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곡예사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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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에서 아마 제일 많이 번역한 작가가 폴 오스터라고 생각한다.

흥행에 검증된 책을 출판하는  것이 물론 운영상 중요한 거라 생각이 들지만 한 작가의 책을 그렇게 무더기로 내놓는 것을 보자 한편으론 야..이거 좀 너무 심한 편애하냐..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책은 공중부양을 하는 이야기가 전체를 감싸고 있다. 망나니 같은 아이는 스승을 만나 온갖 고생을 하며 공중부양을 배운다.. 그런데 배우는 과정이 영 눈에 거슬린다.

동양적 수련은 자신을 이기고 겸손을 배우는 과정으로써 수련인데 내가 보기에 이 수련과정은 왠지 가학적 성격이 짙은 수련이었다.

온갖 방랑과 여러곳을 여행함과 사랑과 복수등이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이 나열되어 있다.

스승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인생을 호기있게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작가의 의도된 작품성이나 상품화의 대중화의 교묘함이라고 할찌라도 왠지 이런 배경과 의도가 미국이 지나온 세월과 지금의 모습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비교적 약자인, 대중적인 미국인들이 지나온, 추억이 담긴..어떤 대표성을 띤 인생스타일을 작가가 그린것 같다는 것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이다. 마치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한 철수와 만수의 인생역전이야기 같다고 할까..

공중 곡예사는 이런 시각으로 볼때면 어른를 위한 재미난 이야기나 동화일 것이다.

그래도 한가지 기억남는 장면은 주인공의 스승이 지구본을 가지고 프로포즈하는 장면은 지금껏 내리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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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를 아는가
마르시아스 심(심상대)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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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 소설이니 묵호라는 곳이 있으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묵호는 많이 알려진 항구이라는 것을 얼마후에 알게 되었다. 울릉도를 갈때 3개의 항에서 배가 출발하는데 그중 하나가 묵호다.

묵호는 여름에도 피서객이 제법 찾는 곳이라 알고 있다. 여름에 오대산을 기차로 가는중 묵호역을 지난적이 있는데..스산한 소설의 풍경을 대비시켜 보았다. 묵호를 보니 한지역은 옛날 모습에 층이 있는 지역이고 옆은 새로 개발된 지역으로 보였다.

마르시아 심은 이 책에서 여러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가는 여러분야에 관심도 많고 글쓰는 것에 많은 걸 생각하는 사람같다고 느껴졌다.

묵호를 아는가를 읽고 독자는 여러 해석을 할수 있겠다 생각했다.

남녀간의 애정문제나 삶을 살아가는 중에 만남과  간극문제, 타인을 받아들임과 이해함..그런데 나는 엉뚱하게도 남북문제를 떠올리게 됐고 이 소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 이문열의 아우와의 만남이라는 것이라 단정지어 버렸다.

여기서 등장한 남녀는 묘하게 남한과북한의 양면을 다가지고 있는 것 처럼 나타난다고 생각이 들었고 이것은 그들이 남녀이기 때문에 하나가 될수 있다라는 것에 회의하는 작가의 분명한 주제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했다.

이문열의 아우와의 만남에서는 형제이기때문에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하나가 될수 밖에 없음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연상이 된것인데..

소설 막바지에 아내의 모습을 말하는 장면,,,그리고 이 사내의 독백은 남녀관계를 넘어선 자신과 타인관계의 해석도 가능하고 개인적으론 확신하지만...분명 현 남북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 같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각 사회의 속성들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하여간 이 책은 해석을 여러할수 있는 선명한 거울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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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분 후의 세계 -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11
무라카미 류 지음, 이창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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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 좋아할까?

복잡하고 심도있는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노멀하게 이런 부분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나부터 말하자면..무라카미 류의 소설은 적어도 내게는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줌으로 해방감을 주어서 좋아한다.

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 라인,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토파즈, 피어싱, 우울과 부드러움의 이야기등..무수히 많은 책들이 번역이 되었지만..많은 내용이 이탈된 사람들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그런데..이런 이탈과 타락, 추락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멀게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우리 자신을 확대한 모습같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각설하고 이책은 이탈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무라카미가 생각하는 일본, 그리고 이런 모습을 희망하는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 소설이라고 할까.. 주인공은 설명할수 없는 사건으로 군대에 쫏기는 신세가 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글은 5분후란 약간의 희망을 갖고 볼려는 미래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치열한 전투씬을 보면 한편의 영화를 만들어도 무난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무라카미류가 전투장면의 소설을 쓴것 자체가 그의 팬이라면 호기심이 충분히 날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한없는 타락과 추락, 혼란을 잘 그리는 무라카미이지만 한편으론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글에서는 보수적인 그림자가 따라다닌다고 느껴진다.

기존의 가치를 버리고 자유를 찾아 나선 이들의 허울을 벗기고 벗겨도 그들은 허무란 그림자를 지울수가 없으니 차라리 이런것을 위로하고 잡아줄 그런 잣대가 자신도 모르게 찾을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무라카미류가 그럴일은 없을 것 같다. 좀더 늙어지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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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인을 기다리며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들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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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쓴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허나 이 소설이 쓰여진 것은 긴 시간의 강을 건널 만큼 오래전에 쓰인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보면 작가가 얼만큼 제국이 야만이라 불리는 것에 가하는 폭력을 역사를 관통하는 시각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주목할 점은 주인공이 영웅이 아니라 제국의 관리직이라는 점이고 주인공 역시 나약하고 인간적인 약점을 무수히 들어내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제국의 특성인 확장과 이 과정에서 상대를 규정짓는 행위 그리고 침략과 폭력 이 모든것을 합리화하는 혼란과 권력의 속성을 작가는 담담하지만 깊이 짚어낸다.

주인공이 야만인을 죽이려는 군인을 말리는 장면에서는 마음에 강한것이 두드리는 기분이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해 무수한 민간인이 죽는 상황임에도 무수한 합리화가 뻔뻔하게 자행되는 현실을 생각해 봤다. 어쩔수 없는 일이다. 마음은 꺼림직 하다.라는 얄팍하고 가증스런 핑계로 폭력을 도우는 행위가 사회전반의 분위기라는게 개인의 착각이면 차라리 좋겠다.

이 모든 폭력의 행위를 반대하고 나서는 기준은 무얼까..?

작가는 인간내면의 그 무엇을  말하지만 분명하게 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고스란히 독자에게 질문이 전가된다.

읽고있는 내내 나는, 그리고 앞으로 읽을 독자는 이런 부조리하고 잘못된 것에 나는 어떻게 살아오고 있으며 어떻게 할것인가는 물론이고 이런것을 반대할 잣대와 기준에 대해서도 답을 궁리하게 된다.

소설자체로는 따분한 감이 없지 않지만...오히려 이런 따분함이 현실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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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가 올라오는 계절
박경철 지음 / 민음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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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소설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글들은 템포가 빠르다고 느껴져 좋게는 안봤지만 '빙어가..'는 나름대로 인상깊게 봤다.

'빙어가'..'에서는 두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 두명의 삶은 빙어로 잠시 밀접하게 보이고 비슷하지만 정반대의 삶을 보여준다.

한명은 여자에게 버림을 받고 여자를 대하는 방식이 오직 '돈'으로 된 관계뿐이다. 여자에게만 버림받았다고만 할수 없는, 온갖 것에 버림받고 상처받은 이사람은...이제 좋고 , 괜찮은 상대만 만나면 된다는 식의, 쉽게 접하고 소유하는 것만 탐한다

자신의 삶의 문제를 타인에게만, 타인에게 해결하려는 이 남자는 점점 빙어가 오염에 의해 없어지듯 해답은 미궁처럼 모호진다. 빙어가 벌어준 짦은 한방의 삶과 여자들도 그를  만족시키거나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 처럼 말이다.

그와중 그가 만난 동업자는 처음 봤을때는 야구장에서 노트를 끄적이며 있는 처지지만 그것은 자신의 야구꿈을 이루기위한 것이었다. 동업자는 주인공과 같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지만  무수한 연습과 시범경기, 작은 안타를 연상케 하는 빙어잡이만 있을뿐이다. 

주인공이 원하는 삶에서 '홈런'과 '4번타자'는 그동안 그에게 순간적인 기쁨과 쾌락을 주었지만  결코 인생이란 경기에서 이길수 없으며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는 것을 그는 어느순간 갈대가 춤추는 저수지에서 깨닫는다.

설사 그가 계속해서 빙어를 잡아 홈런을 친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지는 경기를 할수 밖에 없는지 모른다. 그는 이제야 담담히 이렇게 말한다. '전국 각지의 저수지에서 은빛나는 유혹을 보내는 빙어도 더 이상 나를 불러들이지 못한다'

이것만 얻을수 있고 해결된다면 하는...홈런들..그리고 그것에서 필연적으로 미워할수 밖에 없는 타인들..

'이제 나는 내가 증오했던 사람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늘 갈망하고, 원했던 그것. 머리속에 늘 맴도는 그것.. '홈런의 궤적'즉 자신의 삶의 궤적을 다시 헤아려보는 것이다. 갈대가 춤추고 은빛나는 유혹을 하는 빙어가 춤추는 곳에서 말이다.

이 소설은 오래전에 읽었지만 늘 가슴속에 제목을 되뇌이는 작품이다.

살아가면서 여러 난관에 봉착하고 혼란스러워 할때.. 여러 생각과 행동도 하지만 ...이 소설을 떠올리고 제목인 빙어가 올라오는 계절을 읆조리는 것이  하나의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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