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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분 후의 세계 -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11
무라카미 류 지음, 이창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4월
평점 :
절판
무라카미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 좋아할까?
복잡하고 심도있는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노멀하게 이런 부분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나부터 말하자면..무라카미 류의 소설은 적어도 내게는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줌으로 해방감을 주어서 좋아한다.
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 라인,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토파즈, 피어싱, 우울과 부드러움의 이야기등..무수히 많은 책들이 번역이 되었지만..많은 내용이 이탈된 사람들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그런데..이런 이탈과 타락, 추락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멀게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우리 자신을 확대한 모습같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각설하고 이책은 이탈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무라카미가 생각하는 일본, 그리고 이런 모습을 희망하는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 소설이라고 할까.. 주인공은 설명할수 없는 사건으로 군대에 쫏기는 신세가 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글은 5분후란 약간의 희망을 갖고 볼려는 미래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치열한 전투씬을 보면 한편의 영화를 만들어도 무난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무라카미류가 전투장면의 소설을 쓴것 자체가 그의 팬이라면 호기심이 충분히 날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한없는 타락과 추락, 혼란을 잘 그리는 무라카미이지만 한편으론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글에서는 보수적인 그림자가 따라다닌다고 느껴진다.
기존의 가치를 버리고 자유를 찾아 나선 이들의 허울을 벗기고 벗겨도 그들은 허무란 그림자를 지울수가 없으니 차라리 이런것을 위로하고 잡아줄 그런 잣대가 자신도 모르게 찾을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무라카미류가 그럴일은 없을 것 같다. 좀더 늙어지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