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춘희>의 작가 앙리 뒤마의 아버지인 알렉산드로 뒤마의 본 작품은 1844년부터 1846년까지 신문에 연재될 만큼 방대한 양의 낭만주의적 소설이다.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의 파란만장한 삶은 마피 경찰서의 기록 보관서에서 뒤마가 발견한 프랑수아 피코라는 실제 인물을 소설화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약혼녀를 사랑했던 친구의 음모로 감옥생활을 하게 된 점, 가족들의 비참한 죽음, 친구와 약혼자가 결혼한 사실, 부호가 된 동기, 전말을 알아내는 과정은 사실대로 쓰여졌고, 자유를 찾는 과정, 시대적 배경, 복수하는 과정(나폴레옹 몰락과 시체와 뒤바뀌어 탈출, 친구와의 불화로 죽임을 당함, 하이데와 떠남)에서는 변화를 주었다.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 청순한 여인 약혼녀 메르세데스, 에드몽이 선장이 된 것을 시기한 당글라르와 약혼녀를 가로채고자 했던 페르낭 몬테고의 음모, 방관자 카르두스, 감옥생활 중 스승이자 막대한 재물을 물려준 파리아 신부. 신부의 죽음으로 인한 탈출, 자유인이 되어 찾아갔을 때는 이미 관광객을 맞고 있었던 악명을 떨쳤던 감옥 이프섬, 보물이 숨겨져 있었던 몬테크리스트 섬, 복수 중 주인공이 변장을 한 신드바드 선원, 윌모아경, 부소니 신부.
새부인과 부정으로 낳은 아들에게 배반당해 미쳐갔던 빌포르 검사, 자신을 끝까지 신뢰해 주었던 선주 모렐에게는 아들 막시밀리앙에게 유산을 남겨주는 것으로 은혜를 갚는다.
거지가 되어 죽는 카드루스, 은행의 파산과 딸의 가출로 풍비박산이 된 당글라르, 과거를 알고 아들 알베르를 데리고 메르세데스가 떠나자 권총자살을 하게 된 페르낭, 1821년 오스만 제국에 항거하다 멸망한 그리이스 왕녀 하이레.
주인공의 추리력, 공간 시간을 넘나드는 재빠른 변모, 외모나 성격을 더듬어가는 데는 독자들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점이 글의 흥미를 돋운다고 볼 수 있다.
친정 엄마는 <십자성>이라는 제목으로 읽었으되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하던 비극적인 장면을, 내가 소녀시절에 읽은 바로는 탈출하는 대목을 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젠 결코 단순치 않은 감정의 고비를 겪은 나이가 된 탓인지 인물마다의 가슴앓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극적인 많은 장면들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이프섬을 돌아보고 마르세이유 바다를 향해 부르짖는 들끓는 분노심.
“저주 있으라, 나를 저 컴컴한 감옥에 가둔 자여. 그리고 내가 그 속에 갖힌 것을 잊고 있던 자들이여. 저주 있으라.”
에드몽 당테스와 메르세데스의 따스하면서도 차분한 이별의 대화, 그러나 깊이 느껴보려니 은밀한 통곡으로 들려온다.
사랑이란 이름의 그것이 살아가는 곳은 영원한 피안일까?
“에드몽, 제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제 아들이 행복해지는 것 뿐입니다.”
“그럼, 아드님이 죽음에서 비켜나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인간의 목숨은 오직 하나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으니까요. 그 나머지 일은 제가 맡지요. 그런데 당신은?”
“난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전 두 개의 무덤 사이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오래 전에 죽은 내가 사랑했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에드몽 당테스의 무덤이며, 또 하나는 당테스에게 죽임을 당한 그 사람의 무덤입니다. 죽임을 당한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저는 그를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