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행진뒤의 명보

 사랑이란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이 어느 정도의 고통을 견딜 수 있느냐에 따라 정의된다. 상대를 보호하기 위해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가 결국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말하는 셈이다. 이는 인생의 마지막 기차에 오를 때 과연 누구와 손을 잡고 있고싶은지를 고르는 문제이기도 했다. 이제 명보는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깨달았다.
"사랑하는 내 아들 현우에게." 그는 이렇게 쓰기 시작했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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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감시병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유치장 밖으로 나왔다. 군인이 다시 유치장의 문을 잠그는 동안, 단이는 그 안에 남아있•는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은 채 오직 앞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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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희 정호

"네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월향 언니는 죽었을지도 몰라. 바로 그 순간에 네가 나타난 게 참 이상하고 신기하다. 마침 나도 네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네가 어떻게우릴 도와줄 수 있을지는 전혀 몰랐지만, 그냥 네가 머릿속에 떠올랐었어."
정호는 옥희에게 말하고 싶었다.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네가 있다고. 마치 집이라도 되는 양, 넌 아예 그곳에 눌러앉아 살 수도 있을거라고.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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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희 정호

"알아, 정호야. 진짜 고마워." 옥희가 팔을 뻗어 정호의 손을 잡았다. 옥희의 손가락 끝이 닿는 순간 정호는 팔 전체에 별똥별이 튀는느낌이었다. 소년은 이렇게 옥희와 손을 잡은 채로 영원히 그 자리에서 있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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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른이 되면 이것보다 백배는 더 좋은 걸 너한테 갖다줄 거야." 정호가 말했다. 옥희는 웃으며 물론이라고 답했지만, 정호가 자신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정호가 옥희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건 바로 그런 모습 때문이었는데, 그가평생 벌 수 있을 만한 것보다 더 값진 것을 주겠다고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는 그 당당한 자신감이 옥희의 눈에 들었던 것이다. 옥희에비하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정호는 절대로 비굴해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결코 자신의 상황을 탓하거나 과거를 후회하지 않았다. 마치 텅 빈 그릇 같았으나,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정호가 가진 지식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그의 정신은 어떤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흘렀으며 제 스스로 고통을 키워내는 법이 없었다. 그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든, 옥희는 그가 장독 같은 마음 안에 깊이 묻어둔 것을 꿋꿋이 지켜내리라 확신했다. 씨처럼 떨어져 내린 곳에서 멀리 탈출하기는 힘들 테지만,갇힌 존재가 되기를 스스로 거부했다는 그 단순한 이유만으로 정호는 충분히 행복할 거라고.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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