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상담이 있는 날이다.

 

먼저 동생 여름이의 담임 선생님.

교과교실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아이들이라

아직 반 아이들 파악도 제대로 안 되어 미안하다 하셨지만

다행히 여름이는 기억해 주신다.

 

수학 학원 알아보다 그 돈으로 차라리 여행이나 가기로 했다고 했더니

수학을 가르치는 담임 선생님도 좋은 결정이란다.

방학 때는 교과서나 한 번 공부하고 평소에는 복습만 하는 여름이가

이 정도 성적이라면 되었다 하시며.

 

아이들 외할머니도 함께 하는

런던 여행을 계획한다 했더니

친정 엄마 돌아가신지 삼 년 째라며 부러워하셨다.

여행 좋아하지만 한 도시에 머무르는 한 달짜리 여행은 생각도 못했다며.

 

언니 봄이의 선생님도 호의적이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에 둔 중3 아이를 데리고

삼 주나 결석하며 여행을 간다는 엄마에게

'더 나은 것을 얻기 위해 그 정도 포기하는 것이 뭔 대수랍니까?'라고 말해 주시는 담임선생님이라니.

 

딸기들아 올 해 담임 선생님 복은 넘쳐나는구나~

 

고마운 두 분 선생님께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일은

시험 감독, 급식 검수에 이름 써 놓고 오는 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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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시청부터 들렀다.

여권 신청 하는데

나는 대기 번호 4번이었다.

금요일에 찾으러 가면 된다.

십 년 짜리 여권 만드는데 오만 오천원 들었다.

 

가을은 장인 어른께 전화로 떼를 썼다.

세 여자 런던 가겠다는데

보호자로 장모님 좀 빌려 달라고.

얼떨결에 그러라고 한 친정 아버지는 무슨 영문인가 하셨을 게다.

친정 엄마가 함께 가주시면 나야 고맙지.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 전에 치료에 진전이 있어야 할 텐데.

엄마는 봄이와 여름이 돌보느라 생긴 목, 허리 디스크 때문에,

나는 백수 주제에 허리와 등에 통증을 달고 살아서,

요즘 한의원에 치료 받으러 다닌다.

 

저녁엔 아파트 헬스장에 가서 사이클에 앉았다.

어쨌든 체력이 따라줘야 런던을 갈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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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일본을 다녀온 봄이와 여름이는 문제가 없는데

나는 아직 여권이 없다.

 

부랴부랴 사진부터 찍으러 가야 하는데

딸기들이 십 년은 볼 사진이니

미장원에 다녀오란다.

못이기는 척 갔더니

중고등학생들이 빈 자리 없이 앉아 있다.

내일은 월요일,

학기초 용의검사 때문인가보다.

급하게 여권 사진이 필요해서 머리 손질하러 왔다고 원장에게 이야기했더니

아이들 사이에 끼워넣어 줬다.

커트는 원장이 하고 드라이는 보조가 하는 것이니

새치기는 아니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앉아 있었다.

 

가까운 대형 할인점 사진관에서 30분 만에 여권 사진 받아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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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이 7월 27일에서 8월 12일까지란다.

몰랐다.

 

6월에 출발하면 그나마 항공료가 좀 싼데

6월 27일부터 29일까지는 아이들 기말고사다.

시험은 치고 가야하지 않겠나.

 

한 주를 가든, 한 달을 가든 항공료는 똑같다고 했더니

봄이도 여름이도 한 달 동안이라네.

 

두 아이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했더니 선선히 그러라 하신다.

아직 얼굴도 못 뵌 두 분의 시원스런 대답에

나는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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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서관에서 DVD로 '오페라의 유령'을 보다가

여행사하는 그 분에게 런던 항공권 가격을 묻는 문자를 보냈을까?

 

지난 설날 서울까지 가서 '맘마미아'를 함께 보고 난 뒤

기대가 컸던 탓인지 무대의 규모가 너무 작아 실망이라던 여름이에게

외삼촌이 런던 전용관에서 본 '오페라의 유령'

두고두고 잊히지 않더라는 이야기가 떠올라서였을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한 장면 마음에 품고 돌아왔다며

영국 여행을 정리했던 ㅈㄹ님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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