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를 쏴라
우디 알렌 감독, 제니퍼 틸리 외 출연 / MCK코퍼레이션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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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갱들이 나와서 브로드웨이를 마구 쏴버린다. 예술은 피 튀기는 삶의 현장에 있는 것이지 예술가 자처하며 예술 운운하는 치들의 취중 토론 속이나 책상물림의 설익은 펜 끝에 있는 게 아니라고 (뭐 갱들이 그러는 건 아니고 이 영화가) 일갈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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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이 96년도에 뉴올리언스 재즈 밴드 멤버들과 함께 유럽 여러 도시들을 순방하며 클라리넷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담은 이 다큐는 -물론 어떤 계산이 좀 있었겠지마는- 순회공연의 여정 못지않게 순이와 앨런의 관계도 비중 있게 보여준다. 사실 순이가 이렇게 큰 비중으로 등장할 줄은 몰랐는데. 비키니 입은 모습까지 보게 될 줄이야. 오물 범벅의 진흙탕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오로지 솔직만이 답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던 걸까. 다큐에 나오는 순이는 배려심 있으면서도 주관이 뚜렷하고 전반적으로 밝은 사람 같다. 열 길 물속보다 깊은 남의 연애사를 어찌 알랴만은 그래도 섬세한 영혼을 가진 비관주의자가 정서적으로 기댈만하기에는 히스테리컬한 면이 느껴지는 미아 패로보다야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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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파괴하기
우디 앨런 감독, 리차드 벤자민 외 출연 / 무비&무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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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반영적 성격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는 전작 <스타더스트 메모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도 같지만 수준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 정신적 긴장도(?)가 많이 떨어져 보인다. 자신이 만들어낸 작중 인물들에게 우디 앨런이 감사를 표하고 이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장면이 영화 막바지에 나오는데 자기가 창조해낸 허구의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야 알겠지만 뭐랄까 너무 자족적이잖아.

이 영화에선 유독 우디 앨런의 자기 비하가 심하다. 원래 그런 게 특기라지만 이번엔 거의 자기 학대 수준이다. 문제는 이게 너스레처럼 느껴진다는 거다. 앓는 소리 같다. 자기고백에 진정성이 부족해 보이는 까닭은 정작 이 영화의 대단원이 상당히 자족적이고 일견 자기도취적으로 완결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이것은 하나의 역설이다. 이 영화의 커다란, 어쩌면 문제적인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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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의 대니 로즈
우디 앨런 감독, 미아 패로우 외 출연 / 마루엔터테인먼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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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의 소극 같은 정도의 작품이지만 오래도록 인상에 남는다. 이야기에 담긴 페이소스 때문에. 뭉클한 온기 때문에. 이 영화엔 그 어떤 비관주의나 냉소주의의 기미도 안 보이고, 단지 애틋함과 다정함만 배어있다. 어디선가 이 영화를 우디 앨런이 자신의 매니저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었다고 읽은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정말이라면 마땅히 매니저에게 바치는 헌정작이라 할 만 하겠다. A를 배신하면서까지 B에게 정성을 다 바쳤으나 결국 B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이 버린 A와 똑같은 신세로 전락한 주인공, 그제야 비로소 A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그동안 괄시했던 삶의 어떤 진실을 깨닫게 되는데... 그러고 보니 맨하탄과 비슷한 플롯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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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우디 앨런 감독, 다이앤 키튼 외 출연 / 마루엔터테인먼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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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메라 앵글은 주로 눈높이에 머물고 그마저도 정적이다. 춤추는 장면에서 실제로 흘러나오는 음악 외에는 어떤 배경 음악도 삽입되지 않았고. 마치 건조한 사실주의 연극처럼. 등장인물 각각에 대한 캐릭터 구축, 심리 묘사, 인물 간 갈등 양상, 기승전결의 구성, 그리고 이야기의 주요 무대인 집안의 '인테리어'까지 다 좋다. 몰입감 있다. 확실히 7-80년대가 우디 앨런의 전성기였구나. 패기와 야망이 느껴진다. 도전적인 시도를 해보겠다는. 다양한 장르를 넘보겠다는.

2 가족만큼 안락하고 끈끈하고 애정 넘치는 집단이 어디 있을 것이며 동시에 가족만큼 온갖 심리적 문제가 산적해 있는 위태로운 집단이 또 어디 있을 것인가. 무수한 배면을 품은 이 아슬한 관계의 형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구성원 저마다 애써 감내해야 할 것들은 얼마나 많은가. 차마 말 못 할 그 모든 비밀들을 집 앞 잿빛 바다에 파묻고 살아가야 하는 어떤 가족의 이야기가 보편적 호소력을 갖는 까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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