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참새들이 짹짹거리며 말하기를...

악마의 공놀이 노래 ㅣ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일단 ‘샤바케’의 도련님, ‘점성술 살인 사건’의 미타라이 기요시, 쿠키 시리즈의 한나(모이쉐도 물론), 시부야 사이킥 리서치 멤버들, 장광설의 교고쿠도, 루 아처, 그리고 여기 지금 이야기를 풀어놓을 ‘악마의 공놀이 노래의’ 긴다이치 코스케까지……

매력적인 인물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그리고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름만으로도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그런 책이 아닐까?

긴다이치 코스케의 팔자란 말인지 쉬러 내려간 귀수촌의 한 마을에서도 긴다이치는 사건과 마주 하게 된다.

어디에나 그런 인물이 있다. 무언가를 알면서도 쓰윽 웃음을 흘리듯이 모른척하다가 당하는 인물……

작은 마을 귀수촌…… 이곳은 오래 전 살인 사건이 있던 마을이고 그 사건의 꺼림직함을 그대로 안고 살고 있는 마을이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를 많이 알고 있는 듯한 촌장이 실종되고 그것을 시작으로 마을 처녀들이 하나 둘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수사를 하던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 사건이 마을에 내려오는 오래된 공놀이 노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건을 하나 하나 밝혀가면서 죽은 처녀들의 공통점이 하나씩 발견되고 자기가 다 알기 까지는 어떤 단서도 풀어놓는 법이 없는 그의 스타일 대로 생각지도 못했던 범인이 눈앞에 드러난다.

공놀이의 노래대로 참혹하게 죽어간 처녀들 그리고 흥미로운 일본의 전통 적인 요소들이 섞여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은 기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약간은 어눌해 보이는 긴다이치의 캐릭터도 처음에는 좀 답답함을 느끼게 했지만 이제 세 권째 보는 그이기에 적응도 되었고 나름 너무 귀엽다.;;;

옥문도, 팔묘촌 과 비교했을 때 나의 선택은 왠지 악마의 공놀이 노래다. 침체기를 겪던 거장의 재기 작품이라 그런지 그의 모든 힘이 쏟아져 들어간 듯한 느낌이다. 워낙 그의 책이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더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그냥 솔직히 너무 너무 재미있다. ^^

책의 마지막 날개에 ‘이누가미가의 일족, (근간) 이 눈에 띤다. 제발 빨리 나와주기를……

오지랖 넓은 도련님 가는길엔 사건 투성이야 !!!

샤바케 3 - 고양이 할멈 ㅣ 샤바케 3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7년 6월

아깝다 아깝다 하면서도 결국은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삼권을 붙잡고야 말았다.

나에겐 정말 설탕 보다고 엿보다도 꿀보다도 달디단 샤바케라는 예쁜 소설……

이번 편 역시 몸 약한 도련님과 사스케, 니키치 두 행수 그리고 야나리, 병풍요괴를 비롯한 여러 요괴들이 한 껏 소설을 빛내준다.

으~~ 너무 행복하다. 읽는 동안 헤실 헤실 거린다. 누가 딱 보면 “쟤 뭐야.” 싶을 정도의 포스를 내뿜게 하는 그런 소설. ㅋ

몸은 약하지만 맘 착하고 또 머리도 좋고 사람 또한 좋은..(멋지게 리더십을 발휘할 때도 있으신) 도련님은 언제나 사건을 몰고 다닌다. 마치 김전일이 있으면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공식처럼……

이번 사건은 도련님의 형에게 혼담이 들어오고 형은 거절을 했지만 하필 때 맞추어 혼담을 했던 아가씨가 살해 당한다.

우리 도련님 참을 수 없지 않겠는가. 사스케, 니키치와 야나리들을 동원해 사건해결에 발벗고 나선다. 그런데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냐 만은 도련님의 몸 상태가 계속해서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밥도 두 그릇을 뚝딱 비우고 이불에 드러눕는 일도 없고……하지만 우스운 것은 그것 나름대로 걱정이 태산인 행수들과 야나리들의 모습이다. 혹 귀신이 들려 그런 것은 아닌지 여기 저기 도련님의 얼굴을 잡아당겨 보는 야나리들……ㅋㅋ

또한 전편에 니키치의 과거(?) 가 나왔듯이 이번에는 사스케의 과거사를 들려준다. 니키치의 과거사를 읽다가 어찌나 깜짝 놀랐던지.. 이제는 반전의 묘미까지 주는 것인가......ㅋ
그 외에도 몸은 약해도 오지랖 넓은 도련님의 활약은 계속 된다.
네코마타(고양이 요괴) 의 부탁으로 절에 갇힌 다른 네코마타를 구하러 가기도 하고, 놀랍게도 한 사건을 추적하다가 몸싸움에 휘말리기도 한다. 두 행수의 뒷목을 붙잡게 하는 도련님의 거침없는 행보가 너무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던 것 같다. 아 4권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걸까?

그들은 말한다 "네스터 채핀치 그 자식은 조용히 죽어줘야해."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한다
카르멘 포사다스 지음, 권도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꽤 담담한 문체로 얼어 죽어(?)가는 네스터의 상태를 조목조목 집어주며 책은 시작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사실마음에 안 들지만 뭐 일단 흥미가 생겨 책을 집어 들었다.

유명한 요리사 네스터 채핀치. 그는 완벽하고 유명한 요리사이다. 좋은 점이랄까 뭐랄까 유명인들의 파티에 많이 불려 다닌 덕분에 그는 그러고 싶지 않아도 많은 이들의 약점(?), 밝히고 싶지 않은 과거들을 많이 알고 있다.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하지만 그에게 약점을 들킨 당사자들은 그를 보면서 속이 편할 수는 절대 없다. 군대와 떳떳하지 않은 뒷거래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 때문에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남자, 그리고 동생 남편과의 불륜으로 동생을 자살로 이끈 여자, 부인과 사별 후 숨겨왔던 본능 (동성애 그것도 소년을 상대로 한 )를 극복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남자, 지위 와 부를 다 가지고 있지만 이렇듯 숨기고 싶은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이 모든 사람들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소설 초반 네스터는 죽어있고 누가 네스터를 죽였느냐가 관점이 되는 순간인데……

그걸 짚어나가는 과정이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는 느낌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읽을만한 소설이었지만……난 그다지 특이한 점도 그다지 두근두근함도 못 느꼈다는 것이 문제다.
약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 하나하나 가 흥미로움에도 네스터가 이미 죽어버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주저리 주저리 나올 때는 약간 지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간혹 영화 예고편을 보고 “와 재미있겠다.” 하고 보러 가서는 “뭐야 예고가 다였잖아.” 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흥미로운 소재였지만 내용 자체는 약간 덜 재미있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네스터의 비밀 노트? 도 약간 억지스럽지 않은 설정 이었나 싶기도 하고…

고즈넉한 시골마을 ..마신의 분노에 찬 울음소리가 울려퍼진다...

마신유희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6월

왜 난 이 제목을 보면서 한가인 주연의 마녀유희가 떠오른 건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론 내 사견으로 결말은 좀 시시하다는 느낌이 있었으나 기본 틀과 줄거리 그리고 분위기만으로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흥 결말이 별로야." 라고 말하는 데에는 또 결정적인 힌트를 보았음에도 속아버린 나에 대한 원망도 섞여 있다.;;;

미타라이 기요시를 볼 수 있다. 그것도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일본이 아닌 스코틀랜드의 조용한 시골마을에서의 미타라이 기요시를 볼 수 있다.

시골이라면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넉넉함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지만 네스호의 옆에 있는 이 작은 마을에는 마신의 끔찍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기억의 화가 라고 알려진 로드니 라힘이 살던 작은 마을 ‘티모시’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도저히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잔인하고 끔찍한 살인 사건.
시체들은 마치 유대교의 신 야훼의 환생인 것처럼 사람들의 몸을 발기발기 찢어 놓는다.

심지어 사람의 목을 잡아뜯고 그 부분에 개의 몸통을 붙여 꿰매어 놓기도 한다. 이렇게 끔찍한 일이 있을 수가. 작은 마을의 경찰들은 모두 당황하고 로드니 라힘에게 흥미를 가지고 연구차 작은 마을 티모시에 와있던 미타라이는 살인 사건 조사에 나선다.

네시가 나타난다는 네스호의 마을 그리고 살인 사건이 일어날 떄 마다 들리는 마신의 끔찍한 울음소리. 여자 그리고 60대의 나이라는 그리고 친구 사이라는 공통점만을 가지고 있는 피해자들……

읽다 보면 뻔히 이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몰고 가기 때문에 아니겠지 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생각지 못한 살인자를 만나 버렸다. 그 때문에 조금 실망도 하긴 했지만.

일본 탐정 이지만 그리고 일본 작가이지만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을 무대로 한 이 특별한 추리소설의 그 동안 일본 지명, 주인공에 눈이 익던 나에게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다.

무자비한 신이 직접 벌을 내리는듯한 사지를 무지막지한 힘으로 뜯어낸 듯 보이는 피해자들의 모습과 이국적인 풍경 또한 색다른 재미를 불러 일으켰다.

점성술 살인사건의 트릭을 알고 점성술 살인을 읽어서 그닥 감흥이 없던 나에게 뭐 결론을 조금 맘에 안 들지만 꽤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소설이었다. 미타라이를 계속 좀 볼 수 있었으면……

쿠키 준비 필수!!!

레몬 머랭 파이 살인사건 ㅣ 한나 스웬슨 시리즈 4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7년 6월

한나와 그리고 모이쉐와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흥미롭다.

살인사건과 맛있는 쿠키 레시피(쿠키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언제나 먹고 싶어 몸부림치게 만드는……) 게다가 노먼과 마이크 한나 사이의 알콩달콩 삼각관계 이야기……덧붙여 요번에는 나의 완소 모이쉐와 한나의 베개 쟁탈전? 까지…… 정말 하나하나 버릴 것 없는 에피소드의 천국이다. 살인사건과 그 추리가 이야기의 진정한 흐름이지만 그 이외의 것들이 더 좋다는 것은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이번에 한나를 만나기 전 난 준비를 철저히 마쳤다. 부러 집 앞 빵집에 들러 (그 집은 요즘 수제 쿠키를 구워 팔기 시작했다) 쿠키를 샀다. ^^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이 준비가 필요한 책이다. 쿠키를 음미하며 (한나의 쿠키는 훨씬 맛있을까? 어떤 맛일까 생각하며) 읽어 나갔다.

이번 사건은 무엇이냐……
먼저 노먼의 이야기가 나와야겠다. 노먼은 집을 사서 한나와 함께 설계했던 ‘꿈의 집’을 현실로 만들고자 한다. 물론 그 일로 인해 한나와 노먼이 결혼 한다는 소문이 조그만 마을 레이크 에덴에 퍼지게 된다. 언제나 한나가 시체를 발견하고 사건에 끼어드는 것을 마음에 들지 않아했던 한나의 엄마지만 이번엔 노먼의 집 정리를 도와 주려다 지하에서 시체를 발견하게 된 것은 한나의 엄마였다.

이번만큼은 사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한나……그러자 한나의 엄마가 되려 사건에 개입하겠다고 나서게 된다.

사건 해결도 물론 재미있지만 중간중간 한나의 레시피는 정말 매력적이다.(쿠키를 안 샀으면 정말 힘들뻔했다) 노먼,마이크,한나 의 삼각관계는 별 진전이 없었지만;;; (너무 대놓고 양다리를 즐기시는 한나는 좀…..;;;) 그 대신 내가 좋아하는 다른 캐릭터에게 좋은 일이 생겨 대신 기뻐해줬다. 이번에는 한나의 막내동생 미셸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자 모두들 한나의 맛있는 쿠키레시피, 한나의 맛있는 추리를 한번 경험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쿠키 준비는 선택사항 이지만 웬만하면 준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