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시체가 켜켜이 쌓인 밤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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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여사의 <이유>처럼 르포 형식을 취한 소설이다.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리얼리티가 살아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함. 책을 다 읽었는데도 여전히 의문이 떠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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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블랙아웃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백종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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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과 별점이 굉장히 좋길래 위시리스트에 올려둔 책입니다.

하나같이 너무 좋고 제대로된 리뷰보다는 기대평이 많고 특정 날짜에 집중되어 있기에

미심쩍긴 했어요. 그래도 읽어봐야 아는 것 아닙니까? ㅎㅎㅎ

재미 없는 걸 읽으려니 고통스러웠습니다.


과거에 뛰어난 해커였으나 지금은 평범하게 사는 이탈리아 남자 만자노와

CNN 기자 섀넌이 우연히 얽히면서

유럽 전역에 발생한 블랙아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어떤 집단의 테러임을 밝히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해결해나갑니다.


일반인이 유로폴도 파악하지 못한 음모를 알아내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결하는 이야기는 - 멍청한 유로폴이 그를 범인으로 오해하는 것도 - 매우 헐리웃스럽죠.

안그래도 그 공식에 충실해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벌이고

뜬금없는 로맨스도 나오고 그렇습니다.


차라리 블랙아웃이 벌어진 현실을 끔찍스럽게 그리던지

아니면 정말 재미난 스릴러로 그리던지 하나만 선택했다면 나았을 것을...

재난 소설도 스릴러도 놓치지 않으려다가 죽도 밥도 안 된 경우 같습니다.


말미에서 작가 스스로도 고백하듯이 스릴러를 위해 개연성은 포기하고 있죠.

그래서 석기 시대로 돌아간 듯한 재난 상황 같다가도

주인공이 필요할 때마다 전기가 들어오고 인터넷이 되는 등 일관성이 없습니다.

또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비극에 주인공을 꼭 넣다보니

뜬금없이 도망가고 추적하고 숨고...

첨부터 독자들은 다 눈치챈 사실도 극진행을 위해 나중에야 밝혀지는 건 애교입니다.

이게 영화라면 개연성이 심히 떨어져도 눈이 즐거운 액션이나 볼거리들이 있으니 괜찮죠.

그걸 책으로 보고 있자니...


책을 읽는 도중에 이게 말이 돼? 그러면서 불평을 해댔더니

남편이 왜 그만 읽지 않는 거냐고 하더군요.

끝까지 읽어야 재미없으면 없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읽는다고 했습니다.

나머지 15%에서 급반전이 일어나거나 무지 흥미로운 사건이 터지면 어쩝니까.

그러나 기대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별 한 개를 주면 역시 알바로 보일까봐 결론은 별 두개를 주는 것으로....


책을 읽기 전에 블랙아웃이란 설정을 놓고 남편과 나눈 이야기가 더 공포스러웠어요.

책이 그만큼의 충격도 주지 못했다는 게 심히 안타깝습니다.

작가가 등장시킨 소재 중에 실제로 발생했던 일도 있었으니 영 허구는 아닌데다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들인데 좋은 재료들을 버무려 못 먹을 음식을 만들어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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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여왕폐하 율리시즈호 동서 미스터리 북스 82
알리스테어 매클린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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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미스터리 북스에 속한 책이지만 미스터리나 스릴러, 추리 소설은 아닙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전쟁, 재난 소설입니다. 아주 처절합니다. 그래서 읽기 힘들었습니다. 지루하거나 구성이 형편 없어서가 아니에요. 문장은 거의 순문학처럼 아름다워서 비극이 한층 돋보이게 만듭니다.


거의 정신적 외상처럼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읽어낸 책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이후로 첨입니다.
그래도 <전쟁은...>은 과거 회상을 받아적은 수기 같은 거라
길고 긴 세월의 흐름에 어느 정도 소화가 된 느낌이 있는데
이건 뭐 요일별로 적은 일지처럼 시시각각 일어나는 상황을 지켜보는 느낌이라 넘 고통스러웠어요.

그래서 조금 읽고 쉬고 다른 책 읽으며 처절함을 씻어내고
또 다시 손에 들고 읽다가 내려놓고 고통을 삭히고 그랬네요.
정말이지 읽으면서 뱃속에 뭐가 뭉친 기분이었어요.


또 (전자책이니 그 장점을 살려) 여러 번 폰트를 바꾸며 읽었습니다.

여러 다양한 바탕체로 읽다가 결국 나눔바른고딕체로 끝까지 읽었어요. 바탕체의 꺾임조차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듯했거든요. ㅠㅠ

요약하자면 북극해 작전 끝나고 쉬지도 못한 채 다시 수송선 호위 임무를 맡아 무르만스크까지 가는 율리시즈호의 수난을 그렸습니다. 전쟁중이란 위기 상황에 혹독한 추위까지 겹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습니다. 등장인물도 다양한데 그 개개인이 겪은 비극도 정말이지... ㅠㅠ

이게 처녀작이라는 작가도 대단하지만 대체 왜 이런 전쟁을 하는 건지... 읽고 나서 생각이 마구 엉키더군요.

밑줄 친 구절들 많은데... 너무나 보기 힘들어서 아아주 나중에 다시 새겨볼랍니다.
역시 명작, 걸작이란 소리가 절로 나오기는 한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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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작은 독약병 동서 미스터리 북스 69
샬롯 암스트롱 지음, 문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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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난생 처음 사랑을 알게 된 55살의 노교수가

실연(?)을 당한 뒤 자살하려고 치명적인 독약을 작은 올리브 기름병에 담았는데

그 병을 잃어버리면서

누군가 그걸 주워 오일인 줄 알고 사용하다 죽을까봐

독약을 찾아다니면서 일어나는 작은 소동을 그렸습니다.


어설픈 심리학 지식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우연히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라도

실은 무의식적인 의지가 반영된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모든 사건의 원흉인 사람 잡는 선무당이죠 ㅋㅋㅋ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보게 되어 재미있었습니다.

연극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

그집은 조용했다. 남자의 방으로서는 살기 나쁘지 않았다. 그곳은 이를테면 흐름이 없는 작은 늪이며, 그 늪 속에서 케니스 깁슨은 만족하고 있었다. 자기 생애는 여러 개의 작은 늪 속에서 보내져왔다고 깁슨 씨 자신은 생각하고 있었다. 물결이 소용돌이치는 흐름의 한가운데를 힘차게 나아간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에게는 책이 있었고, 친구가 있었으며, 고독과 교직, 살기 좋은 방, 정신을 지탱하기 위한 나무들의 아름다움이며 하늘의 신비, 지평선에 이어지는 산맥이며 음악과도 비슷한 옛사람의 사상이 있었다. 그에게는 그의 인생이 있었고, 그것이 어떻게 끝날는지 그는 이미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때 노교수의 장례식에서 로즈메리 제임즈와 만난 것이다.

"감사란 그 원인이 된 행위가 끝난 뒤에도 잠시 남는 거예요. 하지만 그것은 들에서 불을 지피는 것 같은 게 아닐까요. 그것은 활활 타올라 밝고 따뜻해요. 하지만 연료가 필요해요. 연료를 보급해 주지 않으면 영원히 불타오르지 못해요."

"그 누구도 말치레뿐인 감사에 사로잡혀서는 안 돼요. 비유를 달리하여 또 `혼합하여` 말하면, 내가 생각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랑을 위해서만 했을 터인 옛날의 행위를 방패삼아 감사의 마음을 사들이는 부모들, 그러한 부모의 노예가 된 이 세상의 아이들 일이에요. 그리고 또 가엾은 방해자로까지 추락한 부모들 일이에요. 아이들은 당연히 부모를 원망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피는 물보다 진하므로 그 응보 또한 반드시 아이들에게로 돌아오는 거예요.
  수많은 불행을 보고들을 때마다 나는 몸이 떨려요. 감사가 하나의 부담이 될 때 그건 무서운 것이 될 수 있어요. 아시겠어요? 거기에는 반드시 죄의식과 함께 억지로 해야 하는 고통이 뒤따르지요. 그러나 만일 끊임없이 연료를 보급함으로써 서로 믿는 마음이 우러나고 서로 존경하는 마음이 쌓이면, 신뢰가 사랑으로 그리고 우정으로까지 차츰 자라나게 되면서 감사도 더 좋은 무엇으로 바뀔 게 틀림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래 계속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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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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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스릴러의 미덕인 재미면에서 최근에 읽은 어떤 스릴러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죽어 마땅한 사람들도 아니고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능동성이 들어간 제목에서 약간 짐작하실 수 있다시피 엄격한 도덕관을 가진 분들이 읽으시면 다소 불편한 지점이 있을 수도 있어요.

제목처럼 과연 죽여 마땅한 이들인가.. 당위성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죽이려고 의논한 사람들은 누가 봐도 죽여 마땅한 사회악은 아닙니다. 전 바로 이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설정이 소설에 실릴 수 있는 무게를 덜어준다고요. 당연히 말도 안 되기 때문에 살인이나 사회악 얘기에 줄줄이 따라나오는 윤리, 도덕적인 문제들의 얽매임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고. 그래서 가볍게 볼 수 있고 독자들도 부담 없이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 응원할 수 있었다고요.

가볍게,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충격도 선사하면서 서스펜스는 끝까지 유지한 채 독자들이 몰입하게 만들고, 책을 읽는 시간 내내 즐거움을 주는 책입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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