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입양한 해리 여동생 부머.
어느 멍청이가 이렇게 귀여운 멍멍이를 길가에 버렸을까나?
덕분에 부머는 우리 가족이 됐다

삼돌이는 부머라면 벌써부터 사족을 못 쓰고 감싸고 돈다.
공주님 저리 가라 할 우아한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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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1-1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소파는 부머를 위해 미리 준비해두신 게 틀림없어요. 어쩜 저리 잘 어울릴까요?

검둥개 2009-01-16 22:41   좋아요 0 | URL
제가 찍었지만 정말 사진이 탁월하다고 생각해서 혼자 엄청나게 뿌듯해하고 있어요. ^^
거의 나의 마스터피이스, 모나리자!
이러면서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1-1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정말 꽃미녀군요 ^^

검둥개 2009-01-16 22:42   좋아요 0 | URL
으히히 감사합니다. ^______^
저렇게 이쁘게 생겼으니 도저히 야단을 칠 수가 없지 뭐예요.
사실 장난꾸러기인데.

치니 2009-01-1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점잖고 품위가 있는, 그러면서도 착해보이는 녀석이네요. 새해부터 복댕이 들어온 거 같아 보기 좋아요.

검둥개 2009-01-16 22:43   좋아요 0 | URL
저렇게 폼은 잡고 있지만 사실은 또 뭔가 사고를 칠 궁리를 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니까요.
덕분에 개밥 사는 식비 지출이 세 배로 뛰었답니다.
얼마나 먹어대는지 ^^ 더 클지도 모른다고 혼자 상상하며 좋아하고 있어요.

슈마리 2009-01-1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놈 참 고급스럽게 생겻네 그려. 좋을 일 했으. ^^;

검둥개 2009-01-19 12:03   좋아요 0 | URL
고급스러운 생김새로 치면 보리와 꽈리도 수준급! :-)

melory 2009-01-18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알 생겼다! 잘 지내냐, 친구?

검둥개 2009-01-19 12:02   좋아요 0 | URL
우와, 정말 오랜만! 잘 지냈음? 왜 연락이 뜸했으, 그랴?

2009-01-20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0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4 0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8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9-01-2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번 쓰다듬고 손.. 하고 말해보고 싶으나;; ㅎㅎ
새 식구 맞이 축하드려요.

검둥개 2009-01-28 11:53   좋아요 0 | URL
이히 감사합니다. ^^
언제 닉넴은 바꾸셨어요?
이리스도 멋집니다!
 


오늘 나는 (심보선)


오늘 나는 흔들리는 깃털처럼 목적이 없다

오늘 나는 이미 사라진 것들 뒤에 숨어 있다

태양이 오전의 다감함을 잃고

노을의 적자색 위엄 속에서 눈을 부릅뜬다

달이 저녁의 지위를 머리에 눌러쓰면 어느

행인의 애절한 표정으로부터 밤이 곧 시작될 것이다

내가 무관심했던 새들의 검은 주검

이마에 하나둘 그어지는 잿빛 선분들

이웃의 늦은 망치질 소리

그밖의 이런저런 것들

규칙과 감정 모두에 절박한 나

지난 시절을 잊었고

죽은 친구들을 잊었고

작년에 어떤 번민들에 젖었는지 잊었다

오늘 나는 달력 위에 미래라는 구멍을 낸다

다음 주의 욕망

다음 달의 무(無)

그리고 어떤 결정적인

구토의 연도(年度)

내 몫의 비극이 남아 있음을 안다

누구에게나 증오할 자격이 있음을 안다

오늘 나는 누군가의 애절한 얼굴을 노려보고 있었다

오늘 나는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








괜찮은 시인데, 마지막 여섯 줄은 신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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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01-16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이럴 때 재미있어요. 저도 얼마 전 이 시를 알라딘에 옮겨놓을까 싶다가, 마지막이 별로라서 그만두었거든요.

검둥개 2009-01-16 22:39   좋아요 0 | URL
히히 치니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다니, 찌찌뽕입니다.
잘 나간다고 생각하고 읽어가는데
역시 마지막 부분에서 딸린단 말이예요.:-)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기를 좋아하는 듯 하므로,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내 대답은 늘 갈비, 불고기, 이런 식이지만, 정작 내가 목메이게 그리워하는 음식은 깍두기다. 튀김 통닭을 시키면 딸려오는 흰 깍두기에 환장을 해서 닭을 먹지도 않던 나는 식구들이 자기들끼리만 먹는 튀김 통닭을 시킬 때마다 옆에 끼어들어 흰 깍두기를 찍어 먹느라고 소란을 야기하곤 했다.

흰 깍두기는 김치처럼 만들기가 어려운 것도 아닌데 문제는 미국에서 무 구하기가 엄청나게 힘들다는 거다. 배추는 그래도 웬만한 수퍼에 가면 살 수 있지만 배추 크기의 먹음직스런 무는 좀처럼 찾아볼 길이 없다. 열무도 아직까지는 본 적이 없으니, 기껏해야 무에 비견될 만하다면 파스닙이 그나마 대체물이 된다고 하겠지마는 이파리가 너무 많고 무 부분은 쪼만해서 영 신통치 않아 보였다.

어제 수퍼에서 장을 보는데 학명은 모르겠으나, 확연히 무로 보이는 동글동글하고 붉은 미니 알타리 무처럼 보이는 것들이 이파리는 제거된 채로 담겨 있는 봉지를 발견했다. 한 봉지 사와서 당장 설탕+식초+물의 혼합물에 넣었는데 과연 며칠이나 걸려야 흰 깍두기, 아니 붉은 깍두기 맛을 보게 될까 벌써부터 가슴이 콩콩 튀고 있다.

삼돌이 말로는 뭘 그런 걸 사진을 찍느냐고 하지마는, 이게 성공만 하면은 매일 끼니를 흰 깍두기와 함께 하게 될 터이니 어찌 가슴이 뛰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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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5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6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1-15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달콤알싸한 무맛이기를 바래봅니다. 한국에는 무가 한참 제맛이라 그저 끓이기만 해도 맛이 나네요.

검둥개 2009-01-16 00:33   좋아요 0 | URL
아, 저두요. 달콤하고 사각사각한 그 무 맛!
무국도 끓이면 얼마나 맛있어요, 무청도 맛이 끝내주는데, 왜 이 곳은 무를 안 먹는지???

조선인 2009-01-15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미국에 없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요. 그렇군요. 깍두기 만들 무가 없다면 총각김치 만들무도 없겠구요. 뜨아.

검둥개 2009-01-16 00:32   좋아요 0 | URL
그렇죠? 고등어라든가 갈치, 오징어, 낙지, 이런 걸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매우 슬퍼질 때가 있어요. 아무래도 먹는 것 빼면 삶의 낙이 반 이상 주는지라... :-)

치니 2009-01-15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 마트에도 없던가요? 배추는 있었던 거 같은데...
저거 맛날 거 같은데요. :)

검둥개 2009-01-16 00:31   좋아요 0 | URL
한국 마트에 가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너무 멀어서 아직 못 가봤어요.
어떤 맛이 날지 저도 무척 궁금해요. ^^

비로그인 2009-01-1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애는 사탕무에요. 먹을만 하실겁니다..

검둥개 2009-01-16 22:40   좋아요 0 | URL
사탕무라구요? 설탕을 잔뜩 넣었는데 그럼 엄청 달겠네요? @.@
에고고 좋아라.
Manci님 잘 지내셨어요?
 


내 오른 엄지발가락은 늘 툭 튀어나와 있었는데 최근 들어 그 튀어나온 부분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덩달아 무릎이며 등까지 쑤시는 것 같고 해서 여섯달 일곱달 사라지갈 기다리다가 결국 백기를 들고 병원엘 갔다. 영어로는 버니언(bunion)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대개 유전이라는데 영한 사전을 찾아보니 한국어로는 "건막류(腱膜瘤)《엄지발가락 안쪽염증》" 라고 번역된다고 한다. 말만 한국어지 한국사람인 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른발 엄지발가락 엑스레이를 세 장이나 찍는 동안 예전에 캠브리지에 살 적에 이웃친구가 이 버니언 혹은 건막류로 인해 고생을 하다고 수술을 받고 몇 주 동안 목발을 집고 다녔다고 귀뜸을 해줬던 기억이 나서 부쩍 걱정을 했다. 미리부터 부쩍 겁을 집어먹은 내 얼굴 기색를 보고 젊은 의사는 친절하게 엑스레이를 가리키며 내 버니언은 어린 버니언이라서 아직 상태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 정도로 상태가 나쁘지 않으니 수 년 동안 약물과 특수신발로 상태를 조정할 수 있을 거란다.

수술을 당장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다 처방전을 받아 나오는데 귓가에 "어린 버니언"이라는 의사의 말이 자꾸 맴돌았다. 귀찮은 병에 불과한 버니언이 의사에겐 소중한 묘목처럼 보이는 걸까? 건막류가 자라면 내 엄지 발가락은 더욱 더 안쪽으로 휠테고 내 무릎은 더욱더 아플텐데. 나는 갑자기 기생충에게 연민을 품게 된 숙주가 된 양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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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1-1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아프셨겠어요. 그래도 어리다니 다행이네요. 검둥개님의 그녀석은 어른이 되지 말았으면 하네요.

검둥개 2009-01-14 01:55   좋아요 0 | URL
헤헤 예, 그냥 어린 채로 있어주면 좋겠어요. ^^
 
이것은 시가 아니다 세계사 시인선 139
이승훈 지음 / 세계사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시인은 이 시집 '자서'에서 현실을 그대로 옯기는 것에 최고의 관심을 둔다고 썼다. 자서를 읽고 심드렁해져서 현실을 그냥 옮기면 그게 뭐 시냐, 그냥 넋두리지, 이렇게 시집을 읽기도 전에 푸념을 했다. 현실을 그대로 보는 일이 뭐가 재미있고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 뭐 대단하냐, 이렇게 중얼거렸다.

모름지기 읽을 만한 시라면, 유하처럼 이렇게 멋지게 사랑을 호박꽃으로 꿀의 주막으로 환멸의 지옥으로 입이 딱 벌어지는 비유라도 보여주던가,

사랑의 지옥--서시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새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한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


아니면 신경림처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이렇게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아포리즘이라도  줄줄이 박아 주어야 읽고 나서 서운치 않은 시지.

가난한 사랑의 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위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하품을 하면서 이승훈의 시집을 뒤적이며 읽는데, 정말로 현실이 한여름 수박에서 쪼개져나온 한 조각마냥 수박물을 뚝뚝 흘리며 걸어나왔다. 내가 팔 년전에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온 세상이 이승훈의 시집 속에서 내게 예기치 않은 안부 인사를 건네왔다.

잡채밥 (이승훈)

학교 연구실에서 20년 매일 잡채밥을 시켜 먹는다 지치지도 않으십니까? 빗물 묻은 우비를 걸치고 배달 온 청년이 묻는다 다른 건 잘 못 먹어요 청년이 나가면 연구실 낮은 탁자에 등을 구부리고 앉아 맛없는 잡채밥을 먹는다 학생들이 연구실에 앉아 잡채밥 먹는 걸 보면 실망할지 몰라 문을 잠그고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오전 열한시 반 낡은 잠바 걸치고 앉아 고개 숙이고 잡채밥 먹는다 물론 다 먹지 못하고 남긴 그릇을 신문지에 싸서 연구실 문밖에 내놓는다



이십년 내내 매일 잡채밥을 시켜 먹는 인생. 별로 맛있지도 않지만 다른 것은 또 먹히지 않아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고개 숙이고 잡채밥을 먹는 인생. 특별히 서글플 것도 없고 특별히 감동적이거나 교훈적인 구석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 지나는 남루하고 먼지내 나는 일상이 서툰 사진사 손에서 찍혀 나온 사진처럼 빨랫줄에 널린 낡은 속옷처럼 시집 안에 걸려 있다.


화장실 문 (이승훈)

화장실 문이 잠겼네 화장실 문이 잠겼어! 난 화장실 앞에서 아내를 부르네 석준이 시키세요 아내는 말하지 그러나 거실에도 건넌방에도 석준이는 없고 그럼 송곳을 구멍에 대고 여세요! 그러나 아무리 손을 대도 문은 열리지 읺고 안 열려! 소리치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아내가 온다 이리 줘요! 아내는 쉽게 문을 연다



이승훈은 언어가 있으므로 시를 쓴다고, 할 일 없어 시를 쓰고 시 쓰는 데서 바라는 바가 없다고 ("언어가 있으므로 시를 쓴다") 한다.  하지만 정작 시인이라 스스로를 칭하는 사람이 아무 감상도 생각도 걸러내지 않는 매끈매끈하고 몰개성한 스케치북 같은 시를 쓰기는 얼마나 힘든가. 그의 많은 시의 마지막 구절은 종종  안타까운 사족이다.


고향 가게 (이승훈)

해 지는 가을 저녁 가게에 들른다 가게 총각은 인사도 없고 말도 없고 난 감자튀김 두 봉지를 들고 묻는다 하나는 노란 포장 하나는 붉은 포장이다 이 둘은 뭐가 다릅니까? 총각은 여전히 아무 표정도 없이 의자에 앉아 말한다 저도 모릅니다 저는 과자를 좋아하지 않아서 과자에 대해선 잘 몰라요 그럼 물건을 팔겠다는 거야? 뭐야? 속으로 중얼대며 감자튀김 두 봉지를 들고 나온다 물론 악의는 없다 너무 선량해서 문제지 안녕히 계세요 가게를 나오며 인사를 해도 대답이 없는 강원도의 가을 저녁



"물론 악의는 없다 너무 선량해서 문제지 안녕히 계세요 가게를 나오며 인사를 해도 대답이 없는 강원도의 가을 저녁," 이 한 줄만 삭제했다면 "고향 가게"는 "화장실 문"이나 "잡채밥"만큼이나 성공적이었을 것이다. 이승훈의 시는 그 안에서 시인의 바람이며 감상이며 시인의 목소리 자체가 사라질 때 성공한다. 한 두 자만  토를 달아도 현실을 보여준다는 그의 전략은 쉽사리 무너진다.

해 지는 가을 저녁 가게에 들른다 가게 총각은 인사도 없고 말도 없고 난 감자튀김 두 봉지를 들고 묻는다 하나는 노란 포장 하나는 붉은 포장이다 이 둘은 뭐가 다릅니까? 총각은 여전히 아무 표정도 없이 의자에 앉아 말한다 저도 모릅니다 저는 과자를 좋아하지 않아서 과자에 대해선 잘 몰라요 그럼 물건을 팔겠다는 거야? 뭐야? 속으로 중얼대며 감자튀김 두 봉지를 들고 나온다

마지막 줄을 잘라내면 이 시는 홍상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다. 무덤덤하고 조금 지루하고 조금 안달이 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채 중요치 않은 시간만 하염없이 흐르는, 부인할 수 없게 현실적인 공중 화장실 같은 나만의 만인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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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9-01-1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올해 개봉할 홍상수 영화의 제목이래요. 히히~

검둥개 2009-01-13 09:20   좋아요 0 | URL
이야 멋진 제목이예요. ^^

치니 2009-01-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훈이 별로 안 땡기던 이유가 일목요연하게 정리 되어 있는 리뷰입니다. 추천!

검둥개 2009-01-14 05:43   좋아요 0 | URL
이야, 추천 감사합니다. 치니님 ^^
몇몇은 좋았는데 몇몇은 그냥 그랬답니다.
자서와 책 뒷부분의 시론은 잘 이해가 안 갔지만 시인의 일상은 하여튼 눈에 선하더라구요.
잡채밥과 화장실문은 꽤 파워풀하다고 생각했어요.

2009-01-13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3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4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