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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중요하다. 외모가 바로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외모를 보지 않으면 심지어 가족도 알아볼 수가 없다. 외모란 무엇인가? 겉으로 보이는 몸, 밖으로 드러난 몸이다. 표현된 몸이 외모이다. 이 점에서 외모는 언어이고 의미이다. 우리는 사람들과 만나서 말로만 소통하지 않는다. 몸으로도 소통한다.


<나는 왜 아름답지 않은가 中>

- P24

외모가 주는 아름다움과 내면이 가진 아름다움은 동일하지 않다. 일순간 동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루살이가 아닌 우리에게는 기다릴 시간이 있다. 그리고 시간은 진실의 편이다. 두고 보면 안다. 누가 잘하고 누가 잘 못하는지 두고 보면 안다. 잘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준다면 못하는 사람은 우리에게 고통과 불행을 준다. 그리고 나중에는 기쁨릉 주는 사람이 아름답게 보인다. 아무리 외모가 화려하고 아름다워도 고통을 주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게 보인다. 아름다움은 기쁨이고 추함은 고통이기 때문이다.기쁨에도 순간적인 것이 있는가 하면 지속적인 것도 있다. 후자가 행복이다.

<주인공은 아름답다 中>

- P45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올라온 사람들은 과거와는 너무나 다른 상황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되어 ㅆ다. 평생 얼굴도 본 적이 없는 낯선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아야 하는 것이다. 옆집 사람이 고향에서 어떻게 살던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 책의 표지만 보고 내용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그가 처한 상황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타지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그가 옆집 사람이어도 내용 없는 표지나 다름이 없다. 내용을 모르기에 표지를 보고 판단해야 할 따름이다.

<외모지상주의 들여다보기 中>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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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6단짜리 책장이 있다고 하면, 제일 아래 칸은 잘 안보이고 손도 잘 안가죠.그렇기 때문에 눈높이에 맞는 세 번째, 네 번째 칸에 어떤 책을 꽂고 제일 아래 칸에 어떤 책을 두는 가, 이것은 자기의 마음과 선호가 투영된 결과예요. (...) 이렇게 분류를 한다는 건 책이나 작가에 대한 자신의 애호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니책장 안에서도 일종의 ‘명예의 전당‘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장 명당자리에 대가 좋아하는 책들을 꽂아두는 겁니다.(...)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책은 늘어나니까 책장에 책을 앞뒤로 이중으로 꽂아두는 경우가 많지요. 어쩔 수 없겠지만, 일단 그렇게 꽂아두면 안쪽에 꽂힌 책은 없는 것과 똑같아집니다. (...) 이왕 자신만의 서재를 가질 거라면, 책장을 책의 폭에 맞게 좀 좁게 짜는 것이 낫습니다.

<나만의 서재, 나만의 전당 中>

- P71

아직 한 번도 안 해본 것들이 있잖아요. 남극에 가보겠다, 죽기 전에 이구아수 폭포를 보고싶다, 우유니 사막을 방문하고 싶다 이런 것. 한번 보면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고, 실제로 가보면 그래요. 그런데 저는 그게 행복이 아니고 쾌락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

<습관이 행복한 사람 中>


- P141

(...) 좋은 책을 읽다보면 한숨이 나와요. 이 좋은 걸 평생 읽어도 다 못 읽네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앞으로 써야할 것들 中>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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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으로 임신, 출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 아이 없는 삼ㄹ을 결정하고 계획하는 여성도 있지만, 공여된 생식 세포를 이요하거나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고자 계획하는 여성도 존재한다. 이들은 난자 공여나 대리 임신,출산을 통해서 아이를 낳는 것이 가지는 위험성과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이런 선택이 타인으로부터 이해받거나 지지받지 못할 것임을 잘 인지하고 있다. 난자 공여나 정자 공여로 아이를 낳았을 경우, 자기 ‘씨‘도 아니면서 부부 한쪽의 유전자라도 물려받았다는 것 때문에 ‘혈연주의‘에 대한 집착으로 이해되거나, 대리모를 통해 임신하는 경우 아이를 낳고자 하는 과도한 욕심 때문에 다른 여성을 착귀하는 -그리고 다른 여성의 아이를 돈을 주고 사오는- 행위로 의미화되면서 도덕적 비난에 직면한다.

<섹스 없는 임신, 임신 없는 출산 中>

- P177

대리모가 되는 동기를 살펴보면 이들의 사회경제적 위치가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많은 경우 처음부터 ‘상업적‘ 대리모가 되었다기보다, 소위 ‘이타적‘ 난자 공여자로서 지인에게 난자를 공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신의 몸과 재생산 능력이 어떻게 다루어지며 어떤 교환 가치를 가지게 되는지를 깨닫게 되는, 즉 ‘상업적‘ 대리모의 가능성을 학습해 가는 과정이 있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지점은 이제까지 이타적 공여와 상업적 공여를 구분하여 사고했던 법체계를 다시 사유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섹스 없는 임신, 임신 없는 출산 中>

- P179

형법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를 국가 안보, 진서 유지, 공공복리의 이유로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법률이다.(...) 근본적으로 여성이 스스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임신이라는 사건을 판단하고 지속의 여부를 결정한 것을 형법은 왜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해친 죄로 보는 것일까. 결국 여기에는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지지 않는 섹슈얼리티가 정당하지 않다는 판단이 전제되어 있고, 이런 문제를 단죄하고 예방하는 효과를 꾀하기 위해 여성을 처벌하는 것이라는 해석에 다다른다.

<낙태죄 폐지 투쟁의 의미를 갱신하기 中>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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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수학여행 때의 일이다. 설악산은 지방 고등학교의 수학여행 단골코스였다. 산길로 올라가는 한줄은 대구에서 온 학생들이었고, 내려오는 한줄은 광주에서 온 학생들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올라가는 대구 학생 1천여명과 내려오는 광주 학생 1천여명이 스쳐지나가는 시간에 일어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니까...‘침묵‘이었다.
저쪽 학교 학생에게 말을 걸 필요는 없었겠지만,
흥미로운 것은 앞뒤의 자기 반 친구와도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구 학생들도 그랬고, 광주 학생들도 그랬다.
서로의 사투리를 저쪽 학생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서로 스쳐지나갈 때까지.
설악산이 거대한 침묵의 공간이 되었다.
지금까지 겪은 수많은 경험 중 가장 괴이한 일이다.
‘왜 그랬을까?‘ 우리는 누구에게 어떤 교육을 받았으며, 무엇을 합의했던 걸까?
돌이켜보면, 우리는 그저 ‘감‘으로 그렇게 했다.

(33. 8년간의 침묵 中)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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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먹이를 충분히 공급받았어. 그는 생각했다. 우리가 있었던 곳 어디에서든 넘칠 만큼 풍성하게 먹을 수 있었지. 유럽과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구더기들에게는 황금의 시대였어. 우리는 구더기들에게 썩은 고기를 무더기로 떠안겼던 거야. 병사들의 고기뿐만 아니라 여자들의 고기, 아이들의 고기, 그리고 폭탄에 의해 찢어발겨진 노인들의 무른 고기. 모든 것이 너무나 풍성했지. 구더기들의 전설 속에서 우리는 몇 세대에 걸쳐 풍성함을 내려 준 마음씨 좋은 신으로 기억될 거야.


- P42

날씨는 점점 더 추워졌고 하늘의 별들은 더 밝게 빛났다. 그들은 별을 원망했다. 별빛에 비행기의 시계(視界)가 양호해지기 때문이었다. 자연 그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무 의미가 없었다. 다만 전쟁과 결부되어야만 좋고 나쁨이 결정되었다.


- P80

"(...) 자네는 이런 선물을 받을 만큼 돌격대 간부들을 잘 아는가?"
그래버가 요제프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렇습니다. 어쨌든 대장하고는 친했어요. 악의도 없고 선량한 사람이었죠." 그가 말했다.
요제프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인간이란 동시에 그런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으십니까?" 그래버가 물었다.
"자네는 믿는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유부단하거나 근심 걱정이 많거나 마음이 약해서 협조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집단 수용소 대장들 중에 유머를 갖춘 사람도 있고, 또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동지애를 갖춘 친위대원도 있어. 그리고 애써 세상의 선한 면만을 보면서 끔찍한 일에는 눈을 감아 버리거나 그것을 일시적이거나 엄혹한 필연으로 여겨 버리는 동시대인도 얼만든지 있어. 그들은 말하자면 탄력적인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지."
"두려움에 떠는 인간도."
"그래, 두려움에 떠는 인간도." 요제프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 P423

일선에서는 포성이 울려 퍼졌다. 갑자기 모든 것이 낯설어졌고, 결속된 존재들이 모두 산산이 픝어지는 듯했다. 그래버는 이런 느낌을 알고 있었다. 한밤에 문득 깨어나 자기 자신이 어디 있는지 모를 떄 종종 이런 기분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어둠 속에서 완전히 홀로 되어 둥둥 떠다니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언제나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길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될 거라는 나지막하고 이상한 느낌이 남았다.


- P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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