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상담이 있는 날이다.
먼저 동생 여름이의 담임 선생님.
교과교실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아이들이라
아직 반 아이들 파악도 제대로 안 되어 미안하다 하셨지만
다행히 여름이는 기억해 주신다.
수학 학원 알아보다 그 돈으로 차라리 여행이나 가기로 했다고 했더니
수학을 가르치는 담임 선생님도 좋은 결정이란다.
방학 때는 교과서나 한 번 공부하고 평소에는 복습만 하는 여름이가
이 정도 성적이라면 되었다 하시며.
아이들 외할머니도 함께 하는
런던 여행을 계획한다 했더니
친정 엄마 돌아가신지 삼 년 째라며 부러워하셨다.
여행 좋아하지만 한 도시에 머무르는 한 달짜리 여행은 생각도 못했다며.
언니 봄이의 선생님도 호의적이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에 둔 중3 아이를 데리고
삼 주나 결석하며 여행을 간다는 엄마에게
'더 나은 것을 얻기 위해 그 정도 포기하는 것이 뭔 대수랍니까?'라고 말해 주시는 담임선생님이라니.
딸기들아 올 해 담임 선생님 복은 넘쳐나는구나~
고마운 두 분 선생님께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일은
시험 감독, 급식 검수에 이름 써 놓고 오는 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