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이 어디 있는 줄 아는가? 그건 적을 무조건 증오하고, 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ㅋ신과 함께 적을 증오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온갖 추악함에 이끌리는 것이다. 남을 처형하고, 비방하고, 즐겁게 웃으면서 전쟁을 벌이는 것도 백치 같은 그런 마음 때문이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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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라임 시리즈의 핵심이 확 와닿는 구절
원래 이 시리즈는 한번 잡르면 손에서 놓기 힘든데 이번에는 좀 느슨한 느낌이다. 지금 480페이지를 읽고 있는데 아직도 시작점에서 서성거리는 느낌이다.

종종 그러듯,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의문을 던지며,
때로 단서는 수사에 도움이 되는 사소한 사실로 이어진다.
때로 단서는 시간 낭비다.
그리고 때로 단서는 용의자의 현관문으로 곧장 이어진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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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3년만에 나온 링컨 라임 시리즈
애타게 기다렸던만큼 아껴가며 읽는 중.
범인이 현장에 남기는 미량 증거물을 통해 범죄를 해결하는 이 독특한 소설은 범행의 방법에서도 새로운 범죄상황을 만들어낸다. IoT기술을 이용한 범죄라... 설마 제프리 디버의 이책이 새로운 범죄를 진짜 만들어내는건 아니겠지

앞줄에서 여자 목소리가 또박또박 대답했다. "모든 범행에는 범인과 현장, 혹은 피해자, 대체로 그 둘 사이에서 전부 물질의 교환이 일어난다. 프랑스 범죄학자 에드몽 로카르는 ‘먼지‘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일반적으로 ‘물질‘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미량증거물." 학생은 고개를 기울여 하트 모양의 얼굴에서 긴밤색 머리카락을 흔들어 넘겼다. 그리고 덧붙였다. 폴 커크가 더욱자세히 기술했습니다. 물리적 증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완전히부재할 수도 없다. 증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오로지 그것을 찾아내고 연구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의 무능함뿐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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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컷 캐리의 인생은 그다지 별볼일 없어보인다. 아내와 얼마전에 이혼하고 고양이와 단 둘이 살고있는,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그적저럭 돈은 벌고있는 편이고, 주변인들과의 관계는 그리 나쁘지 않은 그저 평범하기도 약간 우울하기도 한 삶이다.
그런 그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하루에 0.5 내지는 1kg씩 몸무게가 줄어드는거다. 그런데 외형은 변화가 없어 말하지 않는한 누구도 알아챌수 없다. 처음 책을 펴자마자 등장하는 장면이다.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의 스타이을 고려할 때 대단한 미스테리가 펼쳐질듯하다.

그러나 미스테리는 없다. 그저 몸무게가 매일 줄어들뿐이다
마침내 몸무게가 0으로 수렴하면 자신이 사라질것이라는 예감정도... 이 소설을 스티븐 킹이 아니라 다른 작가가 썼다면 불치병에 걸려 생의 순간이 얼마남지 않은 시한부 환자의 이야기로 그렸을 것이다. 그렇게 읽어도 무방하다.

다만 이야기꾼인 스티븐 킹이기에 평범한 스토리도 미스테리하게 꾸며내는 능력이 탁월했을 뿐... 평범한 죽음대신 독자는 스컷의 몸무게가 0으로 수렴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증을 숨기지 못하면서 이 평범한 이야기를 끝까지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그래서 결말을 미리 아는 것은 이 책의 흥미를 뚝 떨어지게 할것이다.

나머지 이야기는 따뜻한 휴먼스토리다. 자신의 변화를 긍정하고 자신의 주변인에게 도움을 주고싶어하는...
이 책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평범한 이야기도 스티븐 킹이 쓰면 어떻게 달라질수 있는지를 확인할수 있는 기회가 되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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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쇼의 책이 일본 문화의 최고 정점에 있다면, 내 아버지와 전쟁포로들은 그 문화의 최저 밑바닥에 있던 셈이다.˝
-리처드 플래너건-

타이와 버마를 잇는 철로건설현장에 오스트레일리아 포로들을 동원했던 일본은 스들 문화가 세계최고임을 자랑스러워하며 바쇼와 잇사같은 시인들의 하이쿠를 얘기한다. 루마니아의 유대인 시인인 파울 첼로는 수용소의 독일인들이 시를 쓴다며 울고있다.

수용소의 대장이었으며 수많은 포로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일본 천황과 일본 제국의 찬런한 미래를 꿈꾸었던 나카무라는 전후 전범재판을 피해 모기 한마리도 죽이지 못해 살짝 잡아 밖으로 보내는 선량한 사람으로 착하디 착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그것이 자신의 본성이라고 악착같이 믿으면서....

조선인으로 강제징집당해 일본군 말단군인으로 무자비한 폭력앞에 굴복해 또다른 폭력적 가해자가 되었던 최상민은 전범으로 교수형을 당하는 순간까지 자신이 받지 못한 월급 50엔을 생각한다. 그건 내 권리인데 왜 주지 않지? 한번도 권리라는걸 가져보지 못한 가장 아래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기를 강요받았던 불행한 식민지 조선의 영혼.

도리고 에번스는 장교라는 이유로 노역에 동원되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죽음의 노동에 동원될 이들을 가려뽑아야 하는 처지다. 군의관으로서 한명이라도 더 살려내려 노력하지만 그렇게 살려낸 이를 다시 죽음의 길로 보내야 하는.... 일본군의 폭행에 죽어가는 부하를 그냥 바라봐야만하는 매일의 순간들.

전쟁의 공포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투의 순간이 아니라 일상적인 폭력에 둔감해지도록 강요당하는, 그래서 내 옆 사람의 죽음에 둔감해지도록 강요당하는 이런 곳에서 더 생생하게 실감나게 다가온다.

유대인 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던 이들 중 많은 이들이 20년 30년 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양심적이고 착한 이들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옆에 있던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밟고 살아남았다고 생각해서일까?

전쟁의 광기와 폭력은 원래부터 악한 누군가의 손에서 시작되는게 아니다. 시를 쓰는 평범한 이들을 악마로 만들고, 폭력과 살인을 내면에서 너무나 쉽게 정당화시켜버리는 무수히 많은 평범한 악마들을 만들어내버리는 그것이 전쟁의 무서움이다. 그 평범한 악마에 내가 나의 가족이 친구가 포함되어질수 있다는 것이 진정한 전쟁의 무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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