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같은 일요일, 동 트고도 한참 지나 일곱시 무렵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1시 조금 못되어 일어났다. 마감의 막바지에 단 하루 주어진 휴일.. 일요일. 유럽 영화제로 기울던 내 발길은 도서관을 향하기로 했다. (내가 보고픈 영화는 이미 시작했다.ㅠ 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서관은 바로 정독 도서관이다. 시립 도서관들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경치면에서 말이다. ^^;;; 그리고 뭐 사적인 추억들 몇가지도 물론 보태어 진다.
한때 도서관이 나에게 미친 영향력은 상당했는데 언제 부터 책 사서 모아두기가 취미가 된 이후로 부터는 슬슬 멀어지기 시작했다. 타당한 이유도 있고 그저 합리화에 불과한 이유도 있었다.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책탑을 보면서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집 세군데(세집 살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그리 되었다..)에 각각 있는 책만해도 그게 다 얼마냔 말이다. 허세만 남았다는 생각이 든건 몇년 전부터이긴 하나 이제라도 좀 접어두고 싶어졌다.
어느 소설가의 답변처럼 말이다. 책은, 내게로 왔다가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지인들에게 다 나눠준다고 한다.) 읽고 나서도 또 찾을 책을 제외하고는 내 것이 아닌 것으로도 족하다. 소장가치가 있는 책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계속 책 더미를 싸안고 있었는데 그것도 접을 때가 된것 같다.
책 읽은 뒤 내가 남기는 흔적.. 인터넷에 타닥타닥 자판 몇 분 두드려 올리는 그런 글들 말고 노트를 펴고 펜을 꺼내 한자 한자 내려가는 기록으로 남기련다. 다시, 그렇게 예전처럼. ^^;;
일단 당장 처분할 몇권의 책은 궁할 때, 오늘의 커피와 바꾸어 먹으련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