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버릇없다는 말처럼 요즘 계절은 싸가지가 없다. 언제부터인가 계절은 온다간다 인사도 없이 기척도 없이 제 멋대로 오고 또 가기 시작했다. 이번 첫눈만 해도 그렇다. 이 싸가지 없는 가을은 여름하고 관계를 끊지 못하고 우유부단의 극치를 달리는 한심한 커플처럼 서로 질질 끌며 여름도 아닌 것이 가을도 아닌 것처럼 굴었다. 그것도 모자라 가을은 한달도 못되어 느닷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첫눈하고 하이 파이브까지 해버렸다. 이거 참 싸가지 없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 아닌가?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결과는 인간들의 싸가지 없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자꾸만 지구를 열 받게 해 온도를 올리고, 오존층에 구멍을 뻥뻥 뚫어대니 지구라고 가만히 있겠는가. 이렇게 서로 싸가지 없어봤자 비참한 최후가 입 쩍 벌리고 기다릴 뿐이다.
* 작년 겨울 입었던 흰색 반코트를 꺼내 입은 입동에 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