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술의 언어를 꿈꾸다 - 영화 속 서양미술사, 르네상스 미술부터 팝아트까지
한창호 지음 / 돌베개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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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딱 반만 이해했다고 할까?
이야기의 소재는 제목이 시사하듯 영화와 미술이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영화가 미술을 어떻게 차용하는가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여기 나오는 대부분의 영화들을 못봤다는거다.
어진간한 영화광이 아니라면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본다 하더라도 그 영화들을 참고 견디며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대충 이름만 알거나 한 편쯤 본 영화감독들이
파졸리니, 타르코프스키, 펠리니, 피터 그리너웨이, 팀 버튼, 데이비드 린치, 고다르, 안토니오니,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에릭 로메로, 마틴 스코시즈,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그래도  반쯤은 이름은 들어봤네...
저 중에 한 편이라도 영화를 본 감독은 7명이다. (우와 생각보다 많다.)

근데 이 책에 나오는 영화는 하나도 본게 없다. ㅠ.ㅠ
봤던 다른 영화들의 그 지겨움과 난해함을 생각한다면 별로 보고 싶은 생각도 안든다.
(난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을 3번이나 봤지만 볼 때마다 부분 부분마다 잤기 때문에 도대체 본건지 안본건지 알수가 없다.)

그럼에도 책은 꽤 재밌다.
심지어 이 책을 보고 나면 이 영화들도 좀 다른 시각으로 꽤 재밌게 볼수도 있지 않을가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 대해서도 미술에 대해서도 어렵게 얘기하지 않는다.
영화나 미술이나 그들이 내거는 주제의 심각함에 비해서 쉽게 쉽게 설명하는게 이 책의 강점이라고나 할까?
그의 미술에 대한 핵심적인 말들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가 눈에 보이는듯하다.

안토니오니의 <태양은 외로워>는 키리코의 그림속 풍경과 닮았단다.
풍경을 정물처럼 정지된 상태로 그려 기묘한 고독과 외로움을 전달하던 키리코의 그림속 풍경은 그대로 안토니오니의 영화속 풍경이 된다.
그럼으로써 이해할 수없는 삭막한 풍경들의 연속인 영화의 라스트 신은 그 의미가 이해되어진다.

피터 그리너웨이의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을 다시 본다면 이번에는 졸지 않고 영화를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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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9-2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터 그리너웨이의 영화는 그냥 맘 편하게...1박 2일로 본다는 생각으로 보시면
나름대로 재미있답니다...^^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하고 요리사 도둑.......둘 다요..^^

바람돌이 2006-09-20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1박2일요? 그런 마음으로 보면 괜찮을수도 있겠군요. ^^ 요리사 도둑.... 은 그래도 뭔가 알것같기도 하고 했는지 그래도 잠은 안왔는데 영국식 정원은 정말 졸려 죽겠던데요. 저는 1박 2일이 아니라 한 3박 4일은 돼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ㅎ
 
노성두 이주헌의 명화읽기 - 조토에서 마그리트까지 교양으로 읽는 세계명화
노성두.이주헌 지음 / 한길아트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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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내공의 두 사람이 만났다.
서양미술에 대한 대중적인 글쓰기에서 탁월한 내공을 자랑하는 노성두, 이주헌씨가 바로 그들.
이들의 글은 탁월한 미술사적 지식을 자랑하면서도 잰체하지 않고 쉽게 쉽게 독자에게 속삭인다는 것이다.
요 앞에 읽었던 이주헌씨의 생각하는 그림들 시리즈가 저자 자신의 주관적인 그림선정이 강한 감상이었다면 이 책은 미술사적으로 중요하다고 흔히 평가되어 지는 그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른바 시대별 사조별 대표작이라고나 할까?

13세기 르네상스의 여명에서부터 20세기 현대미술까지....
시대별 대표적인 화가와 작품들이 총망라되어있다.
다는 아니라 하더라도 어느정도는 한 번씩 본 그림들인지라 일단 친숙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고흐 고갱 등등 유명인들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이런 그림들을 볼 때 위험한 건 그 명성에 주눅들기 쉽다는것.
따라서 별로 좋은지도 모르겠는데 꼭 좋다고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화가와 그림들에 대해 두 명의 저자는 맛깔스럽게 얘기들을 풀어놓는다.
그림이나 사조의 시대적 배경, 화가의 이야기 등등이 풍성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들은 주역이 아니라 다만 조연일 뿐...
진짜 주연은 오롯이 그림의 감상이다.
위의 내용들은 오로지 그림을 보다 잘 감상하기 위한 배경이라고나 할까
화가나 그림의 명성에 주눅들지 않고 감상자가 그림에서 무엇을 봐야 할지, 어떤 것들이 그림을 그토록 아름답게 만드는지...
이 친절한 두 사람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명화라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서양 미술사와 그림의 감상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수도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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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6-2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사람이 시대별로 나눠 쓴건가요? 아니면 작품별로? 이주헌씨 책은 여러권 봤는데 노성두씨 글은 아직 접해 보지 않아서....

바람돌이 2006-06-28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t세기에서 15세기는 노성두씨가 썼고요. 이후는 이주헌씨가 썼는데 간간이 두 사람의 글이 화가에 따라서 섞여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주헌씨의 글을 더 좋아하는데 노성두씨의 글 역시 좋습니다. 옛적에 문명속으로 뛰어든 그리스 신들이란 노성두씨의 책을 봤었는데 그 책도 재밌게 읽었었어요.
 
인생이 그림 같다 - 미술에 홀린, 손철주 미셀러니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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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떠들게 있으면 더 뜨들어라 하는 주의입니다. 창피당하면 어떻습니까. 연습이 천재를 만드는 거나 무쇠가 두들겨맞고 단련되는거나 같은 발버둥 아닙니까. 수업료 안내고 익히려 드는 게 도둑놈 심보지, 클 놈치고 좌충우돌 안 하는거 봤습니까. 그림도 마찬가집니다. 보이는대로 한 마디식 지껄이고 쥐꼬리만한 지식이라도 갖다 붙여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그러면서 눈이 트이는 겁니다.(7페이지)

미술이라고 하면 주눅부터 드는 사람에게 저자는 참 시원하게도 주눅들지 말라고 첫마디를 내질러준다.
그러면서 한국미술과 서양미술, 미술평론가 동서양의 화가들에 이르기까지 참 부지런히도 종횡무진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그의 이야기 보따리는 소재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풀어놓는 주제도 내용도 다 참 부지런하다.
칼럼형식의 글들인지라 뭔가 일관된 주제하에 일목요연하게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시종일관 강조하는게 있다.
바로 어려워말것. 자기가 느끼는대로 느낄 것, 그리고 그 느낌을 이야기하는데 부끄러워 말 것.
독자가 오역을 한다고 항의할 미술가는 없으니....

그래도 뭔가를 느끼려면 부지런히 잡다하다고 느껴지더라도 이것 저것 읽고 알아나가는게 또 그림을 보는 방법이란다. 
관련된 신변 에피소드라도 하나 알면 다시 보이는게 그림이고 그러면 못보던게 보인다고...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 책은 아주 잘 쓰여진 책이다.
온갖 장르의 미술을 넘나들면서 그는 미술의 세계로 독자와 여행을 한다.
마치 미술과에서 아주 친절한 큐레이터와 동행하는 기분이랄까
그림에 대한 에피소드나 그림이야기도 탁월하지만 그 그림을 넘어선 사람이나 삶에 대한 이야기도 어느 하나 놓칠 것 없는 명강사라고나 할까?

가끔은 그런 자의식이 강해서인지 느닷없이 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가 툭툭 튀어나와 독자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하지만 뭐 그쯤은 그의 친절함에 비하면 참아줄만하다.
책을 덮을때쯤이면 그를 따라 나도 미술관에서 황당하면 황당한대로 창피하면 창피한대로 한 번 떠들어볼까 싶은 생각도 새록 새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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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그림 같다 - 미술에 홀린, 손철주 미셀러니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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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화는 삶의 풍경을 그린다. 아니, 풍경이 된 삶을 그린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그것은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바라보는 삶이다. 감상용 삶을 풍속화는 그린다. 누구에게나 삶은 절실한 고통과 짜릿한 쾌감이 동반하는 사이다 그러나 삶이 풍경화될 때, 그 삶은 애환을 지워버리는 객체가 된다. 풍경 속의 삶이 개인의 삶의 거죽을 뚫고 들어오기가 지난하다. 실감하는 풍속화가 드물다. 풍속화는 풍경으로서의 삶을 그리되 기록에 머물지 않고, 삶의 피돌기를 자극함으로써 생명을 얻는 것이다. -39쪽

조선의 초상화는 꾸미지 않는다. 오로지 맨얼굴 맨정신이 초상화의 목표다. 신분을 과시하고 자기현시적인 중국 초상화나 바림기법에 의지해 회화적 효과를 드러내는 일본 초상화와 다른 점이 거기에 있다. 겉을 보되 속을 꿰뚫는 조선 초상화가의 관찰력은 그들이 갈고 닦은 붓의 기량과 오차가 없다. 오로지 정신의 전달에 매달리는 장인 의식은 형식이 내용을 장악하는 귀한 작례를 펼쳐 보였다. 성형 수술 하지 않는 얼굴, 그것이 피카소와 조선초상화가의 차이다.-62쪽

멋을 아는 소인묵객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것은 무릎연적이다. 수식이나 분단장 하나 없이 그저 옴팡지게 솟은 언덕모양으로 생긴 연적이다. 이 연적이 왜 사내 맘을 사로잡는가. 조선 백자 달항아리가 종갓집 며느리의 심덕을 닮았다면 무릎 연적은 규중 새악시의 부끄러운 무릎을 모방했다. 그러나 젖가슴이라 부르기 차마 민망하여 무릎으로 둘러댔을 뿐, 자태는 여축 없는 여인의 봉긋한 그것이다. 밑구린 옛 시인 하나가 이름을 숨기고 쓴 무릎연적에 대한 시에 사내의 심중이 고스란하다.

어느해 선녀가 한쪽 젖가슴을 잃었는데(天女何年一乳亡)
어쩌다 오늘 문방구점에 떨어졌네(今日遇然落文房)
나이어린 서생들이 손 다투어 어루만지니(少年書生爭手撫)
부끄러움 참지 못해 눈물만 주루룩(不勝羞愧淚滂滂)-117-118쪽

고갱의 작품 중에 <눈덮인 퐁타벤>이란게 있습니다. 경매에 출품됐는데, 무식한 경매인이 위 아래를 모르고 옆으로 든 채 값을 불러나갔다는군요. 아무래도 이상하기에 그 작품 제목이 뭐냐고 누가 물었대요. 그랬더니 경매인이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답했답니다. 옆으로 보니 폭포처럼 생겼던 거죠. 잘도 끌어다 붙였지만, 값은 겨우 7프랑에 낙찰됐답니다.

******** 칸딘스키는 옆으로 놓인 자기 그림을 잘 못봐서 추상회화를 열었다지만 저 경매인은 그림값을 확 낮춰버렸군! 근데 그림이 제대로 놓여있었어도 고갱이 당시 화단에서 받던 대접을 생각하면 저 이상 받을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저 경매인 나름대로 순발력은 있구만....생각하기에 따라선 나름의 멋도.... ^^-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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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6-05-1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철주의 글이군요. 그 양반 참 글발이 끝내 주던데...

바람돌이 2006-05-20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양반 정말 글발 끝내주더군요. 특히 앞 머리말이요.
이 책 아직 보는 중인데 중간 중간 필요한 부분 메모하는 식으로 그냥 적는 글입니다. ^^

비로그인 2006-05-24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좋은문구가 많죠.

바람돌이 2006-05-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뽀뽀님 안녕하세요.
이 분이 글을 참 잘쓴다는게 느껴지는데가 참 많더라구요. 그냥 하는 말 같은데 묘하게 설득력을 가지기도 하고....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2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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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인화에서 무엇을 보는가? 작가를 본다. 한 인간을 본다. 소재가 소나무든 대나무든 꽃과 새, 심지어는 소나 말, 그리고 거창한 산수라 할지라도 화폭속의 사물은 그저 보이는 외양의 사물에 그치지 않는다. 언제나 작가 그 사람만의 독특한 내면 풍경으로 환원되는 까닭이다. (93페이지)

이제 고인이 된 그분이 문인화에서 화가를 만났다면 나는 이 책에서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는 작가 오주석 그분을 만난다. 때때로 책은 기발한 생각이나 상상력,또는 지식을 만나는 장이 되기도 하지만 마음에 담아두고픈 한 사람을 만나는 일일때도 있다.  단어 하나 문장하나에 자신의 성품이 오롯이 드러나 마치 앞에 두고 가르침을 받는듯한, 스승을 만난듯한 마음이 들 때 말이다.  신영복 선생의 <강의> 이후에 오랫만에 또 하나의 그런 스승을 만났다.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을 읽었을때는 내가 아직 철딱서니 없던 시절이라 그 분의 깊이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고 그림만을 ?아가기에 바빴다.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읽었을 때는 강의용 원고라 그런지 한국미술에 대한 그분의 열정은 느껴졌고, 또 그걸 그렇게 쉽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스러웠고 훌륭한 학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뿐이었다. 세상에 말 잘하는 사람들은 많으니까....

그리고..... 이제야 겨우 스승을 알아보았다.(나의 우매함이라니....)

그림이 기교나 색채를 평하는 또는 미술적 가치를 논하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그 속의 인간과 삶을 만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그럼으로써 인간적인 감동과 삶에 대한 성찰로 다가설 수 있음을 스스로 완벽하게 보여주는 글들이다. 정약용의 <매화쌍조도>는 그림으로서의 기교는 전문화가의 것과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 고지식할 정도로 진지한 학자의 면모로만 알려져 있던 정약용선생을 이제 막 결혼한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비의 모습으로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그림은 훌륭하다. 아비가 딸에게 마음으로 온갖 정성을 다해서 그린 그림이기때문이다. 오주석 선생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딸의 마음 한자락 다칠까봐 온갖 전성을 다해 붓끝을 잡고 매화와 작은 새 한쌍을 정성을 다해 그려가는 정약용 선생을 만나게 된다. 그 붓끝이 혹여 실수하여 획 하나라도 틀릴까봐 같이 마음졸여가며 그 앞에 앉아있는듯하다.

흔히 그림에 대해 이러저러하게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것이 독자의 감상을 오히려 방해할때가 있다. 하지만 또 역으로 전문가의 설명에 의해 못보던걸 다시 보고 그 깊이의 세계에 오롯이 빠져들 수 있을때도 있다. 이 책에 담긴 김홍도선생의 <마상청앵도>에 대한 오주석 선생의 설명이 그러하다. 그저 말위에서 꾀고리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춘 한 선비의 모습일뿐이다. 오주석 선생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안개비를 맞으며 봄날의 꾀꼬리 소리를 듣고 있는듯하다. 그림속의 선비가 그저 그림의 소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으로 내 앞에 나타나는 순간을 경험한다. 자주 보던 그림이지만 전혀 처음 보는듯 새롭게 만난 그림이다.



저 선비의 마음과 저 여백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오주석 선생을 먼저 만나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만난 오주석선생은 그대로 저 그림속의 선비가 되어 내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날에 와서 이런 선비상은 긍정적인 의미도 부정적인 의미도 다같이 포함하고 있을것이고, 또한 선생의 글 역시 긍정적인 부분도 또 약간은 마음이 불편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오주석 선생을 만났다면 아마도 그분은 그 부정적인 마음조차도 다 인정해줄 수 있는 큰 그릇이었으리라는 맘은 분명히 든다.

아! 슬프다. 조선의 그림이 이제 비로소 그 독자적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일본의 학계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누가 그 뒤를 이을 것인가. 그는 모든 조선 그림을 생생하게 되살려놓았다. 늘 중국의 그늘에서 제 모습을 보지 못하였던 조선 그림의 세계를, 뒤에 오는 그 누군가가 그 정신을 이어받아 펼쳐나가기를 마음 깊이 바랄 뿐이다. 역사는 아웃사이더가 엮어나가는 것이다. (강우방 선생의 출간에 부쳐 중..)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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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없는건 아니다. 정선의 <금강전도>에 대한 설명은 솔직히 공감하기 어려웠다. 금강전도에 숨어있는 <주역>의 내용들을 찾아가며 선생이 한 그림설명은 별로 와 닿지 않았다. 좀 과다한 의미부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과연 화가가 이렇게까지 그림하나에 많은 의미와 지식을 풀어넣고 그린걸까라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결정적인건 내게 <주역>은 너무 어렵고 머리아프다는 것일게다. 솔직히 금강전도편은 읽어내기도 어려웠고 당연히 감동도 힘들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소견의 짧음이 또한 문제의 대부분을 차지할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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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2-2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참!! 이렇게 좋은 책을 보내주신 진주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진주님 고마워요.

가넷 2006-02-22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일리지로 지를까 생각 중인데... 일단 직접 책으로 한번 봐야겠네요.;

돌바람 2006-02-22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나 이 책 지원이랑 함께 봤거든요. 예상 외로 아이 반응이 재밌어요. 해아랑 예린이한테도 그림 보여주세요. 지원인 <산신도>를 보고 산타할아버지래요. 흑흑흑... 재밌는 건 한 세 번쯤 보여주니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척 하며 다른 말을 하네요. 해아랑 예린이는 어떻게 볼까 궁금해요.^^*

바람돌이 2006-02-23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로님/처음뵙지요. 만나서반가워요. 책은 역시 직접 보고 사는게 최고죠. ^^
돌바람님/어 저는 그런 생각은 한번도 못해봣어요. 내 책을 같이보는거... 그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근데 이 녀석들이 같이 봐줄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돌바람님처럼 한 번 해볼래요 재밌을 것 같아요. ^^

2006-03-06 0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07 0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07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6-03-0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상청앵도>저 그림에서 사실은 안 보이는게 있어요.
말을 모는 아해가 저거든요. 남들이 알아 볼까봐 남장했다는^^
<주상관매도>에서도 남장으로 변장해서 주인 나으리께 술 시중을 들잖아요^^

바람돌이 2006-03-0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어쩐지 그림에서 여우냄새가 나더라니....우우웅~~~~ ^^;;

진주 2006-03-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가 너무 너무 갖고 싶었던 건데 역시 바람돌이님께서 먼저 보내 드리길 잘했어요^^ 1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봤는데 그것부터 사서 갖추려고 아직 안 사고 있어요. 바람돌이님 리뷰만 읽어도 가슴에 불이 확~~~

바람돌이 2006-03-2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덕분에 제가 좋은 책을 빨리 읽을 수 있었어요. 지금 3월이었다면 아마 엄도도 못내고 책장 저쪽에 밀려나 있었을 텐데.... ^^ 선정된 그림들은 1권이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