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잡식성 귀차니스트의 책읽기 (바람돌이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최초의 여성 릴리스, 세계를 떠받치는 힘</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ue, 15 Sep 2026 10:43:52 +0900</lastBuildDate><image><title>바람돌이</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536021934811893.jpg</url><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바람돌이</description></image><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지금은 책읽는 중</category><title>나의 올해의 책-김학철문학상 수상작품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509303</link><pubDate>Fri, 11 Sep 2026 13: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50930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62934356&TPaperId=175093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70/73/coveroff/k66293435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933891&TPaperId=175093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69/31/coveroff/k22293389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12834891&TPaperId=175093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063/17/coveroff/k31283489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02831665&TPaperId=175093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819/32/coveroff/k20283166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838033&TPaperId=175093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903/54/coveroff/k622838033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509303'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nbsp;&nbsp; 한 청년이 있다.&nbsp;&nbsp; 그는 겨우 19살의 나이에 독립운동을 해야겠다 결심하고 가출하듯 집을 나와 상하이로 간다.&nbsp;김원봉이 주도한 조선의용대의 단원이 되어 무장독립운동에 참여한다.&nbsp;이후 조선의용군으로 새로 편성된 부대의 분대장이 되어 일본과 맞서 싸우다가 태항산 호가장 전투에서 부상당한 채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나가사키 형무소에 수감된다.&nbsp;전향서 한 장을 쓰지 않아 다리 부상을 치료받지 못하고 결국 한 쪽 다리를 절단하고 해방을 맞는다.<br>&nbsp; 돌아온 조국은 독립운동가들을 오히려 탄압하는 곳이었다.&nbsp;북으로 갔다.&nbsp;그러나 곧 북한은 김일성의 일인독재 체제를 꾸리고 자신의 독립운동 동지들을 숙청하는 괴물이 되어간다.]&nbsp;또 하나의 혁명의 조국이었던 중국 역시 마오쩌둥의 일인독재체제와 우상화로 변해간다.&nbsp;그는 이 모두와 단 한순간도 타협하지 않는다.&nbsp;&nbsp;마오쩌둥의 일인 독재와 우상화를 비판한 책으로 인해 10년의 감옥살이를 다시 하고, 자유를 얻기 까지는 24년이 걸렸다.&nbsp;그리고 자신의 문학 &lt;항전별곡&gt; &lt;격정시대&gt;&lt;해란강아 말하라&gt;를 쓴다.<br>&nbsp;한국에서 호의로 진행했던 건강검진에서 내시경 도중 천공이 생기자 한 마디 불평도 없이 연변으로 돌아가 존엄사를 택한다.그는 마지막 나날에 조선 의용대 동지들의 단체 사진을 가지고 오게 해 그들의 이름과 출신지, 어떻게 살고 싸웠는지르 받아 적게 하였다. 그것이 그가 최후로 한 일이었다. 자기가 떠나면 그들을 기억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br>&nbsp; 그의 이름은 김학철이다.<br>&nbsp; 조선의용대 사진 속에서 그는 혼자서 환하게 웃고 있다.&nbsp;&nbsp; 이제 겨우 20살 남짓이었던 청년의 웃음이 지금 이토록 아파지는 것은 이후 펼쳐진 그의 삶의 고난을 내가 알기 때문이다.그러나 또한 그의 웃음이 이토록 고마운 것은 어떤 고통과 억압도 인간의 존엄을 해칠 수 없음을 그가 삶으로 증명해주었기 때문이다. (사진 속 동그라마 속 인물이 김학철선생님이다. 사진을 확대해보면 그의 웃는 모습이 보인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 모르는 사이에 김학철문학상이 생겼다. 너무 반갑고 궁금해서 어떤 단체에서 이런 상을 만들었나 찾아봤는데 항일루트 답사를 진행하던 사람들이 뜻을 모아 제정했다고 한다. 100명의 사람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으고 그해 발표된 작품 중에서 서로 추천해 선정한단다. 단 김학철 선생님의 삶을 기리는 상인만큼 친일파 작가의 상인 동인문학상, 미당서정주문학상을 받은 경력이 있는 작가는 제외된다. 이 문학상에 선정된 작가분들의 마음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책에 수상하신 분들의 짧은 소감이라도 받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학철 선생님을 기억하고 싶고 존경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문학상의 소식이 너무 반가웠다.&nbsp;<br>&nbsp; 어쩌면 한 인간을 기억하는 것이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그리는 것일 수도 있음을 김학철 선생의 삶이 증명하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고, 또 내가 김학철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하게 된 것은 그의 자서전 &lt;최후의 분대장&gt;때문이다. 자신의 조선 의용군 시절을 그린 이 책은 내게 처음으로 독립군들 역시 역사속 인물이 아니라 나와 같이 웃고 떠들고 절망하고 까불고 짝사랑도 하고 시덥잖은 일로 동료들과 티키타카하는 살아있는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을 한 인간으로 다시 직면할 수 있게 해주었다. &lt;최후의 분대장&gt;은 내가 강추하는 책이다. 독립운동가를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만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문학작품으로서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절판이 되어 안타까웠는데 보리 출판사에서 김학철 문학전집을 내주면서 같이 나왔다. 너무 반갑고 좋았는데 최후의 분대장 외에는 아직 읽지 않고 있어 미안할 뿐....어쨋든 내 책장에서 기다리고 있긴 하다.<br><br>       <br><br><br><br><br><br><br>&nbsp;&nbsp;7<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 다시 이제 오늘의 본론 김학철 문학상으로 돌아가자.1회 수장작에 선정된 것은 황정은 작가의 &lt;문제없는, 하루&gt;, 최진영 작가의 &lt;울룰루-카타추타&gt;, 전춘화 작가의 &lt;웰컴 투 빌라&gt; 3작품이다. 3작품이 모두 좋았다. 문학상 수상집을 읽으면서 모두가 좋기는 힘든데 작품의 수가 3작품 뿐이어서 인지 모두 좋았다.<br>&nbsp;이 중 황정은 작가의 &lt;문제없는, 하루&gt;는 김승옥 문학상 수상집에서 읽었던 작품이어서 재독이었는데 그럼에도 그 마지막 외침 '사람, 있어, 사람'이라는 말은 결코 높지 않은 목소리였을 텐데도 절규처럼 들렸고 가슴 한 가운데 와서 박히는 느낌이었다. 자매 중 동생인 인범처럼 모든 사람이 그토록 세상의 고통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살수는 없을테다. 적당히 외면하지 않으면 인간이란 단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테고 아마 극심한 스트레스로 단명하고야 말리라. 그래서 우리는 작중의 영인처럼 적당히 눈감고 적당히 오늘을 살아간다. 나 역시 영인의 생각과 삶과 다르지 않게 살아간다. 그러나 그것이 그 적당히라는 말은 나의 위선을 표현하는 말일수도 있지만 적당히가 통하지 않는 시기에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움직일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적당히 살아간다는 말은 비난받아야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사람됨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에 우리는 또 적당히 변할 수 있음을 상징하는 말이라고도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의 고통에 제일 앞장서 저항하는 분들에게 감사하지만, 그것 역시 필요한 순간에 곁을 채우는 무수히 많은 적당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으로 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무 부끄럽게 사는게 아닌지 굳이 고민하지 않으련다. 나쁘게 살지 않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련다. 황정은 작가는 매우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어서(그의 작품을 보면 그러하다) 내가 내린 결론을 딱히 좋아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작가의 의도도 아니라 생각되지만 이 짧은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적당히 살지만, 필요한 순간에 여기, 사람이라고 같이 외칠 수 있는 영인이 좋았다. 그저 그러했을 뿐....<br>&nbsp; 최진영 작가의 &lt;울룰루-카타추타&gt;는 읽으면서 마음이 참 아팠다. 타인을 구하다 사고로 죽은 남자의 아내와 아들의 이야기이다. 모두가 훌륭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참 반듯하여서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였을듯한 남자. 이런 남자나 여자들을 꽤 많이 안다. 하지만 제 3자가 바라보는 사람과 가족이 보고 원하는 사람은 다르다. 문익환 목사의 아들인 배우 문성근씨는 타인에게 아버지를 칭할 때 항상 문목사님이라고 한다. 장준하 선생의 아들은 아버지라는 호칭 대신 항상 선생님이라고 하더라. (사적인 자리에서는 모르겠지만 공적인 인터뷰에서는 항상 이렇게 얘기하더란 말이다.) 문익환 목사님이든, 장준하 선생님이든 너무 훌륭한 분들이지만 그분들이 좋은 아버지였을것 같지는 않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는게 직업이다 보니 지나치게 반듯하고 도덕적으로 훌륭한 부모밑의 아이들은 사는게 힘든 경우가 많다. 부모들이 자식에게도 자신의 도덕적 기준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이 짧은 소설은 그 훌륭한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과 관찰자로서의 엄마(아내)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세상에 많은 훌륭한 부모님들이 이걸 좀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는 도덕적이고 훌륭한 부모가 아니라 때로는 좀 남들의 비난을 받더라고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부모가 더 필요한 법이다. 어른도 아니고 어린 아이들이 나빠봤자 얼마나 나쁘겠는가 말이다. 이 소설의 혜성이처럼 아빠는 늘 별거 아닌 일로 나를 사람들 앞에서 혼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아이든 어른이든 사람을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이해를 항상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nbsp;<br>&nbsp;수상작 3편 중 전춘화 작가는 이름조차 처음 듣는 분이었는데 중국 길림성 출신의 작가님이다. 그의 &lt;웰컴 투 빌라&gt;는 연변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신혼 부부가 만나는 사람들과 한국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순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분명히 호의를 베풀고 있는 사람인데 내게는 그것이 호의가 아니라 강요로 느껴지는 지점이라든가 한쪽이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도움이 아니라 평등한 친구가 필요한 사람의 거리, 한국이라는 자본주의 첨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감수해야 되는 것들의 미묘한 문제들을 차분히 보여주는 소설이다. 생각보다 뻔한데 뻔하지 않다. 그러니까 이 말은 내용은 전개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고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할지가 뻔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감정과 행동에 대해서 나는 사실은 몰랐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상대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 해서 뻔하지 않고 새롭다.&nbsp;<br>&nbsp;마지막에는 김학철 선생님의 책 &lt;항전별곡&gt;에 수록된 '맹진나루'가 실려있다. 상하이 황포군관학교시절과 조선의용군으로 태항산으로 향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김학철 선생님의 일면을 볼 수 있었지만, 역시 &lt;최후의 분대장&gt;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br>&nbsp; 문학상 제정의 취지와 선정 방법,&nbsp; 그리고 수상작 모두가 아름다운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올해의 책이다.&nbsp;<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8/68/cover150/k33213029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686864</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사는 이야기</category><title>오늘의 바다, 그리고 서점 이터널 저니</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96735</link><pubDate>Sat, 05 Sep 2026 22: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96735</guid><description><![CDATA[잊을만 하면 돌아오는 해운대 너머 기장 앞바다 사진평화로워 보이지만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바람이 엄청났다. 한동안 더워서 못걷겠더니 오늘은 바람이 어찌나 엄청난지 저 산책로를 걷는데 파도방울들이 몸에 튀고, 파도가 만든 거품들이 풀밭쪽으로 날려오고 난리도 아닌.....그래도 오랫만에 보는 풍경은 멋있었다.<br><br><br><br><br><br>바람때문에 20분쯤 걷다가 포기하고 서점 이터널 저니쪽으로 가다가 만난 풍경.뭔가 괴기스럽고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날 듯한 그런 느낌이다.<br><br><br>바람을 피해 오랫만에 서점 이터널 저니에 들렀다.입구에 해리포터 부스를 만들고 4컷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두었다.같이 간 남편이랑 딸이랑 4컷 사진을 찍었다.&nbsp;가운데 있는 가운과 모자는 착용 가능하다. 딸이랑 번갈아 입고 쓰면서 낄낄.....근데 나에게는 가운도 작고 모자도 작더라.....<br><br><br>그리고 책을 샀다. &lt;키르케&gt;와 &lt;아킬레우스의 노래&gt;영화 오디세이 보다가 키르케가 너무 궁금한것도 있었지만, 사실은 이 책 실제로 보니 표지가 너무 예뻐서 샀다.&nbsp;<br><br><br><br>이터널 저니에서는 책을 사면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3가지 종류의 스탬프가 있는데 각자 알아서 찍으면 된다.찍고 보니 키르케에 찍은 타륜과 파도 모양 스탬프가 압도적으로 예쁘다. 둘다 저걸로 찍을 걸.....하나 더 찍을까 하니 딸이 말린다. 스탬프는 하나만 찍어야 예쁘다고.....<br><br><br>서점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부스<br><br><br><br>제인오스틴 부스에 번역되어 나온 각각이 &lt;오만과 편견&gt;이 전시되어 있다.그 옆에는 이성과 감성이었는데 제인 오스틴 책은 디자인도 다 예쁘다.&nbsp;내가 부자 되면 나중에 나온대로 다 사줄게 하고 지나친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6/0905/pimg_639242446748518575.jpg</url><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96735</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사는 이야기</category><title>새로 산 작은 책장 예쁘다고 자랑질</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88516</link><pubDate>Wed, 02 Sep 2026 09: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88516</guid><description><![CDATA[책과 관련된 건 뭘 사든지 꼭 자랑을 하고 싶은데 사실 여기 말고는 자랑할데도 없어요.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관심도 없고, 부러워하지도 않아. ㅋㅋ<br>예전 집에서 거실을 서재화 했다가 폭탄맞은 집 꼬라지로 계속 사는 바람에 다시는 거실에 책장을 만들지 않으리라 했었다죠.&nbsp;그래도 당장 보고 있는, 또는 곧 읽을 책들은 자꾸 거실로 나오는 데 그게 자꾸 책이 늘어나. 그러니까 거실에 여기 저기 굴러다니는 책이.... 이것은 숙명인가요?&nbsp;<br>보다 못해 알라딘 책 살 때 사은품으로 줬던 플라스틱 트레이를 받아서 책을 꽂아뒀는데&nbsp;이게 안 예쁜 건 참을 수 있어.그리고 책이 많이 꽂히는 것도 좋아.그런데 많이만 꽂히면 뭐합니까?책이 무거우니까 자꾸 앞으로 넘어질려고 해서 무려 청소기로 고여 놨어......ㅠ.ㅠ (이 모습은 사진도 안 찍었네....)집에서 남편이가 매일 갖다 버리라고 잔소리 잔소리...그래서 새로 작은 책장을 하나 사려다 눈에 뛴 책장.&nbsp;일단 예쁘고, 원목이고, 튼튼해보이고, 가격은 6만원대로 약간 비싼듯 하지만 뭐 이 정도야... 나는 부자니까..<br>단 하나의 문제는 이것이 집에서 배송받아서 직접 조립해야 한다는 것.일단 나는 절대 절대 불가능. 그러면 남편이를 꼬드겨야 하는데 안 해주면 앞의 플라스틱 책장을 버리지 않겠다고 했더니 두 말하지 않고 조립해 준단다. (진짜 많이 보기 싫었나봐. ㅋㅋ)<br>그래서 온 책장은 역시 고난이도의 힘과 조립 능력을 필요로 해서 남편이가 1시간 넘게 끙끙거리며 조립해줬다.&nbsp;나는 그 옆에서 잘 보이려고 과일도 깎아서 먹여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춤도 춰줬다.힘내라 힘! 힘내라 힘! 뽕~~ (뽕은 노래 부르다 잘 못 나온 뭔가...... ^^;;)<br>보통 이런 물건의 광고를 보면 꼭 조립자가 여자다. 그리고 이런 문구가 따라 온다.누구나 쉽게 조립 가능그러나 이 광고는 일부사람은 힘들지만 조립할 수도 있다로 바꾸기.....어쨌든 뿌듯한 나의 책장<br>요건 조립 완성본<br><br><br><br><br>그리고 읽으려고 사놓고 안 읽는 책들. 언젠가는 읽을 것이오.<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6/0902/pimg_639239384805644216.jpg</url><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88516</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지금은 책읽는 중</category><title>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궁금증과 깨달음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84698</link><pubDate>Mon, 31 Aug 2026 22: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846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5613&TPaperId=174846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60/90/coveroff/89374856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5613&TPaperId=174846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a><br/>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09월<br/></td></tr></table><br/>그러니까 이런 책에는 ‘드디어 읽었다‘라는 말을 꼭 해줘야 할듯하다. 물론 1권만 읽은 거지만 이런 경우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진리일 듯하다. 이 1권을 읽음으로써 나는 남은 12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니 말이다.  정말 책읽는 나무님과의 약속이 아니었다면 다 읽어내지 못하고 언젠가는 읽으리하며 던저놓은 책에 들어갔으리라..... 역시 함께 읽는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br><br><br><br>  1권을 읽으면서 가장 중요한 궁금증 하나를 풀었다. 그러니까 도대체 서구의 소설들마다 왜 이 책이 그토록 인용되고 이야기되어지는가에 대한 것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작가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책이라는 것이다. <br><br><br><br>  내가 다소 불경한 표현으로 극강의 주절주절이라고 표현했는데 ‘듣기 싫은 얘기는 듣지 않았다‘라는 한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1페이지 전체를 소비한다든지, 마들렌과 홍차가 일으킨 옛 추억의 소환 장면을 장장 9페이지에 걸쳐서 서술한다든지 하는 것은 독자에게는 고역이지만 앞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작가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갈 듯하다. 그러니까 프루스트는 작가들에게는 <br><br><br><br>˝봐라, 내가 첫 사랑에 빠진 소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상황과 심리를 알려줄게. 소년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 일어나는 일은 말야˝라고 하면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춘기 소년의 풋사랑을 중계한다. 그 내용을 엄청난 수다스러운 문장들 속에 녹여놓는 데 그 이야기라는 것들을 예로 들어보면 이런 것들이다.<br><br><br><br>소녀의 모습은 육체와 영혼, 소년의 존재 전부를 사로잡았고(248~249쪽), 소년은 소녀의 주의를 끌고 나를 알리고 싶은 갈망에 시달렸으나 소녀는 소년이 그런 행동을 비웃듯이 지나갔고(249쪽), 그 순간 이후 소녀는 소년에게 의미를 가진 꽃이 되었고, 소년은 자신이 들어가지 못하는 소녀의 삶을 강렬하게 질투하게 되었다(250쪽). 아름다운 소녀에 비해 초라한 자신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고, 욕지거리를 퍼붓기도 하고(251쪽), 소녀를 다시 만나고싶으나 만나지 못하는 장애물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하고(252-253쪽), 소녀를 만나기 위해 소녀가 지나간다는 곳을 하염없이 헤매면서 모든 사물에 소녀와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는(256~257쪽) 이런 것들이다.<br><br><br><br>  모든 장면이 이런 식이다. 어떤 하나의 감정이나 사건을 얘기하면 그것과 관련해서 생길 수 있는 모든 장면을 생중계한다고 할까? 내가 만약 작가라면 이 책은 표현의 사전, 문장의 사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듯하다. 글이 막힐 때 아 맞아 프루스트가 이런 것에 관해서 얘기한 게 있는데라고 생각해보면 반드시 있는 그런 사전 말이다. 그토록 많은 작가들이 이 책을 인용하고 들먹이는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br><br><br><br>  그리고 또 하나 작가들을 매료시킬 법한 것은 프루스트의 인간과 세상에 대한 안목이 꽤나 날카롭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극강의 수다 중에도 뭔가 평가를 해야 할 게 생기면 또 기가 막히게 경구를 만들어낸다.<br><br><br><br>  뱅퇴유씨와 딸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세상 사람들이 딸의 부도덕성에 대해 떠들어도 뱅퇴유씨는 딸에 대한 숭배를 멈추지 않는다고 하는데(사랑이 아니라 숭배라고 표현한 것은 뱅퇴유씨의 딸에 대한 사랑이 맹목적이었다는 표현이지 싶다.) 그 이유는 (객관적) 사실이 인간의 믿음을 결코 침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은 믿음을 낳게 한적도 없고, 믿음을 파괴할 수도 없다는 꽤나 날카로운 경구를 창조해낸다. 프로스트가 가진 관찰력과 지성의 깊이가 결코 얕지 않다는 증거를 곳곳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만하면 정말 작가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br><br><br><br>  그런데 문득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다. 요즘 독서 유튜브 방송이나 숏츠를 통해 인생책 시리즈들이 엄청나게 범람하는데도 이 프로스트의 &lt;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gt;를 인생책으로 꼽는 이는 거의 없었던 듯하다. 왜? 작가들이 이렇게 좋아하면 독자들도 좋아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왜 없지라고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곰곰히 생각했다고 하지만 또 그렇게 미친듯이 몰입해서 생각한 건 아니라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단 이 책이 13권이라는 것이다. 토지처럼 재미있는 책도 분량이 많아서 다 읽은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물며 이렇게 사건은 없고 말만 많은 책이라니 아마도 완독한 사람이 얼마 없을 거라는 것이다. 완독하지 않은 책을 인생책으로 올리기는 좀 그렇지......<br><br><br><br>  그리고 순수하게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은 딱히 감동적이지도 흥미진진하지도 공감이 막 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위에 예로 든 사춘기 소년의 사랑의 감정을 보더라도 아 딱 내가 저렇게 느꼈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중에 어떤 점은 나도 느껴봤어라고 일부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체에 대해서 수긍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작중 인물 누구에게도 공감이나 일체화가 잘 안되는 소설이 독자에게 완전히 주목받기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라고 겨우 1권을 다 읽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음.... 너무 섣부른 판단이라면 앞으로 읽어가면서 수정할 기회가 있겠지 뭐...<br><br><br><br>  그러면 나는 왜 1권을 읽고 그만 읽겠다는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인가? 물론 책읽는 나무님과의 약속도 있지만 정말 못읽을 정도였다면 책나무님한테 사과하고 저는 안되겠어요라면서 하차했을테다. 그런데 기어이 13권을 완독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의외로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 극강의 주절주절에 말이다. 말이 너무 많으니 정신 차리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모르고 넘어가게 된다. 그래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문장들을 손으로 하나 하나 짚어가며 읽어보면 일단 이해 못할 문장은 딱히 없다. 다만 계속 문장이 가리키는 풍경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머리 속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그 풍경속으로 들어가 있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 심심찮게 있다. 책은 재미없지만 이런 순간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이 13권의 책을 완독하면 내가 무수히 많은 여행을 한 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인생의 한 단면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장면을 그릴 수 있을지도....그리고 좀 더 인간에 대해서 이해 깊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 이런 게 생기는 거다. 물론 진짜 생길지는 내년에 완독 후에 돌아봐야 하겠지만...<br><br><br><br>  어쨌든 1권을 읽음으로써 이후 계속할 힘을 얻었고, 궁금증도 풀었고 나와 책읽는 나무님에게 화이팅을 보낼 힘도 얻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60/90/cover150/89374856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609053</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책에 관한 잡담들</category><title>책나무님과 함께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64545</link><pubDate>Fri, 21 Aug 2026 22: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6454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5613&TPaperId=1746454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60/90/coveroff/893748561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 정말은 이 책을 읽고싶지 않았다. 읽지 않아도 어떤 책인지 이미 알고 있으니까.... 마들렌이 일으키는 추억 1장면에 9페이지를 할애하는 극강의 주절주절과 더불어 주어 아래 서술어가 어디 붙어있는지를 매번 찾아야 하는&nbsp; 만연체 문장이라니..... 내가 가장 곤란해하는 대화 대상이 자기 얘기를 끊지 않고 끝없이 얘기하는 사람이다. 지금 직장에서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그런 경우인데 그 사람이 얘기를 시작하면 시작은 있으나 끝이 없다. 듣다보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런데 책조차도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고? 거부하겠다가 나의 확고한 결심이었는데.......<br>&nbsp; 그런데 정말 서양 쪽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끊임없이 소환되는 책이 바로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다. 얼마 전에 읽은 &lt;상상속의 삶&gt;에서도 또 이 책이 소환되고.... 하여튼 이 곳 서재에서도 이 책을 완독하는 서재인들이 제법 많아 우와 대단하다라는 감탄만 연발하고 부러움의 눈길만 보내기 어언 세월..... 어떤 일이든 자꾸 듣다보면 결국은 하게 되고, 책도 읽게 된다. &lt;상상속의 삶&gt;을 읽고 책나무님과 수다를 떨다가 그럼 우리 그냥 읽어볼까? 혼자서는 힘들 듯하니 물귀신처럼 이미 1권을 읽은 책나무님을 끌어들여 우리 둘이서 한달에 1권 읽기 어때요라고 내가 내 발등을 찍고야 말았다. 맘씨 좋은 우리 책나무님은 또 막 호응해주시고.... 나의 든든한 책 동반자 책나무님 사랑해요. ^^<br>8월에 여행갔다온다고 좀 바빠서 3일 전부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100페이지 읽었다. 예상대로 극강의 주절주절이 펼쳐진다.&nbsp;<br>&nbsp; 한편 우리 할머니의 두 여동생인 노처녀들에게는 할머니처럼 고결한 마음씨는 있었지만 그 정신은 없어서, 형부가 이같이 하찮은 일을 이야기하며 즐거워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단언하였다. 이 두 분은 고상한 것을 동경했기 때문에.......그들의 청각이 일시적으로 불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 청각 기관을 쉬게 함으로써, 진정한 기능 수축을 시작을 감내하게 할 정도였다.......&nbsp; 48쪽<br>&nbsp; 그러니까 자기들이 듣기 싫은 얘기는 안 들었다는 단 한 문장으로 해결될 말을 무려 한 페이지에 걸쳐서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으며 심지어 이것을 자신들의 청각기관을 쉬게 한다는 매우 우아한 표현으로 묘사하고 있다. ㅎㅎㅎ 우와 프루스트는 어쩜 이리 많은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이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한마디를 한 페이지로 늘릴 수 있는 능력이라니.....<br>&nbsp; 그런데 나 역시 지금 이런 불평 불만을 늘어놓고 있지만 사실은 좀 이 책의 매력에 빠지고 있는 중이다. 주어와 서술어로 이루어지는 단문을 가장 명확한 문장으로 높이 치는 나 같은 단순한 사람에게 프루스트의 세계는 생경하지만 매력적이다. 그의 저 주절주절을 땀 흘리면 주어 서술어 찾아가면서 해독하다보면 마치 내가 콩브레에 들어가 있는 듯하다. 화자가 보는 인물들은 활자 속에 박제된 인물이 아니라 모순 투성이의 인간 그 자체를 다면적으로 보여준다. 인물들이 살아서 내 옆에서 주절주절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우아하고 다정한 화자의 할머니는 좋은 책과 문장, 교양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어린 손자에게 조르주 상드의 업동이와 양어머니 사이의 근친애를 다룬 책을 선물한다.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라 작가의 명성과 우아한 문체를 중시하는 할머니는 당시 전형적인 부르조아적 교양의 단면을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다.&nbsp;<br>&nbsp;몇 페이지에 걸쳐서 이야기되는 화자의 어머니의 굿나잇 키스에 대한 강박적 갈구는 한편으로 뭐 이렇게까지 할건가 싶다가도 내가 어린 시절 꽂힌 어떤 것에 대해서 얼마나 상상의 나래를 폈던가를 생각하면 이해못할 것도 아니다. 불행히도 나는 내가 무엇에 그리 집착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이런 강박적 갈구는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텐데 - 그게 아니라면 이토록 상세하게 여러 페이지에 걸쳐서 쓸수가 없을테다 - 그런 것들을 기억하고 문장으로 끝도 없이 늘어놓으면서 결국은 독자를 자기 세계로 포섭해버리는게 프루스트의 힘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nbsp;<br>&nbsp; 어쨌든 생각보다는 덜 힘들고 - 힘들지 않다는게 아니라 생각보다는 덜 힘들다는 것이다. - 생각보다는 훨씬 좋다. 내가 어디쯤에서 이 여정을 그만둘지, 아니면 책나무님 말씀대로 우리도 &lt;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gt;를 완독한 사람이 되어 자랑질을 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1권을 읽으면서 확실한건 생각보다 프루스트의 문장들이 재밌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완독 청신호인가?&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60/90/cover150/89374856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609053</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여행이야기</category><title>고창 황윤석도서관</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34696</link><pubDate>Wed, 05 Aug 2026 23: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34696</guid><description><![CDATA[&nbsp; 요즘 핫한 고창 황윤석도서관을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유현준씨가 종묘를 모티브로 해서 설계했다는 도서관인데 작년에 만들어지고 난 이후 여러 곳에서 칭찬이 자자한 그 도서관요.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 멋진 도서관입니다. 고창에 내가 산다면 매일 가고싶은 곳이에요.<br>&nbsp; 일단 외관부터 멋집니다. 횡으로 길쭉한 도서관을 보면 종묘를 모티브로 했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해주네요.<br><br><br><br><br><br>&nbsp; 내부로 들어가면 다음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점은 따로 열람실을 두지 않는다는겁니다. 빛을 있는대로 끌어들인 높고 널찍한 공간에, 서가를 가운데는 낮게 벽 쪽은 높게 배치하고 남은 공간은 여러가지 종류의 의자들을 배치해서 자기가 읽고싶은 자리에서 원하는 자세로 책을 읽을 수 있네요. 한 쪽 벽면은 2층 구조로 만들었는데 층을 통층으로 배치했습니다. 내부 공간인데 안과 바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탁 트입니다. 사진 속의 창가에는 바깥 풍경을 향해 있는 작은 책상과 의자들이 있고요. 안쪽으로 들어가면 둥근 소파형태의 의자나 사각의 긴 소파 의자, 그리고 계단식 열람 공간 등 한 공간 안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어서 하루 종일 자리 옮겨가며 앉아 있고 싶었습니다.<br><br><br><br><br>&nbsp; 2층으로 올라가니 2층도 넓은 공간입니다. 역시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는 공간배치가 멋졌습니다. 책장이 높은데 손이 닿는 곳은 읽을 책들이고요.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은 이미테이션 책들인 것 같았습니다. 이미테이션 책들도 최근에 나온 책들의 다양한 표지를 표여줘서 좋았네요.<br><br><br><br><br><br>&nbsp; 마음에 들었던 자리. 하지만 곧 사라져서 여기는 못앉고 잠시 소파에 앉아 있으니 창가 자리가 났어요. 옆에 있던 큰 딸과 둘이서 자리 옮겨서 책을 읽었습니다. 원래 책 좋아하는 둘째는 제가 화장실 갔다온 사이 일치감치 사라져서 어딘가에 찡박혔고, 남편도 어디갔는지 모르겠고, 2층에서 큰 딸만 만나서 둘이서 사이좋게 앉아 책을 읽었네요.<br><br><br><br><br><br>&nbsp; 저는 서가 구경하다가 빼온 이슬아 작가님의 &lt;갈등하는 눈동자&gt;, 큰 딸은 며칠전 타계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lt;녹나무의 파수꾼&gt;. 공간도 좋고 읽기 시작한 이슬아 작가님 책이 생각보다 더 좋아서 한 30분쯤&nbsp; 신나게 책읽고 있는데 남편이가 왔습니다.&nbsp;<br>남편 : 피곤하고 잠 온다. 이제 집에 가자나랑 딸 : 왜 좋은데, 좀 더 있자남편 : 책 읽고 있는데 잠이 와서 못 보겠다.나 : 무슨 책 읽었는데?남편 : 법화경나랑 딸 : 아니 그걸 왜 읽냐고????&nbsp;<br>도대체 이런 곳에서 법화경을 갑자기 왜 읽는지? 그러니 잠이 오지. 결국 운전해야 하는 남편을 배려해서 겨우 40분 정도만에 나오고 말았어요. 어찌나 아쉽던지?나오면서 딸한테 궁금한게 있어서 물었어요.<br>나 : 근데 딸아. 너는 왜 그 책을 중간부터 읽니? (참고로 큰 딸은 책을 읽지 않습니다. 세상에 책보다 재미난게 너무 많다네요. ㅎㅎ 뭐 그말도 맞긴 하죠.)큰딸 : 아 이 책은 내가 작년에 호주 놀러갔잖아. 그 때 캔버라에서 오후에 할게 없어서 심심하더라고. 그래서 캔버라 도서관에 구경갔는데 이 책이 있는거야. 그래서 그 때 읽던 거 이어서 읽은거야.<br>그러니까 얘는 작년에 호주 캔버라에서 일본 소설을 한글로 번역된 걸 찾아서 읽고, 오늘 한 10개월만에 이어서 읽는다는....매우 글로벌하면서, 매우 하찮은 책읽기가 아닌가요?&nbsp; 어쩌면 너는 이 책을 다 읽으려면 다음 우연을 기다려야겠구나.....&nbsp;<br>&nbsp; 도서관을 나오면서 들어갈 때는 눈에 안 띄었던 입구 벽면이 보입니다. 이곳이 황윤석도서관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 지역의 18세기 실학자였던 이재 황윤석 선생을 알리고, 기리는 의미라고 하는군요. 저도 황윤석이란 이름을 이 도서관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는데, &lt;이재난고&gt;라는 백과사전적인 저술을 남긴 학자 다운 말이 딱 새겨져 있습니다. 한 가지도 똑바로 못하는 저는 많이 부끄러워해야 할 듯합니다. ^^;;<br><br><br><br>&nbsp; 도서관을 나오면서 이렇게 큰 자리를 차지하는 도서관을 낮은 크기로 아름답게 지을 수 있었던 건 이곳이 고창같은 작은 도시였기에 가능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는 일단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테니 외곽에 접근성 떨어지게 지어야 할테고, 기본적으로 인구가 많으니 아마 이런 적절한 숫자의 사람들이 모이기는 힘들어, 매일 바글바글 자리 전쟁이 일어날테니까요. 지방 도시 모두에 이런 멋진 도서관이 다들 하나 쯤 있어 지역의 문화 중심의 역할을 하면 진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6/0805/pimg_639215658996323439.jpg</url><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34696</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내가 사는 세상</category><title>인류학의 쓸모 - [인류학 입문하기 - 삶의 방식에서 살아 있음의 철학까지, 인류학의 가장 위대한 질문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29181</link><pubDate>Sun, 02 Aug 2026 23: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291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0493&TPaperId=174291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62/coveroff/k4521304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0493&TPaperId=174291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류학 입문하기 - 삶의 방식에서 살아 있음의 철학까지, 인류학의 가장 위대한 질문들</a><br/>오쿠노 카츠미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nbsp; 일본 학자들의 인문 사회 과학 서적을 읽을 때 느끼는 것이 이들은 참 정리의 달인이다. 잘 잡히지 않던 개념, 이론의 흐름같은 것들이 일본 학자들의 손에 들어가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고, 도표화가 쫙 되어 펼쳐지는거다. 다른 학문 분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주로 본 인문 사회 과학 서적들은 그런 경향이 강했다. 물론 이런 도표화와 정리에는 어느 정도의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입문 단계에서는 톡톡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nbsp;이번에 읽은 책 &lt;인류학 입문하기&gt; 역시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인류학의 계보를 정리하고, 인류학이란 학문의 의미와 쓸모에 대한 확실한 개념을 잡아준다.&nbsp;<br>&nbsp; 인류학이란 학문은 다른 학문에 비해서 역사가 짧다. 유럽인들이 자신들 바깥 세계를 만나면서 그 바깥세계를 서열화하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국주의 시대에 문명과 야만으로 민족을 나누기 위한 용도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인들은 정말 온갖 이유를 갖다붙여 자신들의 인종적 우수성을 증명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그에 타자로 자신들의 세계에 들어온 다양한 민족들은 좋은 연구대상이었다. 애초부터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한다는 목적이 분명한 학문이었던 것이다. 다만 세상 일은 늘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다. 인류학은 자체의 발전을 시작했고, 이 책이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인류학이 자체의 발전을 시작한 20세기 이후의 인류학의 계보를 4명이 대표적인 학자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br>&nbsp; 20세기 초 문헌에 의지하던 인류학계에 현장에서의 직접 연구(필드 연구라고 한다)를 강조하며, 필드에서 자신의 감각을 총동원해서 탐구하는 것이 진실에 다가가는 최선의 방법이라 주장하고 실천했던 폴란드 출신의 인류학자 말리노프스키. 그는 인간 사회와 삶 전체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필드연구를 주장했고, 이것은 이후 인류학의 기본적인 연구방법으로 필드연구가 자리잡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필드연구를 통해 말리노프스키는 사물과 세계를 대하는 사람들의 관점, 세계관까지 탐구하고자 했다.<br>&nbsp;다른 사람의 근본적인 관점, 심지어 미개인의 관점까지 존중하고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한다면,우리의 시야 또한 넓어지게 된다.&nbsp; &nbsp;- 65쪽, 말리노프스키의 &lt;말의 엄격한 의미에서의 일기&gt;에서 재인용<br><br>&nbsp; 위의 말에서 보듯이 말리노프스키의 관점은 여전히 인류를 문명-야만, 문화인-미개인으로 나누는 이분법에서 아직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인간과 문화를 혐오나 증오가 아니라 타자를 이해해야 한다는 명제를 던진 것으로 인류학이 다른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초를 던졌다는 데 의의가 있겠다.&nbsp;<br>&nbsp; 다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스타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이다. 물론 나는 이름만 들어봤지 사실 책도 안 읽었고, 아는건 없지만 말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 속에 의식되지 않는 삶의 구조가 내재해 있다고 보았고, 그 구조를 통해 인간이 전 세계 이곳저곳에 있는 '차이'를 통해 이 세계를 이해하고 있음을 파악한다. 예로 토테미즘과 히스테리를 이야기하는데, 19세기 말에 이 두 주제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유럽인들이 자신 안에 있는 껄끄로운 부분을 '미개인'과 '정신병 환자에 투영하여 자신들의 정상성을 확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럽인들의 심리적 환상을&nbsp; 확인하고 까발림으로써 인류학은 인종을 우열이 아니라 차이로 인식하는 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nbsp;<br>&nbsp;&nbsp;레비스트로스에 이은 프란츠 보아스에 이르면 드디어 문화상대주의 개념이 등장한다. 오늘날 문화상대주의는 당연한 진리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개념인데, 이 개념이 바로 인류학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보아스가 직접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연구가 이 개념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동력이었다. 이런 개념은 문화를 총체적인 삶의 방식으로 인지함으로써 가능한데, 삶의 방식은 우열이 아니라 레비스트로스가 이야기했듯이 차이일 뿐임을 인지하고 필드 연구에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립되었다.<br>&nbsp; 이제 현대 인류학으로 넘어오면 중요 인류학자로 팀 잉골드를 얘기하고 있다. 잉골드는 자연과 사회를 구분해 생각하는 근대 서양의 이원록적 사고법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을 '생물사회적' 존재로 파악하는 태도에 도달했다. 인간을 생물사회적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은 생명체로서의 인간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통합으로 보는 것인데, 그저 단어만 들어도 아 생태학적 개념이 반영되겠구나 싶다. 잉골드에 의하면 인류학은&nbsp;<br>&nbsp;인류학은 '미개'사회와 비서양 사회 사람들'에 대한' 학문도, 이문화 이해를 위한 학문도 아닙니다. 인류학자가 스스로 세계 한복판으로 들어가 사람들'과 함께'하는 철학이지요.&nbsp; &nbsp;-196쪽<br><br>&nbsp; 이제 인류학이 인간과 자연, 세계를 위한 철학으로 이야기되고, 이것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전력으로 대답해야 하는 학문이 된다.&nbsp;<br>&nbsp; 어쩌면 모든 학문은 결국 이 물음에 답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어 나감에 처음 인류학의 계보를 정리하면서 결국 모든 학문의 길이 하나로 통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폭염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보잘 것 없는 인간인 나도 결국 내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언제나 간직하고 고민해야하는 근원적인 질문이다.&nbsp;<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62/cover150/k4521304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6254</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문학</category><title>전후 독일, 이미륵, 그리고 나</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20686</link><pubDate>Thu, 30 Jul 2026 00: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2068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5000&TPaperId=174206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75/12/coveroff/893746500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 어떤 책을 언제 읽느냐는 중요하다. 쓸데없이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는 바람에 내게 &lt;압록강은 흐른다&gt;는 도통 아무 재미도 없는 책으로 남아버렸으니..... 뜬금없이 그 시절에 이 책을 읽었던 건 아마 틀림없이 전혜린 작가 때문이었으리라.... 낭만적인 비극으로 느껴졌던 그녀의 죽음 때문에 그녀의 책 &lt;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gt;를 읽었고, 그래서 이 책까지 흘러갔을 테고.... 중요한 건 두 책 다 나에게는 공감 불가능으로 너무나도 재미없는 책이라는 기억만 남아버렸을 뿐.....&nbsp; 다행히 오늘 이 책을 다시 읽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0번이라는 상징성과 출판사의 마케팅이 쉽게 이 책에 손이 가게 했다. 민음사의 이번 마케팅은 좀 많이 고맙네.... 덕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꼈다. 언제 어떤 책을 읽느냐는 역시 중요하다.<br>1. 전후 독일의 &lt;압록강은 흐른다&gt;<br>&nbsp; 독일어 원문을 읽을 수 없는 내게 이 작고 딱히 임팩트 없는 책이 왜 독일인들에게 그 해 '독일어로 쓰인 가장 훌륭한 책'이란 찬사를 듣게 했을까란 의문이 있었다. 독일어도 모르고, 독일 문학도 잘 모르는 내가 해소하기 힘든 질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이 책에 실린 작품 해설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nbsp; (이 책에는 역자 후기 외에 편집자인 박혜진씨의 작품 해설이 따로 더 실려있는데 이 글이 참 좋았다. 작품 해설이 좋았던 경우는 드물었는데 이 작품 해설에도 나는 별 5개를 주고싶다.)<br>&nbsp; 1946년의 독일은 나치의 만행때문에 거의 전 국민이 범죄자로서의 죄의식을 느껴야 했을테다. 1935년 나치당의 뉘른베르크 전당대회 영상에서 히틀러를 환영하는 독일인들은 종교적 광기의 열정으로 불타오른다. '그분이 오신다. 우리를 구원하러 히틀러 그분이 오신다'라는게 당시 독일인들의 상태. 이런 광기를 일으킨 근본 원인은 당연히 절망적인 당시 독일 경제 상태이지만, 이 절망을 낚아 채 낭만적 희망으로 뒤덮은 건 나치당이었다.&nbsp;<br>독일 낭만주의는 단순한 문예 사조가 아니었다. 숲과 강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민족의 신화와 전설에 대한 경도는 독일인이 스스로를 하나의 민족으로 느끼는 방식으로 독일 정신의 중핵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치는 바로 그 정서, '민족', '피', '고향', '숲'을 동원해 대중을 이끌었다. 고향은 순수한 게르만의 뿌리로, 숲은 독일 민족의 영혼이 깃든 성지로 신화화됐다. 낭만주의가 꿈꾸던 것들이 학살의 언어가 된 것이다. 그러니 외부 망명자도 내부 망명자도 자신들의 낭만을 긍정할 수 없었다. 당시 독일인들은 거울을 들여다 볼 수 없는 민족이었다.&nbsp; &nbsp; &nbsp; -239쪽, 작품 해설, 박혜진<br>&nbsp; 삶이 힘들어질 수록 사람들은 과거를 그리워한다. 예전엔 좋았어. 한 때는 나도 잘 나갔어 같은 그런 류의 회고는 본인에게만 낭만적이지만 그런 추억이 또 사람을 살아가게 한다. 그러나 매일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자국의 사람들이 전범으로 처벌 받고 있는, 어떤 독일인도 침묵과 방조, 또는 열광적인 호응의 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시대에 독일인들은 자기 민족의 위대함을 고대의 숲에서, 게르만족의 시원에서 찾았기에 과거조차도 그들은 그리워할 수 없었겠다.<br>&nbsp; 그런 1946년에 이미륵이 이 책을 냈다.<br>그 때 이미륵이 나타났다. 동양에서 온 한 아웃사이더가 자신이 잃어버린 나라의 강과 산과 어머니를 독일어로 노래했다. 독일인들은 &lt;압록강은 흐른다&gt;에서 자신들의 상실감을 발견했다. 죄 없는 향수, 고향에 대한 그리움, 오염되지 않은 낭만이 그것이었다.&nbsp; &nbsp;-239쪽, 작품 해설, 박혜진&nbsp;<br>&nbsp; 이 작은 책을 읽는 독일인들이 느꼈을 위로, 참회, 미안함, 슬픔, 그리고 부끄러움을 인정할 용기와 나아갈 힘. 그 모든 복잡한 감정들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 작은 소설이 시대에 남을 걸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당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의 위로를 던졌음으로 당대의 문학의 소명을 이루었음을 알겠다.<br><br>2. 이미륵의 &lt;압록강은 흐른다&gt;<br>&nbsp; 작가에게 이 소설은 그리움이다. 고등학생인 내가 이 책을 재미없게 느낀 건 그 나이의 내가 이런 그리움을 이해할 수 없는 나이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 알겠다.&nbsp;<br>&nbsp; 수암은 나와 같이 자란 내 사촌 형의 이름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그의 첫 기억에 존재하는 5살 사촌 형과 아버지 앞에 앉아 한자를 배우던 기억을 소환한다. 그 옆에서 "제발 애들을 그렇게 괴롭히지 마세요~"라고 말하던 어머니의 부고 편지를&nbsp;독일에서 받는 것으로 끝난다.&nbsp;<br>&nbsp; 떠나왔더라도 다시 돌아가리라 희망하면 글은 더 객관적이고 치열해질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돌아갈 이유가 모두 사라진 고향은 애틋함과 슬픔과 그리움의 대상일 뿐이다. 그 모든 기억들을 소환하면서 돌아갈 곳이 없는 곳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이미륵의 독일에서의 삶의 단편들을 짚어보면 그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이다. 모두가 나치에 저항한 백장미단의 쿠르트 후버교수의 가족을 외면할 때, 자신의 배급 식품을 그들과 나누고 길에서 후버 교수의 아내를 만나면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부인이라고 인사를 하는 것은 그 시대에는 큰 용기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그의 그런 심성이 어떻게 형성되어졌는지를 알게 된다. 어릴 적 유교 교육을 받았던 이미륵은 학문의 목적이 올바른 삶이 태도를 길러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함을 배웠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라며 그 교육의 이면도 알게되겠지만, 이미륵에게 유교와 동양의 시인들은 딱 사람됨의 중요성을 아는 것에서 멈췄다. 오히려 그것이 더 좋은 사람 이미륵을 만들었으리라.....<br>&nbsp; 번역된 그의 문장은 유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바로 그 평범한 문장들에 고향의 가족, 친구, 산천, 그리고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하나 하나 묻어있다. 이런 간절한 그리움은 그가 바로 그곳을 떠나왔기에 보이는 것일테다.&nbsp;<br>단지 늦은 저녁 시간에 모든 주위가 고요해졌을 때만 나는 이따금 강을 따라 걷거나 어느 버드나무 아래의 벤치에 앉았다. 조용히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가볍게 찰랑거리면서&nbsp; 강물은 언제나 지체 없이 흘러가곤 했다. 자주 나는 그 물이 그렇게 자꾸만 흘러 언젠가 마지막에는 한국의 서해안에 다다를 것이다, 어쩌면 연평도나 어쩌면 그 외로운 송림 포구에까지도 다다를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nbsp; &nbsp;- 222쪽<br><br>&nbsp; 국경에서 도도히 흐르는 압록강을 바라보며 하나의 세계가 단절되고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고, 이제 독일의 작은 강변에서 강물이 바다로 흘러 고향땅까지 이어지듯 자신의 세계가 고향과 이어져있음을 자조하는 20대의 어린 청년이 눈 앞에 그려진다. 이런 기억의 소환이 또한 그를 살게 했으리라....&nbsp;<br>&nbsp; 내가 만약 이미륵과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면 내가 그리워했을 풍경은 이 바다가 아니었을까?<br><br><br><br>3. 나의 &lt;압록강은 흐른다&gt;<br>&nbsp; &nbsp;작가의 그리움이 문장마다 느껴지는 감동과는 별개로, 또 다른 의미에서 이 책은 너무 흥미로웠다. 1899년생인 작가가 살았던 한국은 격동의 시대였고, 비분강개의 시대였다. 그러나 시대가 그러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일상을 살아간다.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치는 모습이 다는 아니었을지언정 이 책 속에서 묘사되는 21세기 초반 한국의 삶의 풍경들은 아름답고, 평화롭고, 그리고 끝내 위태로웠다.&nbsp;<br>&nbsp; 듣기 좋은 칭찬만 듣고 달콤한 간식들을 대접받는 명절의 즐거움, 나도 고독하다며 어린 아들을 앞에 두고 술을 가르치는 아버지, 한일합방기 의병운동으로 잡혀가던 농민들의 모습, 소란스럽고 정신없는 기차가 들어오는 마을의 풍경과 기차 소리 사이로 들리는 헌병에게 매맞는 소리, 일본인들에 의해 도굴이 일상화되면서 무덤의 유골들이 나뒹구는 산야의 풍경, 고아로 자라 선교사에게 입양되었지만 미션계 학교를 선택하지 않아 내쳐진 친구, 인체 해부 수업에서 시신을 보며 "향이라도 좀 피우지 않고!"라고 중얼거리는 근대 학교의 모습들.<br>&nbsp;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은 흔히 비분강개와 친일파의 길 2가지로 흔히 묘사된다. 하지만 사실 사람들이 있는 곳은 저 2개의 길 사이 어딘가이다. 비분강개하며 신념대로 모두 독립 운동을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친일이라는 사람이 아닌 길을 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에서 묘사되는 삶은 바로 그 넓은 스펙트럼에 있음에도 묘사되지 않던 사람들의 삶이다. 그들이 1919년의 3월에는 목놓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 좀 더 나은 삶이 오리가 생각하면서.... 그런 사람들의 소중한 삶이 기록들이 내게는 무척이나 소중하게 다가왔다. 역사책이나 대하 소설에서 볼 수 없는 그 평범함이 아름답게 여겨졌던 것이다.&nbsp;<br>&nbsp;이 책을 감포 앞바다에서 일부 읽었다. 가격이 너무 싸서 펜션을 하나 예약하고, 가족들이 1박 2일을 보냈는데 언젠가는 또 이 평범한 하루가 그리워지리라 생각하게된다.&nbsp; 이 자리에서 이 포즈로 책 읽는 거 너무 근사하지 않나? ㅎㅎ(물론 얼마 읽지는 못하고 끊임없이 먹기만 했다는 건 비밀이다.)<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75/12/cover150/89374650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751250</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밑줄긋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상상 속의 삶</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95309</link><pubDate>Thu, 16 Jul 2026 16: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9530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139598&TPaperId=173953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48/62/coveroff/k76213959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48/62/cover150/k7621395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486228</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문학</category><title>바라모를 뽐뿌질한 잠자냥님 보시오.</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90813</link><pubDate>Tue, 14 Jul 2026 10: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9081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4969&TPaperId=173908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76/coveroff/893746496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잠자냥님이 그러니까 100자평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단 110쪽으로 완전히 내 마음을 사로잡음. 민음사는 아이라를 더 내놓으시오!! 라고.....<br><br>이건 100자평으로 사람을 낚는 확고한 기술이다.그리고 낚였다. 나는 원래 귀가 얇다.&nbsp;<br>낚인 결과가 딱히 나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딱히 좋지만도 않고,&nbsp;또 뭔가 새로운 소설양식인듯하다가 좀 더 생각해보면 이른바 예술 감독들의 어이없는 코미디적 상황을 곁들인 한편의 재미없는 영화에서 많이 본듯한 상황이기도 하고......<br>뭔가 계속 주절주절하다가 마지막 한방으로 나를 격동시켜줄려나 했지만 뭐 그것도 없어서 섭섭하다가,아니 없는게 이 소설의 주제지. 그 한방을 기대하는게 여전히 내가 근대 소설 문법에 얽매여있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하다가....<br>결국 이렇게 내 마음을 이랬다 저랬다 판단 불가능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 이 소설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던 듯도 하고....<br>하여튼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또 딱히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이 책에 대한 결론은한 마디로 철저하게 취향을 타리라라는 것이다.그리고 내 결론은 나의 취향은 아니라고 하려다가 아니지 않을까라고 급격히 후퇴하고,.....이로써 오늘의 결론은 잠자냥님에게 낚이지 말자라는 것?&nbsp;<br>아니 그런데 또 잠자냥님이 소개해주는 책들을 보면 취향 저격인 것도 많았는데....결국 결론이 없다가 오늘의 결론이다.소설도 도대체 뭐라고 얘기할지 말하기 참으로 애매하니 모든 결론이 일맥상통한다고나 할까?<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76/cover150/89374649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37611</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문학</category><title>불편한 책이 나를 만든다. - [딸기 이론]</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82450</link><pubDate>Thu, 09 Jul 2026 13: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824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49315&TPaperId=173824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2/96/coveroff/89374493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49315&TPaperId=173824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딸기 이론</a><br/>김숨 지음 / 민음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여성, 이주, 노동자3가지 중 어느 것이 당신의 정체성에 규정적인 것인가? 당신의 삶에 결정적인 규정을 하는 것은 여성인가? 이주인가? 아니면 노동인가?&nbsp;나를 규정하는 것은 저 3가지의 조건 중 여성과 노동자이다. 저기서 이주 하나가 빠진 것 만으로도 나는 적어도 나의 노동이 나의 여성성을 억압하지는 않는다.&nbsp;<br>자 당신이 한번 떠올려보라. 여성과 노동자가 합쳐진 모습을.... 나의 모습이든 타자의 모습을 떠올리든 사실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다종 다양한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당신이 떠올린 여성 노동과 내가 떠올린 여성 노동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지만 장담할 수 있는 건 당신이든 나든 하나의 모습만 떠올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다.&nbsp;<br>자 그럼 다음..... 저 3개의 조건이 모두 합쳐진 누군가를 떠올려보라. 여성 이주 노동자. 장담하건대 당신이 떠올리는 모습이나 내가 떠올리는 모습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저 3개의 단어가 합쳐진 곳에서 우리는 백인여성인텔리노동자를 떠올리지 않는다. 마치 저 단어들이 일반 명사가 아니라 고유 명사인 것처럼 우리는 동남아 어딘가에서 온 갈색의 작은 몸집의 여성을 떠올리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라.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에서 얼굴을 구별할 수 있는지.....<br>나는 딸기를 따며 내 몸을 까맣게 잊곤 해. 내 몸에 자궁이 있다는 것도. 난 내 자궁을 보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내 몸이 출산 적령기의 몸이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해. 딸기를 따다 보면 내 몸에 두 손만 있는 것 같아. 딸기를 따는 두 손만. 그럼에도 자궁은 내 몸에 있어.&nbsp;참, 네가 한 번도 물어본 적 없는 내 이름은 샤빼야.&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29~30쪽<br><br>&nbsp;책 속에서 주인공 샤빼의 이름은 고작 2번정도 호명된다. 나도 이름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항변하지만 그 항변이 딱히 힘있지 않음을 상징하듯이 겨우 2번이다.&nbsp; 그리고 샤빼는 끊임없이 딸기딸기딸기하며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모든 순간들을 딸기를 단위로 호명한다. 인간 정신의 자율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가 극악한 노동을 겪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혹한 노동은 인간의 정신을 포획한다. 딸기밭의 샤빼는 저절로 딸기딸기딸기하고 생각하게 된다. 나의 몸이 나의 정신을 규정한다. 노동이 나를 만든다. 그것이 긍정적일 때는 그저 적절한 시간과 강도로 내 삶의 나머지 시간이 보장될 때이지 노동으로만 이어지는 삶은 나의 정신을 파괴한다.&nbsp;<br>&nbsp; 샤빼가 내 몸에 있는 자궁의 존재를 일부러 떠올리려 노력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살고 싶은 삶을 잊지 않으려는 몸부림이고, 어쩌면 그것은 가족을 이루고 서로를 돌보는 그런 평범하디 평범한 삶의 모습일거다. 그러나 딸기밭의 노동이 무시하는 것은 그녀의 존재와 미래이다. 이름을 불러주지 않음으로써 그녀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궁의 존재로 상징 되는 그녀가 이룰지도 모르는 미래의 가족, 미래의 삶을 부정한다. 노동은 인간의 삶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기본 조건이지만, 이 노동이 선을 넘을 때는 이렇게 인간 자체를 파괴하는 힘이 되어 버린다.&nbsp;<br>&nbsp; 김숨 작가는 늘 과거든 현재든 인간의 생생한 고통의 시간을 지금 여기로 가져왔다.위안부의 삶과 러시아 이주 한인들의 삶과 오키나와 학살 현장의 조선인과 일본인들.... 그리고 오늘 김숨 작가가 우리를 이끈 곳이 바로 지금, 여기 여성 이주 노동자이다.&nbsp;<br>&nbsp; 김숨 작가의 이번 책은 유난히 불편하다. 왜냐하면 작가가 다루는 시간과 공간이 지금 바로 여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참 교묘해서 작가가 아무리 과거가 과거로 끝나지 않음을 이야기해도, 그럼에도 독자는 과거는 과거로 인식한다. 또한 그 고통의 현장들이 과거의 이야기이기에 안심한다. 지금 우리는 전쟁의 현장에 있지 않잖아. 지금 우리가 위안부로 끌려가는 건 아니잖아.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야라는 등의 감정을 우리는 기본적으로 깔고 과거의 시대를 회상하고 글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에 연민하고, 타인의 폭력을 비판하는 것은 별다른 거리낌이 없고 어렵지 않다. 나의 정의로움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나의 자존감을 충족시켜 준다.<br>&nbsp; 그러나 불현듯 끌려온 지금 여기는 어떠한가? 지금 여기라는 것은 이 모든 이야기에 나는 방관자이거나, 입만 살은 위선자이거나 둘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신문 기사로만 전해지는 삶의 이야기가 지금 당신 앞에 펼쳐진다. 이름을 가지고 매일의 삶을 살아내는 나와 같은 사람의 온기로 그가 다가올 때 방관자가 되거나 위선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나의 양심과 나의 인간됨의 문제가 되는 것이며, 여기서 내가 나의 양심을 지키고 나의 인간됨을 지키고자 한다면 나의 불편함과 나의 시간과 그 밖의 나의 약간의 희생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작더라도 그런 노력이 결국 나라는 인간을 만든다. 내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나라는 인간을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문학이 나라는 인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렇게 불현듯 불쑥 다가온다.&nbsp;<br>&nbsp; 김숨 작가는 항상 인간의 고통이 머무는 곳을 지나치지 않고 관통해왔다. 가장 고통받는, 그러나 전해야 하고, 지금 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김숨 작가가 자신이 그려내는 삶에 녹아들어 나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이 모든 문장 속에 스며 있다.&nbsp;<br>&nbsp; 타인의 고통과 삶에 대한 기술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2 가지다.&nbsp;거리 두기와 일체화, 다르게 표현하자면 타자의 삶에 대한 관찰의 치밀함과 공감 능력의 극대화이다.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더 독자에게 다가갈지는 결국 작가의 필력에 달렸을 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주 노동자가 아니지만 이 책을 읽는 모든 순간이 불편했다. 샤빼와 보파, 속행은 내 이웃의 삶이었고, 그들이 고통 받는 모든 순간에 나는 방관자였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김숨 작가가 원하는 것 역시 우리가 그들의 삶을 삶으로 느끼고, 불편함을 느끼는 것, 그리고 나와 그들의 삶이 이어져 있음을 아는 것이었을 것이다.<br>&nbsp; 누구든 가장 쉬운 것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내 인생을 글로 쓰면 소설책 몇 권은 쉽게 나오리라는 큰 소리가 얼마나 흔하던가? 그 말을 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타인에게는 흔해빠진 신파임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 이야기만으로는 작가가 될 수 없다. 내가 작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도 나는 내 이야기밖에 못하기 때문이다. 나 너머의 삶, 그 삶을 얼마나 핍진하게, 깊이 파고들어 그려낼 수 있느냐에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있지 않을까? 김숨 작가는 타인의 삶을 자신의 삶인듯 그려온 작가이다. 그 공감의 깊이가 나를 불편하게 하고 그리고 결국......나를 바꾼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2/96/cover150/89374493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29645</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