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공주가 되기 위한 29가지 특별한 방법
김안나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공주병 환자가 되기 위해 꼭 알아둬야 할 29가지 특별한 방법'이란 제목이 더 어울릴 법한 황당한 책.

처음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땐 소녀티를 벗고 막 20대에 접어든 여자들이 알아야 할 미용, 데이트, 음식에 관한 상식을 설명한 책 정도로 짐작하고 호기심에 빌려읽게 되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고 있는 공주란 존재는 '신체적으로 허약하고 남자에게 의존적이며 짜장면을 먹으로 갈 때도 뾰족구두에 명품 정장을 갖추워야 하는 위선덩어리'일 뿐이다.

같이 빌려읽은 나카무라 우사기의 '너희가 명품을 아느냐'도 독자에게 '내가 왜 이런 책을 읽고 있지'라는 일종의 한심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이 책은 그 책보다 더한 불쾌감을 준다.
적어도 우사기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소비행각을 까발리며 제정신이 아니란 걸 스스로 인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단지 패션 잡지에 나오는 잡상식(화장품의 종류, 와인과 칵테일 소개, 인터넷 용어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등)들을 짜집기하여 그럴듯한 제목을 붙인 것에 불과하다.

여러분은 속지마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쁘지 않으면 사는게 괴롭다
하야시 마리코 지음, 안수경 옮김 / 사과나무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섹스 앤드 시티의 캐리처럼 하야시 마리코는 칼럼을 쓰나보다. 캐리의 주제가 성과 사랑이었다면 하야시는 미인과 미모를 다룬 '미녀입문'을 패션잡지 <앙앙>에 연재했다. 일본에서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꽤 유명한 작가인가 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그녀의 글을 접했다.

내용은 지극히 가볍고 경쾌하며 유머러스하다. 사소한 일상속에서 미인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마사지하기, 명품사모으기, 다이어트하기)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까발림!을 엿보며 '뭐 여류명사도 평범한 여자들과 다르지 않군' 혀를 차게 된다.

분명 남자들이 읽으면 '여자들 머리엔 *만 찼군'이라고 비웃을 수도 있는 내용(허영,과시,사치) 일색이지만 여자들이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 꽤 있다. 이를테면 미인에게만 베풀어지는 사회적 너그러움과 혜택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무리한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명품을 장만하는데 거금을 들이면지만 번번히 식욕앞에 무너지고 세일철이면 동분서주하며 발품을 팔아야하는 여자들의 비애같은 것 말이다.

이 책에는 일본의 유명인들(연예인,출판인,운동선수등)이 많이 등장한다. 친구들과의 뒷담화수다용으로 그리고 그녀와 비교대상으로. 용감하다싶게 주변인들을 과다노출시키는(ex. '내 친구중에 직업이 **인데 머리가 벗겨지고 뚱뚱한 사람이 있는데 몸에 털도 참 많다.'등 당사자가 참 민망해 할 내용이 많다.)' 이 책을 지인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하다.

패션지의 가벼운 읽을거리로 쓴 칼럼이니 우리도 심각하게 읽을 필요는 없겠지? 이 책에서 예쁘다고 극찬한 일본 여배우들의 얼굴이 궁금해 검색해 볼 참이다. 그녀의 미녀기준에 실망하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의 학교
이윤기 지음, 북디자인 정병규, 정재규 그림 / 민음사 / 199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에서 50여권의 책을 빌려 읽으면서 처음으로 돈 주고 산 책이다.
그것도 인터넷 서점에서 품절이라 서점에 발품팔아서 직접 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 단순한 일상속에서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꺼리가 얼마나 많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사는 데가 다 학교이며 모든 사람에게서 다 배울 바가 있습니다`란 선생의 말씀.

요즘 읽은 책들을 떠올려보면서 막연하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진리와 내가 추구해야 할 삶의 어렴풋한 모양새가 내 머릿속에 그려진다. 자꾸 되새김질하며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산문들이다

'무엇이 너를 괴롭히느냐.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와지거라… 그런 연후에는 그 자유로부터도 자유로워지거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모의 기술 -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양장본)
사카토 켄지 지음, 고은진 옮김 / 해바라기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알라딘 신간소개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무척 기뻤다. 귀차니스트로서 메모하는 습관은 없지만 나름대로 읽은 책과 봤던 영화를 기록해두는 수첩이 따로 있고 알라딘 나의 서재에 자주 들락거리며 이것저것 링크시켜 두는 것도 손으로 하는 메모와 별반 다를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에 이 책을 신청하고 서점에 갈때마다 뒤적여 보았다. 왠지 뭔가 엄청난 비법이 숨어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너무 큰 탓일까? 나에겐 별 도움이 안되었다.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수첩을 펴놓고 메모하려고 펜을 만지작거렸으나 책을 덮을 때까지 메모할 만한 내용은 끝내 나오질 않았다.

단지 '메모란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그 정의만 있을뿐 기술은 어디에도 없다. 더군다나 '언제 어디서고 메모할 준비를 철저히 하자!'라고 강조하는 글이 계속나온다. 나같이 (일이든 감정에)구속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식사하면서도 잠자리에서도 목욕하면서도 메모하는 한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려야하니 조금은 공포스러울 정도.

물론 이 책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하루를 보내는 비지니스맨들을 위해 쓰여진 지침서이니 나같이 널널한 백수에게 맞을리기 없긴 하지만...

나처럼 뭐 대단한 걸 기대한 사람이라면 빌려서 가볍게 읽기를 권한다.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해도 간단한 아이디어들은 얻을 수 있을 수 있으므로. (예를 들어 꿈에 관한 메모장이라든지, 메모시 필요한 기호나 암호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일본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그들의 이름이 익숙할 것이고 적어도 한 두 작품은 읽어봤을 것이다. 대학교 3학년 땐가 문학서클에서 함께 책을 읽던 친구가 노란표지의 책을 안고 다녔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하루키란 이름과 '노르웨이 숲'이란 제목은 친구의 은은한 미소와 함께 깊이 각인되었다. 이 후로도 일각수의 꿈이나 태엽감는 새등의 작품들을 추천받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해서 '다음에 읽어보지 뭐..'라며 미루기만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서 하루키의 열혈팬을 만났다. 상실의 시대만 30번 넘게 읽었다는 그녀에게 자극 받아 <상실의 시대>와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를 시작으로 하루키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었다. 관심은 있지만 열렬한 편은 아니라 짧은 단편이나 에세이집 위주로 읽고 있던 도중 일본통인 친구에게 '요즘 하루키를 읽는데 말야..'라고 말을 꺼냈더니 자기는 류가 더 좋단다. 무라카미 류라...

지인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류의 작품들은 자극적이고 변태스럽고 엄청난 여성편력을 과시하는 남성적 이미지였다. 첫 작품을 잘 못 고르면 류를 혐오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충고에 한참을 미루다 이제서야 용기를 내어(?) 그의 글을 만났다. 소설인지, 푸드에세이집인지, 여성편력담인지 애매모호한 이 책은 얼마전에 읽은 <내 가방 속의 샐러드>를 떠올리게 했다. 두 작품다 주변사람에 관한 이야기와 외국풍경들,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물론 알맹이와 느낌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1인칭 시점 때문에 책의 절반을 읽을 때 까지 이 책의 내용들은 류의 개인적인 대단한 모험담처럼 다가왔다. 외국을 돌아다니며 미식을 즐기고 음식과 관련된 연애담들을 줄줄 쏟아내는 카사노바. 그의 글들은 환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선에 있다. 이 점은 이전에 읽었던 하루키나 바나나와도 유사하지만 멋스러운 하루키와 순정만화같은 바나나에 비해 류는 적나라하고 거침없어 보인다.

난 아직 류가 어떤 사람인지, 그의 작품의 진짜 매력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단지 이 책은 류 입문서로서 나에게 은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첫 작품으로서의 임무는 완수한 셈. 다음엔 뭘 읽을까? 고민 중.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탕통 2004-12-31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다음 류의 글은 무얼 읽었어요?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