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많이 아는 선생님이 잘 못 가르칠까?
내가 아니까 남들도 다 알 것 같다고 전제를 깔아 버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지식의 저주‘다. 덧붙여서 행동경제학자 콜린 캐머러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늘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는 않는다! - P120

작은 수의 법칙에서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교훈은, 시도한 횟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이변이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해 봐서 아는데!‘라며 자기 경험을 밀어붙이는 태도가 위험한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진리는 혼자 해 봐서 나온 결과에서 도출되지 않는다. 괜히 자기의 경험만 믿고 고집 피우지 말고,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는 수천수만 명의 경험을 모아 그 속에서 진리를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 P128

 불평등의 원인을 모조리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면 우리는 사회가 만들어 낸 수많은 자산들을보다 공평하게 나눌 수 있다. 한국에 사는 이완배 씨의 운을 소말리아의 바레 씨에게 나누어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 P136

인간은 정말 이기적일까?
지금껏 주류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가정 아래 이론을 구상해 왔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타인을 생각하는 등력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이기심을 기반으로 한 경제학이 아닌, 협동을 전제로 한 경제학이 필요한 이유다.
- P146

애리얼리 교수는 여러 실험을 통해서 범죄나 부정부패는 나쁜놈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 심지어 도덕적인 사람들도 빠질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환경만 조성되면 나약한 인간은 범죄의 유혹에 빠진다.
- P154

파농에 따르면 서민은 프랑스 제국주의자로부터 받는수직 폭력 탓에 곤궁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그 곤궁이 서민을더 폭력적으로 만들어 수평 폭력을 휘두르게 한다. 빈곤의 늪에서허우적대던 서민들은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죽이고 두들겨 패는방식으로 수직 폭력의 한과 고통을 푼다. 알제리 서민은 원래 썩은사과가 아니었고, 그들을 둘러싼 사과 상자가 썩었기 때문에 오염됐다는 이야기다.
- P160

성과 연봉제는 근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는 전제를품는다. 그래서 더 많은 성과급을 주면, 노동자는 더 경쟁적으로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애리얼리의 실험에서 나타나듯,
인간은 그렇게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돈 더 줄게. 더 열심히 일해!" 라는 말에 의욕을 갖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기도한다. 그리고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
고 믿을 때, 나의 동료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을 때 더 헌신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협력하고, 동료를 존중하며, 모두의 이익을 위해 나의 이익을 포기하기도 하는 그런 존재라는 뜻이다.
- P171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행동경제학은 과학으로 위장한 경제학에 ‘인간‘이라는 요소를 다시 첨가했다. 예를 들어 주류 경제학은조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시스템(성과 연봉제)이나 쉬운 해고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인간은 돈만 아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만 갖추면 모두가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전혀 다르다. 앞서 살펴본 댄 애리얼리의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있을 때 일을 더 많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따뜻한 칭찬을 들을때, 동료애를 느낄 때,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명예가 드높아질 때 더 헌신적으로 노동한다.
- P198

이 실험 결과도 충격적이었다. A 그룹 참가자 가운데 연 소득이 2,400만 원 이하인 빈곤층은 연 소득 1억 8,0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보다 평균 44%나 많은 돈을 나눠 줬다. 부자가 더 많이 나눌 것 같지만, 그들이 훨씬 구두쇠 노릇을 했다는 이야기다.
실험에서 알 수 있듯 대다수의 금수저는 오만하며, 법을 지키지 않고, 심지어 나눔의 정신도 부족하다.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낮은 사람은 다 자기보다 못난 사람들이며, 멸시받고 천대받아도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피프 교수는 이 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강연 제목을 ‘돈이 당신을 사악하게 만드나 (Does money makeyoumean?)?‘라고 지었다.
- P206

상대가 죄를 지었어도 미래를 위해 서로 협력하고 용서하자‘
는 말은, 일견 사랑이 넘쳐 보일지 모르지만 행동경제학적으로는옳은 전략이 아니다. 죄를 지었으면 단죄해야 한다. 그래야 그 죄의 반복을 멈출 수 있다. 루쉰이 "페어플레이는 이르다"고 단언한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P243

‘노오력‘을 하면 인생이 바뀌다?
자기 통제력을 기르고 ‘노오력‘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틀렸다.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개인의 열정만으로는 인생을 바꾸기는 힘들다. 노오오오~~력을 해도,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세상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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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효율을 낳는다‘는 멀레이너선과 샤퍼의 연구는 사람을 더 결핍 상황으로 몰아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사람은 결핍상태에 놓일수록 그 일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창의성을 상실한다. 작가가 마감 시간을 앞두고건강을 잃는 것도 바로 그런 문제다.
- P37

그래서 정말로 좋은 낙관주의는 ‘무조건 잘될 거야.‘라는 자기중심적인 희망이 아니라, 현실이 어렵다는 걸 인정하고 더 나은 미리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낙관주의다. 이런 낙관주의는 자기가원하는 세상이 오늘 오지 않아도 절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엄혹한현실에 맞서 싸우기 위해 또 준비한다.
- P63

그래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참여가 필요하다. 내 손으로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참여의 경험을하면, 사람들은 서로 돕고 나누는 협동의 세상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이케아 이펙트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손으로 바꿔 나가는 그 무언가를 훨씬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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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2-01-01 0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지난 한 해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 해 되세요! ^^:)

바람돌이 2022-01-02 23:50   좋아요 2 | URL
앗 늦은 답이네요.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서재에서 겨울호랑이님 좋은 글로 많이 배우겠습니다. ^^
 

예술은 사유하게 한다. 사유를 촉발하는 힘까지 예술의 일부이다. (18쪽)


 예술이 무엇인가라는 현대의 질문에 이 책은 사유라고 대답한다. 인간과 자연 세계에 대한 그리고 그들의 관계에 대한 사유의 촉발이다.  영화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기존에 알고있던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하는 것, 또는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보게 하는 것, 그것이 예술이 가진 힘이라는데 동의한다. 이 책은 그런 전제하에 영화와 미술을 종횡무진하며 이 시대의 예술이 어떻게 다른 사유의 힘을 보여주는지를 찬찬히 읽어나간다. 

  한국사회의 자살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통계수치로 보여질 때와 예술로 보여질 때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다르다. 사는게 증발하거나 죽는 것보다 행복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영화나, 굳이 상기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사람들을 우리 앞으로 끌어내서 보여주는 것도 결국 예술의 힘이다. 

 카프카가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예술에도 그대로 유효하다. 





내게 그런 충격적 각인을 가장 강렬하게 안겨준 것은 아주 오래전 봤던 이안 감독의 영화 <결혼 피로연>이었다. 1993년 당시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나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부서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지금이야 이 영화에서 말하는 동성애코드는 그야말로 너무나도 평범할 뿐만 아니라 진부하기까지 하지만 이 영화가 개봉했던 당시는 달랐다.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동성애자라는 말 자체가 금기시되던 시대였고, 기본적으로 정보 자체가 없었던 시기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 진보를 자처하던 나 역시 동성애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 자체가 없었고, 뭔가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정도에 머물렀다.

그 때 본 이 영화가 나의 내면을 깨뜨리는 도끼가 되었던 것은 "아 동성애라는게 특별한게 아니구나! 저 사람들(물론 배우의 연기가 뛰어나서겠지만) 정말 그냥 사랑을 하네,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듯이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도 그냥 사랑을 할 뿐이구나, 이상하거나 다른게 아니라 그냥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게 동성일수도 아니면 이성일수도 있는거였구나" 

이 영화는 적어도 내게는 나의 내면의 얼어붙은 동성애 혐오코드를 깨뜨리는 도끼였던 것이다. 

이안 감독이 있었기 때문일까? 대만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물론 대만 사회 내부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듯하다. 내가 대만여행을 갔을 때 한창 총통선거기간이었다. 한국어가 약간 되던 택시기사에게 당신은 누구를 지지하느냐라고 하니 국민당을 지지한단다. 이유가 뭐냐니까 민진당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해서 싫다고 딱 잘라 말했었다. 

그러나 결국 민진당이 선거에서 승리했고, 대만의 작은 변화는 어떤 식으로든 주변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테다. 근거없는 혐오에 바탕을 둔 차별들이 없는 세상은 이런 노력들에 의해서 조금씩이라도 나아가겠지라고 하면 지나친 낙관일까?





뱅크시가 자신의 작품을 웹에서 팔면서 문제를 냈다.

<먼저 '예술이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50단어 이내로 대답해야 했다. 좋은 답을 쓰면 무료로 물건을 받을 수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물론 결제를 해야 했다.(스톰지 조끼를 원했던 변호사 친구는 '예술은 생각하게 하고 토론을 유발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둘 다 사회에는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썼다. 불행히도 우편 배달원은 찾아오지 않았다. - 221쪽>


아쉬운건 이 온갖 대답이 가능한 질문에서 당첨된 대답이 무엇인지 책에서 말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뱅크시와 그의 작품을 떠올리면서 계속 머리속을 맨도는 것은 결국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예술이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이었다. 그가 웹에 냈던 문제와 같은 질문을 뱅크시를 좋아하는 기간 내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2019년에 뱅크시는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그림 '소녀와 풍선'이 낙찰되는 순간 액자에 설치되어있는 자동 파쇄기가 작동하면서 그림이 파쇄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뱅크시쪽의 입장으로는 그림이 반만 파쇄된것은 기계의 오작동이었고, 원래는 모두 파쇄하려 했다지만 실제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이 퍼포먼스는 뱅크시가 기존에 보여주었던 예술에 대한 입장을 잘 보여준다. 

뱅크시는 이렇게 말했다. "갤러리에 간 당신은 단지 백만장자들의 장식장을 구경하는 관람객에 불과하다."라고.....


윌 엘즈워서-존스라는 어려운 이름의 영국인이 쓴 이 책 <뱅크시 - 벽 뒤의 남자>는 어찌보면 뱅크시 덕후가 그의 작품활동의 궤적을 꼼꼼하게 추적하면서 쓴 일종의 안내서이다.

뱅크시 스스로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이런 작업을 안하니 할 수 없이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뱅크시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꽤 유용하다. 

또한 뱅크시의 작품이 이후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경매에 올려지고 그것을 둘러싼 온갖 논란들에 대해서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 

뱅크시를 둘러싸고 있는 논란을 들자면 정말 끝이 없다. 

아무 설명없이도 이해가 가능할 정도로 쉬운 그의 그림은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가? 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앞에서 말했던 사유를 촉발하는 힘으로서의 예술을 생각하면 뱅크시의 그림은 당연히 예술이며 그것도 뛰어난 예술이다. 

그는 온갖 사회의 권위에 대해 뻑큐를 날린다. 부당한 팔레스타인 장벽에 장벽 너머의 삶에 대한 꿈을 보여준다. 환상의 디즈니랜드가 아니라 현실의 삶을 보여준다. 무엇을 보여주든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그 외에 나머지 문제들은 사실상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뱅크시가 돈을 얼마나 벌었든, 그가 하드 그래피티계에서 말하는 그래피티계의 배신자든 아니든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참고로 뱅크시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또한 많은 돈을 기부하고 있으며, 실제 뱅크시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뱅크시의 그림이 그려진 벽을 떼어가서 경매에 붙이고 하는 이들이다.)





뱅크시의 그림을 보겠다고 영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을 일부러 가기는 힘들고, 실제 뱅크시 그림이 어떤 식으로 어떤 장소에 그려졌는지를 실제 모습으로 보려면 이 책이 유용하다. 

이 책은 뱅크시라는 화가의 100% 진심 덕후인 저자가 "거리의 예술은 거리에 남아 있어야 한다"(12쪽)라는 확고한 신념하에 뱅크시의 그림이 실제 그려진 영국 곳곳의 장소를 사진으로 남긴 것이다. 심지어 가는 방법도 있다.(그런데 제일 큰 문제는 뱅크시의 이 그림들이 대부분 없어졌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에 의해서 희미해지다가 없어진 경우도 있고, 공무원이나 주인에 의해서 벽이 다시 칠해지면서 없어지거나 다른 그래피티 화가가 덧그리거나 심지어는 건물 주인 또는 벽을 사들인 사람들에 의해서 철거되어 경매장으로 가거나 등등) 

지금은 볼 수 없는 그림들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 책은 거리의 예술가로서의 뱅크시를 잘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하겠다. 






뱅크시의 작품들을 제대로 된 도판으로 보고자 하면 이 책이다.

애초에 화집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도판들이 훌륭하다. 

뱅크시의 그림은 머리 아프게 골머리 싸매며 무슨 의미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보는 순간 내가 이 그림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바로 느낄 수 있다. 

또는 아 이건 뭐지 하면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계의 이면을 바로 깨달을 수도 있다.

화가는 그림으로 말하는 것이 맞다. 뱅크시에 대한 구구절절한 어떤 해설보다도 그의 작품이 그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 




글자가 얼마 되지 않는 이 책에서 가장 웃겼던 뱅크시의 이야기는 그가 일반적으로 스프레이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래피티에 스텐실 기법을 쓰게 된 계기를 적은 에피소드다.


<열여덟 살 때, 난 친구들과 밤새 열차 벽면에다 커다란 은색 물방울 무늬 글자로 '또 지각이야'라고 쓰고 있었다. 경찰이 나타나자, 나는 가시덤불 사이를 헤치며 도망을 쳐야 했다. 나머지 녀석들은 차를 타고 급하게 도망쳤지만, 나는 덤프트럭 밑에서 흘러내리는 엔진오일을 얼굴에 맞으며 한 시간도 넘게 숨어 있어야 했다. 나를 쫓는 경찰의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그림 그리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든지 아니면 애초에 그림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와중에도 연료탱크 밑에 스텐실로 새겨진 글자를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식으로 따라하면서 글자 크리를 90cm정도로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일이 있은 후, 집으로 돌아온 난 조용히 여자친구가 누워있는 침대로 기어들어가, 어젯밤에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자친구는 심장에 안 좋으니 마약을 그만 하라고 했다. -15쪽>





위의 책과 같은 책인데 약간 편집이 다르다.

이 책이 가장 먼저 나온 책인데 책 가격을 생각해서 편집을 조금 손보고 책의 판형을 줄여 나왔던 것 같다.

내게는 뱅크시를 처음 알게 해준 소중한 책이지만 제대로 도판을 보려면 위의 책을 보는게 맞다.







문제는 최근에 나온 뱅크시 - 벽뒤의 남자를 제외하고는 전부 절판이라는 건데 중고 가격이 최소 2배에 이른다. 아 진짜....

그러나 나는 이 절판된 책 3권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페이퍼는 결국 자랑질 페이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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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28 07: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절판되 책은 비싸다는 교훈이군요 ^^
‘예술이 왜 중요한가‘의 당첨된 대답이 없는 이유는 예술은 답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

바람돌이 2021-12-28 14:36   좋아요 2 | URL
깨알같이 교훈을 찾아내시는 새파랑님 역시 예리하십니다. ㅎㅎ 예술이 왜 중요한가의 당첨은 분명히 있었을겁니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공짜로 뱅크시의 작품들을 받아갔거든요.

mini74 2021-12-28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랑질 맞는데요 ㅎㅎ 부러워요 ~~

바람돌이 2021-12-28 14:36   좋아요 1 | URL
솔직히 말이죠. 책자랑 할데는 여기밖에 없어요. 다른 곳에서는 아무도 저걸 자랑으로 받아들여주지 않음요. ㅎㅎ

잘잘라 2021-12-28 1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바람돌이 님 부러워요!!! 당장 벽 뒤의 남자를 주문하러 고고씽.....? 끽! 잠깐, 오늘 페이퍼에서 제일 좋았던 건 사실 바람돌이님의 ‘얼어붙었던 바다‘ 이야기!!! 바다 얘기, 도끼 얘기, 예술 얘기 해 주셔서 감사합니당~~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휘리릭~)

바람돌이 2021-12-28 14:38   좋아요 1 | URL
벽뒤의 남자 재밌었어요. 그런데 사실 뱅크시 보려면 역시 도판을 직접 보는게.... 물론 현장에 가서 직접보는게 최고겠지만 말이죠. 제 칭찬 잔뜩해주신 잘잘라님 바람과 함께 사라지기 전에 저의 감사 윙크는 받고 가세요. 찡긋!!!

라로 2021-12-28 1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자랑은 이렇게 하는 거군요!!!😂😂😂 한 수 배웠습니다!! 근데 저도 한국에서 동성애에 대해 금시초문 뭐 그랬는데요, <조선의 퀴어>라는 책 읽고 놀랐어요. 우리 조상들이 아주 개방적이었더라구요!! 우리가 그 이후로 동성애에 대해 모르게(?) 된 이유도 알게 되었구요. 암튼 글 잘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21-12-28 14:41   좋아요 1 | URL
다음번에 라로님의 자랑을 또 기다립죠. 배운대로 행하는 것이 우리 서재인들의 임무라죠. ^^
어떤 생각이 확 바뀌게 되는 결정적 계기를 찾기는 보통 어려운 경우가 더 많잖아요. 오랜동안의 경험과 공부 등에 의해서 조금씩 바껴가는게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동성애에 대해서는 저의 경우 정말 저 영화가 기본 접근태도 자체를 확 바꿔버렸어요. 그래서 저에게는 인생영화가 되었다는...... ^^ 라로님이 말한 <조선의 퀴어>는 처음 듣는 책인데 찾아서 읽어봐야겠네요. 오늘도 흥미로운책 하나 덕분에 얻었습니다. ^^

기억의집 2021-12-28 1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시사인 읽는데, 그 진보적이라 알고 있는 프랑스도 동성애에 대한 반대하는 사람이 많대요. 저는 프랑스나 유럽같은 나라는 전체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워 졌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프랑스 정치인들이 동성애자가 없다고 어느 분인지 그렇게 쓰신 것을 읽었어요. 근데 이 말이 맞는지 의문은 생기더라구요. 유럽에 대한 정치나 사회에 대해 잘 몰라서...

바람돌이 2021-12-29 10:00   좋아요 1 | URL
반대하거나 하는 사람은 어디나 있지 않을까요?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동성애에 대한 혐오발언을 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나 부끄러움이 하나도 없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남자다움을 증명한다거나 하는 분위기가 문제인거 같아요. 심지어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들조차 그런 발언을 대놓고 하잖아요. 프랑스 사회는 그런면에서 우리 사회와 조금 차이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적어도 동성애에 혐오하더라도 그것을 대놓고 얘기하지는 못하는 정도? 저도 그쪽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건 마찬가지라서 짐작일뿐입니다. ㅎㅎ

희선 2021-12-29 0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절판된 책 세권 다 있으셔서 좋으시겠습니다 바람돌이 님은 뱅크시를 바로 알아보셨군요 저는 이름 올해 들어봤어요 라디오 방송에서 뱅크시 전시회 한다는 말이 나오고 얼마 뒤 책이 나왔다는 거 알았습니다 제가 몰랐던 거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1-12-29 10:04   좋아요 2 | URL
뱅크시를 일찍 알아본건 그냥 우연이었을 뿐이고 제가 뱅크시를 알게 됐을 때도 이미 그는 유명인이었습니다. ㅎㅎ 근데 뱅크시 - 벽뒤의 남자를 보니 그 뒤에 뱅크시 그림이 진짜 많이 올랐더라구요. 아 저도 진작에 그림하나쯤 사놓을걸, 이베이를 통해 사면 되는것을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합니다. ㅎㅎ 지금 서울에서 뱅크시 전시회 하던데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보러 갈까 어쩔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울 전시는 뱅크시전시답지 않다는 느낌도 많이 들더라구요. ㅎㅎ

han22598 2021-12-31 15: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낚였네요. ㅎㅎㅎ 바람돌이님의 자랑질 페이퍼에..
뱅크시뱅크시..이름만 듣다가...이번 기회에 구글링 해서 몇개 작품을 봤어요...
느낌은 그림이 어렵지 않네요 ㅎ
바람돌이 덕분에...이렇게나마..미술,예술 분야의 귀동냥 지식이 늘어갑니다.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2-01-02 23:52   좋아요 0 | URL
자랑질을 사랑스럽게 여겨주시는 이곳 지인님들 덕분에 다른 곳에서는 못하는 자랑질을 합니다. ㅎㅎ
뱅크시 그림은 어렵지 않음으로 해서 누구나가 우리 사회의 부조리나 문제들, 권력이 가진 속성들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시대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한명의 뱅크시 팬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

희선 2022-01-01 0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지만 0시가 넘었으니 새해지요 2022년에 하고 싶은 거 하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바람돌이 님 식구도 모두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1-02 23:53   좋아요 1 | URL
꼬박 새해가 이틀이나 지나고서야 답글을 남깁니다. 한해동안 관심과 애정어린 댓글들 감사합니다. 희선님도 늘 건강하시고 가족분들 모두 건강복 잔뜩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
 
알라딘 게이샤 커피 세트 - 파나마100g, 콜롬비아 100g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파나마 게이샤는 게이샤 맞아 싶을 정도로 양과 신맛이 약함. 오히려 콜롬비아 게이샤가 더 낫다.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가성비면에서는 기대에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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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7 0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0그램씩 두 세트 삼만원!

역쉬 커피는 콜롬비아 !^^네요

바람돌이 2021-12-27 00:17   좋아요 2 | URL
파나마 게이샤가 왜 이렇게 맛이 약한지 이상해요. 제가 잘못내린걸까요? 예가체프와 거의 비슷한 느낌.
비싼걸 샀는데 비싼 맛이 안 느껴져 슬퍼하고 있어요. ㅠ.ㅠ

수이 2021-12-29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고 그럼 저는 콜롬비아 게이샤만 ^^

바람돌이 2021-12-29 11:33   좋아요 1 | URL
이거 세트예요. ㅠ.ㅠ

수이 2021-12-29 11:36   좋아요 1 | URL
악 😩
 

이혼 전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더 행복한 모습으로살아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했다. 잘 사는 것이 복수라고, 보란듯이 잘 살면 된다고 말하는 응원의 목소리가 내 등을 천천히 두드리는손길에서 내 등을 후려치는 채찍이 되는 동안에.
- P156

 나는 내 존재를 증명하지 않고 사는 법을 몰랐다. 어떤 성취로 증명되지 않는 나는 무가치한 쓰레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 믿음은 나를 절망하게 했고 그래서 과도하게 노력하게 만들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의미와 가치가 있는 사람들은 자기 존재를 증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초에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 P156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에는 진심으로 사과받지 못한 사람들의 나라가 있을 것이다. 내가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니야, 그저 진심어린 사과만을 바랄 뿐이야,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랄 뿐이야. 그렇게 말하는 사람과, 연기라도 좋으니 미안한 시늉이라도 해주면 좋겠다고 애처롭게 바라는 사람과, 그런 사과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이런 상처 주지 않았으리라고 체념하는 사람과, 다시는예전처럼 잠들 수 없는 사람과, 왜 저렇게까지 자기감정을 주체하지못하고 드러내? 라는 말을 듣는 사람과, 결국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없다는 벽을 마주한 사람과, 여럿이 모여 즐겁게 떠드는 술자리에서미친 사람처럼 울음을 쏟아내 모두를 당황하게 하는 사람이 그 나라에 살고 있을 것이다.
- P252

나를 데리고 늦가을에 대구로 피난을 가는데어머니가 바들바들 떨던 것이 기억나요. 자꾸 농담을 하면서, 나는 어머니가 추워서가 아니라 무서워서 떨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어머니는 일평생이 그런 식이었죠. 바들바들 떨면서도 제 손을 잡고 걸어갔어요. 어머니는 내가 살면서 가장 사랑한 사람이었어요. 무서워서 떨면서도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 나는 어머니를 닮고 싶었어요.
- P333

한 사람의 삶을 한계 없이 담을 수 있는 레코드를 만들면 어떨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릴 때의 옹알이 소리, 유치의 감촉, 처음 느낀분노,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과 꿈과 악몽, 사랑, 나이듦과 죽기 직전의 순간까지 모든 것을 담은 레코드가 있다면 어떨까.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삶의 모든 순간을 오감을 다 동원해 기록할 수 있고 무수한 생각과 감정을 모두 담을 수 있는 레코드가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삶의 크기와 같을까.
-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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