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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따우(는 아실 것 같아서)방에 서식하던 산사춘이라고 합니다. 우선 ‘엽기’라는 단어에 동해 일케 뜬금없이 상판을 디민 저를, 어여삐 아니 불쌍히 여겨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서재질도 뜬금스럽게 하는 주제에 처음으로 이벤트에 참가하려니 무지 민망하고 떨립니다. 라주미힌님의 넓으신 아량을 기대하며, 저의 부끄러운 어린 시절 이야기들(양으로 어필해 보고자 하는 수작)을 되새기면서 뼛속 깊이 반성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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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수렁에서 건진 내 딸” (부제: 어무이 수난사)


어릴 때부터 설레발을 떠느라고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울 어무이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읊으시는 TOP 3가 있습니다. 십센치 너비의 옥상난간에서 평균대 운동하다가 어무이가 비명지르는 바람에 떨어질 뻔 했다거나, 트럭이 코앞에 올 때까지 숨어서 기다렸다가 휙 지나가던 일, 유치원 담벼락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갔다고 껄껄 웃다가 떨어져 놀라는 바람에 한동안 실명했던 사건 등은 순위권 밖입니다.


먼저 제가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던 춘천에서의 사건입니다. 어무이는 이웃들과 함께 강에서 열심히 빨래를 하고 계셨다 합니다. 아장아장 걷던 막내가 사라진 것도 모를 정도로요. 얼마 뒤에 아래쪽에서 빨래를 하고 계시던 한 아주머니가 물에 흥건히 젖어 빽빽 울어대는 저를 안고 달려오셨다는군요. 빨래가 떠내려 오는 것 같아서 건졌더니 그 집 딸내미더라고 증언하셨다 전해집니다. 제가 지금 이 글을 쓰고자빠져 있게 해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서울로 이사 온다고 달라지는 건 아니었어요. 제가 세살 정도였다는데, 언제나 그러했듯이 어무이는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진 딸을 찾아 골목을 누비는 일과를 보내고 계셨습니다. 아무리 찾아 헤매도 없는지라 마침 남편분의 출근 때문에 나오신 옆집 아주머니께 저의 행적을 탐문하게 되었답니다. 그동안 택시를 모시던 옆집 아저씨는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하셨지요. 그런데 차 밑에 엎드려 있던 작은 형체가 갑자기 우왕~하고 사이렌을 불어댔어요. 네, 차가 떠나는 게 못내 서운했던 산사춘이었습니다. 그 후 옆집 아저씨는 출발 전 차 밑 점검을 절대 빠뜨리지 않으셨다는군요.


다음 사건은 저도 기억이 납니다. 네다섯살 쯤인데 오빠랑 친척언니가 저만 빼놓고 놀러가서 잔뜩 화가 나 있었걸랑요. 어무이도 냉장고 청소를 하신다고 바빴구요. 냉장고 선반을 모두 꺼내 화장실에서 박박 닦고 계셨습니다. 냉장고....... 참으로 위험한 물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하얗고 텅 빈 공간이 순진한 아이를 유혹하죠. 외로움에 몸서리치던 저는 조용한 공간에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경험을 하고자 냉장고에 들어가 문을 닫습니다.


그러나 주의산만뇨인 산사춘은 금방 싫증을 느꼈고, 밖으로 나가려고 문을 밀었습니다. 그런데 안열려요. 성질이 나서 발로 차고 머리로 박았습니다. 그래도 안열려요. 겁이 나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 담부터는 기억이 안나요. 어무이의 증언에 의하면 개미만한 소리가 왱왱 거렸다는군요. 그 소리를 찾아헤매다 냉장고 문을 열었으면 약간은 흐뭇했을텐데, 선반을 끼우려고 문을 여셨다는군요. 그리고 수박이 아니라 공기부족으로 기절한 딸이 바닥으로 쿵! 떨어집니다.

 

아, 걱정마세요. 그런 사고가 많아서 그런건지 요새 냉장고는 안에서도 열립니다. 초딩 때 오빠랑 열린다 안열린다 우기다가 직접 실험해 보았지요. 역시 익숙한 제가 냉장고에 다시 들어갔습니다. (자격지심발언: 사춘기 전까지는 저도 아주 작았어요!) 암튼 울 어무이 말씀에 의하면 저는 명이 아주 길 거랍니다. 근데................. 대신 어무이 수명은 줄어서 가슴이 아파요. 흑흑



두번째 “범죄의 재구성” (부제: 이웃 수난사)


몇년전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한 아이가 아파트 창문에서 던진 음료수병에 사람이 맞아 숨지는 사건이요. 정말 심장이 벌렁벌렁했습니다. 어렸을 때 제가 했던 일이었거든요. 사층 아파트에 살 때였는데 다 먹은 음료수병을 어무이가 베란다에 놓아두셨습니다. 처음엔 오빠가 알려준 방법으로 물풍선을 만들어 아래로 던졌더랬죠. 그러다 만들어놓은 물풍선이 떨어지면 욕구불만에 마구 떨다가 옆에 있던 음료수병에 물을 담아 던졌습니다. 던지고 나서는 누가 볼 새라 얼른 숨었다가 난간에 매달려 깨진 병을 내려다보는 짓을 여러번 했습니다. 다행히 동네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쳐서 어무이께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맞았습니다. 제 인생엔 고마운 이웃 여럿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웃들에게 또 못할 짓을 했어요. 방어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절대 다른 아이에게 먼저 폭력을 쓰는 일은 없었는데, 그 날은 정말 왜 그랬는지 저 자신도 이해가 안갑니다. 앞집 남자애가 아파트 계단을 마구 뛰어내려오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전 왜 난데없이 발을 걸었을까요. 그 아이는 발이 걸려 시멘트벽에 머리를 쾅 부딪쳤고, 저는 그 아이의 울음소리를 뒤로 한 채 총알같이 내뺐습니다. 그리고 사고를 친 날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집에 차마 못들어가고 집주변을 기웃거리다 어무이께 붙잡혔습니다. 질질 끌려가 들어가보니 병원에 갔다온 그 아이와 그 아이의 어머님이 계셨습니다. 어무이께 맞아가면서 엉엉 울며 빌었지요. 다행히 하늘이 도우사 작은 상처만 났고 지금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 들었습니다. 정말 미치도록 미안한 일이어요. 경택아, 미안하다!  

 

그럼에도 함 붙어보자는 애들도 많았지만, 카드와 선물로 가늠해보면 초딩시절 만만치 않던 인기를 자랑했습니다(확인되지 않는 과거는 뻥을 쳐도 됩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기피인물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그 시절 등교길에서는 종종 죽은 쥐를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그럼 어김없이 실내화 주머니에 죽은 쥐를 다소곳이 담았습니다. 그리고 하교길에 평소에 저를 괴롭혔던 남자애들에게 던져줬습니다. 던지기 전에 쥐꼬리를 잡고 마구 돌린 뒤 던져주면 효과가 더 컸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도 틈만 나면 손을 씻는 모양입니다. 제 손, 잡아주실 거죠?      



세번째 “그 많던 미꾸라지는 어디로 갔을까” (부제: 미꾸라지 수난사)


제 페이퍼에 곤충학대기를 쓴 적이 있는데, 사실 어류·양서류·파충류·조류 학대기는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나마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이미지(뭐?)마저 망치는 게 아닐까 싶어서요. 하지만 돌팔매를 맞더라도 어린 시절 제 안에 있던 폭력성을 까발리는 과정을 통해, 저도 멀쩡한 인간으로 거듭나고 싶은 바람입니다(닥쳐!). 부추겨 주신 그 분께 감사드려요. 그래도 아직은 ‘어류’까지밖에 말 못하겠어요. 나름 진화과정을 보이는군요.


제 성격을 알면서도 우리집은 참 여러 동물을 키웠더랬습니다. 언젠가는 아부지가 어항을 거실에 설치하셨어요. 반짝이는 비단잉어들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좁은 어항에서 유턴하기도 힘든 잉어들이 불쌍해 보여서...................... 어른들만 안계시면 어항 벽을 마구 쳐댔지요. 놀라서 턴 하다가 벽에 부딪치라고. 어른들만 안계시면 어항 속에 손을 넣어 휘저어댔어요. 그 고운 피부 한 번 만져보려고. 걸리면 어무이한테 디지게 맞는데도 그 짓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금붕어를 해부한다는 겁니다. 심히 업되어 그간 탐독한 과학책과 시골에 놀러갈 때마다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여 아이들의 탄성 및 구토를 자아냈던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을 구워삶아 남은 금붕어를 산 채로 몇 마리 챙겨왔습니다. 사육하면서 두고두고 실습하려고 어항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밖에 나가 한참 놀고 왔더니 한 마리가 사라진 거예요. 아무리 찾아봐도 없자 그 때 감이 왔습니다. 마침 잉어들이 다른 금붕어들을 마구 쫓아댕기고 있는 겁니다.


저 악마같은 잉어들!...................하면서 계속 구경하고 자빠져 있었습니다. 꼬리부터 아작을 내는구나야 하면서... 어무이가 아시면 따로 금붕어를 꺼낼까봐 말없이 조용히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는 줄도 모르고 저녁 먹으라고 어무이가 소리지를 때까지요. 지금까지도 우리 가족들은 금붕어가 거기 왔다갔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저만 압니다. 이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압니다만 공소시효 만료입니다. 지금은 생각할수록 금붕어들이 참 불쌍하군요(가증!).


하지만 더 불쌍한 아이들이 있었으니 미꾸라지들입니다. 누가 거북이 사촌 남생이를 선물로 사주었거든요. 어무이는 남생이 먹이로 시장에서 팔던 미꾸라지들을 사오셨습니다. 안그래도 남생이가 신기해서 하루종일 붙어있던 차에 미꾸라지들까지 바가지로 밀려오니 자고 일어날 때마다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마구마구 생겨났습니다. 처음엔 아무리 괴롭혀도 입을 열지 않던 남생이가 꿈틀거리는 미꾸라지를 물고 있는 장면을 포착하는 것이 주요 일과였지요. 그 상태로 번쩍 들고 오빠에게 디밀면 오빠가 기겁을 하고 도망쳤거든요. 마구 화를 내시길래 부모님께는 한 번 밖에 못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역시...... 꼬리부터 아작을 냅니다. 


그 후 미꾸라지는 여러 가지 실험재료로 사용됩니다. 물이 담긴 양동이를 돌리면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던 차에, 미꾸라지를 넣고 돌리면 미꾸라지만 떨어지지 않을까하여 실험해 보았습니다. 안떨어지더군요. 그 다음에는 어느 높이에서 떨어져야 미꾸라지가 죽을까 싶어 계단을 하나씩 오르다가 결국 옥상까지 올라갑니다. 그러다가 옥상의 햇볕을 받으면 미꾸라지를 말려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가게에서 팔던 이십원짜리 노가리에 심취한 탓입니다.


어무이가 한번만 더 옥상에서 말린 미꾸라지가 발견되면 가만 안놔두겠다고 하시어 실험실을 부엌으로 옮깁니다. 곤충은 라이타로 구웠지만 미꾸라지는 가스불로 구워야 제격인듯 싶었습니다. 그러나 탄 냄새가 안빠져 어무이께 치도곤을 당한 뒤엔 냄새가 나지않는 방법을 고안하게 됩니다. 냉장고에 얼려서 텔레비전에서 본 냉동인간 프로젝트를 실행해보고 싶었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 및 접근도상 들킬 위험이 크니까요. 그 때 마침 아부지의 양주가 눈에 띄더라구요.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엔 몇방울로 시작하다가 나중엔 원액으로 승부하게 됩니다. 마취되어서 죽은 듯이 뻗었던 미꾸라지가 물에 넣으면 다시 살아나는게 환장하게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농도가 진해질수록 미꾸라지 회생률이 떨어지더군요.  


이렇게 미꾸라지에 대한 가학성이 심해지면서 점점 걷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미꾸라지로 과녁맞추기와 토막살어로 가다가 결국엔.................................. 당시 유행하던 스카이 콩콩을 사용하고 말았던 거예요. 미꾸라지를 마당에 늘어놓고 미끌거리는 그들이 옆으로 뾱뾱 삐져나가면 끝까지 쫓아가서....................... 죄송합니다. 식사는 하셨나요? 추어탕을 즐기시는 분들께는 더욱 죄송합니다.


 

암튼 다시 한 번 반성합니다. 어무이가 제가 어렸을 때 패도 너무 팼다고 항상 원망했는데, 제가 한 짓을 써놓고 보니 그 당시 울 어무이에게 다른 대안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몇년전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그랬더니 어렸을 때의 감정상태가 떠오르더군요. 하고 싶어서 속에서 불이 막 올라오고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구요, 그 좋아라하는 밥시간도 잊게 되는 몰아의 경지로 진입하게 되더라구요. 잘했다는 게 아니라 저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무언가가 강하게 끌어당겼다는... 제 갸날픈 서재인생이 파탄날지 모르겠지만, 이벤트를 위해 이 한몸 바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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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5-11-20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히 최고의 엽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존경합니다 춘님. 님의 글을 읽고나니 제가 엽기라고 써놓은 게 부끄럽습니다...

2005-11-20 0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ng 2005-11-20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흐흐흐흐 엽기 산사춘의 유년기
잘 읽었습니다 ^^

호랑녀 2005-11-2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제가 왜 우리 아이들을 야단칠까요. 산사춘님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엽기 어린시절을 보냈던 산사춘님도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는데(봤냐고 하신다면 드릴 말씀이 없사오나)...
이제 걱정 안할랍니다.

플레져 2005-11-2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닙, 지존이십니다.
잘 자라주셔서 감사합니다 :)

라주미힌 2005-11-2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슬래쉬, 하드고어 무비를 보는 듯
서걱서걱 갈고 써는 소리가 눈에 보이는 듯한
생생한 잔혹사... ^^ 잘 읽었습니다.

사실 원래는 주제를 저런 '개인의 역사'를 끄집어 내자였는데. '소수'의 역사일 것 같아서 안했드니
착오였네요. ^_^;

날개 2005-11-2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산사춘님...........!!!!^^ 지존이십니다.2

깍두기 2005-11-2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의 열혈팬이긴 하지만.....
님의 어머님이 더 존경스럽습니다^^
정말 잘 자라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반 애들을 야단치지 않겠습니다. 어려서 뭔짓을 해도 이렇게 예쁜 아가씨로 자랄 수 있으니.....ㅎㅎㅎ

로드무비 2005-11-21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마이 도러도 걱정할 것 없겠네요.
말썽 피울 때 님을 떠올리면 모든 근심이 사라질 듯.ㅎㅎ
이벤트 뽑히셨네요. 당연하지요. 축하드립니다.^^

산사춘 2005-11-2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하지 않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절 어떻게 보실까 싶어 쓸까말까 마이 주저했는데, 용기를 주시는군요. 어무이께 잘해야 되겄어요.
 


컥 _-_)~ ' 누가누가 깊이 패이나' 를 했던 추억이 있었더라면 참말로 좋았을텐데.......... 쩝.

 

 

나의 유년시절의 추억 첫번째 " 배불러! "

저는 어릴적에 가난한 단칸방에서 자라야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 짜장면 하나를 시켜서 언니와 오빠와 함께 나눠 먹어야 했던 그 시절. 피 튀기는 그 치열한 젓가락질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왈: " 나 배불러!! "

오빠왈: " 어 그래? 너 그만 먹어. "

나왈: " 나 배부르다니깐!!!!! ㅠ_ㅠ"

오빠왈: " 알았다구!!! 그만 먹어!!!! "

나왈: " 엄마한테 이를꺼야. 나 배부른데 못 먹게한다고. 엉엉엉 ㅠ_ㅠ "  

어머니께서 그날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는 " 배불러" 가 아니라 " 배고파 " 라고 하는 거란다.
컥. 배고파와 배불러를 혼동하다니.. 이런~!!!!! _-_)~ (지금 생각해보니 무지 창피함 ㅋㅋ)

 

나의 유년시절의 추억 두번째 " 성이 '막'이고, 이름은 '둥이'예요. "

어릴적에 삼촌들과 함께 바다로 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지요. 그날 길을 잃어버려서 미아 보호소에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무쟈게 울고 있는 저에게 아저씨가 물었습니다.

아저씨왈: " 누구랑 왔니? "

나왈: "삼촌들이랑요. 엉엉 ㅠ_ㅠ "

아저씨왈: " 이름이 뭐니? 삼촌이름 알지? "

나왈: " 네... 제 성은 '이'구요. 이름은 '미애'예요.
그리고 우리 삼촌의 성은 '막' 이구요. 이름은 '둥이'예요.

아저씨왈: " 삼촌이름이.. 막둥이라고?_-_)~  "

그날 미아보호소에서는 이런 방송이 나갔습니다.
" 하얀색에 검은색 줄무늬를 원피스를 입은 6세의 여아가 막둥이 삼촌을 찾습니다.
막둥이 삼촌을 찾습니다 "
다행히 우리 막내삼촌이 방송을 듣고 저를 찾으러 왔어요. ㅋㅋ

아니, 맨날 '막둥아 막둥아~' 그러니깐.  당연히 삼촌이름이 막둥인줄 알았죠!!!!!  이름도 안가르쳐줬으면서 흥=3=3 아직도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는데. 만나기만 하면 그 이야기를 하며 저를 놀린답니다. ㅋㅋ

 

썰렁한가요? 안그래도 추운데.. 최송합니다. 으흐흐흐흐 ^0^  좋은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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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1-20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귀여운 장미의 어린시절이구만~~

가시장미 2005-11-20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멍청한 장미의 어린시절이라구 해야 할 것 같아요. ㅠ_ㅠ

호랑녀 2005-11-2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따뜻해요.

가시장미 2005-11-20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호랑녀님 방금 마태님 서재에 갔다가 님의 글을 보고 바로 님의 서재를 즐찾했는데..
여기서 뵙게되네요. 으흐흐흐흐















호랑녀
저랑 제 친구들은 외계인이에요. 쉿!!!  - 2005-11-20 10:07

사실.. 저도............... 지구인이 아닌 것 같아서요. 쉿!!! _-_)~

야클 2005-11-2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막둥이로 불렸는데. ^^

라주미힌 2005-11-2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다..

플레져 2005-11-2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어릴 때 이모네 오빠들을 별명으로 부르던 어른을 따란 한 적 많았는데...
귀여운 장미 였네 ^^

날개 2005-11-2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넘 귀여워....^^

stella.K 2005-11-2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 수 있지 뭐. ㅋㅋ.

가시장미 2005-11-2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형. 나두 막둥이야~ 으헤헤헤. ^-^

미힌형. 형.. 서재 주인장은 추천 두개 안되나요? 으흐흐흐

플레져언니. 따라한게 아니구요. 정말 이름인줄 알았어요. -_-a ㅋㅋ

스텔라형. 그쵸? 제가 멍청했던 것이 아니죵?!!!!!! -_-)/ ㅋㅋ

조선인 2005-11-21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도 배불러와 배고파를 혼동해요. 둘 다 배아픔류로 치부되는 듯.

가시장미 2005-11-2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그런가요? 저만 그런 것이 아니군요. ^-------------^* 어머어머~~
 

워낙 기억력이 별로인지라 어린 시절의 일은 잘 기억을 못하는데, 어무니가 들려주신 이야기와 약간의 기억을 섞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재미 없더라도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셔요.


이건 어무이께 전해들은 이야기인데요, 갓난아가였을 때 보행기를 타고 집 옥상에서 노닐고 있었다고 합니다. 뭐 보행기가 움직여봐야 얼마나 움직이겠냐 싶었는지 어무니는 저만 홀랑 냅두고 잠시 자리를 비우셨답니다. 그리고 곧이어 들리는 요상한 소리. 그렇습니다. 전 무슨 힘이 그렇게 넘쳤는지 보행기를 움직이고 심지어는 보행기를 탄 채로 계단까지 굴렀다고 합니다. 어릴 때는 삼신할매가 보호해줘서 그랬을까요? 전 멍하나 안 들고 말짱히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무려 두 층이나 보행기를 타고 굴렀건만.

그 이후 무럭무럭자라서 동네 오빠의 머리를 깨놓기도 하고, 키보다 더 긴 각목을 들고 동네에서 가장 싫어하는 놈과 전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때 기부스를 한 친구가 그리 부러워보여서 그 날 이후로 철봉 가장 높은 데 바득바득 기어올라가 일부러 왼쪽팔(오른팔은 다치면 수업할 때 힘들다는 영악한 생각에)을 겨냥하고 뛰어 내렸습니다. 하지만 근 일주일을 떨어져도 뼈에 금도 안 가더군요. 그만큼 외상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습니다. 흑. 지금도 기부스나 입원은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초등학교 5학년때쯤에는 갑자기 무슨 춤바람이 불어서 친구들과 집에서 춤을 추며 놀기도 했습니다. 그래봐야 그 때 유행하던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의 엉덩이 두드리는 춤 정도였지만요. 그런데 그렇게 춤을 추며 놀던 어느 날, 그만 미끌어지면서 엉덩이로 유리창을 깨먹었지 뭡니까. 아. 이런. 제 엉덩이는 기스하나 안 났건만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서 그 이후로 다시는 집에서 춤을 못 췄다는... -_ ㅠ

시간이 흘러 흘러, 중학교때는 좀 더 괴팍한 아이로 변질되었으니, 어느 날에는 머리가 길다고 교문에서 학주가 "이 길이까지 머리를 잘라와."라고 가위로 머리를 싹둑 잘라버렸지요. 하지만, 미용실에 가기도 귀찮기도 해서, 잘린 머리 상태로 일주일을 그냥 학교에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어지간히 게으른 것 같다는 생각이... 그리고 중2 때 여름에 한참 아이들이 물풍선을 가지고 놀 때, 괜히 옆에 지나가다가 물풍선에 맞은 아이가 학주에게 혼나는 걸 보고 "걔는 물풍선가지고 안 놀았거든요"라고 학주에게 덤벼들기도 했습니다. 뭐 물풍선가지고 놀지도 않은 애가 혼나니 별로 친하지도 않은 애였음에도 불쌍해서 그런건데, 결과적으로는 학주와 대판 싸우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뭐 그래도 별로 문제아 취급은 받지 않았는데, (그러기엔 성적이 과하게 좋았습니다. 중학교 때 성적이 피크였더랬죠 -_-;;;) 문제는 약 반년 뒤. 그 학주가 담임이 된 게 아닙니까! 이..이런. 하지만, 다행히도 그 선생님은 저에 대해서 기억이 없으셨습니다. 안 그랬으면 밑에 마태님처럼 저도 그렇게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ㅜ_ㅜ (다행히 그 선생님은 지금도 종종 찾아뵙는 선생님입니다.^-^)

아. 써놓고보니 책은 글렀습니다. 글렀어요. 참가에 의의를 두고, 그냥 달밤에 제 유년의 추억을 꺼낸데에 의의를 가지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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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1-2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역시 우리학교 학생은 날때부터 드센거야? 그런거야? ^-^;;; 나의 어릴적 모습과 사뭇 비슷허이. ㅋㅋ

라주미힌 2005-11-2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S 자가 있을 것 같네욤.. ㅎㅎㅎ
날아보세욤...

날개 2005-11-2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브스가 부러워 철봉에서 뛰어내리다니.....으흐흐~

이매지 2005-11-2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언니 / 드셌다기보다는 힘이 넘쳤던 것 같아 ㅜ_ㅜ ㅋㅋ
라주미힌님 / 또 철봉에서 뛰어내려볼까요? ㅋㅋ
날개님 / 어린 마음에 진짜 부러웠다니까요. 이 얘기하면 다들 헛소리한다고 구박하는 ㅜ_ㅜ
 

사람들은 아들 둘에 막내딸이라고 하면, 제가 고이 자란 양념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오빠만 둘이라는 건, 공주와 하늘땅만큼 차이가 난다는 거, 아시나요?
오빠들이 저지른 엽기사건 3가지만 읊어보겠습니다.

1. 내기 금물
여섯살 때 일입니다.
작은오빠와 큰오빠가 내기를 했습니다.
불개미는 사람을 무나 안 무나.
너무나 투철한 실험정신을 가진 두 사람은 불개미를 잔뜩 잡아 제 옷 안에 집어넣었고,
더 억울한 건 절대 엄마한테 이르면 안 된다고 으름장까지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날 밤 제가 펄펄 열이 나는 바람에 결국 오빠들의 만행은 발각되긴 했지요. 흑흑흑

2. 천리안 사건
초등학교 1학년 때 앞집 수정이와 제가 사이좋게 소꿉장난을 하고 있었지요.
큰오빠와 그 친구인 도형오빠가 슬그머니 다가왔습니다.
오빠들은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천리안을 만드는 약이 있다며 친구와 나를 열심히 꼬셨죠.
긴가민가 하면서도 결국은 오빠들의 반협박에 넘어가 눈을 감았고, 오빠들은 열심히 약을 발라줬습니다.
"으아아악"
나는 울며 불며 화장실에 가 세수를 하고, 친구는 비명을 지르며 방바닥을 굴러다니고.
그제서야 겁이 난 오빠들이 내 친구를 업어 앞집에 내려주고 도망쳤다지요.
덕분에 큰오빠는 어머니에게 흠씬 매질을 당하고 앞집에 가서 무릎꿇고 손들고 싹싹 빌었습니다.
대체 뭘 발랐냐구요?
호랑이 고약을 아시는지?
제 친구는 너무 늦게 씻어내는 바람에 다음날까지 눈도 제대로 못 떠
병원가서 정밀검사를 받는 등 저보다 좀 더 심하게 곤욕을 치뤘죠. -.-;;

3. 해부할 게 필요해!
초등학교 2학년 때라 생각됩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오빠가 생물시간 해부실습을 위해 '해부셋트'를 사게 되었습니다.
미리 연습한다며 개구리를 잡아 해부를 시도한 건 좋았으나 마취약을 너무 적게 쓴 겁니다.
내장이 드러난 채 펄떡 펄떡 뛰어다니는 개구리는 정말 끔찍했어요.
간신히 개구리를 도로 잡은 뒤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 앞마당에 생매장을 했지요.
그런데 놀란 가슴이 진정되기도 전에 오빠들은 새로운 해부감을 찾기 시작.
하지만 오빠들도 더 이상 생물 해부는 엄두를 못 내고 제 인형을 해부하기 시작한 겁니다.
마론인형 하나랑 못난이 인형 하나가 제가 가지고 있던 인형의 전부였는데,
그나마도 뇌수술, 심장수술, 사지수술로 모두 절단이 났고,
더 더 더 억울한 건 마론인형 뇌수술하다 해부칼이 부러져 새 해부셋트를 사야하게 된 큰오빠가
모든 죄를 저에게 뒤집어 씌운 겁니다.
어린 마음에 어찌나 억울하던지.
게다가 작은오빠는 내가(?) 해부한 인형이 꿈에 귀신되어 나올 거라고 하는 바람에
밤에 화장실도 못 가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지금도 생생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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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11-20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오빠가 둘이란건 이런 끔찍한 일도 있는거군요. 휴~~ 갑자기 부모님께 감사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오빠를 만들어주시지 않은걸....^^

chika 2005-11-20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가 태권도를 배우지 않았다면 그것도 다행이라 여겨주세요. 저는 한동안 연습상대로(태권도를 배우지 않는데도!), 네, 그것도 발차기 연습상대로 맞으며 살았던적도.... ;;;;

hnine 2005-11-20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들...너무해요...

mong 2005-11-20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들....이제는 잘해 주시죠? ^^
오빠없는 몽은 부러워 추천하고 가요~

호랑녀 2005-11-20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해리포터의 프레드와 조지 쌍둥이형제 수준이로군요.
울 오빠는 범생이였습니다.(집에서는!)
12살이나 어린 저랑 놀아준다고 태권도하다 제가 내지른 주먹에 코를 얻어맞아 일주일 동안이나 코피를 흘렸다죠 ^^

릴케 현상 2005-11-20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벤트 중이시군요...=3=3=3

라주미힌 2005-11-2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로 절 실험대상으로 ㅡ..ㅡ;;;;
준비물(이상한 화학재료) 줏어먹거나 바로 냄새를 맡고 그랬는뎅...

날개 2005-11-20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하하~ 조선인님 넘 불쌍해요..^^

▶◀소굼 2005-11-2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조선인님도 치카님도; 라주미힌님도;;

숨은아이 2005-11-20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들로 태어나지 않은 게 울 엄마 아빠한테는 불만이었을지 몰라도 제 여동생한테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네요. -.-

깍두기 2005-11-20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오빠들 귀엽습니다.

가시장미 2005-11-2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빠들은 너무해용!! 저도 저희 오빠 때문에 고생 많이 했는데.. 으흐흐흐
근데 그 독하다는 호랑이 고약을 눈에요? ㅠ_ㅠ 으메 생각만해도 따끔거려요 ㅋㅋ

조선인 2005-11-21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오빠가 있는 장점도 있답니다.
치카님, 그거에 일상다반사이고 사건이 아니니 안 썼죠. 큰오빠가 합기도를, 작은오빠가 권투를 했습니다. -.-;;
hnine님, 좋은 점도 있었어요. 자기들의 전용 장난감이니까 남이 손대는 꼴(?)은 둘 다 절대 못 봤지요. ㅎㅎ
몽님, 고3때는 오빠들이 저녁마다 마중을 왔지요. 덕분에 여고를 다니던 저, 무지하게 인기 좋았습니다. *^^*
호랑녀님, 제가 코피를 흘린 적은 많았습니다만. ㅎㅎ
자명한 산책님, 추천을 하셨다는 거죠? 그죠?
라주미힌님, 제 자신이 저지른 일도 좀 있죠. 건조제를 먹었다거나. 캡슐약을 분해해서 가루찍어먹기나.
날개님, 흑흑 정말 불쌍하게 여기는 거 맞아요?
소굼님, 여동생 있어요?
숨은아이님, 분명 다행이었을 거에요.
깍두기님, 지금 생각하면 천하무적 악동이었죠.
가시장미님, 님 얘기도 들려주세요.

릴케 현상 2005-11-2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지금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네요... 추운 날씨에 감기는 안 걸리셨는지... 이벤트 하신다니 잽싸게 달려왔습니다.^^;;

사실, 이 주제로 페이퍼 하나 적을 생각이었는데, 저랑 찌찌뽕~ 뜻이 통했어요...^^

유년의 기억... 지금도 그렇지만 전 정말로 평범, 보통 그 자체로 살고 싶은데, 주위에선 늘 명랑만화 같다고 부러움 반, 놀림 반 이야기 하곤 합니다. 그런 말을 듣게 된 데는 다 저의 지나온 삶(ㅡ.ㅜ)이 말해주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전 어릴 때 유치원 대신 미술학원을 다녔습니다. 미술학원에 저처럼 유치원마냥 온 아이들이 꽤 있었기에 반도 있었고, 그림도 그리면서 거의 놀다시피 했죠... 아마 9시 반까지 갔다가 2신가..마쳐서 집으로 돌아왔었더랬죠... 전 거기서 유명했습니다. 왜냐면 밥을 엄청 늦게 먹었거든요.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 밥을 먹기엔 모자람이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옆에 애들이 수업하는 동안에도 밥을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입니다. 분명 똑같이 시작했는데, 어째서 저만 늦었던 걸까요... 먹다보면 어느새 친구들은 놀러가고, 저만 먹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선생님의 지도하에 애들이 들어와서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습니다. 저는 밥을 먹습니다...ㅡ.ㅜ

초등학교 입학식 때였습니다. 키가 96cm였던 저는 지각을 했습니다. 애들은 자기 반 선생님 앞에 줄을 다 서 있었습니다. 저는 늦었기에 맨 뒤에 섰습니다. 다른 반은 다 교실로 들어가는 데 우리 반만 안 들어가고 계속 선생님이 왔다갔다 하시는 겁니다. 도대체 왜 그러실까.. 아주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저를 발견하신 선생님~ "어머~! 이렇게 조그만 애가 맨 뒤에 있으니 못 봤지.. 그럼 다 왔군요.. 우리도 들어갑시다~" 한 학생이 안 왔다고 계속 기다리셨던 겁니다.ㅡ.ㅜ 제가 그렇게 작았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전 불의를 참지 못하는 혈기왕성한 어린이였습니다. 제 옆에 앉는 불한당이 제가 작다고 무시하고 때리고 괴롭히자, 전 맞짱을 뜨자고 했습니다. 그 남자애는... 불행히도 우리 반에서 손에 꼽히게 덩치가 큰 아이였죠.. 그 때 전 겨우 1m의 키를 넘은 정도였답니다... 방과 후 우리는 모래밭에서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아.. 물론 제가 일방적으로 맞았지요.. 저는 절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 나쁜 x는 팔꿈치로 제 등을 가격하고, 무릎으로 배를 걷어찼습니다. 그래도 저는 끝까지 덤볐습니다. 때리다가 그 애가 도망갔습니다. 제가 무섭답니다... 집에 울면서 갔지요... 엄마 엄청 열 받았습니다. 다음 날 부모님 호출 & 담임 선생님께 죽도록 그 애 혼났습니다. 전 승리의 미소를 지었지요.. 그 후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남자애들이 절 괴롭힌 적은 없습니다. ^^

초등학교 3학년 때 젤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꽈배기 공장을 했습니다. 전 매일같이 그 집에 갔더랬죠.. 거기서 먹는 갓 구워낸 꽈배기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양심이 있지, 결코 한 개 이상은 못 먹었습니다. 더 먹고 싶으면 돈을 내고 먹었지요.. 그렇게 아껴가며 먹던 어느 날, 제 친구가 제안을 했습니다. 제 친구집은 구조가 1층은 꽈배기를 구워 팔고, 2층엔 안방이 있었고, 다락으로 올라가면 제 친구 방이 있었습니다. 제 친구 방에서 쪽문을 열면 옥상이구요... 제 친구의 제안은 그 옥상에서 옆집 옥상으로 뛰어내리면 꽈배기를 공짜로 실컷 먹게 해 준다는 거였습니다. 친구가 4명인가 있었습니다. 다 같이 하나~ 둘~ 셋~을 외치고 뛰어내리기로 했지만, 뛰어내린 건 저 혼자였습니다..ㅡ.ㅜ 지금 생각하면 죽을 짓 한거죠... 그 때 저의 키가..1m 조금 넘었으니 (제 키가... 정말 안 컸답니다. 지금도 작아요..ㅠ.ㅠ) 그 조그만 것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다니요..  제가 뛰어내린 그 집 형광등이 덜컥 떨어졌답니다...^^;; 물론 꽈배기를 실컷 먹었으니 뭐, 저야 밑지는 거 없지요.. 다친데도 없었거든요~^^

그 외에도 너무 많지만, 지루해 하실까 이만 접을까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리버리한 짓을 많이 하긴 하지만, 결코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랍니다... ㅜ.ㅜ 몇 달전에 세탁기 돌리면서 세제를 안 넣어서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고, 학교에서 유리문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서 박기도 하고, 돌계단에서 우스꽝스럽게 넘어져 왠 남자가 '발'로 받아주기도 하고... 아... 왠지 이야기 하다보니 제가 너무 처량합니다.

깊은 밤 편하게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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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1-2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서 작은요정이시구낭...
근데 송은이가 연상되요 ㅋㅋㅋㅋ
=3=3=3

날개 2005-11-2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꼬마요정님.... 이건 너무 의외군요..^^;;;
이리도 혈기왕성하고, 과격하고, 용감하실 줄이야.......ㅎㅎ

꼬마요정 2005-11-20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흐흐흐.. 지금 제 키가 154 쯤이랍니다. 고3때 친구가 절더러 맨날 꼬마 꼬마 불렀더랬죠..^^ 송은이요? 앗... 발끈하여 사진올렸습니닷~!!^^;;

날개님~~ 네.. 다들 그러더라구요.. 입 열기 전에 가만히 있을 때는 정말 참한 줄 알았다구요.. 알면 알수록 푼수라는..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