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일을 잘 수행해내기 위해서 가면을 써야 하는 것이 괴로울 때면 5천 억이 있는 가짜부모 행세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계약 내용을 꼬치꼬치 따져 묻는 사람 한번 못 되겠는가 싶고, 주인공의 공을 다 가로채는 것도 모자라 자료실에 가두고 주요 파일을 지우고 CCTV를 없애고 애인까지 뺏는 상사를 보면서 고작 점심 메뉴를 자기 마음대로 정하는내 상사는 정말 양반이다 싶고, 부모의 원수인 전 남편의 현 부인과 한 회사를 다니는 주인공을 보며 뭔가조금 불편했던 동료 정도는 얼마든지 와락 끌어안게되는 것이다. - P19

<강남스캔들>은 얼마나 재미있는 드라마였을까, 엄마와 동생에게 물어보니 ‘말도 안 되지만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큰 칭찬인데…. 어쩐지 아쉬워지지만 그 시절의 나에게는 그 드라마가 필요 없었다는 것이 감사하고, 갖은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아침드라마 정도면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는 사실 또한 감사하다. 설마, 아침드라마는 그래서 언젠가부터주말에는 하지 않게 된 것인가? - P24

조금만 기준과 달라 보여도 색안경을 끼고 보기 바쁜 현실과는 달리 아침드라마 속 세상에서는 그어떤 형태의 가족도, 혹은 가족이 아니라고 해도 어느 누구 하나 경계 밖으로 밀어내거나 소외시키지 않는다. 머글들 사이에서 평생 자신이 이상한 존재라고생각해왔던 해리포터가 호그와트에서 받았던 환대에비유할 수 있을까? 아침드라마는 아침마다 우리의 인식의 폭을 넓혀주고 편협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허무는 유연하고 급진적인 매체였던 것이다. - P40

의 즐거움이었다. 우리는 집 밖으로 나가기 전 아침드라마가 펼쳐놓는 심각한 상황에 미리 노출되는 것은 예방주사를 맞거나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기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며 웃었다. 세라젬 의료기를 장만한 뒤로는 TV 볼륨을 높이고 거실에 누워 소리만듣기도 한다. 아침드라마는 분주한 아침 시간에 화면에 집중하지 않고도 딴 일을 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설명적인 대사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83

말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어렵지만 말을 하고서는 부덕을 피하기가 어렵다. 내 말과 글을 어딘가에 계속 남긴다는 것은 ‘N년 전 오늘‘을 계속해서생산해내는 것과 같다. 이렇게 생각하면 지금이순간에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저 그 과거의 오늘들이 쌓여 덜 무례하고 덜 실수하는 오늘을 만들 수 있기를, 그리고 지금 지나는 오늘 또한 미래의 오늘이 좀 더 낫기 위한 뒷받침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P123

 우리는 밤을 새워 몰아보는 B급 영화가 괜찮은 영화를 쾌적하게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거나 하루에 인천 3대 돈까스집을 모두 방문한 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들러 냉면을 먹고 돌아오는 행동 자체를 좋아서 하는것이 아니라, 그런 얼토당토않은 일을 무조건 함께해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좋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무조건 함께한다면 얼마나 더 좋겠는가! - P147

 예술 계통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내 취향에 대해 모종의기대감을 갖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떤 작가를 좋아하는지, 최근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있는지, 요즘 듣는 음악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어딘가 마음이 어려워진다. 그런데 이것을 말하자니 수준이 낮아 보이고, 저것을 말하자니 젠체하는 것 같고,
그것을 말하자니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것 같은 어려움 속을 헤매다가 문득 아침드라마를 좋아한다고 털어놓고 나면 일종의 해방감이 찾아온다. 쿵짝이 맞지않아도 우하하하 웃을 수 있고, 쿵짝이 맞는다면 우하하하 신날 수 있고, 기대를 와르르 무너뜨릴 수도있고, 예측을 유유히 피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 P160

내사 좋아하는 것이 여간해서는 나에 대한 판단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아침드라마를 좋아하는 점을 좋아했다. 어떤 이는 의외라며 좋아하고, 어떤 이는 예상대로라며 좋아했다. 아마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아침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사실이상대가 나에 대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을 더할수는 있지만, 팔씨름의 꺾기처럼 경계선 반대편으로넘어가버리는 역할을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 P161

관심 있는 것 말고는 관심이없던 우리는 매일 뉴스를 놓치지 않고 보게 되면서 강제로 세상사에 밝아지게 되었다. "어머 어머 웬일이니" 라는 추임새는 아침드라마에도 아침뉴스에도 똑같이 어울리는 것이었고, 잠을 깨우는 놀라움과 비현실성 또한 여전했다. 우리는 픽션에 놀라는 쪽이 팩트에 놀라는 것보다 훨씬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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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31 17: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발췌글 넘 재미있어요. 아침드라마는 주로 집안일을 하면서 보는 이들이 많아 대사가 많고 자극적이고, 저녁드라마는 모든 일을 마치고 제대로 보기에 영상미에 치중한다는 글 본 기억이 납니다. 이 책도 재미있겠어요 ~~~

바람돌이 2022-05-31 17:11   좋아요 1 | URL
아침 드라마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도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ㅎㅎ
아침드라마와 저녁 드라마의 차이에 대한 얘기도 한편으로 수긍이 가네요. ^^

파이버 2022-05-31 2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너무 재미있어요! 저는 드라마는 안보고 저 장면만 돌아다니는 걸로 많이 봤는데 책표지로 보니 더 재미있네요~

바람돌이 2022-06-01 10:34   좋아요 2 | URL
저 장면과 김치 싸대기 장면은 밈계의 고전아닐까요? ㅎㅎ

모나리자 2022-06-01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무튼 시리즈가 날개 돋친 듯하네요.ㅎ
아침 드라마를 본지가 언제인지.. 재미있는 내용 같은데요.
6월에도 좋은 책과 많이 만나세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2-06-02 21:36   좋아요 0 | URL
저는 아무튼 시리즈 처음 본게 이거예요. 근데 생각보다 재밌네요. 앞으로도 간간히 찾아볼듯합니다.
 
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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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에 대해 많은 문제제기와 다양한 모습들을 내포하고 있어 생각은 많아지는데, 읽다가 보면 덜컥 덜컥 걸리는 곳들이 있다. 예를 들면 선이와 달마의 대화 같은 것. 좀 작위적인 것 같은 이런 장면들은 뭔가 좀 다르게 표현됐더라면 이 소설이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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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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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아이에게 철이란 이름을 준다.

철학의 철에서 따온 이름이다.

집에 있는 고양이들은 칸트와 갈릴레오이고, 로봇고양이의 이름은 데카르트다.

아이에게 고전을 읽히고 천자문을 가르치며, 음악을 듣고 감동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가르친다.

인류의 오랜 인문적 예술적 성과들이 결국 인간을 인간답게, 그리고 인간의 사회를 오래도록 유지해줄 힘이라고 믿고 있다.


....오직 인간만이 호기심과 욕망, 신념을 가지고 다른 세계를 탐험하고 그들과 교류하려 할 거야. 감정이 있는 존재만이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그래야 그 결정들을 바탕으로 발전을 할 수가 있는거야.(226쪽)


그래서 그는 중세 유럽에서 수도원이 인류의 지식들을 보관하는 창고 역할을 했듯이, 인간의 마음을 가진 휴머노이드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래서 인간의 감정과 마음을 가진 최첨단 휴머노이드 철이를 만들고 아들로 기른다.


인간의 감정과 마음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은 필멸을 아는 존재로서의 인간이다. 

필멸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절실할 수 있고,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고, 알고자 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그것이 인류의 역사를 발전시켜 왔고, 인간의 영역을 계속 확장시켜온 주된 힘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인간의 대표적인 예로 제시되는 인물이 바로 주인공 철이의 아버지 최박사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계 로봇, 클론 등이 다수 등장하는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철이의 아버지 최박사만이 유일한 오리지널 인간이다.

필멸의 존재로서의 그의 염원은 점점 더 완벽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세상에 대해 그건 안된다고, 인간을 로봇이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인류의 유산을 보존하고자 노력하는 존재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그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 가장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의 제작과 그 휴머노이드를 통한 문화의 전수라는 방법이다.

이 얼마나 완벽한 아이러니인가?

애초에 그의 염원과 그가 선택한 방법이 지극히 모순적이었던 탓에, 그가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파멸하리라는 것은 애초에 자명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찾고자 한 것은 아들로서의 철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성과의 결과이자 집합체로서의 철이었고, 지극히 이기적인 그의 고려대상에는 철이의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가장 인간에 가까운, 인간의 감정과 마음을 가진 휴머노이드 철이를 만들었지만, 최박사 스스로가 휴머노이드 철이에게 아들로서 아버지의 애정을 바라는 마음, 또는 그렇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줄 아는 마음, 아버지와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었던 소중한 관계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 이런 것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그는 철이를 다시 돌려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인간의 감정과 마음이란 무엇인가?

이 소설의 주요 등장 인물들 중 가장 그 마음과 거리가 먼 등장인물을 따지자면 바로 이 오리지널 진짜 인간인 최박사일듯하다.

오리지널 인간이 아니기에 인간다움에 대해, 또는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논쟁을 벌이고,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아야 하는 선이나 달마, 철이와 다르게 최박사는 자신이 애초에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 자신이 생각하는 것, 갈구하는 것 그 모든것이 진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파멸한다. 

죽음이 아니라 파멸하는 것은 마지막의 순간에 그에게 무엇도, 누구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여지도 남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다운 감정과 마음이란 결국 존재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복제인간 클론인 선이 어린 민이에게 가지는 애틋함.

휴머노이드 철이 헤어진 선이를 찾고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마음.

같은 존재들의 마지막 삶의 선택기회를 주고싶어 고군분투하는 달마의 마음.

그런 마음들이 결국 인간다운 감정과 마음일테고, 그것이 인간의 마음이 아니라면 인류에게 희망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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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30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요즘 인기 많은거 같아요. 리뷰만 보면 비슷한 소재를 다룬 <클라라와 태양>이 떠오르네요. 표지를 보니 좀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바람돌이 2022-05-30 18:57   좋아요 2 | URL
클라라와 태양을 아직 사놓고도 못읽었는데 곧 읽어야겠어요. 아마 비슷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 책 겉표지도 좋았지만 속표지가 더 예뻐서 깜짝 놀랐습니다. 궁금하시면 음..... 500원???? ^^;;

페크pek0501 2022-05-30 2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신간 읽으셨네요. 요즘 잘 나가는 작가네요. 여행의 이유, 도 꽤 팔린 것 같은데
작별인사의 세일즈 포인트도 아주 높더라고요. ^^

바람돌이 2022-05-31 16:01   좋아요 1 | URL
김영하 작가는 좋아하는 작가라서 나오자 마자 사두었는데 마음이 좀 싱숭생숭하다보니 이제 읽었네요.
그간의 김영하 작가의 책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들던데 아직 그게 좋은건지 나쁜건지가 좀 헷갈려요. ^^

희선 2022-05-31 01: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인 최박사가 가장 사람답지 않은 마음을 가졌다니... 사람이기에 그걸 더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닐까 싶어요 사람으로 사람 마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이기도 하지만, 그런 사람만 있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5-31 16:03   좋아요 1 | URL
사람이 뭔가라고 하면 진짜 아무도 한마디로 정의하진 못할 거 같아요. 어떤 의미에서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저 최박사의 모습이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이 맞지 싶다가도 그래도 세상에는 또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소설로서 탁월한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
 

노을 같은 무해하고 장엄한카오스는 그냥 감상하면 그만이야. 뭐하러 예측을 하겠어? 노을이 우릴 죽이는 것도 아닌데."
"정말 미래는 알수 없는 거네요."
"미래는 알 수 없다는 것도 확실한 사실은 아니야.‘
"그게 무슨 뜻이에요? 그럼 미래를 알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건 ‘미래‘라는 말이 뭘 의미하느냐에 달렸어." - P33

거나 무거운 것을 가볍게 들고 있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것은 과연 무엇인가? 팔, 다리, 뇌의 일부 혹은 전체, 심장이나폐를 인공 기기로 교체한 사람을 여전히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나는 인류가 이미 20세기 후반부터 이런의문들을 품어왔다는 것을 고전 SF 영화나 소설 등을 보면서어렴풋이 짐작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게 내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내가 완벽하게 기계의 흉내를 내고,
그러다 언젠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어떤 것들, 예를 들어 윤리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을 다 저버린 채 냉혹하고 무정한 존재로 살아가게 될 때, 비록 내 몸속에 붉은 피가 흐르고, 두개골안에 뇌수가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인간일 수 있는 것일까? - P70

"소비자들은 한번 다른 집에 입양됐던 중고 휴머노이드 아이는 원하지 않거든. 성격이 이미 형성됐다고 생각하는 거야. 파양된 걸 보면 성격에도 문제가 있을 거라 넘겨짚기도 하고・・・・…그들은 사용감이 없는 아이만 원해." - P98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가 아니라 지금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집중하세요. 인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관념을 만들고 거기 집착합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늘 불행한 것입니다.
그들은 자아라는 것을 가지고 있고, 그 자아는 늘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할 뿐 유일한 실재인 현재는 그냥 흘려보내기 때문입니다. 다가올 기계의 세상에서는 자아가 사라지고과거와 미래도 의미를 잃습니다." - P160

이야기는 인간이 겪는 고통에 의미가 있다고 은연중에 말합니다. 가장 많은 인간이 믿었던 두 종교는 모두 하나의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최초의 인간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고통이 시작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모든 이야기가 인간의 고통에의미를 부여합니다. 신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고통만 주신다고도 합니다. - P162

끝이 오면 너도 나도 그게 끝이라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을 거야. 선이는 옳았다. 훗날 때가 왔을 때, 선이도 나도 일말의 의심 없이 알 수 있었다. 끝이 우리 앞에 와 있고,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 P204

이전에는 선이나 민이를 아예 알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몇 주 사이에 그들을 평생 같이 살아온 아빠보다 더 가까운 존재로 느끼는 걸까? 다음속의목소리가 그 의문에 대답했다. 그들은 나를 속이지 않았다고. - P215

생의 유한성이라는 배음이 깔려 있지 않다면 감동도 감흥도 없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생이 한 번뿐이기 때문에 인간들에게는 모든 것이 절실했던 것이다. 이야기는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삶을 수백 배, 수천배로 증폭시켜주는 놀라운 장치로 ‘살 수도 있었던 삶‘을 상상속에서 살아보게 해주었다. 그러니 필멸하지 않을 나로서는점점 흥미가 떨어졌던 것이다.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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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쯤 갑자기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는 느낌이 팍 들었다.

딱히 아픈건 아니고, 걷는 데도 별 문제 없이 계단을 오르는게 좀 힘들다는 느낌 정도.

"아 정말 요새 운동을 못했더니 이젠 근육이 다 빠지나봐." 이러면서 남편과 코로나도 좀 잠잠해지니 헬스장을 다시 다니자는 얘기를 하며 운동 노래를 불렀으나 3월은 바쁜 달이다보니 지나가고, 4월부터는 오래전부터 고질병이던 어깨 회전근개열 치료를 위해 정형외과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헬스장은 좀 쉬라는 의사의 충고에 그럼 어깨치료 3개월정도하고 끝나면 헬스장 가자 이러고 있었다.

그리고 4월 말에 코로나에 걸렸고, 일주일 격리 치료 후에 출근했는데 코로나 휴유증인지 너무 피곤해서 미치겠는거다.

집앞 내과에 영양제라도 맞아야겠다라고 갔다가 의사선생님께 "아 요즘 팔다리에 힘이 너무 빠지는데 이건 왜일까요? 그냥 운동부족일까요?"라며 증상을 얘기했더니 간단하게 혈액검사를 한번 해보잔다.


다음 날 결과 보러 갔더니 

간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고, 그것보다 더 심각한건 근육효소 수치란게 140정도가 정상인데 9700이란다.

의사선생님이 내일 아침도 아니고 지금 당장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병원 외래 지금 안되는데요 하니까 응급실로 무조건 가라고....


그렇게 나의 병명을 알기 위한 병원의 과순례가 시작되었다.

온갖 내과를 전전하다가 결국 마지막 신경과에서 각종 검사후 결국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근육염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보다 정확한 병명을 위해 대학병원에 입원해 MRI촬영과 조직검사까지 하고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병명이 나오면서 직장은 2개월 병가를 내놓은 상태이고....

아니 그런데 도대체 나한테 근육이 어디있다고? 다 살인데 말이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거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한번도 제대로 아파본적이 없었고, 체력과 건강은 은근 자신있어했던것들이 어이없고,

그동안 참 내 몸을 함부로 사용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지난 3년간 유독 스트레스가 심했던 직장도 떠오르고....

하여튼 아프고 돌아보니 모든 것이 후회일따름이다.

그럼 뭐하나?

어쨌든 병은 생겼고, 치료는 힘든 병이라 그러고, 심해지지 않기 위해 엄청 노력해야 하고.....

결국 내가 나의 아픈 몸에 적응해야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3월쯤에 집에서 쭈그려 앉아 뭘 꺼내고 일어서다가 균형을 못잡아서 그대로 뒤로 꽈당 넘어지며 뒷머리를 찍은 적이 있었다.

어찌나 큰 소리가 나고 심하게 찍었던지 방안에 있던 딸이 뛰어나왔고, 나는 누워서 너무 아파서 아 사람이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때는 나의 운동부족때문에 허벅지 힘이 딸려서 이랬다고 생각하니 그냥 기가 차하면서 웃을 수 있었다. 

머리에 커다랗게 난 혹을 만지면서.,....

나의 병을 알고 난 이후 어제 저녁 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안에 있는 사람이 나온다고 잠시 비키던 남편에게 살짝 밀렸는데 그대로 뒤로 넘어져 머리까지 박았다. 

예전이라면 그저 살짝 비틀거릴 정도의 충격이었는데 힘이없는 나의 허벅지는 그걸 못견디고 그대로 뒤로 넘어가버린 것이다.

순간 아픈 것보다도 눈물이 쏟아졌다.

내 몸이 나의 통제를 벗어나는 경험.

어쩌면 나는 이런 상태의 현재의 몸에 죽을때까지 익숙해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끊임없이 조심해야 하는 상황을 예측하고 경계하고 살아야 한다는 느낌....

뭐 이런것들이 한순간 나를 무너지게 했던것 같다.

조금 많이 울었다. 


사는건 언제나 예측불허이고, 그것이 좋은 쪽이기보다는 나쁜 쪽인 경우가 더 많은게 우리 삶이고, 아 그러니까 그게 결국 살아간다는것이라는걸 그래 인정해야지....

아직까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어느정도로 심각한지, 아니면 관리 가능한 상태인지도 알 지 못하고,

본격적인 치료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는건 언제나 계속되어지고, 계속되어야 한다.


언제나 살면서 나는 이정도면 난 괜찮지, 그래 난 괜찮은 사람이야 이런 말을 늘 달고 살던 나였는데

이제는 그 말의 내용이 조금 더 디테일해져야 할게다.

아프고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나의 몸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그리고 일상을 회복하는 것, 아픈 만큼 내 몸에 배려를 함께 주는 것.

이제는 아픈 나를 사랑하자 뭐 그런 생각들을 열심히 우겨넣고 있다.


요즘은 어른이 되고 난 이후 가장 모범스런 생활을 하고 있다.

10시~11시 사이에는 무조건 잠자러 가기. 하루에 8시간-9시간의 잠 무조건 확보

빨리 못걸으니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집앞 공원 산책

하루 3끼 꼬박꼬박 골고루 잘 챙겨먹기.

그리고 술도 끊고, 커피는 하루 반잔만 허용.

아 그러고 보니 진짜 새나라의 어린이같은 어른이 되고 있구나.

다만 재밌는 것들은 모두 내가 포기한 것들에 있어 유일하게 남은 즐거움은 책밖에 없는 상태이다.

그래도 책이 남아 다행이라며 그동안 온갖 뒤숭숭함에 손에서 놓았던 책을 다시 잡아야지 그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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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22-05-27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조심 또 조심하셔요.
결과 별 일 아니기를 진심으로 기도 드립니다.
내일도 모르는 예측불허의 삶...동감합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38   좋아요 0 | URL
예측불허라고 말만 하다가 진짜 뒷통수 거하게 맞으니 아프긴 하네요. ㅎㅎ
위로와 격려에 힘입어 힘을 내 보겟습니다. ^^

새파랑 2022-05-27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런 아픔이 있으셨군요 ㅜㅜ 그동안 몸도 그렇고 마음고생 많이 하셨을거 같아요 ㅜㅜ 안아프다가 갑자기 아프니 더 힘드셨을거 같고. 이제부터라도 건강을 잘 회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2-05-28 15:39   좋아요 1 | URL
지금 당장은 몸이 아프거나 크게 불편한건 아닌데 마음이 좀 싱숭생숭하네요. 위로 감사합니다. 결과 나올때까지 규칙적으로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고, 또 이후에는 그런대로 살아야죠. 늘 생각만 하고 못했던 너무 열심히 살지말자 이런거 실천해볼려구요. ㅎㅎ

잠자냥 2022-05-27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 요즘 왜 안 보이시나 많이 바쁘신가 했더니…. 이런 일이 있었군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참 없습니다. 검사 결과가 부디 가장 덜 심각하기를, 그리고 꼭 완치가 되고 쾌유하실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41   좋아요 1 | URL
마음이 어지러우니 책은 눈에 안들어오고 병원은 거의 매일 왔다갔다하고 뭐 그렇네요. 이제 좀 어떻든 마음은 좀 안정이 됐고요. 일단은 기다려보고 결과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또 대책이 있겠구나 하고 있어요. 위로 감사합니다. ^^

햇살과함께 2022-05-27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바람돌이님 많이 아프셨군요. 조심 조심. 쾌차하시길.. 책이 위안이 되서 다행이에요

바람돌이 2022-05-28 15: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한동안 책도 못보겠더니 이젠 조금씩 마음이 안정돼가네요. 제가 적응해가는거겠죠. 그래도 좋아하는걸 할 수 있는게 있다는게 좋네요. ^^

대장정 2022-05-27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디 무탈하시고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42   좋아요 0 | URL
네 대장정님 위로덕분에 괜찮을거라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

라로 2022-05-28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바람돌이님!! ㅠㅠ 아직 진단이 확실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좋은 결과 알려주시길 간절히 기대하겠다!!!!!

바람돌이 2022-05-28 15:43   좋아요 0 | URL
네 진단이 오래 걸린다 하더라구요. 점점 힘은 빠지는데 저도 빨리 결과가 나와서 치료든 뭐든 빨랑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뭐 제 맘대로 안되는건 어쩔수 없죠. ㅎㅎ 위로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05-28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듯 해요.
치료 잘 하시고 얼른 쾌차하시길 바래요.
맘 단디 잡수시고
바람돌이님 이름처럼 씩씩하게 일어나시길 기원합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45   좋아요 1 | URL
마음고생은 안하겠다고 안하는게 아니더라구요. 역시 세상일에 무엇이든 오만하면 안되겠다 뭐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위로 감사합니다. 몸이 아파도 씩씩한건 할 수 있으니까요. ^^

chika 2022-05-28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많은 즐거움을 찾게 되시리라 믿습니다. 많이 아프지는 않기를. 큰일은 아니기를 기도합니다. 좋아지실꺼예요. 건강하게 즐겁게 책읽는 일상이기를요.

바람돌이 2022-05-28 15:46   좋아요 0 | URL
지금 하고 싶은건 날이 더워서 시원한 맥주 딱 한잔만 했으면 진짜 좋겠는데 그게 안되니 쬐끔 슬픕니다. ㅎㅎ 치카님도 저도 많이 아프지 말고 우리 오래도록 같이 책읽어요. 위로 감사합니다. ^^

라파엘 2022-05-28 0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정말 어려우실텐데,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무탈하시길 바라고, 건강을 위해서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46   좋아요 1 | URL
그쵸? 저도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그냥 건강하시라는 저 말씀 한마디에 충분히 위로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

han22598 2022-05-28 0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눈으로 볼 수 없더라도...글로 전해지는 바람돌이님 마음에 힘을 더해주고 싶어요...그리고 마음이 주는 힘으로 몸도 회복해지시면 좋겠어요!

바람돌이 2022-05-28 15:48   좋아요 1 | URL
충분히 마음에 힘이 됩니다. 위로 감사합니다. 괜찮겠지? 좀 오래 걸려도 조심하고 열심히 치료하고 그러면 될거야라는 생각을 하루에 백만번씩 하네요. ^^

hnine 2022-05-28 0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간수치가 갑자기 저렇게 올라가면 병원에선 비상이라고 보나봐요. 저도 수년전에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서 한밤중에 응급실에 간적이 있는데 간수치가 엄청 높아져 있다며 바로 집에 보내지 않고 이것 저것 검사를 마구 하더라고요.
결과를 기다리시면서 벌써 모범적인 생활을 실천하고 계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검사 결과는 별것 아니기를, 그리고 이번 일로 더 건강해지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건강 문제가 눈 앞에 있으면 그 외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더라고요.

바람돌이 2022-05-28 15:5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프면 다른건 사실 다 쓸모없죠. 건강한 몸이 최고인데 그걸 평소에는 잘 모르는게 또 우리 인간이잖아요. ㅎㅎ hnine님도 응급실 가셨을때 많이 놀라셨겠어요. 저는 병명은 이미 나왔고, 원인에 따라 이게 또 치료방법이 달라지나봐요. 그래서 정밀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래서 이 병의 다양한 원인 중에서도 그나마 좀 경미한 것이기를 하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그러니 관리를 안할 수가 없는...... ㅎㅎ

난티나무 2022-05-28 0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결과가 괜찮길, 큰일 아니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51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저도 부디 저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병이기를 바라고 있어요. ^^

수이 2022-05-28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안 들어오셔서 코로나 후유증이 심하신가 보다 얼른 나으셔야 할 텐데 했는데 갑자기 이런 진단이 나와서 많이 놀라셨을 거 같아요. 일상을 살아가는 일이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제일인 거 같아요. 무슨 일이든지 몸이 건강해야 가능하니까요. 쾌차하시기 바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53   좋아요 0 | URL
저에게는 어쩌면 코로나가 전화위복이었던것도 같아요. 코로나에 걸린게 아니었다면 저렇게 집앞 병원에도 가볼 생각도 안하고 헬스장 찾아가는 뻘짓을 여전히 하고 있을테고, 잠 안자고 열심히 술먹으면서 간수치는 더 올리고 있었을테니요. 그러다가 진짜 쓰러져서 갔을지도..... ㅎㅎ 역시나 인생에는 나쁜 면만 있는건 아니라는 생각도 합니다. ^^ 위로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2-05-28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바람돌이님, 이런 일이 있으셨군요. 모든 게 혼란스러우실 상황에도 이렇게 글 남겨 주시니 감사합니다. 검사 결과 심각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 기회에 가여운 몸 많이 돌보고 아끼시길요. 힘내세요!

바람돌이 2022-05-28 15:55   좋아요 0 | URL
지금은 직장도 쉬고 있고, 병원 결과도 기다리는거 외엔 할 일이 없어서 그냥 생활의 패턴을 빨리 만드는게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좋겠구나 싶어서 책도 다시 보고 알라딘의 지인님들도 다시 이렇게 글로 만나고 그러고 싶었어요. 저는 언제나 일상의 힘을 믿는 사람이니까요. ㅎㅎ 위로 감사합니다. 열심히 힘내 보겟습니다. ^^

blanca 2022-05-28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아프네요. 정확한 진단 나오고 건강 회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5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알라딘 서재 지인 여러분들의 위로와 기원 덕부에 힘이 부쩍부쩍 납니다. ^^

다락방 2022-05-28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바람돌이님 ㅜㅜ
부디 관리 가능한 무겁지 않은 진단이기를 바랍니다.
저도 제 건강을 엄청 자신하다가 어느날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고 그게 지속되더니 먹은겅 다 토해내고 그러다 담낭 제거 수술을 하게 됐거든요. 나이가 든다는 건 이렇게 내 몸의 어떤 부분이 망가지고 약해지는 걸 마주하게 되는 일인 것 같아요. 그 후에도 이러저러한 통증들이 찾아들었는데 그때마다 번번이 슬프고 절망하다가 ‘이제 통증을 받아들이고 함께 가야겠구나’ 하고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육체가 쇠약해지면 식습관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책읽기는 가져갈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바람돌이 님, 부디 건강 화복 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5:58   좋아요 0 | URL
정말요 다락방님. 나이가 든다는건 정말 우리 몸의 어딘가가 하나씩 하나씩 약해지는걸 받아들이는 과정인거 같아요. 작년에 둘째가 대학생이 되고 이제 정말 내 맘대로 하고싶은거 다하고 살아야지 했는데 역시 삶은 예측불허네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통증이나 몸의 불편함을 슬퍼하고 절망하기 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텐데 잘할 수 있겠지요. 그러라고 그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살아온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위로 감사드려요.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psyche 2022-05-28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바람돌이님... 검사가 별 일 아니길, 금방 치료되는 일이길 기도할게요.

바람돌이 2022-05-28 15: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psyche님 기도로 저도 힘내볼게요. 그리고 역시 괜찮을거야라고 계속 생각하려구요. ^^

겨울호랑이 2022-05-28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바람돌이 2022-05-28 16: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인생이 한방에 결정타를 날리기야 하겠어요? ㅎㅎ
이번에 맞은게 좀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견딜수 있는 정도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파이버 2022-05-28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검사결과가 무겁지 않기를 그래서 훌훌 털고 일어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푹 쉬시고 쉬시는 두 달 동안 꼭 회복하시길 바랄게요

바람돌이 2022-05-28 16:0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아픈 덕분에 얻기 힘든 휴가를 두달 얻었으니 - 아니지 방학까지 이어지니 3달이네요. 푹 쉬고 열심히 자고 잘 치료해서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희선 2022-05-28 2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시 간수치가 높았던 거면 좋겠네요 검사 결과 나오지 않았다니 나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부터 이른 시간에 잘 자고 걷기도 하시는군요 바람돌이 님 잘 쉬시고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5-30 14:3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몸이 안좋은게 느껴지니 뭐 어쩔 수 없이 열심히 걷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늘 희선님과는 한밤중에 만났던듯한데 이젠 이렇게 낮에만 희선님 글 읽고 할듯해요. 일단 밤에는 아예 컴을 안켜기로 했네요. ㅎㅎ

scott 2022-06-01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세한 병명과 정확한 상태를 알기 까지 병원에서 각종 검사 받느라 바람돌이님 심신이 많이 지치셨을 것 같습니다
두달 휴가 동안 건강 잘 챙기세요
기나긴 코로나 학기를 하시며 아이 입시 뒷바라지 하시느라 몸도 마음도 많이 고생 하셨던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님 빠른 회복 바랍니다 ^^

바람돌이 2022-06-01 16:32   좋아요 1 | URL
스콧님 감사합니다. 지금은 그냥 마음을 비우고 결과 나오는대로 받아들이고 의사선생님이 시키는대로 잘해서 어쨌든 다시 건강해지자 아니면 완치는 안되는 병이라니 병과 함께 살더라도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욕심내지 말고 살자 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