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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밝혔다 추천도 없고, 댓글도 없고, 나아가 라주미힌님 선물도 못 받으면 어쩌죠? 아무래도 탈퇴해야지 싶은데...라주미힌님 책 소개를 그럴 듯하게 해 주셔서 탐은 나는데 보람도 없어 떨어지면...암튼 책임지십시오. ㅜ.ㅜ 무엇이냐면 말이죠...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입니다. 코흘릴 때의 일이니 뭐...지금은 웬만한 초등학교 화장실이 수세식이 아닌데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 다녔을 때만 해도 재래식 화장실이었죠. 하기야 그땐 우리집도 재래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때만해도 그다지 학교 화장실 이용하는 걸 안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하루는 도저히 못 참겠더라구요. 우린 학교 수업이 끝나면 걸상을 책상위에 올려 놓고 선생님의 종례를 들어야 했는데 그날따라(어쩌면 저의 느낌이 더 커겠죠. 워낙 다급한 일이니) 선생님이 종례를 길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참자. 참아야 해.' 몇번이고 다짐하고, 끝나는대로 화장실에 직행하리라 다짐했는데 도저히 못 참겠더라구요.

지금 같았으면 종례고 뭐고 나 급하면 뭔들 못하겠습니까만, 그때만해도 워낙 범생과에 속했던지라 선생님 말씀 안 듣고 거역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윽~ 결국 참았던 힘이 탁 풀려지면서 내 다리 사이로 뭔가모를 액체가 흘러나왔습니다. 나는 그때 깨달았지요. 더이상 참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을...참을 필요가 없는 건 나쁘지 않은데 사후가 문제였습니다. 

분명 짖궃은 남자 아이들이 "야야, 쟤 오줌 쌌대."하며 놀려댈텐데 이상한 건 그 당시에도 그 다음 날도 의외로 아이들이 모르거나 모른척 해 줬다는 것입니다. 그날 몇분단이 청소를 맡았는지 모르겠지만 대걸래로 깨끗히 청소해줬을테고 암튼 학교에서는 증거인멸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집에서 엄마를 대면할 생각을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날따라 전 학교에서 집까지 10분 또는 15분되는 길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젖은 바지를 말릴겸 엄마께 뭐라고 핑계를 댈것인가 고민을 해 보기로 한거죠. 어쨌든 집에 도착해서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습니다. 저의 방법이란 건 지극히 얕은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엄마한테는 약발이 먹혔습니다.

우선 어렸을 때야 스스로의 위생관념이 뭐 있었겠습니까? 그냥 엄마가 속옷 갈아입어라 하면 갈아입고, 겉옷 갈아 입어라 하면 겉옷 갈아입는거죠. 그런데 그때따라 나는 엄마한테 아양을 떨며, "엄마, 나 속옷 갈아입을까?" 했더니 의외로 "그래라"하시더라구요. "겉옷도 갈아 입으면 어떨까?" "겉옷은 좀 더 있다 갈아 입어도 돼." "싫어. 겉옷도 갈아입을래." "그럼 윗도리만 갈아입어." 앗, 윗도리만? 문제는 바지인데...

앳다 모르겠다. 나는 이왕 갈아입는 것 바지도 벗어 내놨습니다. 엄마는 좀 있다 바지를 갈아 입으라고 하셨는데 그 말은 즉 며칠있다 갈아 입으라는 말을 제 멋대로 해석해서 '음, 좀 있다 갈아 입으라고 했으니까, 몇 시간 후에 갈아 입으란 말이지?'하며 정말 몇시간 후에 갈아 입은 거죠. 이만하면 꽤 범생이 아닙니까? 

그 다음 날 저는 마당에서 아침 세수를 하고 있는데 얼굴을 세숫대야에 대고 싰다 고개를 드는 순간 저의 노란 물이 든 빨래대야에 후줄근한  바지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급기야 질겁을 해서 다시 얼굴을 세숫대야에 파묻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시치미를 뚝떼고 열심히 세수를 했죠. 그날따라 빡빡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다행히도 엄마는 왜 내 바지에서 노란물이 나왔는지 추호도 의심하지 않으시는 눈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 바지는 노란색과 검은색 털로 짠 바지였거든요. 엄마는 어쩌면 노란색이 섞인 바지였으니 당연 노란물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사건은 무사히 잘 넘어갔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웃음도 나는데 이 일은 사실 저 외엔 아직 아무한테도 밝히지 않은 사실입니다. 엄마한테는 더더욱.

이상하죠. 어렸을 적일이니 그냥 옛 추억 생각하며 고백해도 좋을 것도 같은데 아직도 털어 놓지 않다니...전 어쩜 엄마께로부터 "그때 나도 알고 있었어."란 말을 들을 까봐 겁을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고 시간되면 엄마한테 고백성사나 받아 봐야겠습니다. 누가 압니까? 우리 엄마, "내가 너의 죄를 사하노라"고 하실지...후후~

이만하면 웃긴가요?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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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19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학년때 수업시간에 오줌싸서 샘께서 집에가서 옷갈아입고 오라셔서 옷 갈아 입고 간 적 있습니다. 그때 짝꿍이 저를 무지 놀렸었지요. 음하하하 하지만 그 아이, 다음날 똥싸고 집에 가서 그 다음날 창피해서 결석했답니다. 짜슥~ 그게 뭐가 창피하다고요^^ 다 경험있는 얘기죠^^

라주미힌 2005-11-19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전 설x를... 자다가 ㅡ..ㅡ; 읍..

가시장미 2005-11-1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물이라는 표현에 뒤집어 집니다. 크크크크크큭 _-_)~ 그래서 추천!

날개 2005-11-1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서도 모른 척 하신게 아닐까요? ㅎㅎ

조선인 2005-11-20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몰랐다는 건 스텔라님의 착각일 듯. 으흐흐흐흐

stella.K 2005-11-20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보니 그런 경험들 한 둘쯤은 다 가지고 계시는군요. 괜히 나만 그런 줄 알았잖아요. 특히 라주미힌님 스~읍. ㅎㅎㅎ.

깍두기 2005-11-2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는 다 알고 계셨다ㅡ 99.9% 확실함^^
 

초등학교 6학년때 단짝이 있었어요.

J.

중학교가 같은 학교로 배정 되었는데, 문제는 같은 반이 되는냐 안 되는냐 였죠.

시험 성적 가지고 반을 정한다고 하더군요.

열심히 풀긴 했는데, J와 내가 같은 반이 될 확률은 1/8 입니다.

며칠 후 반 배정이 이루어 졌는데, 안됐습니다.

친구들에게서 위로의 말이 빗발쳤습니다.

정작 당사자인 J와 나는 덤덤한데, 주위에서 애처롭게 생각해주니 더욱 애처로와 지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중1 담임 선생님이 국어 선생님 이셨는데, 저 보고 책을 읽으라고 하시더군요.

"네"

........

"음! 잘 읽었어요.!"

그리고 몇개월 지나 중간고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아쉽게도 3등 밖에 못했어요.(이건 자랑입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저를 따로 부르시더군요.

"선생인은 00가 책도 못 읽는 아이인줄 알고 걱정 많이 했는데, 아주 잘 했어요.

첫 시험엔 왜 그랬니?

친구와 같은 반 되려고 일부러 그랬다던데...

그래도 공부는 최선을 다 해야지. 앞으로 더 열심히 하세요."

사연은 이랬다.

첫 반 배정을 위해 치루었던 시험에서 내가 빵점을 맞았답니다.

그것도 J와 같은 반이 되기위하여 일부러 시험지를 엉터리로 작성하였다는 소문 까지 돌았습니다.

진실은 밝혀 져야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2년전 저는 중학교 입학 첫 시험에 답안지 작성 요령을 몰라서 실수 한겁니다.

그런데, 친구들 사이에서 뜨거운 우정이라며 칭찬과 부러움을 받았던 그때

아무말 못했던 못난 나를 용서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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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1-19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로 쭈꾸미 통신을 받기는 틀렸다.
재미가 없어 , 감동이 없어... 요즘 남자들 다 똑같아.예~ 예~

미미달 2005-11-19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따개비님 너무 웃겨요.
근데 정말 같은반 되기 위해서 일부러 배치고사 시험 망치는 학생들이
대한민국 곳곳에 있답니다. (전 절대 무관하고.. 흐흐)

비로그인 2005-11-19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수요일에 시험 있겠네요.
행운의 여신도 함께 하길...

라주미힌 2005-11-19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달' 될 수도 있잖아요^^; 하하.. 바로 밑에 미미달님 계시넹
넝담임다..ㅎㅎ

진실이 담겨 있는데 가벼이 여길 수는 없죠. 게다가 첫 손님인디 .. ^^

비로그인 2005-11-1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물만두 2005-11-19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2년전이라면 저보다 2살 아래시란 말씀이시군요~ 오호~ 저도 아이큐 시험때 뒷장 있는 거 모르고 탱자탱자 놀다가 나중에 알고 급하게 찍어서 낸 적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큐가 왜 잘 나온 건지 ㅠ.ㅠ;;;

비로그인 2005-11-19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만두언니의 추리력 상당하십니다.
하기야 추리소설의 달인 이시니...맞구요. 아이큐 얘기는 자랑처럼 들리네요.
나의 아이큐는 두자리인가? 세자리인가?

비로그인 2005-11-19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일&추리가 좋아님/빵점 아무나 맞는것 아니더라구요.
빵점은 맞아본 자만이 그 슬픔을 알 수 있지요.
 

5분에게 '변산바다 쭈꾸미 통신' 한 권씩 돌리려구요...
알라딘에서 얻은게 많고, 소나무 출판사에서도 얻어 먹은게 좀 있는지라 ^^; 
이 책을 택했구요.. 읽는 맛도 괜찮은 책이라 다들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당...

이벤트의 주제는

유년의 추억... 

앨범에 있는 사진도 좋고, 에피소드도 좋고,  추억의 놀이, 맞거나, 개에 물리거나, 개를 물거나...
아무거나 다 좋습니다.  ㅎㅎ

우삼(雨衫)   여기다 올려주시면 되겠습니다..

일요일 자정에 마감...  (딱 이틀.. 큭.. 거의 선착순이 될듯 )
선정 기준은 재미, 감동, 엽기, 충격, 썰렁... 뭐든지 '극'을 치면 되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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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1-1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유년이면 몇살부터 몇살까지야요?

panda78 2005-11-1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를 물거나! ㅎㅎㅎㅎ

라주미힌 2005-11-1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차 성징 이전, 또는 성에 눈 뜨기 전이면 ^^;;;
지금도 눈을 못 떴다고 하면 난감...

날개 2005-11-19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를 물거나.... 이건 라주미힌님 경험담? ㅋㅋ

라주미힌 2005-11-1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리도리... ^^;
개들은 절 선호해요!!! 유난히 성격이 괴팍한 거시기들이 가끔 있긴 하지만..

하이드 2005-11-1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지금도 개 무는데 -_-a

라주미힌 2005-11-1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하이드님 강력한 후보... ^^ ㅎㅎ

아영엄마 2005-11-19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나는 저 책 있는데.... (근디 그 책은 리뷰를 써야 하는... ㅜㅜ)

라주미힌 2005-11-19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니같은 분을 위한 선물 준비되어 있습니다.. 짜잔.

라주미힌 추천 50회 사용권. ㅡ..ㅡ;

저 책 갖고 계시거나, 싫다는 분은 살며시 원하는 책 올리세요.. (머 어때욤 읽고 싶은 걸 읽어야죵 ^^)

물만두 2005-11-1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벤트 자중하고 있습니다 ㅠ.ㅠ 그냥 참가에 의의를 두겠습니다~

2005-11-19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11-19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과거는 모두 비밀~ 참여하지 못해도 양해하시와요. (지난번에 지명당한 바 있으니, 내일 책 주문할 때 이 책도 할 거여요. ㅎㅎㅎ)

라주미힌 2005-11-1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그럴 줄 알았어 ㅎㅎ 사하노라...

라주미힌 2005-11-19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아../ 책 선물할 핑계거리 만들어놨는디.. ^^;

가시장미 2005-11-19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 저거 속삭인건데. 가.. 장. 이라고 하시면 어찌해요!! 으흐흐흑! (버럭~)

가시장미 2005-11-19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못난이 사진을 올려볼까나요? ㅋㅋㅋ

chika 2005-11-20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210022  정말 좋은 숫자는 놓치고.... 이거라도.. ;;;;;(이벤트 참가 대신입니다 ^^;;)

비로그인 2005-11-2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멋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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