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그런걸거다. 

따져보면 과도하게 마신것도 아닌데 금요일 밤에 좀 거하게 달려주었더니 

토요일 하루 꼬박 정신을 못차리고 처참한 지경이었다.  

 

오늘도 그닥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일한답시고 들고 온 원고 프린트는 후다닥 한번 겨우 훑어보고 던져놨고 

쓰려던 외고는 한 꼭지도 못썼다. 

어느새 일요일 밤, 전쟁 같을 한 주의 시작을 위해 억지로라도 잠 잘 준비를 해야 하는 때. 

문득, 내가 꽤나 좋아하는 영화<정사>의 대사가 떠오른다. 

풋풋한 모습의 이미숙과 이정재.. 

극중 이정재의 대사 

'당신은 사랑한단 말도 못하죠? 해본 적도 없고. 바보처럼...

당신은 이제 늙어 갈텐데, 아무도 본 척도 안할 거고, 늙어서 죽을 텐데.

몸도 아플 거고, 아무도 당신에게 사랑한단 말도 안할 거고, 당신도 할 기회가 없을 텐데.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 봐요.' 

 

그런데, 닿고 싶은 사람과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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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2-09 0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생 그 말을 못하고 늙어 죽는다 해도, 거짓 사랑보다는 낫잖아요?"

라고 저라면 대사를 말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웃음)
사랑, 내게는 아직도 멀고 먼 단어입니다.

이리스 2009-02-09 11:44   좋아요 0 | URL
늙어 죽는.. ㅜㅜ
전 거짓이라도 늙어 죽기전에 차라리.. ㅎㅎ (죄송해요)

마늘빵 2009-02-0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이렇게 달리고, 또 달리고... -_-

이리스 2009-02-09 11:44   좋아요 0 | URL
이제 늙어서 달리기 힘드네.

다락방 2009-02-0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사에 저런 대사가 나오나요?
급 보고싶어지네요!!

이리스 2009-02-09 13:18   좋아요 0 | URL
아니, 나의 사랑 락방님이 아직 못보셨단 말인가요?
꼭 보세요. ㅎㅎ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온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_-;;;;;;;;;;;;;;) 

와인 친구 A는 셀러에 고이 모셔둔 깔롱세귀가 있으면 뭐하냐, 같이 마실 사람이 없는데.. 하고 푸념을 늘어놓고 동생 B는 메신저 대화명이 '나도 발렌타인 데이 선물 사고 싶다' 인데 건어물녀 초기 증세를 보이는 이들과 내가 뭐 다를것도 없고.. 

최근에 두 명의 남성에게 소녀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 나이에 그런 이야기 듣는게 칭찬인지 욕인지 잘 몰라서
욕은 아닌 거겠지? 하고 물었다가 꼬였다는 소리나 듣고(가만히나 있을걸)
사전을 뒤져보니 소녀는 미성숙한 계집아이라고 정의되어 있더라(거 참 인정머리 없는 정의로다).  

그래, 내가 미성숙해서 그런 거다.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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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5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5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9-02-0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숙성된 와인을 좀 많이 마셔주면....???=3=3=3=3=3

이리스 2009-02-05 18:06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지금 갖고 있는 와인들 중 딱 10년된 아이가 있는데 그럼 그걸 열어가주구..
ㅜㅜ (그러다 성숙해지지 않고 확 늙어버리면 어쩌죠? ㅎㅎ) 웃음이 나오냐~~

기인 2009-02-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녀가 좋죠 :)

이리스 2009-02-06 09:31   좋아요 0 | URL
감사함돠 :)

다락방 2009-02-06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온다는 것 조차 완전 잊고 있었어요. ㅎㅎ

이리스 2009-02-06 15:09   좋아요 0 | URL
크헐, 죄송해요. 제가 상기시켜드려서. -_-
 

내게 추위는 공포 수준이다.  

더위의 숨막힘은 짜증이지만 추위의 숨막힘은 생사의 기로에 선 느낌.

반면 더위는 공포라기 보다 불편함 정도였기 때문에 언제나 여름이 겨울보다 더 낫다고 생각해왔다. 
 

그럼에도 여름보다 겨울이 좋은 이유가 있긴 하다.  

당신의 차가운 손을 꼬옥 잡고 따뜻하게 녹여줄 수도 있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더해 매섭고 차가운 바람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더위에 지친 당신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봐야 

냉방시설이 잘된 곳을 찾거나 그늘을 찾는 일 정도다. 

하지만 

추위앞에 선 당신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그것보다 많다. 

그래서 여름보다 겨울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여전히 개별적으로, 나에겐 추위가 공포라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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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1-3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땀이 많은지라..
자의에 의해 땀을 흘릴 수 있는 겨울이 차라리 낫습니다.
여름엔 자의에 상관없이 흘려야 하니 고역입니다.

이리스 2009-02-01 14:04   좋아요 0 | URL
어익후.. 그러시군요.. 땀, 그것 참 고역이죠.그런데 땀 많은 분들은 겨울에도 땀이...^^;
(차가운 손인데도 땀에 젖어있기도 하더라구요.ㅎㅎ)
 

 

야근과 휴일근무가 반복되다 보면 대략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  

 

1. 만성 피로가 쌓여 쉴때는 잠만 자려고 한다. 

2. 막상 자려다보면 억울해서 기어이 딴짓을 하고 결국 수면시간은 더 줄어든다. 

3. 일과 관련된 인간관계를 제외한 나머지 인간관계가  얄팍해진다. (혼자 바쁜척에, 약속도 어긴다고 뭐가 그리 잘났냐는 오해를 받게된다. 규칙적인 마감이 아닌 경우 퇴근시간 예상 불가) 

4. 짜증이 극에 달해 감정 컨트롤 못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화를 내는 한심한 짓도 한다.  

5. 대체 이게 문장이냐 싶은 내 글을 보고도 멍 때리고 앉아 있다.

6. 언어장애가 오기 시작한다.(적절한 단어를 못찾아서 '그거, 그거' 연발.. 이게 시작이다) 

7. 택시타고 집에 오는 새벽길에 3일 연속으로 교통 사고를 목격하기도 한다.  

8. 자괴감에 빠져 이 직업을 관둬야겠다고 울증으로 들어갔다가 이것만 지나가면 하고 조증으로 나갔다가를 반복한다. 

9. 바쁠수록 딴짓을 하려는 열망이 솟구쳐 올라 교묘한 방법으로 온갖 딴짓을 해댄다. 

10. 화장실에서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혀를 차는 일에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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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1-29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어나는 뱃살 추가요.

이리스 2009-01-29 14:42   좋아요 0 | URL
이젠 뱃살 말고 다른데도 살이 마구.. ㅜㅜ

Mephistopheles 2009-01-29 17:41   좋아요 0 | URL
저도 줄야근 철야땐 화장실 변기위에서 졸때가 많았죠. 좀 잔인하긴 하지만 그땐 담배를 쥐어요 손가락 사이에. 아무리 졸더라도 자더라도 담배불이 손가락에 도달하면 화들짝 깨버리죠..ㅋㅋ

비로그인 2009-01-29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던 타임즈, 찰리 채플린이 되는 거죠.

이리스 2009-01-29 14:42   좋아요 0 | URL
아아, 정말이지 미싱은 돌아가고.. 뭐 이런거죠. -.-

무해한모리군 2009-01-29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맨날 화장실에서 자요.
요즘 들어 사람노릇하고 사는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이리스 2009-01-29 14:4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사람노릇이 여간 힘든게 아닌가 봅니다.
-_-;;

기인 2009-01-29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흙흙; 역시 야근하면 다 똑같군요 ㅎㅎ

이리스 2009-01-29 14:43   좋아요 0 | URL
이거이거 야근 동지들이 많네요. ^^;;

마늘빵 2009-01-2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건 작년말의 내 증상인데... 지금은 이보단 덜하지만... 음, 작년에 그 증상을 느끼면서 내가 완전 배터리가 된거 같은 느낌. 배터리는 배터린데, 전량소모가 심한 드라이 같은데에 AA짜리 하나만 집어넣고 돌리는 느낌이었달까요.

이리스 2009-01-29 14:44   좋아요 0 | URL
방전되고 버려지는 인생, 이 되어서는 곤란하기에
알아서 (자체발악ㅋ)충전을 하려구. 흐흐..

세실 2009-01-2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연말에 겪었던 현상입니다.
운동을 못하니 몸무게는 점점 늘어났고, 누구한테 얻어맞은 것처럼 등도 아팠습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리스님 화이팅!

이리스 2009-01-29 14:44   좋아요 0 | URL
네네, 감사합니다. ^^;
어여 지나가기만을.. 으흑..

전호인 2009-01-29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뱃살만 끝간데 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리스 2009-01-29 14:44   좋아요 0 | URL
위핏으로 어떻게 좀.. ㅎㅎ

BRINY 2009-01-29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부터 또 시작인데, 이젠 겁부터 나네요.

이리스 2009-01-29 14:45   좋아요 0 | URL
보약이라도 드셔야 하는거 아닐까요? ^^;

그린브라운 2009-01-29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좀 덜하는 중인데 담주부터 다시 시작될 예정이라서 이제 겁이 나네요 ^^;; 정말 동지가 많군요...

이리스 2009-01-30 03:10   좋아요 0 | URL
야근동지들이여 단결하라~~ ㅎㅎ
힘내세요!

순오기 2009-01-2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시군요~~ 그래도 일 없는거 보단 바쁜게 낫죠?
오랜만에 댓글 달면 뒷북으로 새해인사도~ 복많이 받으세요! ^^

이리스 2009-01-30 03:11   좋아요 0 | URL
좋게 생각해야죠. 대책있는 긍정모드.. ^^;
네, 순오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怪異  


문자 그대로 괴이한 날들이다. 

괴이한 뉴스로 가득해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만드는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처럼 

내 인생도 괴이함의 한 가운데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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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9-01-22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 구두에서 이리스로의 변신도 괴이해요`.^^;;;(제 괴이한 농담을 용서해주세요~.ㅜ)
제 인사가 넘 늦었네요~. 우리 그래도 기운차립시다.
새해엔 건강하시고 자주 뵈어요~.

이리스 2009-01-26 15:29   좋아요 0 | URL
괴이한 변신이라도 찾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나비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자주 뵈어요~

gazzaa 2009-01-2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나. 괴이한 나날들.

이리스 2009-01-29 00:57   좋아요 0 | URL
그래도, 힘을 내야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