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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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사장님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 책 302쪽에 사장님 얼굴이 깜짝 놀랄 정도로 대문짝만 하게 실려있다. 어찌나 자세하게 나와있는지 머리털의 굵기와 얼굴에 난 점 그리고 뽀루지까지도 식별이 가능하다. 길가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리뷰가 평소 알라딘 사장님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던 이들에게 희소식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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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머니 비트코인 - 돈의 판도를 바꿀 디지털 화폐의 출현
김진화 지음 / 부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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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 읽기 전 비트코인에 대한 개인적인 의문 몇 가지가 있었다:

 

① 1BTC가 올초 5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가 지난 달에는 90만원까지 치솟았는데 그리고 지금은 또 폭망해서 60만원대 언저리를 찍고 있는데 이렇게 통화가치가 요동을 치고 불안정하면 이것이 과연 통화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통화로서 제 기능조차 못 한다면 이거야말로 봉이 김선달이 퍼다 판 대동강 물처럼 실체조차 모호한 투기성 상품에 불과한 거 아닌가.

 

② 만약 비트코인이 투기성 상품이라면, 비트코인이 출범한 지도 어언 7년이 흘렀는데 이쯤이면 이제 투기할 만한 시점은 지난 거 아닌지? 가격대가 안정화되는 시기가 다가온 거 아닌지? 1BTC= 50~100만원 그 사이 어디쯤에서 점근선적으로 안착하려는 거 아닌지?

 

③ 한편으로 비트코인이란 게, 생각해보면 굉장히 문제적이고 야누스적인 발명품 아닌가? 이거야말로 국가를 전복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킬 만한 반정부적 시스템이 아닌가. 익명성이 보장되는 비트코인은 검은 돈의 온상이 되기에 알맞고 아마도 비트코인이 활성화되면 엄청난 암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걸 과연 국가체제가 용납할까? 향후 비트코인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 국제경제기구 혹은 정부 차원에서 점차 상당한 규제와 압박이 가해지지 않을까? 만약 비트코인이 인류의 새로운 화폐로 통용되기 시작한다면 거래를 투명하게 만들어 금융질서를 확립하고자 노력했던 그간의 정부의 업적은 다 뭐란 말인가? @_@ 업적이고 뭐고 비트코인이 국제화폐가 된다는 것은 곧 국가체제가 전면적으로 붕괴하고 전지구적 아나키 상태가 도래한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지 않나.

 

위의 의문점들에 대해 이 책이 내놓고 있는 대답은 이렇다:

 

① 맞다.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 변동은 불편과 불안의 요인이다. 이 문제는 앞으로 비트코인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견조한 글로벌 차원의 유동성과 교환성 확보, 그리고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 요소를 회피할 수 있는 선물, 옵션 등 다양한 보완 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완결적인 순환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 굳이 국가 화폐로 바꾸지 않더라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편재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결국 비트코인이 보편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면 자연적으로 가격 안정화가 이루어질 거라는 얘기인데 과연 비트코인이 ③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극복하고 글로벌 가상 화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② 마이닝을 통해 발행되는 비트코인은 수학적 알고리즘에 따라 계획되어 있다. 그에 따라 계산을 해보면 물가 인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지금 정도의 보상 효과를 지니려면 30년 후 비트코인의 가치가 개당 약 2500달러는 되어야 한다. 물론 이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기는 하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 출신의 한 분석가는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을 최대 2천 달러까지 전망하기도.

 

③ 국가 권력의 개입 우려가 비트코인이 당면한 가장 위협적인 요소인 것은 맞다. 그러나 과연 규제가 가능할까? 회의적이다. 비트코인은 애당초 중앙 집중적인 권력을 배제한 채 운영되기 위해 P2P 방식의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며 수학적 알고리즘이 그 핵심이다. 다른 것은 정부가 다 탄압할 수 있어도 수학은 죽일 수 없다. 우리가 하이테크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기술적 상상력을 기존의 힘으로 억누르려는 모든 시도는 결국 실패로 귀결되었다는 것이다.

 

2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비트코인의 출범 정신이랄까, 그 사회학적 뿌리가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에 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은 소수가 지배하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전 세계적으로 표출시키고 나아가 실업, 환경오염, 계층 구조 등 자본주의 전반의 문제점까지 이슈화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당시 운동 세력들은 현재의 문제적인 금융 시스템이 국가체제 내에서 국가 화폐를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비트코인과 같이 시스템 밖에 존재하는 새로운 비국가적 화폐를 모색할 필요성을 제기했던 것. 이들의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중앙통제적인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약탈적 금융자본주의로부터 개인의 경제적 권리를 지켜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3 비트코인에 대해 약간의 부정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21세기 IT기술로 재점화된 봉이 김선달의 대동강 물장사가 아닌가 하고. 투자종목으로서 과연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중심으로 접근하니 당연히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그러나 이 책은 비트코인의 투자가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대신 이 책은 비트코인의 창발 이념과 그것이 구현하고자 하는 정신적 가치를 비트코인의 기술적 원리 및 초창기 에피소드 등과 함께 버무려 전하고 있다. 의심과 회의 속에서 그저 투자의 적합성만을 따지며 접근했던 내 태도에 비해 이 책은 너무나 순수(!)했고 그 순수성에 감읍하였는지 어쨌는지 책을 읽고 난 지금은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이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미래의 국제적인 가상통화로 자리매김하게 될지의 여부를 떠나서 비트코인은 하나의 즐거운 게임이구나. 이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융성할 수도 있고 아님 한 시절을 풍미한 소수 마니아의 놀이 문화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원래 놀이란 게 그런 거 아니겠나. 그러나 놀이의 확대 여부를 떠나서, 투자 적합성을 떠나서 이 게임은 그 자체로 너무나 매력적이다. 매력적이라고! 이 게임에는 자유정신이라는 철학이 있다. 그 어떤 권력의 억압과 통제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리버테리언의 결의와 염원과 이상이 담겨있다. 이 놀이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 그러한 자유정신의 철학을 공유하고, 이상의 실현을 향해 즐겁게 (˝즐겁게˝가 중요하다. 왜냐, 이건 말 그대로 놀이이니까!) 힘을 보탠다는 뜻이리라. 설레이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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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kdhl123 2022-11-17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때 사서 갖고 있었음 빌딩 샀겠네요..

- 2023-06-1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 월스트리트 출신의 한 분석가는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을 최대 2천 달러까지 전망하기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얼른들 사구려! 푸하하 지금이순간 25761달러다 한화 33171872.24원
 
독립하고 싶지만 고립되긴 싫어 - 1인가구를 위한 마을사용설명서
홍현진.강민수 지음 / 오마이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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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를 위한 마을 사용 설명서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독립은 원하지만 고립은 피하고픈 독신자를 위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진행 중인 여러 형태의 연대 실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나 역시 독립은 유지하되 고립은 면하고픈 1인 가구 세대로서 흥미롭게 읽었지만 이 책의 정치적 좌표가 다소 편향되어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실험적인 시도들이 당장 나의 현실에 응용해 보기는 다소 저어되는, 나로서는 너무도 이상적인, 먼곳의 삶의 방식들 같다. 자본주의체제에 전적으로 복종하여 살아가는 혹은 자본주의체제의 선봉을 이끌며 살아가는 1인 가구의 사례도 좀 공평하게 실어줬으면 어땠을까. 그런 사례는 코스모폴리탄을 펼쳐보면 되려나. 그렇다면 코스모폴리탄이 편파적인 만큼, 딱 그만큼 이 책도 편파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 말미에 1인 가구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아래 대목은 곱씹어 볼만 하다. 시원하게 현실 직시하도록 해준다.

 

"가족의 기능 중 하나는 구성원 사이에서 비시장적인 서비스 교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 그런데 1인가구에서는 비시장적인 서비스 교환이 불가능하다. 대신 1인가구는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생활비 증가로 이어진다. 또 가족의 경우에는 구성원들끼리 경제적 부조를 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 중 하나가 일자리를 잃으면 다른 구성원의 수입으로 생활비를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1인가구는 한 명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면 가구 전체의 경제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굉장히 위험하다. 1인가구에는 완충작용이나 보호막 같은 것이 없다. (...) 1인가구 스스로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알기 시작했다. 이걸 좀 확장시켜서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희생정신에 기반을 둔 연대는 곤란하다. 자신의 수준에 맞게, 자기 필요에 따른 연대를 찾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1인가구들의 연대는 자기희생이 아니라 물질적 필요에 의한 결합이어야 한다."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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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 빈부격차 확대를 경고하는 피케티의 이론 만화 인문학
야마가타 히로오 감수, 코야마 카리코 그림, 오상현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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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의욕 상실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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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그리고 삶은 어떻게 소진되는가
류동민 지음 / 코난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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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가 그저 노동시간의 나머지로 주어지는 것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여가의 품질또한 여가를 즐기는 비용, 정확하게 말하면 여가 시간 중에 소비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여가의 품질이 여가의 가격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여가의 가격이 여가의 품질을 규정하는 일종의 전도(뒤집힘) 현상이 생겨나는 것이다. 여가의 품질 차이는 여가가 사용되는 공간의 차이로도 나타나게 된다. 나아가 품질이 서로 다른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는 여가의 공간도 분리되기에 이른다. -49

 

자본주의사회에서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지않았다면 누구나 질 좋은 노동력을 만들어내고 그 질 좋음을 시장에서 인정받아야 먹고 살 수 있다. 노동력의 재생산, 그것은 노동자라면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지만 단지 하루에 몇 천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생물학적 재생산만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재생산 그 자체가 사회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인 것이다. 노동력 재생산이 결국 점점 더 자본이 짜놓은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 발전의 논리이기도 하다. -51

 

한 가지 종류의 시험으로 수십만 명을 평가해서 서열화한 대학에 배치하는 시스템이 전형적인 대량생산-대량소비에 기초한 포드주의적 형태에 대응하는 것이라면, 입학사정관, 수시, 정시, 적성검사 등 몇 백 가지가 넘는다는 복잡한 입시 방식을 통해, 그러나 역시 서열화한 대학에 배치하는 것은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에 대응하는 것이다. 더욱이 대개는 학부모의 철저한 관리, 경쟁을 내면화한 상태에서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자기관리를 성패의 필수 요건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사교육은 신자유주의적 시장규율, 인적자본 이론에 입각한 자기경영의 원리에도 대응하는 것이다. -90

 

내부적으로는 공동체적 이타심을 강조하지만 외부의 집단에 대해서는 심한 배타적 태도를 취하는 것, 교회를 기업 경영에 유비한다면 모험 정신이나 이노베이션은 오히려 여기에서 나온다.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공간적 실천 또한 이와 같은 배타성과 공동체성의 공존에 기인한다. 이러한 주장은 결코 종교에 대한 비아냥은 아닌데, 왜냐하면 주거의 공간인 아파트에서부터 배움의 공간인 대학에 이르기까지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 종교에서도 반복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종교에 대해서만 이타성의 실천을 요구하며 배타성을 격렬하게 비판하는 것은 우리 안의 대형 교회를 감추기 위해 희생양을 찾는 논리일 수도 있으리라. -131

 

교회의 대형화 현상은 종교적 서비스 자체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포드주의적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포드주의의 유비를 밀고 나가자면, 위안의 장소와 삶의 장소는 분리되어 있다. 이윤 추구와 세속적 성공을 위한 고투의 장소에서 지내다가 일주일에 한 번 화려한 성장(盛裝)을 하고 교통 정체를 유발하는 에너지 소비적 방식으로 성스러운 곳에 가서는 죄 사함, 정확하게는 죄 사함의 느낌, 그 물신을 소비하는 것이다. -126

 

한국사회에서 렌트[지대. 이 글에서 가리키는 지대는 도시 공간에서 형성되는 지대 즉 데이비드 하비의 개념에 따르면 '독점지대'를 뜻한다. "독점지대는 사회적 행위자가 몇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독특하고 복제 불가능한 특질이 있고 직간접적으로 거래 가능한 어떤 대상에서 장기간 상당한 수입을 거둘 수 있음을 깨달을 때 발생한다.(136)"]의 원리가 작동하는 대표적인 영역은 학벌일 것이다. (...) 정의 상 '좋은 학벌'은 항상 전체 게임 참가자의 일부만 가질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사실들로부터 마치 압구정동의 땅이나 아파트가 갖는 것과 같은 렌트로서의 성격이 학벌에도 생겨난다. (...) 물론 '능력'이라는 개념 안에 학벌을 포하시킨다는 전제 하에서 얘기하는 것이지만, 능력주의의 환상이 깨질 때 렌트를 얻기 위한 투자로서 학벌자본을 축적하려는 노력은 의미를 잃게 된다. 단도직입하자면, 자녀에게 성과가 불확실한 학벌자본을 얻도록 투자해주는 것보다는 좋은 위치에 있는 비싼 아파트 한 채를 물려주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150

 

능력주의가 깨진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그것을 믿지 않고 환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본의 한계를 드러내는 일일 수 있다. 즉 자본의 진정한 한계는 노동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미래학적 호기심의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경제의 정당성, 나아가 민주주의의 기초까지 흔들 수 있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의 붕괴 가능성에 존재하는 것이다. -270

 

도시권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이 꼭 반자본주의 투쟁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일터에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 주거지에서 일터까지 통근에 걸리는 금전적 · 비금전적 비용의 복구를 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 틀 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열악한 주거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빈곤층과 젊은 세대의 주거권에 대한 사회적 보장은 자본주의 국가가 할 일이기도 하다. 노동력의 원활한 재생산이 그 자본주의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노동력 재생산이라는 개념에 포함되는 쇼핑이나 여가조차도 점점 더 개인의 시간과 금전비용을 소모하도록 만드는 구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도 자본주의의 틀 속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것은 마치 자본주의 초기에 노동시간의 무리한 연장이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 놓여있다.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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