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이야기 - 아주 특별한 사막 신혼일기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8년 7월
구판절판


하루는 이웃집 꼬맹이 라푸가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어 보니 집채만 한 낙타 시체가 문 앞에 놓여 있었고, 바닥은 시뻘건 피로 흥건했다. 나는 기겁을 했다.
"엄마가 이 낙타를 아줌마네 냉장고에 좀 넣어 두래요."
나는 고개를 돌려 조그만 냉장고를 바라보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라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말했다.
"라푸, 엄마한테 너희 집 큰 방을 나한테 반짇고리로 쓰라고 주면 이 낙타를 우리 냉장고에 넣어 준다고 해라."-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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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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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삶을 산다는 것은 무중력 상태에서 무한한 자유를 누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작은 실망의 순간에도 끝 모를 바닥으로 추락하는 심정을 겪어야 하는 일이다.-52쪽

사회가 정상이라고 말하는 틀을 조금이라도 이탈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롭게 숨 쉬는 자로 첫발을 내딛을 수 있다. 물론 그러한 결핍 혹은 비정상이 내 발목을 잡을 족쇄가 아니라 자유로운 도약의 기회라는 것을 아느 자에 한해서. -92쪽

그 어떤 세월도 또 다른 세월을 위한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110쪽

행복은 마음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 속에서 쟁취하고 학습하는 것이며 또 전이 되는 것이다.-198쪽

자신의 본질적인 지향과 욕망에 충실한 선택으로서의 좌파, 자유롭고 당당한 생활좌파가 많을수록 미래가 밝다는 게 내 생각이다.-213쪽

'한 여성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순간 여성문제가 등장한 것처럼, 사랑의 영역이 사회과학 속에 당당히 한자리를 획득하는 순간, 이는 우리의 삶을 가장 민감하게 건드리는 정치, 사회적 의제로 떠오를 것이다.-244쪽

중년 남성의 가슴 콩닥거리는 연애는 차단되어 있지만, 매춘은 무한이 허락되어 있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부추기는 사회,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흥미로운 관계 맺기인 연애를 특정 시기, 특정 연령층의 전유물로 규정하고 비좁은 김밥의 틀 속에 밀어 넣어버린 사회, 어쩔 수 없이 옆구리로 삐져나오는 비명과 분출되는 욕구들은 모두 어두운 음지 속에 처넣어 버리는 사회, 이 숨 막히는 사회적 모순을 비집고 우리가 건강하고 싱그러운 연애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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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su 2008-08-27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나의 밑줄하고 같은 게 없어요!!-.-

라주미힌 2008-08-27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지랑님도 밑줄 올리세요.. 그래야 비교하지 ㅎㅎ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6
권성현 외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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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안을 100퍼센트 따 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살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거를 알게 되었다는 것, 정치도 그렇고 내 권리가 뭔가, 내 권리는 내가 목소리 내야 되는구나. -68쪽

투쟁을 계속하실 수 있는 원동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지키는 거요
-114쪽

파격 세일 광고지를 들고 이랜드에 간다. 홈에버에 가고, 2001아울렛에 가고, 킴스클럽에 간다. 가까운 매장에서 카트를 밀고 가면서 우리는 우리의 구둣발 밑에 무엇인가가 으깨어지는 소리를 감지할 수 있을까? 그건 당신의 인생일지도 모르는데… -129쪽

투쟁이 자꾸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되지 않는 어려운 싸움으로 인식할까 봐 걱정이에요. -189쪽

오죽하면 저럴까 한 번쯤은 생각해 주면 좋겠어요-215쪽

이랜드의 기독교 기업 문화는 조합원들을 순치시키기 위한 기제였다. 단적인 예로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이유로 퇴사 종용, 전 사원에 대한 금연과 금주 강요, 기독교 기업임에도 주일영업을 강요했다. 또한 사내 기도실에는 신앙과 무관한 ‘목표 달성’이란 기도 제목이 버젓이 적혀 있으며, 기업은 하나님의 것이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신앙의 집단화를 통한 이윤 확보를 위해 노동자들의 희생과 봉사를 강요했다. ~ 중략 ~ 뿐만 아니라 손님으로 가장해서 업무를 비밀리에 감시하는 모니터링 제도, 점프 교육, 반장의 허가 없이는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조차 금지되고, 심지어 립스틱 색깔까지 지정해 주는 등 비인간적인 노무관리를 자행했다. -276쪽

박성수 회장님, 아니 장로님
신앙인의 양심으로 돌아가셔서 장로님이 믿는 또한 내가 믿는 예수님을 욕보이지 마세요.
많은 복을 받으신 존경받을 장로님.
장로님을 복 주실 때는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고 소외된 자와 함께 하라고 복 주신 겁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고 하였습니다.
더 이상, 욕심 부리지 마시고 가진 것 나누시고 더 많은 복 누리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요구는 소박합니다.
일자리, 안정되게 해달라는 것.
있는 자리에서 불안하지 않게 일하게 해달라는 것.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요?
-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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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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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없지만 내 마음 깊숙한 곳에는,
도시에서 태어나 유치원이나 피아노학원을 다녔고 초등학교 때 소풍을 엄마와 함께 가봤거나
생일파티란 걸 해본 사람들에 대한 피해의식, 분노, 경멸, 조소 등이 한데 뭉쳐진 자그마한 덩어리가 있다.
부모님이 종종 결혼을 재촉하는 요즘 이전에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어쩌면 존재하게 될지도 모를 내 자식을 상상하게 된다.

상상하다보니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 아이의 부모는 모두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고
~중략~

그 아이의 환경이 부러운 것도 아니요,
고통 없는 인생이 없다는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도 아니다.
다만 그 아이가 제 환경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제 것으로 여기는,
그것이 세상의 원래 모습이라 생각하는,
타인의 물리적 비참함에 눈물을 흘리 줄은 알아도 제 몸으로 느껴보지는 못한
해맑은 눈으로 지어 보일 그 웃음을 온전히 마주볼 자신이 없다는 얘기다.-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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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11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는 오늘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 리뷰 올렸는데...

라주미힌 2008-08-11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봤어요.. :-)

Alicia 2008-08-11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책 웬디님 소개받고 알았는데 아직 읽진 못했어요. 한번 보고싶은 책이에요. 이즈음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자주 올라오는 것 같아요.^^

라주미힌 2008-08-1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먼 다큐멘터리 같아서 읽다가 푹 빠지게 되더라구요...
 
습지생태보고서 - 2판
최규석 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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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진 때를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어야 그것을 벗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고….
중략….
‘나도 어쩔 수 없이 더러운 인간이구나. 밀어 봐야 또 더러워질 거 인생 뭐 있나’하면서 평생 목욕을 안 하는 것보다는, 때의 더러움과 때가 언제나 몸에 붙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수롭지 않게 그것을 씻어내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듯이, 인간의 내면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268쪽

"너무 괴로워하지마. 지금은 그냥 네 꿈을 향해 달리는 수밖에 없어... "

"그렇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는 그냥 달려야겠지? "

"그게 아니라... 성공하고 나면 다른 사람의 고통 따위는 보이지 않게 될 거라고."-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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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7-30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규석 아무리 생각해도 넘 멋져요 으흑

라주미힌 2008-07-30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용... 이렇게 좋은 느낌이라니.. 살짝 놀랐습니당.

토토랑 2008-07-3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과후배인 동생의 말로는 기럭지와 인물도 한인물 한다는 군요
가끔 책에 나오는 사진은 진짜 막찍은 거라고 --;;

라주미힌 2008-07-3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일 좋더라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