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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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ㅣ 우리시대의 논리 6
권성현 외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6월
평점 :
노회찬 :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가?
송광수 검찰총장 : 이념은 그러하나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사람은 저마다 인간답게 살 권리를 안고 태어나지만, 그것을 지켜내야만 하는 운명도 함께 쥐고 살아간다. 착취에 맛을 들인 금수 같은 억압자들이 존재하는 한 약자는 가혹한 환경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배구조의 안정화를 위해 탄생했던 법이 자본주의를 만나더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만인에게 평등한 법은 사라지고 “만 명의 부자에게만 평등한 법”이 되었으니 믿을 것은 오히려 인간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시스템도 신도 구원할 수 없으니까.
그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모두의 문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쉬운 문제가 일 수도 있었을 텐데… 비정규직 문제는 점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처럼 늘어나고 길어져 간다. 인간답게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이전에는 가능했던 것이 이제는 왜 불가능한 것이 되었을까. 다른 나라에서는 가능한데 왜 여기서는 안 되는 것일까. 자본의 탐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을 철저하게 소외시키고, 모두의 문제를 개인에게 떠 넘기기 때문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남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여 비정규직 노동자가 800만이 되었다.
너의 문제로만 생각했던 것이 진짜 우리의 문제였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 - 마르틴 니묄러
맨 처음 나치 정부는 공산주의자들을 잡아갔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 정부는 사회 민주주의자들을 잡아갔다.
그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 민주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 정부는 노동조합원을 잡아갔다.
그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리고 정부는 유태인들을 잡아갔다.
그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
마침내 정부는 나에게 찾아왔다.
하지만 나를 위해 항변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위치가 의식을 규정한다”라는 말이 새삼 피부에 와 닿는 요즘이다. 많은 이들이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냉소와 무관심으로 반응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잃는 것이 두려워서 일까. 우리나라에 그토록 가진 자들이 많았던가? 납득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가 짐을 짊어지고 있지 않더라도 그것은 언제라도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이랜드, 코스콤, 기륭, KTX에서 그러했듯이 그것은 일상처럼 우리를 덮칠 것이다. 예외는 없다. 언제나 선택 받은 자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자본은 냉혹하다. 빗겨간다 하더라도 행복할 수 없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고 자신만의 파랑새를 쫓아 나선다고 확률적으로도 높아질까? 혼자 잘된 경우 과연 있을 수 있나? 천운으로 부모를 잘 만난 거 빼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인간은 상호부조를 해야 성공한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다. 전문가 시스템이 발달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극히 소수를 위한 시스템일 뿐이다.
“개체들이 서로 협력을 유지할수록 서로를 더 돕게 되고, 지적인 발전을 더 진척시킬 뿐 아니라 종의 생존기회를 더 높인다.” -케슬러
스스로를 해방코자 하는 이들이 짊어진 짐의 무게가 우리의 일상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그 무게는 결코 줄지 않는다.
투쟁을 계속하실 수 있는 원동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지키는 거요. 114p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마저도 포기한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사람들인데, 어찌 그 무게에 쉽게 눌릴 수 있겠는가. 연대란 그 무게를 함께 감당하는 것. 그들이 겪는 고통의 분배가 진정한 투쟁, 승리를 위한 투쟁이 될 것이다.
“노동계급의 해방은 노동자 스스로의 일이다.” -크로포트킨
그들의 희망에 우리의 희망을 걸 때다. 현재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미래가 우리에게 달려 있다. 노동만이 왜 희망이어야 하는가. 불로소득으로 세상을 군림하려는 자들에게 똑똑히 보여줘야 할 것이 우리에겐 있다. 그것은 우리의 역사적 의무이다.
“당신의 표를 모조리 던져라. 종이쪽지 한 장이 아니라, 당신의 영향력 전부를 던져라.” -소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