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였던 것 같다. 

3일 연속으로 나는 원하는 꿈을 생각하고 그대로 꿈을 꿨다.  

무슨 신통방통한 능력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잠들기 전에 꾸고 싶은 꿈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생각했다.  

그렇게 리플레이를 잠들기전까지 계속한 것 뿐이었다.  

의도적인 꿈꾸기는 그렇게 싱겁게 성공을 거두었다. 

 

한데, 요즘들어 꿈에 변화가 생겼다. 

너무나도 사실적인 꿈을 꾸는 것인데,  

자고 일어나 한동안은 꿈에서 느낀 감각(미각, 촉각 등)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마치 실제로 겪은 일처럼 착각을 할 정도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단맛과 뜨거운 느낌이 남긴 여운 때문에 한동안 멍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대로 꿈을 꾸려고 열심히 노력한 건 아니지만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꿈을 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렸을 때 반복적으로 몇번이나 어떤 집의 내부와 외부, 입구를 꿈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그와 똑같은 집에 방문한 일이 있은 뒤 너무 놀라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  

가구의 배치와 집안의 구조, 골목 어귀의 풍경이 모두다 똑같았고 그 집에서 나던 특유의 냄새마저도 똑같았다.   

 

이제는 또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무서워 울지 않을 어른이 되었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어쩐지 슬슬 조짐이.. 

 

*금주 중이라 정신 상태가 정상에 가깝게 돌아오고 있다는 증거일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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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Of Bossa Covers   

1.Together Forever - Takako Fujimoto  

 

요즘 내 미니PMP에서 가장 자주 플레이 되는 곡.  

처음 들었을때는 '뭐 이렇게 말랑말랑 간질간질 이런 곡이 다 있어?'였지만 이내 흐물거리며 녹아내렸다.  

이 곡을 반복해서 듣고 있으면  

뱅글뱅글 돌아가는 커피잔 모양 놀이기구를 타고 하트 모양 눈동자를 하고 배시시 웃는 기분.    

저마다 어깨에 피로를 한가득 짊어진 사람들로 터져나가는 출퇴근길의 지하철에서  

이만한 위로곡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특정 인물을 떠올리며 그 때마다 이 곡을 듣게 되면 무슨 마법의 주문이라도 외우는 것 같다.  

마치 그 특정 인물과 Together Forever 할 것마냥 가슴에 몽실몽실 따뜻하고 촉촉한 기운이 스며든다.  

 

Takako Fujimoto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데, 어찌 이리 매력적인 음색인지 마냥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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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입한 위핏으로 부모님과 함께 룰루 랄라 재밌게 놀고 있다. 운동이라고 하기엔 놀이 같은 기분이라 부담도 없고. 요가와 근력운동, 유산소 운동, 밸런스 게임 대략 이렇게 나눠지는데 각 카테고리별로 서너가지 하고 나면 제법 땀도 난다.

어제는 근력 운동 중 복근 운동에 처음 도전했는데 꽃미남 트레이너(남녀 트레이너 선택가능 옵션에서 남자 트레이너 설정! ㅎㅎ)가 칭찬 멘트 날리며 100점 만점을 주셨다. 끼얏호~

요가 자세들은 의외로 선전하고 있어서 요가 트레이너급 점수를 받고 있는지라 나름 뿌듯했는데 100점은 처음이라 감격했다. 확실히 이건 노래방에서 받는 100점과는 또 다른 것 같달까 므흘흘...

반면 어머니는 점수가 너무 안 나와 낙심하고 계신데 꽃미남 트레이너가 격려하고 있으니 곧 일취월장 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아버지는? (사실 밸런스 연령 테스팅 이후 낙담하셔서 은근히 요새 위핏만 켜면 책 읽는다고 방에 들어가셔서 안 나오신다. -_-;;) 아무래도 아버지를 위해서는 스포츠 팩을 구입해야 할 것 같다.

금주에 운동이라니 아이고, 나 너무 바람직해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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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9-02-2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점! 전 97점까지는 나와봤는데 100점도 나오긴 나오는군요 ㅎ
저도 스포츠팩도 같이 구입했는데 거의 핏만 하게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리모콘을 하나 더 사야 스포츠팩도 할 듯;

이리스 2009-02-20 17:5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100점 나와서 놀랐어요. ㅋㅋ
리모콘 사고 스포츠팩 사고 테니스, 골프, 복싱을 해야겠어요. ^^;

Mephistopheles 2009-02-20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하나바라는게있다면이리스님이버츄얼이아닌리얼훈남을만나셨으면하는바램이있다고할수있겠습니다.애들아튀어라!

이리스 2009-02-21 00:29   좋아요 0 | URL
저도수퍼울트라급캡숑원합니다.튀긴어딜! 이**들아!ㅋㅋ

기인 2009-02-2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거 효과 진짜 있나보죠? 저는 혼수에 이거포함할까말까 고민중인데, 역시 해야겠군요!
글구 ㅋㅋㅋ 역시 메피님 :)

이리스 2009-02-21 00:30   좋아요 0 | URL
이제 60일 남으신건가요? 신혼초에 위핏은 어쩐지 비추입니다. 하핫..

Kitty 2009-02-21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이거 재미있다고 하시던데 미국에서 위 사기가 하늘에 별따기라서 ㅠㅠ
그냥 운동 비디오나 사야겠어요 ㅠㅠ

이리스 2009-02-22 02:13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이런...
그렇다면 재미난 운동 비디오를 구입하시길.. :)
 

술 취해 전화하고 다음날 쥐구멍 찾는 한심한 반복적 추태를 스스로 제어해볼 요량으로 금주 중인 바, 다섯 시간 동안 참이슬 네 병과 매화수 두 병이 비워지는 사이 오로지 물만 마셨다. 물도 소주잔에 따라 탁 털어넣듯 마시면 은근히 취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무튼, 담배도 끊은 독한 인간이 뭘 못 하겠냐마는..

평소 위나 아래로 나이 서너 살 차이 나는 사람들과 동년배 보다 더 친하게 지내곤 했는데 어제의 술 자리는 그 차이가 평소보다 더 했다. 어제의 멤버는 연애한지 갓 100일 정도 된 풋풋한 커플(네살 차이)와 '86이라도 괜찮은' A와 나였다. 우리는 가식따위는 홀랑당 발라당 시원스레 벗어던지고 맨살같은 속내를 탈탈 털어내 보이며 술잔과 물잔을 비워나갔다. 한 자리에 모인 넷은 각자의 너덜거리고 찌질한 부분들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 용쓰는 모습들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자의 나이 차이 만큼 상황의 차이도 커서 그 부분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 또한 필요했다. 

내가 좀 더 살았답시고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뭔가 이야기를 해대고 있었으나 따지고 보니 내가 A보다 뭐 하나 나은 구석이 없었다. 단순히 나이 차이가 제법 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이미 A에게 편견을 갖고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A보다 나은 구석이 아니라 다른 구석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난처한 상황을 빠져 나가는 술수를 부리는 능력이 조금 더 있다는 것 뿐이었다. 내가 이미 정서적으로 늙어가고 있구나 싶어 부끄러워졌다.  

그런 나를 더 머쓱하게 만든 것은 A의 배려였다. 허물없는 사이라 해도 1:1의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자리에 따라 충고의 수위가 조절되어야 한다는 것을 A는 잘 알고 있었고, 그렇게 했다. 왁자지껄 소란스러운 주점에서 넷 중 누군가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잠깐 비운 사이, 생리현상 해결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A는 1:1이 될때 할 수 있는 수위의 충고를 했다.

나이 서른 넘어서 진정한 의미의 친구라 할 수 있는 이의 수가 늘어나는 일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일에 견줄만큼 어려운 일이다. 같이 어울려 시간을 보내며 즐거움을 나누고 힘든 일 있을때 푸념 들어주는 정도의 사람들 수야 늘리면 늘릴 수 있겠지만 말이다.

살갗을 뚫고 뼈마디 마다 스며들어 부르르 떨게 만드는 독하디 독한 충고, 그러나 흉터가 남지 않도록 두툼한 애정을 상처 위에 발라주는 그런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사람, 나는 그 사람을 친구라고 생각한다. 나이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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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2-2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 축!

이리스 2009-02-20 10:10   좋아요 0 | URL
경축 우리사랑! 아니 경축 우리 우정! 인거죠 ㅎㅎ

프레이야 2009-02-20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뿌듯하시겠어요.^^

이리스 2009-02-20 10:12   좋아요 0 | URL
^_^;;

라로 2009-02-20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같은 것은 정말 중요하지 않은데,,,,
암튼 부럽사옵니다.^^;;;

이리스 2009-02-20 10:12   좋아요 0 | URL
그치만 나이 값을 하긴 해야해서 이것도 참 힘드네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2-2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벗과 행복한 술자리 정말 부럽습니다~~

이리스 2009-02-20 10:13   좋아요 0 | URL
네네, 물자리라도 상관없어서 다행이었죠. ^^;

울보 2009-02-2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시겠어요
저에게는 언제 저런 친구가 생길까요
점점 나이가 들어가니 친구 사귀기가 더 힘들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ㅎㅎ

이리스 2009-02-20 10:13   좋아요 0 | URL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어서 그런것 아닐까요?
울보님에게는 류가.. 좋은 친구!! ^_^
 

어제 엄마는 생각보다 일찍 동이 난 김장 김치 때문에 겨울이 가기 전에 부랴부랴 아홉포기 김치를 담그셨다. 엄마는 김치를 담그시느라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겨우 한 시간 남짓 눈을 붙이고 내 출근 시간에 맞춰 일어나셨다. 아침 한 끼 안먹어도 괜찮으니 그냥 주무시라는데도 엄마는 졸려서 떠지지 않는 눈을 부비며 기어이 아침을 챙겨주셨다.  

엄마는 내게 무엇 하나 차려주어도 항상 예쁘고 좋은 그릇에 가지런히 음식을 올려서 주신다. 내게 말 몇마디 건네시다가도 시계를 보며 출근 시간이 혹여 늦어질까 눈치를 살피신다. 야근하지 않는 날, 저녁식사를 집에서 하게될 날이면 미리 전화하셔서 내가 집에 도착해 식사할 시간에 맞춰 음식을 하신다. 바로 해서 먹어야 맛있다고 하시며.

엄마는 아빠가 음식쓰레기 버리는 것도 싫어하신다. 아빠가 음식쓰레기를 버리신다며 음식쓰레기 통을 들고 나가면 엄마는 부리나케 아빠를 막아선다. 음식쓰레기 통을 들고 버리러 나가는 남자들 보면 집에서 구박 받는 남자들 같아 보여서 싫다고 그만 두라고 말린다. 그런거 상관없다고 아빠가 음식쓰레기 통을 안 놓아도 끝내 아빠를 현관에서 거실로 뒷걸음질 하시게 만든다.  

올해 엄마는 환갑. 엄마의 60년이 어땠는지 그 중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건 절반 정도도 채 안된다. 엄마의 꿈이 무엇인지는 알아도 그걸 이룰 수 있게 도와드릴 능력도 현재로선 없다. 그렇지만 아무리 엄마가 '환갑이 대수냐, 어차피 돌아오는 생일인데 늙는게 무슨 자랑이라고 별스럽게'라고 하셔도 별스러운 생일날로 만들어드리고 싶다.  

디스크 때문에 곧지 않은 엄마의 허리마냥, 그 허리를 볼 때마다 내 마음도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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