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과 미련을 버리고 떠나는 멈추지 않는 바람.. 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진찍는 이가 있다. 아, 인도식 이름을 가진 한국 사람. 어쩌면 이번에 인터뷰하게 될 것 같다.
저 이름처럼 나도 그러고 싶다만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한가? 현재의 나로선 말이다.
비가 줄창 와대는 바람에 당장 내일 새벽에 공항 리무진 버스 타러 갈길이 갑갑하다. 게다가 짐도 당연히! 덜쌌고 가방에 넣어갈 책도 아직 못골랐다. 여행을 한번 할때마다 제발 짐 좀 줄이자고 다짐을 하는데, 안그래도 이번 책은 가서 읽고 안가져 와도 상관없는 책으로 고르려다 보니 쉽지 않은 듯 하다.
시칠리 해변에서 혹시 어떤 한국 사람이 그 책을 발견하면 읽게 되겠지. 아니라면 그건 그 책의 운명이고. 책은 무게 때문에 언제나 짐 싸서 돌아올때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만다. 이번엔 별로 할일 없이 말 그대로 딩가 딩가 쉬다 올 판이므로 책이 몇 권 필요하긴 한데, 여전히 고민 중.
어제도 잠이 안와서 새벽 두시 반까지 <식스 핏 언더> 시즌 2의 4~6 회를 몰아서 봤다. 드라마의 특성상 언제나 누군가의 죽음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특히 어제 본 에피소드 중 하나는 나를 울렸다. 그러면서도 기어이 그 드라마를 보게 되는 건 그렇게라도 나를 느끼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내가 나를 느끼지 못하는 삶은 죽은거나 다를바가 없으므로.
자, 마지막 날이다. 내일 새벽 5시 20분 버스로 인천 공항에 가고, 10일간의 휴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