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신년 계획을 세우면서
한달 9권씩 108권을 읽어보고자 했으나,
2019년 읽은 책은 모두 77권으로 한달에 평균 6.4권(꽤 나쁘지만은 않은데?)을 읽어치웠으며
이는 작년에 비해 14권이나 감소한 숫자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
여전히 그 77권 중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은 한 권도 없으며,
그중 매우 감명깊게 읽었었지, 하고 어슴프레하게 기억나는 채 7권도 안될 것이며
그나마 대부분은 장르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낯선 제목들일 뿐이다.
따라서 이렇게 결산을 한다는 것도 의미 없는 짓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올해를 살았고, 그것을 증명할 것은 결국 기록밖에는 없다. 그러므로 나는 또 나에게 깊은 인상과 영향을 주었던 책들을 이렇게 기록해 본다.
7권 중 찬호께이의 책이 두권이나 된다. 역시난 올해 최대의 수확은 찬호께이를 만난 것이다. 그의 추리는 물론 훌륭하지만,
그가 가진 인간에 대한 애정은 과하지도 않고 담백하며, 홍콩에 대한 역사인식 또한 곳곳에 적절히 베어있다는 점에서 나는 그의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다. 계속 신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풍선인간>도 좋았지만, 다른 두 권에 비해 가벼운 듯 싶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지는 않았다.
내년에는 나는 어떤 한 해를 보내게 될까? 계속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평화로운 해였으면 좋겠다 부디.
그리고 좋은 작품들도 많이 만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