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여행자 도쿄 김영하 여행자 2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7월
절판


도시 전체가 마치 잘 정리된 강박증 환자의 서랍 같다.-223쪽

일본인은 작은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이 서로 어울려 지낼 수 있는 최적의 세팅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인에게는 조화와 적절한 거리, 주어진 공간 안에서 최대한의 만족을 추구하려는 정신이 있다.-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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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오케이
다이라 아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11월
절판


아빠의 구두쇠 습관은 '주의'라기보다는 취미다.
낭비를 없애는 것이 아빠의 가장 큰 기쁨인 것이다.-26쪽

"사회인이 돼서 급료를 받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참는 거란다. 회사에는 여러 사람이 있고, 일도 즐겁기만 한 건 아니야. 싫은 일, 힘든 일이 더 많단다. 매달 버는 급료의 절반은 인내의 대가로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라. 급료를 받는다는 건 기쁜 일이고, 참아낸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지. 그리고 또 참아라. 그 반복이다. 그러는 동안 싫은 일, 힘들 일에도 익숙해진다. 이, 익숙해진다는 게 또 기쁜 일이지. 아아,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다.그렇게 될 때까지 여하튼 참아라."-72쪽

유노미아에서의 생활은 마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과 같다. 페달을 밟는 발이 리듬을 타면 이번에는 회전하는 페달이 발을 움직여 멋대로 그리고 편안하게 점점 앞으로 나아간다. 힘차게 달리고 있는 자전거를 멈추는 데는 큰 힘이 필요하다.-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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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절판


실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살아가면서 꼭 해야만 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책도 없고,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사람도 없어요.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음식도 없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학교도 없죠. 해서는 안 될 일이 몇가지 존재할 뿐이고,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심리가 너무 강합니다.-255쪽

당신은 창작 활동을 통해 각종 콤플렉스나 공허감을 채워온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 노래는 정신적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상물이었습니다. 정기적으로 배출시켜야 할 고름이었죠. 천박한 예를 들자면, 노래는 당신의 배설물이었습니다.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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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마다가스카르 - 스물넷의 달콤한 여행 스캔들
Jin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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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No."라고 말하기 싫다. 당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나는 신경질적인 외국인보다는 어수룩한 외국인이고 싶다.-91쪽

나는 어린 거지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 손을 내밀 때마다 세상이 구원을 베풀 거라는 환상을 갖게 되면 번듯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늙은 거지에게는 돈을 준다. 그들은 아무도 진심으로 타인을 보살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런 손길은 뿌리치기가 힘들다.-94쪽

'여행'이라고 하면 신나고 즐거운 일이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떠나보면 그렇지도 않다. 매일이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즐겁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여행자의 유일한 의무이다.-99쪽

옆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던 통통한 남자가 피식 웃었다. 파란 신호등이다. 가슴을 쓸어 내렸다. 서로 웃음을 주고받은 상대를 죽일 수는 없을 것이다.-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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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지혜의 울림
박완서.이해인.이인호.방혜자 지음 / 샘터사 / 2007년 2월
품절


박완서> 그분들은 공통적으로 제게 묻곤 했어요. 아픔을 어떻게 극복했느냐고, 그런데 난 그 질문이 참 싫었어요. 아픔은, 슬픔은 절대로 극복할 수가 없는 거예요. 제 자식을, 사랑하는 남편을 보낸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요? 그건 극복이 아니죠. 어떻게 참고 더불어 사느냐의 문제일 뿐, 절대로 슬픔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에요. 그냥 견디며 사는 거죠. -47쪽

이해인> 하느님은 인간에게 사랑을 직접 가르치지 않아요. 교리 같은 게 있긴 하지만 그건 다 인간이 만든 것이지요.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 스스로 알아가는 거예요. 일상에서 문득 사랑에 눈을 떳을 때 바로 그러한 순간의 삶 속에 하느님의 사랑이 녹아 있는 겁니다.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걸, 사랑은 나눔이라는 걸 불시에 깨닫게 되는 것이죠. 결국 하느님과 예수님은 멀리 계시지 않고 우리 몸속에 육화돼 있어요. 그걸 어떻게 발견하고 끄집어내느냐가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셈이죠.-116쪽

이해인> 말은 입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몸이 있어도 마음이 함께하지 못하면 결코 행할 수 없습니다.-121쪽

이해인> 신앙도 그래요. 신앙을 가지는 건 좋지만 그것에 삶의 전체가 좌지우지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종교를 떠나 인간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논어도 읽고 화엄경도 읽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죠. 그래야만 울타리 속에 갇혀 평생 일방적인 사랑만 느끼지 않고 울타리 밖을 포용할 수 있는 더 큰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122쪽

박완서> 순응하며 사는 거, 그게 '하느님 마음'이겠네요.

이해인> (중략)모든 사람이 다 정겹게 느껴지고 그들의 아픔과 슬픔이 일일이 내 일처럼 느껴져요.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런 경지, 그런 마음, 그게 하느님 마음이죠.-144쪽

이인호> 요즘은 늙었기 때문에 생기는 자유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젊었을 때는 이것도 사리고 저것도 사리고 했지만 지금은 그냥 자연스럽게 삶의 흐름에 자신을 내맡겨도 된다고나 할까요.

방혜자> 저는 삶의 순간순간이 그전보다 더 명철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나이 먹어 괴롭거나 슬픈 게 아니고, 깨어 있는 눈과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 기쁩니다. 몸이 쇠약해지면서 자신이 겸허해지고 삶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까 아주 평화로워요. 스며들듯이 조용하게, 열매가 익어서 꼭지가 똑 떨어지듯이, 자연스럽게 생을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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