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숨은아이 > 단병호 의원의 작은 승리

이래서 민주노동당에 기대를 갖게 된다. | 좋은 글 퍼나르자
2005.10.31

 

민주노동당이 도대체 뭘 하는지 또는 뭘 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하지만, 특히 노동문제에 있어 노동부는 재경부나 산자부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정도라고 하고, 그 산하 기관도 역시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래 글은 아주 작지만 매우 소중한 결과 중에 하나다. 그 외에 기억나는 것을 예로 들면, 연봉제 등에 퇴직금을 포함해 지급해도 된다는 취지의 노동부 행정해석을 변경시키거나, 사실상 사용자인 원청 업체가 하청업체에 있는 노동조합 활동에 개입했을 때 그들도 형법상 부당노동행위(노동3권 침해행위를 말한다)의 공범으로 처벌하겠다는 지침을 마련케 하거나 하였다. 그것을 위해 실무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안다. 뭐, 별 것 아니네 할 수도 있지만 꼼꼼히 들여다 보면 노동자들의 소중한 권리 찾기에 소중한 것들임을 알 수 있다.


아래 내용도 위에서 말한 것들 중 하나다. 노동자 복지가 어쩌고 하면서도 정작 노동자 복지를 위한 아주 작은 것들에는 무심한 노동부나 그 일을 직접 하는 담당자(아래 내용에서는 근로복지공단)들이 감히 생각하지도 못한, 그래서 하지도 못한, 아니 어쩌면 하지 않은 그런 것이었다.


“사업주 날인 없어도 산재신청 가능”

노동부, 산재신청서에 ‘사업주 날인 없어도 된다’는 문구 기재키로

 

앞으로 노동자가 산재요양 신청 시 사업주 날인을 받지 않아도 신청할 수 있다는 ‘문구’가 신청서에 포함된다. 노동부는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의 “사업주 날인을 폐지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은 내용의 답변을 내놨다.


‘사업주 날인’이 산재노동자 발목 잡아


단병호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많은 근로자들이 요양신청서에 사업주가 날인하지 않으면 산재신청을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사용자들도 이것 때문에 산재신청을 방해하고 있다”며 “사업주 날인을 없애라”고 노동부에 요구했다.


실제 노동현장에선 산재요양 신청 시 산재노동자들이 ‘사업주 날인’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또는 아예 사업주 날인을 받지 못하면 산재신청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산재신청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김은기 민주노총 노동안전부장은 “민주노총으로 오는 산재상담 중 ‘사업주가 도장을 안 찍어주는데 어떻게 하냐’는 사업주 날인에 관련한 문의가 가장 많다”며 “하지만 현행 사업주가 날인하지 않아도 사유를 첨부해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노동자가 많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자포자기’ 하는 산재노동자가 상당수 된다는 주장이다.


김갑경 산재노동자협의회 상담부장도 비슷한 지적이다. 그는 “건설쪽에서 심한데 하도급 관계에서 사업주는 다시 공사를 따야 하니까 산재노동자가 사업주 날인을 요구하면 거의 안 해준다”며 “설사 사업주 날인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도 나이든 건설노동자들은 산재신청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사업주 날인’ 문제는 이주노동자에서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노동부 “‘사업주 날인 없어도 돼’ 문구 넣겠다”


이같은 현실에서 단병호 의원은 “사업주 날인 폐지”를 요구한 것. 그러나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폐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는 답변을 통해 “요양신청시 사업주 확인을 받는 이유는 재해발생 관련사실의 입증 및 자료제출 등에 있어서 사업주가 조력하도록 함으로써 업무상 재해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주 날인을 당장 폐지할 경우 오히려 업무상 재해 여부 판단에 장기간이 소용돼 재해근로자들이 신속히 보상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단병호 의원은 “당장 없애는 것이 곤란하다면 요양신청서에 사업주가 날인 거부 시 그 사유를 첨부해 제출가능하고 사업주는 날인에 조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문구를 기재하라”고 요구하자, 노동부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


노동부는 “(우선) 노동부·공단 홈페이지에 사업주가 날인을 거부할 경우 그 사유를 첨부해 요양신청서를 제출하면 산재신청이 가능하다는 명시적 문구를 등재하겠다”며 “요양신청서에 동 문구를 기재하는 것은 추후 관련규정 개정 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올 연말 공단 서식규정을 정비할 계획으로 이때 이같은 문구를 반영할 예정이다.


“문구 기재, 중세영세노동자에게 도움될 것”


이에 대해 일단 단병호 의원실은 “궁극적으로는 사업주 날인은 폐지돼야 하나 당장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기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단병호 의원실 강문대 보좌관은 “폐지까지 가지 못해 아쉽지만 사업주 날인이 없어도 된다는 문구가 삽입되면 산재노동자들이 심리적 압박 없이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사업주 날인이 폐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근본적인 제도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업주 날인이 산재처리 절차에서 ‘진입장벽’ 역할을 하면서 ‘산재은폐’의 방편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 이에 사업주 날인 제도를 폐지하는 동시에,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주장하는 재해노동자의 소속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산재신청 시 소속사업장을 명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으로 ‘선보장 후평가’ 제도를 도입해 산재신청 절차에서 담당의사가 직접 산재노동자의 소속사업장을 확인해 산재신청을 하도록 하면 사업주 날인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5.10.28.)

 

 

출처 : http://blog.daum.net/cyseok71/4093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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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11-02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라주미힌님, 이거 퍼온 글이거든요. 상단이나 하단에 출처 밝혀주심 고맙겠습니다. http://blog.daum.net/cyseok71/4093092여요.

라주미힌 2005-11-02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눼.... ^^

비로그인 2005-11-02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정말 잘 됐네요. 이주 노동자 같은 경우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장애인이 된 채, 회사를 그만두거나 불법체류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쟎아요. 저두 퍼감돠.

숨은아이 2005-11-02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
 
 전출처 : 진주 > 장자의 싸움닭이 그립다

장자(莊子)의 "달생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싸움닭을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왕의 부름을 받고 싸움닭을 훈련시키게 되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다.
"이제 대충 되었는가?"
그러자 기성자는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대충 되었겠지?"
"아직 멀었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날리를 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아직도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 적을 오직 노려보기만 하는데 여전히 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가시지 않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길 40일째 되던 날, 왕이 묻자 마침내 기성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젠 됐습니다. 상대가 울음소리를 내도 태도에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나무로 만든 닭과 같습니다. 그 덕이 온전해진 것입니다(望之似木鷄矣망지사목계의, 其德全矣기덕완의). 다른 닭들이 감히 대응하지 못하고 도망쳐 버립니다."

살벌한 전의만 불사르는 것은 투계의 가장 초보적인 단계이며 오로지 이기려는데만 목표를 두는 것도 도의 경지에 이른 모습은 아니다. 외연의 세계에 처연할 수 있는 경지야 말로 진정한 용사 투계로 거듭나는 모습이라고 장자는 나무로 만든 닭으로 '목계지덕'을 가르쳤다.

십 여 년이 흐른 뒤에도 다림질하면 최루가스로 날기침이 날 만큼 그 때 입은 옷들은 나의 청년기 한 토막에 "투쟁"의 이름표를 달고 있다. 난 원래 싸움 체질도 아닌데 세월이 더러워서 우리는 '386세대'를 마치 훈장처럼 달고 있다. 지금이사 밟으면 밟히고 때리면 기껏 눈물 콧물이나 훌쩍거리는 본연의(?) 약자의 모습으로 회복하였지만 어쩌면 내 속에도 그 날의 투혼이 꿈틀대고 있을 런지도.

그러나 불혹을 낼 모레 바라본다. 가끔은 정의의 이름으로 내 속에 있는 날 벼룬 칼을 꺼내들고 싶을 일도 있을 수 있겠으나 지금 같아서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 싸움 없는 세상이 내가 지향하는 바이지만 사람 사는 풍경이 어디 매번 그러한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겠거니 하며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온 몸으로 맞아야할 나는 이승사람이다.

그래도 아쉽다. 나야 뭐 어차피 "맞은 나도 이렇게 아픈데 때린 그 손목때기는 을매나 더 아플꼬."같은 성자 흉내라도 내는 것이 쌈닭 되는 것보다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지만(그래서 애시당초 쌈 잘 하긴 글러먹었지만), 투계판에서 목계지덕을 갖춘 닭을 여간해서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도의 경지에 오르진 않았더라도 최소한 싸움의 도가 뭔지는 들어본 그런 투계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서글프다. 일방적인 언사로 소통 자체가 되지 않고 주어들은 건 많아서 궤변이나 그럴싸하게, 목적은 오로지 상대방이 피를 철철 흘리는 걸 볼 때까지 쫀 데를 또 쫄 뿐이다.

어디 기성자같은 사부가 없을까? 그 닭도 알고보면 좋은 기질도 많을 텐데 아직 가르침이 부족하고 수양이 부족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만약 처음부터 쌈닭이 아니라면 푹 고아서 원기 부족한 날 몸보신으로 삼았으면 좋으련만......

/051027 폐계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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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두쇠 富國들, 파키스탄의 절규가 안 들리나"
  프랑스ㆍ오스트리아ㆍ스페인 구호금 한푼도 안 내

파키스탄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공식집계만 8만여 명에 이르고, 추위와 질병으로 인한 생존자들의 사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주요 경제 대국들이 구호금과 구호물자 지원에 인색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돈이 안 들어오면 수많은 팔다리 잘려나가"
  
  영국 구호단체인 옥스팜에 따르면 유엔의 긴급 구호 요청에도 불구하고 세계 7대 부국(富國) 중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페인이 단 한푼도 구호금을 내지 않았다고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가 27일 보도했다.
  
  옥스팜은 또 미국과 일본, 독일, 이탈리아도 경제 규모에 맞지 않는 수준의 구호금을 보내왔다며, 세계 각국이 유엔에 약속한 구호금이 현재 30%밖에 모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옥스팜이 구호금을 두고 부국들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으로 <인디펜던트>는 파키스탄의 상황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엔의 구호 요청에 가장 많은 돈을 낸 나라는 영국으로 지금까지 1740만 달러를 기탁했다. 미국은 1080만 달러를 내 2위를 기록했으나 옥스팜은 미국의 경제 규모로 볼 때 충분치 않다고 비판했다.
  
  옥스팜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란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은 유엔에 한푼도 내지 않은 나라라고 밝혔다. 옥스팜의 필 블루머 정책국장은 "그렇게 많은 부국들이 그토록 적은 돈을 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호금 2위' 미국, 경제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아 도마에
  
  이거랜드 유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은 "우리는 내일 당장 돈이 필요하다"며 "돈이 늦어지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팔다리를 잘라내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의약품이 없어 생존자들의 팔다리가 썩어가는 상황이라 의사들이 팔다리를 자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현재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구호 작전을 수행할 헬리콥터도 태부족이고 구호 요원들도 노새나 원시적인 뗏목으로 구호에 나서고 있다. 일부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구호품을 나르고 있다. 구조 요원들은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엔은 구호금 목표치를 애초의 3억1200만 달러에서 5억500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상향 조정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지원국 회의에서 "지진 참극의 수준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며 "우리는 앞으로 이어질 제2의 사망행렬과 참사를 막기 위해 여기 모였다"고 말했다.
  
  이거랜드 사무차장은 "200만~300만 명의 이재민을 구하기 위해서는 향후 며칠간 더 많은 자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지난해 남아시아 쓰나미부터 허리케인 카트리나, 지진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자연재해가 계속되면서 국제사회의 동정심이 점차 무뎌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쓰나미 참사에는 유엔 약정 모금액의 80%가 사태 발발 열흘 안에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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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가을산 > [코멘트]타미플루와 카피약 논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조류독감'과  '독감'을 구분해야 하고,
'독감 백신'과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구분해야 합니다.

## 독감과 조류독감에 관해서...

* 현재 조류독감은 가금류나 야생조류에 많이 노출되었거나, 감염이 된 새를 먹은 사람들이 주로 걸립니다. 일반 감기나 독감처럼 사람끼리 전염된 케이스는 동남아 한곳 정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예방의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런 사람 간의 전염성이 (거의) 없는 조류독감이 사람간 전염이 가능하게 변종이 생길 가능성입니다.  (새로운 아형의 바이러스는 늘 변이를 통해 나타납니다.)  문제는 변종에 언제 생길지 알 수 없다는겁니다. 

* 20세기 초에 세계적 유행을 한 스페인 독감은 세계적으로 20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고, 당시 한국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되어서 14만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http://www.donga.com/fbin/output?exclusive=news&f=nes&n=200510180328

* 일반적으로 독감은 3세 미만 영아 혹은 60세 이상 노인층에서 사망율이 높은 걸로 나타납니다만, 20세기 초에 우리 나라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학교 등에서 집단으로 발병한 경우도 많았다고 하네요.


## 백신과 치료제에 관해서...

* 우리가 해마다 가을철에 접종하는 것은 독감에 대한 예방백신입니다.
  독감의 발생을 모니터 하는 국제기구에서 봄~여름철에 그 해에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변종의 항원 몇 가지를  예보하면, 그 항원에 대한 백신을 생산하는 겁니다.

* 백신의 유효기간은 그 약의 안정성 때문에도 의미가 있지만, 해마다 예상되는 항원이 바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효기간을 1년정도로 합니다.

* 바이러스 치료제는 여러 가지 나와 있지만, 독감의 치료제로는 타미플루만이 공인되어 있습니다.
타미플루는 바이러스 표면의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 작용 기전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항원과 관계 없이 독감 바이러스라면 효과를 나타냅니다.
타미플루도 발병한지 1-2일 이내에 사용해야 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고 하고, 오리지날 약으로 권장 사용기간인 1주간 치료하는데 1인당 약 50-60불의 약값이 듭니다.

* 환자 1인당 50-60불이라면 우리나라 같으면 돈이 없어 못 쓰거나 하지는 않겠지요.
문제는 제3세계의 유행의 경우입니다. 따라서 문제 제기도 주로 제3세계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 실재로 전세계적 유행이 발생했을 때, 그럼 돈만 주면 다 살 수 있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타미플루를 생산하고 있는 로슈의 생산 시설을 100% 가동해서 10년동안 쌓아둔다 해도
세계 인구의 20%만을 치료할 양이 된다고 합니다.  환산을 하면, 금년동안 이 회사의 생산을 100% 가동하더라도 세계 인구의 2%를 치료할 양이랍니다. 즉, 실재로 유행이 시작되면 약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됩니다. 
   로슈의 주장에 의하면, 타미플루의 제조 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시간이 걸려서 거의 12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에 특허권의 강제실시를 한다고 해도 제대로 된 카피약을 생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유행이 시작된 후에 각국에서 특허의 강제실시를 해도 생산이 요원한 일이니 현 시점에서 미리 강제실시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건 강제실시를 주장하는 측 의견입니다.)


## 이른바 '음모' 및 '역학'에 관해서.....

* 1단계: 새들간에 전염되는 독감이 있어왔습니다.
  2단계: 그런데 그것이 변이를 일으켜서 가끔 사람에게도 옮게 되었습니다.
  3단계: 그것이 다시 변이를 일으켜 사람 사이에도 전염이 가능하게 된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우려하는겁니다.

  2단계의 현상, 즉 "가끔 사람에게 옮는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은 최근 1-2년 사이의 일입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3단계에 미리 주의하자는 것이 who의 경고입니다. 
  WHO는 국제기구이니,  WHO의 상술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제약회사들이 WHO에 로비했다고까지 한다면 할 말이 없구요. 아예 새들에게 로비를 했다고 하지요. 모.

*  제약회사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독감의 위험성을 부풀린다......

- 예방백신을 제조하는 회사에는 그런 부분이 없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매출 신장에는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전혀 없는 사실에 대한 홍보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뭐라 하기는 그러고....
- 문제는 똑같은 방송을 해도, 어떤 사람은 마이동풍, 우이독경이고, 어떤 사람은 과잉대응을 하는 데 있습니다.
  1회 접종이면 충분한데도 한번은 병원에서, 또한번은 동사무소나 보건소에서 공짜로, 이렇게 두 번 맞겠다고 하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ㅡㅡ;;     본인은 불안해서 그렇겠지만, 백신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에서 그렇게 하면 결국 부족해서 못 맞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생각 않는 것 같습니다.     네... 역시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에요.

- 치료제의 생산 회사에서 위험성을 부풀렸다.  이건 글쎄요......
 주가는 많이 올랐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런 북새통에 타미플루의 특허권이 위협을 받고 있으니, 꼭 좋은 일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를 예상하지 못하고 자기 발등을 찧은걸까요?

- 몇일 전에, 워낙 여론이 비등하니까 타미플루의 카피품 생산에 대해 세계에서 4개의 제약회사와 협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지난 저는 이걸 시간을 벌기 위한 제스츄어 정도로 생각합니다. 실재로 대유행이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협상을 끝내지 않을겁니다. 에이즈 치료제도 그 가격 때문에 분쟁이 있어 왔는데,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카피품에 대한 특허 허용이 자발적으로 성사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 의약품의 특허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 이 조류독감 사태를 '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면이 없지 않을 겁니다.  특허권으로 보장되는 무한정한 제약회사의 이익을 제어할 기전이 없는 마당에, 조류독감이나 에이즈는 특허권과 생존권의 우선순위를 생각하게 하는 아주 좋은 사례이지요.
이를 '이용'하는 것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특허권보다는 생존권이 우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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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름한 민중

 

소년에게.
   20년 동안의 공백 뒤에 귀국했던 나에겐 두 가지 충격적인 언어가 있었습니다. 남대문이나 서울시청 건물이 작아 보인 것은 ‘성장의 그늘’처럼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나를 갸우뚱하게 했던 말은 “부자 되세요!”였습니다. 내가 20여 년 동안 살았던 프랑스 사회의 가치관으로도, 그 이전에 살았던 한국 사회의 가치관으로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화두였기 때문입니다.

   그 뒤에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처럼 납득할 수 없는 말들이 있었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말은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는 광고 문구와 가난한 아버지가 자식에게 내뱉은 “너는 나처럼 살면 안돼!”였습니다.

   오늘 첫 수요편지의 제목을 <늠름한 민중>으로 단 이유는 내가 아직 두 말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첫 편지를 소년에게 부치는 이유는 소년은 아직 ‘5년 안에 10억 만들기’ 위해 내달리기 전이라고 믿어 <늠름한 민중>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년이라면 알아야 합니다. 설령 일제 말기에 중학생이었던 리영희 선생처럼 소년 시절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놓고 데칸쇼(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우어)를 만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소년인 그대는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가 얼마나 폭력적인 말인지 알아야 합니다.

   양극화로 치닫는 사회에서 “대한민국 1%의 힘” 따위의 말에 분노하기는커녕 롯데 캐슬이나 타워 팰리스에 대한 선망에 매몰되어 그 말의 폭력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어른들과 달리, 타자에 대한 상상력을 간직하고 있는 그대는 가령 쪽방촌 사람들이 그 말을 듣는 광경을 그리면서 그 말의 폭력성을 충분히 알아차릴 것입니다.

   그리하여 소년은 그 말을 다음과 같이 바꿔 말할 줄 알 것입니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속물인지 말해줍니다.” 가난한 아버지가 자식에게 내뱉는 “너는 나처럼 살면 안돼!”는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의 대구(對句)입니다. 뒤의 말이 물질지상주의의 폭력성을 담고 있다면, 앞의 말은 그런 사회가 가난에 강요한 비참함을 반영합니다.

   아직 소년인 그대의 친구들이 벌써 장래 희망을 CEO로 꼽고 있을 때, 세계와 만나는 창문인 책을 자주 펼치며 성찰하는 그대는 일생 땀 흘려 일한 아버지들의 “너는 나처럼 살면 안돼!”에서 슬픔과 함께 분노를 느낄 것입니다. 그 슬픔과 분노는 <늠름한 민중>이 이 시대를 사는 조건입니다. 물론 이 사회를 지배하는 속물들은 <늠름한 민중>을 용인하지 않습니다.

   한겨레신문도 지난주에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10월21일치 1판 뒤표지 면에 실렸던 삼성의 광고가 2판 이후엔 사라졌습니다. 모든 일간지에 실린 삼성 전면 광고가 한겨레신문의 2판 이후부터 사라진 이유는 그날 치 한겨레 1면 머리기사 “삼성 이재용씨 또 편법 증여 의혹” 때문이었습니다.

   삼성 계열사인 서울통신기술이 1996년 11월 주당 5천원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조건으로 전환사채 20억원 어치를 발행했는데 이재용씨가 그 중 대부분인 15억2천만원 어치를 인수하여 최대주주가 됐는데, 비슷한 시점인 96년 12월에는 기존 주주(삼성 임직원)가 갖고 있던 주식 20만주를 주당 1만9천원에 사들였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기사입니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와 비슷한 방식을 밝힌 한겨레 보도에 대한 삼성의 반응은 광고 빼기로 나타났습니다. “사주에 대한 비판기사를 실은 신문에 광고를 함께 실을 수는 없는 일 아니냐”는 주장이었는데, 그것은 다른 말로 “먹고 살려면 진실 보도를 외면하고 굴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말해왔습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그러니 나서지 말라고, 편안하게 살려면 적당히 굴종하라고 말합니다. 자본의 독재 시대에 늠름한 민중이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소년이 정녕 늠름한 민중이 되고자 할 때, 이 시대가 필연적으로 요구하는 분노와 슬픔을 비판하고 참여하고 행동하는 근거로 삼아야 하는 까닭입니다.

한겨레 제2창간 독자배가추진단장 홍세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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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0-27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콕 박히는 것이...
스승같고 부모님 같네요.

비로그인 2005-10-27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옳소..아, 정말 공감임돠. 저 천박한 숱한 문구들..
정말 가슴 아프지만 또 꿋꿋해지는 선생님의 글입니다. 사실 <한겨레>는 젤 돈 안 되는 책광고를 많이 싣기로 유명한 신문입니다. 조중동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느낄 수 있거덩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