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완독하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로마인 이야기를 많이 떠올렸다. 

로마를 소재로 한 책들 중 아마 가장 많이 팔린 것이 이 두 시리즈 아닐까?

특히 로마인 이야기는 한길사를 먹여살린다는 말도 있었으니.....


이 두 시리즈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할 능력은 없다.

그럼에도 이 두 시리즈를 모두 읽고 난 이후 내 나름의 비교는 한번 해보고 싶다.

단적으로 이 둘을 평가하자면 

역사를 빙자한 소설 <로마인 이야기> / 소설로 되살린 로마 공화정의 역사 <마스터스 오브 로마>라는 말로 정리하고 싶다.


역사를 빙자한 소설 <로마인 이야기> -로마제국 찬양사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소설을 읽는것처럼 재미있다.

아 이 말은 약간 문제가 있는데 정확하게 얘기한다면 이 역사책은 소설로 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생각한다.

이 시리즈의 배경은 로마건국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 로마제국 전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내가 제목을 다시 붙인다면 <로마제국 찬양사>라고 붙이고싶다.

이 시리즈에서 다루어지는 로마인들은 그야말로 합리적이고 공정하며 훌륭한 인간들의 표상이다.

그들이 로마 제국을 건설해가는 과정은 한마디로 온 유럽에 문명의 빛을 전달함으로써 야만인들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처음 시리즈의 4권정도 읽을 때까지는 우와 시오노 나나미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면서 감탄 감탄하게 된다.

그런데 읽어갈 수록 뭔가 이상하다.

이거 분명 역사책인데?

왜 로마인들은 모두 훌륭하지?

로마가 제국을 건설한다는 것은 분명히 정복전쟁을 한다는건데, 왜 로마인 이외의 다른 민족들은 모두 야만적이고 이상하고 그럼으로써 로마로부터 구원을 받는것으로 보이지?

특히나 4권과 5권 카이사르에 이르면 뭐라 붙일말이 없어진다.

카이사르는 완벽 그자체이고 이후 모든 인물의 평가준거가 되어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100% 로마의 입장, 아니 로마제국의 입장에서 책을 서술한다. 너무나도 편파적으로...


우리가 역사왜곡이라고 하면 흔히들 역사적 사실에 대해 거짓을 말하는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역사왜곡에서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팩트는 그대로 가져온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팩트만 가져와서 편집을 하는 식으로 역사왜곡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뒤로 갈수록 뭔가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는건 바로 그 지점이다.

시오노 나나미에 대해서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했던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한때 돌았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로마제국과 일본제국

제국은 선이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고, 그 제국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카이사르같은 인물은 거의 신적인 영웅이고......

실제로 작가가 일본제국주의의 꿈을 로마 제국에 투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책을 읽다보면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의 클리아막스는 사실상 5권이다.

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 제정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정말 숨가쁘게 작가는 모든 필력을 다 발휘하고 있다.

정말 소설처럼 절정을 향해 치닫던 서술이 드디어 로마제정의 시작이라는 궁극의 목표에 도달했으니, 이후의 이야기는 그냥 김빠진 맥주일뿐 심심하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딱 5권까지, 그리고 역사라고 생각하지 말고 소설이라고, 특히나 카이사르라고 하는 인물의 가슴벅찬 영웅서사를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역사에서 한번도 없었던 절대선을 찾는게 무슨 역사일까?




소설로 되살린 로마 공화정의 역사 <마스터스 오브 로마>


전체 22권(소설은 21권, 마지막 한권은 가이드북), 총 페이지 9502쪽 - 다행히 1만페이지는 안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대는 로마 공화정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마리우스 시대부터 술라를 거쳐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로 이어지면서 결국 로마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제정이 시작되는 지점까지이다.

어떻게 보면 로마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클라이막스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소설이다. 

그럼에도 내가 로마 공화정의 역사라고 하는건 이 책이 픽션과 사실을 정말 아름답게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시오노 나나미가 그리고 있듯이 그렇게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지 않는다.

온갖 사건과 인간군상들의 욕망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가운데 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너무나도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 소설에는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분량면으로 본다면 카이사르가 가장 많겠지만, 그렇다고 카이사르에게 편중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라도 작가는 애정을 쏟아 그의 인간으로서의 내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책속의 어떤 인물에게도 공감하고 그의 마음결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인물묘사가 탁월하다.

여기에서만 본다면 그저 소설이라고, 훌륭한 소설이라고 하겠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지금의 우리들보다 훨씬 즉자적이고 직접적이며 본능이나 탐욕에도 적나라한 그들의 글이나, 그들이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 주변 인물이나 평민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보다보면 인간세상이란게 원래 이렇게 복잡한게 맞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한 그런 무수히 많은 욕망의 교차속에서도 시대적 요구가 어떻게 자신을 관철시켜 나가는지 그 흐름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작가는 로마인이 주인공이지만 로마인이 아닌 사람들의 시각이나 생활 관점도 놓치지 않는다.

로마인 이야기와는 다르게 그들은 여기서 그저 로마인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일뿐이다.

또한 로마의 지배에 동화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전통과 생각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 무엇이 옳은가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이 책속이 로마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고 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무수히 많은 편지글과 연설문들이다.

이 많은 글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냈는지 신기할만큼 많은 그들의 글과 연설이 등장한다.

이 글과 연설들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다.

쉽게 번역된 그 연설들을 통해서 독자는 로마인의 생각과 직접 맞닿을 수 있다.

때로는 감탄하고 때로는 포복절도하면서 적나라한 그들의 생각을 만나는 시간은 정말 유쾌하다.


또한 당시의 지리, 도시모습, 생활풍속, 여성관 등이 손에 잡힐 듯이 머리에 들어온다.

얼마나 많은 사료를 읽고 그것을 재현해냈는지 그 수고를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 책을 읽고 로마의 포로 로마노에 갔을 때 정말 맞아 이쯤 원로원 의사당이 있어야 해, 여기가 귀족들이 주로 살던 팔라티노 언덕이구나, 카이사르가 태어났던 교차로는 여기쯤일까라면서 어느 순간 당시의 로마를 짚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로마라는 도시의 재현은 탁월하다.

동시에 다른 지역들에 대해서도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로마인이 중심이기 하지만 로마인과 다른 생활풍속, 다른 생각들을 보여주면서 독자를 그 현장으로 이끈다.


누군가 만약 <로마인 이야기>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중 무엇을 볼것인가를 고민한다면, 나는 무조건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권한다.

소설과 역사의 탁월한 결합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에는 있다.

그 이후 로마인들으 찬양할지 말지는 독자의 선택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찬양사를 주구장창 듣다가 끌려가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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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26 15: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이 긴 책들을 다 읽으시고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동받았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당시 로마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군요. 특히 비중이 적은 인물에게도 작가의 애정이 보인다니 더 읽고 싶어집니다. 역사와 소설의 아름다운 만남! 이네요.

바람돌이 2021-08-26 15:46   좋아요 5 | URL
분량이 너무 많다는게 단점이지만 끝날때는 더 없는게 아쉬운 책입니다. ^^ 로마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원로원이나 평민회등을 서로 이용하는거나, 고대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미신적인 성향, 전통에의 집착 이런걸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강추합니다. ^^

scott 2021-08-26 16: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바람돌이님 말씀에 400퍼센트 찬성합니다!! 한때는 로마인 이야기에 푹 빠져서 출판사에서 독후감 제출 하면 로마 보내 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전권을 독파했습니다! 하지만 바람돌이님 처럼 4번째까지만 갬동 5번 째부터 로마인들(시오노가 묘사하고 감탄하는)을 찬양하기 힘들었습니다.나중에 성장해서 ㅋㅋ 일본어를 배우고 난뒤 겐지 모노카타리라는 일본 문학 서사 장르를 읽고나서 시오노 할매는 자신들의 열도 섬나라를 로마 속에 대입시켜서 또다른 로마모노카타리를 썼다는걸 알게 되었죠. 영미권에서는 시오노가 누군지 전혀 모릅니다 한국어 도서 시장에서 대박 쳐서 시오노 돈방석 앉게 만들어 버린,,아무튼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 하신거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만쉐!!

바람돌이 2021-08-26 16:09   좋아요 6 | URL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겐지 모노가타리는 전 2권 보다가 재미없어서 안봤는데 그걸 다보셨군요. 이 책도 10권이었던가했었던거 같은데.... 정말 스콧님이 안본 책은 없는듯합니다. ^^
로마인 이야기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비교불가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압승입니다. ^^

새파랑 2021-08-26 16: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마스터 오브 로마 승! 이군요. 저도 언젠가는 마스터 오브 로마 읽어보고 싶어요. 완독을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21-08-27 00:39   좋아요 3 | URL
비교불가입니다. ^^ 21권을 한꺼번에 읽겠다보다는 한 부가 3권씩이니까 3권씩 3권씩 쉬엄쉬엄 읽으세요. 저도 그렇게 읽었어요. ^^

mini74 2021-08-26 17: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한동안 중고딩 애들한테 읽힌다고 학부모들이 새트로 많이 사셨죠. 전 재미가 없어서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 말았는데ㅠㅠ 일본은 동양의 유럽 동양의 로마가 되고 싶었나봅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

바람돌이 2021-08-27 00:41   좋아요 3 | URL
아 그랬군요. 근데 세트로 사는 엄마들은 읽었을까요? ㅎㅎ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제국에서는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생각이 너무 잘 읽혀요. 그래서 나중에는 거부감이 많이 들더라구요. 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 책 다 읽었다고 축하해주는 알라딘 서재 너무 좋아요. ^^

bookholic 2021-08-26 17: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을 모를 때 <로마인 이야기>를 다 읽었는데요. 나중에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을 알고 얼마나 화가 났던지...
저도 아직 완독은 안했지만... <마스터즈 오브 로마>에 한 표, 아니 열표~~^^

바람돌이 2021-08-27 00:43   좋아요 3 | URL
맞아요. 저 책 처음 나오고 화제가 됐을 때는 다들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몰랐죠.
근데 읽다보니까 이거 좀 이상한데 싶고 나중에 다른 글들 통해서 알게되면서는 저도 화가 났어요. 로마인 이야기 말고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책들도 제법 읽었는데 그것들은 다 재미도 없더라구요. ㅠ.ㅠ
북홀릭님 마지막 6부 7부 남으셨죠? 아껴서 읽으셔요. ^^

유부만두 2021-08-26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멋지다……

바람돌이 2021-08-27 00:44   좋아요 1 | URL
헉!!! 저는 항상 유부만두님 멋지다 생각하는데.....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멋지다고 해주니 어깨가 으쓱으쓱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1-08-26 1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진....@.@

바람돌이 2021-08-27 00:45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오랫만에 오셔서 이런 과분한 칭찬을....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책 리뷰들 보면서 제가 더 님이 멋지다고 생각하는거 아시죠? ^^

책읽는나무 2021-08-27 07:49   좋아요 1 | URL
아...전 어줍잖게...짧은 100자평만 겨우 기록삼아 남기는 수준이라...길게 정성들여 페이퍼나 리뷰 쓰시는 분들 보면..나의 이런 행동 좀 부끄럽고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그런 생각 종종 하곤 했었습니다.헌데 제가 우러러 보고 있는 바람돌이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앙!!! 용기백배!!! 감사할 따름입니다.^^

붕붕툐툐 2021-08-27 0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승리자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발맞춰서 저도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겠습니다!ㅎㅎ
이런 꿀 정보라니 감사해용~
모든 독서인이 읽을 페이퍼로 추천합니다!!😍

바람돌이 2021-08-27 01:29   좋아요 3 | URL
등장인물이 워낙에 많지만 또 그 개성들이 하나하나 잘 드러나서 흥미로운 인물들이 정말 많아요.
툐툐님의 강력추천이라니 저 완전 기분 업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나무처럼 2021-08-27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고 로마와 카이사르를 사랑하게 된 1인입니다.
몇년전 일주일동안 로마를 여행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전혀 다른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정말 아쉬움이 큽니다.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8-27 23:17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포로 로마노는 특히나 이 책을 읽고 가면 기분이 좀 다르더라구요. 그 시절의 로마가 마음으로 느껴진달까? 그리고 포로 로마노 곳곳을 걸을 때마다 왠지 카이사르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이 맘이 설레더라구요. ㅎㅎ 로마인은 굉장히 특이하지만 매력적인 면이 굉장히 많았어요. 특히나 카이사르는 완전 멋짐요. ^^

희선 2021-08-28 0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본 적은 없지만, 역사여도 자기 생각을 넣을 수 있지만 그런 걸 많이 넣으면 역사가 아니겠습니다 그걸 일본을 생각하고 쓰다니... 차라리 소설로 쓰지... 그런 뜻에서 소설이 더 낫겠습니다 소설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보고 사람을 볼 수도 있으니... 콜린 매컬로가 《마스터 오브 로마》를 역사를 바탕으로 잘 쓴 거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28 02:29   좋아요 2 | URL
소설로 쓰도 도저히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에 동의하기는 힘들듯요. ㅎㅎ 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생각이 이상하면 안되는데말이죠. 우리 나라에도 있어요. 글 아주 잘쓰는데 생각이 이상한 작가들요. ㅎㅎ

단발머리 2021-08-28 0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바람돌이님 완전 멋지십니다! 거대 서사시를 두 시리즈나 섭렵하셨네요. 저는 <로마인 이야기>는 다 읽었고요. 에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로마의 일인자 세 권이랑 뒤에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만 읽었습니다. 저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에 속아 로마인들 모두를 사랑하기는 했구요. 나중에서야 승리자, 점령군의 시선이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기는 했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저의 숙제 같은 시리즈로서, 숙제를 마치신 바람돌이님께 박수를!!!

바람돌이 2021-08-28 12:40   좋아요 0 | URL
로마인 이야기는 읽으면서 생각하는게 다들 비슷한거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님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도 응원합니다. 카이사르가 커가는 과정 재밌어요. 술라편은 좀 안타깝더라구요.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인데 출신에 대한 열등감 이런 것들이 사람을 망가지게 하는 과정을 보면 안타까움이 막 쌓여요. ^^;;

구름먹은하늘 2021-10-11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성자 분과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로마인 이야기가 물론 로마의 밝은 면만 보여준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만 소설이라는 말에는 동의를 못하겠습니다. 사실 역사책이란 것이 쓴 사람의 성향에 따라 팩트에 따른 해석이 각각 다양합니다. 역사의 아버지 헤도로토스, 로마의 타키투스 또한 자신의 관념을 통해 팩트를 가지고 해석했구요. 그래서 이건 시오노 나나미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가 재밌는 이유는 작성자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문학적 요소가 있어서 그렇게 재밌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분께서 로마인 이야기를 소설이라 칭하는 이유는 제가 보기에 시오노 나나미가 어떠한 역사적 사실에 가정을 세웁니다.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로 말이죠. 예를 들어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의 아내와 불순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살해했다. 라고 가정을 하면 그 가정이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내용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소설이라고 칭한 것 같구요. 하지만 심도있게 본다면 로마인 이야기 속에서 가정과 팩트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제 생각에는 로마인 이야기가 마냥 역사 소설 같지는 않네요.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는 굳이 따지자면 승자 위주의 역사를 다룬다면 다른 패자의 역사를 읽으면 됩니다. 패자의 역사만 읽는 것 또한 문제인 것 같네요

바람돌이 2021-10-11 20: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지 알겠어요. 실제로 역사가가 역사를 서술할 때 어떤 자료를 메인으로 쓰고 보조자료로 어떤 부분을 쓸 것인지 취사선택하는데서부터 주관이 절대적으로 개입하게 되므로 사실 어떤 역사서술이든 일종의 소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에 제가 소설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이런 경향이 지나치게 글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로마제국이라는 절대적 완성체 - 일종의 이상향-을 상정하고 모든 자료를 배치하고 있으며, 로마인의 특징 중 합리성이라는 한 면을 절대적으로 부각하고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환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역사를 서술해버리면 실제 로마 사회의 복잡다단한 실체를 그리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사회 또는 사람은 그렇게 한두가지의 특징으로 제한할 수 있는 경우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로마인 이야기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거구요. 단순히 승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다루었기 때문에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자 위주의 역사? 패자의 역사라는 분류는 조금 납득하기 힘드네요. 제가 말한 것은 로마인 이야기에서 다른 이민족을 다루는 방식이 야만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말이 없을 정도로 폄하하는 정도가 심한 것을 얘기한 것인데, 그것을 패자의 역사라고 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문화든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다양성이 어떤 식으로든 어우러져 또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을 패자의 역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다양하고 복잡한 인류역사에 대한 적절치 못한 분류라고 생각합니다.

구름먹은하늘 2021-10-1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를 들어 기독교적 사관 등등 다양한 사관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글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에 소설이라고 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관을 읽어보고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독자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어떠어떠한인은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정을 해야합니다. 어찌되었든 일반적이란 것이 존재하니까요. 한국인들은 예의를 중시한다, 미국인들은 친근하다, 일본인들은 친절하다 등등 각 국가의 문화, 역사같은 다양한 요소를 통해 인종의 정체성이란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인들이 모두 친절하지도, 미국인들이 모두 다 친근하지도 않지만 그것이 보편적이니까요. 다른 이민족을 야만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 갈리아인들은 로마인들에게 야만인 취급을 받았지만 중세 시대에는 오히려 그들이 바이킹들을 보고 야만인들이라고 하듯이 야만인들의 특징은 농업 기술을 모르거나 환경으로 인해 약탈을 일삼고 항상 각 부족끼리 싸우고 다투어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1-10-12 01:27   좋아요 0 | URL
어떤 사관이 지배했다고 해서 소설이라고 쓴건 아닌데요.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을 사관이라고 할 수는 있을까요? 로마인의 특징이 합리적인 면이 강했고, 로마제국의 문명건설이 다른 민족들에게 생활의 편리와 도시문명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얘기하는 것과, 야만인들이 로마제국에 들어옴으로써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19세기 20세기 제국주의자들이 아시아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드는 것은 문명인이 자신들이 야만인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권. - 이런 말 진짜 한번 써보고 싶었다. ㅎㅎ

로마 공화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첫 출발 마리우스 시절에서부터 시작,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제정으로 돌입하는 순간까지의 마지막 지점이다.

원래 작가가 6부에서 마무리를 지었는데 열화와 같은 독자들의 요구때문에 5년만에 다시 집필을 한게 이 마지막 7부라고 한다.

읽어보니 확실하게 7부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확 든다.

안토니우스와의 전쟁에서 이긴 옥타비아누스가 진정한 로마의 일인자, 실질적인 황제가 됨으로써 -물론 본인은 황제를 칭한 적이 없지만 이 마지막권을 읽어보면 확실하게 이미 그는 황제다.

아우구스투스 -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선택한 코그노멘(그의 업적을 나타내는 일종의 별칭, 예를 들면 카르타고를 무찌른 스키피오가 아프리카를 점령하고 아프리카누스라는 코그노멘을 얻었다.)은 높은 자들 중에 가장 높은 자, 영예로운 자들 중에 가장 영예로운 자, 위대한 자들 중에 가장 위대한 자라는 뜻이란다.

이거면 황제지 뭐..... ㅎㅎ


7부의 3권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역시 악티온 해전이다.

세계 3대 해전이니 하는게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오르내리는 해전이다.

아 그런데 정말 어이없다.

실제로 악티온 해전은 제대로 된 전투도 없이 정말 너무나도 성의없게 싱겁게 끝난다.

안토니우스가 모든 의욕을 잃고, 너무 쉽게 도망가버리는 바람에 전투다운 전투도 못해보고 끝나버렸으니....

옥타비아누스에게 이것은 절망적인 상황이다.

왜냐하면 옥타비아누스에게는 제대로 된 전투경력과 승리의 경험이 없었으므로 로마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전투의 승리가 필요했던 것.

그런데 안토니우스가 너무 허망하게 도망가버림으로써 전투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자 짜증이 엄청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의하면 옥타비아누스는 악티온 해전을 조작한다.

아주 스펙트클하고 장엄한 전투였던 것으로....

교통과 통신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의 여론 조작인 셈이다.


이 대목에서 멈칫하는게 악티온 해전에 대한 이런 해석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작가가 정말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고증을 거쳤다는게 여실히 드러나는데 설마 없는 사실을 꾸며내서 만들었을 거 같지는 않고, 분명히 악티온 해전에 대한 이런 해석이 있고 타당하다고 생각하니까 썼을 것 같은데....

로마사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렁이다.


3부에서 흥미로운 인물은 역시 안토니우스다.

안토니우스가 무너지는 과정은 굉장히 흥미로운데, 사실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에 비해 굉장히 인간적이랄까?

인간적으로 착하다가 아니라 결점 많고 실패도 하고 감정적이기도 한 그런 평범한 인간이라는 의미에서다.


안토니우스는 사실상 어려움을 겪은 적이 거의 없다.

타고난 신체적 능력-로마인 기준으로 우람한 몸과 성기로 인해 한마디로 남자답다는 것의 표상

훌륭한 혈통

그리고 젊은 시절 카이사르의 후견까지...

그러다보니 이 금수저는 만사 자기 뜻대로 성질대로 안되는게 없다. 

호색한 기질, 불뚝성질까지 다 남자다움으로 여겨지고, 일종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실제로 군대의 지휘능력도 있어서 몇몇 전투에서 탁월한 능력까지 보여준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능력은 딱 군단 1개 정도를 지휘할만한 정도의 것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군단을 이끌고 하는 전투에서는 몇몇 성과를 거두지만 로마라는 거대한 세계에 대한 비전이나, 그 로마 전체를 두고 전략을 짜고 사람을 모으고, 이용하는데서는 어떤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다.

그의 세력이 강할 때는 힘이 넘치는 타입이지만, 일단 위기에 봉착하자 어이없을 정도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의 모습은 거의 알콜중독과 우울증을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랄까?

인생에 있어 실패가 뭔지 몰랐던 그는 딱 한번의 실패에도 무너지는 것이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와 확 대비되는 모습이다.


7권에 이르면 참 많은 사람이 죽는데 안토니우스의 죽음,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은 모두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제 18살이 된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 카이사리온의 죽음이다.

다들 자기들 뜻대로 죽음의 순간 자신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서 그 내용은 생략.

다만 나의 존엄은 무엇일까? 나는 나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뭐 그런 생각들 꽤 진지하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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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8 07:1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와 드디어 완독 하셨군요. 완전 축하드려요~!! 안토니우스가 딱 한번의 실패에 무너졌다는 내용이 왠지 의미심장하네요 ㅎㅎ 어쩌면 가장 보통의 인간이란 느낌?

바람돌이 2021-08-19 01:3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워낙 재밌는 책이라 사실 다 읽기가 어려운건 아니었어요. 안토니우스라는 인물의 마지막은 실패를 모르던 인간이 얼마나 실패에 취약한가를 보여주는듯해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안되는 일이 많아도 너무 실망하지 않아도 될듯.... 그렇게 단련되면서 한 세상을 살아가는 듯도 합니다. ㅎㅎ

bookholic 2021-08-18 07:3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곧 따라 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38   좋아요 2 | URL
북홀릭님도 6부와 7부만 남으셧죠? 시리즈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않게 하는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우리나라 소설 중 토지를 가장 좋아하지만 솔직히 토지 4부, 5부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마지막 7부까지 거의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

레삭매냐 2021-08-18 07:5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두번째 삼두정의 한 축이었던
안토니우스에 대한 분석은 정말
탁월했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0   좋아요 1 | URL
아 대단한건 아니예요. 시작이 벌써 한 5년 전쯤?
5부까지는 나올 때마다 읽었으니까요. 그냥 그 때는 3권씩 읽는거라 뭐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21권을 모두 읽어야 할 분들이 대단하신거죠.
안토니우스에 대한 분석은 그야말로 저의 분석인데 동감해주시는 분이 계시니 왠지 으쓱해지네요. ^^

미미 2021-08-18 09: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완독하셨다니 저도 시작하고싶어집니다~♡ 여론조작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도 궁금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이 당시 역사가 쉽게 다가와 저도 꼬리물기로 잇고싶어요ㅎㅎㅎ

바람돌이 2021-08-19 01:42   좋아요 1 | URL
미미님 시작에 응원 백만개 보잽니다. ^^ 이 시대 여론조작도 뭐 별거없어요. 옥타비아누스는 각계 각층에 자기 스파이들을 수천명씩 두고 있었고 그들이 옥타비아누스가 원하는 얘기들을 막 퍼뜨리고 다니는 역할을 했거든요. 그리고 자기편의 시인, 작가들을 이용해서 이 이야기를 막 쓰게 하는거죠. 전쟁이 끝나도 전쟁 당사자들이 로마로 돌아가기까지는 몇달은 걸리니까 그 전에 여론전을 펼친대요. ^^

페넬로페 2021-08-18 10: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총 22권이던데 완독하셨다니 바람돌이님 넘 대단하세요.
완독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한권씩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바람돌이 2021-08-19 01:45   좋아요 2 | URL
아 마지막 1권은 이 시리즈 가이드북이에요. 용어해설, 인물소개, 가계도 이런거요.
제가 보기 시작했을 때는 가이드북이 없었기 때문에 진짜 열심히 인터넷검색하면서 보고 했었습니다. 아마 지금 보시는 분들은 가이드북을 옆에 끼고 보면 도움이 많이 될거 같아요. 용어도 잘 모르는게 많이 나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름요. 로마인들은 정말 이름을 성의 없이 지어요. 우리로 치면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 뭐 이런식인데 그걸 대를 이어 그대로 지어요. ^^
페넬로페님도 언젠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팬이 되시길요. ^^

붕붕툐툐 2021-08-18 17: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책읽는 속도가 전광석화네용~ 완독을 매우 매우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6   좋아요 1 | URL
지금은 시간이 더 많아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나면 그냥 집에 저 혼자라서.... ㅎㅎ
대학생 큰 애는 집에 존재감이 없는지라, 집구석에 안 붙어 있어요. ㅎㅎ

mini74 2021-08-18 17: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바람돌이님 축하 축하.~ 슐라 이야기 넘 야해서 쿨럭 ㅎㅎ 그래서 앞 3권만 읽고 주춤했는데 ㅠㅠ 막 읽고싶어지는 리뷰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8   좋아요 2 | URL
술라가 좀 성적으로 방종하다보니 좀 엽기적이랄까 그랬는데.... 그 뒤는 뭐 다들 너무 평범해서 싱겁습니다. ㅎㅎ 이 책 진짜 좋아서 다른 사람들도 막 같이 읽고 수다 떨 수 있다면 좋겠네요. ^^

coolcat329 2021-08-18 18: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완독 축하드립니다! 부럽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9   좋아요 3 | URL
저는 아직 안읽은 쿨캣님이 부럽습니다. 이 시리즈의 신선한 충격은 두번 읽는다고 느껴지는게 아닐지라 이제 언젠가 읽을 분들이 부러운걸요. ^^

희선 2021-08-19 0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죽은 사람이기는 해도 소설에서 다시 그런 걸 보면 마음이 이상하기도 하지요 안토니우스는 뭔가 하면 잘 됐지만 그 이상은 안 되는 사람이었군요 잘 되다 한번 좌절하고 일어나지 못하는... 처음부터 가진 게 많은 사람이 그렇게 되기도 하는 듯해요 자신이 약하고 가진 게 없다 여기면 그런 걸 채우려고 애쓰기도 하잖아요

긴 이야기 다 만나서 기쁘기도 아쉽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19 01:51   좋아요 3 | URL
안토니우스의 최초의 좌절은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되지 못했다는건데 이후 그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희선님 말씀대로 다 읽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사실 아쉬운 마음이 더 크네요. ^^
 

안토니우스는 생각했다. 나는 클레오파트라가 엮은 거미줄에 꼼짝없이 붙잡혔다. 내가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를 그만두지 않는 한 벗어날방법이 없다. 어느 정도는 우리 둘 다 같은 것을 원한다. 다름 아닌 옥타비아누스의 파멸, 그러나 그녀는 훨씬 더 나가서 로마 자체를 무너뜨리려 한다. 나는 그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녀를저지할 수 없다. 때를 기다려야만 한다.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 주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공동 지휘권도 포함해서.
- P13

고작 의원 300명이라니! 아헤노바르부스는 중립파 의원들은 고사하고 충실한 안토니우스파 의원들도 4분의 1이나 설득하지 못한 것에 낙담했지만, 이 정도면 옥타비아누스가 커다란 소란 없이 잠정적인 정부를 구성하는 걸 불가능하게 만들기엔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이런 판단을 내린 데는 그의 배타적인 성향이 크게 작용했다. 아헤노바르부스는팔라티누스 언덕 사람들 특유의 엘리트적인 관점으로 로마를 보는 팔라티누스 언덕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P30

"어쩌면 그게 핵심일지도요." 티티우스는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 "모든 로마인들은 20년간 안토니우스를 그야말로 자연의 힘 같은 존재로알았습니다. 그는 밤마다 열 번씩 발기를 했고, 가는 곳마다 상심한 여자와 사생아와 오쟁이 진 남편 들을 줄줄이 남겼고, 마지 수박처럼 머리통들을 부딪쳐 쪼개놨고, 사자가 끄는 전차를 몰았죠. 그는 빠른 속도로 신화가 되어가는 전설적인 인물이었어요. 그는 원로원에 변화를가져왔으며 파르살로스에서 용맹하게 씨웠고 필리피 전투에선 찬란한승리를 거머쥐었어요. 맹목적인 찬사가 쏟아졌죠! 그런데 지금, 그를사랑하는 우리 모두는 우리의 우상에게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어요. 클레오파트라가 그를 철저히 지배하고 있다는 걸요.
치명타가 아닐 수 없습니다."
- P35

"항상 응징 따위는 초월해야 해요, 카이사르."
"잘 알고 있소." 그는 소리내어 웃었다. 필리피 전투 직후 술라나 대.
신성한 아버지 같은 인물들에 관해 깊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들이 어느 부분에서 실수를 범했는지 파악하려 해봤소. 그러다 깨달은사실이, 그들은 원로원과 민회를 엄하게 다스리는 것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요란한 삶도 즐겼다는 점이었소. 그에 반해 나는 조용히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 되어 친근하고 상냥한 늙은 아빠처럼 로마를 통치하길택했지."
- P75

"자자, 카이사르, 이미 다 끝난 일이네. 나는 자네를 알아. 다시 말해자네는 분명 악티온을 대승리로 바꿔놓을 수 있을 거야."
"여러 날 머리를 짜냈는데, 자네에게 먼저 내 구상을 얘기해보고 싶네. 자네는 솔직하게 대답해줄 테니까." 그는 조약돌을 여러 개 주워 그가 앉은 바위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익티온에서 있었던 일을 호메로스가 찬가를 짓고 싶어할 만한 이야기로 부풀리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이 보이네. 두 함대는 티탄족들처럼 북쪽부터 남쪽까지 완전히 한 덩이로 충돌했어. 그 때문에 포플리콜라, 루리우스를 비롯한 사람들이 죽었고 소시우스만 살아남았지. 아룬티우스야 자기 호소로 소시우스가 목숨을 부지했다고 생각하라지,  - P118

"그렇소. 새로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아테네의 티몬처럼 사람을싫어하고 여자를 혐오하는 임세가요. 방 한 칸짜리 집은 나만의 티모니움(‘티몬의 집‘이라는 뜻의 라틴어 옮긴이)이 될 터이니 그 누구도 가까이 와선 안 되오. 내 말 들었소? 누구도 안 된다고! 당신도, 카이사리온도, 내자식들도."
- P141

"제 떡갈잎은 어딨습니까? 떡갈잎을 주세요!" 그 병사는 대단히 불쾌해하며 따졌다.
"떡갈잎?" 그녀가 낭랑한 웃음소리를 냈다. "이런, 얘야, 황금 투구 대신에 시시한 떡갈잎관을 달라고? 정신 차려!"
병사는 모여 있는 군중의 가장자리에 황금 군장을 던지더니 곧바로옥타비아누스의 군대로 가버렸다. 어찌나 화가 났던지 그 자리에 계속있다가는 자신이 여왕을 죽일 것만 같았다. 안토니우스군은 로마 군대가 아니었다. 무희와 환관들의 조합이었다.
- P172

"지혜란 대부분이 상식이지요." 옥타비아누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이력에는 워낙 기복이 많았던 터라 두 가지가 없었다면 수십 번은 무너졌을 거요. 바로 내 상식과 운 말이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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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소설의 최고 매력은 그가 창조하는 캐릭터의 힘이라고 언제나 생각해왔다.


제일 먼저 읽었으며 나를 오쿠다 히데오의 세계에 열광하게 한 책이자 동시에 아직도 오쿠다 히데오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하는 책은 <남쪽으로 튀어>이다.
















한 때 좌파의 전설의 투사였다는 우에하라씨!

소문만 무성하지 자기입으로 말한건 아니다.

이 분의 거침없는 입담을 보라

"세금은 못낸다면 못내"

"학교 안 보내"

"난 일본 국민이기를 그만둘거야"

"그자들이 집을 부순다면 나는 그 답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질러주지"


그의 대사들을 읽을 때마다 그야말로 유쾌 상쾌 통쾌하다.

그런 그가 제목 그대로 남쪽으로 튀어 어딘가 먼 섬에서 착취가 없는 삶을 찾아내었을 때 보여주는 그의 반전까지

그야말로 이 소설은 오쿠다 히데오표 캐릭터의 힘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내 개인적으로는 <남쪽으로 튀어>를 제일 좋아하지만 대중적으로 가장 그의 이름을 알린 책은 역시 <공중그네>를 비롯한 이라부 시리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엽기적인 의사 이라부와 그에 못지 않은 간호사 마유미

이라부는 때로 바보같고, 아무한테나 처방이란건 그저 포도당 주사고, 누구에게나 심드렁하고, 어쩌면 애같고...

거기에 풍만한 몸매를 자랑하는 마유미는 이라부를 한심해 하면서도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시니컬하면서도 촌철살인을 번갈아가며 날려주시는 이 두 캐릭터의 힘이 이 소설 시리즈를 끌고 가는 힘이다.

이 캐릭터들은 권력에 대해 예리한 비판을 보이는가 하면, 논리고 뭐고 다 필요없어 좀 적당히 어울려서 살아라고도 하고, 또는 쓸데없는 겉치레에서 제발 좀 벗어나서 자신을 찾아보라는 보편적인 얘기를 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다.

신경증에 시달리는 IT업계의 총아에게 글자찾기 게임을 처방하자, 이 인간은 또 죽어라고 어린아이들에게 이기려고 기를 쓴다.

우리의 마유미는 "아무리 그래도 정도가 있지. 혼자만 이기면 놀아주는 사람이 있겠어?"라며 한 방을 날려주시고'

시골 섬마을에 간 이라부는 광적인 면장선거에 휩쓸리자

"이봐, 미야자키 씨. 데모크라시라는 건 말이야. 실은 최선의 방법은 아니야. 제대로 기능하려면 일정 이상의 규모가 필요하다고. 1만명 이하의 커뮤니티에서는 옛날 영주 비슷한 존재가 다스리는 쪽이 오히려 더 번창하지 않을까? 크흐흐."

이쯤 보다 보면 남쪽으로 튀어의 우에하라씨와 이라부, 마유미가 모두 겹쳐 보인다.

보통 시리즈물은 뒷편으로 갈수록 캐릭터의 힘이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시리즈는 오히려 뒷편으로 갈수록 캐릭터의 힘이 펄펄 살아난다.

공중그네는 공전의 힛트를 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뒷편은 왜 그정도의 성공은 못거두었을까 굉장히 아쉽다.


















오쿠다 히데오의 단편집 <라라피포>와 <걸>은 우리 주변을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라라피포라는 제목이 오죽하면 "a lot of people"을 빨리 발음할 때 들리는 소리를 음역한 것일까?

이 소설들 역시 현실적으로 봤을 때 별볼일 없는 인간들의 내면에 손을 내밀고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심드렁한듯하지만 유머스러한 캐릭터는 오쿠다 히데오 소설의 백미다. 


하지만 이쯤에서부터였던 거 같다.

오쿠다 히데오 소설이 살짝 지루해지기 시작한게....

이후 <한밤중에 행진>이나 에세이 <오! 수다>를 보면서 이젠 그만봐야겠네라고 생각했으니......


그런데 참으로 오랫만에 오쿠다 히데오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새 소설이 나왔다.

일본열도를 뒤흔든 유괴사건을 소재로 죄의 근원에 도달하는 혼신의 장편소설이란다.(책소개에서)
















처음에는 추리소설인줄 알았다. 유괴사건이 소재라고 해서....

아 그런데 전혀 다른 소설이다. 

심지어 여태까지의 오쿠다 히데오식 캐릭터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음 굳이 비유한다면 추리가 빠진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 또는 논픽션의 혼합이랄까?

때는 1963년 도쿄올림픽 한해 전이다.

올림픽으로 인해 사회가 붕 떠 있는, 어디에서나 공사가 한창인 시절이다.

이런 시절 유괴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이 일본 열도를 뒤흔든 이유는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일단 전화기가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해서 전화협박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몸값을 요구하는 유괴사건이 가능해졌다는 것,

그리고 tv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이것이 전국뉴스로 보도가 되었다는 것

기술의 발달이 묻혀질 사건을 전국적인 사건으로 만든것일 뿐...

이 소설에는 어린 시절 학대의 피해로 인해 선악의 개념이 없는 우노 간지라는 젊은이, 도쿄 올림픽 열풍속에서도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아사히카와 근방의 동네 산요의 조선인 가족들, 살인사건과 유괴사건의 범인을 쫒는 경찰들과 같이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그 누구도 두드러진 주인공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캐릭터들은 모두가 너무도 평범하여 오쿠다 히데오가 이전에 보인 독특한 캐릭터는 전혀 없다.

그리고 유머도 없다.

모두가 열심히 자기 역할을 한다.

범죄를 쫒는 경찰들의 업무는 지루할정도로 상세하게 펼쳐저 맞아 원래 수사란건 이런 고군분투일 뿐이지 하면서 보게 된다.

어디에도 극적인 인물도 상황도 없다.

독자는 사실 이 소설 속 누구에게든 감정이입할 수도 있고, 모든 인물에게서 거리를 둘 수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1963년의 일본이다.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은 일본의 본격적인 부흥의 시작이었는데,전후 본격적인 부흥 직전의 일본사회를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풍경속에는 희망보다는 몰락해가는 좌파들, 사회 언저리의 밑바닥 인생들, 경찰을 통해 보는 경직된 관료제의 완성,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드러난다.


오쿠다 히데오가 캐릭터를 버리고 논픽션식 서술기법을 가져오면서 내놓은 죄의 궤적이 무엇을 의도하는지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올해 도쿄 올림픽을 보면서 이대로 가면 정말 일본이 몰락하겠구나라고 느낀 사람은 나만일까?

저항하지 않는, 비판하지 않는 일본국민을 보면서 시민이 죽은 사회, 비판받지 않는 권력의  몰락을 느낀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1963년과 2021년의 일본은 다른 듯하면서 닮았다.

희망에 차 모든 어두운 것들을 덮어버릴 수 있었고, 사회 비판에 대해서도 냉소와 조소를 보낼 수 있었던 1963년이 어쩌면 지금의 일본으로 이어진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남의 나라인지라 그 내밀한 사정까지 느끼기에는 공감지수가 확 떨어진다.

이번 소설 <죄의 궤적>이 100% 공감하고 재미있기에는 역시 일본은 남의 나라다.


새로운 오쿠다 히데오는 이전처럼 나를 열광하게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신선하다.

앞으로 그의 소설을 조금 더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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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16 2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중그네랑 방해자 말곤 읽은 책이 없네요. 바람돌이님이 히데오 최고의 책이라고 하니 남쪽으로 튀어! 궁금해지네요 *^^*

바람돌이 2021-08-17 01:10   좋아요 3 | URL
저는 정말 남쪽으로 튀어가 최고였어요. 공중그네도 후속편인 인더풀과 면장선거가 더 재밌었고요. 그런데 살짝 회피하자면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지금 다시 읽는다면 어떨지는...... ^^;;

레삭매냐 2021-08-16 22: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재밌긴 한데...

남의 나라다.에 방점이
찍히는 것 같습니다.

공감하는 바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7 01:11   좋아요 2 | URL
이번 책은 사실 제가 일본인이라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을까 싶은 면이 많았어요. 바로 옆나라지만 일본과 우리는 진짜 많이 다르기도 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내밀한 감정까지 알 수는 없는거니까요. ^^

그레이스 2021-08-16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남쪽으로 튀어, 오래전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정부주의자인 아버지의 모습을 아이의 시각으로 유머러스하게 그려서 ...
일본이어서 조금 더 특별했던것 같아요
피상적으로 보았던 일본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아서

바람돌이 2021-08-17 01:13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도 재밌게 보셨군요. 반가워요. ^^ 일본만큼 개인과 국가간의 괴리가 큰 나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좀 해요.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다 같지 않은 것처럼 일본인들도 마찬가지겠죠? 그런데 그 개인들의 목소리가 진짜 너무 작은게 일본이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들구요. ㅎㅎ

겨울호랑이 2021-08-16 22: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글을 읽다보니,1964년 도쿄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의 차이점,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18년 평창 올림픽 사이의 연결점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 사이 한일 양국이 공동 개최했던 2002년 월드컵이라는 국제 스포츠 경기는 어떤 계기가 되었는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람돌이 2021-08-17 01:15   좋아요 5 | URL
도쿄도 그렇고 서울도 그렇고 이 두 올림픽 이후 최대의 경제호황을 누렸던건 맞죠. 물론 그게 올림픽때문인건 아니지만 영향은 있었을 거 같아요. 겨울호랑이님 말씀을 들으니 일본과 우리가 참 비슷한 길을 걷는구나싶은 생각도 드네요. 아마 지적하신 부분을 생각해보면 일본이 먼저 했던 실패들을 우리가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

얄라알라북사랑 2021-08-16 2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바람돌이님 리뷰만 읽어도 재미가 뿅뿅. 어린아이들, 글자게임에서 이겨보겠다고 달려드는 모습 어떻게 묘사되어 있을지, 어떤 유머코드일지 기대됩니다!^^

바람돌이 2021-08-17 01:16   좋아요 2 | URL
이라부 시리즈는 진짜 재미있어요. 분량도 얼마 안되어서 아마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걸요. ^^

새파랑 2021-08-16 23: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남의 나라 ㅋ 예전에는 일본소설을 즐겨읽었는데 어느순간 예전만큼 잘 안읽게 되더라구요 ㅜㅜ (하루키 제외) 이 책은 신선하다고 하니 한번 읽어봐야 겠군요 ~!!

바람돌이 2021-08-17 01:18   좋아요 4 | URL
저도 요즘은 예전만큼 일본소설을 안 읽네요. 그런데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궁금증은 더 커졌어요. ^^
죄의 궤적은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를 생각하면 신선하다는거지 다른 일본소설과 비교하면 오히려 진부하다고 할 수도 있어요. 중간쯤부터는 살짝 지겨워지기도..... ^^ 역시 저는 공중그네의 이라부 시리즈랑 남쪽으로 튀어의 캐릭터가 튀는 쪽이 훨씬 좋네요. ^^

초란공 2021-08-16 23: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를 웃게 만든 오쿠다 히데오네요^^ 히데오 아저씨 따라 우동 기행 떠나고 싶네요 ㅋㅋ 매일 맥주 마시고 ㅋ

바람돌이 2021-08-17 01:19   좋아요 3 | URL
맞아요. 독자를 웃게 만들죠. 제가 책 읽으면서 작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잘 안하는데 - 왠지 작가님들은 다 먼 아득한 곳에 계신거 같아서요. - 이 작가님은 만나보고싶더라구요. 소설속 캐릭터 같지 않을까 뭐 그런생각. ㅎㅎ

초딩 2021-08-16 23: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남쪽으로는 책으로 꼭 보고 싶었는데 ㅎㅎㅎ자꾸 미루다 고대사가 되어버렸어요 ㅎㅎ
좋은 밤 되세요

바람돌이 2021-08-17 01:20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렇게 책이 많이 나오는 추세를 생각하면 절판 안된게 신기한 고대사죠. ㅎㅎ
하지만 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책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 초딩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han22598 2021-08-17 0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흠...저는 공중그네..십대때 읽었던 것 같은데..
별 느낌이 없어서. 그 이후로 오쿠다 히데오 작가에 흥미가 안생겼는데,
바람돌이님 재밌다고 하셨으니..˝남쪽으로 튀어‘ 읽어봐야할까봐요 ㅎㅎ
표지에 있는 남자도 심상치 않아 보이니 ㅋㅋ 이번에는 재밌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겨요 ^^

바람돌이 2021-08-17 02:36   좋아요 3 | URL
공중그네도 저는 좀 심드렁했는데 뒤쪽에 나온 면장선거가 더 재밌었어요.
그리고 남쪽으로 튀어는 최고입니다. ^^

희선 2021-08-17 03: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쿠다 히데오 책을 다 본 건 아니지만, 재미있는 사람이 나오는 것도 있지만 《올림픽의 몸값》이나 《침묵의 거리에서》는 좀 다르기도 하더군요 그런 게 두 가지만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죄의 궤적》은 1963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 한해 전 이야기라니 《올림픽의 몸값》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1963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 한해 전이지만 지금을 생각하기도 했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18 01:36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올림픽의 몸값과 침묵의 거리는 안봤어요. 중간에 오쿠다 히데오를 안보고 건너뛴 기간이 길었는데 이미 다른 책들이 나와 있었군요. 올림픽의 몸값은 저도 보고싶으니 찜해둡니다. ^^ 찾아보니 올림픽의 몸값은 양들의 테러리스트라고 제목을 바꿔서 개정판이 나왔네요. ^^

책읽는나무 2021-08-17 07: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오쿠다 히데오!!!!
라라피포 부터 안읽었네요ㅋㅋ
남쪽으로 튀어랑 공중그네등 재미나게 읽다 보니 이후의 소설들이 좀 재미없더라구요.
그래도 한 번씩 눈에 띄는 오쿠다 히데오란 이름을 접할땐 안 읽은 소설들 읽어 보고 싶긴 합니다.하루키처럼요.
이건 애정?으로 읽는 거겠죠?^^
간만에 옛날 생각 바람돌이님 덕에 했네요.
아...옛날이여!!!ㅋㅋㅋ
옛 생각하면서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 다시 읽어볼까?싶다가도 아서라~~지금 밀린 책도 얼만데.....늘 그렇게 고민중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8 01:28   좋아요 1 | URL
맞아요. 먼저 나온 책들이 임팩트가 강하다보니까 사실 라라피포 이후에 나오는 책들은 약간 소품집 같은 느낌이었달까, 아마 그래서 저도 조금씩 안읽게 된거 같아요.
저도 옛날에 읽었던 책들이 하나도 기억이 안날때 다시 읽어볼까 하다가 안읽은 책들이 눈에 막 밟혀서 고민하고 그래요. ^^

2021-08-17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8 0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8-17 1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히데오 작품 쌓아 놓고 읽었는데
죄의 궤적이 나온 것도 바람돌이님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번역자 송태욱님의 번역은 믿고 보는데 ㅎㅎ

[죄의 궤적]이 도쿄 올림픽 1964년도 한해 전의 이야기를 다뤘다니
이전에 히데오가 자전적인 작품 스무살 ,도쿄와 올림픽의 몸값을 통해서 그시절 일본의 사회 분위기 생생하게 보여 줬습니다
이번 올림픽 처럼 거리의 부랑자들 싹 숨겨 버리거나 올림픽 경기장 건설 노동자로 써버리고 가족 없이 떠도는(경제 난으로인햬 이들 행방 불명자들도 그런식으로 취급

유미리의 작품 중에 [우에노역 공원 출구]라는 작품에서 우에노 공원 부랑자들( 1963년도에 올림픽 건설 도로 노동 희생자들)삶으로 전락한 이들의 서글프고 충격적인 삶을 담고 있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8 01:32   좋아요 1 | URL
아 전 번역자는 잘 안보는데 스콧님 덕분에 번역자도 신경쓰야 할 거 같은 느낌이네요. ㅎㅎ
일본 올림픽 전의 이런 얘기들은 전 잘 몰랐네요. 이 책에도 대략적인 분위기만 나오지 구체적인 사실을 얘기하지는 않거든요.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일본이 했던 짓을 우리가 뒤늦게 따라가며 거의 비슷하게 한게 어찌나 많은지.... 그것도 안좋은 것만 꼭 골라서요.
 

















2권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인물은 역시 안토니우스다. 

도대체가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로마에서 중시하는 혈통으로 훌륭한 집안 출신에 군인으로 타고난 신체조건, 군사적 능력. 

지적인 능력도 카이사르와 비교가 안되어서 그렇지 나쁘지는 않다.

또한 자신감은 충만하다 못해 자만심이 넘쳐난다.

로마의 축제에서 반나체로 달리는 다른 인물들과 달리 안토니우스는 정말 나체로 달려 온 로마의 여인들이 그의 큰 성기를 보고 환호하게 만든다.

로마인들은 웃긴게 또 이런건 부끄러움이 아니라 낄낄거리면서도 남자다움, 로마인다움으로 생각한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만심이 이정도라면 다른건 안봐도 뻔하다.

덕분에 그는 2권 중반까지도 안토니우스는 여전히 옥타비아누스를 압도한다.


한 마디로 천상천하 유아독존형의 인간이다.

그런데 그런 그의 자부심이 아주 크게 상처받은 일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단 일도 의심하지 않았던 카이사르이 후계자가 자신일 것이라는 생각이 어긋난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의 암살을 미리 알지만 방치한다.

왜냐?

카이사르가 죽어야 그의 재산과 명성이 자신에게 유증될거라 믿었으므로, 방탕한 생활로 인해 빚더미에 앉아 있던 그는 그 빚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유산 상속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카이사르가 죽자마자 바로 카이사르의 집으로 달려가서 어차피 내건데 일단 있는 돈부터 다 내 놓으라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인다.

그런데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18살짜리가 나타나 자기 자리를 빼앗아 갔으니 그 상처입은 자존심이 얼마일까?

그 이후 안토니우스는 주기적으로 내가 보기에 알콜 중독에 빠진다.

일이 잘 풀릴 때는 괜찮으나 뭔가 일이 풀리지 않을 때마다 알콜과 함께 정신을 잃고 어이없는 짓들을 저지른다.

그러다 또 정신차리면 제대로 된 행동양식을 보여주고....


분명히 능력도 있고, 실질적 힘도 있는데 무력감에 빠지거나 과도하게 실패에 집착하거나 하는 것이 과하다.

결국 그의 자존감은 카이사르가 유언장에서 안토니우스에 대한 단 일의 언급도 하지 않았던 것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봐야 하겠다.

2권에서는 그렇게 안토니우스가 무너져 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클레오파트라!

로마의 입장에서 보면 클레오파트라는 옥타비아누스가 폄하하는대로 짐승의 여왕이고 로마를 노리는 적이지만,

클레오파트라의 입장에서 보면 이집트를 지키는 것에서 나아가 최고의 대제국인 로마까지 손에 넣으려는 야심찬 왕이다.

아들 카이사리온의 핏줄과 안토니우스의 군대를 손에 넣는다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하나하나 계획을 세우고 실현해나가는 냉철한 정치가다.

다만 클레오파트라가 아직 모르는 것은 자신의 군대가 아니라 타인의 군대를 이용한 정복이 자신의 뜻대로 그렇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일거다. 


안토니우스는 자신의 손에서 지금 무엇이 빠져나가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

이제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는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는데, 둘의 대결 결과는 사실상 안토니우스가 스스로 내준 것이라고 해도 되겠다. 


또 하나 이제 13살이 되면서 사춘기에 들어선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카이사리온의 성장도 흥미진진하다.

아버지만큼 똑똑한 머리에, 벌써 어머니에 맞서 자신이 원하는 이집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현하려는 이집트의 파라오.

물론 딱 어린 만큼 그의 생각은 아직은 이상론에 머물러 있지만 만약 클레오파트라가 로마와의 전면전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 어린 아이의 미래도 달라졌지 않았을까, 그에 따라 이집트의 역사도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파스칼이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어도 세계 역사가 바뀌었을거라고 한 말은 그냥 헛소리다.

문제는 그녀의 코가 아니라 그녀의 지성이다.

그녀가 좀 덜 똑똑했더라면, 아니면 정말로 천재일정도로 똑똑했더라면 세계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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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8-17 0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지만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가 싸우고 옥타비아누스가 이겼다는 걸 본 것 같기도 하네요 왕이나 나라를 다스리는 자리에 있으려는 걸 보면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사는 게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해요 왕은 어느 나라나 힘들 것 같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18 01:38   좋아요 1 | URL
저도 동감합니다. 저보고는 왕 하라고 해도 하기 싫을거 같아요. ㅎㅎ 그런데 그 자리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자식까지 죽여가면서 지키려고 하는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다른나라도 다 마찬가지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