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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자서전
류영국 지음 / 실천문학사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등장인물은 문둥병(나병, 한센씨병)이 걸린 사람이다.
작가는 장편이란 틀위에 추리의 옷을 입혀 독자에게 주의와 집중을 계속요구하고 있다.
당신들의 천국이 주로 소록도에서 일어난 일을 그린 작품이라면 이 책은 그 병이 걸린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당시의 한 개인사를 추적하며 그려내고 있다.
멀쩡한 육신에서 피어나는 병은 마음과 영혼을 좀먹고 가족관계, 사회와 국가안에서 새로운 종족으로 만들어 버린다.
작가는 독자들에게도 멀쩡한 몸이 사람들이 저주하는 병으로 물들었을때를 생생하게 가상체험시켜준다. 병에 걸린 사람의 변화의 과정을 치밀하고 또한 마음가짐과영혼까지 변화하는 과정을 놓치지 않고 소상히 말해준다.
이 책의 주인공은 복합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나병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사람, 즉 저주받은 병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변화되는, 인간아닌 어떤 존재인 면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사랑과 온갖 시련, 어려움을 갖는 사람일수밖에 없는 모습,,그리고 이 모든 것이 아직은 정체도 누구의 자식인지도, 누구의 아버지인지도 모르는 유령같은 모습일수밖에 없는 모습이 그것이다.
단편적으로 볼때는 나병이란 환자에 대해, 그리고 억압하고 폭거를 가한 시대를 고발한 내용일수도 있지만 몸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이고 무슨 의미를 갖고 어떤한 것이 연관되어 있는가하는 화두를 던지는 소설이기 하다.
몸에 기생하고 기반하고 연관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 이런 나병환자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할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읽은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