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8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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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게 어떤 것을 맞닥뜨리게 될 때가 있다. 무언가 아주 기묘하고 신비로운데 그렇다고 나와 동떨어진 것 같진 않다. 그러니 섣불리 알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게 된다. 

바로 이 책이 그러했다. 굉장히 사변적이고 막연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 보이지 않는 상상의 도시들에 대한 얘기는 오히려 굉장히 구체적이고 사람들의 기본 정서에 와 닿아 있다. 마르코 폴로가 자신이 사신으로 방문했던 도시들을 타타르 족의 황제 쿠빌라이 칸에게 묘사하는 것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그래서 고전이 된 것 같다,고 수긍이 가는 책이다. 

   
 

 책장을 넘기듯 시선이 거리를 훑고 지나갑니다. 도시는 폐하께서 생각해야 할 모든 것을 말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되풀이하게 합니다. 폐하께서는 자신이 타마라를 방문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그저 도시가 자기 자신과 각 부분들을 정의하는 이름을 기록하고 계실 뿐입니다.

 
   

 

'도시와 기호들 1'이라는 표제하의 이 대목은 우리가 사물을 인식할 때 결국 그것을 자신만의 경험과 인식의 기호로 덧씌워 재해석함을 알려준다. 우리는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투사하여 읽는다. 특히 여행지에서 그러하다.  

   
 

 여행자의 과거는 그가 지나온 여정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하루가 덧붙여지는 가까운 과거가 아니라 아주 먼 과거를 이야기하고 있다. 매번 새로운 도시에 도착할 때마다 여행자는 그가 더 이상 가질 수 없었던 자신의 과거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더 이상 그 자신이 아닌 혹은 더 이상 소유할 수 없는 것의 이질감이, 낯설고 소유해 보지 못한 장소의 입구에서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것들까지 결정하고 만다. 우리는 새로운 장소에 발을 딛고 좀전까지의 나를 털어 버리려 하지만 결국 이동은 또다른 나의 삶이었을 수도 있을 것들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 기시감. 그것은 어떤 막연한 전생의 기억이 아니라 과거의 가능성을 더듬어 보는 경험이기도 하다. 나는 여기에서 그로 살아갈 수도 있었다,는 잃어버린 가능성은 영원히 오늘의 나를 매혹한다. 

수많은 관념과 상상들이 도시로 체현된다. 여기가 지겨울 때 체스 판을 이동하듯 끊임없이 옮겨 다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도시, 관계들을 나타내는 방식을 흰색과 검은색의 실로 엮어 걸어 놓다 너무 많이 걸려 있어 그 사이로 지나다닐 수 없게 될 때 떠날 수 있는 도시, 위선자 역, 식객 역 등 수많은 역할을 바꾸어 가며 대화 속에 살다 퇴장하게 되는 도시, 산 자들의 도시, 죽은 자들의 도시, 태어날 자들의 도시 등 삶과 죽음과 관계와 이동이 혼재되어 있는 그 공간들의 설정은 마치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구체화한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언어와 욕망을 손 안에 쥐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실 언어의 속임수와 욕망의 무분별은 우리를 포박하고 유린하고 있다. 결국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란 우리의 과거, 욕망, 기억이 우리가 보고 경험하고 느끼고 듣게 되는 모든 것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깨달음의 은유다. 

   
 

 하지만 제 말을 듣는 사람은 자기가 기대했던 말만을 간직할 것입니다.<중략> 이야기를 지배하는 것은 목소리가 아닙니다. 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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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9-1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독특하다면서여?
나두 블랑카님처럼 고전 좀 읽어야 할건데... 맨날 머하는건지. ^^

blanca 2010-09-16 22:26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은 또 다른 분야에 빠삭하시잖아요. 저는 요새 민음사 문고 좌르륵 꽂아놓고 혼자 흐뭇해 하며 웃는 재미로 ㅋㅋㅋ

2010-09-16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6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0-09-16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멋진 책이죠~ㅎ 세계 3대 환상문학가로 꼽히는 이탈로 칼비노의 숨은 명작입니다~ 칼비노 책 중에서 저는 이 작품을 제일로 칩니다~ 워낙 독특해서요~ 소설읽기가 시큰둥할 때 지인이 던져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리뷰를 블랑카님의 서재에서 다시 볼 수 있다니, 기쁘기 그지 없군요!

리뷰 잘 봤어요~ 저도 이 책의 리뷰를 작성하려고 했는데, 계속 시간에 쫓겨 아직도 못쓰고 있습니다..ㅎ

혹시 이 작품으로 칼비노의 작품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우주만화>도 강추드립니다

blanca 2010-09-17 19:51   좋아요 0 | URL
세계3대 환상문학가는 누구누구가 있을까요? <우주만화>요? 우아, 이런 소설을 쓴 칼비노가 그런 소설까지. 여기에서도 칼비노의 기가 막힌 상상력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기는 하지만 더욱 기대되는걸요.

2010-09-19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0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9-20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 때문에 보름달을 보기는 어려울 듯하지만 그래도 즐겁고 여유로운 한가위 보내세요^^

blanca 2010-09-22 14: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후와님도 즐거운 명절 되세요. 좋은 글 저녁에 찬찬히 읽어 볼게요^^

후애(厚愛) 2010-09-21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놀러왔어요.
즐거운 추석 잘 보내세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blanca 2010-09-22 14:08   좋아요 0 | URL
후애님~ 안그래도 오늘 라디오에서 외국에 사시는 분들이 추석맞아 보낸 사연들으면서 후애님 생각했어요. 후애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세요.

2010-09-24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4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0-09-25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이지 않는 상상의 도시들이라.....궁금해 집니다.
위대한 개츠비 읽고나면 도전해 볼까봐요.
저두 민음사 문고 좌르륵 꽂아두고 싶은 욕심 땡기는 중입니다. 곧 아이들이 읽겠죠.

blanca 2010-09-25 22:31   좋아요 0 | URL
세실님! 위대한 개츠비 읽고 계세요? 어느 출판사로 읽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분량이 많지 않아 부담없이 읽기 좋아요. 민음사는 결국 한꺼번에 사는 것이 차라리 나았을 수 있을 지경까지 갈 것 같아요^^;;

세실 2010-09-26 06:48   좋아요 0 | URL
당연히 민음사^*^

[그장소] 2015-01-15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을 보고는 아..지난 시간의 기록이구나..하면서..칼비노...언제 메모했는지..머릿속을 뒤적뒤적..2012년쯤..낭만주의와 판타지의 뿌리 였나..동시에 카뮈 반항하는 인간과 같이 메모한 기억이..나는데..ㅠㅠ 사서 소장하고 싶은 책였다고..기억해요. 아..메모지 찾아내야
겠네ㅛ

blanca 2015-01-16 22:03   좋아요 0 | URL
와, 그장소님, 저도 지금 이 책이 가물가물해요. 벌써 4년도 더 전이에요. 흑, 시간의 흐름이란 게 참 놀랍기도 하고 이런 옛글에 그장소님의 현재 댓글을 보니 표현하기 힘든 뭉클함이 있어요.

[그장소] 2015-01-1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보고 놀란걸요..결국 온.약 봉지를 다 뒤졌는데도..칼비노를 메모해둔것은 못찾고..ㅠㅠ;찾으면..신나게..아는척 하려고 했는데..속상했다는..!^^ 아하핫..요술 키보드예요..분명..글자확인을 해도...번번히 오탈자를 중간에 턱~하니..
심어놔요..꺼진불도 다시봐..그러는 모양..ㅎㅎ

blanca 2015-01-16 22:09   좋아요 0 | URL
와! 신기해요! 실시간 댓글이에요. 그장소님!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메모.

[그장소] 2015-01-16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쵸? 아까워요..제목만 보고는 ㅋ 음..긴가민가..하는건..봤다고 못하겠더라고요..그래서 첨엔 안본걸로 체크했거든요...그러다..후애님과의 대화내용 시간을 보니..현재형이 아닌거라..아!했죠..예전거구나..!^^
번호 상 거의 안보고 지날순이 아니더라는..
 
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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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놀라움을 준다. 이 단순한 문장이 사실은 가장 솔직하고 빈번하게 나오기 힘듦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경이로웠다. 이런 것이 소설이다,라고 어설프게 엮은 기존의 빈곤한 인식의 틀을
달려들어 해체해 버린 작품이다. 

일관된 화자 대신 두 사람의 대화로 전개된다. 작가가 친절하고 성가시게 개입하는 대신 오직 두 사람의 말,
그것도 영화 얘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텍스트의 변주가 주다. 아, 맞다. 작가는 각주로 개입한다. 감방 안에서 만난
동성애자와 정치범의 대화에서 기습적으로 삽입되는 동성애에 대한 철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고찰은
그 진지함이 외려 엉뚱한 배경음악 같은 것으로 변환된다. 똥을 싸네, 마네 하는 본능적 대화 밑에서
프로이트의 <다형적 도착증> 같은 것이 진지함을 가장하고 사뭇 언급되는 것은
사실 교묘하게 작가가 화자로서 개입하는 장치로 판명된다. 
그는 짐짓 동성애자에 대한 다양한 시각, 심리학적 생물학적 고찰을 학문적 권위에 기대어 전달해 주는 역할로 만족하는 듯하지만 작가가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필연적인 연계가 없어 보이는 각주를 부지런히 덧붙이는 행위는 그 자체로 무언가를
은근하게 조롱하고 빈정거리는 듯한 속내를 흘리는 것 같다. 성적 소수자를 이해해 주려는 듯한 각종 학문적 접근이
그들을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메스로 난도질해 그럴듯하게 도식화한 것에 대한
희화화다. 그러니 각주는 그 내용을 담은 틀이상으로 이해되어야 마땅하다.
 

<거미여인의 키스>라는 제목은 미성년자 보호법 위반으로 구속된 동성애자 몰리나가 게릴라 활동을 하다 구속된 발렌틴에게
자신이 본 영화 여섯 편을 마치 거미줄을 뜨듯 자신의 삶과 생각, 느낌 등에 엮어 교묘하게 변형, 재창조하여 들려주며
발렌틴에게 접근해 가는 과정의 상징을 지니고 있다. 캣피플, 독일나치선전영화, 좀비 영화 등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문자 텍스트와 영화의 이미지가 혼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결국 작가가 얘기하고 싶었던  
사회의 거대 헤게모니의 담론에 좌지우지되는 인간의 본질을 규정짓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마침내 경직된 틀을 해체해 버린다. 성적 기호, 정치적 가치관,  이런 껍질을 벗겨 버리고 나온 속살에 가닿는 작가의
시선은 결국 존재 그 자체를 향한 긍정으로 귀결된다. 이토록 단순하고 이토록 명료한 진실에서 항상 멀어져만 가는
그 비극적 관성을 직시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순간 존재가 꽉 차는 환각을 느끼게 된다.  한계를 아는 것은 그래서 마력을 지닌다. 그 한계를 밀고 나가야 할 것 같은  부책감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지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가로 출발한 작가의 전력을 바탕으로 한 역동적이고 허를 찌르는 전개가 독자를 단숨에 흡입해 버린다. 재미도 있고 깊이도 있는 소설은 기대나 선전만큼 흔하지 않다. 적당한 중량감을 유지하며 책장 넘어가는 속도까지 배려한 듯한 능력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헐리우드에서 브로드웨이에서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연극이 성공을 거둔 저력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고 그런 도식에 의해 잘 짜여진 예의바른 소설에 식상했다면 당장 마누엘 푸익을 접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스피아민트껌을 씹은 기분에 소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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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08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피아민트 껌을 씹은 기분'이라니, 너무 멋진 제목이에요!
저는 지금.. 단물 다 빠진 흐물흐물한 껌 씹는 기분이랄까요. [거미 여인의 키스]를 읽어줘야겠군요.

blanca 2010-09-09 12:11   좋아요 0 | URL
만치님...그럼 하루 빨리 이 책을! 저는 나름대로 아주 충격 받았거든요..이 책이 만치님 기분을 마구 띄워 드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 제가 아마존에 주문한 책 11월 달에 온대요. 이럴 수도 있나요?--;;

비로그인 2010-09-0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큼한 제목의 리뷰를 왠지 예전보다 더욱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차분한 리뷰 보면서 흠.. blanca님을 알듯 모를듯 아리송송 하네요 ㅋㅋ

blanca 2010-09-09 12:12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아리송송한 좀 더 나아가면 깨는 사람입니다. ㅋㅋㅋ 엉뚱하다는 평을 많이 듣고 살았답니다.^^;; 바람결님이 주의깊게에 따옴표를 다니 갑자기 긴장됩니다.^^;;

프레이야 2010-09-09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이 늘 리뷰 못지않게 흡입력 있다고 생각돼요, 블랑카님.
후레쉬민트 아니고 스피아민트인 거죠? ^^
이 책, 담아만 뒀는데 '소설'을 읽으려는 마음에서라도 해체된 소설을 얼른 읽어줘야겠어요.
늘 좋은 리뷰 감사해요.^^

blanca 2010-09-09 12:1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저는 제목 달기가 너무 어려워서 사실 어제도 이 문제로 페이퍼 작성해 보다 관뒀어요. 학창시절부터 글을 쓰는 것보다 제목을 다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거든요, 이런 저에게 이런 칭찬은 정말 힘이 됩니다.^^

다락방 2010-09-0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인줄 전혀 알지 못하고 읽었거든요. 그런데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영화 얘기를 해줄때, [캣피플] 얘기해주는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너무 좋아가지고 팔짝팔짝 뛰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캣피플]을 알고 있거든요. 봤거든요. 아주아주 인상 깊은 영화였거든요. 아직까지도 어떤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지요. 그런데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그 영화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뭔가 짜릿했어요!

blanca 2010-09-09 12:1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안그래도 저는 그 영화를 잘 몰라서 넘 아쉬웠더랬는데 그 영화를 알고 읽으신 다락방님의 감상은 도저히 못따라갈 것 같아요.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대충 받아들이는 것은 천양지차일테니까요.

마녀고양이 2010-09-09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은 리뷰예요.
블랑카님은 정말 나를 지름신으로 이끄는 재주 탁월하네요.
저런 소설인줄 몰랐어요.... 진짜 읽고 싶어지네요.

blanca 2010-09-09 12:15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하루키가 인터뷰에서 언급해서 사실 메모해 두었다 읽게 되었어요. 마녀고양이님도 너무 좋아하실 것 같은데..참, 오늘이 그날이신가요? 광화문연가. 행복한 만남 되시기를. 후기 기다릴게요.^^

양철나무꾼 2010-09-0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송병선 님이 어떻게 번역해 내셨을까 궁금했었는데요~
님의 리뷰를 보니,알 것도 같습니다~^^

blanca 2010-09-09 22:28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은 알고 계셨군요...번역에 에로가 참 많았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번역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요즘들어 그 어려움과 기여하는 바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아요.

... 2010-09-09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가지고 있는데 스파이트민트껌을 꼭 씹어봐야 할 것 같아요^^ 이 소설은 영화도 있고 뮤지컬인가 연극으로도 공연되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blanca 2010-09-09 22:29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리뷰가 완전 극찬 일색이라 사실 더 망설였는데 참 읽다가 이 작자는 ㅋㅋㅋ 천재구나, 싶더라구요.

기억의집 2010-09-09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 고등학교때 스크린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라울 줄리아하고 윌리엄 허트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때만 해도 라울 줄리아는 이 영화로 대박 떳고요. 윌리엄 허트는 그 전에 보디 히트란 영화에 나왔는데, 그 때 그의 연기 정말 맹하니 잘하더라구요. 지금은 거의 기억에 나지 않지만, 이 영화 우리 나라에서 처음엔 상영금지였나 그랬을 거에요. 동성애때문에. 그러고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개방이 많이 되어진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근데 덧글 읽다가 봤는데, 아마존에 주문 한 책이 그렇게 늦어요? 대체로 한달 안에는 오던데.

blanca 2010-09-09 22:30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저는 모르는 배우인데 재미나요. 그랬군요! 저도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주문한지 열흘 되니까 선적했다고 참 11월달에 도착할 수도 있다는 모 이런 --;; 거 참 카버 단편 하나 읽겠다고 욕 보고 있습니다.ㅋㅋㅋ 와도 사실 완전히 이해할지도 의문이지만. 절판된 책이라 도리가 없더라구요. 빌려서 볼 수도 있겠지만 원어로 도전해 보겠다고 결심한 바가 있어서요.

기억의집 2010-09-10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인터뷰에 꽂혔구나~~ 저도 하루키 인터뷰 읽고 카버를 읽어볼까,하는 중인데.. 하지만 전 지금 미미의 용서의 서도 중간밖에도 못 읽어서....

저 영화 구할 수 있을까요? 저는 라울 줄리아와 윌리엄 허트만으로도 저 영환 멋진 영화에요. 윌리엄 허트의 동성애자의 연기도 새로웠고요. 하여튼 저 영화 나왔을 때 말도 못 하게 떠들썩 했어요. 그 때만 해도 동성애코드가 일반적이지 않았기때문에. 라울 줄리아는 아담스패밀리도 나왔는데... 그 영화 못 보셨나요?

blanca 2010-09-10 21:59   좋아요 0 | URL
아담스패밀리를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아아아...조금씩 생각날 것도 같아요. 하루키.는 부러워요. 여러가지로..담 세상에는 그렇게 살아 보고 싶어요. 이 생과는 다른. 기억의집님 제가 담 세상에 태어나면 살고 싶은 인간형들이 있답니다.ㅋㅋㅋ 일단 남자로 태어나기로 했어요. 지금 읽어도 뭐랄까 급진적인 느낌이 남아 있는 거 보면 그땐 완전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한 느낌이었어요.
 
여명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7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송기정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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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당신의 삶에서 최악의 고비, 첫사랑의 단계를 지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존재의 가장자리가
칼날 같아서 당신의 여린 생살을 베히고 마는, 그래서 결국 피를 내고야 마는 그런 상처의 시대에도 마침표는 있다고
얘기해 주기를 바라나요? 그 황홀한 고통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버석거리는 끝은
결국 오고야 만다고 얘기해 버리고 맙니다. 

당신은 이미 결혼이라는 사회적 의례를 통과하고 희미한 열정의 끝을 가만가만 더듬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정의 거스러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나요? 

이도 아니면 당신은 이 모든 애조띤 열정을 담담하게 쓰다듬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늙어버렸을 수도 있겠군요.
근사하게 행복한가요? 사랑이라는 것과 무관한 삶의 느낌, 그 어떤 애욕과 열정의 가능성의 심지마저 이지러져 버린
그 시점에 서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이 책은 자신이 사랑의 '경박함'을 체화했다고 믿고 싶어하는 쉰 가까이 된 여자가 자신의 과거의 무모한 열정의
체현인 것 같은 젊은 남자 앞에서 뒷걸음질치고 그에게 맞춤한 또래의 젊은 여자에게 돌려 보내는 얘기입니다.
언뜻 들으면 통속적인 연애 소설 같나요? 하지만 이 책 속에는 삶과 어머니와 사랑에 대한 면밀하고 아름다운 통찰이
바람처럼 불어와 독자의 가슴 속에 스미게 만드는 마력이 있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신경숙 작가 덕택입니다. 그녀가 쓰고 싶었는데 왜 하필 콜레트라는 작가가 이 책을
썼을까, 했다지요. 이 책은 이백 페이지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얇습니다. 저는 솔직히 소설에 흠뻑 빠지는 타입이
아닙니다만 이 책을 읽으며 태어나 난생 처음으로 소설 앞에서 설레었답니다. 

놀라지 마세요. 이 책은 콜레트라는, 프랑스에서 국민들에게 '나의 콜레트'라고 불려질 만큼,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질 만큼 아낌없는 사랑을 받은 여류 작가의 자전적 작품이랍니다. 어떻게 시작하는 지 아세요? 바로 주인공이자
작가의 일흔다섯 살의 어머니가 딸의 두번째 남편의 초대를, 선인장 꽃의 개화 구실로 정중하고 귀염성 있게 거절하는
편지로 시작한답니다. 이 편지는 실제로 작가의 어머니가 사위에게 보낸 편지를 조금 개작한 것이랍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시작의 시작을 붙잡기 위해 늙어갈수록 더 일찍 일어나게 됩니다. 또한 그녀의 어머니는 이 작품 전체에서
그녀에게 나이들어가는 것은 스스로 부유해지지 않고는, 즉 재난도 상처도 다 그러모아 차곡차곡 쌓아가지 않고는
그리고 가끔씩 뒷걸음질쳐 그것을 완상하지 않고는 불가능함을 가르쳐 줍니다. 그녀가 젊은 남자에게서 뒷걸음질치고
만 것도 결국은 죽은 어머니가 사랑이 지나가며 그린 그 언제나 꼭 같지 않은 아라베스크 문양이 주는 애조띤 아름다움의
허무함을 상징했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사랑을 아는 자만이 사랑을 밀어낼 수도 있답니다. 거짓된 몸짓일지라도 우리는 그 사랑의 결 속에 일상이 스미면
그 황홀함이 어떻게 경박스러움과 무미건조함으로 변질되는 지 화석처럼 굳어버린 추억의 상흔만으로 유추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외쳐대는 그녀가 사랑을 거부만 한 것일까요?

여자들은 행복한 사랑을 해본 횟수만큼 많은 고향을 가지며, 사랑의 고통이 치유되는 하늘 아래서 매번 새로 태어난다.
-p.19 

행복한 사랑에서 우리는 명징한 존재의 순간을 체험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그렇게나 절절하고 생생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또 있을까요? 

행복한 사랑이 참혹한 결말로 종지부를 찍고 가슴 속 저 밑에서부터 수많은 유리조각들이 차 올라 나의 온 몸 속에 생채기를
그어대는 그 순간에도 우리는 역설적으로 살아 있음을 고통스럽게 느낍니다. 

그러나 그 사랑이 지나가고 난 자리, 꾸덕꾸덕하게 상처가 말라갈 무렵, 우리는 또 돌연 행복해집니다. 
이제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새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수많은 생명을 낳는 경계선일런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산고로 사랑의 완성을 낳는 것이 아니라 미완의 사랑이 남기는 가르침을 낳습니다. 

그것은 사랑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것만이 더 깊이 많이 존재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아닐까요? 

당신에게 이 책을 강권합니다. 꼭 새벽에 읽으시길 바랍니다. 그녀가 진부하다고 외쳤던 사랑과 모성애가
가장 덜 진부한 생의 현현임을 절절히 느낄 수 있도록. 

창백한 푸른빛이 방에 들어오는 그 순간, 이 책을 읽으며 마음껏 슬프고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잃고 눈물을 흘리며 이 책을 번역한 역자의 노고가 얼마나 아름답게 빛나는 지도
아울러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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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문학동네에서 왜 그리 탐나는 책이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 책 읽으면 이런 멋진 리뷰가 줄줄 나오려나요? ㅎㅎ
안 그래도 터져나가는 장바구니지만 한권 더 쏘옥 넣었습니다~

blanca 2010-06-20 22:05   좋아요 0 | URL
Manci님 안그래도 일본기행 잘 보고 있습니다. 저도 다담주 쯤 아마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탐나는 책이 너무 많아요. 장바구니는 터지라고 있는 거잖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6-2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서 콜레트가 알려진 것은 영화 '지지'덕이지요.80년대에 그녀 작품 몇개가 한권으로 묶인 번역본이 주우출판사에서 나온 적이 있습니다.신경숙 씨도...오...그렇군요.

blanca 2010-06-20 22:06   좋아요 0 | URL
노자님은 모르시는 게 없군요. 진짜. 안그래도 다른 책 읽어 보려 했는데 절판이랍니다.-..- 영어라면 우짜든동 시도라도 해보겠는데 불어 원서는 흑흑.... 영화 지지라구요? 한 번 찾아봐야겠군요.

프레이야 2010-06-2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의 매력적인 리뷰에 저도 장바구니행입니다.
보관함이 미어터지는데..ㅎㅎ
권유대로 새벽 창백한 푸른빛이 미끄러져 들어오는 순간에 꼭 읽어야겠네요.

blanca 2010-06-20 22:07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정말 번역도 너무 공들여 한 티가 나고 소설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자기고백서처럼 읽히더라구요. 삶은 전연 다르지만 거의 문체는 최명희 수준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근래들어 이렇게 놀라며 읽은 외국 소설은 정말 처음인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10-06-20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
입을 다물 수가 없어!
아~~~~

blanca 2010-06-20 22:08   좋아요 0 | URL
마기님! ㅋㅋㅋ 그저 감탄사로도 커뮤니케이션이 되네요.^^;;

마녀고양이 2010-06-2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장바구니에 넣어야게따.
그런데 어찌하면 블랑카님처럼 아름다운 리뷰를 쓸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합니다~ ^^

얼마 전 결혼한 사람들끼라 한 이야기,, 이제 남자 사냥 안 해도 되니 넘 편해.. ㅋㄷ

blanca 2010-06-21 12:30   좋아요 0 | URL
남자 사냥ㅋㅋㅋ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소개팅 해달라고 조르지 않아도 되고 감정싸움 안해도 되고...벌써 주변에도 미스가 없어지네요...대신 화제가 너무 한정되서 아쉬워요.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얘기 듣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는데...다 가족 얘기만 하게 되요. 여기서 마녀고양이님랑 노는 게 참 좋아요.

穀雨(곡우) 2010-06-2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잠이 많는 저에게는 무리군요...^^
블랑카님의 글은 금요일 밤마다 늦은 시각 방영하는 오늘의 영화같은 느낌입니다. 읽고 있다보면
"음...시간이 없더라도 이 책은 꼭 쟁여서 봐야겠군...근데 이 사람의 언어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지. 글에 무슨 유혹의 덫이라도 있는게야.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아무래도 이건 음모야 음모...^^)"
추천과 아울러 살포시 장바구니로...ㅋㅋ

blanca 2010-06-21 12:30   좋아요 0 | URL
곡우님, 댓글을 자꾸 다시 읽게 되네요....그저 고맙고 황송한 찬사입니다.^^;;

강래희 2010-06-21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ㅎㅎ 감탄~~^^
저 책 지난주에 12권 들였는데요,, ㅡㅡ
지금 적잔데 ..ㅡㅡ
그래도 저도 장바구니에 살짝 넣어볼까요?? 오오오

blanca 2010-06-21 21:44   좋아요 0 | URL
arcia님 분명히 좋아하실 거예요. 신경숙 작가의 감성과 통하는 지점에 있는 책입니다. 대문사진 보니 미인이시네요^^

후애(厚愛) 2010-06-22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보고싶지만 다음에 기회가 오면 꼭 봐야겠어요.^^

blanca 2010-06-22 21:05   좋아요 0 | URL
후애님, 한국에 오시면 제가 선물로 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2010-06-23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3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6-23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하게 두 번 읽었어요.
블랑카님은 글은 매력적이고 유혹적이에요.^^

blanca 2010-06-23 22:32   좋아요 0 | URL
두 번 읽으셨다니 긴장됩니다.^^;;

꿈꾸는섬 2010-06-24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읽고 싶게 만드는 리뷰네요. 저도 담아가요.^^

blanca 2010-06-25 20:34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이 댓글을 지금 봤네요. 책 분량도 얇아서 부담도 없답니다.^^ 전체가 시 같은 소설 이에요. 읽기에도 좋고...추천합니다.

자하(紫霞) 2010-06-25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들은 행복한 사랑을 해본 횟수만큼 많은 고향을 가지며, 사랑의 고통이 치유되는 하늘 아래서 매번 새로 태어난다.
사랑은 철학만큼 어려운 것 같아요~
멋진 리뷰이십니다!!^^

blanca 2010-06-25 20:35   좋아요 0 | URL
베리베리님, 퍼스나콘이 너무 사랑스럽네요. 세상에서 젤 어려운 게 사랑인 것 같아요. 가장 아름다운 것도요. 늙어도 죽음을 앞두고도 결국은 사랑한다,는 말이 남는 것 같아요.

2010-08-15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5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illyours 2011-03-0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아이엠러브>를 보고는 이 책이 생각나 바로 집어들었어요. 아, 이 근사한 책- 역자의 정성에도 감탄했답니다. 검색해보니 발자크 책도 번역하셨길래, 이제 그 책을 읽으려고요. 오래오래, 깊은 여운으로 남을 것 같아요. 급히 페이퍼를 쓰고 블랑카님 리뷰를 읽으니 두근대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참 좋습니다. 언제나 좋은 리뷰, 감사히 읽고 있어요 :)

blanca 2011-03-03 21:02   좋아요 0 | URL
moon님! 이 책 읽으셨군요. 정말 역자후기가 참 감동적이더라구요. 진정성 있는 자기 고백은 언제나 공감을 얻는 것 같아요. 발자크 책 어느 출판사 것을 번역하셨을까요? 민음사 것 저도 읽었는데 번역자가 누구인지 확인도 못했네요. 읽어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지요.

stillyours 2011-03-04 08:14   좋아요 0 | URL
문학동네 책이었어요 :) <루이 랑베르>
역자를 따라 다른 책을 읽게 되는 것도 참 신나는 일입니다!

blanca 2011-03-04 23:31   좋아요 0 | URL
아, 찾아 봐야겠군요! 발자크를 좋아하는데 게다가 번역자까지! 감사합니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조지 오웰 지음, 신창용 옮김 / 삼우반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호텔의 뷔폐 식당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동분서주하는 젊은 남녀의 시중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은 뭔가 모르게 불편했다. 그 불편함은 양 극단의 지점에 있었다. 하나는 과연 그들이 그렇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받는 서비스들이 그에 합당할 만큼 보이는 그대로 양질의 서비스일까, 하는 일종의 의심이고 다른 하나는 똑같은 인간들이 계층적 층위에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주고 받는 풍경에 대한 거부감이었다. 물론 그런 풍경이 그 두 집단의 전부를 표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순한 풍경에서 알레르기적 감상을 불러일으킨 나 자신이 감정적 프리즘을 들이대었을 여지도 있다. 여하튼 언제나 그런 풍경은 그 두 집단 어디에도 나를 제대로 놓아 볼 수 없을 만큼 불편하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의 첫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파리의 콕도르 거리에서 투숙한 여관에서의 생활과 고급호텔 접시닦이의 체험, 런던에서의 싸구려 간이 숙박소를 전전하는 부랑자 생활에 관한 소설이다. 그의 전매특허이다시피 한 르포르타주 형식을 띠고 있어 사실 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을 만큼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가난의 체험에 대한 보고서다.  

그의 글이 힘을 발휘하는 부분은 체험적 진술이 과장 확대되지 않고 건조하지만 성실하고 재기어린 문장으로 연결되는 지점이다. 삶의 복판에 흠뻑 빠져든 저자의 목소리는 작위성과 허술한 틈새대신 통절한 고백과 통렬한 비판으로 사무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고급 호텔의 그 빛나는 샹들리에 밑에서 나비 같은 드레스와 어린 아이 눈망울 만한 다이아몬드 반지에 휘감긴 금발 미녀가 마시는 칵테일과 그 건너에서 그녀를 위하여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스테이크를 써는 연미복차림의 신사 뒤에 43도 이하로 떨어져 본 적이 없는 후텁지근하고 불결한 지하실에서 하루에 다섯 시간만이라도 자보는 것이 소원인 접시닦이들이 미친듯이 설겆이를 해대고 서로 악다구니를 해대고 울부짖는 풍경을 보게 된다.   

그 안에서도 하나의 계층의 층위가 형성된다. 가장 덜 노예적인 노동자 같은 계층인 요리사와 고용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병리적 환상에서 자신의 노예적 기술에 자부심을 느끼는 웨이터들, 그리고 미래의 전망이라곤 없고 강력한 피로에 굴복하여 하루하루를 견뎌 나가는 것으로 삶을 밀고 나가는 접시닦이들. 이들이 바로 불충분한 인원으로(자본주의의 핵심이 아닐까?) 그 거대하고 복잡한 서비스 체계의 순환을 가능케 하는 주역들이다. 복잡한 서비스를 단순하게 완성시키는 비결은 바로 불결의 비밀스러운 혈관이다. 이들이 낳는 서비스는 보여지는 서비스이고 우리는 보여지는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한다. 우리는 더럽게 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했다,고 '나'는 고백한다. 호텔과 큰 음식점에서 100명이 200명에게 사치의 값싸고 조악한 모조품을 제공하기  위하여 악마처럼 고생한다는 대목은 우리가 흔히 누린다고 생각하는 서비스의 생득적 해악을 암시한다. 물론 1933년과 2010년의 시차를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은 하나의 사족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음을 누구보다도 우리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나 싶다. 인간이 인간에게 일방적으로 용역을(물론 물질적 대가가 수반되지만)제공하고 제공받는 이 시스템의 순환에서 정작 잘려나가는 것들에 대한 응시가 절실하다.  

그는 돈이 미덕인 시대(이것은 현대에도 유효하다.)에서도 유일한 가난의 미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바로 바닥까지 가 보는 그 절망의 심연이 주는 일종의 담담한 안도와 앞선 미래를 떠올리지 않고 그저 닥치는 대로 연명할 수밖에 없는 의외의 일상에 대한 깨달음이다. 가난은 미래를 전멸시킨다. 가난이 가장 슬픈 대목은 바로 이것이다. 생각할 시간이 없고 외부를 인식할 기회를 박탈당하다 보면 먼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하나의 불가능으로 다가온다. 가난의 표피적 이해의 껍질을 벗고 나온 저자의 진솔한 고백은 우리가 복지 정책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에 대한 하나의 단초를 제공한다. 또한 자선을 받는 사람은 거의 언제나 은인을 미워한다는 얘기는 자선의 과시적 풍모의 속물적 더께를 과감히 벗겨내야 함을 강변한다. 복지라는 것이 황공한 자선의 형태로 광고될 때 수혜자들이 정작 받게 되는 것은 하나의 온정적 혜택이 아니라 비열한 권력의 또다른 횡포와 다름 아닌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베풀고 고맙다는 인사치레를 의당 당연한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 기대에 섞인 불순한 구석을 자각하지 않으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진정한 공감과 이해는 요원한 것으로 되어 버린다.

현재로서는 가난의 언저리까지밖에는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돈에 쪼들리면서 확실히 배워둔 한두 가지는 짚어낼 수 있다. 나는 두 번 다시 모든 부랑인이 불량배 주정꾼이라고 생각하지 않겠고, 내가 1페니를 주면 걸인이 고마워하리라 기대하지 않겠으며, 실직한 사람들이 기력이 없다고 해도 놀라지 않겠고, 구세군에는 기부하지 않을 것이며, 옷가지를 전당 잡히지도 않겠으며, 광고 전단지를 거절하지도 않겠고, 고급 음식점의 식사를 즐기지도 않으련다. 이것이 시작이다.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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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1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치의 값싸고 조악한 모조품... 전 이 글귀가 현대 사회를 정확하게 보여준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넘치는 상품들. 옷, 가방, 가구, 신발, 심지어 책까지.

저 요즘 책 거의 못 읽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일을 벌여놨나봐여.. 미치겠어염. ^^

blanca 2010-05-18 16:44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래요. 진짜 고개가 끄덕끄덕해지더라구요. 마녀고양이님, 전 벌여 놓은 일도 없는데 책 읽는 시간을 시간이 참 없네요^^;; 요새는 왜이리 게을러지는지. 글자를 읽는 것도 귀찮을 정도랍니다.-..-

기억의집 2010-05-18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이 바로 저 밑바닥 생활 아닐까 싶어요.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전 조지오웰의 산문은 다 좋아요. 그처럼 간결하고 논리적이고 딱 부러지게 에세이를 쓰는 작가가 또 있을까요? 순식간에 읽어 치웠던 거 같아요. 그의 글이 님 말씀대로 과장되지 않아서 더 그런 것일까요?

blanca 2010-05-18 16:4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분도 저의 완소가 될 듯^^;;해요. 진짜 간명하면서도 또 재미있게 쓰는 그 능력이라니. 재간둥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0-05-1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일부가 예전에 고급영어독해집에 실렸는데 제목 번역이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이었어요.덕분에 따라지의 뜻을 알게 되었지요.

blanca 2010-05-19 13:48   좋아요 0 | URL
그랬어요? 알고 보면 옛날 영어 독해할때 명문들이 참 많았던것 같아요. 따라지 인생ㅋㅋㅋ 어감으로만 느끼지 말고 정확한 뜻을 한 번 찾아 봐야겠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5-19 19:06   좋아요 0 | URL
이호철 씨 소설에 월남한 따라지 인생 운운하는 장면이 있습니다.이 분이 월남자라서 그런 이야기는 실감나게 잘하지요.

루체오페르 2010-05-19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지다. 인간의 역사는 동서고금만 다를뿐 대동소이 하다는걸 느낍니다.

blanca 2010-05-20 13:43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님, 저는 이것 읽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인간이 느끼는 정서는 기본적으로 비슷한가봐요. 현실과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정말 신기했답니다.

순오기 2010-05-29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마이리뷰 당선작이네요.^^
블랑카님은 리뷰나 페이퍼 썼다 하면 당선작이군요. 축하해요!

blanca 2010-05-29 14:3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헤헤.그건 아니에요^^;; 주말 잘 보내고 계시죠?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요.

달팽이 2010-06-0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선을 받는 사람은 거의 언제나 은인을 미워한다...충격이네요
책읽는 것도 재밌지만 독후감 읽는 재미도 쏠쏠하네요ㅋ

blanca 2010-06-04 10:02   좋아요 0 | URL
그게 자선을 베푼 사람은 언제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조금 저자세에서 감격해주기를 바라는데 그런 심리까지 다 간파하나봐요. 그런 자선은 위선인가 봅니다. 야망의25시님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블린 사람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5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병철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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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직껏 어떤 여자에 대해서도 그 자신 이런 감정을 가져본 일이 없었으나, 그는 이런 감정이야말로 사랑에 틀림없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눈물은 더욱 글썽거리며, 희미한 어둠 속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무 밑에 서 있는 한 청년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자기라는 존재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뿌연 세계로 사라져가고, 그들 죽은 사람들이 한때 살던 현실의 세계 그 자체는 허물어져 점점 줄어드는 것만 같았다.
                                                                       - <死者> 중 

제임스 조이스의 초기작인 <더블린 사람들>은 더블린의 중하층 계급인들의 나른한 일상을 덤덤하게 스케치한 열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만큼은 그도 살아날 희망이 없었다.'로 시작하여 역시 '그의 영혼은 천천히 의식을 잃어갔다.'로 끝나는 이 단편집은 마치 의도적으로 죽음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문을 닫은 듯한 인상마저 준다. 제임스 조이스가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택한 것은 이 작은 도시가 마비의 중심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년시대, 사춘기, 성숙기, 노쇠기의 민중의 생활은 질벅거리고 침체되어 있으며 극적인 사건도 낭만적인 로맨스도 없다. 발전소 구경을 위해 학교를 빠지고 나룻배로 강을 건넌 소년들은 우연히 맞닥뜨린 노인의 삶의 체념을 들어주어야 했고, 하숙집 여주인이 딸과 맺어주려고 했던 손님은 비겁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 헤맨다. 개인은행의 출납계원은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 어설픈 로맨스를 만들어가다 짐짓 그 정열적인 움직임에 겁을 먹어 발을 뺐다 그녀의 부음기사를 읽고 외로움을 재확인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은 제임스 조이스가 인간 간의 소통 자체를 믿지 않는 것으로 대변된다. 그는 모든 인연은 설움으로 이끄는 인연이라고 얘기하며 운명에 거슬려 싸우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강변한다. 그의 메시지가 메타포에 실려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 작품으로 엘리엇도 극찬한 <사자>는 이런 그의 소통에 대한 불신과 운명앞에서의 인간의 무력함에 대한 사무치는 이해와 죽음에 대한 유리알 같은 통찰이 돌올하게 빛난다. 나머지 단조로운 단편들이 줬던 나른함은 이 작품 앞에서 서곡 역할을 했던 것으로 이해될 정도로 경이롭기까지 한 작품이었다.  

어셔스 아일랜드의 어두컴컴하고 초라한 집에서 늙은 모컨의 자매와 그녀들의 조카가 함께 연 댄스파티의 흥청거리면서도 아늑한 생동감들은 그 파티에 참석한 조카 가브리엘의 아내가 우연히 <오그림의 처녀>라는 민요를 듣고 황홀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에게 아내의 가치와 그녀와 엮은 추억들에 대한 영롱한 아름다움을 재확인하게 해줌으로써 절정에 달한다. 그러나 그의 이런 생각들과 기대는 하나의 착각이었음이 드러난다. 아내는 소녀시절 가스공장 소년공에게서 그 노래를 들었고, 고향을 떠나던 날 그가 아픈 몸을 이끌고 비를 맞으며 창문에 돌을 맞혀 자신이 왔음을 알렸던 추억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소년은 죽고만다. 아내는 첫사랑의 애달픈 추억으로 울먹인다. 가브리엘은 지금은 늙어버린 아내가 한때는 한 소년을 죽게까지 한 로맨스를 간직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찰나에 절절하게 스며 시간의 괴력 앞에서 스러지고 만다. 결국 시간의 횡포 앞에서 인간들은 모두 저마다의 오해와 착각을 품고 죽음의 장막 뒤로 퇴장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가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결국 다 그림자가 될 것이고 이런 인식을 하는 나마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자각은 삶 앞에서 몸을 떨게 한다. <안나 카레니나>에서 재력, 권력, 사랑 등 세속적인 기준으로 모든 것을 소유한 레빈이 그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광경이 찰나에 지나지 않으며 다 스러지고 말것이라는 것을 절절하게 인식하는 대목이 결말을 장식한 것은 제임스 조이스의 그것과 절묘하게 맞물리고 있다. 가브리엘은 아내의 사랑의 추억에 질투를 느꼈다기 보다는 비를 맞으며 눈물을 글썽이며 소녀를 기다리는 장면을 떠올리고 옆에 누워 있는, 이제는 결코 젊고 아름다워 그 때 그 소년의 사랑과 동경을 복원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아내의 모습을 서글프게 느끼며 죽은 자와 산 자 모두에게 덮이고 있는 눈이 내리는 소리를 듣는다. 죽음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얘기하며 이 오묘한 대구를 완벽하게 형상화해낸 작가에게 경외를 느끼며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의 마음에도 그런 절절한 추억이, 사무치는 사랑의 기억이 있나 싶어 들여다 보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내어 줄 수는 없다,는 작가의 얘기는 내 자신을 덜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젊은 날의 맹목적 믿음이 허무하지만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 같다. 회상 속의 사랑은 언제나 박제되어 가장 아름답고 처절한 모습으로 정지되어 있다. 돌아보면 그 자리에서 잡힐 듯 한데 이미 나는 그 때의 모습도 그 때의 투명한 감정들을 지니고 있지도 않다. 이 깨달음을 주렁주렁 달고 늙어가는 일은 그래서 언제나 조금 쓸쓸하다. <사자>를 읽기 위해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펼쳐 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 쓸쓸함과 잃어버린 순수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추체험이 오롯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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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0-05-0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느끼기에 알라딘에서 가장 글 잘 쓰는 작가 중의 한 분인 블랑카님, 잠시 잠깐 들러 보는 것만으로도 저를 흥분케하는 님~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해서 이런 재능(어쩌면 노력일수도...)을 선물 받았을꼬... 봄밤 없는 봄날씨를 탓하며 부러워해 봅니다.

blanca 2010-05-07 14:32   좋아요 0 | URL
팜므느와르님. 님의 과찬은 저를 너무 행복하게 합니다. 오늘 이 칭찬 먹고 오후를 행복하게 보내렵니다. 감사합니다.!

穀雨(곡우) 2010-05-12 09:46   좋아요 0 | URL
느와르님 말씀에 백배동감. 베스트 오브 베스트.^^

노이에자이트 2010-05-0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나도 알라딘에서 글 잘쓰는 사람이란 평을 받아보고 싶어...블랑카님.부러워라...요즘은 제 서재에 댓글 달러 오는 사람도 없답니다.

blanca 2010-05-10 13:13   좋아요 0 | URL
노자님.ㅋㅋㅋ 댓글 읽다 웃습니다. 제가 부러워할 만한 사람은 아닌데요^^;; 노자님의 박학다식은 어쩌구요? 노자님 서재에 가봐야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5-0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조이스...요즘엔 많이 안 읽히는 작가인데...그래도 젊은 예술가의 초상과 더블린 사람들은 조금씩 팔리는 편이죠?

blanca 2010-05-10 13:15   좋아요 0 | URL
솔직히 재미는 없더라구요^^;; 더블린 사람들은 조이스 뒤의 단편작가들 대부분 모방한 것 같아요. 한 마을 사람들 모습을 연작형식으로.

노이에자이트 2010-05-10 16:17   좋아요 0 | URL
맞아요.우리나라에도 이문구<관촌수필><우리동네> 박영한<왕룽일가>가 있지요.<원미동 사람들>도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