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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진행 중일 때 우리는 그때까지의 일은 깡그리 잊는다. 그 직전까지는 우리 인생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양. 행복은 오직 현재 시제로만 발생하는 감각이다.  - P14

온 세상이 죽도록 상상해 온 ‘여자‘가 ‘어머니였다. 향수에 젖은 환상으로 우리 삶의 명분을 바라보는 이러한 현상을 재조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정작 우리 부터가 어머니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온갖 활개 치는 환상을품고 있었으며, 한술 더 떠 그에 못 미치거나 실망을 주고싶지 않다는 욕망을 저주처럼 달고 있었다. ‘사회 구조가상상하고 정치화한 ‘어머니는 망상임을 미처 납득하지 못했던 것이다. 세상은 어머니보다 이 망상을 더 사랑했다.  - P24

신가부장제는 우리에게 수동적이되 야심 찰 것을, 모성적이되 성적 활력이 넘칠 것을, 자기희생적이되 충족을 알 것을 요구했다. 즉 경제와 가정 영역에서두루두루 멸시받으며 사는 와중에도 우리는 강인한 현대여성이어야 했다. 이렇다 보니 만사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게 일상사였지만, 정작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 P25

둘째 단서는 백인 아이들이 속으로 흑인 아이들을무서워한다는 사실이었다. 무서워한다는 건 걔들이 흑인아이들에게 돌을 던지고 다른 못된 짓을 하는 걸 보면 알수 있었다. 백인은 흑인을 무서워했는데 이건 백인이 흑인에게 못된 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한테 못되게 굴면안전하지 못한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안전하지 못한 기분이 들면 정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남아공의 백인들은 정상이 아니었다. - P52

아빠가 사라졌다.
탄디웨가 욕조에서 울었다.
피트는 이마에 구멍이 생겼다.
조지프는 손가락을 물어뜯겼다.
싱클레어 선생님이 종아리를 때렸다.
수박이 그새 자랐는데 난 거기 없었다.
마리아와 엄마는 멀리 있다.
조언 수녀님은 하느님을 믿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빌리 보이는 감옥에 있다.
- P85

정치와 빈곤이 마리아를 자기 자식들로부터 격리시켰고 그 대신 돌봐야 하는 백인 아이들로 인해, 자기의 돌봄 아래 있던 모든 사람과사물로 인해 마리아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하루가 저물 무렵에야 그는 삶의 활력을 빼앗고 피로감을 안기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성품과 생의 목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신화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쉴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내 다른 기억들에 관해서라면알고 싶지 않다. 영국에 도착했을 때 내가 원한 건 새로운기억이었다.
- P100

웨스트핀칠리의 방에서 세상을 향해 물어보고 싶은 것이, 내가 태어난 나라에 대해 묻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았다. 사람들이 어떻게 잔인해지고 타락하는 건지.
누군가를 못살게 굴거나 고문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인지정상인 사람인지. 백인 남자가 흑인 아이 뒤를 쫓도록 개를풀었는데 모두가 그래도 괜찮다고 말할 때, 이웃도 경찰도판사도 선생님도 다 "내가 보기엔 괜찮은데"라고 말할 때과연 삶은 살 가치가 있는 건지, 괜찮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떻고? 괜찮지 않다고 여길 그런 사람들이과연 세상에 충분히 있기나 한 걸까?
- P125

우리 집에 꿀과케첩과 땅콩버터 병뚜껑이 제자리에 있는 법이 없는 이유를뚜껑들도 우리처럼 제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한 나라에서 태어나 다른 나라에서 자랐고, 내가 어느 쪽에 속한건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 P125

얼마 후에 중국인 가게 주인이 산길을 올라 나를 호텔까지 데려다주면서 내게 다시 한 번, "살다 보면 간혹, 어디서시작하느냐보다는 어디서 그만둬야 좋을지 알아야 할 때도 있기 마련이지요"라고 말했다.  - P130

 "알고서는 도무지 살 수가 없는 종류의을 두고 우리는 어찌 하는가.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우리는 어찌하는가."
- P134

작가에게 있어 자기만의 방보다도 유용한 것은 전력을 공급해 줄 전기 연장선,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각각 사용 가능한 어댑터들이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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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06-09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찌찌뽕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1-06-11 11:30   좋아요 0 | URL
오!! 찌찌뽕 반가워요. ㅎㅎ 저는 지금 살림비용까지 읽었는데 이번 주 리뷰를 쓸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요. ㅎㅎ
 

  

 

 

 

 

 

 

 

 

 

 

 

 

 

책에도 맛이 있다.

톡쏘는 맛, 오랫동안 우려낸 깊은 맛, 칼칼한 맛, 청량한 맛, 구수한 맛, 조미료범벅에서 느낄 수 있는 오묘한 맛 등등....

이 맛으로 책을 분류해봐도 재밌을 듯하지만 지금 그걸 다 꺼내보려니 잘 시간이고....

굳이 맛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 책 때문이다.

이 책의 맛은?

딱 심심한 맛이라고 하겠다.

뭔가 우와 하는 대목이 없다.

진짜 심심 심심.... 뭔가 소금을 더 쳐야 하나? 아니면 후추라도 뿌려야 하나?

그런데 그 심심한 맛이란게 또 은근히 끌릴 때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맛, 은근히 끌리는 심심한 맛이다.

책은 순식간에 읽어지고, 아 심심해 하면서 덮게 되지만 은근히 끌리는 대목들이 있는 것.

사실 그 대목들도 책의 부제처럼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때문에 발생한다.

책 덕후가 아니라면 절대 이해하지 못할 뻘짓들을 모아봤다.

당연히 서재 지인들이라면 이 모두에 해당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나 역시 그렇다. ^^

 

 

 

 

 

 

 

 

 

그게 무엇이든 덕후의 삶은 꽤 풍요롭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기고, 누리고 소장까지 할 수 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같은 덕후끼리의 팬덤을 가질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책 덕후는 행복해지기 정말 좋은 덕후다.

다른 덕후에 비해 가장 싸게 누릴 수 있으므로 원하는 것을 왠만하면 소장할 수 있고, 책 덕후를 위한 도서관 문화는 우리 나라도 꽤 좋은 환경을 자랑하므로....

내가 피규어나 자동차나 비행기 덕후가 아닌게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그런의미에서 오늘 감사하게도 알라딘에서 오늘 내게 준 적립금을 몽땅 털었다.

오늘의 주문!

새 책들과 새로 나온 커피를 같이 맛보며 흐뭇할 다음 주의 나는 행복할 것이다.

덕후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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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6-05 02: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심심해도 끌리는 게 있지요 다른 것보다는 책이 돈이 덜 들까요 저는 제 책이 아니어도 책이 많은 거 보면 기분 좋기도 합니다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 빌릴 때도... 요새는 책을 오래 못 봐서 별로 못 보지만... 다시 책 보는 데 시간을 더 들여야 할 텐데, 이런 생각한 지 좀 됐군요

바람돌이 님 사신 책 즐겁게 만나시고 커피도 맛있게 드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1-06-06 01:00   좋아요 3 | URL
그럼요. 제가 주변에 온갖 취미를 가진 사람을 봐도 책만큼 적은 돈으로 효과가 큰 취미가 없어요. 축구하면 축구공만 있으면 될 것 같죠? 아뇨 아뇨 신발이랑 축구복은 얼마나 비싸며 부대비용들이 얼마나 드는데요. 계속 계속요. ㅎㅎ 책이 제일 싸요. 저도 책이 많은 곳을 보면 서점이든 도서관이든 누구네 집 서재든 다 좋더라구요. ^^

책은 화요일 배송이라니 천천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희선님 남은 일요일 편안한 주말 되세요. ^^

미미 2021-06-05 06: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다른 덕후들 보면 안타까울 때도 있어요~ 책이 훨 재밌는데 그걸 모르고 저러고 있구나 하고...😳😆 도서관 마구마구 더 늘어났음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06-06 01:03   좋아요 2 | URL
우리의 안타까움을 우리끼리만 나눌 수 있다는게 또 안타깝죠. ㅎㅎ
심지어 직장에서 제 옆에 있는 사람은 제가 책 보는걸 너무 너무 부러워하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보면 될텐데 말입니다. 아니 제가 무슨 재벌만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ㅎㅎ
마구마구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은 조금 작은 도서관들이 여기 저기 생기더라구요. 접근성을 높이는 이런 정책은 좋은 것 같아요. ^^

새파랑 2021-06-05 08: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 많이 가지고 다니는거 완전 공감되요. 대부분 안읽고 그냥 가져오지만 ㅋ 바람돌이님 구매책 5권 다 저한테 있는책이네요. 완전 기쁨^^ 읽은 건 1권밖에 안되지만 ㅎㅎ 역시 돈도 별로 안드는 책 덕후가 제일인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1-06-05 08:33   좋아요 4 | URL
저두요
같은 질문 많이 받아요
왜이렇게 가방이 무겁냐?
책을 왜 이렇게 많이 들고 다니느냐...ㅎㅎ

바람돌이 2021-06-06 01:05   좋아요 3 | URL
책 많이 가지고 다니는건 전 포기한지 좀 됐어요. 예전엔 그랬지만 이젠 조금만 무거우면 어깨가 너무 아파서요. ㅠ.ㅠ 이번에 구매한 책들은 전부 서재지인들이 극찬하신 책들만 모았다가 산거라서 아마 대부분의 분들이 다 있을거 같아요. ^^

scott 2021-06-05 12:0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 덕후의 삶은 꽤 풍요롭다.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기고, 누리고 소장까지 할 수 있다면 더더욱!!]
이거슨 우리들의 모습 !! ㅎㅎ
책을 구입하고 소유 하는 이들의 삶은 화려함보다 소박함!
여전히 활자의 힘을 믿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

주말! 개미지옥 알라딘에 장바구니 탈탈 터는 재미로 !

바람돌이님도 자우메 카브레의 ‘나는 고백한다‘에 탐승 하셨군요

웰컴~웰컴~

바람돌이 2021-06-06 01:11   좋아요 4 | URL
나는 고백한다는 도대체가 탑승을 안할 수가 없는.....
이 책 뽐뿌가 어찌나 많은지 말이죠. 사실 도서과에서 빌려 읽을까 어쩔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많은 분들이 소장용이라고 하시는지, 빌려보면 아마 보고 다 본책을 다시 사는 일이 또 벌어질 것 같아서 그냥 구입하는걸로요. ^^

han22598 2021-06-05 12:5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냄새 맡는 거 참 좋아했는데 ㅋㅋ 요즘은 대부분 이북을 사서,,그냥 이북 리더기를 두드리거나, 쓰다듬곤 해요 ㅎㅎ
먼가 아쉬운 마음이 좀 있긴 한데, 리더기가 반들반들해져가는 모습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바람돌이 2021-06-06 01:15   좋아요 2 | URL
한님은 외국에 사시니까 한국어 책은 아무래도 전자책이 편하시겠죠? 그래도 진짜 글로벌 세상이라 전자책으로라도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저라면 고마울 거 같아요. ^^ 리더기가 반질반질해지는 경지라니 그 모습도 보고싶네요. ^^

mini74 2021-06-05 16:5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펠리시아의 여정 구입 *^^* 적립금으로 책을 사면 뭔가 뿌듯한 느낌입니다 ~

바람돌이 2021-06-06 01:16   좋아요 3 | URL
ㅎㅎ 맞아요. 제 돈으로 사도 뿌듯하긴 한데 적립금으로 사면 살짝 뿌듯함이 올라가는 기분이랄까요? ^^

붕붕툐툐 2021-06-06 00: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심심한데 끌리는 맛, 평양냉면?? 저는 책덕후 아닌걸로 판명 났어요;;;;;;
올려주신 것 중 해당하는게 하나도 없네용~ 마음으로만 깊은 공감을~ㅋ 새책 받을 때의 기쁨 만끽하세용!

바람돌이 2021-06-06 01:19   좋아요 4 | URL
아 툐툐님 진짜 평양냉면은 심심하다던데 제가 사는 남쪽의 평양식 냉면은 하나도 안 심심해요. 꽤 자극적인 맛이라죠. 이 동네 음식이 심심하면 망합니다. ^^
그나저나 툐툐님이 해당사항이 하나도 없다는건 약간 의외, 하지만 툐툐님만의 덕후력이 있잖아요. 매일 명상에 대한 글을 올리고 생각을 알려주시는 건 제가 절대 못하는 대단한 덕후력이라고 생각해요. ^^

들꽃 2021-06-15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데비텅님책 두권과 펠리시아의 여정 주문했어요. 주문하고 당일배송받아 데비텅작가책은 바로 다 읽었어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최세희작가님번역이라 믿고 주문하기도 했어요. 전 소설은 잘 안 읽지만 바람돌이님 후기 읽고 역시 모르는 작가지만 주문했어요. 기대되네요~
 
지지 않는 하루 -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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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에세이를 읽는건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

좋은 친구를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듯, 좋은 에세이를 만나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젊고 어렸던 시절에는 사람을 가려 만나지 않았다.

내 맘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도 열정적으로 다가갔고, 대화를 통해 공통점을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물론 대부분의 그 노력은 성공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은 다르구나로 끝났지만....

지금은 가려서 만난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에게 나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늙었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의 시간과 정성을 아낌없이 줄 뿐이다.


에세이 역시 그렇게 고른다. 

얼마 전에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이란 에세이를 읽었는데, 좋은 에세이였지만 내가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작가의 책임이 아니라 이미 나는 작가가 겪고 있는 시절을 너무 오래 전에 지나와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책과 나와의 만남에도 좋은 글이어야 한다는 것 외에도 만남의 시기가 적절해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에세이를 만나면 마치 오래된 좋은 친구를 만난 듯, 얼굴에서 웃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 책의 작가도 그런 관계의 소중함을 얘기한다. 


관계의 편안함은 일종의 공기 같다. 나이들수록 친구는 자유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관계는 생물 같아서 결코 노력으로만 얻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서로에게 편안한 존재로 늙어가는 건 일종의 선물이다. 오랜 세월 한 사람이 겪는 변화는 누구도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 P158


나라면 여기에 약간의 말을 추가할 것 같다.

새로이 만난 사람 중에서도 때로는 오래 된 친구같은 편안함을 주는 인연들이 있다는 것을.....


오늘 저녁을 먹고 손에 잡은 이 책을 하루만에 다 읽어버리고는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 만났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편안함과 공감을 느낀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맞아, 이런 마음 알겠어. 그렇지. 아 이런 생각은 멋지네, 나랑 닮은 곳이 많은 거 같네. 아 이런 생각은 못해봤는데 내가 만약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이 말을 꼭 기억해둬야겠어"등등....


살아낸다는 것이 쉬웠던 적은 한번도 없다.

남들 역시 그러함을 안다. 

며칠 전 점심을 먹으면서 직장동료가 우리가 공통으로 아는 누군가를 호명하며 "그 사람은 정말 아이들도 잘 크고, 알아서 결혼도 잘하고, 그이가 젊은 동안 재테크 -부동산인듯 - 열심히 해서 돈도 많고.... 진짜 너무 부럽다"라고 한다.

이 사람은 직장동료지만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바로 이런 얘기를 너무 남발하기 때문이다. 재미없다. 

직장동료는 그 사람이 아무 걱정도 없이 너무나 편안하게 사는 듯 얘기하며 부러워하지만 실제로 그럴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한 그 부러움을 받고 있는 이가 재테크에 열중하기 위해 희생한 생활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희생한 부분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형태일 수 있기에 솔직히 나는 저런 얘기를 들어도 부럽지 않다.

"00씨, 자기는 부동산 재테크 한 적 있어요?"

"아니"

"할 마음은 있어요?"

"난 못하지"

"아 그건 로또를 안 사고 로또 당첨되기를 바라는 거잖아. 왜 부러워해요? 그냥 사는 방법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른 것 뿐인데? 00씨 먹고 살만하잖아요"(아 난 이런 쓸데없는 돌직구를 한번씩 던지는 바람에 적을 만든다. 이런 식의 대화법은 사실 상대를 변화시키거나 설득하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라, 제발 나한테 이런 얘기 좀 하지마라고 하는 일종의 경고다. ㅠ.ㅠ) 


 각자 즐거움을 연주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인간은 이 부조리한 삶의 희생자일 뿐이다. 유한한 삶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고통에 대한 두려움,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이 모든 두려움이라는 병의 백신은 자신만의 즐거움을 연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보르헤스 시의 한 구절처럼 세월의 횡포를 음악과 속삭임. 그리고 상징으로 바꾸기 위해서..... - 저자 서문


그러므로 이 책은 작가 이화열이 자신의 삶을 연주하는 법을 보여주는 책이다.

나에게는 희열을 안겨 준 이 책이 모두에게 맞지는 않을 것이다. 

또 모두에게 맞는 책이 좋은 책인 것도 아니다.

다만 작가의 삶의 연주법에서 나의 삶의 연주법을 하나라도 찾아내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좋을 일이다.

얘기하고 싶지 않은 현실의 인간관계를 벗어나 때로는 이렇게 책을 통해 친구를 구하기도 하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1부에서는 작가의 일상이 펼쳐진다.

사실상 별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일상은 묘사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별것없는 일상은 쓰기 어려우면서도 바로 그 어려움 때문에 작가의 문장과 삶에 대한 태도가 빛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빵 만드는 사람의 기분처럼 빵가게 맛은 매일 똑같은 맛이 아니다. 하지만 단골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가끔은 망한 트라디시옹을 감수한다. 만약 매일 완벽한 빵을 산다면 완벽한 맛에 대한 경탄은 당연함과 식상함으로 바뀔 터이니. (17쪽)


책의 첫 에세이 속 이 문장에서 나는 이 작가에게 반할 것이라는 예감을 느꼈다.

망한 빵에서 완벽한 내일의 빵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건강함이, 맛있는 빵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귀퉁이를 파먹어버리고는 그걸 탓하는 남편에게 "오늘은 진짜 더 맛있어. 얼른 먹어봐"라고 눙치는 감정의 여유가 작가의 마음이 건강함을 알려준다. 

그러므로 작가는 자신이 못하는 것을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난 정말 크레프를 잘 만들어. 그래서 그걸로 내 아이들을 기쁘게 해주었어라고 자신을 긍정하며, 오십견에 티타늄 이식 수술을 권하는 남편에게 "...내 어깨를 내 마음대로 하지. 그럼 당신 말 듣고 어깨를 자르겠니?"라고 당당하게 나의 생각을 말하는 그녀가 사랑스럽다.(아 참 이분은 나보다 나이가 많으시다. 그럼에도 나는 그녀가 사랑스럽다.)

1부의 글들에는 일상이니만큼 그녀의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근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프랑스인과 결혼에 파리에 산다는 점 때문에 독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호수 벤치에 앉아 구부린 등을 하고 책을 꺼내 읽는 시부모님의 모습은 나의 로망이고, 버스 정류장에서 "조심해. 내일이 바로 여성의 날이야. 성차별이라면 지긋지긋하다고. 물론 여성과 남성의 지각 능력이 다르다는 걸 반론하는 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노부인을 나도 만나고 싶기도 하다.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디자이너고 글을 쓴다는 환자에게 "그럼 내가 당신에게 좋은 책의 주제를 준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유머감각과, 비극적일 이유가 없다.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지금 방금 나에게 일어난 것 뿐이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강함이 부럽기도 하다. 

인간의 마음의 강함은 이렇게 불행을 받아들일 때 드러난다. 


그렇게 그녀는 암에 걸렸고, 이제 그녀의 일상은 병과 함께 전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은 투병기가 아니다. 

암조차도 일상으로 받아들이면서 병에 걸리지 않았으면 몰랐을 일상이 다르게 펼쳐놓는 감정과 순간들을 여전히 삶의 한 부분으로 소중히 그리고 있다.

그래서 작가의 투병기는 악착같음도 절망도 아닌 그저 삶의 또 다른 전개일 뿐이다.

아직은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결국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오래도록 계속될 이 지구의 역사에서 나 하나의 죽음이 다른 죽음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그러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죽음이 두려움이 아니라 그저 생의 한 부분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병에 걸렸을 때 오히려 삶이 생생해지는 경험은 '개나 소나 하는 운전인데'처럼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고, 내가 예외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 억울함으로 나의 삶을 소진시키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녀를 수술한 의사의 말처럼  수술 이후에는 삶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삶말이다.


병이 주는 고통과 함께 인간을 갉아먹는건 오히려 병에 대한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고통의 순간 그 자체보다 고통의 순간을 미리 예견하며 닥치는 두려움, 남겨지는 자들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내가 두렵다고 아무리 되뇌어도 고통의 순간이 미뤄지는 것은 아니며, 남겨지는 자들은 그런대로 또 살아갈 것이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 두려움에 잠식되지 말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 남겨지는 자들이 아니라 함께 사는 이들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계속 대하는 것. 그래서 항암투병 때문에 머리를 자른 그녀에게 여기서 머리가 더 빠지면 군인처럼 싹 밀면 되죠라고 미용사와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엄마 어제보다 더 예뻐라는 아이의 말에 기뻐하고, 항암투병이 끝나는 6개월 뒤에 출산하는거야. 이번에는 아이가 아니라, 새로운 자신을이라고 말하는 남편에게서 위로를 받는 그런 일상을 두려움 때문에 날려버는 것은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일상은 계속되고 그 일상속 소소한 깨달음은 언제나 찾아온다.

그리고 그 깨달음에 사실상 행복의 비밀이 있다.

작가가 인용한 레이먼드 카버의 짧은 시에 작가가 생각하는,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삶의 비밀. 

단지 그것이 다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이 생에서 바라던 것을 얻었니?

응.

뭘 원했는데?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말하는 것.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사랑받았다고 느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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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5-16 02:4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자신한테 다가온 병도 그대로 받아들이다니, 누구나 그러기는 쉽지 않은 듯해요 지금까지 그렇게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살아서 그런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람은 자기 죽음보다 가까운 사람 죽음을 더 두려워하지 않나 싶어요 남을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마음에 드는 친구 같은 책을 만나서 좋은 시간 보내셨겠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1-05-16 02:59   좋아요 6 | URL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내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것은 가까운 사람-가족의 죽음인듯한데, 주변의 죽음을 맞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도 딱히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실제로 우리가 죽음을 어떤 식으로 맞을지는 사실 닥쳐보지 않으면 누구도 알수 없다는게 정답일듯도 해요.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내내 저는 행복했습니다. ^^

scott 2021-05-16 10: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밑줄 쳐주신 이에세이의 명구 만큼
바람돌이님의 생각 인생이 담긴 철학에 공감이 300배!
[새로이 만난 사람 중에서도 때로는 오래 된 친구같은 편안함을 주는 인연들이 있다는 것을
살아낸다는 것이 쉬웠던 적은 한번도 없다.
얘기하고 싶지 않은 현실의 인간관계를 벗어나 때로는 이렇게 책을 통해 친구를 구하기도 하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한 방법]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보이지 않았던 세상 인간 관계,,,
이렇게 책한권에 자신의 삶의 경험을 담아 내면서 묵묵히 병과 투병 하고 계시겠죠.
현재 읽고 있느 차프스키의 책‘무너지지 않기 위하여‘에서 죽음의 수용소 속에서 영하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차픕스키가 기억을 되살리며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강의를 합니다. 수용소 수감자들은 내일,아니 지금 이순간 죽게 되는데도 모두들 한자리에 모여서 프루스트의 강의를 듣는 장면에서 설사 비참하게 죽을 지라도 프루스트 강의를 듣는 순간 만큼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존엄함을 지키려고 노력 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우리 일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렇게 책한권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면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1-05-16 21:35   좋아요 3 | URL
댓글이 이렇게 감동적이라니요. 제 글보다 scott님 댓글이 더 좋아요. ^^
차프스키의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감동적일 것 같네요. 프리모 레비가 나치 수용소에서 가장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자기 몸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들이라는 말이 기억나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의 다른 말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프루스트 강의를 하고 듣는 것도 그런 의미겠지요.

페넬로페 2021-05-16 10: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이 책 읽었는데 문장들이 너무 좋더라고요^^바람돌이님의 말씀처럼 좋은 에세이는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5월에 바람돌이님과 읽는 책이 많이 겹치는 것 같아 반가워요^^

바람돌이 2021-05-16 21:38   좋아요 3 | URL
댈러웨이 부인과 이 책. 같은 책을 읽고 있다고 하면 기쁘기부터 하는거 저만 그런거 아니라서 더 좋네요. ^^
모든 좋은 에세이가 나에게 다 좋은건 아닌데 이 책은 정말 쉽고 가볍게 썼지만 들어있는 마음과 의미들은 한번씩 더 되새기면서 내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더라구요.

붕붕툐툐 2021-05-16 12: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며 저 마지막에 쓰신 시가 참 좋았더랬죵! 나이 들었는지 애들 얘기 잘 못 읽겠어요.. 공감이 잘 안되더라구요~ 이 책도 좋았지만 저에겐 너무 판타지였어요. 모든 인간이 너무 완벽해서요!ㅎㅎ

바람돌이 2021-05-16 21:39   좋아요 2 | URL
이 책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으셨군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읽도록 펌프질 열심히 해야 할듯요. ^^ 모든 인간이 완벽하다기 보다는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일상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주는 모범 답안 같았다고 할까요? ㅎㅎ 저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잘 살아야 하는데 아.....ㅠ.ㅠ

새파랑 2021-05-16 12: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시 너무 좋네요. 나만의 행복을 찾는게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타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그런 것~!! 저는 좋은 책을 만나는게 그런 행복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말에 좋은 책 만나셨다니 부럽습니다^^

바람돌이 2021-05-16 21:41   좋아요 2 | URL
레이먼드 카버를 정말 좋아하는데 저런 시를 쓴줄은 몰랐어요. 사실 카버의 삶은 그렇게 사랑받은 삶은 아니었던거 같은데 아마 더 절실했던걸까요? 주말이 끝나서 안타깝지만 이번 주에는 또 부처님 오신 날이 있으니까하고 힘내봅니다. 우리나라에는 종교가 좀 더 다양화 될 필요가 있어요. 더 많은 휴일이 생기도록 말이죠. ㅎㅎ

han22598 2021-05-16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각자 즐거움을 연주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인간은 이 부조리한 삶의 희생자일 뿐이다.˝ 이말 맘에 들어요^^ 각자의 삶을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왠지 자신의 인생도 잘 가꿔나갈 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면서..나는 그러고 있나 하는 의문도 드네요. 이책 주문해야겠어요 ^^

바람돌이 2021-05-16 21:42   좋아요 1 | URL
후회하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그외에도 몽테뉴의 말들도 많이 나오는데 다 좋더라구요. 이분은 몽테뉴를 아주 좋아하신대요. 저는 못읽은..... ㅎㅎ

mini74 2021-05-16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아요. 나와 결이 닮은 글을 만나고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작가를 만나면 더 많이 감동하고 더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님 리뷰 참 좋아서 자꾸 읽게 되네요 *^^*

바람돌이 2021-05-16 23:56   좋아요 1 | URL
와우 칭찬 감사합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수록 리뷰를 쓰기도 편한거 같아요.

프레이야 2021-05-18 1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영화 화장에서 오상무가 아내의 뇌종양을 재진단한 의사에게 그건 왜 생기나요 라고 물으니 의사가 어떤 생명더러 왜 태어났느냐고 물을 수 없듯이 그런 거라고 대답하던 장면이 떠올라요. 바람돌이 님에게 안부 전하고 싶었네요. 귀여운 해아는 이제 숙녀가 되었겠죠^^

바람돌이 2021-05-19 23:37   좋아요 0 | URL
와!!! 프레이야님 진짜 오랫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귀여운 해아는 숙녀가 아니라 시니컬하고 뚱한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가끔 서재에서 이렇게 오래전 알던 분들을 만나면 너무 좋아요. 프레이야님은 아이들이 이제 다 커서 성인이 다 되었을듯...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프레이야 2021-05-20 00:17   좋아요 0 | URL
고등학생이군요. 그땐 그렇죠 한창 이쁠 때지요. 지금은 모르겠지만요. 나중 알게 되겠지요. 세월 참 많이 흘러도 여전한 것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요. 울딸 둘은 다 컸지요. ^^

바람돌이 2021-05-20 00:51   좋아요 0 | URL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내 세상이다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큰딸이 대학 가고 나니까 진짜 확 편해진 경험을 하니까 진짜 시간아 빨리 가라 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 키운 프레이야님 부러워요. ㅎㅎ

감은빛 2021-05-21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께서 지인 분에게 던졌다는 돌직구를 저도 가끔 던져요.
그래서 적이 많다는 것도 저랑 비슷하네요.
게다가 저 역시 말씀하신 것처럼 그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나에게 혹은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하거든요..

저는 누군가 제게 돈, 로또, 복권, 도박, 주식, 부동산 이런 이야기 하는 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며칠 전에 친한 친구가 자꾸 제게 로또 이야기를 반복하길래 싫은 티를 팍팍 내고 말았어요. ㅎㅎ

와! 바람돌이님께 이렇게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군요.

바람돌이 2021-05-26 09:19   좋아요 1 | URL
아 우리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은 공통점인듯해요. ㅠ.ㅠ
하지만 이제는 내가 살아가는데 그렇게 많은 인간관계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고, 기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나의 에너지를 어느정도는 관리해야겠다 싶기도 해요.
아마도 이것도 나이들어서 기가 딸려서 그런거 아닐까요? ^^

공쟝쟝 2021-05-31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책은 정말 좋은 친구가 되는 것 같아요. 에세이 살포시 담아놓습니다 ^^

바람돌이 2021-06-01 11:21   좋아요 1 | URL
저도 공쟝쟝님의 닮고싶은 사람을 보여준 에세이를 살포시 담아놓았습니다. ^^

scott 2021-06-04 20: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예감 적중!
바람돌이님 명품 리뷰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그레이스 2021-06-04 20:22   좋아요 2 | URL
닉네임 오타요~~^^
scott님 바쁘시네요
친절도 부지런함이 필요한듯!
바람돌이님 축하해요

scott 2021-06-04 20:34   좋아요 3 | URL
바람돌이님 오시기전에
수정함요 ㅎㅎ
그레이스님 캄솨^.~

바람돌이 2021-06-05 02:15   좋아요 2 | URL
앗 닉네임 오타 그대로 두시지 그러셨어요. 궁금하잖아요. ㅎㅎ
스콧님 그레이스님 모두 축하 감사드려요.
두분도 같이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이번 주말은 오랫만에 날씨도 좋던데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모나리자 2021-06-04 2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바람돌이님~
주말도 행복한 시간 되세요~^^

바람돌이 2021-06-05 02:17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도 주말 편안한 휴식의 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06-04 2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축! 축하드려요 ㅋ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1-06-05 02:17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도 축하드려요. ^^ 즐겁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초딩 2021-06-05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바람돌이 2021-06-06 00:5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 이관왕! 더더 축하드립니다.
남은 일요일 편안한 휴식 되세요. ^^

프레이야 2021-06-06 1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당선 축하드려요 ^^ 그옛날 서재에서 북적북적하며 축하하고 받고 이벤트 릴레이하고 그러던 때가 가끔 그립군요.

바람돌이 2021-06-07 02: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시절의 여러분들 많이 그리운데 요즘은 정말 잘 안오시더라구요. 가끔 한 두분씩 드문 드문 오시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어요. 프레이야님처럼요. ^^
 

몇 년 전 봄날, 조르주브라상 Georges-Brassens 공원 고서적 시장에 갔다가 호수 벤치에 앉아 있던 시부모님을 많다. 구부린 등 뒤로 날아온 라일락 꽃잎, 외투 호주머니에서 꺼낸 책장을 넘기는 모습, 그리고 책 속에서 조용히자신과 함께 늙은 외로움조차 잃어버리는 정적의 시간을 우연히 훔쳐본 적이 있다.
- P23

살면서 이런 순간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미치도록 슬플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그들에게서조차 멀리 떨어져 있다. 병실넓은 창으로 보이는 하늘, 어쩌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병, 그리고 오롯이 나뿐이다. 완벽한 개별자로서의 나.
그것을 또렷하게 대면한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 마음이 잠잠하다. 비극적일이유는 없다.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지금 방금나에게 일어난 것뿐이다.
- P51

그녀가 퇴직하고 처음 심부전증을 발견했을 때, 국가원수를 치료해주는 발드 그라스 Val-de Grace 병원으로 들어갔다는 말에 내가 깜짝 놀라 묻는다.
"그런 병원에 우리 같은 일반인이 들어갈 수 있단 말인가요?"
48년 동안 꼬박꼬박 세금을 냈는데, 나도 그럴만한자격이 있는 거 아닌가요?"
- P55

정말이다.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이 결국 당신이다."
- P59

저녁 식탁에서 구역질 때문에 식사를 멈추는 걸 보고올비가 말한다.
"6개월 뒤에 출산하는 거야. 이번에는 아이가 아니라,
새로운 자신을."
우린 매일 조금씩 새로워진다. 단지 그걸 눈치채지 못할 뿐이지.
- P116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고 무성한 잎사귀를 만들어도그건 이미 내 영광이 아니다. 아이가 성인이 된다는 건,
이제 숙제를 마치고 부모가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다. 어쩌면 숙제를 잘 마친 기분 정도는 누릴 수 있겠다. 부모 사전에서 없애야 할 단어는 ‘희생‘이다. 그냥 ‘책임‘이라는 단어로 바꿔도 무방하다.
- P130

언어가 메마른 건 삶이 척박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장황한 슬픔보다 메마른 슬픔이 더 아프다.
- P137

난 책을 슬렁슬렁 읽지 자세히 파고들지는 않는다. 그렇게읽고 났을 때 내게 남는 건 그 책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그책을 통해서 내가 판단한 것, 감동받은 것, 상상한 것뿐이다.
작가, 배경, 어휘들, 이런저런 상황들, 그런 것들은 당장에잊어버리고 만다.

_ 몽테뉴 - P144

암이라는 병도 비슷하다. 피레네의 종소리처럼 내 인생에 눈금을 긋는다. 병이 생기기 전과 그 이후로 자르고, 그 이전에 나는 무엇을 했는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사색하게 만들며 사는일에 집중하게 만든다.
- P155

우린 배를 타고 노르망디의 긴 운하를 따라 나가기도하고, 항구에 나가 불꽃놀이도 본다.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고 기분 내키는 대로 움직이고 산책한다. 관계의 편안함은 일종의 공기 같다. 나이들수록 친구는 자유만큼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관계는 생물 같아서 결코 노력으로만 얻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서로에게 편안한 존재로 늙어가는 건 일종의 선물이다. 오랜 세월 한 사람이겪는 변화는 누구도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 P158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밥상에 그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우린 누가 욕망을 미리 분배해주는 것이 아니라 접시를 가운데 놓고 자연스럽게 나누어 먹는 것으로 배웠다.
밥상에서 다른 사람의 욕망을 이해하고 자신의 욕망을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행복, 즐거움, 풍성함은 균등하게 자를 수 있는 케이크가 아니다. 우리의 미소도 아이들에게 나눠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웃음은 밥주걱처럼 보태는 것이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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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1-05-14 0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소설인줄 알았더니 에세이군요.
숙제를 마친다는 것. 저도 요즘 하는 생각인데요. 이제 그만 매달려야할 숙제.

바람돌이 2021-05-14 10:41   좋아요 0 | URL
이 책 굉장히 좋았습니다. 공감지수 100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페크pek0501 2021-05-14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관심이 확 가는군요.

바람돌이 2021-05-15 22:52   좋아요 0 | URL
네 오랫만에 좋은 에세이를 만나 읽는 내내 참 좋았어요. ^^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으로
알렉산드라 해리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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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으로 한 사람의 일생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을 알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보면서 소설과는 달리 이 사람을 삶을 좀 더 알고싶다는 생각을 강렬하게 하게 된다.

<자기만의 방>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때론 투사처럼 보이고 때론 살아가는 모든 것에 연민을 느끼는 섬세한 여성으로 보이기도 하며, 여성의 역사를 얘기하는 곳에서는 치밀한 학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사람의 이런 다면성이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 아름다운 인간에 대해서 좀 더 내밀한 것까지 알고싶다는 욕구를 끊을 수가 없다. 

단 그녀의 소설이나 에세이는 읽기가  쉽지 않으므로, 그녀의 삶에 대한 글은  일단은 좀 쉽게 알아먹을 수 있게 워밍업부터 시작하고픈 마음이 막 솟구치는데 이 책이 딱 그 지점에 위치한다. 


버지니아 울프를 한마디로 대표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버지니아 울프는 <쓰는 사람>이라고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는 정말 너무나 성실하게 글을 썼고, 바로 그 글을 쓰는데서 삶의 의미와 존재이유를 찾았던 사람이다.

존재 이유를 가진 사람은 염세적일 수 없다. 더더군다나 성실하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채워나가는 사람은 더더욱 그러하다.

그녀는 정말 열심히 쓴다.

소설을 쓰고, 일기를 쓰고, 에세이를 쓰고, 서평을 쓰고.....

그녀가 남긴 글의 양만으로도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쓰는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녀는 쓰기 위해 열심히 읽는 사람이었으며, 론볼이라는 스포츠를 평생 즐긴 사람이기도 하고, 산책을 즐기며 자신을 둘러싼 사회를 명민하게 관찰하는 사람이었고, 당대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촉각을 세우며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고 발언하는 사람이었다. 

동시에 자기 집에 출판사를 만들고 직접 책을 출판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편지를 쓰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삶의 마지막까지 보살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를 염세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단 하나 그녀의 신경쇠약이었는데, 그것은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아마도 조울증이었던 듯 싶다. 

얼마전에 읽었던 책에 의하면 조울증은 우울증과는 다른 신체 질환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병하는, 당시에는 제대로 원인이나 치료방법도 없어서 그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울증의 시기를 무조건 버텨내야만 했던 질병의 고통속에서도 그녀는 어떻게든 삶을 이어나가고 쓰고자 했다.


단지 그의 죽음이 '자살'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의 삶 전체를 애수와 염세주의로 얘기하는 것은 너무 부당하지 않은가? 그녀의 병을 알면서 나는 그녀의 자살도 삶에 대한 절망이나 세상에 대한 염세주의로 생각해서는 안되는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쓰는 사람으로서의 삶이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완결짓고자 하는 욕망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지금 태어났다면 그래서 조울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면 우리는 아주 나이 든 노년의 울프가 쓴 더 원숙해진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녀의 자살을 나는 절망으로 읽기 보다는 자신의 삶의 마지막 마침표를 스스로 찍음으로써 자신의 <쓰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마감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통해 바라본 버지니아 울프의 삶은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 - 그래서 이런 글을 쓸 수 있었구나-과 그녀는 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계속 가지고 살았을까 하는 의문들이 이율배반적으로 뒤섞이게 만든다.

역시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녀의 그 이율배반들까지 이해하게 될 때 온전히 그녀를 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그건 불가능하리라...

나 자신조차도 나를 다 알지 못하고, 그 때 내가 왜 그랬지? 나는 왜 이런 생각을 못 버리지 하면서 살아가는게 인간이니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로 알려져있다.

나 역시 처음 그녀의 이름을 안 것은 이 시를 통해서인데, 이 시속에서 풍기는 그녀의 이미지는 지나치게 감상적이다.

<목마와 숙녀>는 많은 사람이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을 알게 했지만, 그녀에 대해 잘못된 이미지 - 낭만적인 소녀감성, 염세주의자, 불행한 삶에 침몰당한 여성작가 이런 식의-를 심어주는데도 너무 큰 공헌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의 이름을 부를 때 함부로 부르지 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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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지 2021-04-15 08: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쓰는 사람으로 존재한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차분하게 기술한 리뷰를 읽으며 이 책을 접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웃어서 행복한 시간 보내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1-04-15 14:51   좋아요 1 | URL
저처럼 버지니아 울프를 막 읽기 시작했다면 먼저 그녀의 삶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성지님도 오늘 하루 웃으며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1-04-15 08: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목마와 숙녀 첨들어 봐서 찾아봤어요. 바람돌이 님이 그렇게 표현하신 이유를 알겠더라는~! 저는 버지니아 울프 책을 몇권 안읽어봤는데, 읽고 싶어지네요^^

바람돌이 2021-04-15 14:56   좋아요 1 | URL
어머 여기서 또 새파랑님이 젊다는 게 보이네요. ^^ 저처럼 연식이 오래된 이들 중 중고등학교 때 책 꽤나 읽는다 하면 저 시가 아주 유명했거든요. ㅎㅎ 저도 몇권 안 읽었어요. 버 지니아 울프 책 2권, 관련 책 요것까지 2권이 다입니다. 이 책은 저처럼 입문하는 사람한테 딱 좋은 것 같아요. ^^ ,

scott 2021-04-15 11: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생각에 동감 !!
[낭만적인 소녀감성, 염세주의자, 불행한 삶에 침몰당한 여성작가]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건
영문학자들(버지니아 울프를 전공한)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고딩때 올랜도로 울프 여사 책을 처음 읽고 난후 대학에 들어가서
영문학 전공하는 친구가 울프 올랜도 강독 수업 있다고 알려줘서 한한기 수강(청강)한적이 있는데 분열된 자아 동성애 ,,,이런쪽으로만 집중했어요.
이후 울프 여상가 남긴 일기 기타 지인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들을 읽어보니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정말 성실하고 근면하게 글쓰기에 집중하며
스포츠 활동을 활발히 하며 변화하는 사회를 면밀하게 관찰하며 혼돈의 세계 속에 여성이 어떤 목소리를 내야할지 줄기차게 자기 목소리를 냈던 인물입니다.
병에 시달리고 정신병으로 몰아간건 후대인들의 편협한 시각이라는것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았어야 하는데 어린시절에 방치 당하고 학대 당한,,,
울프 여사가 남기고 간 작품들이 현시대에 더더욱 활발하게 읽고 재조명 해야 할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1-04-16 00:15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 scott님
울프는 정말 성실한 생활인 작가. 그녀의 병이나 동성애는 진짜 그녀 삶의 일부일뿐 그녀 삶 전체와 작품의 결정적인 조건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근데 scott님은 고등학생 시절에 벌써 울프를 읽었다니 우와 오늘도 존경합니다. ^^

2021-04-16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6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9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0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1-04-18 0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지니아 울프가 글을 써서 조금 괜찮아지기도 했겠지만, 나중에는 그게 좋아지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있더군요 힘들어도 자기 삶을 살려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었다면 치료를 받기도 했을 텐데... 자기 마음도 모르고 다른 사람 마음은 더 모르겠지요 저도 요새 좀 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희선

바람돌이 2021-04-18 01:40   좋아요 1 | URL
버지니아 울프의 병과 그녀 자신을 떼놓을 수는 없겠지만 그녀의 글을 병과 너무 관련짓는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 그녀의 정신분열이 그녀의 글을 낳은 것 처럼... 그녀는 단지 몸이 아팠을 뿐, 글을 쓰는 그녀의 정신은 누구보다 건강햇다고 생각합니다. ^^희선님 남은 주말 편안히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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