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하루키한테 빠져서 인터넷으로 하루키에 관해 이것저것 검색을 시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친정엄마 연배인 줄 알았는데 아버지보다 한 살 더 많았다. 사람이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어떤 유연성이나 청취력 같은 부분에 분명 한계가 오는 것 같은데 그의 소설을 읽어보면 당최 이것은 아주 많이 깨달아 버린 똑똑한 젊은이의 분위기니 참.

 

그래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디어 그의 부인 사진을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 아, 안 나온다, 더 궁금하다. 그러다 찾았다......

음..... 놀랐다. 하루키가 더 괜찮아 보였다.

 

그러다 뜬금없이 김영하의 인터뷰를 읽고 그가 전업 작가로 생활하기 힘들다,는 고백을 듣고 놀란다. 하루키와는 또다른 세상이다. 책이 안 팔리는 시대, 소설은 더더욱 안 팔리는 시대, 김영하 정도의 인지도와 해외 유수의 신문에 고정 칼럼을 싣고 수 권의 책이 외국어로 번역되어 있고 한때 대학에 적도 두었던 사람마저 전업 작가로 생계유지가 안 된단다. 그렇다면 나머지 작가들의 생활이 얼마나 어려울 지는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들의 이야기에 기대어 살아가는 나로서는 덩달아 우울해진다. '이야기' 없이 살 수 있을까?

 

다시 하루키로 돌아오면 하루키는 경제적 문제에서는 적어도 완전히 해방된(물론 그의 내밀한 경제 사정을 알 길은 없다) 작가다. 물론 거기에는 또다른 비판의 시각들이 있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에 우리는 좀 더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의 삶도 그들의 소비도 그들의 발언도 좀 더 책임감 있고 좀 더 대의에 헌신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분명 있다. 왜냐하면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만들어 낸 사람의 생각, 판단, 삶에 대한 태도에서 결코 독립되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가난한 작가도 지나친 부자 작가도 그래서 독자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치 바닥에 떨어진 불꽃들처럼 어딘가로 가는 차들의 행렬을 보다 갑자기 나의 기억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살고 또 살아도 결국은 그것은 쌓인다기 보다 단편적인 기억들의 흩뿌림 정도로 느껴지면 너무나 허무하다. 어떤 전후맥락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작가들은 그래서 혜택받은 존재인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를 만들 수 없으니 작가들이 만든 이야기를 소비하며 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러한 작가들이 살 수 없다면 너무 가혹한 세상일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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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1-1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중국처럼 소설가한테 월급주는 그런 게 있어야 하는데 말이어요.
작가들마다 말하는 것도 달라요.
어떤 작가는 기본적인 경제력이 뒷받침이 되야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하고,
또 한쪽에선 가난해야 글을 쓸 수 있다고도 하고.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후자는 설득력이 없다고 봐요.
무엇보다 소설가는 상위 1%를 제외하곤 명예직인 거죠.
통반장처럼...ㅋㅋ

blanca 2015-01-19 20:50   좋아요 0 | URL
참, 이게 딜레마일 것 같아요. 작가가 돈을 많이 벌어도 너무 적게 벌어도 쓰는 일과의 균형 유지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예전에 김연수가 다른 나라 작가들이랑 이것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글에서 읽었는데 외국에서도 전업 작가로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가 봐요.

cyrus 2015-01-19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분 중에 문학잡지에 작품이 실린 적이 있는 젊은 시인이 있어요. 아직 시집 한 권을 출간하지 못했는데 시를 틈틈이 쓰면서도 기자직을 꿈꾸고 있더라고요. 현재 모 일간지 인턴으로 일하고 있어요. 기형도 시인처럼 ‘시인+언론인’ 조합을 괜찮다고 보는 편인데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경제적 여건을 위해서 제2의 직업도 가져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blanca 2015-01-19 20:54   좋아요 0 | URL
저도 비슷한 경우를 봤는데 이게 참 전력을 쏟아야 하는 일이 창작이니 투잡 하면서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소설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고요. 소설 쓰기를 위해 직장을 내려놓았는데 매너리즘에 빠져 더 이상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에도 참 괴로울 것 같고. 작가란 정말 대단한 결심, 결단, 주변 정리가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그장소] 2015-01-19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를 오늘 두번째..!
저도 오늘 그의 연혁을 보곤 아버지보다 한살 연하. 돌아가신분과 나이세기를 하면 곤란할테지만..암튼..그랬다는..

blanca 2015-01-20 18:02   좋아요 0 | URL
아, 그렇네요. 그장소님 아버님, 그리우실 것 같아요.....

[그장소] 2015-01-2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두번째..이젠 답글하기 무서움..ㅎㅎ
blanca 님 글 아니면 애쓰지 않을거예요..
아마도..ㅎㅎ 뭐가 문제지..
벌써 22 년 넘은 일..입니다.겨우 십년지난듯한데..시간이 쏜 살 같다..는 말 알겠어요!...활 시위를 떠난 쏘아진 화살..쏜..살,,같다.

blanca 2015-01-23 10:41   좋아요 0 | URL
아,꽤 오랜 시간이 지났군요. 그장소님 말씀 들으니 시간이 쏜살 같다, 는 직유가 정말 대단한 예리함을 갖춘 비유로 보여요.

세실 2015-01-2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작가 랜드로버 타고 댕기던데요.....
작가 강연회만 다녀도 살만한거 같던데 힘들다고 함.....ㅎㅎㅎ
하루키는 소설 한편 쓰고 나서 쉬는 타임에 에세이 낸다고 하더라구요. 그저 감탄했어요^^

blanca 2015-01-23 10:40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거였어요?

[그장소] 2015-01-2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향수라는 노래 들으며 생각했어요.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하는 대목이요..
그 건 아마 그냥 화살이 아닌 시간.
철없던 시절..아닐까.고
그냥...말하자면...요.
 

어제 잠에서 깼는데 가슴이 아려왔다. 아이들은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추울까.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마음이 저릿저릿 아픈데 

애면글면 다 키워내어

어느 날 갑자기 생사조차 확인 못하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참, 삶이라는 게 가혹하구나.

 

이런 재난에 대처하는 당국의 방식은 또 어떠한가.

미숙하다는 표현조차 화가 나서 못하겠다.

어디에 신경을 집중하고 어디에 주력을 쏟아야 하는지 망각하는 인간들.

기름진 입술, 번뜩이는 눈, 역겹다.

 

남자 고등학교 뒤켠에 살던 시절. 첫눈 오던 날. 갑자기 남자아이들의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인가 베란다로 건너보니

아이들은 정말 아이처럼 눈에 들떠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나는 저 시절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내려다 보니 아직도 조그만 아이들.

눈에 들떠 맴을 돌며 비명을 왁왁 질러대는 아이들.

 

조금만 더 버텨서 기적이라는 것을 만들어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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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4-04-17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책에서 봤던 글귀가 생각나네요. 기적이 놀라운 점은 그것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라고...
에휴... 위기관리시스템은 고사하고 그저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후져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

blanca 2014-04-18 11:1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살다 보니 정말 기적도 있더라고요. 이렇게 어린 학생들을 한꺼번에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가 또 흉흉한 보도에 가슴 아팠다가..사는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4-04-17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18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4-04-1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밤새 잠을 설쳤어요ㅜㅜ 가슴이 너무 아파요.ㅜㅜ

blanca 2014-04-18 11:20   좋아요 0 | URL
어젠 아이까지 아파서 더 힘들었어요. 그냥 뜬 눈으로 새우잠을 잤네요. 좋은 소식도 없고 참 힘든 밤이었어요.

이진 2014-04-17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학교에 집합했을 그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어떤 말로 그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남은 공기층에 아이들 수십 명이 목숨을 위태롭게 이어가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어서 빨리 그들 구조되었으면 좋겠어요.
간절히, 간절히 바라는 하나네요

blanca 2014-04-18 11:21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저는 "여러분, 기다리던 기적을 전해드립니다."라는 앵커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4-04-1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기적이란 거 믿고 싶어요! 하필 또 너무나 아가들이네요.ㅠㅠ

blanca 2014-04-18 11:22   좋아요 0 | URL
시간은 계속 가고 있는데 시계를 거꾸로 돌려 그 일이 일어나기 전 바로 그 시간으로 가고 싶어요.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이라는 게 문득 문득 너무 소름끼치게 두렵고 절망적입니다.
 

3년이 다 되어가는 아이폰4의 홈버튼이 말썽이다. 지긋이 한 네 번 정도 눌러야 가까스로 켜지고 작동된다. 이것을 고치러 수리센터까지 가느냐, 아니면 아예 갈아타느야, 그것이 고민이다. 약정도 다 끝나고 전화비는 이만 원대로 안착했다. 그런데 다시 기기값과 약정 기간의 노예로 최소 2년 이상을 지내야 할 것을 생각하니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게다가 잘 되는 스마트폰이면 더더욱 손 안에서 놓기 쉽지 않을 텐데 이런 저런 생각에 망설여진다. 자주 가는 인터넷 까페에는 2G폰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사람들을 만나면 어색한 침묵 대신 각자의 스마트폰을 터치하고 자기 전에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눴던 가족들은 드러누워 스마트폰의 명멸하는 빛을 자장가로 청한다. 전화비는 애초에 사만원 들을 넘은 지 오래다. 자극적인 표제의 뉴스거리들은 터치하자마자 말도 안 되는 낚시글들인 경우가 많고. 그냥 불편한 대로 덜덜거리는 컴퓨터의 파워 버튼을 지그시 눌러 달래는 기분으로 얼러서 쓰다 사망하면 생각할까, 고민하다 답도 없어 그냥 치워 버린다.

 

아이가 오랜만에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해 달라고 먼저 얘기했다. '공주양'이라고. 친구들이 너도 나도 다 가져와서 자랑하고 선생님도 읽어 주고 했다고. 다른 장난감은 말리지만 엄마가 책은 되도록 사주려고 당장 같이 검색에 들어갔으나

 

 

 

 

 

 

 

 

 

 

이 시리즈 자체가 다 품절, 절판이다. 교차검색도 해봤지만 절판이 분명하다. 원서라도 찾아보려 영어책 이야기를 했더니 대뜸 절대 안 된단다. 그렇겠지. ㅋㅋ 혼자서 땀 뻘뻘 흘리며 침대방에 문닫고 들어가더니 웃으며 나온다.

"엄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품절된 책도 다 선물로 줄 수 있어?"

이런 난감한 질문. 아...나는 절판된 책을 구할 재주는 없다.

"으음, 글쎄"

"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한테 그 품절된 시리즈 책 여덟 권 선물로 달라고 기도했어. 그럼 12월달에 유치원에 가져갈거야!"

여덟 권! 품절도 아니고 절판된 책을. 무슨 수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물을 무슨 수로 구할까? 절판된 책 구하기. 그것도 시리즈 여덟 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도 절판된 책을 구하는 재주는 없단다, 아이야.--;;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이 책이 재출간되던지 아니면 새로운 것이 너를 유혹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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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6-1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애틋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어째요. 일단 아쉬운대로

1. 중고알림등록을 신청해둔다.
2. 출판사에 전화해 재고가 있으면 보내달라고 해본다.
3. 출판사에 전화해 재판을 신청한다.

아, 품절된 책을 구하는 아이가, 제가 다 안타까워요. 구해주고 싶네요. orz

blanca 2013-06-19 13:01   좋아요 0 | URL
아!!! 출판사에 전화를 한번 해 볼까요? 그런 방법이! 너무 고마워요. 다락방님. 삐뚤 빼뚤 품절된 책 목록을 메모지에 적어 놓았더라고요 ㅋㅋ 맞춤법도 틀리면서요. 아이가 이게 '절판'이라는 의미도 모르면서 알라딘에 좌르륵 뜬 목록을 적는 것을 보니 빵 터졌어요.

like 2013-06-1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전 조카 사주려고 찜해놨던 책 품절이 풀렸더라구요! 잊고 있다가 얼마전에 검색했더니 다시 판매^^(오늘 배송예정이에요)
크리스마스까지 책 꼭 구하실 수 있을 거에요.

blanca 2013-06-19 13:02   좋아요 0 | URL
출판사에서 더 예쁘게 잘 찍어 쫙 떴으면 하는 소망이 생기네요^^아직 육개월이나 남았으니 기다려 볼까요?

꿈꾸는섬 2013-06-18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홍공주님의 로망이 된 책이군요. 우선 급한대로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건 안될까요?

blanca 2013-06-19 13:02   좋아요 0 | URL
저희 집 근처 도서관에는 없어서요. 너무 아쉬워요. 없으니까 애는 더 보고 싶어하고. 집 앞에 큰 도서관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프레이야 2013-06-1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귀여운 분홍공주^^
산타 할아버지가 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저도 최근 스맛폰 다른 기종으로 바꿨는데 기능이 좋으니 더 손이 가는 경향이 있어요.
영화도 전자책도 그걸로 자꾸 보게되고 아무튼 좋은 만큼 역기능이 있어요.ㅠ 눈도 더 피로해지고ㅠ
요즘 사람들 서로 눈을 쳐다보는 시간보다 각자의 스맛폰을 보기 바쁘니 에효ㅠㅠ
디지털 치매,도 문제구요.

blanca 2013-06-19 13:05   좋아요 0 | URL
아! 프레이야님 스마트폰 바꾸셨어요? 혹시 무엇으로 바꾸셨는지 만족하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저는 이런 것 선택하는 것도 너무 괴로워요. 근데 저도 그럴 거에요. 아마 또 중독될 것 같은. 지금 제 폰은 아예 키는데 오래 걸리니 멀리 하게 되는 장점이 있어서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래요. 저도 또 요새 고유명사 생각 안 나는 증세가 시작되었습니다.--;;

프레이야 2013-06-21 13:43   좋아요 0 | URL
갤럭시 노트 2에요.
모니터가 좀 크니까 전자책이나 영화 보기에 괜찮네요.^^

icaru 2013-06-1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이를 어째,, 세상에 책은 많은데,,, 딱 원하는 그 책이 없으니 말이죠...
저도 아이폰4 홈버튼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곤 하는데,,, 아직 갈아탈 생각은 없구요 ㅎㅎ

blanca 2013-06-19 13:06   좋아요 0 | URL
어어! icaru님 폰도 그래요? 또 다른 사람도 그 얘기 하더라고요. 네 번 눌러야 된다고 ㅋㅋ 아, 너무 반가워요. 우리 아예 안 켜질 때까지 기다려 볼까요? ^^;; 이게 혹시 사망 징조면 곤란한데. 예전에 쓰던 폰이 하나 고장나더니 갑자기 죽어버리더라고요.

2013-06-19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20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3-06-20 0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까워라~~~
다락방님 말씀처럼 출판사에 전화해서 재고 확인 및 재판을 희망한다고 말씀하세요^^
아마 큰 도서관에는 있을거예요.
프야님은 노트로 바꾸셨어요. 저도 노트!

blanca 2013-06-20 10:53   좋아요 0 | URL
아아! 노트군요.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 일단 구경부터 슬슬 하러 가봐야겠습니다.

jkim1117 2013-06-2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shopping.naver.com/search/all_search.nhn?query=EQ%EC%9D%98%20%EC%B2%9C%EC%9E%AC%EB%93%A4%20%EC%B6%94%EA%B0%80&cat_id=40004661&nv_mid=6965412383&frm=NVSCPRO

이거 아닌가요? 저희 아이도 좋아하는 책이라 이메일에서 이 글이 뜨길래 뭔가 하고 보니 고민중이신 것 같아서요... 이 시리즈는 성황리에 판매중이랍니다 ㅎㅎ 이건 추가세트구요, eq의 천재들 81권 구성으로 찾아보시면 원래의 세트에 이것까지 포함해서 가능하구요... 이 책 파는 사람 아니구요... 저희집 두 아이때문에 수 백번 가격비교하고 찾아본 경험으로 말씀드립니다~~ ^^

blanca 2013-06-24 14:0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찾아 보니 품절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 전집 출간이 되었네요.^^
 

요새 책을 좀 안 읽었다. 그러니 자꾸 스마트폰만 붙들고 스마트폰의 그 단문들과 이미지들에 익숙해지다 보니 더 책을 안 읽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지하철을 타도 주변을 둘러봐도 내가 아무리 재미있는 책들로 책꽂이를 채워도 나에게 책에 대하여 묻는 사람도 같은 책을 읽는 사람도 참 보기 힘든 요즘이다. 참, 책을 안 읽는 시대다. 책을 읽어도 안 읽어도 더이상 '책'에 대하여 신나게 떠드는 게 익숙한 풍경이 되기는 힘든 시대. 다시 책으로 돌아와 그 흑백의 언어들과 현란한 이미지의 경쟁이 얼마나 때로 승산없는 것이 될 수 있는지 잠깐 동안의 외유에서 돌아와 편혜영의 단편집에 집중하는 데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나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조금만 참으면 언어의 틈새에서 일렁이는 그 순전한 파고를 즐길 수 있는데 그 '조금만'이 어려워진 시대다. 눈에 보여지는 게 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에서 문자 텍스트 앞에서 발휘해야 하는 인내심은 비싼 희생이다. 언어들만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에 의지하여 나만의 이야기를 다시 재창조하여야 하는 독서는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 이십 년이 지나고 삼십 년이 지나면. 어쩌면 종이 위의 문자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무리들은 점점 더 화석 같은 풍경이 되어갈 지 모른다. 그래서 책을 사고 책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이 공간이 소중하다. 이 공간에 둥지를 틀고 나면 이 공간에서의 논란에서도 슬며시 주인의 손에 이끌리게 된다. 명분, 합리성, 정직, 신뢰. 이러한 가치를 지향하며 철저히 이성적이고 모든 것을 다 알고 가장 합리적인 의견을 표방하는 주체가 내가 되기는 힘들다. 도서정가제에 대하여 제대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 틈새의 수많은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지 못한다. 모든 것을 다 알고 나면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까, 싶지만 나는 언제나 나의 미숙한 판단이 두렵다. 나는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도 않으니까. 온라인 서점에서의 할인과 마일리지가 동네서점 고사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폐지하는 것이 동네서점의 부활에 일조를 담당하리라는 낙관은 들지 않는다.

 

편혜영의 화자는 대부분 '그'이다. 참 신기하다. 남자 작가가 여성화자를, 여자 작가가 남성 화자를 택할 때의 그 일말의 망설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 중간도 못 왔지만 색깔이 아주 명확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초적인 척 하는 나약한 중년의 사내들의 이야기. 한 편을 읽고 나니 나머지는 쉽게 읽힌다. 아직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제대로 할 많은 작가들이 있어 다행이다.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도 그것도 절절하게 묘사하는 것도 가능하구나. 쉽게만 이야기하지 않으면 된다. 쉽게 이야기하려는 순간 그것의 진정성은 바랜다. 언어는 그러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 좋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나는 실패했다. 그 수많은 은유, 무언가 더 있는 것 같은 머뭇거림에 이제는 참고 다 읽어내는 인내력에 후달리는 나로서는 그 심오함을 제대로 못 따라가겠다. 참지 않고 조금 있다 덮었다.--;;  너무 무거운 무언가를 품고 있을 거라는 부담감도 몰입에 방해가 되는 것같다. 구입한 책을 읽지 못할 때 나는 죄책감을 느낀다.

 

 

아이에게 이 시리즈를 다섯 권 사서 읽어주고 있다. 그림이 다소 흐릿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읽어주다 보면 그냥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글밥이 많아서 아이는 후반부에 가면 꼭 딴짓을 하고 나는 목이 아프다. 그래도 옆에 앉혀 두 권이나 읽어주었다.

 

나는 어렸을 때 책을 너무 좋아해서 한글을 떼지도 못하면서 책만 붙들고 있었다. 발달이 늦어 그랬는지 그렇게 책을 많이 봐도 한글을 다 알지 못하고 학교에 갔다. 아이도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벌써 이것도 하나의 채근이 된다. 즐겁게 젖어들어야 할 텐데. 벌써 영상물과 이미지의 급변에 익숙해진 스마트폰 세대의 아이들은 느린 활자가 주는 즐거움에서 멀어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편혜영의 책을 다 읽고 나면 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를 읽을테고 그 다음에는 정말 그 다중지능이론의 가드너(전공에서 유일하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사람)가 썼다는 신간을 구입하게 될 것같다. 올해는 살이 찌고 있고 무기력해져 가고 늙고 있고 머리가 다시 곱슬로 자라고 있다. 그리고 눈밑의 주근깨는 점차 기미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오늘 아침 뜬금없이 나의 엄마가 살아서 나와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렇게 뒤늦게 철이 들어가고 있다.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없는 것같다. 세월의 힘도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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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1-2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어낚시는 저도;; 이게 왜?! 이런 기분이었죠.

blanca 2013-01-30 09:43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저도--;; 정말 그랬어요. 저는 그리고 은유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었을 텐데 이제는 그런 인내심 자체가 없어졌어요.

icaru 2013-01-29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송어낚시는 실패요. 중간에 놓아 버리고, 찝찝함을 느꼈는데 그게 아마 죄책감이 비슷한 게 아니었을까 하네요~
서든 에이지 이후 라는 책을 읽으면서,,, 제 노화의 징후를 굳이 애써 다른 식으로 해석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저보다는 서넛 어리신 것 같은 블랑카 님께 마흔 즈음에 일독을 권해 드려요!

blanca 2013-01-30 09:45   좋아요 0 | URL
서든 에이지 이후! 꼭 읽어 볼게요. 미리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산 책은 웬만하면 다 읽자, 주의인데 못 읽으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도 읽다 말다 하다가 마침내 끝까지 읽고 마지막의 감동이 참 강렬하더라고요. <송어낚시>도 그럴지 모른다는 기대도 있지만 이제 책장이 잘 안 넘어가는 책은 다 못 읽겠더라고요.

꿈꾸는섬 2013-01-30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이 잘 안 읽히는 걸 스마트폰 탓으로 돌려야겠어요.ㅎㅎ
편혜영, 저녁의 구애,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blanca 2013-01-30 09:46   좋아요 0 | URL
꿈섬님, 이 책 정말 재미있네요. 또 한 명의 작가를 발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애(厚愛) 2013-02-0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피터래빗 이야기'에 관심이 가네요.^^
오랜만이지요? 잘 지내셨어요?
감기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되세요~ *^^*

blanca 2013-02-02 16:41   좋아요 0 | URL
예, 후애님. 후애님도요^^
 

벌써 2012년 12월 31일이다.

 

선물로 화장품을 사려 매장에 들렀는데 나이에 전혀 맞지 않는 화장과 옷차림을 과하게 한 할머니가 옆에 앉았다. 그 모습은 어쩐지 좀 슬퍼 보였다. 어떻게든 젊음을 붙들어 매려는 모습은 수더분해 보이지 않는다. 순간 나도 내 나이를 제대로 인식하며 늙어갈 수 있을까 싶었다. 여전히 나는 어린 여자애들의 옷이 걸려 있는 매장에서 옷을 구경한다. 어제 꽈배기 목도리를 사면서 어쩌면 나도 나이를 먹고 있는데 옷을 보고 화장을 하는 스타일은 계속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 나도 늙어가는 것일까. 이제 어떻게 화장을 하고 어느 정도 스커트 길이를 유지하고 어느 정도의 유행을 따라야 하는 지가 정말 애매한 나이로 진입하게 된다. 솔직히 좀 서글프다. 너무 나이에 연연하며 겉늙어 가는 것도 그것을 외면하는 것도 어쩌면 어려서 다 용서가 되었던 시점은 여전히 하나의 그리움으로 남는 것인 지도. 나이듦에 시선의 관용은 부족한 것 같다.

 

올해 책은 많이 읽고 리뷰는 적게 썼다. 참, 하반기에는 피아노 체르니 100번을 마쳤다. 30번에 들어갔는데 아이 방학으로 중지 상태다. 아이는 상반기에 많이 아팠지만 이제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좋은 엄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반성은 하려고 한다. 독선적인 부모는 되지 않으려고 한다.

 

 

아이와 함께 수학 동아리를 만들고 만지고 주무르고 볼 수 있는 생활 속의 수학을 실현하는 이야기다. 반이나마 읽지도 못했다. 어떻게 아이에게 현실에서 수학적 사고를 유도해낼 수 있는지 실례가 있어 바로 응용이 가능하다. 수학 때문에 진로 수정까지 해야 했던 나로서는 참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책이다. 다만 아무래도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더디다. 다 읽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선다. a>b>c에서 a>c를 유도해 가는 질문을 고대로 아이에게 해 보니 얼추 재미있어 하기는 하더라. 하늘에서 눈은 펑펑 내렸고 나는 이 책 덕에 꽤나 학구적이고 교육적인 엄마인 척 할 수 있었다.

나는 수학을 참 싫어했고 못했고 급기야 해답지를 외우면서 거꾸로 접근하는 공부법까지 시도하며 머리털을 쥐어뜯곤 했다. 수학은 어쩌면 가장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학문인데 나에게는 가장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먼나라 얘기였다.

 

 

 

 

어느 집에나 유달리 넘치는 물건이 있다. 우리 집은 펜이 그렇다. 나도 아이도 많이 사 날랐고 선물도 받고 남편도 그렇고. 어느새 그 펜을 볼 때마다 방송에서 펜이 없어 쩔쩔매던 아프리카 아이들이 떠올라 죄책감마저 들었었다. 알라딘 서재분의 때맞춘 좋은 페이퍼 덕에 그 펜이 갈 곳을 찾아 너무 기뻤다. 종이를 펴 놓고 잘 나오는지 테스트를 마친 펜들은 이제 갈 곳을 찾아 날아가게 될 터이다. 이 펜을 쓰는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게 인간이니까. 2013년에는 제대로 나이들고 싶다. 적어도 내일을 이야기하는 것마저 무색할 정도의 절망적인 일들이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진부하지만 공감과 연대와 그리고 내일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나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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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2-3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커다란 박스 하나 그리고 작은 박스 하나로 노트를 가득 넣었어요. 연필은 40자루쯤 넣은것 같아요. 좀 전에 택배기사님이 오셔서 가져가셨어요. 저는 자꾸만 노트를 쌓아두었는데 그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blanca 2012-12-31 14:16   좋아요 0 | URL
우아, 다락방님도 하셨군요! 저도 왕뿌듯하더라고요. 저포함 가족들이 문구 욕심이 많아서 한아름 지고 있었어요. 이제 이게 진정 필요한 곳으로 가니 좋아요.

Arch 2012-12-3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화장품 가게 갔어요. 제가 오기 전에 와 있던 손님은 유달리 수다스러웠어요. 모든걸 다 테스트 해본 다음 간단한 것만 사는 얌체같은 손님. 손님인데 그래도 되는걸까, 나도 그러지 않았나, 종업원은 참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나이에 맞는 옷을 입고 화장을 하는건 저도 어려워요. 젊어보이고 싶은게 아니라 자꾸 아줌마 소리를 듣고 앉았어서...흑

blanca 2012-12-31 14:19   좋아요 0 | URL
아, 아이들이 저기서부터 뛰어와서 아줌마래요--;;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아, 저는 그 어감에 괜시리 우울해져요. 저도 판매업종에 계신 분들한테 진상 부리는 사람들 볼 때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저도 나이에 맞는다는 게 참 어느 정도 선인지 항상 의식하는 것도 피곤하고 잘 모르겠어요. 치마 레깅스도 작년까지 잘 입고 다녔는데 이게 올해부터는 좀 민망하더라고요.

프레이야 2012-12-3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을 이야기하기가 두렵지 않은 세상이면 좋겠어요.
블랑카님 체르니 100 성공 축하해요^^ 한 해동안 표나게 이루신 게 있네요.ㅎㅎ
30번도 새해엔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나이듦에 대해 스스로에게부터 너른 마음을 가져야겠어요.
이제 한살씩 먹어가는 걸 의식 못하고 있다가도 문득 변해가는 얼굴이나 몸매 같은 데서 의식하게 되거든요.
흑흑.. 인정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연습도 필요할 것 같아요.^^

blanca 2012-12-31 14:19   좋아요 0 | URL
저는 올해부터 살이 스멀스멀 찌더라고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바로. 지금은 손놓고 불러가는 배를 ㅋㅋ 방치하고 있지만요. 건강하고 곱게 늙어갔으면 좋겠어요.

노이에자이트 2012-12-3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형수술로 부자연스럽게 팽팽한 얼굴을 한 나이든 아줌마나 할머니들을 보면 참 서글프기도 하거니와 보기도 싫더군요.돈 자랑의 일종인지...

blanca 2012-12-31 14:21   좋아요 0 | URL
노자님 ㅋㅋㅋ 근데 여자랑 남자는 거울 보면서 느끼는 노화에 대한 느낌이 확연히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이 이해 안 갔는데 자기가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흔들리면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거창하게 갈 것도 없이 저도 나이 들면 안 그런다고 보장 못하겠습니다.

다크아이즈 2012-12-3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새해에도 희망 자체보다 더 희망적이고,
때론 절망보다 더 절망을 어루만지는
블랑카님의 손맛 어린 글맛 기다리겠습니다.
건강하시길^^*

blanca 2013-01-01 10:34   좋아요 0 | URL
팜므느와르님, 감사합니다. 팜므느와르님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우아, 새해첫날부터 눈이에요!

Jeanne_Hebuterne 2012-12-31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이 시간을 지배하곤 해요. 그래서 시간이 빠르거나 더디게 가는 듯 합니다. 블랑카님의 2013년은 올해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고 주제넘은 에언을 해봅니다.

나이드는 것에 대해서는 가차없고 관용없는 사회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블랑카님의 페이퍼를 읽었습니다. 아차, 타인의 시선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어찌되었거나 예쁘면 장땡 아닌가! 하는 생각, 넥 크림을 가지고 이걸 어찌 하나, 과연 효과가 있을까, 글을 쓰던 노라 에프런도 떠올리게 하는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블랑카님 서재에 올 때 마다 대문의 글귀를 되새기곤 해요.)

blanca 2013-01-01 10:37   좋아요 0 | URL
쥬드님, 그죠. 이 사회가 나이듦에 참 가차없는 시선을 보이는 것 같아요. 아, 그 예언 너무 감사해요. 2011년의 힘듦이 조금씩 풀어져 나가는 중이에요. 쥬드님도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이렇게 계속 행복해지시기를 바라요. 저는 행복한 청춘보다 행복한 노년이 더욱 값지다고 생각해요.

2013-01-01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1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1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2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1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2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3-01-01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들면 좀 더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질 수도 있어요. 남들의 시선으로부터요. ㅎㅎ
저도 지난주에 사무실에서 버려질 처지에 있던 해묵은 다이어리와 수첩을 잔뜩 챙겨왔답니다. 책장에도 무수히 많은 다이어리와 수첩과 노트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뿔싸 몇 년 전 느닷없는 대청소때 그만 사라지고 만 것 같아 너무 안타깝더군요. 새해엔 '벤자민 버튼의 거꾸로 가는 시간'을 상상하며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빌어요~

blanca 2013-01-02 20:22   좋아요 0 | URL
oren님 말씀을 들으니 위안이 됩니다. 저보다 먼저 그 길을 가보신 선배님 말씀들에는 제가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 새겨 들으려 합니다.^^새해에는 무엇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transient-guest 2013-01-03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보다 조금 젊게 입고 살면 되는 것 아닐까요? 예를 들어 40대 남자가 아이돌처럼 짝 붙는 옷을 입고 엘프남처럼 하늘하늘 걸어다니면 좀 무섭겠지만, 적당히 유행에 맞춘 최근의 옷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는 아직 40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_-:). blanca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위의 걱정이 필요없을만큼 보다 더 젊은 한해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blanca 2013-01-03 18:09   좋아요 0 | URL
transient-guest님 고맙습니다. 나이 들어가며 세상을 보는 시선도 무언가 더 성숙해 가는 면이 있는 것 같아 고마운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가끔식 멈추어 서서 주변도 둘러보고 싶은데 이런 여유도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transient-guest님의 한국문학 기행도 새해에 가열차게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꿈꾸는섬 2013-01-08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친숙하고 좋아요. 체르니100번 축하해요. 저도 피아노는 배우고 싶었는데 시간을 그냥 다 허비해버렸네요. 분홍공주님이랑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blanca 2013-01-08 21:40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너무 오래간만이에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새해에는 서재에 자주 자주 와 주세요.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