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   몽상가의 다락방 (blanca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우리의 감각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우리의 판단이 우리를 속인다.  -괴테</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23 Apr 2026 07:53:26 +0900</lastBuildDate><image><title>blanca</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12291193525635.jpg</url><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blanca</description></image><item><author>blanca</author><category>테마가 있는 이야기</category><title>트렁크가 아니라 메신저 백</title><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17218861</link><pubDate>Wed, 15 Apr 2026 19: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lanca98/1721886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7309&TPaperId=1721886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0/59/coveroff/k91213730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이런 독서모임이라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다.<br><br>우린 동그랗게 모여 앉아 차를 마셨지 어디로 가는지 모를 하루를 쪼개 무엇이든 한 장씩 읽어나가자 그렇게 모아서 만든 구슬들을 쿠션 보자기에 담아와 동그란 탁자 위에 풀어놓아보자.&nbsp;-박상수 &lt;서촌 일요 독서회&gt;<br> <br>이상하게 읽기도 전에 마음이 가는 책이 있다. 이 시집이 그랬다. 파스텔 민트 단일 색감의 이 시집을 동네 서점에 주문하고 찾으러 가서 큰 소리로 외쳤다지.&nbsp;"제가 주문한 책 왔다고 해서요."서점 주인이 제목을 말해 보라 하자 갑자기 튀어나온 뜬금 없는 말은."트렁크요."서점 주인이 "메신저 백이죠."내가 말해놓고 내가 포복절도했다. 친절한 서점지기가 "어차피 여행 갈 때 필요한 가방들이니 그럴 수 있어요."라고 위로해준다.&nbsp;<br>시인의 '트렁크'가 아닌 '메신저 백'을 읽는다. 오랜만에 시집을 몰입해서 읽는 경험을 하게 됐다. 시인의 어휘들은 짧은 단편들, 작은 그림들, 단편 영화를 연상시킨다. 과거에 두고 온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잃어버린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과 현실 자본주의에 소모되는 처절한 노동의 나날들이 교차하며 그 경계를 넘나든다. 아름다움을 환기하면서도 현실에 대한 냉정한 관조를 피하지 않는다. 서정성과 서사가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맞아, 시는 이런 거야, 라고 절로 수긍하게 되어버리는 마법.&nbsp;<br>좋아해요, 라는 말이 떨리면서 흘러나오는 순간을 더할 수 없는 기분으로 좋아해요.-박상수 &lt;다하지 못한 마음&gt;<br>내가 있는데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박상수 &lt;파견&gt;-기울기<br>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그 고백을 기다리는 시간과 나를 마치 투명인간, 종이상자 하나 정도로 취급하는 근로의 나날들은 분리된 것이 아니다. 이 형언하기 힘든 모순의 지점을 통과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인은 많지 않다. '언제든 밀려날 수 있는 한줌의 사람'이&nbsp;<br>"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구나, 누가 한숨처럼 내뱉어도우리가&nbsp; 여기 모인 게 기적이야! 그런 말로 되받을 줄 아는" -박상수 &lt;오래된 집의 영혼으로부터&gt;<br>그런 정경을 그려낼 수 있게 하는 이야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0/59/cover150/k9121373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05965</link></image></item><item><author>blanca</author><category>테마가 있는 이야기</category><title>안개 인간들의 독백</title><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17206470</link><pubDate>Thu, 09 Apr 2026 15: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lanca98/1720647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696&TPaperId=172064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coveroff/s422934787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 자유의지와 무관하게 한 가정 공동체로 묶여 서로의 가장 내밀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 애증의 관계는 행복의 원천이기도 하고 불행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우리 가정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나는 전부 다 드러내어 말할 수는 없다. 행복한 순간도 많았지만, 가슴이 미어질 만큼 슬픈 시간들은 더 많았다. 나와 아이들의 시간도 그럴지 모른다. 마냥 행복하기만 했을까, 그럴 수는 없다. 운명의 힘 앞에서, 인간의 한계 안에서.<br><br><br> <br>찬탄이 나올 만한 명작이었다. 다 읽고 나니 이 특수한 집안의 이야기가 왜 이리 가슴을 아프게 하는지 알았다. 유진 오닐의 가족사를 고스란히 반영한 자전적 이야기는 그 누구의 가족사와도 만나는 부분이 있다. 열심히 살아보려 했던 빛나던 부모가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는 이야기, 그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보려 했지만 끝내 넘어지는 성인 자식들의 이야기는 현실 그 자체다. 현실은 언제나 이상보다 먼저 도착해 있다. 사랑하지만 상대의 기대나 소망을 충족시켜 줄 수 없음은 실존의 치트키다. 이러한 일들이 더 빈번히 노골적으로 일어나는 역학이 가족 관계다.&nbsp;<br><br>극 중 어머니 메리는 유랑극단 배우인 남편 제임스 타이론을 따라 싸구려 호텔을 전전하다 거기에서 아이들을 낳는다. 한 명은 어려서 죽고 다른 한 명은 폐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 자신 아이 출산 후 처방받게 된 모르핀으로 약물 중독에 빠지게 된다. 여름 별장에 모인 네 가족은 저마다의 고통을 떠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서로 사랑하지만 미워하고, 기대했다 원망한다. 실제 유진 오닐의 어머니는 유진을 호텔에서 낳았다고 한다. 몰락한 배우 아버지 타이론은 어린 시절의 가난에 사무쳐 미친듯이 땅을 사모으고 가족에게 쓰는 현금은 아까워한다. 언제나 가성비를 따지는 선택을 하고 그게 가족을 위한 거라 둘러댄다. 심지어 어린 아들의 폐병 요양소도 가장 싼 곳을 찾아 헤맨다. 그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게 비극이다.&nbsp;<br>운명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손을 써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들을 하게 만들지.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진정한 자신을 잃고 마는 거야.-pp.72<br><br>이 가족의 부유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막내 아들 에드먼드가 이야기하듯 '바다 밑을 걷고 있는 기분'을 전염시킨다. 우리 모두가 여기, 현재 정주하는 삶이라 여기는 것들이 사실은 모두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타이론 가족들처럼 어느 누구나 '안개 인간'으로 언젠가는 흩어져버릴 수밖에 없는 현재를 살고 있다.&nbsp;<br>어느 누구의 탓도 아닌 이 슬픈 가족사를 재현한 희곡은 유진 오닐 사후 25년 후에 공개되는 것으로 약속을 맺었으나 그 약속은 깨지고 만다. 유진 오닐이 가장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했던 아들의 자살로 더는 상처를 줄 사람이 남아 있지 않게 되어서. 가장 슬픈 귀결이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cover150/s4229347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358</link></image></item><item><author>blanca</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자유 의지가 쓸려나간 자리 -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title><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17192401</link><pubDate>Thu, 02 Apr 2026 15: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lanca98/1719240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7404&TPaperId=171924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7/94/coveroff/k88213740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7404&TPaperId=1719240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a><br/>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삶의 변곡점, 능선을 넘었다. 이제 미래를 향한 생각보다는 과거를 반추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그 반추가 가지는 의미도 달라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할 수 있었던 다른 선택에 얽매였다면, 이제 내가 가지는 성취감, 아쉬움, 상실감 모두 내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그 어떤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해서 가졌다고 누렸다고 여기던 것들조차 그렇다. 실패했다고 여겼던 것들은 더더군다나 그렇다. 예전에는 인간의 자유 의지에 대한 맹신이 있었다면, 이제는 회의적이다. 즉, 한 사람이 그 인생에서 주체적으로 많은 것들을 선택하고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더는 생각하지 않게 됐다.&nbsp;<br>&lt;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gt;는 도발적인 책이다. 이것은 마치 모든 것을 노력으로 쟁취할 수 있다고 가스라이팅하는 자기 계발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책처럼 보인다. 저자 로버트 새폴스키는 생물인류학을 전공하고 현재 스탠퍼드대 생물학과 및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과학 저술가다. 이 책은 과학책의 외피를 입었지만, 사고 실험 같은 철학서로도 볼 수 있다.&nbsp;<br>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생물학적.환경적 운이 누적되어 어느 순간에 이르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nbsp;<br>1장부터 새폴스키는 이렇게 선언하고 시작한다. 이후부터는 이 선언문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자유의지가 들어설 여지를 허락하는 아니, 강력히 비호하는 카오스 이론도 창발적 복잡성에 이르러서도 결국 1초 전, 1분 전, 심지어 수 세기를 가로질러 그것을 가능하게 한 선행 원인과 이유가 등장한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생물학적 원리의 여백에 존재하는 것들에 자유 의지가 설 자리는 없다. 진화, 창발성, 카오스 그 어디에도 인간의 주체적 의식적 선택과 의지가 발휘된 순간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력을 우리의 의지로 키울 수 없다. 그럴듯한 행동도 심지어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난동조차도 우리의 뇌 속 전두피질의 기능과 관련되어 일어난다. 뉴런 사이의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로 반응한다. 유전적으로 타고 난 생물학적 취약성은 운 나쁘게 나쁜 환경과 만나 증폭된다. 운 좋게 우월한 유전자와 만난 좋은 환경은 그 사람의 운을 더 증폭시키기도 한다. 감정 표현도 지적인 언설도 통증도 감각도 다 우리의 자유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그 어떤 범죄자도 위인도 그들의 범죄나 공적을 처벌하거나 상찬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진다. 새폴스키도 이런 자유의지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이 급진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과대평가한다고 해서 이 세상이 더 도덕적으로 성숙하거나 살기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더 많은 책임을 개인에게 돌린다고 해서 그 사회가 성숙한 것은 아니다.&nbsp;<br>"우리는 우리 배의 선장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이 두꺼운 책의 중심 테마다. 즉, 우리는 생각보다 더 무기력한 존재다. 더 열심히 살라고, 더 노력하라고 밀어부치고 성취를 개인의 업적으로 실패를 개인의 것으로 환원하는 이 자본주의 전장에서 결국 모든 것에 선행하는 원인들이 겹겹이 있다는 이야기다. 아쉬운 점은 그 이후에 대해 얘기하겠다는 그의 약속은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다. 자유 의지가 없는 인간이 이후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새폴스키는 변화는 이루어질 수 있다, 식으로 뭉뚱그린다. 이것조차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면 결국 인간의 삶이 가지는 의미 자체에 의구심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유 의지에 대해 착각하는 숱한 오해들과 비과학적 맹신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명쾌하게 과학적으로 설명한 대목들에는 절로 감탄하게 된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7/94/cover150/k88213740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79495</link></image></item><item><author>blanca</author><category>테마가 있는 이야기</category><title>다시 또 살아도</title><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17119864</link><pubDate>Sat, 28 Feb 2026 11: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lanca98/1711986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6744&TPaperId=171198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2/91/coveroff/k172136744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무언가에 연루된다는 일은 솔직히 피곤한 일이다. 담백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은데 삶은 그렇게 너그럽지 않다. 끊임없이 어떤 일이 일어나고, 내 좌표는 이동한다. 대문자 J에게 가장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은 삶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딜레마가 있고, 갈등이 있다. 고민 끝에 당시에는 더 나은 선택이라 여겼던 일이 현재에 와서는 깊은 회한으로 남기도 한다.&nbsp;그러다 어느 순간 이 모든 자유 의지에 대한 생각이 모두 환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 온다. 내가 선택이라는 걸 감히 할 수는 있는 걸까? 그냥 삶이란 이미 죽 그어진 경로고 나는 무력하게 그 경로에 놓인 하나의 미물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닌 걸까?<br> <br><br>김연수와 히라노 게이치로의 만남. '윤리적 딜레마'라는 공통 주제에 소환된 두 작가의 이야기 끝에는 대담이 실려 있다. 김연수의 작품 &lt; 근접한 세계&gt;에는 국정 농단 사태의 폭로에 연루된 손동하라는 사람의 한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lt;결정적 순간&gt;에는 고인이 된 사진 작가의 전시회를 준비하다 우연히 마주친 작가의 성적 일탈로 인한 그의 전시를 기획한 미술관 큐레이터의 번뇌의 사연이 나온다. 김연수의 이야기는 맑고 찰랑이는 물 같고, 히라노 게이치로의 목소리는 뜨거운 불을 닮았지만, 그 둘은 묘하게 서로 공명한다. 소설이란 결국 존재가 현실과 부딪혀 자아내는 어떤 균열을 서사화하는 일이기에 서로 멀어질 수 없어서일까. 손동하의 소년 시절 만난 소녀에 대한 이야기가 가스미가 생전 존경했던 작가와의 관계의 붕괴와 오버랩되는 지점도 그럴지 모른다. 우리가 보는 타인의 세계는 얼마나 진실한가. 그 사람이 내게 보이는 얼굴은 그 사람의 지극히 미분화된 조각이 시간의 구획 안에 스며든 것이다. 내가 지나가는 시간과 상대가 통과하는 시간이 만나 파열음을 낼 때 그 만남을 품은 과거의 이야기는 다른 측면에서 조망된다. 이미 헤어질 것을 알고 만나는 것과 죽을 것을 알고 사는 것은 그래서 닮아 있다. 우리는 종내 실망할 것을 알면서도 기대하고 산다.<br>이미 부서질 것을 알고도 인연을 맺고, 사랑을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돌아가 다시 듣는다. 김연수 작가는 그 향수어린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며 천천히 읽는 이들의 과거를 환기하는 시간을, 히라노 게이치로는 우리가 어느 순간 어쩔 수 없이 당면하게 되는 숱한 딜레마들을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영리하게 소환한다. 덧붙여 두 작가의 대화는 그 둘의 이야기만큼이나 좋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2/91/cover150/k1721367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229138</link></image></item><item><author>blanca</author><category>에세이</category><title>매일 사라지는 ‘항상‘ - [사나운 애착]</title><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17108410</link><pubDate>Mon, 23 Feb 2026 10: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lanca98/171084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7359837&TPaperId=171084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547/90/coveroff/896735983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7359837&TPaperId=171084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나운 애착</a><br/>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br/></td></tr></table><br/>누구나 자기 인생은 나름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가족 관계의 서사 또한 그렇다. 특히나 부모와의 관계는 그 특유의 긴장, 갈등, 애증이 교차되는 드라마의 기억으로 남기 마련이다. 모녀, 모자, 부녀, 부자 관계의 이야기가 고대부터 거듭 서사화되고 가장 많은 에세이의 소재로도 소환된 이유다.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읽는 이의 공감이나 감동을 얻어내기는 힘든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장 진부해지기 쉽고, 지나치게 극화되기 쉽다. 삐끗하면 함정으로 미끄러지기 쉬운 글감이다. 이제 내가 어머니나 아버지의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귀 기울여주는 시대는 아니다. 비비언 고닉은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다시 시도한 셈이다.<br>&lt;사나운 애착&gt;은 중년의 딸과 노년의 어머니가 뉴욕 거리를 함께 걷는 현재와 브롱크스의 다세대 주택에서 보낸 십오 년 유소년기의 세월이 끊임없이 교차하며 진행되는 이야기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유대인 공산주의자 어머니의 딸에 대한 애착은 끈적끈적하고 사납다. 어머니는 교과서 같은 결혼생활의 버팀목이 됐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 애도의 세월, 영리하고 조숙한 딸을 희생양으로 삼기도 하고, 자신보다 더 내밀한 친밀함을 교환했던 이웃 여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질투를 드러내기도 한다. 저자 비비언 고닉은 그런 어머니를 증오하면서도 사랑하고, 거리를 두고 싶어하면서도 반복해서 곁으로 돌아간다.&nbsp;<br>나는 엄마로 뒤덮여 있었다. 엄마는 어디에나 있다. 내 위아래에 있고 내 바깥에 있고 나를 뒤집어봐도 있다.<br><br>나도 엄마를 닮고 싶지 않았다.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이 진부한 선언은 사실 나만의 것이 아니다. 엄마의 내게 특별하게 좋았고, 특이하게 나빴다, 고 생각했던 모든 부분이 비비언 고닉의 목소리로 제대로 묘사됐다. 즉 나만의 것이라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우리 모두의 것이었던 거다.&nbsp; 비비언 고닉처럼 나도 어느새 엄마를 고스란히 닮아가고 있다. 내가 실패라 여겼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생의 각인에 불과했다는 앎 또한 내가 특별히 뛰어난 선각자라서가 아니라 생의 주기가 몰고 온 자연스러운 교훈에 불과하다는 걸 매일 체감한다.&nbsp;우리 모두는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평범하게 실패하다 스러져갈 수밖에 없다.&nbsp;<br>"나는 엄마의 인생 저장소야, 알잖아."<br>비비언 고닉이 어머니와 나누는 맛깔스러운 대화들은 인생의 투명한 유리창을 통과한 아포리즘이다. 모녀가 마침내 확인하고 타협한 적절한 거리를 오고가는 말들.&nbsp;<br>"인생은 어렵다."<br>그 어려운 인생에서 함께 있는 그 찰나 같은 시간들이 직조한 이야기를 제대로 잘하는 게 얼마나 큰 교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그 둘의 인생 저장소의 문을 닫고 나오는 마음이 감동으로 묵직하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8547/90/cover150/896735983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5479070</link></image></item><item><author>blanca</author><category>테마가 있는 이야기</category><title>무엇으로도 몽상할 수 있다면,</title><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17093505</link><pubDate>Sun, 15 Feb 2026 11: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lanca98/1709350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62034343&TPaperId=170935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26/59/coveroff/k062034343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어느 작가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 뭔가 주저주저할 때가 있다. 그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며, 그 작가의 문체, 때로는 그 작가의 철학까지 긍정하게 되면, 마치 그 작가 생전의 기행, 편향된 사상, 정치관까지 동조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nbsp;내게는 그런 작가가 미시마 유키오다.&nbsp;<br><br>미시마 유키오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 자위대의 궐기를 주장하며 할복 자살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이 대목은 더없이 거북하다. 그의 극도의 탐미주의가 아슬아슬하게 횡단하는 윤리의 경계 부분도 그러하다. 그에게 아름다움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지고의 가치처럼 보인다. 이쯤 되면 작가의 윤리관, 가치관에 의심이 들 지경이다.&nbsp;<br>하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lt;금각사&gt;를 불태우는 이 천재 작가에 대한 연상들은 반쯤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의 작품 세계로 들어갈수록 미시마 유키오라는 사람을 우리는 철저히 오해한 게 아닌가 하는 심증을 떨칠 수 없다. 하루키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대하고는 자신이 방탕한 생활을 한다고 오해하지만 실은 지극히 담담하고 무미건조한 일상을 충실히 사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고백을 한 것처럼 미시마 유키오도 세상 사람들의 오해로 규정되는 캐릭터를 강제로 부여받은 게 아닐까. 실제 그의 에세이나, 소설들에 우경화된 제국주의나 전체주의적 시각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미시마는 자신을 천재 작가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극우라고 정치적 입장을 작품 속에 표명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는 어떤 고정된 가치관에 유보적이고, 퇴폐미와 유미주의에 대해서도 한 발 물러서는 입장에 더 가까웠다. 그의 마지막 죽음의 어처구니 없는 전시에 대해서는 또 다른 관점에서 비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다.&nbsp;<br> <br><br>미시마 유키오의 가장 내밀하고 사적인 솔직한 고백록이다. 당연히 문장들은 아름답고, 묘사력 또한 출중하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그의 자신 없어하는 머뭇거림들이다. 흔히 일본 작가들의 사소설에서 발견하게 되는 비대한 자아 따위는 없다. 그는 작중 캐릭터와 작가 자신을 혼동하는 다자이 오사무가 싫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세상에서 유리된 듯 하지만 그 현실에 우뚝 서 있는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좋다고 거듭 고백한다. 여기에 우리가 미시마 유키오 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미친 천재 작가는 없다. 십대의 치기, 자기 중심주의에 대한 철저한 해체, 반성의 대목도 그렇다.&nbsp;<br>지금 내가 빨강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스물다섯 살의 나는 하양이라고 쓰고 있다. 하지만 마흔 살의 나는 그것을 초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리를 분별할 수 있을 때까지 소설을 쓰지 않는 편이 좋겠지만, 현실이 확정되는 순간, 그것은 소설가에게 죽음일 것이다.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nbsp;-미시마 유키오 &lt;소설가의 휴가&gt;<br><br>마지막에 실린 &lt;팽이&gt;는 미시마 유키오의 마지막을 암시하는 복선으로 작용한다. 어느 날, 집앞에서 하염없이 이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젊은 작가를 기다리던 십대 소년에게 미시마 유키오가 허용했던 단 하나의 질문. 그건 바로 "선생님은 언제 죽습니까?"였다. 십대의 어느 순간, 돌던 팽이가 돌연 투명해지며 세상을 있는 그대로 투영하게 되는 그 유일한 순간에 대해 미시마 유키오는 이야기한다. 진짜가 출몰하는 그 찰나에 대하여. 우리는 잊고 사는 것이다. 자신을 추앙하는 무리들에게서 온갖 찬사를 받던 이 작가는 이 엉뚱하고 무례한 질문으로 자신의 삶이 어떤 죽음으로 마감될지 예감했을지도 모른다.&nbsp;<br>예술은 예술로서 다 용인될 수 있는가, 에 대한 거대한 질문에 온몸으로 답한 한 작가의 생애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답을 얻을 수 있다면, 이 에세이를 읽는 일이 의미를 지닐 것이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26/59/cover150/k06203434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265920</link></image></item><item><author>blanca</author><category>테마가 있는 이야기</category><title>남겨진 구경꾼</title><link>https://blog.aladin.co.kr/blanca98/17046901</link><pubDate>Mon, 26 Jan 2026 12: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lanca98/1704690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5794&TPaperId=170469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4/78/coveroff/k232135794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936183&TPaperId=170469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759/92/coveroff/k97293618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708381&TPaperId=170469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59/51/coveroff/s73203555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줄리언 반스의 &lt;예감은 틀리지 않는다&gt;를 처음 읽었을 때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 이제 그런 결말의 반전이 더는 새롭지 않은 시대라고 해도 여전히 이 부커상 수상작이 가졌던 강렬한 인상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nbsp;내게 줄리언 반스는 젊고 예리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작가였다. 인문학적 소양과 픽션을 적절히 융합시킨 그의 소설은 어떤 것은 와닿았고 또 어떤 것은 내게 너무 난해했다. 그래도 줄리언 반스의 신작은 내게 언제나 챙겨보게 되는 반가운 소식이었다.<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그는 오십대 후반에 이미 죽음에 대한 에세이를 쓴 적이 있다. 책 속에서 형인 철학자와 죽음에 관해 나눈 대화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내게 아버지뻘인 그가 얘기하는 죽음은 어쩐지 좀 유쾌했다. 오십대 후반에도 죽음이 목전에 다가왔다고 느끼기는 힘들구나, 싶었고 또 그것을 읽었던 삼십대의 나는 더더군다나 '죽음'을 현실이 아닌 하나의 철학적 소재나 주제로 치환하여 마음 편하게 받아들였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작가인 그나 독자인 나에게나 그때의 죽음은 '아직은...'이었다.<br>그러던 그가 스스로 마지막 책이라 호명한 소설을 썼다. 아니, 이건 소설이라기보다 그 자신이 한국인 독자에게 쓴 편지에서 고백한 것처럼 픽션과 논픽션, 자서전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책이다. 이제 만으로 팔십 살이 된 노작가는 자신이 소설가로서 살아온 삶과, 갑작스럽게 뇌종양으로 떠나보낸 아내의 상실, 코로나 시기의 암 진단, 친구의 연애와 이별, 다시 재결합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기억 등을 한데 모아 재구성한다. 이 책은 그 어느 인터뷰보다 그 어떤 소설보다 줄리언 반스에 대해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고백들로 채워진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부터가 작가 개인의 이야기인지 구분하기 힘든 모호한 지점들 경계에서 줄리언 반스는 특유의 호쾌한 농담으로 독자들과 밀고 당기는 게임을 한다.&nbsp;<br> <br><br>누구나 태어나면 죽는다. 하지만 이 당연한 명제를 '나'를 주어로 진심으로 받아들이기란 어렵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일상 속에서 갑자기 들이닥치는 죽음 앞에서 우리는 멈칫한다. 주변 사람들이 떠나고 다음 차례는 내가 될 거라는 각성은 차갑다. 삶이란 영속성, 연속성의 관성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이다. 지금 하는 일들이 곧 흩어지고, 그 일들을 하고 말하는 내가 사라지는 세상을 매순간 가정한다면 우리는 아마도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nbsp;<br>그러니 지금 내가 쓰는 글이 사실상 마지막 작별인사가 될 거라 선언하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소멸하고 말 거라는 걸 철학적이고 간접적으로 받아들이는 일과 직접적으로 육박하는 시간 속에서 인정하는 일의 낙차는 아찔할 정도로 크다. 그럼에도 줄리언 반스는 여전히 그의 글처럼 그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도 무겁지 않으면서도 예리한 논평가처럼 한다. 여기에서 멈추면 줄리언 반스가 아니다. 이제 줄리언 반스는 그가 만나지 못한 수많은 우리 같은 독자들에게 인사를 한다. 이 인사말이 어쩌면 이 책 전부를 아우르는 가장 아름다운 종결어일지 모른다.&nbsp;<br>당신이 있어서 나는 즐거웠다. 사실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 팔에 잠깐 손을 얹었다가-아니, 당신은 계속 구경하고 있어라-나는 슬쩍 사라지겠다. 아니, 계속 구경하고 있어라.-2022~2025년 런던에서줄리언 반스<br><br>슬쩍 사라지지 말고 다음 책 한 권 정도는 더 써주기를 바라본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59/51/cover150/s73203555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459516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