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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많은 쓸데 없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아닐까..
나도 이제 재미 있게 살아야 할텐데.. 생각은 그렇게 하는 데,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찡그린 얼굴로 회사를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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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아픔을 견디다 보면 아품이 조금은 수그러드는 때가 반드시 온다. 고통이 24시간 내내 똑같은 강도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고통과 고통 사이에 조금은 덜 아픈 시간이 분명 있다.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내일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로마의 사상가 키케로가 말하지 않았던가.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고..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운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것을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못하고,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고 감동하지 못하며 가슴의 열정을 불사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 구로야니기 테츠코 <창가의 토토>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인생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냐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통제 소재를 내 안으로 가져올 것, 저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내가 맞춰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내가 저 일을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 그러면 하기 싫은 일을 할 때조차 시키니까 어쩔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거다. 내가 빨리 해 주고 넘어가 버리는 거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즉 내가 그 일의 주체가 되고 주인이 되는 것이다.
부부 관계의 가장 큰 비극은 서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과의 관계에 한계를 미리 설정해 두는 편이다. 관계를 맺게 되면 그 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함부로 넘어서는 안 될 적정선을 만들고 지키는 것이다. 이를테면 나는 친구 사이에 돈거래를 하지 않는다. 친구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받지 않을 생각으로 줄 수 있는 만큼을 줘 버린다.
정신 치료에서 자주 쓰는 말이 있다. No commet is better than any comment
아무 말 안고 가만히 들어 주는 것이 그 어떤 말을 해 주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가고 싶을 때 가지 않으면 가려고 할 때는 갈 수가 없단다. 그리고 너의 꿈을 따르지 않는다면 넌 식물이나 다름없어.
나는 왜 말로는 쉬어야 한다면서도 몸을 혹사시켰던 걸까? 돌이켜 보면 나는 그 어떤 일이든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내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없으면 일이 잘 안돌아가거나 잘못될 거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도맡아 하곤 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것을 여기저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증거라고 생각해 좋아하기까지 했다.
독립과 고립의 차이 : 독립은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런데 사실 독립은 의존해야 할 때 의존할 수 있는 능력을 전제로 한다.
혼자만의 경험과 느낌은 내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래져 가기 쉽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기억은 추억이 되고 역사가 된다. 그와 나 사이의 공간에 저장되어 의미를 부여받고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충고는 기본적으로 <너는 틀렸다>는 뉘앙스를 품고 있다. 사람은 누구가 자기가 틀렸더라도 막상 그것을 지적하면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할뿐더러 청개구리처럼 엇나가고 싶어 한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럼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정현종 <방문객>
가족은 눈물로 걷는 인생의 길목에서 가장 오래 가장 멀리까지 배웅해 주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꼭 가족이 아니어도 언제든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불안하고 두려운 인생도 묵묵히 걸어갈 힘을 얻는다.
안타깝게도 회사에서 우리는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만 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회사의 존재 이유는 수익 창출이지 구성원들 사이의 친목은 아니기 때문이지. 또 살다 보면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 가치관이나 성향이 다른 사람,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너희들도 이미 그런 사람을 만났거나 앞으로 만나게 되겠지. 따라서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선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도 잘 지내고, 싫어하는 사람과도 같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너희들도 내 나이기 되어 보면 알겠지만 누구보다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언젠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은퇴해야 할 시점이 온다. 그때 그 사람의 품위를 지켜 주는 것이 바로 자기실현을 위한 노력 여부란다. 자아를 가꾸지보다 돈과 직위로 자신을 증명하려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내려오자마자 존재 가치를 상실하고 깊은 회한에 빠지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은 힘든 게 당연하다. 연애는 먼 곳에서 산을 구경하는 거라면, 결혼은 그 산을 직접 오르는 거다. 멀리서 봤을 땐 몰랐던 상대의 장점과 단점을 속속들이 경험하는 게 결혼 생활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현실의 문제까지 겹쳐지면 더욱 골치 아플 수 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참고 때론 싸우며 현명하게 그 산을 올랐을 때 누릴 수 있는 편안함은 남다르다.
좋은 벗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통된 많은 추억, 함께 겪은 그 많은 괴로운 시간, 그 많은 어긋남, 화해, 마음의 격동.. 우정은 이런 것들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 생텍쥐페리
나이 든다는 것은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의 말처럼 <젊은이들의 세상에 이민 온 이방인>이 되어 버리는 쓸쓸한 일이다. 그럼에도 나보고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다. 다시 그시절의 예민함이나 방황, 열정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경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난 지금이 좋다. 세월을 거치며 단단해진 나 자신이 좋고, 세상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와 웬만한 일들은 수용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얻게 되어 편안하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내 삶에 진정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볼 수 있는 눈 또한 세월이 내게 준 소중한 선물이다.
나이 든다는 것은 상실의 연속이다. 건강을 잃고, 직업을 잃고, 경제적인 능력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과정이다. 여러가지 상실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아마도 자존감의 상실일 것이다. 사회에서 주변으로 밀려나고, 더 이상 맡아야 할 역할이 없어진다는 것은 노인들에게 큰 상처를 준다. 그런데 이러한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다시금 자신의 위치를 되찾고자 욕심을 부리게 된다. 조그만 일에도 무시당하는 것 같아 버럭 화를 내고, 버릇없다며 아랫사람들을 야단치기 일쑤고, 세상이 노인을 우습게 알고 공경할 줄 모른다고 불평이 많아진다. 그런데 스스로를 젊은 사람들이 가까이 하기에 더 어려운 사람으로 만들고 만다.
고대 이집트 인은 죽음에 대해 멋진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거 아나? 영혼이 하늘에 가면 말이야.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했다네. 대답에 따라서 천국에 갈지 말지가 정해졌다고 하지. 인생의 기쁨을 찾았는가? 자네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는가? 대
답해 보게..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빨리 가려면 직선으로 가라
깊이 가려면 굽이돌아 가라
외나무가 되려거든 혼자 서라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
중국 현자가 물었다 학문이 무엇입니까? 그러자 이렇게 답했다. "사람을 아는 일이다."
또다시 질문했다. 선은 무엇입니까? 현자가 말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하는 동안 우리는 그날 누릴 수 있는 진짜 재미를 놓쳐 버리고 만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퍼센트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30퍼센트는 이미 일어난 일들에 관한 것이면, 22퍼센트는 아주 사소한 걱정들이고, 4퍼센트는 우리가 전혀 손쓸 수 없는 일들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4퍼센트만이 우리가 정말로 걱정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96퍼센트의 걱정과 불평불만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오늘을 즐겁게 보내지 못하고 만다. 그에 대해 인도의 명상가 오쇼 라즈니쉬는 이렇게 말한다.
<삶은 경험이지 이론이 아니다. 삶에는 해석이 필요없다. 삶은 살아야 하고 경험해야 하고 누려야 하는 것이다. 매 순간 삶이 그대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그대는 머리로 궁리하고 있다. 그대는 삶에게 말한다. 기다려라 내가 문을 열어 주겠다. 그러나 먼저 결정 내릴 시간을 달라. 삶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평생토록 삶이 그냥 왔다가 간다. 그대는 살아 있지도 않고 죽어 있지도 않은 채 다만 고달프게 질질 끌려 갈 뿐이다. 그러니 이제 그만 생각만으로 지쳐 버리는 삶에서 벗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