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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타워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이당 / 200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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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작가의 약력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란 것은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라는 작품이었다.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이 되어 매니아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었고 그 매니아에 나도 포함이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원작의 작가가 이시다 이라였던 것은 솔직히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일단은 그 한 단어로 인해 이 책을 읽을 흥미가 50프로쯤은 더 상승한 상태였다. 책은 그다지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딱 중간 정도.

 

별로 SF를 특히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망설여지기도 했었지만 과감히 집어 들었다. 이 책은 SF소설답게 200년 후의 미래와 현대 사이를 오고 가며 진행 된다. 주인공 세노 슈지는 21세기의 초고층 맨션 화이트 타워에 살고 있는 뇌종양 말기 환자이다.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가지고 있고 부자들만 살고 있다는 화이트 타워의 맨션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아내까지 있는 그는 뇌종양 진단과 함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을 맛보게 된다.

 

그러던 중 뇌종양의 아픔이 극도로 심하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한번도 본적이 없는 풍경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꿈이 참 리얼하구나. 라고 생각하던 그에게 지상 이천 미터 높이의 블루 타워는 현실로 다가온다.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200년 후의 뛰어난 과학 기술로 만들어진 퍼스널 라이브러리 코코를 통해 알아낸 사실에 의하면 그는 자기가 살던 21세기의 200년 후 황마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거의 모든 인류가 파멸된 지구의 마지막 보루인 블루타워 안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탑은 말 그대로 완벽한 계층 제를 이루고 있고 아래층으로 갈수록 지금의 빈민촌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고 그 보다 못한 사람들은 탑 안에 들어 오지도 못하고 바이러스가 만연한 땅 위에서 보호복도 입지 않은 채 살아가야 했다.

 

주인공은 블루 타워의 세력을 거머쥐고 있는 30인 위원회의 한 사람의 몸에 들어 와 있었던 것이다. 그가 갑자기 뇌종양의 고통으로 200년 후의 미래로 날아오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슈지 자신도 의아해 하는 도중에도 블루타워 안에서는 계층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해지며 테러가 감행된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의해 블루타워의 계층을 없애고 황마를 몰아내어 사람들을  다시 지상으로 불러올 구세주로 추대된 슈지…… 그는 과연 전설 속의 거짓말쟁이 왕자일까? 그는 블루타워 안에서의 테러를 중지시키고 황마 바이러스를 몰아낸 후 지민들을 구해 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괴물이라는 영화를 봤었고 매일 보던 것 매일 마주 하던 것들이 갑자기 무서워지는 이런 상황이 귀신이 나오는 공포 영화보다 훨씬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에 매일 가서 오징어나 뜯던 한강이 그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으며 아무나 걸리고 금방 낫는 다고 생각한 감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이렇게 무섭게 변할 줄을 누가 알았을까?

 

SF소설이지만 여기에 나오는 상황이 전혀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아 무서운 느낌마저 든다. 계층 문제는 여전히 지금 사회에서도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자살폭탄 테러도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며 세균전 또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니……조류독감이니 뭐니 해서 인플루엔자 변종 바이러스도 존재하고 있고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황마도 인플루엔자 유전자 변이로 이루어진 바이러스가 아닌가……

 

결국 이 소설은 SF이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어느 정도 그 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년 후의 우리 미래가 바이러스 때문에 지상에 살지 못하고 끝간 데 모르고 뻗어있는 탑에 갇혀 살아야 한다면..그렇다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별작업 후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일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9.11 테러 사건을 접하고 아이디어를 얻어 써낸 소설이라고 하니 그런 일련의 사건에서 소설 한 권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역량이 정말 부럽다. 앞으로 주목해서 보아야 할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기대하고 있는 그의 소설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도 번역되어 나올 예정이라고 열심히 기다려 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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