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논쟁 - 괴짜 물리학자와 삐딱한 법학자 형제의
김대식.김두식 지음 / 창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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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인 형 김대식과 법조인 출신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동생 김두식. 엘리트주의를 비난하는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사실은 우리 기준에서 보면 최고의 엘리트 형제이다. 자신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한풀이라면 그 또한 감정 섞인 질시, 패배감으로 폄하될 수 있지만 이미 어느 정도 누렸고 누리고 있다고 보이는 이들이 그러한 것들을 솔직하게 비판하는 모습은 가식으로 비칠 우려도 있지만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형과 동생이 만났다. 형은 진영 논리에 거부감을 나타내지만 자신은 어느 정도 보수이고 동생은 진보라는 시각에서 오늘날 대학 사회에서의 유학파 교수들의 득세와 특목고 위주의 비평준화 정서를 가차없이 비판한다. 진보 진영이 엘리트주의에 물들어 무지 몽매한 민중들을 개안시키려는 듯한 그들의 하향주의적 제스처에 일침을 가하는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형이 비판하는 것은 진보주의 그 자체가 아니라 진보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자신들이 누리는 것들을 정당화 하는 집단의 해악이다. 동생은 주춤한다. 보수를 자처하는 형은 결국 진보진영도 그들의 엘리트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터라 '평등'을 아는 그들이 마치 '평등'을 모른다고 속단하고 덤벼든 사람들 앞에서 실질적 '평등'을 저어하는 그 위선적 작태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하는 대목은 오늘날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의 모순을 뼈아프게 일깨우는 것이다.

 

해외유학이 명문대 교수 임용의 필요 조건인 것처럼 인식되어 있는 교수 임용 과정에 대한 비판은 지나치게 중언부언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인데 그것에 대한 무게중심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장원급제 식의 입시 제도가 진정한 장인을 발굴하는 데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오늘날 입시 제도의 복잡함과 특목고에 대한 특혜가 평준화를 무너뜨리고 가진 자의 자식들한테 유리한 쪽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이는 오늘날 각계 각처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기고 세대들의 또다른 후계자들을 키우는 역할과 다름 아니다. 형제의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 실질적 평준화가 시행되었던 시간은 아주 잠깐이었다. 학력고사 같은 계량화가 쉬운 시험으로 줄을 세우는 것이 기회와 평등 측면에 더 호의적인 것인지, 학업 성적 이외의 것들의 변수의 여유를 더 주는 것이 그러한 것인지에 대한 결론은 아주 미묘하고 속단하기 힘든 부분인 듯 하다. 다만 평가 척도를 다양화하고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그 기준들과 척도들을 충분히 이해하는 데에도 노력과 비용을 요구한다면 어불성설인 것만은 분명하다. 학력고사로 갑자기 다시 회귀하는 것도 그렇다고 이러한 복잡한 입시 전형을 유지하며 요리저리 허술한 구멍을 뚫어놓는 것도 답은 아니다. 다만 적어도 소수의 이미 가진 자들이 또 누리는 자들로 둔갑하는 통로로 입시 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감시하고 살피는 노력만은 죽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괴짜 물리학자와 삐딱한 법학자 형제의 공부논쟁'이라는 표제는 어떤 확실한 결론이나 대안을 향해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누렸던 것들에 대한 허심탄회한 자성과 비판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사회 전반의 불평등적 요소를 자각하고 돌아볼 수 있게 하여 유익했고 되도록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했던 형제의 노력과 재기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오늘날 교육 제도와 대학 사회가 암암리에 엘리트주의에 물든 이들이 '평등'이라는 커다란 우산으로 교묘하게 자신들의 배다른 자식들을 양성하려는 통로로 이용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깊은 통찰과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도덕성의 토대와 인본주의의 기반도 갖춰지지 않은 토양에서 보수냐, 진보냐를 논하고 자신의 정치적, 사회적 성향을 가늠하는 것은 사치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버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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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신승철 외 옮김 / 열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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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십대의 K는 세속적인 잣대를 들이밀면 퍽 성공한 축에 속한다. 그런 그가, 무신론자에 가까운 그가 정성들여
성경을 필사하는 장면을 우연찮게 보게 된 제자는 당돌하게 물었다.
"교수님, 신이 있다고 믿으시는 겁니까, 믿고 싶으신 건가요?" 그는 후자에 가깝다고 얘기했나 보다.
카톨릭 세례를 받기 위한 예비자 교리 과정의 과제로서 성경필사를 시작한 그의 모습은 낯설었다.
무신론이 갑자기 신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희구로 변모하기까지야 그 세세한 사정을 헤아릴 수는 없었지만
인간의 세속적인 성공의 마침표가 또다른 문장을 불러오는 그 길목에 선 K의 모습을 지울 수 없었다.

누군가의 삶의 고통에 대한 호소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 내 인생의 책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을 추천합니다."  나는 힘든데 누군가는 주제넘은 충고대신 책을 권한다.

이 책이 오는 길은 멀었지만 어떤 운명 같은 것이 있었다. 누군가가 추천했고 또 누군가가 동조했을 지 모른다.
어디에선가는 꼭 불쑥 이 책의 표지가 튀어나와 뒷덜미를 붙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멘토마냥 이 책을 찬양했다.
그래서 영적인 지도자라 자평하는 어느 사이비 교주의 설교집 정도 되는 줄 알았드랬다. 

저자 스캇 펙은 정신과 의사다. 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경도되지도 않았고 기독교 교리로 교묘하게 자신의 얘기들을
포장하지도 않는다. 과학과 기적의 그 접점 어디엔가 그는 서 있다. 그러나 그는 영성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다.
독자는 이윽고 그에게 상담을 받는 한 명의 환자가 된다. 마침내 자신의 모든 결함과 상처를 이 세상에는 이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주치의에게 다 털어놓고 탈진한 상태에서 성장으로 향햔 도약을 내딛게 된다. 그러니 이 책은 반드시 무조건 읽어어 한다.
힘들다고 하면 과장이고 견딜 만 하다고 얘기하면 거짓말인 항상 그런 지점에 발 붙이고 있어야 하는 우리들이라면. 

삶은 고해다. 

이 책의 첫문장이다. 그것은 대전제다. 삶을 미화하지 않는다. 그 고해를 헤쳐나가는 실용적인 기술을 전파하겠다고 장담하지도 않는다. 문제 해결의 괴로움을 건설적으로 취급하는 기술 체계인 훈련을 하라고 한다. 달콤한 마시멜로를 조금 뒤로 미루어 놓듯 즐거움을 나중에 갖도록 자제하고 책임을 지고 진실에 헌신하고 균형을 맞추는 기술을 얘기하는 대목은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다만 시인 실비아 플러스의 얘기처럼 진공의 병 안에서처럼 자신의 악취나는 공기를 되풀이하여 호흡하며 점점 더 깊은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도록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지도를 내보이고 과감하게 수정해 나갈 것을 독려하는 부분은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우리의 부모가 세상 전부이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리 부모처럼 우리를 대우해 줄 것이라 여기던 바로 도수에 맞지 않는 안경으로 지금의 세상도 보고 있다. 이것이 전이다. 정신치료는 이 지도를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다시 시력검사를 하고 제대로 된 안경을 맞추어 써야 하는 그 너무나 당연하지만 번거로워 미루어 두었던 그 일을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얘기는 끊임없이 사랑에 빠져 상처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효한 전언이다.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고 자아의 붕괴가 아니라 자아가 확장되는 것이라고. 자신에 대한 사랑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은 사족 같다. 우리는 왜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 나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리고 마는 걸까. 사랑의 그 파괴적인 경향성은 마조키스트적인 자기희생의 망상과 맞물려 다분히 소모적이다. 그리고 깨닫는다. 사랑이 떠나고 간 그 자리의 흉물스러움에 몸을 떨며 이번 사랑은 가짜였으니 다음에 올 진짜 사랑을 기다리겠다고. 또 지난 번과 비슷한 경로를, 대상을 찾아 헤매며 끊임없이 사랑 그 자체에 빠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연민어린 집착에 중독된다. 그리고 나의 삶은 불운으로 가득 차 있다고 불평한다.

은총에 대한 얘기는 다분히 영성에 관련된 얘기다. 자기 향상과 영적 성장을 위한 그 노력의 지향은 하느님과 같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얘기하는 하느님이 반드시 기독교적 하느님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캇 펙은 심지어 칼 융의 집단무의식 개념을 차용해 온다. 그는 정신질환이 개인의 의식적 의지가 무의식의 신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할 때 발생한다고 덧붙인다. 여기에서 신은 일종의 신성으로 이해된다. 인간의 영적 고양의 그 지향점으로서 우리 인간 자체의 그 무한한 잠재 능력에 대한 완전한 신뢰에서도 신은 발현된다. 그러니 그의 신은 인간의 그 완전함으로의 열린 가능성에 대한 전적인 믿음과 다름아니다. 무신론이어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사랑이다. 나 자신과 타인의 성장을 배려한 그 무한하고 조건없는 사랑과 믿음. 무엇보다 그 근시안적이고 순간적인 그 허약한 욕망들을 향해 뻗어 있는 촉수들을 거두고 영적인 성장을 향해 전진하려는 그 진화선상에 나를 두는 것. 끊임없이 소비적인 본능에 몸을 내맡기려는 그 관성에 역행해 성장하고 단발적인 본능들을 억제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또다른 본능에 귀기울이는 것. 전체의 일부로서의 자아의 그 연결지점을 의식하는 것.  

임상의로서 삶 전체를 영성과 연결짓는 통찰의 시선까지 나아간 그의 얘기를 듣는 시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치유의 과정이었다. 나의 우울로 얼룩져 어룽대던 세상이 갑자기 말끔하게 닦여 그 청명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여 보여 줬다. 순간의 착시일지라도 이런 착시는 대환영이다.  우리는 걸었고 지금도 걷고 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이런 책을 반드시 어떤 길목에서 건네받아야 한다. 그래야 덜 후회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항상 더 현명하고 더 친절하니 그의 손을 잡고 걸으면 훨씬 덜 힘들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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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3-0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꽤 두텁던데,, 다 읽으셨단 말입니까.. ㅠㅠ
전 저 시리즈 3권 사놓은지가 어언 2년.. 아직도 손도 못 대고 있어요. 아우 창피.

그나저나 블랑카 님의 글은 읽을 때마다 생각하는거지만, 정말 흡입력있으시군요. 부럽습니다.

blanca 2010-03-01 23:20   좋아요 0 | URL
시리즈 세 권 다 사놓으셨어요? 우와~ 근데 이거 생각보다 글자가 크고 들여쓰기를 많이 해서 잘 읽히더라구요. 상담에도 관련하여 아주 유용할 것 같아요. 덜 바쁘실 때 한 번 읽어 보세요~ 마녀 고양이님 서재로 놀러갈랍니다.

저절로 2010-03-0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님께만 오면 질러요.두텁다는 대목에서 망설였지만 지르게 해줘서 고마워요.제대루 지르면 넘 행복하단 거 벌써 알고계시죠?

글구, 제가 서재질 한거 얼마안돼 그러는데요, 어디 서재에 가보니 thanks to 해주시라 하던데, 뭐하는겐지 알아야 도움을 드리든 할거같아서요(이거, 쪽팔림 각오하고 드린 말씀이에요~)

blanca 2010-03-02 13:51   좋아요 0 | URL
저에게만 오면 지르신다니 ^^;;; 저는 중고로 구입했는데 에파타님도 한 번 찾아보세요. 알라딘 중고 서점. 그리고 Thanks To는 책 구입하실 때 그 상품의 아래 리뷰나 관련 페이퍼 하단을 클릭하시면 되요. 하는 사람은 마일리지를, 받는 사람은 적립금을 얼마 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여러 해 동안 서재가 있는지도 몰랐답니다. ㅋㅋㅋ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1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7월
구판절판


우뇌는 감성적.직관적.비언어적.시공간적이고, 좌뇌는 논리적.이성적.언어적.수리적.분석적인 틍징을 갖는다.-29쪽

두 돌쯤 된 아이는 다른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재미있어 보이면 서슴지 않고 그것을 빼앗는다. 상대방이 장난감을 뺏기지 않으려고 울어도 개의치 않는다. 자제력을 결정하는 것은 전두엽인데, 이 시기의 아이에게는 아직 전두엽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인내하고 참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34쪽

기분 좋은 것을 좋아하는 뇌는 또 한 가지 비슷한 특징이 있다. 뇌는 '긍정적인 생각'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신경회로를 활짝 열고, 새로운 회로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회로 간 흐름을 방해하거나 억제한다. 뇌는 부정적인 생각을 싫어한다. 서유헌 교수는 뇌에서 감정을 관장하는 곳 변연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변연계는 이성적으로 사고하거나 사건을 해석할 때 거치는 여과장치 같은 곳이다. 슬픔에 빠졌거나 우울증에 빠졌을 때는 부정적인 여과장치를 통과한다. 변연계가 부정적인 상태에 있는 사람은 사건을 자꾸 부정적인 쪽으로만 생각한다. 부정적인 사람과 대화하면 자꾸 부정적인 방식으로 작동되는 게 이런 원리다. 하지만 긍정적인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것은 변연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51쪽

아이의 애착 형성을 돕기 위해 다음 몇 가지 원칙을 기억하자. 첫째,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고 즉각적이고 일관성 있게 반응할 것. 둘째, 몸과 마음을 다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할 것. 셋째,신체접촉 놀이를 많이 할 것. 넷째, 엄마 스스로 자신감과 소신을 가질 것. 특히 넷째 항목은 엄마가 잊기 쉬운 부분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열두 번 자신의 행동에 회의와 의문이 든다. 하지만 아이를 부모만큼 오래 관찰한 사람은 없으며, 부모만큼 사랑스럽게 관찰한 사람도 없다. 아이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자료와 사랑을 가진 사람은 바로 부모임을 기억하라. -57쪽

피부의 신경세포는 풍부한 신경회로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피부로 전달하는 정보는 아주 미세한 자극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감각을 이용하는 것보다 금방 뇌로 전달된다. -59쪽

그런데 이 시기(만1~2세)는 뇌의 어느 한 부분만 발달하는 것이 아닌 만큼 한쪽으로 편중된 학습을 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언어 교육만 무리하게 시키거나, 그림책만 많이 보여주는 것은 두뇌 발달에 좋지 않다. 이보다는 하나를 가르치더라도 오감을 모두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62~63쪽

뇌에서 신체기관을 관장하는 부분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손을 관할하는 부위다. 따라서 세밀한 손작업을 많이 시키면 아이의 뇌도 함께 발달한다. (중략) 이런 식으로 왼손과 오른손을 모두 사용하면 좌뇌와 우뇌의 발달이 고루 이루어진다.-64쪽

만3~6세는 대뇌피질의 전두엽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다. 전두엽은 종합적인 사고 기능, 인간성, 도덕성, 종교성 등 최고의 인간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다. (중략) 세살배기의 뇌 활동량은 어른 뇌의 2배로, 이처럼 어른보다 바쁜 뇌활동은 아홉 살에서 열 살까지 유지된다.(중략) 아이의 뇌가 이토록 분주히 움직이는 까닭은 그만큼 연결해야 하는 시냅스가 많기 때문이다.-66쪽

서유헌 교수는 이 시기에는 전두엽의 기능인 사고와 정신 발달을 촉진하는 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많은 지식 정보를 입력하는 것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과는 붉다'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붉은 과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붉다고 모두 같은 색일까?' 등 아이의 사고가 커질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67쪽

아이들은 사회적 규약을 무의식적으로 배운다. 누구를 통해서일까?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굉장히 의미있게 받아들인다. 이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사실이다. 인간은 절대로 조작할 수가 없다. 가장 불행한 아이는 부모가 그 아이를 조작해서 만들어내려고 할 때 생긴다.-70~71쪽

사람의 뇌 중 전두엽에는 동기유발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와 공부와 지적 활동을 담당하는 부위가 있다. 그런데 이 부위 바로 밑에는 감정.본능을 관장하는 부위가 있어, 이 부위들끼리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면서 영향을 미친다. 동기유발의 뇌가 자극받으면 감정 기능도 영향을 받아 즐거운 기분을 발산하고, 이는 지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자극해 집중력이 향상되고 공부도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한다. 반면, 공부를 억지로 시키면 감성의 뇌가 위축되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기분이 나빠지면 스트레스가 쌓여 두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74쪽

반면 남자아이의 뇌량은 여자아이에 비해 좁기 때문에 좌뇌와 우뇌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그런데 감정의 뇌는 우뇌에 있고, 언어의 뇌는 좌뇌에 있다 보니 남자아이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102쪽

남자아이에게는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닌 '무엇을 할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느낌이나 감정을 물었을 때보다 스트레스를 덜 느낀다.-103쪽

여자는 감정을 관할하는 부위가 뇌 전체에 넓게 퍼져 있어 슬픔에 복받치면 다른 일도 모두 그 감정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남자는 복받치는 슬픈 감정을 느끼더라도 그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고 다른 일을 처리해 낼 수 있다. 남자의 경우 뇌의 한 부위에서만 감정을 관할하기 때문에 다른 부위가 기능을 할 때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114쪽

맞은 아이의 기분을 상상해보게 하면, 다른 사람을 공감할 줄 아는 여자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을 안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다르다. 공감을 유도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히려 짧게 "친구를 때려서는 안 된다"라고 따끔하게 말해주는 것이 낫다.(중략) 여자아이의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나므로 절대로 체벌을 해서는 안 된다. -133쪽

여자아이들은 언어나 소근육 운동과 연관된 뇌 부위가 남아보다 약6년 정도 빨리 발달하고, 남자아이들은 여아보다 목표적중이나 공간기억과 관련된 부위가 약4년 정도 빨리 발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136쪽

남자아이와 여아아이들의 망막은 서로 다르다. 여자들에게 많은 P세포는 색깔과 질감 식별에 유리하다. 남자들에게 많은 M세포는 움직임을 잘 포착하고 사물의 방향이나 속도를 잘 감지한다.-137쪽

여자아이들은 '밝고 화려한 색'에 시선을 뺏긴다. 그리고 이런 색감의 자극은 아이의 뇌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중략) 여자아이라면 입장 바꿔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중략)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하게 혼을 내야 한다. -165쪽

만3세 아이들은 현실과 환상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중략) 하지만 이것을 거짓말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이는 발달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271쪽

아이를 무조건 혼내는 것보다는 '왜'가 낫고, '왜'보다는 '어떻게'가 한수 높은 질문이다. "왜 안했니?"와 "어떻게 하고 싶니?", "왜 싸웠니?"와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줄 수 있겠니?", "왜 말 안 하니?"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니?" 두 개씩 짝지어진 질문 중 어느 쪽에 아이의 기분이 상하지 않을지 선택하기란 어렵지 않다. -315쪽

아이의 초기경험이 자존감을 세우는 데 긍정적이었다면, 그 아이는 자기 가치에 대한 느낌을 내면화해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 그는 집단생활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조금 좋지 않게 말하더라도 크게 상처받지 않으며, 삶에서 어려움을 만나도 잘 극복해 나간다. 하지만 초기 경험이 긍정적이지 않아 자기 가치의 내면화에 실패한 아이는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항상 타인의 행동과 반응에 신경 쓰는 것이다. -355쪽

부모가 아이에게 공감해주면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존감이 공감능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부메랑처럼 다시 부모에게 돌아온다. 공감능력이 높은 아이는 부모의 입장 역시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370쪽

구소련의 교육학자 안톤 마카렌코는 "한 인간을 최대한 존중해주면 최대한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377쪽

자존감은 자신에게 이미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과장해서 자랑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384쪽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한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아이를 대할 때 항상 웃고 애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 아이는 곧 그 모습을 자기 얼굴이 비친 거울로 받아들인다. 거울 속 모습을 보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이다. 자존감은 이렇게 형성된다. 순수한 애정만으로도 자존감이 형성될 수 있다. -400~401쪽

고대 중국인의 지혜가 담긴 <채근담>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일은 급히 서두르면 애매모호해진다. 느긋하게 늦추면 저절로 밝혀지니 조급하게 서둘러 분노를 사지 말라. 사람을 억지로 부리려면 순종하지 않지만 그냥 놓아두면 감화되는 수가 있으니, 심하게 부려 더 완고하게 만들지 말라."-411쪽

일부러 한 일이 아니라 우연히 실수를 저질렀다면,(중략) 이 때는 말을 줄임으로써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보자. 속으로 열만 세면 벼락같이 화를 내며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는 말을 쏟아내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이가 우연히 잘못을 했을 때는 잘못된 행동을 말하기보다 그런 다음에 해야 하는 일을 말해 주는 것이 좋다. -4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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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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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 심리적인 원인은 다양하지만 모두 공통점이 있다. 전형적인 형태의 불행한 인간은 어린 시절에 정상적인 만족을 누리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결국 그는 어느 한 가지 만족을 다른 만족보다 소중하게 여기게 되고,자신이 이룬 성과에 대해서도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는 활동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과소평가하면서, 인생을 외골수로 몰아가게 된다.-24쪽

나 자신도 모든 것이 허무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나는 어떤 철학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떤 행동의 절박한 필요에 의해서 그 기분에 벗어난다. 만일 당신의 아이가 아프다면 당신은 불행하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32쪽

모든 종류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올바른 방법은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그러나 매우 집중적으로 그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두려움에 대하여 친숙한 감정이 생기게 된다.이러한 친밀감이 생기면 마침내 두려움의 칼날은 무뎌지고,모든 문제가 따분한 것이 되고,두려움에서 벗어나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중략) 어떤 문제든지 자신이 떨쳐버리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섬뜩한 마력이 힘을 잃게 될 때까지 보통 때보다 훨씬 강도 높게 그 문제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86쪽

사실 질투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나 일종의 나쁜 버릇이다. 질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사물 사이의 관계를 통해 보려는 데서 생긴다.-97쪽

어떤 사람이 직접 겪은 한 가지 사실은 그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수많은 문제들에 비해서 그의 마음 속에 훨씬 깊게 각인된다.이로 인해서 이 사람은 잘못된 균형감각을 가지게 되고,일반적인 사실보다 예외적인 사실에 지나친 중요성을 부여하게 된다.(중략) 우리가 남들에게 유익할 거라고 믿는 어떤 행동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권력욕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126쪽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을 해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당신에 대하여 골몰하고 있다고 상상하지 마라.-128쪽

다른 사람이 당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은, 당신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에 비해서 훨씬 적다는 점을 깨달으라는 것이다.-133쪽

대중에게 관대한 태도를 기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참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의 수를 늘려서, 그들이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데서 으뜸가는 즐거움을 찾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150쪽

보로의 <<로마니 라이>>를 읽어본 독자는 그 소설의 주인공을 기억할 것이다.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한동안 인생의 허무를 느꼈다. 하지만 찻잔과 차 상자에 쓰인 한자에 흥미를 가지게 된 그는 한문을 배울 목적으로 프랑스어를 배운 다음,프랑스어로 된 한자 문법서의 도움을 받아가며 한자를 해독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인생의 새로운 흥밋거리를 갖게 되었지만, 한자에 대한 지식을 다른 목적을 위해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178쪽

결국 이 여성은 엄청난 양의 자질구레한 일들에 치이게 되고, 얼마 가지 않아 모든 매력을 잃고 지성의 4분의 3을 잃게 된다. 그렇게 살면서도 매력과 지성을 잃지 않는 여자가 있다면 퍽이나 운이 좋은 여자다. (중략) 자녀들과의 관계를 보면, 이 여성은 자녀를 위해서 자신이 치러야 했던 여러가지 희생들이 마음에 남아 있어서 지나친 보상을 요구하게 되기 쉽다. (중략) 여성이 겪어야 하는 부당한 대접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가족들 옆에서 충실하게 의무를 수행한 대가로 가족의 사랑을 잃게 되는 것이다. -204,205쪽

이 세상에서의 삶을 행복하게 영위하려면 반드시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은 곧 인생의 막을 내릴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최초의 세포로부터 멀고 먼 미지의 미래로 이어지는 생명의 흐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다. (중략) 미래에 확고한 흔적을 남길 만큼 위대하고 뛰어난 업적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을 통해서 이러한 감정을 만족시킬 수 있지만, 특별한 재능을 갖지 못한 남녀의 경우에는 자녀를 통해서만 이러한 감정을 충족시킬 수 있다. -213쪽

임신 후기와 수유기에는 어렵겠지만, 생후9개월이 넘은 아가가 어머니의 전문적인 활동을 막아서는 거대한 장벽이 되서는 안된다. 사회가 어머니에게 자녀를 위해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희생을 요구한다면, 유별난 성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 어머니는 자녀에게서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상을 받고 싶어할 것이다. 헌신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어머니는 자녀들에 대하여 유달리 이기적인 경우가 많다. 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일부분일 뿐인데, 그것을 인생의 전부로 여긴다면 만족을 얻기 어렵고, 또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는 욕심 많은 부모가 되기 쉽다.-221,222쪽

위대한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우주의 구석구석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어놓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인간적인 한계가 허용하는 것만큼 올바르게 자신과 인생과 세계를 바라볼 것이다. 그는 인간의 생명은 짧고 하잘것없지만, 인간 개개인의 정신에는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이 집약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며, 세계를 반영하는 정신을 가진 인간은 어떤 의미에서 세계만큼 위대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는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에게 늘 따라다니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강렬한 기쁨을 느낄 것이며,표면적인 생활이 갖은 곡절을 겪는다고 해도 깊은 본질에 있어서는 늘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244쪽

그러므로 우리는 결코 인생의 폭을 협소하게 제한해서는 안된다. 인생의 폭이 협소할수록, 우연한 사건이 우리 인생의 모든 의미와 목적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되낟.-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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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전방위적 지식인 정약용의 치학治學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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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홀릭은 계속된다~ 

까면 깔수록 나오는 속살의 싱그러움이 극치이고, 그 싱그러움은 가볍지 않고 진중한 무게감까지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 그는 다산선생이다. 또한 그의 저작이 600권이 넘으니 그 또한 계속되는 천착이 가능케 함이 말해 무었하랴.. 

사람을 좋아하고 그 사람에 빠지다 보면 어느 선에선가는 분명 환멸의 소재와 맞딱뜨리게 된다. 그라시안인가?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으나 유명한 철학자도 아무리 존경스러운 사람도 가까이 있다 보면 환멸을 느끼게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다산선생만은 예외로 하고 싶다. 물론 나는 그의 현손도 아니거니와 그를 대면할레야 대면할 수도 없지만, 계속되는 그에 대한 독서가 더해갈 수록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가 아닌가 싶게 하니 근거가 없다고 빈정대지는 마시기를... 

이 책 페이지의 압박이 대단하다. 저자는 국문학과 교수이고 안식년 동안 방대한 다산의 수많은 분야에 걸치 방대한 저작을 체계화해 그의 지식경영방법을 서술했다. 이 책 자체가 사실 다산 선생의 지식경영 방법의 완결된 예증이 아닌가 싶다. 저자 또한 이를 인정하고 있다.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는 '휘분류취법' 및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는 '촉류방통법'이 그중 핵심 적용 방식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정약용 선생의 지식경영 방식이다. 다시금 돌아가서 페이지의 압박을 뛰어넘는 이 책의 매력은 지금까지 나온 다산 선생 관련 서적들이 전체를 조망하느라 지나치게 개략화되는 경우이던가, 아니면 한 분야에 천착하여 그에 대한 통합을 방해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면, 그 둘의 극단을 적절히 조화시켜 현명한 중화를 이루었다는 것과, 저자의 문장력이 어우러져 표현이 유려하고 독자에게 활짝 열려 있다는 점이다. 

다산선생의 수많은 연구 성과가 사실은 그의 수많은 제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일을 분담하고 그것을 전두지휘하고 감수하는 완벽한 통합의 역할자로서 그가 우뚝 자리했었다는 데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특히 양반출신이 아닌 황상과의 만남과 해배되어 고향에 돌아갔음에 연락하나 없던 제자가 죽기 직전 다산을 찾아와 혼수 상태에서도 교유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다.  

다산에게 놀라운 점은 현대의 엑셀 개념이 그의 머리의 얼개였다는 점이다. 엑셀 작업 방식이 그의 머리에 입력되어 수많은 복잡한 자료들을 하나의 표로 가공하여 체계화한 그의 사례는 능력있는 인재가 어떻게 주어진 과업을 완성하는 지에 산 표본이 아닐까 싶다. 또한 문신이 화성축조당시 거중기를 비롯 수많은 기계들을 직접 설계했다는 사실은 그가 전인교육의 완벽한 표본임을 또 실증하고 있다.  

이 수많은 장점의 백미이자 정수는 그가 가진 기본적으로 풍부한 정서와 (특히나 세검정의 물구경을 위해 비를 맞으며 벗들을 소집하는 장면은 극치임.), 가슴절절한 애민정신이다. 그렇기에 그는 잘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훌륭할 수 있었다.  

나도 그의 제자가 되고 싶다. 대체 체계화와도 거리가 멀고, 문장력도 빠져 어느 분야에 쓰임을 받을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다산 선생에 대한 절실한 동경만으로 그의 제자가 될 수 있다면...아마 1등이지 않을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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