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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의 고양이 1 - 나는 말하는 고양이 ㅣ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조안 스파르 지음, 심지원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랍비의 고양이라……신비롭고 시니컬하며 다정하고도 냉정한 그 녀석들 중 어찌 보면 특이하게도 랍비의 고양이란 말이지? 제목만 가지고도 ‘나 특이해요.. 읽어 줘요’ 라고 말하는듯하지 않은가? 당연히 읽어 줘야지…… 유럽만화라……접해본 건 이것이 처음이다. 미국만화 체 (다들 알거라 생각한다)를 끔찍이도 싫어해서 만화를 좋아함에도 일본만화 아니면 한국만화만 봤더랬다. 그런데 이 책은 미국 만화 체도 아니다 그림 체가 시원시원하면서도 다정하다. 따듯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그리고 책 판형 자체도 맘에 든다 시원시원하니 커서 보기에 굉장히 편해 주신다. 맘에든 김에 나온 2권까지 지르기에 성공!!!
처음에는 솔직히 ‘고양이’라는 제목만 보고 선택했었다. ‘랍비의’는 잘 안보였다고 고백한다. 고양이들을 키우고 있기도 하고 책도 무지 좋아하는 관계로 고양이 관련 책 모으기가 취미생활 중 하나이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고양이관련 서적을 뒤지니 이 책이 눈에 딱 걸렸다. 그림소설이라 칭했지만 뭐 만화다. 약간 글이 많긴 하지만.. 그리고 우리가 즐겨보는 만화보다 뭐 무겁다고 할 순 없지만 약간 심오? (하긴 우라사와 나오키 선생 같은 경우 많이 심오해 주시니;;) 랄까? 교리적 이랄까? 랍비가 나오니 유대인 그리고 유대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살짝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어려우면서도 아주 재미있고 너무 매력적이다.
우리의 주인공 고양이 무즈룸은 정말 딱 고양이인 놈이다;;; 제멋대로고 냉소적이지만 가족인 랍비 아저씨와 즐라비야 아가씨에겐 다정하고 따듯한 정말 멋진 고양이이다. 종이 어떤 종인지 그림만 가지고는 알기가 힘들다.. 딱 보기엔 스핑크스 종이 생각났지만…… 그렇다 이 책의 내용은 고양이 무즈룸의 눈으로 본 인간사회 그리고 특히 유대교 라는 울타리 속에 있는 유대인들의 사회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 녀석 말투가 심히 마음에 든다. 이렇게 앵무새를 못마땅해 하더니 결국 잡아 먹어주신다;;; 신기하게도 그 때부터 무즈룸은 말문이 트인다. 그러데 이 녀석 참으로 똑똑하지 않은가…… “앵무새 녀석은 진짜 피곤한 녀석이야. 앵무새 녀석…… 확 잡아먹어 버렸다.” 라니.. 이런 깜찍(?)한 고양이를 봤나. 그렇다 무즈룸은 앵무새를 잡아먹고 사람들의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앵무새를 잡아먹었다고 난리간 난 아저씨에게 자기는 잡아먹지 않았다고 딱 잡아떼는 녀석이라니.
말을 할 줄 알게 되고 무즈룸은 아저씨에게 바르 미츠바 (유대교의 성인식)를 치르게 해달라고 졸라댄다. 바르 미츠바를 치르고 카발라 (유대교적 신비주의)를 배우겠다고 결심하는 무즈룸……그런데 그 이유란 것이 정말 귀엽지 안을 수가 없다……
무즈룸이 바르미츠바를 치르고 카발라를 배우며 유대 고양이가 되려 하는 이유가 궁금하시면 이 귀엽고 깜찍한 고양이가 나오는 책을 한번 들춰 보시면 알 수 있다ㅋ……
고양이의 나이로 7년을 산 무즈룸은 사람나이로 치면 49세정도…… 그 정도로 인간들을 보아 오면서 랍비의 고양이로 살면서 보아온 것이 절대 적지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인간 새상을 바라보면서 인간들의 모순과 그른것들에 대해서 어떤 상황에서는 따끔한 일침을 어떤 상황에서는 관용과 너그러움을 보여준다.
꼭 유대인에만 국한 되지 않는 고양이가 바라본 인간 세상에 대한 풍자는 정말 배꼽을 쥐게 하면서도 생각하면 할수록 약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1권도 보지 않고 2권을 질렀지만 절대 잘했다고 생각 중이다. 이런 귀엽고 똑똑한 고양이를 놓친다는 건 정말 실수 라니까……그림체도 동글 동글 따뜻하고 재미있으며 대화체가 특이하고 좋다. 특히 무즈룸의 말투는 정말 한번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웃음이 툭툭 튀어나오게 하는 독특한 말투이니까.. 앵무새를 잡아 먹었을 때는 물론이고 랍비 아저씨가 다른 사람에게 무자비하게 말한다고 퉁을 주자 “ 나는 단지 진실을 말하려는 것뿐이에요.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보려고요.”라던가 자기를 싫어하는 청년의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가 엄격하고 도덕적이라 생각했을 때는 그를 미워했었지. 그런데 그가 이중적이고 위선적 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그가 호르몬과 신념 사이에서 몸부림 치는 것을 본 지금, 난 그를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정말 주옥 같은 대사가 아닌가…… 정말 한번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그런 그림 소설 책을 한 권 발견한 것 같아 기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