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ried to swallow my disappointment and tell myself to be patient. - P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른 사람들을 먼저 내리게 해야지. 저 혼돈, 저 소란 가운데로 들어가기 전에 나는 한순간이라도조용히 앉아 있어야지. 앞으로 일어날 일 같은 건 예상해보지 않을래. 거대한 소요가 들려와. 이 유리로 된 지붕 밑에서 바다의 큰 파도처럼 소요가 울리고 또 울리네. - P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우주에는 변하지 않는 것, 영속적인것은 아무것도 없어. 만물은 물결치며 춤추고 있어. - P5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은 맑건만 소설의 첫 만남 11
현덕 지음, 이지연 그림 / 창비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정에 변화가 생겼을 때 시선이 먼저 가는 곳, 하늘. 
현덕 님이 쓰고 이지연 님이 그린 <하늘은 맑건만>은 두 개의 단편소설로 엮여 있다. ‘하늘은 맑건만’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뭔가 잘못되었구나’ 짐작 가능하고, ‘무슨 일일까’ 궁금해지는 소설. 구수한 입말과 전개도 흥미롭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부드러워 더 마음에 든다.

첫 번째 이야기는 책 제목과 같은 《하늘은 맑건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삼촌네에서 사는 문기. 어느 날 숙모 심부름으로 고깃간에 갔을 때 사건이 일어난다. 자신은 지전 일 원을 내밀었다고 생각했는데, 십 원에 대한 거스름돈을 받은 것. 어리둥절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그 자리를 벗어나게 되고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일부 써버린다. 

‘그래도 으슥한 골목을 걸을 때에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가슴이 두근거리었으나 밝은 큰 한길로 나오자 차차 다른 기쁨으로 변했다. 길 좌우편 환한 상점 유리창 안의 온갖 것이 모두 제 것인 양, 손짓해 부르는 듯했다. 드디어 그들은 공을 샀다. 만년필을 샀다. 쌍안경을 샀다. 만화책을 샀다. 그리고 활동사진 구경도 갔다. 다니며 이것저것 군것질을 했다.’ (019)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건 ‘거짓말’이다. 나 역시 어릴 적에 학교 준비물이라며 용돈을 받아 다른 데 써버리거나 우유 급식비를 받아 학교에 내지 않고 불량식품을 사 먹은 적이 있다. ‘들키면 어쩌지’ 조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타당한 이유를 들며 자위했던 기억. 그래서인가, 공감하며 빠져들었다.

‘언제나 다름없이 여러 아이들은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대로 뛰고 마음대로 지껄이고 마음대로 즐기건만 문기 한 사람만은 어둠과 같이 컴컴하고 무거운 마음에 잠겨 고개를 들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문기는 전일처럼 맑은 하늘 아래서 아무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는 마음이 갖고 싶다. 떳떳이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떳떳이 남을 대할 수 있는 마음이 갖고 싶었다.’ (051)



두 번째 이야기는 《고구마》
가세가 기울면서 모습이 남루해지고 풀이 죽은 수만이. 농업 실습으로 심은 고구마 몇 개가 사라지자 아이들은 수만이 짓일 거라며 토끼몰이를 한다. 친구 기수가 옹호해보지만 그럴수록 아이들의 기세만 높아지고.

‘하긴 수만이는 매일 아침 교장 선생님댁의 마당도 쓸고 물도 긷고 하고, 거기서 나는 것으로 월사금을 내 가는 터이라, 남보다 일찍이 학교엘 왔다. 그러나 아이들이 수만이에게 의심을 두기는 다만 아무도 없는 때 학교엘 온다는 이 까닭만이 아니다. 보다는 지나치게 가난한 그 집 형편과 헐벗은 그 주제꼴이 아이들로 하여금 말은 아니하나 까닭 모르게 이번 일과 수만이를 부합해 보게 되는 은근한 원인이 되었다.’ (066-067)

가끔 7살 둘째는 우리 집 형편에 대한 질문을 한다. “엄마, 우리 집 넓어요?” “너는 어떤 거 같아?” “넓어요.” “엄마도 그리 생각해.” 고작 스무 평 남짓한 빌라가 물리적으로 뭣이 넓겠냐마는 우리는 충분하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무슨 아파트에, 몇 동, 몇 평에 사는지 물어 본다지. 신상 파악이 되면 교묘히 생일 파티에서 제외하며 친구 리스트에서 빼기도 한다니 고민이 되기도 한다. 나 어릴 적에도 그런 구분이 분명히 있었다. 가난하기에 어울릴 수 없는 친구들도, 남루하기에 놀림 받았던 적도. 

아이가 아직 여물기 전에 느끼는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환경. 그걸 어떻게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까. 수만이와 친구들을 보며 희망을 가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