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완벽한 일격이었다. 타이밍, 힘, 충격. 모든 게 제대로 들어맞았다. 거기다 놀라움까지 사람들은 머리 공격을 예상하지 못한다. 인간의 머리는 원래 뭘 박으라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의 오래된 유전 인자에 그렇게 새겨져있다. 박치기는 싸움의 판도를 바꾼다. 박치기가 사용되고 나면 싸움은 잔인성과 야만성을 띠게 된다. 갑작스러운 박치기 공격은 칼만 사용하기로 한 싸움에 엽총을 들이대는 것과도 같다. - P116

"아니야." 내가 말했다. "난 도움이 필요 없어. 난 내가 하는 일을 잘 알고있어. 게임을 하는 법도 물론 잘 알고 난 결코 내 양심을 저버리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자네까지 다치게 할 수는 없어. 그리고 자네 도움 없이도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거야." - P128

"당연히 아픔이 있었죠. 슬픔과 상실감도 있었고요.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체념이었어요. 늘 있어왔던 일이라는 거죠. 만일 미시시피에서 살해당한 여성들이 오늘 밤 무덤에서 모두 일어나 시가행진을 한다면 당신은 두가지 사실을 깨닫게 될 거예요. 아주 긴 행렬이라는 것과 참가자들 대부분이 흑인 여성들이라는 것. 이 지역에서는 가난한 흑인 여성들이 끝없이 살해당하고 있어요. 부유한 백인 여성들이 살해당하는 일은 아주 드물어요." - P193

처음부터 치기와 겉멋에 겨운 사내들로 구성된 집단이었다. 그들은 설치류를 순교자로 둔갑시킬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의 거룩한 희생을뒤따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할 것 또한 분명했다. 피와 뇌수는 현실이다.
그리고 거짓된 열정으로 뭉친 집단은 현실을 결코 환영하지 않는다. - P297

나는 서른여섯 살이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내가 극히 일부밖에 보지 못한한 국가의 시민이었다. 갈 곳도 있었고 할 일도 있었다. 도시도 있었고 시골도 있었다. 산도 있었고 계곡도 있었다. 강도 있었다. 박물관도 있었고 극장도 있었다. 모델, 클럽, 술집, 간이식당도 있었다. 유명한 전적지도 있었고.
건국과 구국 영웅들의 탄생지도 있었다. 역사도 있었고 이야기도 있었고 전 - P490

설도 있었다. 내가 원한다면 친구도 있었고 원하지 않는다면 고독도 있었다.
그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도로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나는 그중 아무 도로나 고른 뒤, 한쪽 발만 차도 위로 내디뎠다. 그러고는 한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P4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럼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가져야 한다." - P29

신께서 나에게 주신 짐이니까. 하느님 스스로도 큰 짐덩이를 지고가시기에 모든 사람에게도 짐을 하나씩 나눠주셨단 말이다. 게다가신을 믿지 않는다면 천국과 지옥도 믿지 않는다는 뜻인데 그럴 수는없었다. 해리엇은 슬로운 씨가 지옥에 가는 꼴을 너무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 P41

 해리엇은 그래도 자신과 아이들을 영원히 이어주는 강철 같은 단단한 유대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런 일은없었다. 가족이란 알고 보면 끊임없이 유지 보수가 필요했다. - P42

엘리자베스는 이 말을 생각해보았다. 아니. 자신은 남자들이 어떤지 모른다. 캘빈과 죽은 오빠 존, 메이슨 박사는 빼고, 어쩌면 월터파인까지 제하더라도, 이제껏 봐온 남자들은 최악이었다. 남자들은엘리자베스를 멋대로 휘두르고, 만지고, 지배하고, 입 다물리고, 교정하고,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어 했다.왜 남자들은 자신을 평등한인간으로, 동료로, 친구로, 동등한 존재로, 하다못해 그냥 길거리에지나가는 낯선 사람으로도 봐주지 않는 걸까.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람을 죽인 다음 뒷마당에 묻어놓았다가 발각된 범죄자를 맞닥뜨린 게 아니고서야 누굴 처음 봤으면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여겨야 하는 것 아니야? - P46

"화학은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룹니다. 그 말에 따르면 화학은바로 삶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파이처럼 삶에는 튼튼한 토대가 필요합니다. 가정에서는 바로 여러분이 그토대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하는 일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이토록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데도 세상에서 가장 저평가되고 있지요." - P81

일기란 인간이 가족과 친구에 대해서 아주 악랄한 글을 써놓고 제발 그들이 보지 말아주십사 신에게 비는 것이었다.  - P89

"저는 캘빈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캘빈은 총명하고 상냥하기도했지만, 나를 진지하게 대해준 최초의 남자였으니까요. 모든 남자가여자들을 진지하게 받아준다고 생각해보세요. 교육이 바뀔 겁니다.
노동력에는 일대 혁명이 일어날 겁니다. 결혼정보회사는 파산할 겁니다.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 P191

"그 마음 압니다. 하지만 저를 믿으세요. 당신의 문제는 그게 아니에요. 문제는 당신이 이 세상을 뜨고 싶다는 데 있지 않아요."
엘리자베스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이 세상에 들어가 살고 싶어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 P230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려보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 - P236

이윽고 엘리자베스는 다 봤다는 듯 허리를 폈다. 그러고는 도나티에게 펜을 건네며 말했다.
"도나티, 미안하지만 당신은 그만큼 똑똑하지가 않습니다." - P25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3-01-24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얘들아, 상을 차려라.˝
와! 이 문장 아주 맘에 들었어요^^ 바람돌이님 ㅋ

바람돌이 2023-01-24 23:33   좋아요 0 | URL
저 문장은 주인공이 진행하는 화학 - 요리 강좌 프래그램의 엔딩멘트입니다. 멋지죠? ^^
 

"유감입니다만, 이혼한 것과 점심 도시락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ㅡ"
"남자도 도시락은 쌀 수 있습니다, 파인씨.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 P20

그녀는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았다. 이 점만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도 갖고 일도 하고싶어 하는 여자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게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 전혀 잘못이 아니다. 일도 하고 아이도 갖는 건 명확히 남자에게만 주어진 기회였다. - P35

계속 불만이 쌓여가는 엘리자베스를 보면서 연구보조원은 그녀에게 대체 왜 과학자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왜 과학자가 되고 싶냐니요? 난 이미 과학자란 말입니다!" - P45

애초에 시스템을 바르게 만들면 안 되는 거야?
호의를 받아들인다는 것도 정말 싫었다. 호의란 결국 꼼수와 다를게 없다. - P55

"캘빈, 내가 배운 게 하나 있어.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복잡한 문제를 풀 때 언제나 간단한 해결책을 간절히 바란다는 점이야 볼 수없고, 만질 수 없고, 설명할 수 없고, 변할 수 없는 걸 믿는 편이 훨씬쉽거든. 실제로 보이고 만져지고 설명할 수 있는 걸 믿기는 오히려어려워 말하자면 실재하는 자기 자신을 믿기가 어렵다는 말이지." - P75

"결혼을 하든 안 하는 우리의 행복한 미래가 바뀌지 않는 거야.
캘빈, 최소한 나한테는 그래. 난 이미 너에게 내 전부를 주었는걸 결혼한다고 그 사실이 달라지지 않는단 말이야. 그리고 에번스 부인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마사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특히 과학계가 그렇게 생각할 거야. 내가 하는 모든 일이갑자기 네 이름으로 편입될 거야. 마치 네가 한 일처럼. 솔직히 사람들은 대부분 네가 했다고 여길걸. 넌 남자니까. 그것도 캘빈 에번스니까. 난 제2의 밀레바 아인슈타인이나 에스터 레더버그"가 되고 싶지 않아, 캘빈, 그런 삶은 거부하겠어. 우리가 법적인 절차를 모두 제대로 밟아서 내가 성을 바꾸지 않는다 해도, 나는 결국 캘빈 에번스부인이 되어버릴 거야. 나에게 오는 크리스마스카드나, 은행에서 보내는 청구서나, 국세청에서 보내는 고지서마다 전부 캘빈 에번스 부부 귀하라고 쓰여있겠지. 우리가 아는 엘리자베스 ㅈㅎ트는 존재하지 않게 될거야." - P96

"알았다. 조정은 간단한 문제였네. 운동에너지 대 보트의 항력과질량 중심으로 생각하면 돼."
그날 연구실에서 엘리자베스는 물리학 교과서를 쭉 훑어보며 몇가지 공식을 적었다.
"중력과 부력, 비율과 속도, 균형과 기어 장치, 노의 길이와 날의종류까지 생각하면…………."
그녀는 계속 책을 읽으면서 더욱 많은 공식을 적었다. 그러자 복잡한 알고리즘 속에서 조정이란 게 무엇인지 서서히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녀는 의자에 털썩 몸을 기대며 말했다.
"오, 세상에나, 조정은 별로 어려운 게 아니네." - P123

최선을 다하기만 한다면 이 노력이 언젠간 빛을 발할 거라고 그녀가 얼마나 단언했던가? 셀 수도 없을 정도였다. 인생에는 사실상 최선을 다해도노력이 빛을 잃는 경우가 더욱 많은 법인데, 헤이스팅스에서는 특히더 그랬다. - P132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3-01-24 2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옮겨주신 문장들 보니, 이 소설은 제가 분명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셨는데, 오늘따라 확 느낌 오네요^ ^읽어야하겠다는 느낌!

바람돌이 2023-01-24 23:32   좋아요 2 | URL
여자주인공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고요. 여자주인공의 주변 인물들 - 남자친구, 여자친구, 딸, 반려견까지 다 너무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것 같아요. ^^

꼬마요정 2023-01-25 23:48   좋아요 2 | URL
맞아요!! 반려견까지 매력적이에요^^
 
악의 사슬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대급 나쁜 놈들! 아 진짜 잭 리처가 얘들을 너무 쉽게 죽여서 안타까울 정도다. 이런 놈들은 오래 오래 죽고싶을만큼 고통스러워하다 죽어야 하는데...... 잭 리처가 이 사건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계기가 가장 인상적임. 가정폭력의 징후를 발견하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잭 멋있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1-16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만세!!

바람돌이 2023-01-16 17:39   좋아요 0 | URL
저도 잭 리처 만세!!! ㅎㅎ
 

"크게 힘들 건 없어요. 정말로 우린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우리 자신에게 늘 그렇게 다짐해요. 뜨거운 물속에 개구리를 던져 넣으면 바로 튀어나오죠. 하지만 찬물 속에 넣고 서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아무 낌새도 채지 못한 채 데어 죽을 때까지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이에요." - P67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에요." 빈센트가 말했다. "워낙 오랫동안두려움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여기 사람들은 이제 겁을 먹지 않는다는게 어떤 건지 기억조차 못하게 됐어요." - P84

"당신은 미쳤어요 알아요?"
"난 나 자신을 미쳤다기보다는 양심적이라고 생각하고 싶소." - P189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1-16 0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라뇨! >.<

바람돌이 2023-01-16 15:06   좋아요 0 | URL
오랫만에 다시 잭 리처!
근데 이번 편의 잭 리처 유난히 시크하고 유난히 더 멋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