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녀는 만난 지 얼마 안 되면서부터 소소한 부탁들을 해오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러한 부탁의 경중이 지극히 주관적이라 헷갈렸다. 내가 너무 빡빡한가. 그 정도는 들어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던 시작이 물꼬를 트고 이윽고 무리한 것들에 대한 요청이 조금씩 밀려들기 시작했다.  때로 내가 그녀에게 부탁하면 좋은 일들도 있었지만 이내 뒤로 물러서게 됐다. 그 부탁을 함으로써 더한 것들이 밀어닥치지나 않을까, 하는 소심함이 나를 무르춤하게 했다. 그러니 관계에서 도타운 정대신 자꾸 불쾌함과 두려움이 끼어들었다. 단지 그녀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러한 그녀와의 만남이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일종의 경계심을 만들었다. 혹시, 이 사람도 또?

 

옛날부터, 여성 친구에게 빚을 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었다. 나 자신을 포함해서 그녀들에게는 손톱만큼의 악의도 없지만 일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사소한 선물에 과도하게 감격하거나 별생각 없이 큰 희생을 치르기도 하고.

 그것은 때로는 미덕일 수 있지만 때로는 아주 난감한 일이다. 예를 들어 화분을 한 번 맡긴 일이, 알게 모르게 하나에서 열까지 도와주었다는 인상으로 바뀌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에쿠니 가오리는 이러한 망설임, 두려움에 대해 예리하게 표피를 벗겨낸다. 그런 것이다.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지점이 바로 여기다. 그녀는 유부녀지만 과거의 연인들을 한 명은 제외하고 다 남성 친구로 만들어 버리는 친화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그러한 경계의 불분명함이 없다는 것이 친구 남자들과의 관계의 강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정말? 다만 이 친구 남자들과의 관계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피곤함은 절대 함께 나누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그것은 배우자를 위해 남겨두어야 한다고. 그녀 기준에서는 절대 그들과 불륜으로 나아갈 위험성은 없다는 것이다. 음, 작가이고 남편과 떨어져 살고 일본인인 그녀의 친구들과의 관계는 여기 한국에서 받아들여지기는 조금 힘들지만 여하튼 그녀의 솔직 담백한 고백들은 그녀의 투명하고 속살거리는 단문들로 감싸여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여자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는 느낌이랄까. 몰랐는데 바로 이거구나! 싶은 깨달음의 관문 역할. 무엇보다 그녀의 언어들은 쉽고 짧다. 호흡을 구태여 가다듬지 않아도 그녀의 이야기 전체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외롭거나 심심할 때 부담없이 불러올 수 있는 친구. 게다가 그 친구는 아주 예의바르다. 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정확히 본능적으로 안다. 그래서 조금 건조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본질적인 의미에서 스스로를 불량하고 사치스럽고 악의적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알프스 소녀 하이디 같은 선량함으로 한번 세상을 살아보고 싶다고 소망한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들에서 줄곧 살아 숨쉬는 그녀들의 그 투명한 매력들을 생각할 때 그녀들을 만들어 낸 에쿠니 가오리가 유독 불량하고 악의적일 것 같지는 않다. <워터멜론 슈가에서>에 나온다는 아이디아뜨 근처에 가보고 싶다고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을 거라 두렵다고 고백하고 욕조에서 매일 두 시간 동안 있다는 고백은 이 중년의 여인을 상당히 귀엽게 보이게 한다. 어린 시절 여동생과 방 한 곳에서 태풍을 맞아들이는 정경, 아버지와 가족 신문을 만드는 풍경은 동화책의 삽화처럼 사랑스럽다.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는 쉽게 쓰인 것 같고 그 만큼 쉽게 읽히지만 쉽게 가시지 않는 잔상이 있다. 누구나 그녀처럼 생각할 수도 있고 그녀처럼 곧잘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딱 그녀처럼 쓸 수는 없다. 소설을 쓰는 작가가 이다지도 솔직 담백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에세이'이라는 글의 장르 안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약간의 가식과 적당한 가면을 찾기 마련임에도 그러지 않는 도발이 있는 글들. 한밤중에 꼭 부부싸움을 하고는 밤새 열려 있는 북센터에 들어가 책냄새를 맡고 나와 자신이 다녔던 중학교와 고등학교 앞에서 그때는 이런 날이 올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고백을 하는 여자.

 

그게 에쿠니 가오리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caru 2014-01-03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그녀처럼 생각할수도, 곧잘 이야기할수도 있겠지만, 딱 그녀처럼 쓸수없다는 말에 크게 공감해요~
참 쉽게 쓰고 쉽게 읽히는 듯 한데, 잔상 또한 오래 남기는 걸 보면, 깨끗하고 따뜻하고 배부르면, 행복하다는 통찰을 굳이 잘 포장해 보여주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베어나오게 쓰는 작가 같달까요~
그 지점 때문에, 아싸 가오리 씨가 매력적이기도 하고, 피하고 싶기도 하고,,, 이중적인 감정을 느껴요~

아,, 블랑카님의 문체로 가오리 씨를 해석해 보니, 아삼삼 멋지네요~

blanca 2014-01-03 16:46   좋아요 0 | URL
에쿠니 가오릭 지나치게 얕다,고 생각하는 의견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무언가, 좀 무겁지 않은 그녀만의 그 단문들이 편안해요. 지나치게 심각하거나 젠체하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신간이 나오면 꾸준히 읽게 되네요.
 
오래된 빛 - 나만의 서점
앤 스콧 지음, 강경이 옮김, 이정호 그림, 안지미 아트디렉터 / 알마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층 아이의 책장에는 화려한 채색삽화와 이야기가 가득한 책으로 채워져 있었다. 엄마와 그 아이의 책을 구경하고 우리집으로 올라가던 길 나는 처음으로 '부러움'과 '시새움'이라는 단어가 주는 강렬함의 무게를 느꼈다. 엄마가 내가 그렇게도 갖고 싶었던 그 전집을 사주었는 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그때부터 나는 책이 고프다,는 느낌을 알게 되었다.

 

시험이 끝나면 아들 둘을 다 서울대에 보낸 아저씨가 운영하는 서점에서 책 세 권 정도를 살 수 있었다. 너무 오래 고르고 재면 뒤통수가 괜시리 따가웠다. 엄마가 한번씩 들러 아저씨의 아들 자랑과 공부 노하우를 들어줘야 조금 더 편하게 책을 고를 수 있다고 느꼈었다. 조금 더 커서 대형서점에 버스를 타고 갈 수 있게 되면서 나는 오랜 시간 책을 고르며 고뇌하고 즐거워하고 초조해하는 즐거움을 덜 눈치를 보고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만 원 안짝으로 몇 권의 책을 안고 나오는 길,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한 친구는 커서 이 문고 사장 아들과 결혼하는 게 꿈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우연히 재회한 그 친구는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게 되어 되려 책과 자신의 과거 소망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이 책의 저자 앤 스콧과 책의 만남은 유년시절 매주 토요일마다 펭귄문고를 한 권씩 사모으던 오빠와 우연히 식료풍 가게의 빈 오렌지 상자를 들고 와 책장으로 쓰면서 오렌지 향으로 시작된다. 첫 책, 오렌지 향. 그리고 그녀는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내밀한 이야기를 품은 서점들과 조우하며 제가끔의 사연을 가지게 된다. 런던, 에든버러, 스코틀랜드, 뉴욕, 옥스퍼드, 아일랜드. 그녀의 서점은 단순히 서점 주인과 손님이 만나 책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니라 노동자였던 젊은이가 미래의 위대한 시를 낳게 되는 산실이자 도저히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두 명사가 만나 필생의 역작을 만들어가게 되는 곳이자 그녀 자신 청춘의 사랑이 태어나고 자라고 시든 곳이기도 하다. 마치 유서깊은 가문의 인장 같은 서점의 상징 도안이 나부끼고 그 서점의 탄생과 성장, 사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생생하게 그러나 넘치지 않게 복원되는 한 장 한 장은 그 자체로 하나로 완결된 유현한 이야기 같아 호흡을 잠시 멈추고 머물러야 한다. 그러면 그 잔향이 채 가시지도 않은 채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가 뚜벅뚜벅 걸어들어온다.

 

궁금한 작가에 대해 물으면 거의 세미나 수준으로 설명할 수 있었던 서점 직원들이 있었던 컴펜디언 서점. 16세기, 에든버러에 국립출판사를 세우겠다는 포부를 구체적으로 실현했던 스코틀랜드 국왕 제임스 4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던 체프먼과 밀러의 출판사가 있었던 곳. 길 건너 아마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 로버트 번스가 시인이 되는 결정적 역할을 했던 템플턴스 서점, 위대하고 또 위대한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언어로 눈부시게 그려낸 <새뮤얼 존슨의 생애>를 가능하게 했던 보즈웰과 새뮤얼 존슨이 만남을 가진 토머스 데이비스 서점,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초판을 팔았던 패럿서점, 그녀의 사랑이 태동했던 바우어마이스터스 서점.

 

태양이 고운 금빛으로 쏟아져내렸다. 나는 열여덟 살이었고  에든버러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p.169

 

그녀는 이 서점에서 아일랜드 출신 시인 루이스 맥니스의 시집 ,<가을 일기>를 사서 읽어주며 사랑 고백을 했던 '그'와의 아름다운, 나날이 뒷걸음질하거나 머물지 않고 성실하게 성장했던 사랑을 한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그와의 만남은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지만 그 사랑이 시작되고 자라나고 마침내 스러져 가는 그 길목에 있었던 서점은 그녀의 눈부시고 무모하고 찰나 같았던 청춘을 소중하게 머금고 익어간다.

 

살아남은 곳도 찰나의 역사들과 추억들만을 머금고 덧없이 사라져간 곳들도 그러나 제가끔의 사연들을 충실히 이야기하고 총총히 걸어나가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앤스콧의 '나만의 서점' 그녀는 책에 대한 은근한 도취와 집착의 주관과 그 책들을 껴안고 있는 곳의 객관적 사실들이 정확히 만나는 지점에서 신중하게 멈춘다. 그곳으로 가만히 다가가는 일. 참으로 유쾌하고 저릿하고 근사한 일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3-12-23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그 잔향이 채 가시지도 않은 채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가 뚜벅뚜벅 걸어들어온다 "
- 좋은 문장이네요.

시내 교보문고에 애들을 데리고 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이라서
대형 서점을 보고 놀랐지요.
"세상엔 읽을 책이 이렇게 많단다."라는 걸 보여 주고 싶었는데, 성공했지요.
주로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지만 애들과 한 번씩 그런 데서 책을 사는 재미는 여전히 있어요.

blanca 2013-12-24 08:31   좋아요 0 | URL
pek님, 저도 여전히 교보문고 가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제 딸은 매번 자꾸 팬시용품점으로 가서 이것저것 졸라대서^^;; 그나마도 둘째가 태어나고서는 못가게 되어 버렸지만요. 아이들한테 너무 재미나고 자극적인 것들이 많은 세상이라 저희들 어렸을 때 느꼈던 책에 대한 감동은 저만치 물러난 것 같아 참 아쉬워요...

moonnight 2013-12-23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적 제 부모님은 책이란 잠시 스쳐가는 것이지 간직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셨죠. 지금 이렇게 게걸스럽게 책을 사모으는 이유가 어렸을 적 사무쳤던 갈증 때문일까 가끔 생각하게 되어요. 읽는 속도는 사는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고 ㅠ_ㅠ

블랑카님의 리뷰 덕분에 또 한 권의 책을 더 사게 됩니다. 빨리 읽게 될 것 같아요.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

blanca 2013-12-24 08:32   좋아요 0 | URL
아,,,맞아요, 달밤님! 저도 어렸을 때 책에 대한 해결되지 못한 갈증이 지금 책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겠다 싶네요! 고등학교 땐가 서점에서 나중에 읽고 싶은 책 다 사리라,고 결심했던 그 기억이 나네요.

icaru 2014-01-03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란, 자신의 의미 있는 경험과 결합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거 같다는 생각을 또 하네요~ ㅎ 덕분에 또 즐거운 리뷰 읽기랍니다~~!!

blanca 2014-01-03 16:45   좋아요 0 | URL
icaru님 댓글을 읽으니 정말 그런 것같다,고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네요.^^

snow2959 2014-02-08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리뷰보고 저도 한권 더 사야겠네요^^ 아! 집에 읽을 책도 많은데 또 한권 지르게되었네요 ㅎㅎ

blanca 2014-02-09 16:33   좋아요 0 | URL
즐겁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저도 요새 책을 너무 많이 가진 게 아닌가 싶어 하나 하나 정리해 보려고 하는데도 다 가지고 있을 이유만 잔뜩 있네요.

칸츄리 2014-02-09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댓글에동감합니다. 흐음.

blanca 2014-02-09 16:34   좋아요 0 | URL
^^ 저도 딴 건 다 포기가 되는데 참 책 욕심은 나날이 늘어만 가네요. 이것도 하나의 집착이자 소유욕인 듯도 싶고 그래요.
 
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one 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1
네이선 윌리엄스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친족이나 가족을 뜻하는 말이라는 KINFOlK는 네이선 윌리엄스가 2011년 창간한 잡지다. 상업광고를 배제하고 '단순한 삶, 함께 나누는 식사'의 의미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잡지라고 한다. THE KINFOlK TABLE은 이 계간지의 푸드스타일링북이다. 네이선 윌리엄스의 아내 케이티의 사진. 이 잡지의 출발을 알렸던 젊고 매력적인 부부가 이 책의 초대 손님이다. 다양한 직업, 다양한 연령,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의 짧은 이력, 자신만의 레시피, 추억이 나열된다.

포토그래퍼와 스타일리스트인 연인 윌리엄 히어포드와 알리사 파가노. 이 사진 한 장만으로 이 연인의 이 순간의 관심, 배려, 사랑이 포착된다. 푸드스타일링이라는 근접하기 힘든 단어를 구태여 붙이지 않더라도 이러한 순간을 엿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누구에게나 이러한 순간이 과거에 현재에 미래에 있었을 것이니까. 어린 시절 먹었던 구운 토마토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남자의 모습이 다감하다.

어딘가에서 이런 샐러드를 먹은 기억. 이 샐러드를 만드는 레시피는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구하기 힘든 제철 재료들에 조금 기운이 빠질 뿐. 이 책을 요리책으로 활용하기에는 브루클린과 덴마크라는 공간적 거리감이 느껴진다. 다만 이 요리에 얽힌 추억과 이 요리를 자기만의 것으로 만드는 그 특별한 레시피의 소개로 요리책으로 아쉬운 부분은 채워진다.

막무가내로 만들어본 기억이 있는 카프레제. 생각보다 모짜렐라 치즈는 예쁘게 썰어지지 않아 토마토와 교대로 어슷 기대어 놓은 모습은 기대이하였다. 가족들은 신기하다며 시도해 봤지만 별맛이 날 리 없는 이 생 샐러드에 생각만큼 감탄해 주지 않았던 기억. 자라면서 애플파이를 먹었던 연인의 레시피는 조금 더 그럴 듯하다. 조만간 다시 시도해 보자.

이 간단하고 현실적인 레시피는 당장이라도 실행 가능하다. 이런 부분이 빛난다. 별 재료 없고 특별한 과정이 없지만 아련한 추억을 품은 그러고도 지극히 현실적인. 푸드스타일링 북이라고 듣도 보도 못한 재료들과 거대한 오븐을 항상 동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서 밥을 얻어먹는 일은 아주 하찮은 것 같지만 대단한 일이다. 별로 내키지 않았던 저녁 초대에서 정성껏 만들어 준 음식을 먹으며 나는 갑자기 목울대가 시큰해졌다. 그것은 그 사람과 정말 처음으로 만나는 일과 같았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시간을 공유하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교감을 나누는 일. 식탁 한켠에 의자를 내어놓는 것은 그 사람에게 곁을 주는 좀더 세련된 방식.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ike 2013-12-0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련된 표지에 기대를 가지고 읽어보면 다소 평범한 듯 하면서도, 또 은근한 매력이 있는 듯해요 전 크리스마스 맞이 kinfolk 잡지 한권 주문했어요.^^ 바삭 구운 베이컨 피넛버터 샌드위치는 꼭 해먹어보렵니다!

blanca 2013-12-02 09:40   좋아요 0 | URL
like님, 벌써 또 한 해의 마지막에 다다랐어요. 절대 될 것 같지 않았던 나이로 성큼성큼 걸어가니 싱숭생숭합니다. 맞아요! 된장스러운 책인 줄만 알았는데 ㅋㅋ 사진도 레시피도 참 소박하니 좋더라고요. 저도 꼭 해 먹으려고요^^

2013-12-05 0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6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3-12-1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나온 사진을 다시 찍는 게 이렇게 은은한 매력을 발산하는군요~ #

blanca 2013-12-10 12:08   좋아요 0 | URL
icaru님, 또 사진 찍을 때도 은근 재미있더라고요. 워낙 원사진이 좋아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괜찮게 나오더라고요.
 
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 지음 / 봄아필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규칙적으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 엄마가 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수다다. 물론 친구들이 있고 아이 친구 엄마들도 있지만 이제 양복입은 아저씨들과 나누는 대화는 그것이 군대 갔다온 이야기일지라도(이상스레 나는 이런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었다.) 거의 나눌 기회가 없다. 나는 여성적이고 섬세한 것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조금 투박하고 거칠고 공감이 조금 배제되었을지라도 그런 어조와 시선이 아쉽다.

 

이 책의 저자 정혜윤은 라디오 피디다. <침대와 책>,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등 주로 독서 에세이 관련 책을 꾸준히 내왔다. 반면 이 책은 정말 '사람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다. 유명인이라고 한다면 영화 감독 변영주, 만화가 윤태호 정도일 뿐 사회학자, 자연다큐 감독, 야생 영장류학자 등 이름과 직업이 생소한 사람들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다. 그들의 이야기와 정혜윤의 이야기가 혼재되어 있어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기본적으로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지향하는 점이 저자의 그것과 합치되는 점이 있다는 데에서 이 책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이루기도 한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서 내가 아쉬웠던 그런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 새로운 시선 들이 이 책을 읽으며 절로 충족되었다. 정말 신선했다. 내가 잊고 살았던 것들, 소망했지만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복기가 일본부채처럼 좌르륵 펼쳐지는 경험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좀 더 진지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 가는 듯한 착각에서 행복할 수 있었다.

 

저자는 카프카가 한 이야기 "우리의 유일한 인생, 그것은 우리의 일상이야."에서의 일상을 사생활로 지칭한다. 그러니 "역사 바깥의 시간 속에서 천재"들인 그들의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된 셈이다. 시장의 시간과 오솔길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자연다큐 피디 박수용 감독은 농사꾼의 아들로서 소년 시절부터 소몰이를 했던 경험을 잔잔하게 그려낸다. 악다구니를 하고 싸움박질을 하는 시장의 시간과 끊임없이 소와 함께 걷는 오솔길의 시간은 이윽고 그의 전체 삶을 지배하게 된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두 세계에 걸쳐져 있는 삶. 아름답고 잔잔하고 이상적이지만 지루한 그곳과 다이나믹하고 처절하고 거친 이곳. 그는 야생 호랑이를 촬영하기로 하고 한 평짜리 비트에서 칩거하며 호랑이들을 기다린다. 비트 지붕을 사이로 두고 호랑이 가족과 함께 파도 소리를 들었던 기억에 대한 묘사는 더없이 아름답다. 더 자극적이고 조금은 폭력이 섞인 호랑이와의 사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정작 그가 가장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이끼>,<미생>으로 유명한 만화가 윤태호에게는 만성적인 피부질환으로 인한 열등감이 있었다. 그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까지 걸었던 그 지난하고 고독한 길에 대한 회고는 참으로 눈물겹다. 노숙까지 하며 그리고 또 그렸던 그의 시간들은 결국 그 무게감으로 승리했다. 또한 소외당하고 때로 멸시당했던 그를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사랑해주는 아내에게 "나는 아내에게 존중받았다."는 고백은 '사랑받았다'는 표현보다 더 절절하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줄 수 있는 반려자를 만나는 것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이다. 그의 고뇌와 시련들이 마침내 하나의 성과로 만개하기까지 그의 솔직하고 가감없는 고백은 저자의 미려한 문체로 부드럽게 다듬어져 감동을 준다.

 

청년유니온 조성주 전 정책기획실장의 우리 사회의 청춘 담론이 엘리트 중심이라는 이야기는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노스페이스 사태'의 바깥에 그 옷을 못 입는 아이들은 미처 논의에 포함되지도 않았다는 그의 이야기. 논란과 논의의 변경에는 자신의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많은 아이들이 있었다. 피자 배달을 30분 안에 하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바쳐야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 그 아이들을 위해 싸우고 하나 하나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그의 모습이 정말 청춘다웠다.

 

정치경제학자 홍기빈이 이야기하는 비그포르스의 '잠정적 유토피아'론도 흥미로웠다. 궁극적 유토피아가 가져올 수 있는 무기력감에서 일어나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잠정적 유토피아' 어차피 우리가 만들 수도 갈 수도 없다는 지향이 아닌 현실적이고 '이것만큼은 없었으면 좋겠다'에서 출발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사회 개혁론은 따뜻하게 가슴에 와닿았다.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누가 한 이야기인 지에 대한 사회적인 약력, 타이틀은 말미에나 간략하게 첨부된다. 우리는 누군가 말을 시작하면 그 말 자체에 대한 몰입보다는 어떤 직책, 직업의 누가 이야기하는 지에 대한 선입견으로 이미 마음을 채색하고 그 이야기를 자의적으로 평가할 준비를 한다. 이 책은 그런 여지를 주지 않는다. 소년 시절 소를 몰고 하늘의 별을 보며 떠나는 소몰이꾼의 이야기로 출발하여 우리는 마침내 그가 자연다큐 감독이 되어 야생 호랑이를 촬영했음을 알게 된다. 미리 다큐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그가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그가 어린 시절 겪었던 그 오솔길에서의 체험은 작아지고 만다. 피부병으로 고생하며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계속 그림을 그렸던 그렸던 아이가 오늘날 유명한 만화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하나의 성장 소설 같다. 이미 성공한 만화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것으로 그의 이야기가 축소되고 경직화됐을 때 얻는 아쉬움과는 다르다.

 

정말 이야기를 제대로 듣게 된 느낌이다. 정말 이야기. 정말 고팠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 내가 미처 챙기지 못한 것들. 바랐으나 그냥 지나가버린 풍경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풀어낸 그런 책. 가볍지도 않지만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아 요즘 같은 봄 풍경에 펼쳐들기 좋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3-04-0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혜윤 피디의 책은 새로운 책이 나올수록 곰삭는 느낌이랄까? (좋은 표현~~)
아직도 읽지 못한 그녀의 책 다 읽고나면 이 책도....
아름다운 4월 되세요^^

blanca 2013-04-05 10:01   좋아요 0 | URL
세실님, 지금까지와의 책들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날씨가 넘 따뜻해져 드뎌 저는 만년패딩을 넣을 수 있게 되었어요 ㅋㅋ 추위를 많이 타서요.

프레이야 2013-04-04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ᆢ정혜윤의 이런 책도있군요. 그동안 봄감기 앓으셨다니 이제 언능 나으시고 사월을 누리시길요, 블랑카님^^

blanca 2013-04-05 10:0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고마워요. 정말 대단하게 앓았답니다.--;; 살은 안 빠졌지만요. ㅋㅋ 감기 나은 후 보는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요. 그래서 감기가 오나 봐요. 그냥 이런 것도 행복이란 걸 알게 하려고요^^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하여튼 하루키의 소설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으면서 그의 에세이는 나오는 족족 챙겨 읽게 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일단은 재미있고 적어도 공허하지 않고 호흡이 짧아 부담이 없다.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읽어도 좋고 자투리 시간에 들입다 한 편만 읽어도 무언가 독서를 했다는 포만감으로 배가 부르다.

 

에세이적 자아로서의 하루키는 그의 소설과는 다르게(사실 이렇게 쓰면서 그의 소설이 무언가 아주 비범하고 다소 잔혹할 거라는 쉬운 판단을 내려 버린다.) 지극히 평범하다. 나이는 아버지보다 많은데 감성은 지금 나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신기해하는데 후기를 읽으니 역시나 서른넷에서 서른아홉까지 쓴 에세이를 추린 거란다. 지금의 하루키가 아니라 과거의 하루키의 복기이다.

 

'청춘이라 불리는 심적 상황의 끝에 대하여'라는 글은 내가 나의 스무 살에 느끼는 감성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며칠 전 화장품 코너의 아름다웠던 이십 대의 점원에 대하여 가진 묘한 느낌과 맞물려 '청춘이 끝났다'는 것에 대하여 공통적으로 가지게 되는 그 뒷맛에 대한 섬세한 통찰이 반가웠다. 그리고 청춘의 종결에 대한 자각이 삼십 대 중반부에서부터 다가온다는 서글픈 공감이 신기하기도 했다. 하루키가 '청춘이 끝났다'고 깨닫게 된 것은 청춘 시절 좋아했던 여자와 비슷한 용모를 가진 여자에게 그것을 이야기하자 그녀의 너무나 시큰둥하고 남자들이 그런 말을 잘한다는 식의 전혀 진지하지 않은 반응에서 어떤 소중한 것이 훼손되었다고 느끼게 되었던 찰나였다.

 

물론 나는 과거의 그 여자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끝난 일이다. 그러니까 내가 소중하게 간직했던 것은, 정확히 말해 그녀가 아니라 그녀에 관한 기억이었다. 그녀에 부수되는 나의 어떤 심적 상황이었다. 어떤 시기의 어떤 상황에서만 주어지는 어떤 유의 심적 상황-그것이 실로 허무하게 사라져버린 것이다.

-<청춘이라 불리는 심적 상황의 끝에 대하여> 중

 

그러니까 내가 <건축학 개론>을 보고 울음보가 터졌던 것은 스무 살 좌절된 짝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 때 그렇게도 그 사람때문에 설레어 하고 하루 상간에도 천국과 지옥을 쉽게 넘나들던 그 감정의 파고를 떠안고도 견뎌야 했던 그 나약하고도 청승맞았던 나의 심적 상황에 대한 하나의 연민때문이 아니었을까.

 

짐 모리슨에 대한 이야기도 빌리 홀리데이에게 바치는 글도 팝음악을 그저 듣는 것으로 만족하는 나에게는 생소했지만 왠지 그들을 기억해야만 할 것 같고 하루키가 직접 추천한 빌리 홀리데이의 음반을 당장 사러 나가서 턴테이블에 걸어야만 할 것 같은 부책감이 들 만큼 달콤하고 끌리는 찬사들이었다.

 

그런 음악이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젊었을 때는 숨을 죽이고 수없이 들어봐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던 부분이, 지금은 이렇게 와인잔을 기울이며 느긋하게 들어도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시원하게 세세한 부분까지 들여다보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나이를 먹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니지 않을까.

-<LEFT ALONE-빌리 홀리데이에게 바침> 중

 

나도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적적이라 해도 좋을 만큼 싱그럽고, 또한 완벽하다. 위태롭고, 확고하고 춤이라도 추고 싶을 만큼 행복하고, 그리고 가슴이 아리도록 슬프다.'는 느낌을 그가 얘기한 빌리 홀리데이의 미국 컬럼비아 사에서 나온 <The Golden Years VOL. 1>이라는 음반을 들으면서 가져보고 싶다. 언어로 형상화하기 힘든 지점에서 그가 끌어오는 그 단순명료한 묘사들은 미처 입밖으로 꺼내어 표현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일으켜 세워 한없는 청량감을 준다. 음악을 들으며 춤이라도 추고 싶을 만큼 행복하고 가슴이 아리도록 슬펐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을 기억해 낼 수 없고 기록해 낼 수 없다면 그 찰나는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런 순간들을 채집해서 눈앞에 보여주는 하루키라니. 그는 부정하겠지만 하루키는 친절하고 다감한 사람같다.

 

<유명하다는 것에 대하여> 그가 느끼는 소회는 더없이 솔직하고 놀랍다. 지극히 평범했던 그가 유명해지면서 겪게 되었던 소란에 대하여 그가 느끼는 감정은 평범하지 않다.

 

그런데 사람이 한번 유명해지면 전혀 파악이 불가능한 세계로부터 파악이 불가능한 유의 호의와 악의를 동시에 받게 된다. 어떤 때에는 무의미하게 매도당하고, 어떤 때에는 무의미하게 치켜세워진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한 번도 얽힌 적이 없는 없는, 이름도 모르는 상대로부터.

-<ON BEING FAMOUS> 중

 

이러한 것이라면 글쎄다. 별로 좋을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하루키는 작가로서의 자아와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철저히 분리하여 생각함으로써 유명세에 대처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나의 가설이라고. 가설은 자기 자신은 아니다,라고. 아, 이러한 대처는 상당히 유연하고 건강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적절하게 통합이 가능한 것이 또 하루키만의 강점이겠지만. 괜찮은 대처법인 것같다.

 

번역가로서의 그가 영어 회화 자체를 능수능란하게 하지 못해도 전혀 괘념치 않아하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공개하고 괜찮아할 수 있는 하루키의 모습도 부럽다. 삼십 대의 하루키가 육십 대의 하루키와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육십 대의 하루키 속에 편재하는 그 모습들이 낯설지 않고 납득할 만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게 이 책의 매력이다. 나머지의 에세이들이 시간의 연대기순으로 그의 나이듦을 반영하고 있다면 모조리 갖고 싶어질 정도로.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어느 할머니와 나눈 이야기. 그 소중한 이야기들은 칠십 대의 시선과 깨달음과 회한을 반영하고 있겠지만 삼십 대의 청춘과 사랑을 포함하고 있기에 할머니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삼십 대의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하루키의 저물어 가는 청춘에 대한 단상은 꼭 그 만큼의 깨달음과 치우침을 가지고 있어 뒤돌아 보아도 앞서 보아도 어떤 애틋함이 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남자 2012-10-08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어로 형상화하기 힘든 지점에서 그가 끌어오는 그 단순명료한 묘사들은 미처 입밖으로 꺼내어 표현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일으켜 세워 한없는 청량감을 준다." 제 느낌에는 blanca님의 글이 딱 그렇습니다^^; (그런 분에게 상찬을 받는 작가라면. 읽어보고 싶네요)

한남자 2012-10-08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blanca님 뭐 한가지 여쭤봐도 될는지요. 페이퍼 쓰실 때 혹시 글씨체가 뭔가요? 굴림? 돋음? 이것저것 해 봤는데 왠지 다르게 반듯해 보여서요

blanca 2012-10-08 09:13   좋아요 0 | URL
니코니코님 안녕하세요. 어이쿠, 감사합니다. 니코니코님 덕분에 제 페이퍼의 글씨체를 지금 확인해 봤어요. 굴림체가 맞아요^^;

프레이야 2012-10-08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저는 이 책을 읽고싶어 선물 받아놓고는 읽고있는 게 있어 아직 소중히 옆에 두고 흐뭇하게 바라보고만 있어요. 책도 참 아담하니 예쁘지요. 님의 리뷰에 어서 읽어보고싶어 안달 나요. 맛깔스런 리뷰! 오늘하루도 평안히 보내요, 우리^^

blanca 2012-10-08 09:14   좋아요 0 | URL
아, 선물받으셨군요! 저는 솔직히 착한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안 읽게 될 줄 알았는데 이거 한 권 읽으니 모조리 다 읽고 싶어졌어요--;; 여전히 오늘 하늘도 참 이뻐요^^

다락방 2012-10-08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은 참(건방지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감수하고) 리뷰를 잘 쓰세요. 에세이는 그보다 더 잘쓰시지만요. 블랑카님의 리뷰를 읽으면 참 질투나요.

blanca 2012-10-09 09:2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ㅋㅋ 건방지게 안 들리고 황송하게 들려요. 다락방님은 일상에서 책 얘기를 너무나 부드럽게 잘 풀어내시잖아요. 다락방님만의 스타일. 그게 딱 확립되어 있어서 저는 그 점이 참 부러운 걸요.

2012-10-17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8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