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잡식성 귀차니스트의 책읽기 (바람돌이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최초의 여성 릴리스, 세계를 떠받치는 힘</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ue, 04 Aug 2026 00:21:43 +0900</lastBuildDate><image><title>바람돌이</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536021934811893.jpg</url><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바람돌이</description></image><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내가 사는 세상</category><title>인류학의 쓸모 - [인류학 입문하기 - 삶의 방식에서 살아 있음의 철학까지, 인류학의 가장 위대한 질문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29181</link><pubDate>Sun, 02 Aug 2026 23: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291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0493&TPaperId=174291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62/coveroff/k4521304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0493&TPaperId=174291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류학 입문하기 - 삶의 방식에서 살아 있음의 철학까지, 인류학의 가장 위대한 질문들</a><br/>오쿠노 카츠미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nbsp; 일본 학자들의 인문 사회 과학 서적을 읽을 때 느끼는 것이 이들은 참 정리의 달인이다. 잘 잡히지 않던 개념, 이론의 흐름같은 것들이 일본 학자들의 손에 들어가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고, 도표화가 쫙 되어 펼쳐지는거다. 다른 학문 분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주로 본 인문 사회 과학 서적들은 그런 경향이 강했다. 물론 이런 도표화와 정리에는 어느 정도의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입문 단계에서는 톡톡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nbsp;이번에 읽은 책 &lt;인류학 입문하기&gt; 역시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인류학의 계보를 정리하고, 인류학이란 학문의 의미와 쓸모에 대한 확실한 개념을 잡아준다.&nbsp;<br>&nbsp; 인류학이란 학문은 다른 학문에 비해서 역사가 짧다. 유럽인들이 자신들 바깥 세계를 만나면서 그 바깥세계를 서열화하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국주의 시대에 문명과 야만으로 민족을 나누기 위한 용도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인들은 정말 온갖 이유를 갖다붙여 자신들의 인종적 우수성을 증명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그에 타자로 자신들의 세계에 들어온 다양한 민족들은 좋은 연구대상이었다. 애초부터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한다는 목적이 분명한 학문이었던 것이다. 다만 세상 일은 늘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다. 인류학은 자체의 발전을 시작했고, 이 책이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인류학이 자체의 발전을 시작한 20세기 이후의 인류학의 계보를 4명이 대표적인 학자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br>&nbsp; 20세기 초 문헌에 의지하던 인류학계에 현장에서의 직접 연구(필드 연구라고 한다)를 강조하며, 필드에서 자신의 감각을 총동원해서 탐구하는 것이 진실에 다가가는 최선의 방법이라 주장하고 실천했던 폴란드 출신의 인류학자 말리노프스키. 그는 인간 사회와 삶 전체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필드연구를 주장했고, 이것은 이후 인류학의 기본적인 연구방법으로 필드연구가 자리잡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필드연구를 통해 말리노프스키는 사물과 세계를 대하는 사람들의 관점, 세계관까지 탐구하고자 했다.<br>&nbsp;다른 사람의 근본적인 관점, 심지어 미개인의 관점까지 존중하고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한다면,우리의 시야 또한 넓어지게 된다.&nbsp; &nbsp;- 65쪽, 말리노프스키의 &lt;말의 엄격한 의미에서의 일기&gt;에서 재인용<br><br>&nbsp; 위의 말에서 보듯이 말리노프스키의 관점은 여전히 인류를 문명-야만, 문화인-미개인으로 나누는 이분법에서 아직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인간과 문화를 혐오나 증오가 아니라 타자를 이해해야 한다는 명제를 던진 것으로 인류학이 다른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초를 던졌다는 데 의의가 있겠다.&nbsp;<br>&nbsp; 다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스타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이다. 물론 나는 이름만 들어봤지 사실 책도 안 읽었고, 아는건 없지만 말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 속에 의식되지 않는 삶의 구조가 내재해 있다고 보았고, 그 구조를 통해 인간이 전 세계 이곳저곳에 있는 '차이'를 통해 이 세계를 이해하고 있음을 파악한다. 예로 토테미즘과 히스테리를 이야기하는데, 19세기 말에 이 두 주제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유럽인들이 자신 안에 있는 껄끄로운 부분을 '미개인'과 '정신병 환자에 투영하여 자신들의 정상성을 확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럽인들의 심리적 환상을&nbsp; 확인하고 까발림으로써 인류학은 인종을 우열이 아니라 차이로 인식하는 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nbsp;<br>&nbsp;&nbsp;레비스트로스에 이은 프란츠 보아스에 이르면 드디어 문화상대주의 개념이 등장한다. 오늘날 문화상대주의는 당연한 진리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개념인데, 이 개념이 바로 인류학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보아스가 직접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연구가 이 개념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동력이었다. 이런 개념은 문화를 총체적인 삶의 방식으로 인지함으로써 가능한데, 삶의 방식은 우열이 아니라 레비스트로스가 이야기했듯이 차이일 뿐임을 인지하고 필드 연구에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립되었다.<br>&nbsp; 이제 현대 인류학으로 넘어오면 중요 인류학자로 팀 잉골드를 얘기하고 있다. 잉골드는 자연과 사회를 구분해 생각하는 근대 서양의 이원록적 사고법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을 '생물사회적' 존재로 파악하는 태도에 도달했다. 인간을 생물사회적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은 생명체로서의 인간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통합으로 보는 것인데, 그저 단어만 들어도 아 생태학적 개념이 반영되겠구나 싶다. 잉골드에 의하면 인류학은&nbsp;<br>&nbsp;인류학은 '미개'사회와 비서양 사회 사람들'에 대한' 학문도, 이문화 이해를 위한 학문도 아닙니다. 인류학자가 스스로 세계 한복판으로 들어가 사람들'과 함께'하는 철학이지요.&nbsp; &nbsp;-196쪽<br><br>&nbsp; 이제 인류학이 인간과 자연, 세계를 위한 철학으로 이야기되고, 이것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전력으로 대답해야 하는 학문이 된다.&nbsp;<br>&nbsp; 어쩌면 모든 학문은 결국 이 물음에 답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어 나감에 처음 인류학의 계보를 정리하면서 결국 모든 학문의 길이 하나로 통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폭염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보잘 것 없는 인간인 나도 결국 내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언제나 간직하고 고민해야하는 근원적인 질문이다.&nbsp;<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62/cover150/k4521304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6254</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문학</category><title>전후 독일, 이미륵, 그리고 나</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20686</link><pubDate>Thu, 30 Jul 2026 00: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42068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5000&TPaperId=174206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75/12/coveroff/893746500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 어떤 책을 언제 읽느냐는 중요하다. 쓸데없이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는 바람에 내게 &lt;압록강은 흐른다&gt;는 도통 아무 재미도 없는 책으로 남아버렸으니..... 뜬금없이 그 시절에 이 책을 읽었던 건 아마 틀림없이 전혜린 작가 때문이었으리라.... 낭만적인 비극으로 느껴졌던 그녀의 죽음 때문에 그녀의 책 &lt;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gt;를 읽었고, 그래서 이 책까지 흘러갔을 테고.... 중요한 건 두 책 다 나에게는 공감 불가능으로 너무나도 재미없는 책이라는 기억만 남아버렸을 뿐.....&nbsp; 다행히 오늘 이 책을 다시 읽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0번이라는 상징성과 출판사의 마케팅이 쉽게 이 책에 손이 가게 했다. 민음사의 이번 마케팅은 좀 많이 고맙네.... 덕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꼈다. 언제 어떤 책을 읽느냐는 역시 중요하다.<br>1. 전후 독일의 &lt;압록강은 흐른다&gt;<br>&nbsp; 독일어 원문을 읽을 수 없는 내게 이 작고 딱히 임팩트 없는 책이 왜 독일인들에게 그 해 '독일어로 쓰인 가장 훌륭한 책'이란 찬사를 듣게 했을까란 의문이 있었다. 독일어도 모르고, 독일 문학도 잘 모르는 내가 해소하기 힘든 질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이 책에 실린 작품 해설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nbsp; (이 책에는 역자 후기 외에 편집자인 박혜진씨의 작품 해설이 따로 더 실려있는데 이 글이 참 좋았다. 작품 해설이 좋았던 경우는 드물었는데 이 작품 해설에도 나는 별 5개를 주고싶다.)<br>&nbsp; 1946년의 독일은 나치의 만행때문에 거의 전 국민이 범죄자로서의 죄의식을 느껴야 했을테다. 1935년 나치당의 뉘른베르크 전당대회 영상에서 히틀러를 환영하는 독일인들은 종교적 광기의 열정으로 불타오른다. '그분이 오신다. 우리를 구원하러 히틀러 그분이 오신다'라는게 당시 독일인들의 상태. 이런 광기를 일으킨 근본 원인은 당연히 절망적인 당시 독일 경제 상태이지만, 이 절망을 낚아 채 낭만적 희망으로 뒤덮은 건 나치당이었다.&nbsp;<br>독일 낭만주의는 단순한 문예 사조가 아니었다. 숲과 강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민족의 신화와 전설에 대한 경도는 독일인이 스스로를 하나의 민족으로 느끼는 방식으로 독일 정신의 중핵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치는 바로 그 정서, '민족', '피', '고향', '숲'을 동원해 대중을 이끌었다. 고향은 순수한 게르만의 뿌리로, 숲은 독일 민족의 영혼이 깃든 성지로 신화화됐다. 낭만주의가 꿈꾸던 것들이 학살의 언어가 된 것이다. 그러니 외부 망명자도 내부 망명자도 자신들의 낭만을 긍정할 수 없었다. 당시 독일인들은 거울을 들여다 볼 수 없는 민족이었다.&nbsp; &nbsp; &nbsp; -239쪽, 작품 해설, 박혜진<br>&nbsp; 삶이 힘들어질 수록 사람들은 과거를 그리워한다. 예전엔 좋았어. 한 때는 나도 잘 나갔어 같은 그런 류의 회고는 본인에게만 낭만적이지만 그런 추억이 또 사람을 살아가게 한다. 그러나 매일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자국의 사람들이 전범으로 처벌 받고 있는, 어떤 독일인도 침묵과 방조, 또는 열광적인 호응의 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시대에 독일인들은 자기 민족의 위대함을 고대의 숲에서, 게르만족의 시원에서 찾았기에 과거조차도 그들은 그리워할 수 없었겠다.<br>&nbsp; 그런 1946년에 이미륵이 이 책을 냈다.<br>그 때 이미륵이 나타났다. 동양에서 온 한 아웃사이더가 자신이 잃어버린 나라의 강과 산과 어머니를 독일어로 노래했다. 독일인들은 &lt;압록강은 흐른다&gt;에서 자신들의 상실감을 발견했다. 죄 없는 향수, 고향에 대한 그리움, 오염되지 않은 낭만이 그것이었다.&nbsp; &nbsp;-239쪽, 작품 해설, 박혜진&nbsp;<br>&nbsp; 이 작은 책을 읽는 독일인들이 느꼈을 위로, 참회, 미안함, 슬픔, 그리고 부끄러움을 인정할 용기와 나아갈 힘. 그 모든 복잡한 감정들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 작은 소설이 시대에 남을 걸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당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의 위로를 던졌음으로 당대의 문학의 소명을 이루었음을 알겠다.<br><br>2. 이미륵의 &lt;압록강은 흐른다&gt;<br>&nbsp; 작가에게 이 소설은 그리움이다. 고등학생인 내가 이 책을 재미없게 느낀 건 그 나이의 내가 이런 그리움을 이해할 수 없는 나이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 알겠다.&nbsp;<br>&nbsp; 수암은 나와 같이 자란 내 사촌 형의 이름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그의 첫 기억에 존재하는 5살 사촌 형과 아버지 앞에 앉아 한자를 배우던 기억을 소환한다. 그 옆에서 "제발 애들을 그렇게 괴롭히지 마세요~"라고 말하던 어머니의 부고 편지를&nbsp;독일에서 받는 것으로 끝난다.&nbsp;<br>&nbsp; 떠나왔더라도 다시 돌아가리라 희망하면 글은 더 객관적이고 치열해질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돌아갈 이유가 모두 사라진 고향은 애틋함과 슬픔과 그리움의 대상일 뿐이다. 그 모든 기억들을 소환하면서 돌아갈 곳이 없는 곳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이미륵의 독일에서의 삶의 단편들을 짚어보면 그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이다. 모두가 나치에 저항한 백장미단의 쿠르트 후버교수의 가족을 외면할 때, 자신의 배급 식품을 그들과 나누고 길에서 후버 교수의 아내를 만나면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부인이라고 인사를 하는 것은 그 시대에는 큰 용기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그의 그런 심성이 어떻게 형성되어졌는지를 알게 된다. 어릴 적 유교 교육을 받았던 이미륵은 학문의 목적이 올바른 삶이 태도를 길러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함을 배웠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라며 그 교육의 이면도 알게되겠지만, 이미륵에게 유교와 동양의 시인들은 딱 사람됨의 중요성을 아는 것에서 멈췄다. 오히려 그것이 더 좋은 사람 이미륵을 만들었으리라.....<br>&nbsp; 번역된 그의 문장은 유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바로 그 평범한 문장들에 고향의 가족, 친구, 산천, 그리고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하나 하나 묻어있다. 이런 간절한 그리움은 그가 바로 그곳을 떠나왔기에 보이는 것일테다.&nbsp;<br>단지 늦은 저녁 시간에 모든 주위가 고요해졌을 때만 나는 이따금 강을 따라 걷거나 어느 버드나무 아래의 벤치에 앉았다. 조용히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가볍게 찰랑거리면서&nbsp; 강물은 언제나 지체 없이 흘러가곤 했다. 자주 나는 그 물이 그렇게 자꾸만 흘러 언젠가 마지막에는 한국의 서해안에 다다를 것이다, 어쩌면 연평도나 어쩌면 그 외로운 송림 포구에까지도 다다를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nbsp; &nbsp;- 222쪽<br><br>&nbsp; 국경에서 도도히 흐르는 압록강을 바라보며 하나의 세계가 단절되고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고, 이제 독일의 작은 강변에서 강물이 바다로 흘러 고향땅까지 이어지듯 자신의 세계가 고향과 이어져있음을 자조하는 20대의 어린 청년이 눈 앞에 그려진다. 이런 기억의 소환이 또한 그를 살게 했으리라....&nbsp;<br>&nbsp; 내가 만약 이미륵과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면 내가 그리워했을 풍경은 이 바다가 아니었을까?<br><br><br><br>3. 나의 &lt;압록강은 흐른다&gt;<br>&nbsp; &nbsp;작가의 그리움이 문장마다 느껴지는 감동과는 별개로, 또 다른 의미에서 이 책은 너무 흥미로웠다. 1899년생인 작가가 살았던 한국은 격동의 시대였고, 비분강개의 시대였다. 그러나 시대가 그러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일상을 살아간다.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치는 모습이 다는 아니었을지언정 이 책 속에서 묘사되는 21세기 초반 한국의 삶의 풍경들은 아름답고, 평화롭고, 그리고 끝내 위태로웠다.&nbsp;<br>&nbsp; 듣기 좋은 칭찬만 듣고 달콤한 간식들을 대접받는 명절의 즐거움, 나도 고독하다며 어린 아들을 앞에 두고 술을 가르치는 아버지, 한일합방기 의병운동으로 잡혀가던 농민들의 모습, 소란스럽고 정신없는 기차가 들어오는 마을의 풍경과 기차 소리 사이로 들리는 헌병에게 매맞는 소리, 일본인들에 의해 도굴이 일상화되면서 무덤의 유골들이 나뒹구는 산야의 풍경, 고아로 자라 선교사에게 입양되었지만 미션계 학교를 선택하지 않아 내쳐진 친구, 인체 해부 수업에서 시신을 보며 "향이라도 좀 피우지 않고!"라고 중얼거리는 근대 학교의 모습들.<br>&nbsp;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은 흔히 비분강개와 친일파의 길 2가지로 흔히 묘사된다. 하지만 사실 사람들이 있는 곳은 저 2개의 길 사이 어딘가이다. 비분강개하며 신념대로 모두 독립 운동을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친일이라는 사람이 아닌 길을 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에서 묘사되는 삶은 바로 그 넓은 스펙트럼에 있음에도 묘사되지 않던 사람들의 삶이다. 그들이 1919년의 3월에는 목놓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 좀 더 나은 삶이 오리가 생각하면서.... 그런 사람들의 소중한 삶이 기록들이 내게는 무척이나 소중하게 다가왔다. 역사책이나 대하 소설에서 볼 수 없는 그 평범함이 아름답게 여겨졌던 것이다.&nbsp;<br>&nbsp;이 책을 감포 앞바다에서 일부 읽었다. 가격이 너무 싸서 펜션을 하나 예약하고, 가족들이 1박 2일을 보냈는데 언젠가는 또 이 평범한 하루가 그리워지리라 생각하게된다.&nbsp; 이 자리에서 이 포즈로 책 읽는 거 너무 근사하지 않나? ㅎㅎ(물론 얼마 읽지는 못하고 끊임없이 먹기만 했다는 건 비밀이다.)<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75/12/cover150/89374650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751250</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밑줄긋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상상 속의 삶</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95309</link><pubDate>Thu, 16 Jul 2026 16: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9530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139598&TPaperId=173953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48/62/coveroff/k76213959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48/62/cover150/k7621395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486228</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문학</category><title>바라모를 뽐뿌질한 잠자냥님 보시오.</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90813</link><pubDate>Tue, 14 Jul 2026 10: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9081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4969&TPaperId=173908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76/coveroff/893746496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잠자냥님이 그러니까 100자평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단 110쪽으로 완전히 내 마음을 사로잡음. 민음사는 아이라를 더 내놓으시오!! 라고.....<br><br>이건 100자평으로 사람을 낚는 확고한 기술이다.그리고 낚였다. 나는 원래 귀가 얇다.&nbsp;<br>낚인 결과가 딱히 나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딱히 좋지만도 않고,&nbsp;또 뭔가 새로운 소설양식인듯하다가 좀 더 생각해보면 이른바 예술 감독들의 어이없는 코미디적 상황을 곁들인 한편의 재미없는 영화에서 많이 본듯한 상황이기도 하고......<br>뭔가 계속 주절주절하다가 마지막 한방으로 나를 격동시켜줄려나 했지만 뭐 그것도 없어서 섭섭하다가,아니 없는게 이 소설의 주제지. 그 한방을 기대하는게 여전히 내가 근대 소설 문법에 얽매여있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하다가....<br>결국 이렇게 내 마음을 이랬다 저랬다 판단 불가능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 이 소설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던 듯도 하고....<br>하여튼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또 딱히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이 책에 대한 결론은한 마디로 철저하게 취향을 타리라라는 것이다.그리고 내 결론은 나의 취향은 아니라고 하려다가 아니지 않을까라고 급격히 후퇴하고,.....이로써 오늘의 결론은 잠자냥님에게 낚이지 말자라는 것?&nbsp;<br>아니 그런데 또 잠자냥님이 소개해주는 책들을 보면 취향 저격인 것도 많았는데....결국 결론이 없다가 오늘의 결론이다.소설도 도대체 뭐라고 얘기할지 말하기 참으로 애매하니 모든 결론이 일맥상통한다고나 할까?<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76/cover150/89374649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37611</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문학</category><title>불편한 책이 나를 만든다. - [딸기 이론]</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82450</link><pubDate>Thu, 09 Jul 2026 13: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3824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49315&TPaperId=173824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2/96/coveroff/89374493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49315&TPaperId=173824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딸기 이론</a><br/>김숨 지음 / 민음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여성, 이주, 노동자3가지 중 어느 것이 당신의 정체성에 규정적인 것인가? 당신의 삶에 결정적인 규정을 하는 것은 여성인가? 이주인가? 아니면 노동인가?&nbsp;나를 규정하는 것은 저 3가지의 조건 중 여성과 노동자이다. 저기서 이주 하나가 빠진 것 만으로도 나는 적어도 나의 노동이 나의 여성성을 억압하지는 않는다.&nbsp;<br>자 당신이 한번 떠올려보라. 여성과 노동자가 합쳐진 모습을.... 나의 모습이든 타자의 모습을 떠올리든 사실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다종 다양한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당신이 떠올린 여성 노동과 내가 떠올린 여성 노동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지만 장담할 수 있는 건 당신이든 나든 하나의 모습만 떠올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다.&nbsp;<br>자 그럼 다음..... 저 3개의 조건이 모두 합쳐진 누군가를 떠올려보라. 여성 이주 노동자. 장담하건대 당신이 떠올리는 모습이나 내가 떠올리는 모습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저 3개의 단어가 합쳐진 곳에서 우리는 백인여성인텔리노동자를 떠올리지 않는다. 마치 저 단어들이 일반 명사가 아니라 고유 명사인 것처럼 우리는 동남아 어딘가에서 온 갈색의 작은 몸집의 여성을 떠올리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라.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에서 얼굴을 구별할 수 있는지.....<br>나는 딸기를 따며 내 몸을 까맣게 잊곤 해. 내 몸에 자궁이 있다는 것도. 난 내 자궁을 보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내 몸이 출산 적령기의 몸이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해. 딸기를 따다 보면 내 몸에 두 손만 있는 것 같아. 딸기를 따는 두 손만. 그럼에도 자궁은 내 몸에 있어.&nbsp;참, 네가 한 번도 물어본 적 없는 내 이름은 샤빼야.&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29~30쪽<br><br>&nbsp;책 속에서 주인공 샤빼의 이름은 고작 2번정도 호명된다. 나도 이름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항변하지만 그 항변이 딱히 힘있지 않음을 상징하듯이 겨우 2번이다.&nbsp; 그리고 샤빼는 끊임없이 딸기딸기딸기하며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모든 순간들을 딸기를 단위로 호명한다. 인간 정신의 자율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가 극악한 노동을 겪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혹한 노동은 인간의 정신을 포획한다. 딸기밭의 샤빼는 저절로 딸기딸기딸기하고 생각하게 된다. 나의 몸이 나의 정신을 규정한다. 노동이 나를 만든다. 그것이 긍정적일 때는 그저 적절한 시간과 강도로 내 삶의 나머지 시간이 보장될 때이지 노동으로만 이어지는 삶은 나의 정신을 파괴한다.&nbsp;<br>&nbsp; 샤빼가 내 몸에 있는 자궁의 존재를 일부러 떠올리려 노력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살고 싶은 삶을 잊지 않으려는 몸부림이고, 어쩌면 그것은 가족을 이루고 서로를 돌보는 그런 평범하디 평범한 삶의 모습일거다. 그러나 딸기밭의 노동이 무시하는 것은 그녀의 존재와 미래이다. 이름을 불러주지 않음으로써 그녀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궁의 존재로 상징 되는 그녀가 이룰지도 모르는 미래의 가족, 미래의 삶을 부정한다. 노동은 인간의 삶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기본 조건이지만, 이 노동이 선을 넘을 때는 이렇게 인간 자체를 파괴하는 힘이 되어 버린다.&nbsp;<br>&nbsp; 김숨 작가는 늘 과거든 현재든 인간의 생생한 고통의 시간을 지금 여기로 가져왔다.위안부의 삶과 러시아 이주 한인들의 삶과 오키나와 학살 현장의 조선인과 일본인들.... 그리고 오늘 김숨 작가가 우리를 이끈 곳이 바로 지금, 여기 여성 이주 노동자이다.&nbsp;<br>&nbsp; 김숨 작가의 이번 책은 유난히 불편하다. 왜냐하면 작가가 다루는 시간과 공간이 지금 바로 여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참 교묘해서 작가가 아무리 과거가 과거로 끝나지 않음을 이야기해도, 그럼에도 독자는 과거는 과거로 인식한다. 또한 그 고통의 현장들이 과거의 이야기이기에 안심한다. 지금 우리는 전쟁의 현장에 있지 않잖아. 지금 우리가 위안부로 끌려가는 건 아니잖아.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야라는 등의 감정을 우리는 기본적으로 깔고 과거의 시대를 회상하고 글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에 연민하고, 타인의 폭력을 비판하는 것은 별다른 거리낌이 없고 어렵지 않다. 나의 정의로움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나의 자존감을 충족시켜 준다.<br>&nbsp; 그러나 불현듯 끌려온 지금 여기는 어떠한가? 지금 여기라는 것은 이 모든 이야기에 나는 방관자이거나, 입만 살은 위선자이거나 둘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신문 기사로만 전해지는 삶의 이야기가 지금 당신 앞에 펼쳐진다. 이름을 가지고 매일의 삶을 살아내는 나와 같은 사람의 온기로 그가 다가올 때 방관자가 되거나 위선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나의 양심과 나의 인간됨의 문제가 되는 것이며, 여기서 내가 나의 양심을 지키고 나의 인간됨을 지키고자 한다면 나의 불편함과 나의 시간과 그 밖의 나의 약간의 희생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작더라도 그런 노력이 결국 나라는 인간을 만든다. 내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나라는 인간을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문학이 나라는 인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렇게 불현듯 불쑥 다가온다.&nbsp;<br>&nbsp; 김숨 작가는 항상 인간의 고통이 머무는 곳을 지나치지 않고 관통해왔다. 가장 고통받는, 그러나 전해야 하고, 지금 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김숨 작가가 자신이 그려내는 삶에 녹아들어 나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이 모든 문장 속에 스며 있다.&nbsp;<br>&nbsp; 타인의 고통과 삶에 대한 기술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2 가지다.&nbsp;거리 두기와 일체화, 다르게 표현하자면 타자의 삶에 대한 관찰의 치밀함과 공감 능력의 극대화이다.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더 독자에게 다가갈지는 결국 작가의 필력에 달렸을 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주 노동자가 아니지만 이 책을 읽는 모든 순간이 불편했다. 샤빼와 보파, 속행은 내 이웃의 삶이었고, 그들이 고통 받는 모든 순간에 나는 방관자였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김숨 작가가 원하는 것 역시 우리가 그들의 삶을 삶으로 느끼고, 불편함을 느끼는 것, 그리고 나와 그들의 삶이 이어져 있음을 아는 것이었을 것이다.<br>&nbsp; 누구든 가장 쉬운 것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내 인생을 글로 쓰면 소설책 몇 권은 쉽게 나오리라는 큰 소리가 얼마나 흔하던가? 그 말을 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타인에게는 흔해빠진 신파임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 이야기만으로는 작가가 될 수 없다. 내가 작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도 나는 내 이야기밖에 못하기 때문이다. 나 너머의 삶, 그 삶을 얼마나 핍진하게, 깊이 파고들어 그려낼 수 있느냐에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있지 않을까? 김숨 작가는 타인의 삶을 자신의 삶인듯 그려온 작가이다. 그 공감의 깊이가 나를 불편하게 하고 그리고 결국......나를 바꾼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2/96/cover150/89374493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29645</link></image></item><item><author>바람돌이</author><category>내가 사는 세상</category><title>약자가 약자인 채로 존중받는 사회 -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277654</link><pubDate>Fri, 15 May 2026 09: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baramdori/172776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036848&TPaperId=172776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768/57/coveroff/k1220368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036848&TPaperId=172776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a><br/>우에노 지즈코 지음, 노경아 옮김 / 느린서재 / 2025년 02월<br/></td></tr></table><br/>&nbsp;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에서는 노동과 돌봄이 분리되지 않았고(정확하게는 분리될 수 없었고) 자본주의는 이 2가지를 공간적으로 완벽하게 분리해버렸다. 시장은 돌봄을 노동(급여를 받아 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에서의 노동)에서 쫒아내벼렸고, 따라서 돌봄은 가족애라는 신성 명제의 등장과 함께 온전히 여성의 의무로 규정되어 버렸다. 우리 사회에서는 오빠나 남동생의 대학 진학을 위해 딸이 10대 초반부터 공장에 가서 돈을 버는 K장녀 신화의 등장, 며느리가 된 여성이 병든 시부모나 남편을 봉양하는 효부 신화같은 것들이 노동을 노동이 아닌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nbsp;&nbsp;<br>&nbsp; 좀 오래된 이야기인데 내 여동생은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서 치매가 온 시어머니를 한 집에서 같이 살면서 10여년간 돌아가실 때까지 돌봤다.&nbsp; 이렇게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 때 구청에서 연락이 왔단다. 효부상을 주고 싶다고.... ㅎㅎ&nbsp; 이 건은 친정어머니의 "그런 상 받으면 뒷말만 많이 나오고 귀찮기만 하다. 니가 뭐 하나만 조금 삐끗해도 효부상 받은게 맞니 틀리니 하는게 사람들이다. 하나도 좋을거 없다"라는 강경한 말씀과 딱히 핅요도 없고 웃긴 상이라는 여동생의 냉소로 결국 여동생은 이 상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웃기는게 이 시대의 이런 상도 친정어머니를 돌보거나 남편이 아내를 돌보는 경우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던거 같다. 아니면 그런 경우 자체가 희귀했던거 같다.&nbsp;&nbsp;&nbsp;어쨌든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 내가 제대로 아는게 아니었네, 이런 각도에서 보면 더 잘 보이는구나'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에서 아래와 같은 도표를 보았을 때다.<br><br>&nbsp;&nbsp;&nbsp;&nbsp;이 도표에 의하면 자본주의에서 시장이 배출하는 산업 폐기물과 노동 시장이 부려먹을 대로 부려먹고 더 이상 노동력으로서의 가치가 없을 때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노인, 환자, 장애인은 동률의 선에 위치한다. 자본주의의 공장들이 산업 폐기물을 아무렇게나 버렸듯이, 쓸모없어 진 노동력도 배출하고 나면 그들이 어디로 돌아가는지 시장은 관심이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시장이 노동력 제공 이후의 삶을 보장해주거나 아니면 그 시장의 세금을 계속 받아먹은 국가가 노동 이후의 삶을 보장해주는 것이 당연한 거 같은데 시장도 국가도 그럴 생각이 없다. 그렇게 되면 불만이 생길 테니 이 불만은 가장 싼 방법으로 무마한다. 그게 바로 효부상이니 뭐니 하는 장치들이다.&nbsp;국가가 나서서 가족 이데올로기를 알아서 홍보해주고 효부상이니 뭐니 하는 장치를 통해 시장의 잔인함을 은폐하는 것이다.&nbsp;<br>&nbsp; 이 책을 읽기 이전의 나의 생각은 돌봄 노동이 노동으로 취급 받지 못하는 것을 복지 시스템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저런 도표 하나로 너무 명쾌해진다. 돌봄 노동이 노동으로 취급되지 못한 것은 자본주의 시장 자체의 원죄였음을.... 결국 산업 폐기물이 지구를 황폐화 시키듯, 임금 노동을 할&nbsp; 수 없는, 또는 없게 된 사람들에 대한 돌봄의 부재는 모든 인간의 삶을 황폐화 시킬 것이다. 고령화 사회라는 것은 결국 환자와 노인과 장애인이 증가하는 것의 다른 말이니 말이다.<br>&nbsp; 여전히 지금도 자본주의는 시장에서 밀려난 노동력에 대한 돌봄노동을 가정과 여성의 문제로 밀어내고 있다. 여성의 인권, 정치적 권리, 사회적 평등은 일견 많이 나아진듯하다가도 돌봄노동의 영역에 가면 오히려 더 많은 부불노동(무임금 노동)으로 채워진다. 작가가 말하는 페미니즘이 사라질 수 없는 이유에 공감하게 된다.&nbsp;<br>마지막은(중략) 왜 인간의 생명을 낳고 기르고 그 죽음을 돌보는 노동(재생산 또는 돌봄 노동)이 다른 모든 노동의 하위로 취급되는가 하는 근원적 문제다. 이 의문이 풀릴 때까지 페미니즘의 과제는 사라지지 않을 뿐이다. -27쪽, &lt;가부장제와 자본주의&gt;에서 재인용, 1990<br>&nbsp; 나는 항상 페미니즘은 세상을 보는 시각의 문제라는 생각을 해왔다. 철학은 결국 세상을 보는 시각이고, 페미니즘은 기존의 철학의 시선이 놓친 틈을 기꺼이 벌려서 "자 보라고 이게 사소한 틈이 아니야. 이 틈 때문에 우리는 많은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해 왔으니 이제라도 제대로 보자고"라는 말로 느껴왔었다. 짧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페미니즘의 문제를 확인하고,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명제, 세상의 사람들은 모두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그 명제를 확인한다.&nbsp;<br><br>약자가 약자인 채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사상이 페미니즘이다. -103쪽<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768/57/cover150/k1220368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7685758</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