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팔방에서 나를 찾아대며 전화기가 뜨거워질 즈음 

펑크난 몇몇 일과 꼬인 일정이 내 뚜껑을 살살 열고 있었다. 

우리 부서 대부분 쉬는 내일도, 역시나 마찬가지인 빨간날인 어린이날도 

나는 홀로 삽질에 매진해야 하니, 뭐 어쩔 수 없지. 

오늘도 찌질한 분노를 호가든으로 삭히고 더부룩한 배를 두드리며 귀가했다. 

일때문에 방전되어버린 배터리를 잠시 바에서 충전하는 동안 걸려온 부재중 전화2통, 오 늦은시간에 누가 나를 이렇게 찾았는가 싶어 확인해보니 젠장. 모두 일 관련 전화. 

 

사는게 뭐 이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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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9-05-01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호가든;;;;
히..힘내세요 ㅎ

이리스 2009-05-10 22:22   좋아요 0 | URL
흐히... 감솨요~

마늘빵 2009-05-01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출근했구나요. 나도 출근. -_ㅠ

이리스 2009-05-10 22:23   좋아요 0 | URL
절헌;;; ㅡㅡ;

Kitty 2009-05-0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가든이 뭔가 했더니 맥주 이름인가봐요~
무슨 연휴? 했더니 오늘 근로자의 날이군요. 에궁 오늘도 일을 하시다니.
힘내세요!!!

이리스 2009-05-10 22:23   좋아요 0 | URL
키티님, 크흑흑..
힘낼게요!

무스탕 2009-05-0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들 다 노는 연휴 바쁘게 지내시고 오늘쯤은 그래도 나름 괜찮은 하루 보내실수 있으려나요?

(저요, 갑자기 이리스님 지난 페이퍼 좍~ 둘러보면서 내가 왜 이리 발길이 뜸했나?! @_@ 하고 놀라고 반성하는 중이에요..;;)

이리스 2009-05-10 22:23   좋아요 0 | URL
아니 뭐 반성까지;;; ㅎㅎ
자주 오세욤~ :)
 

하던 일이 엎어지고(미국탓이다) 

느닷없이 다른 일을 맡아 정신없이 맨땅에 헤딩하면서 

내 바닥이 참으로 낮구나 새삼스러울 것 없이 깨닫고 또 깨닫고  

그래도 얼굴에 철판깔고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피딱지 굳기도 전에 또 헤딩하고 있다. 

다섯시간 이상 자고 살아봤으면 하는 한 주일이 지나가면서 극도로 지친 몸과 마음에 오기를 부려 무리한 일정으로 공부까지 같이 해나가고 있다.  

결국, 몸은 고장이 나버렸고 학원에서는 과정 이수 테스트에서 떨어져 리핏판정을 받고야 말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욕심이 스머프라는 별명처럼 나는 언제나 과욕형 인간이므로 이렇게 파닥거리며 사는게 어울릴지도. 

일도, 공부도, 우정도, 사랑도 모두모두 중요한데 어쩌란 말이냐! 

남들은 황금연휴라며 놀러갈 계획도 세우고 들뜬 모양인데 난 마감 걱정에 딴 생각이 안난다. 돈 굳고 좋은거, 라고 어거지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만들어 보려 노력중이다. 

비오는 프라이데이 나잇을 그냥 보내기 미안해서 기념으로 잭 다니엘과 아이스하우스, 호가든으로 밤을 불태워버렸다. 덕분에 새러데이 나잇에는 돈만 홀랑 내고 그 많은 와인 한 잔 입에도 못대고 시원한 생맥도 눈으로 구경만 하다 돌아와서 기절해버렸다.  

요즘 다시 느끼는 건데, 삶의 의외성은 이 지독한 일상을 견디게 해주는 유일한 탈출구 같은 거다. 지루함이 패션의 죄악인 것과 같다.

그것이 좋은 쪽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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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4-26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다니엘..호가든...제가 좋아하는, 그러나 지금은 마실 수 없는..술들이네요. ㅋㅋ -_ㅠ
맞아요. 중요한 게 너무 많은데 시간도 없고, 몸은 하나라 늘 고민이죠.
그래도 욕심이 없는 사람보다 욕심 있는 사람이 현재는 힘들어도 미래에는 웃게되는 것 같아요. 마음을 미래에 두시면 좀 힘이 나지 않을까요? ^^

이리스 2009-04-27 19:57   좋아요 0 | URL
이크, 어쩐지 염장 포스팅이 된듯한;;
네, 마음을 미래에 두어보겠습니다. 나아지겠죠! :)

kimji 2009-04-2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가든.. 은 저도 벌벌 떨립니다;; 크헉;;

이리스 2009-04-27 19:58   좋아요 0 | URL
으하... 그언젠가 호가든을 배터지게 --; 드실 날이..
^_^
 

 

스트레스에 쩔어 노화 촉진중인 나를 가엾게 여긴 하늘이 

크나큰 선물을 내리셨으니... 

 

오, 알흠다운 꽃미남께서 내게 와인을 따라 주셨다. 

므흣한 마음으로 홀짝이며 담소를 나누던 중 대화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88 올림픽이 열렸던 그 해에 태어나지 않았을까 싶어 나이를 물었더니 

아니란다.  

 

1990년에 태어나셨단다. 

입안에 머금고 있던 와인을 하마터면 뿜을 뻔 했다.  

1990년대에 태어난 분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와인을 마시고 게임도 했다고 하자 

동년배 녀성분들이 모두 불을 뿜으며 하악하악. -_-;; 

 

외계인이라도 본듯한 우리의 호들갑은, 그러니까 

늙었다는 증명. 

 

하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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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4-19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이시여~ 2

이리스 2009-04-20 20:41   좋아요 0 | URL
크하하하핫~~ ㅎㅎ
 

꽃비 내리는 그 어딘가에서 낮술을 홀짝이고 싶은데 

그럴 날이 오려는지 모르겠고..  

 

사람 앞일 참 모르는 것이긴 한데 

난데없이 부천과 분당을 주구장창 오가는 일이 생겨서 당황스럽고 ..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봄바람에 마음을 실어 보내려고 

와인과 재즈에 지친 몸과 마음을 푹 담갔던 주말이 다 갔습니다.  

 

* 어제 모처에서 타로점을 보았습니다. 그 점괘대로 된다면 죽어도-_- 여한이 없을텐데말이죠. 노력해야지, 하고 골똘히 생각하다가 나름대로 뭔가 노력이랍시고 했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리라 믿고 그 옛날의 나처럼 다시 그렇게 돌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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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9-04-12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말에는 맥주와 재즈에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ㅎ
이리스님이 바라시는 일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될꺼예요!

이리스 2009-04-12 20:40   좋아요 0 | URL
주말이 행복하셨겠어요.
저는 지난주 말로 콘서트에 이어 이번주말도 재즈 라이브로 연짱~
잘 되길 바라주셔서 감사해요. *^^*

무해한모리군 2009-04-1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소주에 몸을 푹 담궜습니다. ^^

이리스 2009-04-12 22:11   좋아요 0 | URL
으하~ 화끈하셨겠어요. :)

무해한모리군 2009-04-12 22:17   좋아요 0 | URL
아 이젠 옮겨타 경주법주에 담그고 있습니다.

이리스 2009-04-12 22:22   좋아요 0 | URL
어우어어.. 경주법주..
저도 일잔 주세열~~ ㅋㅋㅋ
 

 

 

 

 

 

 

 

삼십대

 나 다 자랐다, 삼십대, 청춘은 껌처럼 씹고 버렸

다, 가끔 눈물이 흘렀으나 그것을 기적이라 믿지 않

았다, 다만 깜짝 놀라 친구들에게 전화질이나 해댈

뿐, 뭐 하고 사니, 산책은 나의 종교, 하품은 나의 기

도문, 귀의할 곳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 공

원에 나가 사진도 찍고 김밥도 먹었다, 평화로웠으

나, 삼십대, 평화가 그리 믿을 만한  것이겠나, 비행

운에 할퀴운 하늘이 순식간에 아무는 것을 잔디밭에

누워 바라보았다, 내 속 어딘가에 고여 있는 하얀 피,

꿈속에, 니가 나타났다, 다음 날 꿈에도, 같은 자리

에 니가 서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너랑 닮은 새였다

(제발 날아가지 마), 삼십대, 다 자랐는데 왜 사나,

사랑은 여전히 오는가, 여전히 아픈가, 여전히 신열

에 몸 들뜨나, 산책에서 돌아오면 이 텅 빈 방, 누군

가 잠시 들러 침만 뱉고 떠나도, 한 계절 따뜻하리,

음악을 고르고, 차를 끓이고, 책장을 넘기고, 화분에

물을 주고, 이것을 아늑한 휴일이라 부른다면, 뭐,

그렇다 치자, 창밖, 가을비 내린다, 삼십대, 나 흐르

는 빗물 오래오래 바라보며, 사는 둥, 마는 둥, 살아

간다
 
 
*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시집을 읽고 지낸다. 사람들이 상상을 뛰어넘는 형태로 구겨져 실린 버스 안에서 용케 자리를 잡고 앉아 음악을 들으며 시집을 펼친다.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은 시집으로 구원받는다. 다 자란 삼십대는 여전이 아픈 사랑이 올 것을 믿으며 사는 둥 마는 둥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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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 2009-03-30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며칠 전에 이 시 일기에 적었었는데 깜놀햇네요ㅎㅎ 몸으로는 아직 4,5년 남았으나 이미 마음은ㅠ

이리스 2009-03-30 15:34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몸도 마음도 ㅎㅎㅎ
깜놀할 일이 의외로 종종 있는 세상이더라구요~ ^^;

마늘빵 2009-03-3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대는 제2의 사춘기... -_ㅠ

이리스 2009-03-30 15:35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럴지도 몰겠수.

무해한모리군 2009-04-1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우 한달에 한권을 읽어내는 시집
이번달은 이녀석입니다.

이리스 2009-04-12 19:38   좋아요 0 | URL
한달에 한권이면 일년에 열두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