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계절, 청춘 - 근현대일본 거장단편집 1
다자이 오사무.오에 겐자부로 지음, 이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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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추천사에 보면 고단샤란 출판사가 문예문고<전후단편소설재발견> 시리즈중1,2권이 이 책이라 말한다. 젊은세대의 평론가가 단편소설중에 性과 청춘의 테마를 잡고 선고했다고 한다. 좋게 생각하면 잘 선정된 단편들을 한번에 볼수 있는 것도 되고 다르게 보면 일본에서 좋은반응이 있어 한국에 건너왔다고도 볼수 있다.

익히 보온 작가들이 다수 포함된것도 위의 두가지 시각에서 볼수 있겠다. 개인적으론 일본소설을 접하기 시작하는 독자라면 괜찮은 소설집이라 여겨진다. 책 뒤에 작가의 간략한 설명도 있어 대략적인 맵이 잡힌다고 할까..

다지아 오사무, 오에 겐자부로, 요즘 주목받고 있는? 이시하라 신타로, 마루야마 겐지, 소설말고도 유명한 나카자와 케이등 이름있는 소설가들의 단편들이 포진하고 있다.

소설들의 면면을 보면 다양하다.  순진하고 맑은 젊음을 말한 다자이 오사무나 사내들의 성을 통한 성장과정을 말한 미야모토 테루, 무책임한 혼란과 순응을 꼬집는 겐자부로등 각기 주제의식이나 말하는 봐도 각양각색이다. 읽고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각 단편의 평가보다는 작가의 궁금증, 작가의 다른작품, 자신이 선호하는 소설등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런면에서 보면 훌륭한 일본소설입문서요,잘 편집된 소설상품이다.

단편소설얘기를 좀 하자면 오사무와 겐자부로가 대비된다고 느겼다. 어떤 감정이나 감성에 한계를 두지않고 발하고 흡수하는 것이 다자이 오사무라면 오에 겐자부로는 철저하게 파고들어 사색하는 작가였다.

마루야마겐지는 그 중간쯤 작가라 생각하면 어떨까..약간은 무리일까.. 완전한 유희의 인물이 왠지 이시하라의 지금모습의 암시가 아닐까.. 여성의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이리에를 넘어도 괜찮게 봤다.

청춘이라는 것을 왜 이리 사람들이 주목하고 작가들은 말하고 있는 걸까.. 작가들이 말하는 청춘은 순진하면서 한없이 악할수 있는 허점이 있으며 어떤 완벽한 사랑을 찾아헤매이면서도 성적욕구에 쫒기는 것이며 기성세대를 비판할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신을 극복못하고 한없이 부족함을 향해 달리고 다시 절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죽음과 지금의 한숨과 무력함이 점점 압도해가는 사람들에게 그 시절 청춘은 지금을 구원해줄 위안, 가나안으로 생각하는 걸까..아니면 청춘을 맞이하고 지나간 이들 모두 그것을 되돌아봄이 인생에 중요한 깨달음을 갖고 있는 시간이여서 일까..

아무래도 청춘이라고 하더라도 인생의 한부분이고 사람을 떠나서 생각할수 없음에 작가들이 쓰지 않겠나.

아직 청춘인지 아니면 지나서인지 고개만 끄덕일뿐.. 젊은 사람처럼 가슴을 때리는 단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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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네르의 비극
샤를 페르디낭 라뮈 지음, 이원하 옮김 / 나무와숲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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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산을 좋아해 시간과 돈만 허락된다면 다른 재미꺼리는 잠시 잊고 산에 가는 편이다. 나에게 있어 산은 시간과 돈에서 상당한 발언권이 있는 셈이다. 산악소설이란 광고때문에 보게 됐는데..약간은 난감하다고 할까..

책 뒤에 보면 산악소설은 두가지로 구분된다고 적혀있다. 하나는 등반에 관한 소설이다. 이런식의 소설은 영화로도 많이 접했을거라 본다. 다른하나는 산에 관한..그러니까 산을 포함한 생명이나 자연을 그린 소설이 있다고 한다. 사스네르의 비극은 후자에 속한다.

수십년전 비극이 있던 고산의 목초지인 사스네르를 마을사람의 필요로 인해 다시 개발되고 이로 인해 마을에 저주와 비극이 벌어지는 내용인데..소설자체가 좀 오래된 것이어서 그런지 익히 보아온 소설의 문체나 표현법 전개방식과 달라 눈이 잘 안붙었다.

노인들의 고언이 어떤 근거가 있는지가 궁금한 나는 그 장치가 단순히 궁금증이나 소설의 속에 공포를 위한 장치쯤 보였고 중반이후까지 장치의 역할이 힘이 없어보여 시큰둥해졌다.

어떤 자연법칙의 인과로써 비극을 납득하는 현대인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직 모르는 영역의 지식과 기술의 미비로 막연한 공포심이 가득한 소설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비극의 본질은 내가 보기엔 인간의 욕심이었다. 의지를 갖고 있는 산보다는 왠지 인간의 지칠지 모르는 욕심이 사고와 사건의 연속으로 나타났고 그것은 거대한 산속에서 메아리처럼 묻혀진 이야기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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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체험
오에 겐자부로 지음 / 소학사(사피엔티아)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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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의 현실은 부족함으로 가득채워진 상태이다.  아내는 히미코처럼 성적인 서비스도 이해력도 없거니와 도히려 강요와 요구만있는 여자이다. 그의 주변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장인과 장모는 버드의 알코올에 대한 전력을 알고있으면서도 술을 주거나 위로는 커녕 말끔히 아이를 처리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버드는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에 가고 싶은 사람이다.

실제로 버드는 그곳에 갈수 있다. 아내보다도 상냥하고 이해심많고 성적서비스가 풍부한 그녀와 함께 갈수도 있다. 또한 그녀가 원하다. 현실에는 머리가 괴상한 아이가 버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들 아이에 대해 말할수 있고 해야한다고 말하지만..버드만이 가장 직접적으로 아이를 살리거나 죽이거나,,무시하거나 모른척 알수 있다.

이 소설에서 버드가 가장많이 되뇌이는 말은 아마 "부끄럽다."라는 말과 의무형의 생각일것이다.  이와 비슷한 말도 포함해서 무수히 많이 이 단어가 등장한다.  단순히 아이가 부끄러운 것일까?...

부끄럽다, 창피하다라는..특정감정의 표현에 있어 감정의 진실은 보다많은 심리적, 상황적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고 할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가 부끄럽다 할때 그것은 <체면이 낮아졌다. 부정하고 싶다, 책임감이 무겁다, 나의 단점이 노출되었다, 내가 약한 존재다. >등등의 무수히 많은 것의 교차점에 나온다는 것이다. 부끄러움이 자기자신의 대한 평가적 감정성격이 강한 것이라면... 버드는 아이가 이상하다는 현실에서 얻은 메세지는 아이의 책임감과 자신의 아프리카의 대한 열망의 포기, 주위의 압력 그리고 자신의 약한 모습이 혼합되어 아기라는 거부할수 없는 생명체로 단시간에 이 모든 갈등을 정리하고 풀어가야할 것으로 다가온것이 아니겠나...

소설에서는 누구나 버드처럼 삶에서 거부할수 없는 상황의 강요를 받는 사람이 나오고 그들은 도피해 있다. 그들은  히미코와 게이바를 하는 기쿠히코이다.

히미코는 자살한 남편의 압력에서 해방하고자 밤마다 스포츠카를 몰고 여러남자와 섹스를 즐긴다. 기쿠히코라는 인물이 흥미로운데 그의 이름을 아기에다 갖다붙인 정황이다. 이미 예전에 그를 한번 버린적이 있는 전력에 눈길이 간다. 그를 버리면서 얻은것은 죽은시체뿐이고 훗날 버드는 그를 버리지 않았으면 게이가 안될수도 있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는 다시 아기 기쿠히코를 어떻게든 선택해야 한다. 예전의 버드의 선택은 훗날 보다 나은 선택을 하지못했음을 증명했고 그런 선택의 원인은 책임감과 배려의 부재였다. 버드의 자유의 무게는 다른 작은 배려의 선택의 무게보다 너무 터무니 없이 가벼운 것이었다.

할까 말까의 기로에서 버드는 지금껏 서 있지도 않았다. 선택하는 것을 거부했던 것이다. 선택의 순간이 왔을때 문제는 전혀 다르게 버드에게 다가왔다. 버드가 살고 있는 세계는 야생의 아프리카이다. 누구도 믿을수 없고 의지할수 없는 곳이다. 결말부분에 실망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괜찮게 보았다. 그리고 버드가 아기를 점차 동일시 하는것 또한 흥미로운 설정이다. 오에의 다른책<나라는 소설가 만들기>에 보면 추천의말에서 다른정보도 생각해 볼만하다.  이미 <하늘의 괴물 아구이>에서 뇌헤르니아의 아이가 나오는데 그 소설에선 아기와 자신도 자살하는 것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폭피해자를 만남으로 변화가 생긴점을 알려준다. 책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견디며 끝까지 살려고 애쓰는 피폭환자들을 보면서 오에는 "그들에게서 용기를 얻고 유리관 안의 내 아들때문에 빠져가던 일종의 노이로제, 퇴폐의 뿌리를 도려내는 고통을 감수하고 굴욕과 수치를 수용한 채 공허하게 죽을 타입인 나 같은 사람도 언젠가 자기 존엄성을 지키면서 죽을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할 수 있을까? 라는 지점까지 나아가게 된다.>

희망은 정해져있고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이런 결말이 우스워 보이겠지만 버드가 득의있게 건달과 비교되는 장면은...문제를 직시하고 마주선 사람의 자부심과 그 상황에 그만이 볼수있는 길이라 여겨지기 때문에 수긍이 갔다.

버드가 보는..그 세상의 날카로움에 문득문득 놀라는 것도 이 소설의 매력이다. 문제를 직시하고 헤쳐나간 사람만이 이런 글을 쓸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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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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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은 반응의 두가지는 이렇다. 하나는 공주병이나 소아병에 걸린 등장인물을 비난하는 경우고 물론 작가의 독백이라 생각해서 그런 경우도 많다.. 다른 하나는 독신주의를 괜찮은 것이라 생각하는 독자인 경우..

하지만 두가지 견해는 약간은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다. 작가는 독백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비판하는 구석도 중간중간 삽입해 빠져나갈 구석을 만들어 났으니까 말이다. 그야말로 읽는 사람따라 다르게 보일수 있는 거다.

배수아작가의 장점을 말하라면 본인 스스로는 이 책 뒤에 이렇게 썼지만 <유경이 다수를 대변하는지 아니면 특이한 소수인지 나는 아직 그것을 판단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현대인의 중요한 특성을 잘 그려내는 작가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붉은손 클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현대인의 특성을 그 누구보다 독백처럼<실제작가가 개인적으로 그러는지는 관심없다.> 파고들고 한걸음더 나가지만 그래서 몰두하게 하고 찔러대지만 쉽게 쑥..빠져서 모르는척 하는 것도 잘한다.

유경의 주위사람들은 행태는 유경의 눈으로 보는 사적인 견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인간상이다. 그래서 유경의 시선으로 가면 유경의 말에 일리가 있지만 유경은 또한 스스로를 속이고 궁지에 몰아가며 작가에게 알게 모르게 욕을 얻어 먹는다. 사실 니가 지겨워하는 말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유경을 비롯해서 주위사람들이 갖는 견해는 모두 일리가 있고 나름대로 타당한 생각이고 행동들이다. 그들의 사고나 행동의 특징은 과거의 확실한 과실내지 자신의 인생 절대성, 부분적으로 합리적인 사고로 특징짓는다.

그들의 가치기준과 행동기준은 부조리가 명백히 증명된 가족의 이데올로기의 반대나 자신에게만 결국 몰두하는 인간상의 관찰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기호나 느낌이 삶의 목표로 되는 지극히 단편적이고 자의적인 것으로 점철된 인간군상들이다. 그들의 다른가치는 존재하지도 않고 생각할 틈도 안준다.

작가는 이런 면에 대해서도 지적하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유경은 다른 친구들이 현실적인 것을 따지는거나 친구를 속이고 자존심을 세우는 것에 안좋게 생각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길의 이끌림이 그 한 예라 볼수 있다..

믿을수 있는 이는 없고. 그래서 혼자가고..자신이 원하는것에 매진하고 원할때는 갖는..스스로의 정당성을 타인의 흠으로 충족시키고 합리화하는이런 유경의 모습이 작가가 의도한 자신의 독백이나 아님 여성상이나 현대인의 한면을 비판하든 상관없이 작가는 현대인을 잘 그려 내고 있다.

개인적으론 유경은 탈연애를 꿈꾸지만 그렇게 갈 필연적 요소를 내재한다 생각한다. 나의 욕망과 기호에 둘러쌓여 자신이 보는 세상만 바라보는..그런 의미에서 유경은 작은 반성이나 자신의 되돌아봄이 없다는 것에 천박하고 폐쇄적이다.  유경의 시선은 사실 독자스스로 하여금 나에게 있어 타인의 의미는 무엇인가 질문하게 한다. 이런 질문과 함께 내 욕망과 관련없이 타인이 존재를 위해 살아갈수 있는 자신의 삶에 근거가 없다면...이제 유경은 타인이나 세상이 자신의 의미나 욕망의 기호로 위치지어지길 고백한다. 한가지 궁금한건 그녀의 아직 젊은 시절의 모습이 아니라 인생의 종착점의 고백이다.

그래도 행복했었다고 말할거라 예상은 하지만.. 실패하고 천박하고 보잘것 없는 자신에게 갇혀있었다고도 말할것도 같아서 말이다..그렇게 말한다 해도 하나 이상할 것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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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강
김채원 / 해냄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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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간중간에 삽화가 있고 그리고 편지도 등장하며..가끔은 반복현상도 일어난다.

책의 화자와 일본에 있는 친구, 프랑스에 만난 선생님등은 남북의 대치상황과 밀접히 연관히 되어 있는 사람이거나 그것에 의해 곤욕을 치르는 ..그래서 삶의 문제에서 남북의 현실에서 벗어날수 없는 연관이 있는 사람이다.

회상이란 형식의 부담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더욱더 주의깊게 들어주는 것에 있다고 할때 초반부와 갑자기 중년의 시간이 교차됨은 어리둥절함을 느낌에도 신선한 느낌이었다.

각 사람들은 그들에게 중요한 결단을 요구하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과 받아들임을 요구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상할만큼 독자에게 자신의 목소리대신 스승의 목소리를 통해 말하고 있고 특정생각을 강요하거나 소개하지도 않는다. 다만 <젊은이들에게는 꿈이 있어요. 우리가 이룩하고 싶은 사회란 이런 것이다 하는 게 있을 거고...>라는 가르침이자 질문...이 전부일까..

기나긴 회상에서 화자는 <나는 내 안에 어떤 힘이 간직되는 것을 느꼈고 그것은 선생님이 주신 유일한 선물이라고 느꼈다.> 선생님이 주신..그리고 친구가 알려준.. 그것을..마지막에 말하지만 독자입장에선 그 받은 선물로 인해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떤 생을 살았는지가 더 궁금하게 사실이었다. 독자로 넘기는 것도 이해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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