슬금슬금 삐져나와 춤추고 노래하고 뒹굴다가 작은 녀석이 키를 올리면  화들짝, 제자리 찾지 못한 책들이 가로눕힌 책 사이에 벌렁 드러눕겠지. 그 중 한 녀석이 우주의 구조! 놀던 자리에 비스듬히 두었는데 퇴근 후 확인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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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hook1@hanmail.net 2011-03-2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독자를 생각해서 배경 화면 바꿀 시간에 글을 써요 글을 ...ㅎ

rainer 2011-03-25 10:05   좋아요 0 | URL
아하하..

시월의 아침 2011-04-0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다림의 지혜를 무지 잘 활용하고 있어요^^ 언제쯤?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14층의 작은 여자아이는 맵시 있는 연보라 트렌치코트에 코가 둥근 빨간 에나멜 구두를 신고 있다. 아이는 살며시 쪼그려 앉더니 아줌마 구두 이쁘다,고 제 어미에게 속삭인다. 둥근 코가 반짝이는 내 검정 구두는 작은 리본장식까지 있어서 어쩐지 나이에 걸맞지 않은 듯 부끄러워 바지에 숨겨 신다가 모처럼 산뜻한 날씨에 스커트를 입고 출근하는 길 아이의 눈에 발각 된 것이다. 아, 이런. 도망치듯 서두르며 걷는 내 발걸음이 우습다. 칭찬은 누구의 것이든 즐거운데 네 구두도 예쁘다고 마음으로만 말한 게 못내 아쉽다. 웃어 주었으니 되었을까.  

 

맑고 찬 공기다. 이런 날은 오만 번도 더 재채기를 하고 녹초가 되어 출근을 하는데 오늘은 그 사이 적응이 된 듯 편하다. 큰 몸을 가리기위해 감색 코트에 감색 스커트 감색 스타킹에 반짝이는 검정 구두와 그럴듯한 비즈니스를 하러 가는 사람처럼 튼튼하고 실용적인 각이진 검정 가방과 가죽장정의 다이어리에 은색 펜을 꽂고 허릴 꼿꼿하게 펴고 출근을 하지만 정작 사무실은 나 혼자 뿐이고 어느 날은 전화한번 울리지 않는다. 우선 평평한 발에 살짝 불편한 구두를 벗어두고 삼선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이쁜 아줌마 구두가 참 별 볼 일 없다. 당찬 이의 발이 주인이 아니어서 무안하다. 그러니 나는 책을 한줄 더 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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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10-15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맑고 찬 공기가 재채기를 불러 일으킨 거였구나, 저도 요근래 재채기로 밤새 녹초가 되어요. 아무 준비 없이 밖에 나갔다가는 길에서 휴지도 없이 코를 줄줄 흘리고.

모르는 누군가에게 웃어줄 수 있었던 아침, 좋네요. :)

rainer 2010-10-15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책의 먼지, 새 종이와 잉크의 냄새에는 알러지가 없어요.
치니님 인사에 또 웃지요. 우리는 아는 사이 ^___^
 

 

우리들이 물가에서 발을 담그고 사소한 일상을 이야기 할 때, 더운 바람, 팔월 정오의 눈부신 햇빛과 바람을 타고 우리 가까이 날아들던 힘차고 아름다운 분수의 물줄기, 볕을 피해 의자를 여러 번 옮겨야 했던 즐거운 한 낮의 술자리를 오래 기억하는 까닭은, 한가로이 의자에 발을 올리고 눈을 감은 채 휴식을 취하던 너와, 내 발을 걸쳐 두었던 네가 앉은 의자사이의 불편한 거리를 인식할 즈음, 네가 정결한 손길로 내 발목을 살짝 쥐었다가 살며시 일어나 네 의자를 내어 주었기 때문인데, 나는 그때의 네 손길이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마음인 것 같아서 외로움이 다 가시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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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 2010-08-29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발 만지기 좋아하는 변태 또치.. 이제부터 발목을 만져야겠어요 >.<
(이런 엉뚱한 감상문이라니... 부끄럽습니다...)

rainer 2010-08-30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치님 때문에 장바구니가 난리 났다는 걸 아셔야 해요. ^_^
 

 

 

까치만 깨어있는 시간. 물을 올리고 분쇄기에 커피를 한 컵. 집중을 놓치면 가끔 오른 귀에서 울리는 이명처럼 소리는 아득하다. 어느 순간부터 자각 없이 만드는 아침 커피. 뜨겁고 쌉쌀한 커피가 위에 다다르면 비로소 아침 신문을 읽을 정신이 든다. 위장약 같고 첫 소주 같은 커피를 마시며 거친 새벽 비를 기억해내고 술 취한 여자의 울부짖는 소리에 깨었던 잠깐의 새벽과 무얼 말하고 싶었던지 궁금해 하던 짧은 순간을 떠올린다. 밤사이 더 많이 떨어진 회화나무의 연두 꽃 능선을 타고 오르는 산안개 새로울 것 없는 여름의 아침인데, 새벽 비에 깃을 숨긴 까치 대신 오늘은 당신의 인사가 날아든다. 아, 안녕. 나는 커피를 갈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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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08-18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저도 저 분쇄기가 있어요! 근데 이상하게 균일하게 갈리지 않아서 나중엔 점점 알이 커진다죠 ㅠ 제가 뭘 잘못 세팅하는 건지도.
이 글 읽으니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

rainer 2010-08-18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여름은 치열했어요. 더위도, 다른 무엇도. 시간은 흐르니 참 다행이다 싶어요. ^^

시월아침 2010-08-1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당신은 커피를 마시네^^

rainer 2010-08-1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 금지 기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