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데어라 혼 지음, 서제인 옮김, 정희진 해설 / 엘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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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242쪽에 저자가 한나 아렌트의 책에 대해 그 책을(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좋아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고, 내가 그의 관점의 진가를 알 수 없었던 것이 나 자신의 사유능력의 부재를 반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책에 대한 나의 감상이 딱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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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5-09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제목이 도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가 나라고 말했다면, 그다음에 우리를 말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대체로 우리는 선이 합리적일 때 선하게행동한다. 좋은 사회는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사회다. - P29

내 두려움은 가면을 쓰고 있었다. 오염.
혼란, 재잘거림. 나는 두려움의 원인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느끼는 두려움이 두려웠다. 두려움이 내게 무슨 짓을 할지. 그리고 내가 무슨 짓을 하게 만들지 몰라 겁이 났다.  - P71

19세기의 지배적인 예술 형식은 소설이었다. 거대하게 펼쳐지는 서사로 개인의 운명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전 사회를 거울로 들여다본 듯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당시의 공적인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대다수의 지식인은 당대의 소설을 읽었다. 스토리텔링이19세기 영혼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 P78

우리는 하나였고, 그래서 하려고 했던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 P154

클래리사와 내가 별다른 노력 없이 수년간 유지해온 편안한 관계가 이제는 들고 다니는 골동품 시계처럼 정교하게 만든 물건이나 세심하게 균형을 맞춘 책략으로 보였다. 우리는 그 관계를 지속하는 방법을 힘들게노력하지 않고 지속하는 방법을 잊어가고 있었다.  - P155

 나는 로건 부인에게 남편의 용기에 대해 말해주려고 온 것이아니었다. 나는 결백하다는 것을, 그의 죽음과 관련해 나는 무죄라는 것을 설명하고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이곳에 온 거였다. - P163

드클레랑보 증후군은 더 밝은 세상을, 사랑이라는 명분을 향해 무모하게 달려드는 정상적인 연인들의 세상을 반영하고 패러디하는 어둡고 비뚤어진 거울이었다.  - P193

그리고 거기 그것이 있었다. 수치심, 그 당시 우리 가정을 지배했으나 인정받지 못했던 감정은 수치심이었다. - P211

종교는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에도 영향을 미쳐, 결속력과 정체성, 그리고 나와 나의 교우들이 옳다는 심지어 그리고 특히 우리가 틀렸을 때도 느낌을 심어준다. 하느님이 우리 편이 된 것이다. 광적인 하나 됨에 고무되고, 끔찍한 확신으로 무장한 우리는 이웃 부족을 급습해 의식을 잃을 정도로 그들을 두들겨패고 강간한 후, 정의감에 불타고 우리의 신들이 약속한 바로 그 승리감에 취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수천 년에 걸쳐 그런 일이 5만 번 반복되면, 근거 없는 확신을 관리하는 복잡한 유전자들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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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5-0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이 책을 읽으면서
타인의 사랑하는 방식이
또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일
수도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한승혜 외 지음 / 문예출판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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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개>가 너무 재미없고 싫었는데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었어. 학교에서 배운대로 식민지시대 지식인의 자화상 어쩌고 하지 않으면 왠지 없어보이는 내 모습? 그런 말도 안되는 자의식을 한방에 날려주는 책. 나는 이제 날개가 싫다고 왜 싫은지 당당하게 매우 잘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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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4-14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 목로주점 비슷한 스토리로 읽었는데...
날개의 주인공이 넘 슬프긴 했어요. 여자를 어떤 의미 안에 가두고 있어서 그렇다면 맞는것 같아요
그런데, 김향안 같은 여성과 결혼했던 이상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책 궁금하네요.

파이버 2023-04-19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싶었는데 바람돌이님께서도 별점 5개를 주셨군요. 더 기대가 높아지네요.

yamoo 2023-04-2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날개가 무척 재미없었어요. 여러책을 거친 후 다시봐도 재미가 옶습니다. 문학사적으로 의의가 뭔지는 알겠지만 즈식인의 찌질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거 같아요. 이상의 소설은 시에 비해 제겐 완전 별로였습니다.
 
사악한 것이 온다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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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영화 <구니스>가 생각나는 걸까? 다크한 구니스같은 느낌? 물론 어릴때 구니스를 재밌게 봤지만 이 나이에 그 영화를 여전히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이야기들 사이사이로 납득되지않는 구멍이 너무 많아서 책의 세계로 빠져들기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도서관에 대한 묘사는 매우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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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04-13 1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얼마전에 구니스 다시 봤어요. 재미있었어요. 뭐 애들이 그렇게 “사고”치면 이젠 부모 입장이라 큰일이지만 어느새 영화 볼 땐 아이들에 감정 이입해버렸어요;;

바람돌이 2023-04-14 11:19   좋아요 0 | URL
헉 그 오래된 영화가 아직도 재미있다고요. 물론 제가 어릴 때는 너무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만..... ㅎㅎ
그런데 이 책은 분위기가 매우 어두운데 그 어둠이 공감도 잘 안가고,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도 좀 너무 작위적이랄까 어쨌든 저는 재미가 없었어요.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어졌다는데 영화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ㅎㅎ
 

"왜냐고? 왜 이집트 문자, 아라비아 문자, 아비시니아 문자, 촉토 문자를 썼냐는 거냐? 흠, 바람이 무슨 언어로 말을 할까?
우는 어느 나라 출신일까? 비는 또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번개는무슨 색깔이지? 한바탕 울리고 잦아든 천둥은 어디로 갈까? 얘들아, 세인트 엘모의 불을 끄고, 장난꾸러기 고양이처럼 지구 곳곳을뛰어다니는 푸른빛 덩어리에 마법을 걸려면, 그 어떤 말도 통할 수있도록 준비해둬야 해. 이건 세상에서 유일한 피뢰침이야. 모든 언어와 목소리와 표식을 아우르며 폭풍우 소리를 듣고 느끼고 알고대꾸할 수 있지. 다른 나라에서 요란하게 고함치는 천둥이 넘어와도 이 피뢰침이라면 부드럽게 타이를 수 있다고!" - P19

10월의 그주, 둘은 하룻밤 새 훌쩍 자라 다시는 소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 - P12

바깥세상에서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이 특별한 밤.
종이와 가죽을 벽돌처럼 쌓아올린 이 땅에서는 언제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 잘 들어보면, 개마저 귀를 막을 만큼 날카로운 소리로 일만 군중이 내지르는 비명이 들렸다. 백만 부대가 대포를 나르는 소리와 단두대 날을 예리하게 가는 소리, 중국인들이사열종대로 끝없이 행진하는 소리도 들렸다. 눈에 보이지도 귀에들리지도 않지만, 짐과 윌은 말뿐 아니라 눈과 코의 감각도 타고났다. 도서관은 머나먼 나라에서 온 향신료의 정제 공장이자, 외국의사막이 편히 잠든 곳이었다.  - P25

‘다크 씨가 저 괴물 무리를 이끄는 걸까, 아니면 괴물들이 다크씨 피부에 올라타서 끌고 다니는 걸까?‘ 윌은 문득 궁금해졌다. - P132

"그럼 지금부터는 생각을 달리 해보렴. 마을에서 제일 행복한표정으로 제일 크게 웃던 사람이 실은 제일 무거운 죄를 짊어진 사람일 수 있단다. 웃음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거든. 그 명암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해. 유독 목청 크고 호쾌하게 웃는 사람은 스스로를감추기 위해 그러는 걸 수 있어 웃음으로 죄의식을 씻어내려는 거지. 하지만 인간이란 죄 짓기를 즐기기도 한단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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