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구나, 여행을 하면서 내가 찾는 경험은 ‘살아 있구나‘라는실감이다. 그게 전부다. 일상이 싫고 여행이 좋아서 여행지에서진정한 자유를 찾는다는 뜻이 아니다. 아니라고!
- P9

하지만 팬데믹을 정통으로 경험한 세대가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지리라. 그리고 여행 방식도,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는 여행하는 방식을 바꾸었고, 독서는 더 즐거운 여행의 체험을 제공하게 되었다. 장소보다 ‘보는 눈‘을 키우는 여행 패턴. 방 안에 앉아서 화성보다 먼 곳까지 여행하는 책 읽기의기쁨.
- P21

소리를 내어 좋아하는 시의 제목을 읽어 본다. "나는 내 인생이마음에 들어." 이 말은 어쩐지 약간의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나는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문장의 마침표가 내 귀에 들어오기도 전에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걸까 근심에 잠긴다. 나는 아직, 그렇지만 나는, 나는 사실, 내가 내 인생을 좋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가끔은 여기가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럴 때면 이 시를 생각한다. 나에게는 아직 건너 보지 못한교각이 있고, 던져 보지 못한 돌멩이들이 있다. 이 시에는 이런문장도 있다. "텅 빈 미소와 다정한 주름이 상관하는 내 인생!"
느낌표가 있다. 이 느낌표가 나는 사랑스럽다.
- P27

꿈만 같다. 오늘은 여기 있지만 내일은 그곳에 있을 것이다. 오늘은 여기 있지만 어제는 저기에 있었다. 갑자기 나는 한국어가한마디도 들리지 않는 곳을 하루 종일 걸어 다니는 사람이 됐다.
있는 장소가 바뀌면 나도 바뀌는 기분. 그러니 집에 돌아오면 모든 게 없던 일이 되는 기분.
- P33

여행 화집에서 키스하는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을 볼 때 동의를 구했을까 궁금해진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 새라면 언제든안심이다. 그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 애쓰며 조심스레 사진을 찍는다. 타인의 삶은 구경거리가 아니다.
- P59

사치란 무엇일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사치라고 생각하다.
사회생활 연차가 쌓이자 하고 싶지 않은 걸 하지 않는 것이 사치구나 싶다. 하고 싶지 않은 건 하지 않고 살려 하면 일상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 매일 싫은 일을 하면서 하루를 밀어낸다.  - P91

그리고 때로는 길을 잃었을 때 내가 아는 첫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종종 삶이 벅찰 정도로 문제를 양산할 때 역시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한없이 갑갑하게 느껴지는 상황에서어딘가로 여행을 떠나 ‘환기‘를 하려고 시도할 때가 있다. 하지만어쩌면 일시적 환기가 아니라 원점이 어디인지 차분하게 찾아내실타래를 다시 풀고자 노력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이미흐른 뒤에 원점은 원점이 아니게 되어 버린다. 내가 지금 머무는이곳이 원점이 된다. 그때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잃지 않기, 때로 여행은 답이 아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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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세계를 그리고 있었지만 일본 근현대 소설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전율이 오는 것 같은 세밀함이고, 두번째는 짙게 깔린 허무였다. 커다란 산맥 같은 유럽 소설과 극적 요소가 강한 드라마 같은 한국 소설에 비해 일본 소설이 보여주는 세계는 처음 맛본 ‘이상한 과일‘ 같은 느낌이었다.
- P13

"봄은 꽃, 여름엔 두견새, 가을은 달, 겨울엔 눈雪, 해맑고 차가워라."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소감 첫머리에 도겐의 시를 인용한다. 너무나 선禪적인 이 문장은 『설국이 어떤 출발점에서 쓰인 소설인지를 웅변해준다. 『설국』은 스토리 위주의 서구식 소설 작법을무시한 채 흡사 점선을 찍듯 분절적 기법으로 써 내려졌다. 그 하나하나의 점에는 자연과 계절의 일부가 되어버린 인간사가 인과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줄거리를 따라가는 독서법으로는 『설국의 참맛을 도저히 느낄 수 없다.
- P32

『설국』에서 애타게 시도한 자신의 문학적 실험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작품의 형태를 정비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현실적인 필연을 죽였다"는 것이다. 절대미의 완성이라는 주관적인 필요를 위해 현실성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P49

『설국은 줄거리의 소설이 아니라 이미지의 소설이다. 『설국』에나오는 모든 배경은 일종의 논리가 아닌 이미지다. 시마무라가 살고있는 도쿄라는 현실 세계가 아닌 터널 밖의 세계, 즉 에치고유자와라는 이미지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설은 도입부부터 우리가이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 P82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제자이자 동시대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 三島由紀夫는 "어떤 시대관념도 가와바타 씨를 기만하지는 못했다"라고말한 바 있다. 근대, 신감각파, 지성, 국가주의, 실존철학, 정신분석등 온갖 관념이 우리 시대를 백귀야행처럼 나돌고 있으나, 그는 그어느 것에도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 P75

터널 밖 세상은 환상에 기반한 모자이크 같은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소설은 독자들을 힘들게 만든다. 독자들은 습관적으로 인과관계를 통해 하나의 전체상을 포착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설국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은 한 행 한 행, 시를 읽듯 이미지로 읽어나가는 것이다. - P82

이 무렵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적어도 문학에 있어서만큼은 서구의 자기장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그가 발표한 수상 소감문의 제목은 「아름다운 일본의 나였다. 그는 진짜일본의 미가 전쟁 이전에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서구 문학으로부터 자유로웠던 고전의 미학을 설국』에 적용시키고 싶어 했다.
소설에 하이쿠가 등장하고, 노벨상 시상식장에서 13세기 승려 시인인 도겐의 시를 읊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 P112

사실 ‘체념‘이라는 단어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흔적을 찾아다.
니는 내내 나를 따라다닌 화두였다. 체념한다는 것, 그리고 그 체념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 그것이 가와바타 야스나리였다. 체념에는 체념이 주는 힘이 있다. 깊은 체념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안다. 체념이 힘이 된다는 것을,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내가 원고의 첫 행을 쓰는 것은 절체절명의 체념을 하고 난 다음이다"라고말하기도 했다.
- P138

1968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자신의 삶과 문학에 관해 "고독과 죽음에 대한 집착으로 삶을 살았고 글을 썼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동시에 그는 "작품을 통해 죽음을 미화하고 인간과 자연과 허무 사이의 조화를 추구하고자 했다"며, 자신은 "평생 동안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 애썼다" 고도 덧붙였다. 어떤주장도 힘주어 말하지 않는 습관이 있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말치고는 꽤나 단정적인 발언이었다. 이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철학과문학적 지향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고백이다. 그에게 현실은 죽음이었고, 죽음은 자연과 동일한 것이었으며 허무하고 아름다운 궁극같은 것이었다. 이런 세계만을 바라본 그에게 현세에서 통용되는법칙이나 승패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 P243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거리 두기의 천재다. 「천 마리 학 에서는죽음도 외설도 한낱 멀리 있는 대상이나 현상에 불과하다. 그는 이야기에 직접 뛰어들어 개입하지 않는다. 어떠한 가치 평가도 하지않는다. 그가 그리는 모든 장면은 그저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상황일 뿐이다. 이런 고도의 장치 속에 소설을 집어넣는 것은 그만의 특출한 마술적 재능이다.
- P247

그는 훗날 "다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보다는 비속화된 다도문화를 비판하기 위해시 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늘 아름다.
워 보이는 것에서 추함을 찾는 악취미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민낯이라는 걸 알려주려는 듯. 그리고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결국 죽음은 죽음일 뿐이라고 일깨워준다.
- P248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신비주의와 마성은 현실에는 아름다움도깨달음도 없다는 그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지는 문학적 경향이다. 그에게 현실은 이미 죽은 것이었다. 젖먹이 때 부모가 죽고, 소년이 되기도 전에 누나,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 그에게 현실은 이미 죽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원체험을 가진 그에게는 다른 작가들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현실 부정의 욕망이 이글거린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을 보편적인 시각에서 보면 안 되는 이유다. 보편적인 시각으로 그의 내면을 만나기란 불가능하다.
- P261

줄거리 진행을 기준으로 그의 작품을 보면 ‘이게 뭐지‘ 하는 의문에 빠지기 쉽다. 그의 소설에는 환희와 분노도, 선과 악도, 적과 동지도 없다. 이런 것들을 일부러 거세한 듯 그의 소설은 무한을 향해갈 뿐이다. 그의 소설에는 궁극이 있다. 궁극의 욕망, 궁극의 삶, 궁극의 관계. 궁극을 찾아간 그의 귀착지는 허무다. 당연한 일이다. 결국 인간의 생은 허무한 것이므로....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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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망의 마지막권. - 이런 말 진짜 한번 써보고 싶었다. ㅎㅎ

로마 공화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첫 출발 마리우스 시절에서부터 시작,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제정으로 돌입하는 순간까지의 마지막 지점이다.

원래 작가가 6부에서 마무리를 지었는데 열화와 같은 독자들의 요구때문에 5년만에 다시 집필을 한게 이 마지막 7부라고 한다.

읽어보니 확실하게 7부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확 든다.

안토니우스와의 전쟁에서 이긴 옥타비아누스가 진정한 로마의 일인자, 실질적인 황제가 됨으로써 -물론 본인은 황제를 칭한 적이 없지만 이 마지막권을 읽어보면 확실하게 이미 그는 황제다.

아우구스투스 -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선택한 코그노멘(그의 업적을 나타내는 일종의 별칭, 예를 들면 카르타고를 무찌른 스키피오가 아프리카를 점령하고 아프리카누스라는 코그노멘을 얻었다.)은 높은 자들 중에 가장 높은 자, 영예로운 자들 중에 가장 영예로운 자, 위대한 자들 중에 가장 위대한 자라는 뜻이란다.

이거면 황제지 뭐..... ㅎㅎ


7부의 3권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역시 악티온 해전이다.

세계 3대 해전이니 하는게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오르내리는 해전이다.

아 그런데 정말 어이없다.

실제로 악티온 해전은 제대로 된 전투도 없이 정말 너무나도 성의없게 싱겁게 끝난다.

안토니우스가 모든 의욕을 잃고, 너무 쉽게 도망가버리는 바람에 전투다운 전투도 못해보고 끝나버렸으니....

옥타비아누스에게 이것은 절망적인 상황이다.

왜냐하면 옥타비아누스에게는 제대로 된 전투경력과 승리의 경험이 없었으므로 로마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전투의 승리가 필요했던 것.

그런데 안토니우스가 너무 허망하게 도망가버림으로써 전투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자 짜증이 엄청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의하면 옥타비아누스는 악티온 해전을 조작한다.

아주 스펙트클하고 장엄한 전투였던 것으로....

교통과 통신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의 여론 조작인 셈이다.


이 대목에서 멈칫하는게 악티온 해전에 대한 이런 해석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작가가 정말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고증을 거쳤다는게 여실히 드러나는데 설마 없는 사실을 꾸며내서 만들었을 거 같지는 않고, 분명히 악티온 해전에 대한 이런 해석이 있고 타당하다고 생각하니까 썼을 것 같은데....

로마사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렁이다.


3부에서 흥미로운 인물은 역시 안토니우스다.

안토니우스가 무너지는 과정은 굉장히 흥미로운데, 사실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에 비해 굉장히 인간적이랄까?

인간적으로 착하다가 아니라 결점 많고 실패도 하고 감정적이기도 한 그런 평범한 인간이라는 의미에서다.


안토니우스는 사실상 어려움을 겪은 적이 거의 없다.

타고난 신체적 능력-로마인 기준으로 우람한 몸과 성기로 인해 한마디로 남자답다는 것의 표상

훌륭한 혈통

그리고 젊은 시절 카이사르의 후견까지...

그러다보니 이 금수저는 만사 자기 뜻대로 성질대로 안되는게 없다. 

호색한 기질, 불뚝성질까지 다 남자다움으로 여겨지고, 일종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실제로 군대의 지휘능력도 있어서 몇몇 전투에서 탁월한 능력까지 보여준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능력은 딱 군단 1개 정도를 지휘할만한 정도의 것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군단을 이끌고 하는 전투에서는 몇몇 성과를 거두지만 로마라는 거대한 세계에 대한 비전이나, 그 로마 전체를 두고 전략을 짜고 사람을 모으고, 이용하는데서는 어떤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다.

그의 세력이 강할 때는 힘이 넘치는 타입이지만, 일단 위기에 봉착하자 어이없을 정도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의 모습은 거의 알콜중독과 우울증을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랄까?

인생에 있어 실패가 뭔지 몰랐던 그는 딱 한번의 실패에도 무너지는 것이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와 확 대비되는 모습이다.


7권에 이르면 참 많은 사람이 죽는데 안토니우스의 죽음,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은 모두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제 18살이 된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 카이사리온의 죽음이다.

다들 자기들 뜻대로 죽음의 순간 자신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서 그 내용은 생략.

다만 나의 존엄은 무엇일까? 나는 나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뭐 그런 생각들 꽤 진지하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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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8 07:1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와 드디어 완독 하셨군요. 완전 축하드려요~!! 안토니우스가 딱 한번의 실패에 무너졌다는 내용이 왠지 의미심장하네요 ㅎㅎ 어쩌면 가장 보통의 인간이란 느낌?

바람돌이 2021-08-19 01:3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워낙 재밌는 책이라 사실 다 읽기가 어려운건 아니었어요. 안토니우스라는 인물의 마지막은 실패를 모르던 인간이 얼마나 실패에 취약한가를 보여주는듯해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안되는 일이 많아도 너무 실망하지 않아도 될듯.... 그렇게 단련되면서 한 세상을 살아가는 듯도 합니다. ㅎㅎ

bookholic 2021-08-18 07:3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곧 따라 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38   좋아요 2 | URL
북홀릭님도 6부와 7부만 남으셧죠? 시리즈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않게 하는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우리나라 소설 중 토지를 가장 좋아하지만 솔직히 토지 4부, 5부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마지막 7부까지 거의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

레삭매냐 2021-08-18 07:5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두번째 삼두정의 한 축이었던
안토니우스에 대한 분석은 정말
탁월했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0   좋아요 1 | URL
아 대단한건 아니예요. 시작이 벌써 한 5년 전쯤?
5부까지는 나올 때마다 읽었으니까요. 그냥 그 때는 3권씩 읽는거라 뭐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21권을 모두 읽어야 할 분들이 대단하신거죠.
안토니우스에 대한 분석은 그야말로 저의 분석인데 동감해주시는 분이 계시니 왠지 으쓱해지네요. ^^

미미 2021-08-18 09: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완독하셨다니 저도 시작하고싶어집니다~♡ 여론조작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도 궁금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이 당시 역사가 쉽게 다가와 저도 꼬리물기로 잇고싶어요ㅎㅎㅎ

바람돌이 2021-08-19 01:42   좋아요 1 | URL
미미님 시작에 응원 백만개 보잽니다. ^^ 이 시대 여론조작도 뭐 별거없어요. 옥타비아누스는 각계 각층에 자기 스파이들을 수천명씩 두고 있었고 그들이 옥타비아누스가 원하는 얘기들을 막 퍼뜨리고 다니는 역할을 했거든요. 그리고 자기편의 시인, 작가들을 이용해서 이 이야기를 막 쓰게 하는거죠. 전쟁이 끝나도 전쟁 당사자들이 로마로 돌아가기까지는 몇달은 걸리니까 그 전에 여론전을 펼친대요. ^^

페넬로페 2021-08-18 10: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총 22권이던데 완독하셨다니 바람돌이님 넘 대단하세요.
완독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한권씩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바람돌이 2021-08-19 01:45   좋아요 2 | URL
아 마지막 1권은 이 시리즈 가이드북이에요. 용어해설, 인물소개, 가계도 이런거요.
제가 보기 시작했을 때는 가이드북이 없었기 때문에 진짜 열심히 인터넷검색하면서 보고 했었습니다. 아마 지금 보시는 분들은 가이드북을 옆에 끼고 보면 도움이 많이 될거 같아요. 용어도 잘 모르는게 많이 나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름요. 로마인들은 정말 이름을 성의 없이 지어요. 우리로 치면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 뭐 이런식인데 그걸 대를 이어 그대로 지어요. ^^
페넬로페님도 언젠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팬이 되시길요. ^^

붕붕툐툐 2021-08-18 17: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책읽는 속도가 전광석화네용~ 완독을 매우 매우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6   좋아요 1 | URL
지금은 시간이 더 많아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나면 그냥 집에 저 혼자라서.... ㅎㅎ
대학생 큰 애는 집에 존재감이 없는지라, 집구석에 안 붙어 있어요. ㅎㅎ

mini74 2021-08-18 17: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바람돌이님 축하 축하.~ 슐라 이야기 넘 야해서 쿨럭 ㅎㅎ 그래서 앞 3권만 읽고 주춤했는데 ㅠㅠ 막 읽고싶어지는 리뷰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8   좋아요 2 | URL
술라가 좀 성적으로 방종하다보니 좀 엽기적이랄까 그랬는데.... 그 뒤는 뭐 다들 너무 평범해서 싱겁습니다. ㅎㅎ 이 책 진짜 좋아서 다른 사람들도 막 같이 읽고 수다 떨 수 있다면 좋겠네요. ^^

coolcat329 2021-08-18 18: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완독 축하드립니다! 부럽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9   좋아요 3 | URL
저는 아직 안읽은 쿨캣님이 부럽습니다. 이 시리즈의 신선한 충격은 두번 읽는다고 느껴지는게 아닐지라 이제 언젠가 읽을 분들이 부러운걸요. ^^

희선 2021-08-19 0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죽은 사람이기는 해도 소설에서 다시 그런 걸 보면 마음이 이상하기도 하지요 안토니우스는 뭔가 하면 잘 됐지만 그 이상은 안 되는 사람이었군요 잘 되다 한번 좌절하고 일어나지 못하는... 처음부터 가진 게 많은 사람이 그렇게 되기도 하는 듯해요 자신이 약하고 가진 게 없다 여기면 그런 걸 채우려고 애쓰기도 하잖아요

긴 이야기 다 만나서 기쁘기도 아쉽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19 01:51   좋아요 3 | URL
안토니우스의 최초의 좌절은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되지 못했다는건데 이후 그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희선님 말씀대로 다 읽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사실 아쉬운 마음이 더 크네요. ^^
 

안토니우스는 생각했다. 나는 클레오파트라가 엮은 거미줄에 꼼짝없이 붙잡혔다. 내가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를 그만두지 않는 한 벗어날방법이 없다. 어느 정도는 우리 둘 다 같은 것을 원한다. 다름 아닌 옥타비아누스의 파멸, 그러나 그녀는 훨씬 더 나가서 로마 자체를 무너뜨리려 한다. 나는 그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녀를저지할 수 없다. 때를 기다려야만 한다.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 주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공동 지휘권도 포함해서.
- P13

고작 의원 300명이라니! 아헤노바르부스는 중립파 의원들은 고사하고 충실한 안토니우스파 의원들도 4분의 1이나 설득하지 못한 것에 낙담했지만, 이 정도면 옥타비아누스가 커다란 소란 없이 잠정적인 정부를 구성하는 걸 불가능하게 만들기엔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이런 판단을 내린 데는 그의 배타적인 성향이 크게 작용했다. 아헤노바르부스는팔라티누스 언덕 사람들 특유의 엘리트적인 관점으로 로마를 보는 팔라티누스 언덕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P30

"어쩌면 그게 핵심일지도요." 티티우스는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 "모든 로마인들은 20년간 안토니우스를 그야말로 자연의 힘 같은 존재로알았습니다. 그는 밤마다 열 번씩 발기를 했고, 가는 곳마다 상심한 여자와 사생아와 오쟁이 진 남편 들을 줄줄이 남겼고, 마지 수박처럼 머리통들을 부딪쳐 쪼개놨고, 사자가 끄는 전차를 몰았죠. 그는 빠른 속도로 신화가 되어가는 전설적인 인물이었어요. 그는 원로원에 변화를가져왔으며 파르살로스에서 용맹하게 씨웠고 필리피 전투에선 찬란한승리를 거머쥐었어요. 맹목적인 찬사가 쏟아졌죠! 그런데 지금, 그를사랑하는 우리 모두는 우리의 우상에게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어요. 클레오파트라가 그를 철저히 지배하고 있다는 걸요.
치명타가 아닐 수 없습니다."
- P35

"항상 응징 따위는 초월해야 해요, 카이사르."
"잘 알고 있소." 그는 소리내어 웃었다. 필리피 전투 직후 술라나 대.
신성한 아버지 같은 인물들에 관해 깊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들이 어느 부분에서 실수를 범했는지 파악하려 해봤소. 그러다 깨달은사실이, 그들은 원로원과 민회를 엄하게 다스리는 것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요란한 삶도 즐겼다는 점이었소. 그에 반해 나는 조용히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 되어 친근하고 상냥한 늙은 아빠처럼 로마를 통치하길택했지."
- P75

"자자, 카이사르, 이미 다 끝난 일이네. 나는 자네를 알아. 다시 말해자네는 분명 악티온을 대승리로 바꿔놓을 수 있을 거야."
"여러 날 머리를 짜냈는데, 자네에게 먼저 내 구상을 얘기해보고 싶네. 자네는 솔직하게 대답해줄 테니까." 그는 조약돌을 여러 개 주워 그가 앉은 바위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익티온에서 있었던 일을 호메로스가 찬가를 짓고 싶어할 만한 이야기로 부풀리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이 보이네. 두 함대는 티탄족들처럼 북쪽부터 남쪽까지 완전히 한 덩이로 충돌했어. 그 때문에 포플리콜라, 루리우스를 비롯한 사람들이 죽었고 소시우스만 살아남았지. 아룬티우스야 자기 호소로 소시우스가 목숨을 부지했다고 생각하라지,  - P118

"그렇소. 새로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아테네의 티몬처럼 사람을싫어하고 여자를 혐오하는 임세가요. 방 한 칸짜리 집은 나만의 티모니움(‘티몬의 집‘이라는 뜻의 라틴어 옮긴이)이 될 터이니 그 누구도 가까이 와선 안 되오. 내 말 들었소? 누구도 안 된다고! 당신도, 카이사리온도, 내자식들도."
- P141

"제 떡갈잎은 어딨습니까? 떡갈잎을 주세요!" 그 병사는 대단히 불쾌해하며 따졌다.
"떡갈잎?" 그녀가 낭랑한 웃음소리를 냈다. "이런, 얘야, 황금 투구 대신에 시시한 떡갈잎관을 달라고? 정신 차려!"
병사는 모여 있는 군중의 가장자리에 황금 군장을 던지더니 곧바로옥타비아누스의 군대로 가버렸다. 어찌나 화가 났던지 그 자리에 계속있다가는 자신이 여왕을 죽일 것만 같았다. 안토니우스군은 로마 군대가 아니었다. 무희와 환관들의 조합이었다.
- P172

"지혜란 대부분이 상식이지요." 옥타비아누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이력에는 워낙 기복이 많았던 터라 두 가지가 없었다면 수십 번은 무너졌을 거요. 바로 내 상식과 운 말이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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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소설의 최고 매력은 그가 창조하는 캐릭터의 힘이라고 언제나 생각해왔다.


제일 먼저 읽었으며 나를 오쿠다 히데오의 세계에 열광하게 한 책이자 동시에 아직도 오쿠다 히데오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하는 책은 <남쪽으로 튀어>이다.
















한 때 좌파의 전설의 투사였다는 우에하라씨!

소문만 무성하지 자기입으로 말한건 아니다.

이 분의 거침없는 입담을 보라

"세금은 못낸다면 못내"

"학교 안 보내"

"난 일본 국민이기를 그만둘거야"

"그자들이 집을 부순다면 나는 그 답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질러주지"


그의 대사들을 읽을 때마다 그야말로 유쾌 상쾌 통쾌하다.

그런 그가 제목 그대로 남쪽으로 튀어 어딘가 먼 섬에서 착취가 없는 삶을 찾아내었을 때 보여주는 그의 반전까지

그야말로 이 소설은 오쿠다 히데오표 캐릭터의 힘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내 개인적으로는 <남쪽으로 튀어>를 제일 좋아하지만 대중적으로 가장 그의 이름을 알린 책은 역시 <공중그네>를 비롯한 이라부 시리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엽기적인 의사 이라부와 그에 못지 않은 간호사 마유미

이라부는 때로 바보같고, 아무한테나 처방이란건 그저 포도당 주사고, 누구에게나 심드렁하고, 어쩌면 애같고...

거기에 풍만한 몸매를 자랑하는 마유미는 이라부를 한심해 하면서도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시니컬하면서도 촌철살인을 번갈아가며 날려주시는 이 두 캐릭터의 힘이 이 소설 시리즈를 끌고 가는 힘이다.

이 캐릭터들은 권력에 대해 예리한 비판을 보이는가 하면, 논리고 뭐고 다 필요없어 좀 적당히 어울려서 살아라고도 하고, 또는 쓸데없는 겉치레에서 제발 좀 벗어나서 자신을 찾아보라는 보편적인 얘기를 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다.

신경증에 시달리는 IT업계의 총아에게 글자찾기 게임을 처방하자, 이 인간은 또 죽어라고 어린아이들에게 이기려고 기를 쓴다.

우리의 마유미는 "아무리 그래도 정도가 있지. 혼자만 이기면 놀아주는 사람이 있겠어?"라며 한 방을 날려주시고'

시골 섬마을에 간 이라부는 광적인 면장선거에 휩쓸리자

"이봐, 미야자키 씨. 데모크라시라는 건 말이야. 실은 최선의 방법은 아니야. 제대로 기능하려면 일정 이상의 규모가 필요하다고. 1만명 이하의 커뮤니티에서는 옛날 영주 비슷한 존재가 다스리는 쪽이 오히려 더 번창하지 않을까? 크흐흐."

이쯤 보다 보면 남쪽으로 튀어의 우에하라씨와 이라부, 마유미가 모두 겹쳐 보인다.

보통 시리즈물은 뒷편으로 갈수록 캐릭터의 힘이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시리즈는 오히려 뒷편으로 갈수록 캐릭터의 힘이 펄펄 살아난다.

공중그네는 공전의 힛트를 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뒷편은 왜 그정도의 성공은 못거두었을까 굉장히 아쉽다.


















오쿠다 히데오의 단편집 <라라피포>와 <걸>은 우리 주변을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라라피포라는 제목이 오죽하면 "a lot of people"을 빨리 발음할 때 들리는 소리를 음역한 것일까?

이 소설들 역시 현실적으로 봤을 때 별볼일 없는 인간들의 내면에 손을 내밀고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심드렁한듯하지만 유머스러한 캐릭터는 오쿠다 히데오 소설의 백미다. 


하지만 이쯤에서부터였던 거 같다.

오쿠다 히데오 소설이 살짝 지루해지기 시작한게....

이후 <한밤중에 행진>이나 에세이 <오! 수다>를 보면서 이젠 그만봐야겠네라고 생각했으니......


그런데 참으로 오랫만에 오쿠다 히데오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새 소설이 나왔다.

일본열도를 뒤흔든 유괴사건을 소재로 죄의 근원에 도달하는 혼신의 장편소설이란다.(책소개에서)
















처음에는 추리소설인줄 알았다. 유괴사건이 소재라고 해서....

아 그런데 전혀 다른 소설이다. 

심지어 여태까지의 오쿠다 히데오식 캐릭터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음 굳이 비유한다면 추리가 빠진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 또는 논픽션의 혼합이랄까?

때는 1963년 도쿄올림픽 한해 전이다.

올림픽으로 인해 사회가 붕 떠 있는, 어디에서나 공사가 한창인 시절이다.

이런 시절 유괴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이 일본 열도를 뒤흔든 이유는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일단 전화기가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해서 전화협박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몸값을 요구하는 유괴사건이 가능해졌다는 것,

그리고 tv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이것이 전국뉴스로 보도가 되었다는 것

기술의 발달이 묻혀질 사건을 전국적인 사건으로 만든것일 뿐...

이 소설에는 어린 시절 학대의 피해로 인해 선악의 개념이 없는 우노 간지라는 젊은이, 도쿄 올림픽 열풍속에서도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아사히카와 근방의 동네 산요의 조선인 가족들, 살인사건과 유괴사건의 범인을 쫒는 경찰들과 같이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그 누구도 두드러진 주인공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캐릭터들은 모두가 너무도 평범하여 오쿠다 히데오가 이전에 보인 독특한 캐릭터는 전혀 없다.

그리고 유머도 없다.

모두가 열심히 자기 역할을 한다.

범죄를 쫒는 경찰들의 업무는 지루할정도로 상세하게 펼쳐저 맞아 원래 수사란건 이런 고군분투일 뿐이지 하면서 보게 된다.

어디에도 극적인 인물도 상황도 없다.

독자는 사실 이 소설 속 누구에게든 감정이입할 수도 있고, 모든 인물에게서 거리를 둘 수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1963년의 일본이다.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은 일본의 본격적인 부흥의 시작이었는데,전후 본격적인 부흥 직전의 일본사회를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풍경속에는 희망보다는 몰락해가는 좌파들, 사회 언저리의 밑바닥 인생들, 경찰을 통해 보는 경직된 관료제의 완성,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드러난다.


오쿠다 히데오가 캐릭터를 버리고 논픽션식 서술기법을 가져오면서 내놓은 죄의 궤적이 무엇을 의도하는지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올해 도쿄 올림픽을 보면서 이대로 가면 정말 일본이 몰락하겠구나라고 느낀 사람은 나만일까?

저항하지 않는, 비판하지 않는 일본국민을 보면서 시민이 죽은 사회, 비판받지 않는 권력의  몰락을 느낀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1963년과 2021년의 일본은 다른 듯하면서 닮았다.

희망에 차 모든 어두운 것들을 덮어버릴 수 있었고, 사회 비판에 대해서도 냉소와 조소를 보낼 수 있었던 1963년이 어쩌면 지금의 일본으로 이어진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남의 나라인지라 그 내밀한 사정까지 느끼기에는 공감지수가 확 떨어진다.

이번 소설 <죄의 궤적>이 100% 공감하고 재미있기에는 역시 일본은 남의 나라다.


새로운 오쿠다 히데오는 이전처럼 나를 열광하게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신선하다.

앞으로 그의 소설을 조금 더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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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16 2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중그네랑 방해자 말곤 읽은 책이 없네요. 바람돌이님이 히데오 최고의 책이라고 하니 남쪽으로 튀어! 궁금해지네요 *^^*

바람돌이 2021-08-17 01:10   좋아요 3 | URL
저는 정말 남쪽으로 튀어가 최고였어요. 공중그네도 후속편인 인더풀과 면장선거가 더 재밌었고요. 그런데 살짝 회피하자면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지금 다시 읽는다면 어떨지는...... ^^;;

레삭매냐 2021-08-16 22: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재밌긴 한데...

남의 나라다.에 방점이
찍히는 것 같습니다.

공감하는 바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7 01:11   좋아요 2 | URL
이번 책은 사실 제가 일본인이라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을까 싶은 면이 많았어요. 바로 옆나라지만 일본과 우리는 진짜 많이 다르기도 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내밀한 감정까지 알 수는 없는거니까요. ^^

그레이스 2021-08-16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남쪽으로 튀어, 오래전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정부주의자인 아버지의 모습을 아이의 시각으로 유머러스하게 그려서 ...
일본이어서 조금 더 특별했던것 같아요
피상적으로 보았던 일본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아서

바람돌이 2021-08-17 01:13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도 재밌게 보셨군요. 반가워요. ^^ 일본만큼 개인과 국가간의 괴리가 큰 나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좀 해요.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다 같지 않은 것처럼 일본인들도 마찬가지겠죠? 그런데 그 개인들의 목소리가 진짜 너무 작은게 일본이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들구요. ㅎㅎ

겨울호랑이 2021-08-16 22: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글을 읽다보니,1964년 도쿄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의 차이점,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18년 평창 올림픽 사이의 연결점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 사이 한일 양국이 공동 개최했던 2002년 월드컵이라는 국제 스포츠 경기는 어떤 계기가 되었는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람돌이 2021-08-17 01:15   좋아요 5 | URL
도쿄도 그렇고 서울도 그렇고 이 두 올림픽 이후 최대의 경제호황을 누렸던건 맞죠. 물론 그게 올림픽때문인건 아니지만 영향은 있었을 거 같아요. 겨울호랑이님 말씀을 들으니 일본과 우리가 참 비슷한 길을 걷는구나싶은 생각도 드네요. 아마 지적하신 부분을 생각해보면 일본이 먼저 했던 실패들을 우리가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

얄라알라북사랑 2021-08-16 2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바람돌이님 리뷰만 읽어도 재미가 뿅뿅. 어린아이들, 글자게임에서 이겨보겠다고 달려드는 모습 어떻게 묘사되어 있을지, 어떤 유머코드일지 기대됩니다!^^

바람돌이 2021-08-17 01:16   좋아요 2 | URL
이라부 시리즈는 진짜 재미있어요. 분량도 얼마 안되어서 아마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걸요. ^^

새파랑 2021-08-16 23: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남의 나라 ㅋ 예전에는 일본소설을 즐겨읽었는데 어느순간 예전만큼 잘 안읽게 되더라구요 ㅜㅜ (하루키 제외) 이 책은 신선하다고 하니 한번 읽어봐야 겠군요 ~!!

바람돌이 2021-08-17 01:18   좋아요 4 | URL
저도 요즘은 예전만큼 일본소설을 안 읽네요. 그런데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궁금증은 더 커졌어요. ^^
죄의 궤적은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를 생각하면 신선하다는거지 다른 일본소설과 비교하면 오히려 진부하다고 할 수도 있어요. 중간쯤부터는 살짝 지겨워지기도..... ^^ 역시 저는 공중그네의 이라부 시리즈랑 남쪽으로 튀어의 캐릭터가 튀는 쪽이 훨씬 좋네요. ^^

초란공 2021-08-16 23: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를 웃게 만든 오쿠다 히데오네요^^ 히데오 아저씨 따라 우동 기행 떠나고 싶네요 ㅋㅋ 매일 맥주 마시고 ㅋ

바람돌이 2021-08-17 01:19   좋아요 3 | URL
맞아요. 독자를 웃게 만들죠. 제가 책 읽으면서 작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잘 안하는데 - 왠지 작가님들은 다 먼 아득한 곳에 계신거 같아서요. - 이 작가님은 만나보고싶더라구요. 소설속 캐릭터 같지 않을까 뭐 그런생각. ㅎㅎ

초딩 2021-08-16 23: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남쪽으로는 책으로 꼭 보고 싶었는데 ㅎㅎㅎ자꾸 미루다 고대사가 되어버렸어요 ㅎㅎ
좋은 밤 되세요

바람돌이 2021-08-17 01:20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렇게 책이 많이 나오는 추세를 생각하면 절판 안된게 신기한 고대사죠. ㅎㅎ
하지만 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책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 초딩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han22598 2021-08-17 0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흠...저는 공중그네..십대때 읽었던 것 같은데..
별 느낌이 없어서. 그 이후로 오쿠다 히데오 작가에 흥미가 안생겼는데,
바람돌이님 재밌다고 하셨으니..˝남쪽으로 튀어‘ 읽어봐야할까봐요 ㅎㅎ
표지에 있는 남자도 심상치 않아 보이니 ㅋㅋ 이번에는 재밌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겨요 ^^

바람돌이 2021-08-17 02:36   좋아요 3 | URL
공중그네도 저는 좀 심드렁했는데 뒤쪽에 나온 면장선거가 더 재밌었어요.
그리고 남쪽으로 튀어는 최고입니다. ^^

희선 2021-08-17 03: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쿠다 히데오 책을 다 본 건 아니지만, 재미있는 사람이 나오는 것도 있지만 《올림픽의 몸값》이나 《침묵의 거리에서》는 좀 다르기도 하더군요 그런 게 두 가지만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죄의 궤적》은 1963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 한해 전 이야기라니 《올림픽의 몸값》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1963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 한해 전이지만 지금을 생각하기도 했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18 01:36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올림픽의 몸값과 침묵의 거리는 안봤어요. 중간에 오쿠다 히데오를 안보고 건너뛴 기간이 길었는데 이미 다른 책들이 나와 있었군요. 올림픽의 몸값은 저도 보고싶으니 찜해둡니다. ^^ 찾아보니 올림픽의 몸값은 양들의 테러리스트라고 제목을 바꿔서 개정판이 나왔네요. ^^

책읽는나무 2021-08-17 07: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오쿠다 히데오!!!!
라라피포 부터 안읽었네요ㅋㅋ
남쪽으로 튀어랑 공중그네등 재미나게 읽다 보니 이후의 소설들이 좀 재미없더라구요.
그래도 한 번씩 눈에 띄는 오쿠다 히데오란 이름을 접할땐 안 읽은 소설들 읽어 보고 싶긴 합니다.하루키처럼요.
이건 애정?으로 읽는 거겠죠?^^
간만에 옛날 생각 바람돌이님 덕에 했네요.
아...옛날이여!!!ㅋㅋㅋ
옛 생각하면서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 다시 읽어볼까?싶다가도 아서라~~지금 밀린 책도 얼만데.....늘 그렇게 고민중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8 01:28   좋아요 1 | URL
맞아요. 먼저 나온 책들이 임팩트가 강하다보니까 사실 라라피포 이후에 나오는 책들은 약간 소품집 같은 느낌이었달까, 아마 그래서 저도 조금씩 안읽게 된거 같아요.
저도 옛날에 읽었던 책들이 하나도 기억이 안날때 다시 읽어볼까 하다가 안읽은 책들이 눈에 막 밟혀서 고민하고 그래요. ^^

2021-08-17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8 0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8-17 1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히데오 작품 쌓아 놓고 읽었는데
죄의 궤적이 나온 것도 바람돌이님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번역자 송태욱님의 번역은 믿고 보는데 ㅎㅎ

[죄의 궤적]이 도쿄 올림픽 1964년도 한해 전의 이야기를 다뤘다니
이전에 히데오가 자전적인 작품 스무살 ,도쿄와 올림픽의 몸값을 통해서 그시절 일본의 사회 분위기 생생하게 보여 줬습니다
이번 올림픽 처럼 거리의 부랑자들 싹 숨겨 버리거나 올림픽 경기장 건설 노동자로 써버리고 가족 없이 떠도는(경제 난으로인햬 이들 행방 불명자들도 그런식으로 취급

유미리의 작품 중에 [우에노역 공원 출구]라는 작품에서 우에노 공원 부랑자들( 1963년도에 올림픽 건설 도로 노동 희생자들)삶으로 전락한 이들의 서글프고 충격적인 삶을 담고 있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8 01:32   좋아요 1 | URL
아 전 번역자는 잘 안보는데 스콧님 덕분에 번역자도 신경쓰야 할 거 같은 느낌이네요. ㅎㅎ
일본 올림픽 전의 이런 얘기들은 전 잘 몰랐네요. 이 책에도 대략적인 분위기만 나오지 구체적인 사실을 얘기하지는 않거든요.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일본이 했던 짓을 우리가 뒤늦게 따라가며 거의 비슷하게 한게 어찌나 많은지.... 그것도 안좋은 것만 꼭 골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