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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앙코르 와트를 다녀온 후 호텔에서 아침식사하고 버스를 탔다.
앙코르 와트로 가는 길.
아침의 감동의 여운이 그대로 남아 한 낮의 앙코르와트도 역시 기대 만땅!!

앙코르 와트 가는 길에 눈에 익은 포스터가 보인다. 책에서 봤던 자야바르만7세 어린이 병원 콘서트를 알리는 포스터.
2002년 캄보디아의 5세 미만 유아 사망률은 1,000명당 105.06명이란다. 10%가 넘는 아이들이 5세 이전에 사망하다니 가공할만한 수치다. 이중 대부분은 항생제 약간이면 나을 병으로 죽어갈 것이다.

스위스인 비트 리치너 박사는 그런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해 자선병원을 운영하고 그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에서 매주 자선 첼로 콘서트를 연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토요일 연주뿐이라 내가 머무는 동안은 아쉽게도 가볼 수가 없었다.

 이 병원에는 커다란 두상 조각품이 눈에 띈다. 앙코르제국의 전성기를 이뤘던 자야바르만 7세의 두상조각이다. 그는 힌두교 대신 대승불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중생구제의 대승불교 정신을 실천하여 수많은 병원과 학교를 세운 왕이기도 하였다. 영토 확장과 문화적 업적을 한꺼번에 이룬 왕이라....드문 인간형이다.

자야바르만 7세의 그런 정신을 표방하며 그의 이름을 빌린 이 병원은 12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한다. 치료나 입원 절차는 아이를 안고 병원을 들어서면 된다. 우리가 지나갈때도 이곳은 아이를 안고 줄을 서있는 사람들이 늘 보였다.



 한 낮의 앙코르 와트는 어디서 왔느지 모를 엄청난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한국 관광객들은 대부분이 패키지로 곳곳에 가이드를 동반하여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다.

 

 

 



 똑 같은 장소에서 촬영을 해도 한 낮의 분위기와는 참 많이 다르다.

맑은 날씨 아래 연못에 비친 앙코르와트가 아름답다.
처음 이 사원을 만들때 그리 크지 않은 호수를 여기 만든 것은 이런 효과까지 미리 고려한 것일까?

 

 


 앙코르 와트 진입 다리의 커다란 나가(뱀)상.
캄보디아 크메르족의 건국 설화에 뱀의 이야기가 나온다. 인도에서 건너온 한 브라만이 용왕의 딸(나가족)과 결혼함으로써 왕조가 시작된다는 것. 이런 설화는 이 지역의 뱀에 대한 숭배의식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머리가 다섯 달린 나가는 바수키라고 불리며 나가의 왕이다. (나중에 볼 우유바다 젓기 신화에서 줄다리기용 줄로 사용되어지는 바로 그 뱀이다.)


이 사진처럼 머리가 일곱달린 나가는 세샤(지속성, 잔존성을 뜻함) 도는 아난타(끝없음)라고 불리는데 가장 위대한 나가다. 인도신화에 의하면 비슈누신은 우주가 형성되기 전 무한한 허무의 대양속에 깊숙이 잠겨있던 바로 이 세샤의 똬리 위에 누워 잠을 자면서 앞으로 올 자신의 창조행위를 설계했다고 한다. 뭐 결국 머릿수가 많을 수록 위대하다는 얘기.... ^^

우연히 카메라에 잡힌 나가의 후예 - 도마뱀!!!

이곳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말도 하기 싫은 - 일행과 떨어져 앙코르 와트 벽화를 보러 간다.
사원은 어차피 아침에 대충 둘러봤고 가는 곳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속에서 영양가없는 가이드 얘기나 듣고 있느니 아침에 제대로 못봤던 앙코르 와트 회랑 벽화를 보기로 한 것.
정해진 시간까지 2시간 30분 - 새벽 앙코르 와트를 같이 했던 옆지기와 또 한명-우리 3명은 벽화를 보러...


 앙코르 와트 회랑의 기둥의 조각들.
눈에 익숙한 연꽃문양이 돌이라는 생각을 잠시 잊을 만큼 아름답다.

흔히 우리나라 절에가면 보게되는 부저님의 앉은 자리(연화대좌)를 거꾸로 조각해놓은 듯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인도의 문화가 이렇게 전혀 다른 우리나라와 캄보디아라는 지역을 하나로 엮어주기도 하나보다.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벽화는 힌두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쿠루 평야의 전투. 이 <마하바라타>는 사촌간인 판다바의 5형제와 100명의 카우라바 형제간의 왕위쟁탈전을 중심으로 한 얘기로서 그 자체가 힌두신화의 윤회적인 파괴와 새로운 탄생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쿠루평야의 전투>는 양 진영이 18일간 전개한 마지막 대규모 전투였다.이 그림은 판다바군의 형제중 하나인 아르쥬나. 그는 비슈누신의 화신인 크리슈나의 시험에서 지혜롭게도 백만대군대신 크리슈나를 선택함으로써 판다바측의 승리를 예고하는 인물이기도 한다.


 <쿠루평야의 전투>중 한 장면

쿠푸평야에서의 전투규칙은 시간적으로는 해뜨면서부터 해질때까지.
전투방식은 전차는 전차끼리, 기병은 기병끼리, 보병은 보병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을 어기면 비겁한자로 매도당하였다.

따라서 그림역시 상단은 전차부대, 중단은 기병부대, 하단은 보병부대의 전투를 묘사하고 있다.


<마하바라타>의 <쿠루평야의 전투>장면은 정치적으로는 이 신전을 건설한 수리야바르만 2세가 왕위를 차지한 과정을 묘사한 자전적 스토리를 상징하는 것이다.
수리야바르만 2세는 이전왕의 군대를 격파하고 무력으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그의 이 벽화는 이 신전 정확히 반대편의 천지창조 신화인 우유바다 젓기 신화와 대칭된다. 그래서 승리를 거둔 판다바의 장군은 적을 굴복시키고 반대쪽 벽에 부조된 우유바다 젓기에서 서있는 비슈누신과 같은 위치에 서있다. 즉 비슈누 신이 파괴기를 끝내고 새로운 창조를 이룬 것처럼 왕 역시 그러하다는 것일게다.



다음 벽화는 수리야 바르만 2세가 19명의 대신들과 함께 펼치는 군사 프레이드 장면이다.

그 이전에 왕은 대신들로부터 충성서약을 받는다. 사진의 가운데가 바로 수리야바르만 2세의 모습이다. 충성서약이 끝난후 왕은 장군 병사들과 함께 행진을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거의 100m에 가깝게 펼쳐져 있다.

 


다음으로 만나게 되는 벽화는 <천국과 지옥> 역시 3단 구성인데 상단은 극락, 중단은 야마신(염라대왕)의 재판을 받기 위해 줄선 모습, 하단은 지옥이다.
근데 재밌는것은 재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신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것. 신분에 따라 걸어가는사람, 말을 타고 가는 사람, 가마를 타고 가는 사람이 모두 따로 따로다. 그럼 가마를 메고 가는 사람도 죽은 사람????
죽은 뒤의 세상까지 이런식으로 표현하는 관념은 동양에서는 고대적인 관념에 속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유교가 많이 퍼지는 중세사회에서는 거의 볼 수없게 되는 풍경이다.



왼쪽편에 있는 야마신에게서 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곧 천국과 지옥행으로 나뉘게 된다. 지옥행 결정을 받은 이들은 오른편의 구덩이로 내던져 진다.

이런 그림은 항상 천국은 심심하다. 뭐 별로 볼게 없다는 얘기...
지옥편은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인간을 어떤 식으로 괴롭힐 수 있을까라는 온갖 상상력이 난리부루스를 치는 곳이다.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만나려거든 지옥을 볼 일이다.




코가 줄에 꿰어서 끌려가는 인간들.

지옥편에는 돌에 사람을 뉘어놓고 돌밀대로 들들들 가는 모습, 머리카락을 묶어 나무에 거꾸로 매달기, 혀뽁기. 양편에서 잡아끌어서 키 늘리기 등등등....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이 구사된다. 지은 죄에 따라 형벌의 방법이 다 다르다는데 거기까지는 능력부족.

 

천지창조신화인 <우유바다 젓기> - 이 장엄한 장면을 한커트에 카메라에 넣는건 불가능.

신과 아수라와의 싸움에서 신들이 패배하자 신들은 아수라의 왕 발리에게 휴전을 요청하고 장색불사의 약 암리타를 얻는데 협력하면 그 약을 분배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바로 이 우유바다 젓기.

 

 




 <우유바다 젓기> 벽화의 가운데 부분

거북이의 왕 쿠루마가 회전축의 역할을 하고 비슈누 신이 양쪽의 줄을 잡고 심판을 보고 있다. 천장에서는  인드라신(불교의 제석천 - 천둥과 번개, 비를 관장하기도 하며 신들의 제왕이기도 하다. 그런데 힌두교에서 최고신의 개념이나 위계서열은 상당히 모호하며 때에 따라 섞여있어 서열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느꼈다)이 역시 힘에 의해 튀어나가지 않도록 만다라산을 눌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가(뱀)들의 왕 바수키를 줄다리기용 줄로 하여 신과 아수라측이 천년동안 이 줄을 잡고 돌면서 우유바다를 휘저은 결과 우유의 바다는 육지가 되고 6억명의 압살라들과 온갖 생명체들이 탄생하게 된다.

 

 

 


다음 벽화는 후대에 추가된 것으로서 조각기법에 있어 볼률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정도는 아니었다.

이 벽화는 가루다를 탄 비슈누신이 아수라의 도시로 날아가 방어하던 아수라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다는내용.

화면의 중앙이 비슈누신이며 보통 4개의 팔로 표현된다. 그를 어깨에 태우고 있는 것이 가루다인데 몸과 다리는 사람에 얼굴은 독수리이고 팔과 함께 날개가 달려있다.

다음 벽화는 비슈누의 화신인 크리슈나와 아수라의 왕 바나와의 전투장면인데 전투 장면 자체보다도 눈길을 끄는건 벽화 끝부분의 이 조각이다.

이 전투에서 크리슈나는 자신이 신과 동일체라는 것을 시바에 의해서 깨닫고  시바신에게 예를 올리게 되는게 이 부분인데 여기서는 전혀 뜬금없게도 갑자기 시바신이 중국의 승려내지는 부처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복장 역시 원나라대의 복장같고....

여기 조각이 새겨진것이 후대 15세기 정도이니 중국과의 교류의 흔적이 벽화에 나타난 것으로 해석해야 할까?

다음은 각각 21명의 신과 아수라들이 혼란스런 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양 방향으로 늘어서 있다.

사진은 아수라들이 불로 공격하자 비를 내려 그 불을 끄고 있는 가루다의 모습.

이곳의 부조는 정반대편의 왕의 행진과 대비된다. 신들의 행진과 왕과 그 신하들의 행진의 일치라.... 어쩌면 수리야바르만 2세의 왕권은 생각만큼 안정적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상징을 총동원해서 과시해야 할만큼 불안하다는 것의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부조는 힌두서사시 <라마야나>의 랑카 전투를 묘사하고 있다.

<라바야나>는 비슈누의 화신인 라마왕자의 탄생과 고난 즉위를 중심축으로 한 대서사시이다. 그는 고난중에 왕비 시타를 악마에게 납치당하고 시타왕비와 왕위를 찾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그 와중에 원숭이 군대의 도움을 얻게 되는데 활을 잡고 있는 사진 중심의 라마왕자가 타고있는 것이 바로 원숭이 장수 하누만이다.

라마 왕자는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주몽정도에 해당한다 할까? ^^

앙코르 와트 벽화는 한마디로 장엄 그 자체였다.
엄청난 규모와 조각의 뛰어남을 어디다 비유해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2시간 반동안 살펴보면서도 놓친 부분들이 하나 둘이 아니고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았다.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를 제대로 읽지 않고 온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한 부분.
설사 저 서사시들을 모른다 하더라도 조각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이 절로나오지만
힌두신화에 대해 좀 더 공부해서 온다면 이곳만큼 풍부한 얘기거리를 가지고 있는 부분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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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11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벽화가 정말 예술이로군요^^
내년 겨울방학엔 한번 꼭 가보고 싶네요^^

물만두 2007-02-1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장엄 그 자체군요. 대단하신 설명이셨습니다^^

국경을넘어 2007-02-1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설명 감사 ^^*

BRINY 2007-02-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앙코르유적의 모든 것]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정신이 없네요.
저는 금요일 오후에 출발합니다.

무스탕 2007-02-11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사진만으로도 말이 안나오는 벽화들이네요.
요즘 바람돌이님 덕분에 앙코르 와트 구경 잘하고 있어요 ^^

날개 2007-02-11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벽화를 실제로 본다면 얼마나 장관일까 생각이 드네요..
근데, 저 벽화 설명들.. 어케 다 기억하십니까!!+.+

2007-02-12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2-12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겨울에 옆지기님이랑 가세요. 전망 좋은 곳에서 멋진 사진도 찍고... 아이가 중학생이니까 데리고 가도 되겠네요. 괜히 유적설명책 힘들게 읽히지 마시고 이야기로 된 인도신화 같은 책 읽혀서 가면 좋을거예요.
물만두님/뭐 책보고 저도 정리하면서 하는건데요. 뭐....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 개학하기 전에 끝내고 싶었는데 오늘 개학이네요. ㅠ.ㅠ
폐인촌님/님이나 저나 여기뿐 아니라 가고 싶은 곳이 어디 한두군데겠습니까? 그놈의 돈과 시간이.... ^^;;
브리니님/그럼 설연휴를 이용하시나는 말씀? 에고 부러워라..... 잘 다녀오세요. 새벽 앙코르와트는 꼭 가시라고요. ^^
무스탕님/재밌게 보신다는 말씀만으로 감사합니다. 저한테는 공부 겸 자료용으로 잊어먹기 전에 정리하는거지만 그래도 누군가 보고 재밌다 해주면 즐거워요. ^^
날개님/정말 장관이예요. 벽화 하나의 길이가 최소한 50m는 넘으니.... 기억은요? 다 책보고 다시 정리하는거죠. ㅎㅎ
속삭인님/다정하신 인사 고맙습니다. 님께도 새해엔 좋은 일들만 계속되시길 빌겠습니다. 저도 많이 그리웠다고요. ^^

2007-02-12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2-12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0:49에 속삭인님/네 다녀왔어요. 그냥 제가 관심이 많은 부분이니 그런거죠 뭐... ^^
 

전날밤에 호텔 프론트에 모닝콜과 택시 예약을 부탁했다.
여기서 예약을 무사히 완수한 옆지기는 이후 영어에 무한한 자신감을 획득!
가는 곳마다 만나는 캄보디아인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한 두마디 알아듣는걸로 유추하는 대화지만 그래도 어쩐지 통한다. ^^
새벽 4시반. 모닝콜에 일어나 대충 얼굴에 물 묻히고 프론트로 내려가니 택시가 와서 대기중이다.
호텔에서 10분 거리 - 분명히 어젯밤엔 보름달이 떴었는데 너무 어둡다.
앙코르 와트에 도착해도 입구가 어딘지도 분간이 가지 않아 택시기사가 가르쳐준 덕부에 길을 찾아간다.

가는 길에 캄보디아 청년을 만났다.
역시 옆지기의 대화시도....
사원 안에 가게가 있어 출근하는 길이라는 '라이킹 콩'(콩이 좋아? ^^)이라는 청년
그 덕분에 한치앞이 안보이는 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
캄보디아 인사말도 배우고..... 수오스레이(굳모닝)
사실 어디서 일출을 봐야 하는지도 몰랐는데....

도착하니 여전히 어둡고 아무것도 안보이고 사람도 아무도 없다.
여기가 맞나 싶은데 콩은 일출보기엔 무조건 여기가 최고란다.
그의 가게에 잠시 들러 커피를 주문하니 비치 의자 3개를 주면서 가 있으란다.(우리 일행이 3명)
대충 잔디밭 중간에 앉아 있으니 커피를 가져온 콩 - 우리보고 일어서란다.
거기가 아니란다.
그리고는 이제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 연못앞으로 바짝 땡겨서 그것도 연못 중심에서 약간 비껴서 의자를 놔준다.
쌀쌀한 날씨에 움츠려가며 커피를 홀짝이는데 하나 둘씩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



 일출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여기뿐만 아니라 앙코르 와트의 입구나 난간 주변 곳곳이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한꺼번에 모인건 프놈바켕에서 일몰 볼때 말고는 없었다.

 

 

 



  해가 떠오르기 전 앙코르 와트는 검은 실루엣으로 먼저 다가온다.

그 검은 실루엣이 조금씩 조금씩 붉은 빛으로 변하고 윤곽과 어렴풋한 세부가 드러나는 과정은 그 자체가 퍼포먼스를 보는 듯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오만하게도 나는 당연히 앙코르 와트의 저 탑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겨우 두 번가고 그 소원을 이루는건 전혀 가당치 않은 것임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한낮동안 달궈진 열대지방의 지열 때문에 저녁부터 새벽까지는 지표면을 중심으로 옅은 안개가 늘 끼어있기 때문에 일출을 보는 건 정말 드문 일이라는 것.

그러나 이 붉은 빛속의 앙코르와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이롭다.



어느 새 날이 밝는가싶더니 해는 이미 사원 너머 하늘에 떠있다.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 아침식사를 하러 갔는지 사원은 일순간에 한적해진다.

호텔에 돌아갈 시간까지 1시간 반 정도의 여유가 있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사원을 둘러볼 절호의 찬스! 사실 이게 너무 좋아 다음날까지 새벽에 두번이나 앙코르와트를 찾게 된다.


앙코르와트는 수리야바르만 2세라는 왕의 재위기에 건설된다.
수리야바르만 2세(1113-1150)의 시기는 우리나라의 고려시대 중기 무신정권 직전에 해당하는 시기다.
그는 내부의 권력투쟁을 통해 전 왕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북베트남의 대월굴, 남베트남의 참파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정복하면서 정권의 정통성을 강화해나간 것으로 보인다.
앙코르 와트는 이러한 왕의 재임기에 건립되었고 사후에는 무덤으로서 기능하였다.(사실 이것도 하나의 설일뿐 정말은 무엇으로 기능하였는지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곳에 왕은 힌두의 최고신중 하나인 비슈누 신의 모습으로 자신을 상징하고 형상화하는데 최선을 다하였으며 그 모습은 사원회랑의 벽화 곳곳에 남아있다.(사원의 벽화 얘기는 따로 다음편에. ....)

앙코르 와트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역시 중앙의 5개의 탑과 완벽한 좌우대칭을 이루는 사원의 모습이다.
정중앙의 가장 높은 탐은 우주의 중심이며 신들의 거주지인 메루산(불교에서는 부처가 사는 수미산이다.)을 상징하며 사방 4개의 탑은 메루산 주의의 봉우리들이다.
성벽은 세상의 끝을 둘러싼 산맥이고 이를 둘러싼 거대한 해자는 우주의 바다를 상징한다.
앙코르 와트 자체가 우주의 축소판인 것이다.
그속에서 수리야바르만 2세는 자신을 비슈누신으로 - 세계의 왕으로 선포하였던 것이다.

이른 새벽에 한적한 앙코르 와트.
이곳까지 와서 아침 어스름속에 이런 한적함을 맛볼 수 있다니 이런 사치가 따로 없다.

앙코르 와트의 정문은 서쪽문이다.
힌두교에서 서쪽은 죽음의 방향이다. 그래서 앙코르 와트를 제외한 다른 모든 건축물들의 방향은 모두 생명의 방향인 동문이 정문이다.

유일하게 서문이 정문인 앙코르 와트는 그래서 왕의 사후에 무덤으로 활용되었기에 그렇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늘 사람들이 복작거려 가리는 이 회랑의 모습을 찍을 수 있는 것도 이른 아침에만 누릴 수 있는 사치일터....

회랑의 돌기둥들은 세월을 잊은 듯 침묵한다. 그 옛날 수많은 승려들과 이곳에 거주했을 사람들은 이 긴 회랑을 지나면서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중앙탑에 오르기 위해서는 온몸을 던져 기어야 한다. 그나마 남문에는 요즘 인간들을 위해서 붙잡고 올라갈 난간이라도 한쪽에 마련해뒀다. 나머지 길들은 모두 아무것도 없이 70도가 되는 경사를 아슬아슬하게 올라야 한다.

우주의 중심 - 신에게 가는 길이 이만한 고행도 없으면 안될 터....

하지만 이것도 익숙해지면 할만해 지는듯.... 두번째 오를때는 자신 만만하게 난간이 없는 서쪽 경사를 느끈하게 올라간다.


사원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옅은 아침안개가 걷히기 시작하면서 곳곳에 숲이 깨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내려앉은 회랑의 지붕을 보며 이곳이 정글을 밀어 건축된 곳임을 실감한다.

인류 문명의 보고 - 앙코르 와트!
하지만 당대의 민중들에게 이곳은 어떤 의미였을까?
60km가 넘는 곳에서 돌을 운반해와 이곳에 거대한 신전을 짓는 왕을 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중앙탑 남문에서 바라본 풍경

 

 

 

 

 

 

우주의 중심이자 신들이 살고있는 중앙탑!

이곳에서 비슈누 신이 강림하여 왕과 신이 일체화된다.
따라서 중앙신전은 새로운 왕이 등극할때마다 엄숙한 의식을 거행하여 국민들에게 신왕사상을 주입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곳으로부터 만다라 세계를 구성해 간다. 만다라는 중앙에서 시작하여 바깥으로 세계를 구성해 간다.
최고의 신이 사방과 주변의 신을 창조하여 만다라를 채워간다.
현실적으로는 신과 일체화한 왕이 세계를 만들어내고 채워나가는 강력한 왕권의 상징이기도 한 곳이다.



하나 하나의 돌에 조각을 새기고 문양을 새기는 일은 무조건적인 강제 노역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없는 일이다.
그것이 예술의 경지로 승화될 수 있으려면 돌을 새기는 석공들의 신앙심이 절절해야 가능할 터....

저 말없는 돌속에 갇힌 조각속에서 무수한 이름없는 석공들의 신앙심과 소망을 생각한다. 그들의 마음이 이루어낸 걸작이 또한 앙코르 와트일터....

 



  가기전에 드팀전님부부가 다정한 포즈로 사진을 찍은 걸 보고 나도 꼭 저기서 사진을 찍으리라고 다짐했었다. 그래놓고는 거기가 어딘지 물어보지도 않았더군....

하지만 굳이 찾을 필요없이 중앙탑에 오르니 보이더구만....

서문쪽으로 난 창이었다. 창 너머로 앙코르 와트의 진입로가 한눈에 들어와 경쾌한 전망을 보인다. 우리가 갔을때는 한 외국인이 앉아 독서삼매경 중...


위 사진의 창문 너머로 본 앙코르 와트의 진입로 전경이다.

여기서 아까의 외국인에게 미안하지만 잠시 양해를 구하고 드팀전님처럼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숨겨둠.... ^^

 

 

 


   창 너머로 보이는 건물은 도서관.

도서관이라고는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기능은 아니고 의례를 위한 각종 도구들과 자료들 같은 곳을 모아두는 곳이었단다. 굳이 말하면 도서관 겸 창고라고나 할까?

 

 






   앙코르 와트 벽면을 장식한 압살라 상

압살라는 천상에서 신들을 기쁘게 하기 위한 무희들로 힌두교의 천지창조 신화인 우유바다 젓기를 통해 태어났다.

이러한 압사라는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요염한 자태는 사라지고 경건한 불교색채의 비천으로 변형되었다. 에밀레 종에 새겨져있는 그 비천상의 기원은 압사라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각기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압사라상들.....

앙코르 제국의 미인선발 대회라도 열은양 이곳의 압사라들의 자태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곳이 속세의 세계가 아니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건 중앙탑도 회랑도 회랑의 부조도 아닌 바로 이 압사라상들이다.

어느 하나 같은 포즈와 자태가 없다는 압사라들의 모습은 규모와 정밀성에 압도당한 여행자의 마음을 단번에 풀어버린다.


앙코르 와트에서 발견한 칼라상.

칼라는 신화속에 등장하는 동물로 머리는 사자모습을 하고 있으며 두개의 툭튀어 나온 눈, 어금니를 드러내며 으르렁대는 형상으로 아래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힌두교 신화에 의하면 시바신을 상징하는데 악신을 물리치고 적을 격퇴하기 위하여 현관 또는 사원 입구에 장식해 놓는게 일반적이란다.

하지만 이 칼라상이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너무나도 친숙한 그 모습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귀면와에 나타나는 그 모습이 거의 똑같이 여기서 나타난 것이다. 경주에 가면 유적지 간판으로도 흔히 사용되는 그 얼굴을 여기서 발견하다니....

더구나 이 칼라상은 흔치않게 전신상으로 표현되고 있다. 보통은 얼굴모습만으로 나타나는 것 밖에 못봤는데 말이다.
얼굴에 비해서 하체는 귀여울 정도로 부실하다.
더군다나 저기 가운에 달린 성기는 어린아이의 것인양 민망함보다는 귀여워 죽겠는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중앙 탑을 내려와 회랑을 돌아 나오는 순간. 어디선가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노랫소리가 너무 고와서 청소하던 유적관리인들이 라디오를 틀어놓은 줄 알았다.

근데 바로 이 아가씨의 노랫소리였다.
노래를 듣고 박수를 보내며 "Your song is best"라며 말을 건네자 수줍게 웃는다. 녹음기가 있었다면 녹취하고 싶을만큼 고운소리가 고요한 사원에 퍼지는 정경은 감동적이었다.



 사원에 들어갈때는 깜깜해서 볼 수 없었던 앙코르 와트의 해자.

아침 어스름에 아직 쌓여있는 모습이 이곳이 신의 세계와 인간세계를 가르는 곳임을 느끼게 해준다.

 

 

 

 



다음날 두번째로 새벽에 앙코르 와트를 찾았을때는 서문으로 다시 나오지 않고 동문으로 나갔다.

아침 햇살을 그대로 받아 빛나는 사원의 모습은 의외의 수확이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원의 뒷태는 순간 숨을 멈추게 한다.




 

 



  동문쪽으로 나가는 길은  거대한 기념물에 주눅들지 않고 훨씬 소박한 숲길이 이어진다.

숲의 향기가 싱그럽고 아침 빛을 받은 숲이 반짝거린다.


 


 

 



 둘째날 아침 앙코르 와트를 나서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
앞에 아이들이 잔뜩 탄 트럭이 보인다.
일단 카메라를 들이대고 난 이후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학교에 가는 통학 트럭이란다.
통학 버스 대신.... ^^

아침에 앙코르 와트 서문쪽으로 다시 나오면 출출한 관광객들을 위해 비닐 봉투에 바게트 빵을 넣어서 파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갓구운 바게트 빵은 내가 먹어본 바게트 빵 중에서 최고였다.
2개에 1달러!  기회가 된다면 꼭 먹어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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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2-09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주의 남산 곳곳에 조각된 불상들을 보면서도 역시
강제 노역에 의해서 다 설명될 수 없는 신심같은 것이 느껴졌더랬더이다.
앙코르와트도 또한 그런 종교심에서 만들어진 인류의 문화유산이라고 하는 점을 눈여겨 봅니다.
참 좋았겠는데요...
내년 쯤에는 우리부부도 갈 수 있기를...

근데 바람돌이님 너무 대학생처럼 나왔잖아요..ㅎㅎ

paviana 2007-02-0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코르와트의 저 주황색 사진 참 언제봐도 신비하네요.
언젠가 앙코르와트에 갈 수 있게 되면, 하이드님과 님의 페이퍼만 출력해가도
더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을거 같아요.감사히 잘 보고 있어요.(__)
실은 저도 사학과인데 영 날라리라.-_-;;

BRINY 2007-02-0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4시반 기상요? 으응...

드팀전 2007-02-0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사원의 아침 공기기 느껴집니다.캄보디아 관리인들의 비질 하는 소리도 사각사각들리고...사원의 고요함을 깨지 않는 조심스런 새들의 노랫소리도 들립니다.
이렇게 꼼꼼하게 정리를 하시다니요..^^ 이 정도면 최고의 앙코르 와트 가이드 페이퍼가 아닐까 싶습니다.

urblue 2007-02-0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부부도 앙코르와트에 가면 저 창에 앉아서 사진 찍어야지, 하는 생각이..ㅎㅎ

치유 2007-02-0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 탄성과 함께 그저 부럽고 참 멋지네요..

프레이야 2007-02-0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훗날을 위해 꼼꼼히 잘 보고 있습니다. ^^
미명에서 막 깨어나고 있는 해자의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네요. 신과 인간 사이의 거리... 그리고, 음, 바게트도...^^

날개 2007-02-0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군요!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물씬~^^

글샘 2007-02-0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 이건 뭐, 신랑은 사진 찍고, 아내는 글 올리고... 부창부수2이옵니다. ^^(1은 배혜경님 사진보고 올려서요.ㅋㅋ) 이러다 책이라도 내시는 거 아닌가요? 음, 알라디너들 모여서 앙코르와트 번개를 한번 쳐야겠군요.ㅋㅋ

파란여우 2007-02-09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코르와트의 바람잡이님이라...흠흠^^
걍 바람잡이님의 바람넣기에 쿵 쓰러져 군침이나 흘립니다.

무스탕 2007-02-09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공개하시라요!
매번 올려주시는 글 꼼꼼하게 읽고 있어요. 나중에 언제고 가게되면 꼭 출력해 가야지!! 하면서요 ^^

바람돌이 2007-02-1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어떤 예술작품이든 그속에 마음이 깃들어있지 않으면 걸작이 나오기 힘들겠지요. 애초에 시작이야 어찌되었든 말입니다. 요즘은 전 불심으로 그 험한 산을 올라 절에 가는 할머니들을 보면 그런 경이로움을 느낀다지요. ^^ 사진 어려 보이는거 찾는다고 힘들었답니다. ㅎㅎㅎ 내년에는 달팽이님 부부도 저곳에 갔다오셔 여행기를 남기실 수 있기를 저도 빌어드리지요. ^^
파비아나님/뭐 똑같이 역사를 전공한다고 관심분야가 다 같은 건 아니잖아요? 가끔 저도 제가 역사전공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가 하등의 관심도 없는 분야를 무조건 알아야 하는거 아니냐는 식의 질문을 받을때 당황스럽답니다. ^^
브리니님/새벽 4시반이라지만 시차가 있으니 우리 나라 시간으로는 6시 반이랍니다. 그래선지 저같이 아침잠 많은 사람도 일어나기가 그렇게 많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
드팀전님/역시 갔다오셔서 저 분위기를 느껴보신분은 달라요. ^^ 그 아침의 분위기 정말 좋죠? 뭐 우리 나라 절엘 가도 전 조건만 된다면 아침일찍 나가본답니다. 아침에는 그 때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게 있잖아요. ^^
urblue님/네 꼭 찍으세요. 사진 잘 나와요. ^^ 이왕이면 선명한 사진보다 실루엣 처리된게 더 좋답니다. 더 다정해 보인다고 할까? ^^
배꽃님/실제는 더 좋답니다. ^^

바람돌이 2007-02-10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님이 갔다오신다면 옆지기분의 카메라 실력으로 봐서 예술사진이 엄청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찍으면 다 그림이 되는데 저흰 아직 사진은 연습중이라서 많이 건지지는 못했거든요. ^^
날개님/군침 많이 흘리다보면 가실겁니다. 저도 군침 잔뜩 흘리다보니 가지던걸요. ^^
글샘님/과한 칭찬입니다. 배혜경님 부부에 비길데는 못돼지요. 거긴 정말 사진과 글이 모두 예술인걸요. 그래도 일단 칭찬은 기분좋은걸요. ^^
여우님/바람잡이? 삐끼? 이 기회에 닉네임을 바꿔버릴까요? ㅎㅎ
무스탕님/사진 공개했는데요. 저기 저 옆모습으로다가..... ^^
 

따프롬 사원을 나와 똔레삽 호수로 갔습니다.

 똔레삽 호수로 가는 길.
버스 차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이제 막 벼가 자라고 있는 드넓은 평야입니다.

우기때는 이 지역이 모두 물에 잠기는 지역이랍니다.
나중에 보니 저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풍경은 아무래도 이국적입니다.

산지가 70%인 나라에서 평야가 70%인 나라로의 여행은 이런 풍경마저 이국적으로 보이게 하나 봅니다.

 

똔레삽 호수로 가는 길은 이런 집들의 연속입니다.
가이드의 말로는 씨엡립에서 가장 가난한 빈곤층들이 모여 사는 곳이랍니다. 저런 나뭇잎이나 줄기 같은것들로 대충 얽은 집에서 관광객들의 교통수단들이 일으키는 매연과 먼지를 하루종일 감수하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우리같은 관광객들은 어떤 의미일까요?

워낙에 익숙한 탓인지 어딜 가나 집의 문들은 훤하게 열려있어 내부가 다 들여다 보입니다. 그들의 삶이 너무 무자비하게 침범당하는것 같아 한 편으로 못내 미안하기도 합니다.

 

길가 주변으로 가난한 캄보디아인들의 일상은 무심하게 흘러갑니다.

나중에 나오는 길 - 어두워진 뒤의 이곳의 풍경은 또 달랐습니다.
전깃불이나 호롱불을 켜고 자동차가 시끄럽게 지나가든 말든 가족들이 단란학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 집들이 많았습니다.

문득 행복에 대한 가치관에 의문이 듭니다. 가난하지만 저렇게 하루를 보내고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식사를 할수있다면 그 외에 굳이 뭐가 더 필요할까 그런 사치스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드디어 똔레삽 호수에 도착!
호수 자체도 유명한 곳이지만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수상족들로도 유명한 곳이죠.

하지만 이곳의 수상족들은 캄보디아인이 아닙니다. 베트남인들입니다.

1979년 크메르루주와 베트남의 국경분쟁끝에 베트남군의 지원을 받은 행삼린이 크메르루주 정권을 붕괴시킵니다.
이 때부터 캄보디아에는 10년간 친베트남 정부가 수립되고 행정 외교 군사 모든 면에서 베트남의 간섭을 받게 됩니다.
이 시기 친 베트남  캄보디아 인민당 정부는 베트남계 캄보디아 사람들을 우대하고 베트남 사람들의 캄보디아 이주를 추진하게 되죠.

하지만 1989년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중국, UN의 지원을 받은 반정부세력은 결국 캄보디아 내의 베트남군을 철수 시키고 새로운 독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이미 이주해 있는 베트남인들이죠.
이들 중 상당수가 베트남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했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캄보디아인과 베트남인의 관계는 우리와 일본의 관계 보다도 더 갈등의 폭이 크다는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그들은 늘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반복해왔고,
앙코르 왕조의 멸망 이후로는 늘 베트남은 캄보디아를 지배하는 관계였다는거죠.
베트남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료를 못구했습니다. 좀 더 공부해야 할 부분)사람들은
육상에서의 삶에서 내쫒기고 여기 똔레삽 호수에 둥지를 틀게 됩니다.
이른바 수상촌!
이들은 장례식 이전까지는 뭍에 올라오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물 위와 똔레삽 호수 주변에서 거의 모든 삶이 이루어지는거죠.


물 위의 집은 없는게 없습니다.
학교도 있고 물위에 뜬 운동장 농구장도 있고 가게도 식당도....사는 형편에 따라 집들도 천차만별입니다.
여기에도 크지는 않지만 빈부의 격차는 있는듯....

1998년 총선에서 훈센정부는 이들에게 투표권을 보장하는 신분증을 무더기로 발급했답니다. 훈센은 이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재집권하게 되었고...

캄보디아 신분증을 발급받은 이후 이들의 삶이 좀 나아졌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똔레삽 호수 곳곳에는 이런 배를 타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나마 이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고 캔맥주나 음료수 몇개, 바나나 한 줄을 들고 1달러를 외치면서 관광객의 배로 돌진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넘쳐납니다.

관광객의 모터선을 따라잡겠다는 일념으로 혼신을 다해 노를 젓는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삶의 역동성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근데 거기서 사먹었던 바나나는 너무 맛이 없었어요. ㅠ.ㅠ




 똔레삽 호수에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호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엄청난 크기!
호수에서 수평선을 보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건기라서 줄어든 상태이고 우기때면 3배 정도로 커져 우리나라 경상도만한 크기가 된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똔레삽 호수야 말로 앙코르 문명의 발원지이자 동력입니다.
이 어마어마하고 풍부한 호수가 아니었다면 앙코르제국은 그 엄청난 사원건축을 단행할 수 있는 경제력을 어디서 얻을 수 있었을까요?

우기때마다 메콩강이 역류하면서 뿌려놓고 가는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물은 농업 생산력의 근원이었을테고, 거기에 물반 고기반이라는 똔레삽 호수의 풍부한 수산 자원까지....

그러한 경제력이 바로 앙코르제국을 이루게 한 것이겠지요.

 

 오늘 날의 똔레삽은 그러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랍니다.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대규모의 수력발전댐을 건설하고 있다는군요.
이것은 결국 건기와 우기의 똔레삽의 자연적인 순환을 막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이 지역의 논에 의지해 그나마 살고있는 캄보디아인들이나 수산자원에 의지에 살고있는 수상촌 베트남계 사람들의 삶은 어찌될까요?


 

 호수의 일몰은 한숨이 절로 나올정도로 장관이지만 그것을 보는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자연 풍광을 있는 그대로만 보기에는 그곳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삶이 너무 안타깝네요.

 

 




  그럼에도 관광객은 이방인일 뿐입니다.
일몰을 보기 좋은 곳에 수상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뭐 사실 레스토랑이라기 보다는 간이 주점이랄까?

배 위에 전망대를 마련해놓고 호수 주변 가장 높은 곳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내려오면 테이블마다 맥주와 음료수가 놓여있습니다.
먹고싶은 만큼 알아서 먹으면 일어설때 알아서 계산하러 달려옵니다.

안주는 칵테일 새우 비슷한 새우요리.
우리나라에서 먹는 칵테일 새우보다는 훨씬 맛있습니다.


 감동과 착잡함을 뒤로하고 똔레삽 호수를 떠납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시장에 들렀습니다.
열대과일들이 널렸는데 뭐 알수가 있나요?
바나나나 파인애플은 워낙에 많이 먹어본 것이고 가이드가 권하는대로 망고와 망고스틴이란 과일을 사서 호텔로 갔습니다. 

저기 길쭉한 모과처럼 생긴게 망고.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꽤 나오죠.

사진 제일 앞부분에 나온 검은 빛을 띤 것이 망고스틴인데 껍질을 까면 꼭 마늘처럼 생긴 하얀 속살이 나옵니다. 맛있어요. ^^

이것 말고 열대과일의 황제라는 두리안 이란 과일도 먹어봤는데
첫맛은 뭐 달콤한 것이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먹어갈수록 계속 나는 구린내(화장실에서 많이 나는... ^^;;)땜에 많이 먹기는 힘들었어요.

새벽부터 설쳤더니 하루가 어찌나 길었던 느낌인지...
그럼에도 낯선곳에서의 밤은 그냥 잠들기에는 아쉬운가 봅니다.
호텔로 들어가 씻고 나서 다시 모인 사람들은 새벽까지 캄보디아 맥주를 부딪히며 잠들줄을 모릅니다.
아! 새벽에 일어나 앙코르와트 가야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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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08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올빼미 생활을 하다보니 빨리 보게 되는군요.^^
마치 제가 앙코르에 다녀온 느낌입니다. 어쩜 그렇게 기억력도 좋으시고 이야기도 재미있게 하실꼬... 잘 읽었습니다.^^
근데, 저게 호수 맞습니까? 무슨 댐이 있는 건가요?

바람돌이 2007-02-08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과 제가 같은 과군요. 올빼미과... ^^
기억력 아니고요. 앙코르 와트 가기전에 읽었던 책들 다시 들추며 기억과 책의 내용을 짜집기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5권의 책을 가기전에 나름대로 정독하고 갈때도 3권이나 들고가서 밤마다 읽고 복습했더니 제법 기억에 많이 남네요. ^^
호수가 정말 크죠. 그나마 지금은 건기고 우기에는 호수의 크기가 3배로 늘어난다니 정말 엄청나죠. 우기에는 메콩강의 물이 불어 역류해서 올라와 호수의 크기가 더 커진답니다. 댐이 있는 건 아니고요. 원래 큰거죠.

드팀전 2007-02-0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똔레삽에 물고기가 많이 잡히지 않는데요....공부 많이 하고 가신 티가 납니다.^^ 그게 꼭 좋다고 만은 생각하지 않지만-직관의 힘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니까
알고 보면 조금 더 보이는 부분이 많겠지요.

바람돌이 2007-02-08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예전보다는 똔레삽 호수에 물고기가 많이 줄었다고 하더군요. 근데 앞으로 중국의 댐공사가 더 진행된다면 어찌될지.... 공부하고 가는거나 직관의 힘을 믿는거나 다 장단점이 있겠죠. 다만 그냥 개인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저야 워낙에 나중에 자료로 쓸거라는 강박관념이 심한지라 어딜 가더라도 일단은 책부터 찾는게 거의 본능적이라고 해야 합니다. ㅎㅎ

무스탕 2007-02-0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바다같네요. 그리고 수상족은 육지에 내려서면 육지멀미하겠습니다 ^^;;
바람돌이님 정말 공부 많이하셨네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니 가이드에게서 설명듣는 기분이에요! 멋져~☆

프레이야 2007-02-0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똔레샵 호수의 생명력은 그곳을 생활수단으로 하여 사는 사람들의 것이었나 봅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있는 사진이 역시 빛나 보이는 까닭도...
님의 상세한 설명도 멋집니다.

바람돌이 2007-02-08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육지 멀미하는지 어떤지는 안 물어봐서.... ㅎㅎㅎ 공부를 많이 한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거죠 뭐.... 이제 앙코르 와트 들어가야 하는데 여기는 어떻게 정리하나 감감해 하고 있습니다 ^^;;
배혜경님/님이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이 뭘지 감이 잡히네요. 저도 제일 맘에 들어요. ^^ 자연풍광을 그 자체로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아무래도 전 늘 그 속의 사람들이 더 관심이 갑니다. 이것도 직업병인듯.... ^^;;

rosa 2007-02-12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똔레삽에서 여유를 한껏 부리다가 우리 일행이 탄 조그만 배에 고무대야를 타고 맹렬히 달려와서 1달러를 요구하던 아이들 생각이 납니다.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

바람돌이 2007-02-12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osa님 안녕하세요. 똔레삽에서 차마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던 오래도록 맘에 남아 쓰리게 하던게 바로 그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발가벗고 도저히 저어지리라고는 상상이 안가는 그 대야를 필사적으로 저어오던 아이들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힙니다.

sooninara 2007-02-1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공부하시는 님의 페이퍼를 보니 놀자파능로 다녀온 제 상하이 여행과는 비교가 팍팍 되네요.ㅎㅎㅎ
호수가 바다같아요. 못사는 나라지만 그들만의 행복이 있겠죠.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편이라죠? 베트남인가가 행복지수가 높다고..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것은 아니죠.

바람돌이 2007-02-1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제가 꿈꾸는 여행은요. 동남아 경치좋은 섬에 아주 멋진 리조트 하나 빌려서 한 일주일 먹고 자고 수영하고 책보고 딱 그 4가지만 반복하는 여행이랍니다. ^^;; 어떤 여행이든 그 나름의 얻는바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잃는것도 있고.... 저의 경우 이런 식의 여행은 일종의 직업병에 해당한답니다. 그러다보니 잃는것도 있어요. 의외의 아름다움. 직관적 깨달음 같은 것. 이런게 제가 잃어버리는 것들이겠죠.

 

고고학자들의 노력과 일반 관광객의 기대는 사못 상충된다. 관광객들은 좋은 그림만을 원한다. 20세기에 살고 있는 그들은 온갖 문명의 이기를 동원하여 편안하고 한가하게 앙코르까지 여행을 와서 1860년 앙코르를 발견한 앙리 무오가 느꼇을 감탄과 경이로움을 체험하고자 한다. 이들은 시대착오적인 개인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장쾌한 효과가 있는 낭만적인 풍경, 거대한 나무뿌리가 유적을 반쯤 삼기고 있는 폐허다. (고고학자 모리스 글레이즈의 연설문, 앙코르와트의 모든것에서 재인용)

그래서 신비를 찾아온 낭만적 관광객을 위해 완전해체 복원작업을 하지 않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그대로 보존한 사원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따 프롬 사원이다.
영화 <툼 레이더>의 배경이 되어 더 유명해진 사원이다.
첫 여행지는 바로 이 따 프롬 사원에서 시작되었다.


유적지 입구에서 관광객들의 입장권을 관리하는 유적지 관리인들.
유적지 관리인이라기 보다는 소풍나온 소녀들 같다. 캄보디아인들은 눈이 크고 체구가 작아서 그런지 무지 어려보인다. 우리 나이로 분명히 10대 같아 보이는데 물어보면 대부분이 20대 초반이다. 이곳에서 유적지 3일 패스를 끊었다.
디캠으로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패스를 발급해준다. 사진의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왠일로 내 사진 무지하게 어려보이게 나왔다. 중학생같다. ^^ 기념으로 오래오래 간직해야지...


차를 타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이런 강같은 저수지를 만난다.

그 옛날 사원을 둘러쌌던 '해자'다.
'해자"란 사원이나 성을 빙 둘러서 방어용으로 만든 수로를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방어용의 의미뿐만이 아니라 현세와 신들의 세계를 가르는 경계의 역할을 하는 종교적 의미도 같이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절집의 명당수들이 그러하듯이...
해자의 규모가 엄청나다. 이 규모로 봐선 사원의 규모 역시 만만치 않을듯...

 

따 프롬 사원의 입구.
이 사원을 건립했던 사람은 자야바르만 7세로 앙코르 제국의 전성기를 이룩했던 왕이다. 그는 당시 권위가 떨어져 있던 힌두교를 대신해 대승불교를 새로운 통치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인다.
이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부처가 바로 관음보살이다. 중생구제를 목표로 하는 불교가 대승불교이니 바로 여러 화신의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관음보살이야 말로 중생구제의 절절한 표현이 아니겠는가?
자야바르만 7세는 당연히 관음보살의 화신이 자신이라고 했을터...
곳곳에 이런 사면 불상을 입구로 둔 사원을 남겼다.


사면불상을 새긴 문을 들어서서 한참 흙먼지길을 터덜 터덜 걸어가면 본격적인 사원이 시작된다.
입구부터 심상찮다.
조만간 무너지지 않을까? 조마 조마....문의 저 돔형식이 '코벌아치'라고 하는 양식인데 일종의 유사아치양식이다.
우리나라 선암사 다리의 감탄스런 아치의 전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근데 이 양식은 완벽한 균형을 못갖추고 돌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아치형태를 갖춘지라 중간에 하나만 빠지게 되면 금방 무너지게 되는 특징을 가진다.
딱 저렇게....



 곳곳에 무너진 곳의 보수작업 중.
중앙통로는 지금 통행이 금지되어있다. 그나마 성한 옆 통로를 여기 저기 헤매서 가야 하기 때문에 가이드의 안내를 따르지 않으면 딱 길잃기 좋은 곳이다.

'따 프롬'은 1186년 자야바르만 7세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봉헌한 사원으로 12세기 당시 250여개의 방과 18명의 고승과 2740명의 관리들, 2202명의 인부들 그리고 615명의 무희들이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엄청난 규모의 사원이었다는 것.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사진에서만 보던 그 경이로운 풍경들...

자연의 힘앞에 인간이 만든 이처럼 큰 사원도 결국 아무것도 아님을 보여주는 생생한 다큐.....

이걸 보러 그 많은 사람들이 따 프롬을 찾는걸게다.

 

 


  벵골 보리수의 뿌리는 건물을 커튼처럼 휘감다 못해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영화 툼레이더로 유명해진 바로 그곳..

가장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곳이기도 하다.

벵골 보리수는 사원을 휘감았을 뿐만 아니라 먼저 자라고 있던 이앵나무(산뽕나무란다)를 완전히 휘감고 있다.

 


 여기서 자연의 경이로움앞에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느껴야 하는데....

문제는 그런걸 느끼기엔 인간이 너무 많다. 어딜 가나 바글바글....
거기다 온갖 언어의 가이드의 설명까지 시끌시끌....

자연의 경이로움은 무슨...
이 먼곳까지 찾아온 그 무수한 인간들이 더 경이롭다. ^^

 

 



 

이곳을 새벽에 한 번 찾아가보지 못한것 무진장 아쉽다.
이런곳은 정말 인적 드물때 봐야 으시시하게 제대로 뭔가가 느껴질 듯...

 

 

 

 



 따 프롬 사원이야 사원의 조각이나 이런걸 보러 오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곳곳에 남아있는 부조들은 아름답다.

돌 하나하나에 저렇게 무수히 많은 신들을 새긴 마음들은 어떤 것이었을까?

 

 

 

 



 사원의 빈틈은 모두 이렇게 키가 훌쩍 큰 열대의 나무들이 지키고 있다.

이들도 언젠가 또 사원과 일체가 되어 남을 것인가....

 

 

 

 





 

 

 

 



 

 

 

사원을 나오는 길에 만난 캄도이다의 아이. 한참 닭을 쫓아다니며 괴롭히더니 그것도 재미없는지 냉큼 빗자를 들고 빗질을 한다. 아이들은 어디서나 예쁘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유난히도 눈이 맑아 더 예쁘다.



마지막으로 보너스 사진!!!

따 프롬 사원 안에서 전통 복장을 한 사람들이 관광객을 위해 포즈를 취해준다.
2명당 1달러. 기념으로 찰칵!!!

이들의 복장은 힌두 서사시 <라마야나>에 나오는 인물들중 원숭이 장군인 하누만과 시타왕비를  묘사하고 있다. 나머지는 앙코르시대의 전통복장을 재현. -

모두들 하도 어려 보여서 나이를 물었더니 대부분 20대다.
근데 저 원숭이 가면을 쓴 소년이 제일 20대 후반같이 보였는데 실제 나이는 제일 어려 17살이란다.
나이를 듣고 놀래는 포즈를 취했더니 자기들끼리고 놀리며 막 웃는다.
캄보디아에서 만난 실제나이보다 더 들어보이는 유일한 사람. ^^

일단 <라마야나>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 앙코르와트편에....


 

 

앗! 깜박할뻔 했다.
앞에서 이 사원의 입구 사면석불이 불교의 관음보살이라고 얘기했다.
그건 맞는데 그렇다고 이 사원이 불교사원인것은 아니다.
힌두신인 시바신에 봉헌된 사원이다.
곳곳에 시바신의 상징인 링가(우리나라로 치면 일종의 남근석이라고 할 수 있다. 파괴와 재생의 신인 시바신의 성기 링가는 그대로 생산과 풍요를 상징한다.)의 흔적이 남아있다.
링가 자체는 다 도굴 당하고 남아있는걸 보기가 힘들다.
자야바르만 7세 시대의 사원은 대부분이 이렇다.
불교와 힌두교의 결합 - 뭐 불교 자체가 힌두교에서 나온 종교니 그 결합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또 하나
사진은 거의 다가 옆지기가 새로 산 빵빵한 캐논 EOS400D로 찍은 것.
카메라 솜씨가 많이 늘었다.
무지 큰 사진들을 내가 여기 올리려고 사이즈를 다 줄였더니 폼은 좀 안난다만 스크롤의 압박을 피하려고 어쩔 수 없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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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06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있습니다. ^^ 재미있으셨겠네요. 기행문 적으시려고 열심히 필기하셨을 듯... ㅋㅋ 옆지기 사진이 멋집니다. 역시 DSRL인가? 똑딱이 사진도 멋집니다.^^

드팀전 2007-02-0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따 프롬에 갔을 때 어떤 캄보디아인이 다가와서 저 길 넘어 숲 쪽으로 가면 멋진 건물이 있다고 ..함께 가보자가 해서 처음에는 그런가 하다가...덜컥 겁이 났답니다.눈에 보이지도 않는 좀 외진곳이어서 말이죠.그런데 그 아저씨는 따라오면서 강요하더군요...뭔지 모르지만 안따라간건 잘한 것 같아요.^^
사진을 보니까 제가 캄보디아에서 저녁마다 먹었던 맥주가 생각나네요.

프레이야 2007-02-0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벵골 보리수의 뿌리가 무시무시한데요.
다음편이 또 무지 기다려져요. 옆지기님 멋쟁이셔요^^

반딧불,, 2007-02-0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곳에 좋은 분과 다녀오셨네요. 행복하셨을 듯^^
마음대로 시간을 정하진 못하셨겠지만 그래도 경이로움이 전해집니다.

바람돌이 2007-02-06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뭐 별로 필기하고 다닌건 아니고요. 갔다와서 읽었던 책들을 다시 뒤적거리고 있어요. 공부했던거 정리라도 해둔다 생각하고요. 저기 사진들은 마지막 거만 빼고는 모두 DSLR이예요. 사이즈를 줄여놨더니 맛은 별로 안나네요. ^^
드팀전님/안 따라가시길 천만다행입니다. 혹 따라갔더라면 오늘날 제가 드팀전님을 못봤을지도... ^^ 저도 캄보이다에서 저녁마다 맥주 마셧는데요. 앙코르 와 타이거!! 앙코르는 좀 많이 쓰더라구요. ㅎㅎ
배혜경님/열대지방이라 그런지 나무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쑥쑥 크나봅니다. 키가 크니 당연히 뿌리도 무지막지하게 뻗어나가고요. 옆지기 칭찬은 별로 전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기고만장하는거 보기 싫어서.... ㅎㅎㅎ
반딧불님/가고 싶은곳도 많은데 여기를 또가기는 힘들겠죠? 근데 정말 또 가고 싶어요. 이제는 제 맘대로 일정짜서 가는걸로요. ^^

무스탕 2007-02-0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나무뿌리 정말 멋지네요! 얼마나 오래되면 저렇게 자랄까나..?
다음편 무지 기대됩니다 ^__^*

바람돌이 2007-02-0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앙코르 왕조가 무너지고 난 이후 이곳이 방치되었으니까 한 4-500년 정도? 하여튼 열대지방이니까 나무도 더 잘 자라는거겠지요. ^^

sooninara 2007-02-13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툼라이더인가 영화는 안봤지만...나무가 뿌리 내린 사원이 멋있긴 하네요.
무너질듯한 문이랑은 조마조마.ㅠ.ㅠ
마지막 선남선녀는 누구신지???? 신혼여행중 같네요. 부럽삼.

바람돌이 2007-02-13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그래서 가이드가 안내하는 길로만 착실하게 따라다녔어요. 정말 길잃을 수도 있겠던데요. ^^ 신혼여행은 무슨.... 그러기에는 좀 늙었죠? ㅎㅎ
 

새벽 6시 50분 - 공항에서 집합.
평소에 워낙에 늦게 자는 바람에 잠도 안오고, 어중간하게 잤다간 비행기를 못타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석정.
결국 옆지기는 밤을 샜고 그 덕분에 나는 새벽녁에 2시간 정도 잤다.
가는 곳이 열대기후라 옷을 어쩔까 걱정하다 안에 얇게 입고 바깥네 파카 하나 걸치는 걸로 결정.
거기다 발은 짐을 줄이기 위해 과감하게 샌들을 신음. (아무리 봐도 웃기는 복장. ^^)

비행기는 9시에 출발 - 5시간이 걸린단다.
하지만 캄보디아와 우리나라와의 시차가 2시간 차이인지라 현지에 도착하면 겨우 3시간 지나있는 12시.



우리가 타고간 비행기. 올라가는 트랙만 아시아나지 캄보디아 PMT항공이다. 근데 비행기가 너무 작다. 트랙에 나가서 비행기를 보는 순간 '오 마이 갓~~~ 저걸 타고 태평양을 건너야 한단 말인가? '

부산에선 잘 없는 씨엠립 직항편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니.... ㅠ.ㅠ 그래도 잘 날더라.... 비행기가 작으니 이 착륙때 충격도 훨씬 덜하고 부드럽더만.... (모든 것에서 긍정성을 발견하는 나의 훌륭함!!! ^^::)

 



비행기가 떴다.
비행기의 창으로 본 우리나라 다도해의 모습. 내가 언제 이렇게 공중에서 이 모습을 보겠나 말이다. 날이 맑으니 섬들이 참 예쁘게 보인다. 비행기 창을 통해 찍으니 사진은 흐리지만....

 

 

 

 


이 아저씨들이 벌 서고 있는 이유는?

한참을 가다보니 비행기 에어컨에서 물이 샌다. 어찌나 뚝뚝 흘러내리는지... 결국은 못견딘 아저씨들이 신문지가 막고 있다.
다행히도 내 바로 앞자리였다. ㅠ.ㅠ

 

 

 

 


드디어 캄보디아 도착!!!

비행기 창으로 내려다본 풍경. 산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드넓은 평야지역과 간간이 보이는집들.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풍경이다.

 

 

 

 



우기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곳곳에 습지들이 남아있었다.
또한 짙은 초록색은 정글들.
평지에 숲들이 저렇게 넓게 펼쳐져 있는 것 역시 이국적이다.

 

 

 

 



 뿌연 황토물로 뒤덮여 있는 지역들.
저 아래엔 농지일까
아니면 고개만 빼꿈 내민 저 나무들처럼 완전히 잠긴 나무들이 있을까?

 

 

 

 

 




 드디어 씨엠립 공항 도착!
그 작은 비행기가 태평양을 건너오다니 장하다!!!
씨엠립 공항은 새단장 한지 얼마 안돼서인지 규모는 작지만 무척이나 깔끔하고 아담하다.
공항건물 지붕들의 붉은 색깔이 참 예뻤다.
보는 순간 너무나도 선명한 초록과 붉은 색의 대비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공항건물.
주로 붉은색이 주조를 이룬다.
나중에 보니 씨엠립의 왠만한 건물들은 통일이라도 한듯이 붉은 색이다. 호텔 창으로 보는 바깥 풍경은 붉은 색 일색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곳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
이곳은 땅도 붉은 색이다. 고등학교 지리시간에 배운 붉은 황토 - 라테라이트 토양이다.
흙의 입자가 얼마나 미세하고 결이 고운지 가는곳마다 먼지날려 죽는줄 알았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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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7-02-05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테라이트 토양..고등학교때 배우나요?..기억이 가물가물~~ (가물가물이 아니라 아예 기억이 나지도 않는~~ㅋㅋ)
공항이 무척 아담하군요.건물은 많이 다르지만 우리나라 저 아래쪽 사천공항이 떠오르네요.옛날에 친구가 그쪽근처에서 결혼을 하고 비행기를 탄다고 사천공항을 이용해서 한 번 따라갔었거든요.공항이 작고 아담하더군요.
이곳도 그러한 분위기를 풍길듯~~ 헌데 이곳은 공항 분위기가 안날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드네요.
암튼...비행기 기내의 풍경 정말 진풍경이로군요.내릴때까지 엄청 불안하셨겠어요.

글샘 2007-02-05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홀딱 벗고 맨날 수영하셨다던 거제도 사진인가봐요 ^^ 쪼 위에...
부산에서 직항 있다더니 조그만 비행기였네요. 똑딱이 사진기가 이미 익숙합니다. ㅋㅋ 계속 올려 주세요. ^^ 방(에)콕(처박혀)에서 캄보디아 구경좀 합시다.

드팀전 2007-02-05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옛날 생각나네요.^^ ..전 외국에 첫발을 내딛을 때 첫 숨에 들어오는 공기를 좋아합니다.다른 향기가 나잖아요.^^ 씨엠립에서도 다른 향기가 났는데..더운^^

BRINY 2007-02-0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비행기 기내 풍경이 ^^; 저희 어머니는 직항 없을 때 베트남에서 프로펠러기타고 앙코르와트 가셨는데, 다들 멀미하고 난리도 아니었다네요. ㅎㅎㅎ

세실 2007-02-0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에어컨이 새다니 재밌는데요~~ 님 앞이라 정말 다행입니다. ㅋㅋ
와 이국적인 내음이 물씬 풍깁니다. 멋져요~~~~

무스탕 2007-02-05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작은 비행기는 국내용인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군요.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공항에서 딴나라임을 느끼게 해주네요. 글고... 우리나이면 고등학교때 배운건 잊어먹으시라고욧!! ^^;;

짱꿀라 2007-02-06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4년전 모습과는 달라진 것이 없는 씨엠립 공항 계속되는 바람돌이님의 여행 사진이 기대됩니다.

바람돌이 2007-02-06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님/쓸데없는것만 기억하죠 뭐.... 비행기에서는 저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뭐 별로 불안해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저 재밌어했죠... 비행기 처음 봣을때만 불안했지 일단 이륙하고 나니까 잘 모르겠더라고요. 아마 날씨가 아주 좋아서 그렇겠죠? ^^
글샘님/글쎄요. 거제도인지 남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오늘도 글 올릴려 했더니 옆지기가 사진 정리한다고 컴을 점령해서 이 시간이 되어서야 들어왔네요. ^^
드팀전님/님의 정보덕분에 정말 알찬 여행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요. ^^ 게다가 두분이 사진찍으셧던 곳 찾아냈습니다. 거기서 저도 비슷한 폼으로 사진을 찍었다니까요? 누구 사진이 더 멋있을까요? ^^
브리니님/아! 그 얘기는 저도 다른 책에서 읽었던 것 같아요. 어머님이 고생하셨을 것 같네요. 그래도 지나고 나니 재밌는 추억이 되었겠네요. ^^
세실님/저도 제 자리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
무스탕님/씨엠립 공항에 가니 저것보다 작은 국제선도 줄서 있던데요. 글고 고등학교때 배워서 기억하는게 아니고요. 다시 생각해보니까 저거 제가 그 후에도 계속 공부하면서 외웠던 거예요. 교사 임용고시 공부할 때.... 지리 시험도 치거든요. ^^
산타님/작년에 새단장을 했다는데 별로 변한게 없나보죠? 전 싹 달라진줄 알았더만...

sooninara 2007-02-1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엄청 작은 비행기 타고 갔었는데...조금 무서웠어요.ㅎㅎ
벌 서는 아저씨들이 불쌍하네요.ㅋㅋ
공항은 유리창으로 번쩍이는 현대적인 것들만 보다가 처마가 있는 전통집 모양을 보니 새롭네요.

바람돌이 2007-02-13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그래도 그렇게 길지는 않았죠. 한 두시간 정도되나요? 전 갈때는 거의 6시간. 그래도 뭐 익숙해지니 잊어먹어지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