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1장 - 창조산업의 핑크게토와 여성 크리에이터의 성별화된 창의성 - 김애라


1980년대 이후 창의성은 기존의 예술, 철학, 학문의 영역에서 경영, 경제의 영역으로 이동해갔다. 

기업이 창의성을 기업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취급하기 시작하고 이런 기업경영을 국가경영이 모방하면서 창조산업이라는 신조어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문화산업과 창조산업이 여성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데 이는 여성적 특성이 강조되던 서비스 노동의 정서적 요소나 소통의 요소를 많이 공유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1인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사적인 혹은 여성적인 영역으로 여겨져온 쇼핑, 육아,외모관리 등이 중요 콘텐츠로 등장하고 정보, 데이터라는 지위를 가지기 시작했다.

여성의 경험과 생각이 지식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여성들의 일상과 경험이 정치적인, 경제적인 사회적인, 즉 공적인 영역과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콘텐츠 시장에서 여성들이 유독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는 플랫폼 개발이나 경영이 아니라 광고 홍보 역할을 해내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영역이다. 그러면서 이런 분야에서 핑크게토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여성의 창의 노동이 자신이 자신의 여성화된 지식과 경험에 의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그것이 수용되는 방식에서는 주로 소비 상품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꾸며짐으로써, 전통적인 남성 생산자/여성 소비자라는 구분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노동에서의 성별분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심미노동 분야 같은 곳에서 예전과는 다른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성별분업이 유지되고 있다.

결국 핑크게토의 확대와 여성 크리에이터의 등장은 문화적으로 여성성을 재생산하는 위치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기존의 여성적이라고 여겨져온 분야를 위반하고 확장함으로써 젠더의 경계에 균열을 내는 크리에이터 역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경향들이 어떤 쪽으로 더 발전해나갈지는 아직은 지켜봐야할 듯하다.



제3부 2장 - 여성 게임 개발자로 살아간다는 것 - 이종임


장시간 노동의 문제, 회사 조직 내에서 여성 개발자로서 겪는 어려움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어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이 새로운 이슈다.(281쪽)


와 진짜 여성 게임 개발자로 산다는 것의 다른 어려움들은 익히 예상하던 바였지만 페미니즘 사상 검증까지 요구된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그리고 이런 사례는 게임개발 여성노동자뿐만 아니라 게임참가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남성 소비자가 많은 게임 산업구조가 이런 검증을 강요하는 것이겠다 싶으면서 여성이 여성답게 살고자 하는게 정말 얼마나 어려운 결단을 요구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또한 많은 남자들이 자신이 신체적, 또는 숫자에서 우위를 점하는 공간에서는 얼마나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사하는지를 입증해주기도 하고 있다.


제3부 3장 - 사이버 성폭력에 맞서 싸우기 : 불법 촬영물을 중심으로


'야동'의 가장 큰 문제는 '야동'의 상당수가 불법 촬영물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남성들의 통과의례나 놀이문화로 간주되는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이버 성폭력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법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성폭력영샹을 제조, 반포하는 행위를 '성푹속에 의한 죄'로 분류하는 것부터 '성폭력 범죄'로 고쳐져야 한다. 또한 성폭력 피해 촬영물 유포 협박을 받는 경우, 현재는 협박죄로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이것은 성폭력의 단계로 인정되어져야 하고 성폭력차원에서 처벌이 되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영상을 찍고 유포하고 다운받는 것이 모두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뿌리내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실질적인 법개정과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법개정과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피해자는 계속 불안과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하고, 심지어 피해자가 자살할 경우 피해자의 동영상은 유작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은 다운로드를 유발한단다.

이런 디지털범죄가 근절되지 않는데에는 불법영상 업로더들-웹하드- 광고업체들(도박, 성매매, 디지털 장의사 등) -필터링 업체로 연결된 이들의 카르텔 의혹도 존재한다. 

돈이 되는 곳에는 어떤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는 불법영상들을 삭제하는데 이들이 적극적일 수 없으며 오히려 한 발씩을 다 걸치고 있을 거라는걸 짐작하는건 어렵지 않다.

이 글을 읽고 그저 조용히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홈페이지를 찾아들어갔다.

가서 활동내용들을 둘러보고 소액이지만 후원신청하는 것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제가 지금 휴직중이라 금액이 적어 미안해요. 나중에 복직하면 후원금액 올릴게요. 



디지털콘텐츠 생산과 소비에는 성별이 주요하게 매개되고 있다. 성별에 따른관심사와 경험이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자원이 되고 있다. 이는중립적으로 보이는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성별화되어 있음을보여준다.  - P240

90년대 후반, 문화산업이 여성과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여성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분야로 관심을 받아온 이후로 오늘날 여성들의 서비스노동은 창의 산업에 더 빠르게 접합하고 있다. 서비스 노동은 대표적인핑크칼라 노동으로 실상 창조산업의 정의에 부합하는 영역은 아니다.
화장품이나 의류판매원, 카페나 레스토랑 웨이트리스 등의 서비스 노동자들은 오히려 ‘창의계급‘ 이미지의 노동자로부터 멀리 있다. 하지만창조산업 담론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매개로 미용, 쇼핑, 패션 분야의핑크칼라 일부 영역들은 지금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의 형태로 진화하고있으며 마케팅과 컨설팅의 영역으로 보다 분명하게 이동하고 있다.  - P246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공과 사의 경계에 대해서 질문했던 페미니스트 역사 속에서 오늘날 여성의 경험과 생각이 지식으로서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은 더 이상 여성들의 경험과 일상이 정치적인 경제적인, 사회적인, 즉 공적인 영역과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음을 재차 보여준다. 1인 미디어를 통해 여성들의 경험과 생각은이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많이 공유되고, 퍼져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 P251

많은 경우 여성 크리에이터들은 창의 노동을 잘 수행하기 위한 자질의 계발을 위해 여성화된 경험과 지식에 의존한다. 여성들은 이른 소비경험과 외모꾸미기 문화 속에서 이를 노동의 전망으로 인식한다. 소비와 외모 가꾸기와 관련한 많은, 또 다양한 경험들이 곧 ‘재미있으며 좋아하는 일‘로 범주화된 소위 여성적 콘텐츠 생산에 적합한 노동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해주는 것이다.  - P255

또한 여성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포진해 있는 뷰티, 쇼핑, 키즈 콘텐츠에서는 주로 소비 상품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내용이 꾸려진다.  - P256

이런 장면은 남성 생산자/여성 소비자라는 전통적인 구분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여성성과 쇼핑 사이의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한다. 소비자로서 여성의 이미지는 근대 이후 공고하게 구축되어온 역사 속에 있다. - P257

21세기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구조화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누구보다 더 열정적으로 소비와 시장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뷰티나 라이프스타일, 쇼핑 등을 다루는 콘텐츠들에서 매력적인인물이 되는 것에 관한 사실은 여성성에 관한 특정한 필요와 욕망은 주로는 소비를 통해 충족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된다. 소비와 소비 상품이여성성의 획득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여성적 삶과 체험이 여전히 소비의 영역에 존재하고 있음을 가시화한다.  - P258

디지털 기술을 통한 새로운 정보 양식은 실제로 여성들에게 스스로 콘텐츠의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되는 것을 가능케 하는새로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때 여성들이 생산자로 등장하는 장면은 많은 경우 소비 상품을 매개로 자기를 전시하고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즉 소비와 소비 욕망을 생산하는 장에서이다.  - P263

장시간 노동의 문제, 회사 조직 내에서 여성 개발자로서 겪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어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이새로운 이슈다.  - P281

 젠더화된 성폭력 문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됐고,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젠더 권력하에 ‘야동‘으로 소비되고 있다. ‘야동‘의상당수는 불법적으로 촬영되어 마구 살포되는 성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의 통과의례나 놀이 문화로 간주되어왔다. ‘야동‘으로 유통, 소비되어온 불법 영상물은 여성혐오의 대표적 사례다(홍남희, 2018)  - P301

사이버성폭력은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당연시 여기면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젠더 기반 폭력‘이다. - P306

사이버 성폭력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사이버 공간 내 성적 괴롭힘이다. 이를 가부장적 성문화의 시각으로 설명(남정림, 2005) 할 수도 있지만 여성혐오가 근간이 된다.  - P306

 여성 철학자 케이트 만(Kate Manne, 2017)은성차별과 여성혐오를 구분하고 성차별이 가부장제에서 남녀간의 불평등한 권력을 정당화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관념으로서 보살핌, 돌봄, 감정적 지원을 위해 여성을 규정하는 것이라면, 여성혐오는 성차별의 치안 권력police force이라고 말한다. 여성혐오는 성차별을 위한 일종의 집행 전략으로서 성차별과 더불어 작동한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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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0-03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핑크게토의 확대와 여성 크리에이터의 등장은 문화적으로 여성성을 재생산하는 위치에 있다... 저는 이 부분 보면서 제가 ‘참고‘했던 뷰티 유투버, 그리고 화장품 광고 블로거들 떠올랐거든요. 저는 그 시장이 무척 커서 놀랐고요. 그리고 그 때 제 생각으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화장과 꾸미기를 잘하고 좋아하는 여성들도 많으니까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이 글 읽으면서 다른 면도 보게 되서 참... 민망하면서도 부끄럽고 그랬습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홈페이지... 저도 들어가 볼게요. 바람돌이님의 실천, 너무나 존경스럽고요. 저도 그대로 따라하고 싶어집니다.

바람돌이 2022-10-03 15:34   좋아요 2 | URL
지금도 여전히 화장품을 바꾸거나 할때는 뷰티 유튜버나 블로거 찾아보면서 찾고는 하는데 그것 자체를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을거 같아요. 그리고 또 그렇게 돈을 버는것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지나친 엄숙주의나 도덕주의로 갈 필요는 없잖아요. 뭐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실천이라고 하면 너무 부끄럽고요. 사실 얼마의 돈을 후원하고 그냥 양심의 가책을 덜어내는거같아서 저는 오히려 민망합니다. 그래도 이런 후원같은걸 얘기하는건 그나마라도 같이 해주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생각에서이고요. ^^

공쟝쟝 2022-10-04 11:18   좋아요 2 | URL
돈 뭘까.. 돈 뭘까요? 저 번에 동생과 나눈 글에도 잠깐 썼지만 젊은 여성들은 그런 소비문화에 대해 그것이 ‘비용‘이라는 것임을 인식하고 있고 그(소비 행위)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하다 보면 느니까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 을 통해서 돈을 버는 커리어로 만들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상 소비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 비건 제품 같은 윤리적 소비를 하려고 하고, 그런 방식으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고요.
보다 중요한 건 강남역 등 이후로 여성들의 꾸밈‘비용‘ (정말로 이걸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건 좀 중요해요 ㅋㅋ)을 많이 덜어져서 실제로 미용 시장이 타격을 입었다는 거예여.
음 뭐랄까.. 저도 핑크게토 이부분 진짜 유의미하게 읽었고... 젊은 여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는데.... 이 책 어디에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는 데... 여하튼 이런 시장을 나르시시즘이 아닌 임파워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여성들 스스로에게 분명히 있고... 그러니까 음 괜히 두분 사이에 껴서 말 얹어보고 싶어서 쓰는 글이라 .... 정리는 안되는 데..
결론. :
바람
돌이님 이 페이퍼 정리 정말 잘되어있어서 책 한번 더 읽는 것 같은 귀한 시간였습니다!ㅋㅋ

바람돌이 2022-10-04 17:06   좋아요 1 | URL
이 책이 2018년에 나왔고, 벌써 4년전이네요. 그동안에도 유튜버같은 미디어분야에서 핑크게토화의 현상은 오히려 확대되었고 경쟁도 더 심화되었다는 느낌인데 이게 참 제가 잘 안보는 분야라서 확신하지는 못하겠고요.
다만 여성들이 자신이 잘하는 분야로 돈을 버는 것 괜찮아요. 다들 그러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돈을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그럴수는 없는거고요. 돈 좋아요. 제가 밥먹고 우리 아이들 입에 밥 넣어주고, 그리고 원하는 책을 사볼 수 있고 말이죠. 앗 남편도 먹이는구나....ㅎㅎ
다만 여성의 활동이 이런쪽으로만 고정되어 버리는게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분야에서 후속 연구들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고 있다면 찾아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네요. ^^

제가 머리가 이제는 기억을 못해서 정리겸 쓰는건데 칭찬 감사해요.
아 정리해서 리뷰도 쓰야 하는데 말이죠. ㅎㅎ
 

한 달만에 다시 서울행 기차



역시 커피와 책!

이번 책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흑뢰성>

사실 좀 얇은 책을 가지고 가고 싶었지만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한 이 책의 대여일이 다되어 빨리 읽어야 해서 픽한책이다.
















띠지의 저 커다란 1위를 보라!

나오키상을 비롯해 무려 10개의 수상이력을 자랑한다. 

일본 소설 읽다보면 흔히 접하는 광고문구가 나오키상, 서점대상, 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 등인데 이 상들을 전부 석권한 것.

그래서 오랫만에 나의 일본 추리소설 부심을 일으킨 책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라키 셋쓰노카미 무라시게 - 마흔 중반,  특별한 가문의 배경이 없는 하급 사무라이었으나 능력없던 원래의 주군을 배반하고 그의 영지와 가신들을 쟁취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루고 전국시대 당시 최대 세력으로 떠오른 오다 노부나가에게 투신하여 신임을 받았다, 이후 다시 오다 노부나가에게 반기를 들고 뛰쳐나와 아리오카성에 은거하며 오다가문에 대항한다.

이 인물은 실존 인물인데 어떤 인물인지 한 번 찾아봤는데 솔직히 정말 당황스러운 인물이다.

일본 전국시대에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는거야 뭐 흔히 있는 일이지만 저 인물의 마직막 선택이 진짜 이상하다.

오다 노부나가에 반기를 든 무라시게는 아리오카성에서 저항을 준비한다. 

기본 전략은 오다 노부나가가 아리오카성을 공격하면 쿄토에 있는 모리가문이 합세하여 성안과 성밖에서 동시에 오다를 공격한다는 건데 문제는 모리 가문의 원군이 1년이 다 되도록 오지 않는다는 것.

성이 워낙에 튼튼하게 지어지고 식량이나 무기를 잘 준비해서 1년을 버티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날 이 무라시게가 성과 백성과 가신들을 모두 버리고 혼자서 성을 탈출해버린다.

성주가 성을 탈출하니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던 성은 순식간에 오다의 군대에 함락되고 무라시게의 가족과 가신, 부하들, 백성들이 오다의 포악한 명성에 걸맞게 잔인하게 죽음을 당한다.

그 이후로도 무라시게라는 이 인물은 다른 작은 성을 기반으로 저항을 좀 하다가, 혼노지의 변으로 오다 노부나가가 사위였던 아케치 미즈히데에 의해 제거당하자 그 뒤를 이은 토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투항한다. 

그 이후 다도로 유명한 센노 리큐와 교분을 맺으며 차 좀 마시다가 출가하여 천수를 누리고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한다.

실제로 일본 역사학계에서도 무라시게가 왜 갑자기 오다 노부나가를 배신햇는지, 또 싸우다가 왜 성을 버리고 혼자 나갔는지에 대해서는 신빙성 있는 의견이 없는 상태. 그야말로 죽은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솔직히 이 인간의 일생을 보면 도대체 정이 가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배신에 배신, 심지어 자신의 책임인 성의 주민과 가신, 가족들까지 배신, 그러면서 저는 죽을때까지 편안한 삶이라니....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하면 안되는거 아닌가?

그런데 역시 작가는 다르다.

궁금했나보다. 


이 소설은 무라시게가 아리오카 성에서 농성하던 그 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무라시게의 알 수없는 아리오카 성 탈출의 이유를 나름대로 추리해내고, 그것의 이유를 찾아내고자 한다.

1년의 농성기간 동안 성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들.

그 사건들을 통해 보여지는 가신과 부하들과 백성들의 미묘한 분위기 변화

이러한 변화를 바로보는 주군 - 지배자로서의 무라시게의 시선과 판단.

그리고 여기에 촌철살인의 말로 무라시게의 생각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오다 노부나가의 사신으로 왔다 지하감옥에 갇힌 구로다 간베에(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책사로 영화 한산에 나오는 일본군의 책사다)

그리고 무라시게의 아름다운 측실 지요호

중간의 서사가 길어지면서 살짝 늘어지는 느낌이 들지만 그 구간을 돌파하고 나면 마지막 대단원에서 흩어졌던 조각들이 완벽하게 아귀를 맞추면서 거대한 서사를 완성한다.

그러면서 한계상황에 부딪힌 인간들의 심리변화와 어떻게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욕망들의 부딪힘, 그속에서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흐름들

난세에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지요호의 물음과 대답이다.

무라시게에게 백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묻자 무라시게는 백성들은 죽음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대답한다.

무자비한 살육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경험을 가진 지요호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백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 그건 책에..... ^^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대답이었고, 그 대답에 부응하기 위한 지요호의 삶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소설의 백미는 사무라이들의 충성과 싸움도, 엄청나게 똑똑한 책사 구로다 간베에의 머리싸움도 아니고 조용하게 있는 듯 없는 듯하던 바로 그 여성, 지요호의 삶과 죽음이었다.

가을의 쓸쓸한 분위기와 걸맞는 소설이다.
















이번에는 SF다. 

고전 리뷰툰 1편을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기대가 잔뜩이었다.

더군다나 내가 관심은 있으면서 너무 늦게 관심을 가지는 바람에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한 SF분야라니 말이다. 

메리 셀리의 <프랑켄슈타인>부터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까지.


그런데 1편에 비해서는 재미가 훨신 덜했는데 그 이유가 뭘까하고 생각해봤다.

첫번째는 여전히 친절한 소개는 이전의 책과 다름없지만 약간의 이전에 비해서 현저히 줄어든 유머와 드립이다.

아니면 유머와 드립이 그대로인데 지난번 책과 비교해 새로워진게 없어서 웃을 포인트를 내가 못찾은 것이거나......

어쨌든 전작에 비해서 안웃기다. 한번도 안 웃었다.

그래서 저 제목의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두번째는 역시 책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그 책을 읽었거나, 읽지는 않았더라도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을 때 재미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첫번째 리뷰툰은 읽은 책이 반쯤 되고, 읽지 않은 책도 어릴 때 축약본이라도 읽었거나, 내용에 대해서 사전 지식을 꽤 많이 가지고 있는 책들이었다.

그런데 이번 책은 프랑켄슈타인을 제외하고는 진짜 제목만 아는 책들.

그래서 리뷰를 읽는 재미가 훨씬 줄어든다.

그래도 하나 확실하게 건진건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읽어야겟다는 것.










무려 7권이다.

분량에 기가 좀 질리긴 하지만 내가 누군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21권, 토지 세트 20권도 다 읽은 사람이다. 내가!! ㅋㅋㅋ, 7권쯤이야.... ^^;;

올 겨울에 날이 추워지면 읽을 책으로 찜해둔다.















스캔들은 무질서를 질서로 탈바꿈시킨다. 하지만 이 때의 질서는 새로운 의미를 갖는 질서다. 새로운 질서는 모은 논리로부터 자유로우며, 조롱과 모순, 기괴함과 참신함을 혼합하고, 예술 작품에 대한 비평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 17쪽


스캔들에 대한 피에르 카반의 위의 말을 인용하며 예술에서 일어난 스캔들을 사회적 현상으로 바라보고자 한 것이 이 책은 기획 의도다.

1426년 작 마사초의 <낙원으로부터의 추방>에서 시작하여 1932년 작 오토 딕스의 <전쟁>까지 50편의 작품을 선정하여, 그 작품이 세상에 나왔을 때 평론가들과 대중의 반응, 그것이 기존의 사회와 예술에 가한 균열의 메시지들을 전하고 있다. 

그 균열들은 기존의 도덕, 종교, 풍속 등 다방면에 걸친것이었다.

이런 주제의 책들은 기존에도 많이 나왓었는데 사실상 내용에서 딱히 획기적이거나 새로운 것은 없다.

다이제스트 식으로 정리를 하는 것에 집중한 책이다.

다만 그림 하나당 4페이지를 할애해, 2페이지에 걸쳐 간단한 설명과 전체 도판을 제시하고, 다음 2페이지에 걸쳐서 그림의 부분, 부분을 확대 제시하고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은 그림을 아주 상세하게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은 마지막 한 챕터를 두고 결국 달을 넘겼다. ㅠ.ㅠ

서울가는 기차에서 <흑뢰성>을 집어드는 바람에 끝까지 읽기 전에는 다른 책을 들수가 없었다.

이번 서울행에서는 사실 딸과 함께 비비안 마이어 전시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이날따라 모든 일정이 기다림의 연속에다가 어찌나 피곤한지 모든 일이 끝났을 때쯤에는 진짜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안났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비비안 마이어전시는 10월달로 미루고 그냥 집에 돌아왔다.




커피가 맛있었던 학림다방에 딸과 함께 들렀다.

마침 창가자리가 비어있어 이런 사진도 찍고....

하지만 이날 서울 날씨는 미세먼지폭탄으로 '아 진짜 이런데서 어떻게 살아?"라는 말을 절로 나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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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01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서울여행기 딸과 오붓하게☺
서울이 부산 보다 좋은점 별로 없어여🙈

바람돌이 2022-10-02 21:43   좋아요 2 | URL
서울이 부산보다 좋은건요. 저에겐 미술관이 많은거요.
그런데 그외엔 진짜 잘 모르겟어요. 저는 제가 사는 도시 부산이 너무 좋아요. ^^
아 그리고 서울 밥값이 기본적으로 부산보다 더 비싼데 맛은 별로인데가 너무 많아요. ㅠ.ㅠ

단발머리 2022-10-01 16: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세먼지 심한 날 오셨군요. 그날 저도 하루종일 문 꼭 닫아놓고 지냈답니다 ㅠㅠㅠ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고전 리뷰툰>은 꼭 찾아서 읽어보려고요. 1,2 모두 기대됩니다.

파운데이션 계획 응원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21권, 토지 세트 20권도 다 읽은 사람이다...... 에서 제가 기립했습니다. 와우!!

바람돌이 2022-10-02 21:48   좋아요 1 | URL
지난 목요일 미세먼지 진짜 심하더라구요. 부산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었어요. 서울도 봄도 아니고 이 계절에는 보기 힘든 풍겨이다 싶었는데 말이죠. 서울은 중국과 서해쪽 화력발전소 때문에 미세먼지 폭탄이고, 부산은 노후화된 원자력발전소 끼고 살아요. ㅠ.ㅠ
고전리뷰툰은 1권은 진짜 재밌게 봣어요. 2권은 1권보다는 좀 못하다는 느낌? ^^

사실 저 시리즈들 다 읽은거엔 약간의 꼼수가....
그러니까 토지는 한달동안 너무 재미없는 연수를 받는 동안 대부분의 수업시간을 이용하여 읽었고요.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사실 시리즈가 1년 또는 2년에 3권씩 나왔는데 마지막 3부 말고는 다 나올때마다 읽어서 딱히 힘들지 않았던......

coolcat329 2022-10-01 17: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네자와 호노부 이 작가 언급하신 세가지 상 석권으로 유명하더라구요.. 저도 한 번 읽어봐야지 했는데 잊고 있었어요. 흑뢰성은 일본 역사를 좀 알고 읽으면 더 재밌을 거 같아요.

얼마 전 미세먼지 심했는데 그 날 오셨군요. 기차 안에서 읽는 책 참 재미나죠?

바람돌이 2022-10-02 21:50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작가는 처음 읽었는데 재밌었어요.
역사라고 해도 딱히 일본 사무라이들이 치고받고 싸우던 전국시대가 배경이다 정도만 알고가도 될듯합니다. 딱히 그렇게 많이 알지 않아도 책을 읽는 재미가 줄어들지는 않을듯해요. ^^
기차안에서는 진짜 책이 잘 읽히는데 왜일까요? 저는 기차 외의 교통수단에서는 거의 책을 못읽거든요.

stella.K 2022-10-03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당일치기로 다녀오신 겁니까? 피곤할 텐데요.
그래도 바람 쐬고 좋으셨을 것 같습니다.

<흑뢰성> 재밌을 것 같은데 센노 리큐가 나오는군요. 얼마나 나오려나요?
한 10년 전쯤에 <리큐에게 물어라>는 책을 인상 깊게 읽었죠.
다시 한 번 읽어 보겠다고 하곤 여태 못 읽고 있습니다.
리큐라는 사람 정말 대단하더군요. 소설 구성도 독특하고.
벤자민 버튼의 시계...처럼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순서로 나오고 있는데
문장도 좋았는데...
이 소설은 좀 묻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긴 작가의 책이 이거 한 권 밖엔 번역된 게 없고 리큐라는 인물도 울나라에선
생소할 테니...
암튼 이 소설 읽어 봐야겠네요.
<파운데이션>은 아직 가격인하로 팔고 있어서 SF 좋아하는 사람은
한질 들여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쳐다만 보고 있습니다.ㅋ

바람돌이 2022-10-02 21:56   좋아요 2 | URL
요즘은 KTX가 있으니까요. 서울은 오히려 가까워진거죠.
흑뢰성에 센노 리큐는 안 나와요. 주인공이 다도를 좋아하고, 나중에 노후에 센노리큐와 교유했다는 기록이 있어서 그냥 제가 쓴거구요.
<리뷰에게 물어라>도 나오키상 수상작이군요. 이 소설도 관심이 가서 지금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저도 파운데이션 아직은 쳐다만 보고 있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10-01 2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녀오시느라 힘드셨겠습니다.ㅜㅜ
그래도 책을 놓지 않으시고~^^
미세먼지가 그리 심하던가요?
미세먼지 심할 때는 정말 심란해지곤 하던데...곧 세계가 망할 것 같은??ㅜㅜ
그래도 풍경은 깨끗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한창 읽으셨을 때가 생각나긴 합니다. 토지도 읽으셨군요?
그렇담 7 권쯤은??ㅋㅋ

바람돌이 2022-10-02 21:59   좋아요 2 | URL
와우 나무님 우리는 남쪽 그중에서도 동쪽 끝에 사는거 감사해야 돼요. 특히 지리산 자락이 든든하게 미세먼지를 막아주잖아요. 우리동네 미세먼지와 윗동네 미세먼지는 수준이 달라요. 딸하고 둘이서 야 이런 미세먼지 자주 있으면 여기 못살겟다 이러면서 다녔어요. ㅎㅎ 그리고 저 풍경은 오후되니까 조금 나아진거예요. ㅎㅎ

파운데이션 읽는데 가장 큰 적은 역시 읽고싶은 다른 책들이랄까? ㅎㅎ 올 겨울 1월쯤에 한번 도전해보려구요. 지금은 19세기 여성작가들이 저를 막 불러요. 다락방으로 가자고..... ^^

햇살과함께 2022-10-01 2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서울행 기차 방문 올리실 때마다 벌써 한달?? 이런 생각이 ㅎㅎ 정말 시간 잘 갑니다~

바람돌이 2022-10-02 22:00   좋아요 2 | URL
진짜 시간 잘 가죠. 이번에 갔을때는 좀 기간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햇는데 여전히 1달이네요.
이제 살짝 서울갈 생각하면 마음부터 피곤해진다는..... ^^

mini74 2022-10-02 1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라시게의 배신이유가 대머리라고 놀려서란 우스개소리가 있던데요 ㅎㅎㅎ 파운데이션 응원합니다 !!!

바람돌이 2022-10-02 22:01   좋아요 1 | URL
진짜요? 음 그럴지도 모르죠. 사실 인간이 어이없게 단순할수도 있잖아요? ㅎㅎ
근데 일본인들은 이 때 앞머리 다 밀어서 묶었는데 대머리가 놀림감이 되었을가 싶기도 하고.... ㅋㅋ
응원 감사합니다. ^^

희선 2022-10-03 0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라시게라는 사람이 있었군요 오다 노부나가나 센노 리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금 알아도 무라시게는 몰랐습니다 배신에 배신을 하다니... 그건 그 사람밖에 모르겠네요 그런 거 남기지도 않았을 것 같네요 일곱권짜리 파운데이션, 겨울에 만나시겠네요 서울에서 비비안 마이어 사진 전시회 하는군요 시월에는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10-03 15:36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 들은 사람이고 일본인들도 잘 모른데요. ^^ 저 전국시대에 일본에서 배신에 배신은 뭐 너무 흔한 일이라.... 생존하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힘없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눈치를 보고 운신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거 같아요. 그것이 배신으로 보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파운데이션,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 모두 모두 응원 감사드려요. ^^

유부만두 2023-01-07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흑뢰성 시작해서 반 읽었어요. 이제 늪 쪽으로 야간 습격 나가는 장면이에요. 기대 이상으로 재밌는데요?!!!! 무라시게 이야기 알고 읽어도 재밌어요!!

바람돌이 2023-01-07 00: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은근히 재밌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아 하고 감탄사를 터트리게 재밌어요. 무리시게의 측실인 지요호때문에요.^^
 

피에르 카반은 『예술 스캔들Scandale dans Lart』에서스캔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다음과 같은결론에 도달한다. "스캔들은 무질서를 질서로 탈바꿈시킨다. 하지만 이때의 질서는 새로운 의미를 갖는 질서다. 새로운 질서는 모든 논리로부터 자유로우며, 조롱과 모순, 기괴함과 참신함을 혼합하고, 예술작품에 대한 비평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스캔들은 그것이 일으키는 시끄러운 반응으로 알아볼 수있고, 그 사실 자체로 스캔들은 사회의 무질서를 드러낸다. 예술 스캔들을 사회적 현상으로 바라보는것・・・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야심이다. - P17

그는 사람들의 비난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자세를 고수하며 너무나도 순진한 답을 내놓아 질문한 사람을 무색하게 만든다. 외국사람들이요? 주인이 부자라는 사실을 드러내지요. 코피를 흘리는 하인이요? 집에서 무슨 사고를 당한 모양입니다. 앵무새를든 어릿광대요?
단순한 장식용이지요. 세속적인 분위기요?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에서 저보다 더 심했습니다만... 이렇게 하여 베로네세는 당당한 승리자의 모습으로 재판소를 나올 수 있었다. 단, 작품의 제목을 <최후의 만찬>에서 <레비 가의 향연으로 수정해야 했다. - P43

16세기에 개신교의 확장에맞서 세력을 유지하려던로마 가톨릭교회가최후의 만찬을 그토록중요시한 이유는 예수가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나누어주는 행위를통해 성찬식(그리스어로Exapotia는 ‘은총을 베풂‘을의미한다)을 거행했기때문이다. 예수는 인류의죄를 대속하여 자신의 살과피를 바침으로써 제자들에게성찬례를 지속할 것을명하였고 자신의 희생을기리게 했다. 즉 성찬의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살과 피로 바뀐다는 교리를부정하는 개신교들의 주장에맞서기 위해 최후의 만찬의제작을 그토록 강조했던것이다. - P44

머리 위로 비치는 희미한 후광 고리를 제외하고는 성모의 신성함을 드러내는 징표는찾을 수 없다. 왼쪽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빛은 그녀의 육체를 직접적으로 비추는데,
그녀의 시신에서 더 이상 신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의 슬픔과 절망으로형성된 그림의 엄숙함은 평범한 마리아의 육신과 대비를 이루며 오히려 모순적인인상을 남긴다. 모든 죄인들의 구세주를 낳은 성모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되고,
그녀의 죽음은 전 인류의 애도의 대상이 된다. 카라바조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손과얼굴뿐 아니라, 베들레헴의 허름한 외양간에서 예수를 출산한 그녀의 가슴과 배에도빛을 고루 비춘다. 이제 성모의 죽음은 모든 인간이 겪어야 하는 어머니의 죽음이라는평범한 사람들의 범인류적 비극으로 탈바꿈한다. - P48

<오르낭의 매장>이 발표될 당시 언론의 반응을 되짚어보면, 대중과 평단은 그림 속 인물들의 평범함에분개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심리적, 사회적 요소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0년 후, 쿠르베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보내는편지」에서 회화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강력한 어조로피력한다. "회화는 보이지 않는 물질들로 구성되는순전히 물리적인 언어입니다. 추상적이거나 보이지않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은 회화의 대상이 아닙니다.
회화에서 상상력은 존재하는 것의 가장 완전한표현 방법을 찾아주는 것일 뿐, 그것이 존재한다고가정하거나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 P109

사실 이번 스캔들의 근본적인 이유는 적개심을 나타낸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한 것과는 전혀다른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이삭 줍는 여인들의 평온한 위대함이 그들을 불편하게 한 것이다.
밀레의 여인들은 동정을 구걸하지도, 연민을 원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이 그림은 더욱 전복적이면서 강렬하다. 만약 밀레가 여인들에게 구멍뚫린 낡은 옷을 입혔더라면 처음에 그림을 공격했던 사람들은 기꺼이 그것을 옹호했을 것이다. - P111

화가는 오른쪽 여성의 왼손을 완성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본질은신체의 해부학적 묘사가 아니라 보호하고자 하는 손짓에 담긴애정의 표현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툴루즈 로트레크는르누아르가 1876년, <습작, 토르소, 빛의 효과>(146쪽 참고)에서보여준 인상주의의 교훈을 가슴에 새겨두었음을 알 수 있다. 눈은대상과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그것에 강렬함을 부여하며 붓이완성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 P184

<샘>이 아방가르드의 상징이 되기까지는 그로부터삼십여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스캔들은 화가들에게 현대 미술 작품들을 선전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이제 예술가들은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스캔들을 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발명하기 시작했고, 미술에서 연출은 연극 무대의 그것만큼이나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 P219

하지만 반란의 주동자들은 비판의 주체를 무력화함으로써 그들의 둥지인 현대 미술을 위험에 빠뜨리는 모순에처한다. 현대 작품을 비난하는 이들은 무지하고, 오로지 소수의 시대를 앞선 이들만이 그 가치(즉, 역사의 흐름 한가운데에서 차지하는 가치와 미래적 가치도 포함하여)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프레임이 구축되자 예술적 창조에 이상적 재갈을 물린 꼴이 되었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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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시게는 홀로 중얼거렸다. 다케다 신겐이 사람이 곧 성이라고 했던가. 분명 그러하다. 성이 견고한 것은 해자가 깊고 성루가높기 때문이 아니라 그곳에서 버티고 있는 장졸들이 성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 P40

숨죽이고 도움을 기다리는 나날 속에서 마음에 드리운 불안은내부에서 적을 찾게 만든다. 저기는 가신이 아니니까, 저기는 셋쓰 사람이 아니니까, 저기는 타지에서 왔으니까, 사람들은 그런차이를 찾아내 그들을 배신자로 몰아세우려 한다. 의심에 무너져 서로를 끝없이 의심하고 죽이며 끝내 와해한 가신들을 무라시게는 수도 없이 보아 왔다.  - P248

절대 나갈 수 없는 성 밖에서 훌쩍 나타나 부처의 가르침을 전했던 무헨은 성안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 그 자체였다.
사후 극락왕생의 약속보다도 아리오카성이 오다 병사들이 이룬바다에 둘러싸인 외딴섬이 아니라 바깥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믿음이야말로 구원이었다. 하지만 무헨은 죽었다.  - P329

"소홀한 건성의 방어가 아니다."
무라시게가 말했다.
35
"빈틈없이 지키라는 내 명령, 바로 그것이다. - P403

무사는 죽는다. 물론 사람은 모두 죽지만 무사에게 죽음은 도구나 다름없었다. 창끝에 몸을 던지고, 자기를 겨누는 총구 앞에서살아가는 게 무사다. 죽는 것은 상관없다…. 아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오히려 그렇기에 개죽음은 당할 수 없었다. - P438

"저희는 다만 죽음으로도 그 고통이 끝나지 않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 P472

주군이 내리는 벌은 사죄로 용서받을 수 있다. 신불의 벌은 기도로 면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백성과 가신이 내리는 벌은 누구도 저항할 수 없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그것이야. 그래서 모반했다. 나는 그저 아라키 가문을 남기려 했을 뿐이다. 무사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무너져 가는 오다에게 휘말리지 않으려 했을 뿐이다." - P498

‘갈고 또 닦은 이 마음속의 달은 티 한 점 없네.
찬란한 빛과 함께 서쪽으로 떠나리.‘ - P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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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3장 -'#맘스타그램'에서 읽어내는 SNS 시대의 모성 실천 풍경


최근의 모성담론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지식을 활용하면서도 1차적 양육자롯 어머니 노릇을 강조하는 집약적 모성실천 이데올로기로 부상하며, 여성의 정서적 경제적 노동을 집약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집약적 모성실천 이데올로기란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리적, 정서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상황을 이상적인 모성 실천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가리키는데, 이는 결국 전통적 성역할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의 이익에 복부하는 것으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맘스타그램에서 읽어낸 모성 실천의 풍경들

 - 개개인의 기념 의례가 서비스업체들의 영향으로 획일화 되고 있는 풍경 + 자녀의 모든 행동을 고화질의 연출사진과 동영상으로 공유 ⇒ 집약적 모성실천의 세밀한 기록

 - 상업의례를 대신하는 셀프의례의 전문화 - 맘스타그램을 통한 노하우의 공유로 DIY문화가 유행하는데 이는 여성의 추가적인 노동을 요구함으로써 집약적 모성실천의 강도를 높이는 규율로 작용한다.(셀프 백일상, 셀프 성장앨범, 엄마표 홈스쿨 등)

 - 0세부터 이루어지는 자녀교육 촘촘히 기록하기(문화센터, 오감교육, 체험교육 등)

 - 육아하는 '나'의 이야기 기록하기


이러한 미디어의 이용과정에서 한국에서의 '엄마되기' 규범이 만들어지는 양상을 보이며 이는 또 자기 과시적 소비문화와 자기 서사쓰기의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장이기도 한다. 

하지만 #독박육아나 #육퇴(육아퇴근) 같은 키워드를 통해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느 획일화된 모성 이미지에 파열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곳도 이런 미디어쪽이다. 



제2부 4장 픽토리얼 푸드 : 먹스타그램 현상과 음식 이미지의 역사


픽토리얼 푸드 = 이미지화된 음식

인터넷 시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음식 이미지 생산과 관련한 독자적인 움직임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먹방'이다.

'먹방'은 이전 시대나 다른 장르의 음식 이미지와 다른 것이 음식 자체보다 음식을 먹는 것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먹방'의 유행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 체체 내에서의  생존의 불안감 표출, 다이어트의 압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대리만족 등 여러가지 원인이 제시되지만 아직 뚜렷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두번째 주목할 만한 것은 '먹스타그램'이다. 

이 먹스타그램이 일면에서는 많은 여성 이용자들의 억압되어왔던 식욕을 해소하는데,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먹스타그램을 통해 이용자-대중의 생성력은 음식-미디어-이미지의 민주주의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의 생산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이는 어떤 의미를 생산하는 것에 대중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특히 이 글이 이 책 전체의 주제인 페미니즘과 만나는 지점이 어디인가는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사생활의 상품화로 인해 기존의 책무를 시장을 통해 손쉽게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 여성의 해방을 의미하지 않는다는점이다. 집안 꾸밈이나 가족 식사 준비, 자녀 교육의 면면에 요구되는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스스로 해결하던 가사의 기준이 상향되고, 가계를 위해 스스로 ‘상품처럼 완벽한‘ 일상 의례를 셀프로 해내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새로운 책무가 생겨나고 있다. 손쉽게 디지털 공간에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이 마련된 것은고립된 엄마들의 일상에서 사회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조건인 동시에, 서로의 일상을 비교하면서 경쟁하게 되는 또 다른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P169

결국 양육 서비스의 발달은 육아에 투입되는 경제적 비용뿐 아니라대부분 여성이 수행하는 주 양육자의 부가적 노동력 투입을 요구하는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시식을 활용하면서도1차적 양육자로서 어머니 노릇을 강조하는 집약적 모성 실천 intensivemothering 이데올로기가 부상하며, 여성의 정서적, 경제적 노동을 집약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 P180

 집약적 모성 실천 이데올로기란 주 양육자의 책무가 지속적으로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 돌봄을 시장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순수한 영역‘으로 간주하여,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리적, 정서적 지원을총동원하는 상황을 이상적인 모성 실천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일컫는다(Hays, 1996) - P181

자녀의 양육을 총책임지면서도, 보상을 기대하지 않은채로 현명한 소비자 역할을 수행하는 여성을 이상적인 어머니로 상정하는 것은 결국 전통적 성역할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의 이익에 복무하는 것으로 여성의 사회진출과 경제적 독립을 성취해온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격backlash이라 해석했다. - P181

하지만, 개인들의 때로 자조적이고 성찰적인 기록이 축적되면서 #독박육아 #육아퇴근과 같은 키워드를 통해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는 획일화된 모성의 이미지에 파열을 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었다.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서 육아 경험을 통해 다른 여성들과 연결되는 경험이 가능해지면서 ‘엄마 되기‘에 수반되는 고단함을 무조건 인내하기보다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어머니상에서 벗어난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유자녀 여성들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맘스타그래머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어려움이 공통의 경험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통해 서로의 상황에 이해와 공감을 표시하고, ‘독박육아‘와 같은 새로운 해석적 프레임 안에서 헌신적이고 무조건적인희생을 해야 한다는 집약적 모성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 P197

1930~50년대 영미권에서는 요리 강습 프로그램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여성 시청자들에게 주부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창조적 공간으로서의 주방을 부각시켰다. 말하자면 당시의 요리 강습 프로그램의 음식 이미지는 가정주부인 여성의 전유물로 가정하고, 여성의 역할을 요리사이자 돌봄 제공자로서 제한하는데 이용되었다 (Ashley et al, 2004: 171-172). - P214

 많은 여성 이용자들은 먹스타그램을 생산함으로써 억압되어왔던 식욕을 해소하는데, 여기서 먹스타그램이 자기통제가 내면화된 몸에 대한 상상을 해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반대로 먹스타그램의 소비가 단순한 대리만족에 머무르거나 오히려 여성의 식욕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가 제공하는가상의 공간이 현실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을 대체하거나 때때로 현실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 오늘날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가상의 자아가 음식 이미지를 통해 욕구를 해소하는 절충적인 해방구를 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희망적이라 할수 있지 않을까? - P226

먹스타그램이 무한대로 확장하도록 추동하는 주목 경제의 맹점은 끊임없이 주목하도록 만들 뿐, 왜 그에 주목해야 하는지, 또 그에 주목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깨닫지 못하도록 한다는 데있다. 더불어 주목 경제의 테두리 안에서 발생하는 과잉가시성 excessivevisibility, 즉 실제 음식의 가시성이 지나치게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먹스타그램을 본래의 시각성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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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8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2-09-30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이 챕터 읽는 중인데, 바람돌이님 리뷰 먼저 다 읽고 다시 책으로 돌아가야겠어요 ㅎ

바람돌이 2022-10-02 22:10   좋아요 0 | URL
얄라님 다 읽으셨나요? ^^
저는 결국 9월을 넘겨서 10월 1일 어제 다 읽고, 오늘 마지막 정리 페이퍼랑 100자평 쓰고, 그리고 음 예상으로는 내일 리뷰를 쓸 예정입니다. 저는 왜 꼭 마지노 날짜를 못맞추는걸까요? ㅠ.ㅠ

단발머리 2022-09-30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스타가 대세라고는 하던데요 ㅎㅎㅎ (대세 못 쫓아가는 1인) 맘스타그램 부분 읽는데 두 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진과 글로 자신의 시간과 아이의 성장을 남기는 일의 긍정적인 면과 함께 과시적 소비에 대한 부분이요. 어떤 식으로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라면 똑같을거 같은데, 이게 하다보면 할 일이 너무 많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전 이 책에서 이 부분이 비교적(?) 쉽고 재미있었어요. 성장앨범 하나 안 만들어준 엄마로서 말입니다^^

얄라알라 2022-09-30 17:32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이 책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완독은 포기하고 2부 3장만 콕 집어 읽은 이유도 어쩌면 비교적(?) 이해가 빨라서 인가봅니다^^:;

일상을 공개하다 보면 소비가 소비를 부를지도 모르니,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과시적 소비 측면도 있겠어요..

바람돌이 2022-10-02 22:1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저도 대세 못 쫒아가는 1인입니다. 저의 인터넷 활동은 여기가 유일하다는.....흔한 블로거 하나도 없다요. 근데 인스타그램 계속하다보면 과시적 소비에 빠지는건 당연한 수순일거 같아요. TV홈쇼핑 즐겨보면 내내 전화통 붙들고 주문하고 있잖아요. 여기서도 다른 사람 책탑보면서 나도 책탑쌓고 있고.... ㅎㅎ

얄라알라님 자본주의의 힘이 이렇게 셉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